최근 수정 시각 : 2024-07-27 04:20:15

유리 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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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실용성3. 실제 예(?)4. 신데렐라 이야기에서
4.1. 오역 설4.2. 형태4.3. 기타

1. 개요

유리로 만든 구두. 신데렐라의 유리 구두가 잘 알려져 있다.

2. 실용성

주로 신데렐라 동화책에서 자주 나와서 새삼 느끼기 어렵지만 현실에는 유리로 된 구두가 무척 드물다. 현실에서 존재하는 유리 구두는 대개 다 장식품이다.

현실에 거의 없기 때문에 마법으로 만든 물건임을 쉽게 나타낼 수 있다. 이는 마법으로 만든 유리 구두를 신는 상황이 일시적임을, 즉 기승전결의 이야기 구조에서 유리 구두를 신는 대목이 주인공이 가장 돋보이는 승이며 벗은 후에는 주인공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인 전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나타내는 장치로 사용된다.

유리로 제작된 구두로 예술성은 몰라도 실용성은 제로에 수렴한다. 내구도가 말 그대로 유리이기 때문에 깨져서 발을 다칠 위험이 크다. 실제로 신발은 단단한 재질로 만들 경우, 그 단단한 신발을 하루만 신어도 발이 완전히 개박살난다. 그래서 중세 유럽의 기사들이 갑옷이며 투구며 입는 옷 전체를 강철로 무장하는 와중에 내피 또한 신경써서 입었고, 발에는 가죽 신발을 신고서 그 위에 강철구두를 덧신었다.[1]

어찌저찌 신더라도 무게도 상당하며 착용감도 좋지 않을 것이다. 사실 가죽구두만 해도 신기 힘들어서 발에 상처가 나는 판이니, 신축성이 전혀 없는 유리로 된 구두는 정말 신기 어려울 것이다.

탄력성과 내구력이 어느 정도 있는 플라스틱을 투명하게 해서 유리 구두 비슷하게 흉내내어 만든 것은 존재한다.

3. 실제 예(?)


Vat19에서는 부츠 모양의 유리 맥주잔을 만들었다. 물론 당연히 신는 용도는 아니다.
파일:상세 내용 아이콘.svg   자세한 내용은 다스 부츠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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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일본에서는 정말로 신을 수 있는 유리 구두를 만든 장인이 있었다. #

4. 신데렐라 이야기에서

유리 구두가 나오는 동화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단연 신데렐라이다. 심지어 이야기 전개에 필수적인 핵심 아이템이다. 무도회에 갔다가 12시에 맞춰 급히 돌아오던 중에 유리 구두를 흘리고, 이를 본 왕자가 유리 구두 크기에 꼭 맞는 발 사이즈를 지닌 여인을 찾는다는 전개이다.

앞서 언급한 처절한 실용성과는 상반되게 신데렐라는 이 이야기에서 그 구두를 신고 춤도 추고 12시에 맞춰 달리기까지 하는 엄청난 모습을 보여준다.[2] 신데렐라가 딱히 춤을 배웠을 것 같진 않다는 점을 들어[3] 춤 실력을 향상시키는 구두가 아니냐는 농담도 있다. 발 사이즈가 같은 사람이 있을 가능성을 모조리 없애고 오직 신데렐라의 발에만 잘 맞는 신묘한 우연까지 있으니 역시 요정제는 어설픈 인간제와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왜 가죽이 아닌 유리였을까? 이는 유럽의 유리 역사를 보면 짐작이 가는 바가 있다. 17세기의 프랑스는 루이 14세가 통치하고 있었고, 사치의 대명사로 알려질 정도로 화려하게 지은 베르사유 궁전은 유명하다. 샤를 페로는 프랑스 파리의 부유한 부르주아 출신인데 베르사유 궁전의 설계에도 참여했다고 알려져 있다. 궁전의 건축 중 1678년부터 1688년까지 지어진 거울의 방은 아주 유명했기에 샤를 페로가 신데렐라의 무도회 이야기를 연출하는데 사치품으로서의 유리는 유리 구두 이야기를 만드는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또 다른 측면으로는 1676년 영국의 기술자에 의해서 크리스털이 등장하는데 프랑스의 부르주아였던 만큼 일찍 크리스털 공예품을 접했을 것이고 이는 당시 화려한 공예품으로 만들어진 유리 구두를 상상하는데 많은 영감을 주었으리라 짐작된다.

이와 더불어 "발이 꼭 맞는 사람을 찾는다"라는 전개에 맞춰서 "늘어나거나 줄어들지 않는 재질"이어야 할 필요성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유리 구두도 억지로 발을 넣었다 깨뜨리는 판에 가죽구두 같은 것이라면 어찌저찌 발을 넣을 수 있을 테니까.

4.1. 오역 설

유리 구두가 워낙 실용성이 없다 보니 원래는 다른 재질의 구두였는데 오역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원전을 보면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다.

