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Освобождение(아스바바즈데니예)/Liberation.[1]소련에서 1970년부터 1971년까지 개봉한 5부작 제2차 세계 대전 영화로, 유리 오제로프(Ю́рий Никола́евич О́зеров/Yuri Ozerov, 1921.01.26.~2001.10.16.)가 감독을 했다. 이 중에서 3부는 2파트로 나뉘어져 있어서, 시리즈는 총 6편으로 구성된다. 판본에 따라 3부의 두 파트를 그냥 합친 버전도 있다. 3부 part1, 2를 합쳐봐야 2시간 정도의 일반 극장 영화 러닝타임이라... 시리즈 전체적으로 1943년 쿠르스크 전투부터 1945년 베를린 공방전까지의 기간을 담고 있다.
1965년 영화 벌지 대전투를 보고 충격을 받은 소련이 이 시리즈를 만들었단 루머가 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영화를 너무 잘 만들어서가 아니라 영화에 소련군이 하나도 나오지 않는 것을 보고 감독인 유리 오제로프가 해방의 제작을 결심했기 때문이다. 자국 홍보물이기 때문에 소련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및 엑스트라들의 물량공세가 이어졌고, 이를 바탕으로 역대 2차대전 소재 영화 중에서도 스케일 면에서 순위권에 드는 대작이 탄생했다. 작품이 만들어진 70년대는 아직 소련이 멀쩡히 있고 한참 냉전이 진행되던 때지만, 미국에서까지 개봉된 작품이다(!).
주연 배우들의 얼굴이 실존 인물과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는 것이 특징. 스탈린이 부활했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엄청난 싱크로를 보여주며 주코프, 로코솝스키를 비롯한 장군들과 윈스턴 처칠, 프랭클린 루즈벨트 같은 정치인들까지 완벽 재현했다. 교과서에서 볼 법한 유명한 장면들도 모두 재현되어 있어 독소전쟁 관련 영상 자료 중 최고로 꼽아도 손색이 없다. 그 만큼 소련 영화계 인재풀이 넓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운폴이 나치 독일의 입장에서 베를린 전투를 보여줬다면, 이 영화는 소련의 입장에서 베를린 전투를 충실히 보여준다.
2. 작품 목록
5편 모두 제작사인 모스필름 공식 유튜브에 올라와 있다. 영어 자막 버전[2]1부 Огненная дуга (The Fire Bulge, 불의 돌출부)
2부 Прорыв (Breakthrough, 돌파)
3부 Направление главного удара (Direction of the Main Blow, 주공의 방향) part1, 2
4부 Битва за Берлин (The Battle of Berlin, 베를린 전투)
5부 Последний штурм (The Last Assault, 마지막 공격)
3. 여담
- 영화가 냅다 쿠르스크 전투부터 시작하며, 전쟁 말 힘들었거나 애를 먹은 전투들도 깔끔하게 생략됐는데 이는 당의 지시라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 영화를 제작할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 영화에 나오는 장군들이 아직 살아있고 고위직을 맡고 있어 눈치를 봐야 했다는 것이다. 대부분이 자신이 영화에서 어떻게 묘사될지 관심을 가졌고, 외형뿐만 아니라 연기까지 보면서 본인의 동의를 얻어야 했다고 한다.
- 감독 유리 오제로프는 아직 살아있던 주코프를 주요 자문으로 모시고 싶어 했으나 군과 당에 승인받지 못했다.[3] 그럼에도 주코프는 오제로프와 꾸준히 교류하며 막 완성한 자신의 회고록 첫 부분을 주기도 했다. 참고로 주코프의 회고록은 그레치코, 예피셰프, 시테멘코, 코네프 등 주요 장성들에게 왜곡이 많다며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 회고록에 영향을 받은 해방도 '주코프가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 1편 불의 돌출부가 완성된 후 시테멘코에게 처음 상영됐고, 감독의 걱정과 달리 시테멘코는 영화에 전반적으로 만족했다. 그러나 그 후 영화를 관람한 그레치코와 예피셰프는 불만족스럽고 어두운 표정으로 아무말 없이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2편이 제작될때까지 오제로프는 1편을 네 차례나 수정했다.
- 블라디미르 보치콥스키 기갑중장은 영화에서 불이 붙은 소련 전차와 독일 전차가 불을 끄기 위해 강에서 만났다가 전차에서 내려 백병전을 벌이는 장면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전쟁동안 여러번 비슷한 상황이 있었지만 실제로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그저 각자의 전차의 불을 끄고 반대 방향으로 흩어졌었다고 하며 " 전차병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불타는 전차에 한번 타봐야 해. 그러면 모든 걸 이해하고 쓸데없는 촬영이나 글쓰기를 하지 않게 되겠지."라고 언급했다.
- 소련의 반역자 안드레이 블라소프가 나온 최초의 영화다. 촬영도 쉽지 않았는데, 기록소에서 블라소프의 사진을 구할 수 없어 닮게 분장했는지 확신조차 못할 정도였고 감독 오제로프는 배우에게 통편집 당할 수 있다며 미리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촬영장과 대사에 '블라소프'라는 이름이 거론되지 않는 조건으로 무사히 영화에 나왔다.[4]
- 작중 스탈린의 옷은 실제 스탈린의 재단사가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