신데렐라 이야기에는 여러 나라 여러 버전이 있는데 1634년 이탈리아의 지암바티스타 바실리(Giambattista Basile)에 의해서 유럽에 처음 소개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리 구두가 등장한 첫 버전은 1697년에 샤를 페로(Charles Perrault)에 의해서 쓰여진 이야기가 처음이다. 이 신데렐라의 유리 구두에 관한 이야기들 중 널리 퍼진 이론 중 하나는 신데렐라의 17세기 프랑스 판 원작자인 샤를 페로가 pantoufle de vair (가죽 슬리퍼/뮬)를 pantoufle de verre (유리 슬리퍼/뮬)로 잘못 번역해 전해진 것이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아래와 같이 원문을 보면 몇 번의 쓰임새 속에서 분명하게 pantoufle de verre 라고 쓴 것으로 보아 vair와 verre를 착각해서 쓴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1. ...sa maraine ne fit que la toucher avec sa baguette, et en même tems ses habits furent changez en des habits de drap d' or et d' argent, tout chamarrez de pierreries ; elle luy donna ensuite une paire de pantoufles de verre, les plus jolies du monde.
1. Elle se leva, et s' enfüit aussi legerement qu' auroit fait une biche. Le prince la suivit, mais il ne put l' attraper. Elle laissa tomber une de ses pantoufles de verre, que le prince ramassa bien soigneusement. Cendrillon arriva chez elle, bien essouflée, sans carosse, sans laquais, et avec ses méchans habits, rien ne lui estant resté de toute sa magnificence qu' une de ses petites pantoufles, la pareille de celle qu' elle avoit laissé tomber.
1. Quand les deux soeurs revinrent du bal, Cendrillon leur demanda si elles s' estoient encore bien diverties, et si la belle dame y avoit esté ; elles luy dirent que oüy, mais qu' elle s' estoit enfuye lorsque minuit avoit sonné, et si promptement qu' elle avoit laissé tomber une de ses petites pantoufles de verre, la plus jolie du monde ; que le fils du roy l' avoit ramassée, et qu' il n' avoit fait que la regarder pendant tout le reste du bal, et qu' assurément il estoit fort amoureux de la belle personne à qui appartenoit la petite pantoufle.
( 출처)

4.2. 형태

pantoufles de verre는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유리 구두인지는 의문이 생긴다. pantoufle은 현재 의미를 프랑스어 사전에서 찾아보면 슬리퍼/ 실내화로 설명이 되어 있다.[4] 하지만 샤를 페로가 살았던 17세기에는 의미가 조금 달랐다. pantoufle 은 대략 15세기 후반에 등장하는 신발의 형태로 샌들 형태의 신발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가 16세기에 들어와서는 코르크 바닥을 가진 새로운 형태의 신발이라고 소개되면서 높은 굽을 가진 발뒤꿈치가 가려지지 않는 ''이라고 지금 불리는 형태의 신발로 분화되기도 했다.[5] 따라서, 샤를 페로의 신데렐라 이야기에 등장한 유리 구두는 뒤가 트인 형태의 어느 정도 굽을 가진 뮬 형태의 신발로 짐작할 수 있다. 다만 독일판인 아셴푸텔 이야기에서는 의붓언니가 억지로 구두를 신으려다 발꿈치가 들어가지 않아 칼로 발꿈치를 잘랐다는 말이 나오는데, 뒤가 트인 신발이라면 발꿈치가 안 들어가는 문제는 없을 테니 정확히 어떤 모양의 신발인지는 지역 판본마다 설정이 다른 듯.

파일:Catherine De Medici Wedding.jpg
Catherine De Medici Wedding (17세기)

유명한 디즈니의 경우는, 현대 여성들이 많이 신는 둥그런 하이힐 형태이고, 가운데에 하트가 새겨진 디자인이다.

4.3. 기타

신데렐라류의 이야기는 지구촌 전역에 퍼져있는데, 문화권에 따라서는 유리가 아닌 곳도 당연히 있다. 이탈리아 버전에서는 나막신이라고 나오고 황금으로 된 구두라고 하는 버전도 여럿 있다. 한국판인 콩쥐팥쥐에서는 꽃신. 아프리카 버전인 '소녀와 개구리와 추장의 아들'에서는 한쪽은 은, 다른 한쪽은 금으로 된 짝짝이 구두를 신고 가서 금 구두를 놓고 온다.


[1] 아쟁쿠르 전투 플레이트 아머 문서에도 언급되듯, 특히 판금갑은 진흙이 쉽게 달라붙는 등 보행 전투에서는 불편한 점이 많았으므로 처음부터 말을 타지 않는 경우에는 대개 생략하였다. 반면 마상 전투가 예상될 때는 반드시 착용하였는데, 이는 보행 상태에서 기마 상태의 적을 노리기 가장 좋은 부분이 발 등 하체 부위였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에서, 판금갑 등장 이전의 기사들은 하체 보호에 용이한 카이트 실드를 사용하다가 판금갑의 대두로 기민하게 다룰 수 있는 히터 실드를 사용하게 된다. [2] 한 짝이 벗겨졌는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뛰는 것이 약간 신경 쓰였는지 실사영화판에서는 신발이 벗겨지자 신데렐라가 나머지 한짝을 품안에 안고 달린다. [3] 그래도 꼭 안 배웠을거란 보장은 없다. 동화 내에 이런 말은 없는 데다가(독일판에서는 "넌 옷도 없고 춤도 출 줄 모르잖니"라는 핑계로 계모가 무도회에 안 데려가긴 한다.) 신데렐라는 사실 귀족이니 그에 맞는 교양은 갖추었을지도. 상세는 신데렐라 항목 참조. [4] French-English 사전을 봐도 slipper로 번역이 된다. [5] 이런 높은 굽의 유행은 루이 14세의 작은 키 콤플렉스 때문에 신었던 하이힐의 영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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