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6-21 12:58:04

우주관제


파일:external/www.nasa.gov/jsc2014e054509.jpg
NASA 존슨 우주 센터의 오리온 EFT-1 연습 중 사진. 콧수염을 기른 사람이 관제팀장 Mike Sarafin이다.

찬드라 엑스선 관측선 전개를 위한 컬럼비아 STS-93 임무 발사 과정. 관제사들이 얼마나 현기증나도록 떠들어대는지 알 수 있다.

1. 개요2. 관제사3. 조직4. 직위

1. 개요

Mission Control/Spaceflight Control

우주비행 임무에서 발사 전 준비부터 임무 종료까지 모든 과정의 관제와 교신을 담당하는 업무.

2. 관제사

운항관제사(Flight controller)라 불리는 이 분야의 관제사들은 '우주비행의 진주인공'이라 해도 무방하며, 아닌게 아니라 이들의 활약에 비하면 우주인들은 기니피그 수준이다!

우주개발 분야에서는 이들의 임무가 막중하다. 이들이 우주선 직접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심지어 이것은 우주인이 탑승해있는 유인 우주선이라도 마찬가지인데, 우주에 올라가 있는 우주인들도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한계가 있으므로 지상에서 불러주는 대로 해야 하기 때문.

이들은 우주선 운용에 관한 한 우주인들보다도 더 오랜기간 훈련을 거친다. 처음에 입문한 뒤에는 어리버리한 뉴비들은 웬만하면 자기 전문 분야(유도, 전기전자, 엔진 등)만 들이파지만 경험을 쌓다보면 자기가 하기 싫어도 다른 분야 역시 공부해야 한다. 우주인들은 이 관제사들이 시시각각 읊어대는 정보를 종합하여 판단한 관제팀장의 지시에 따라야 하며, 의견다툼이 도를 넘을 경우 귀환 후 차기 미션 선발에서 배제될 수도 있다. 관제사들에게 깝쳤다가 훅 간(...) 우주인만 해도 예로부터 제미니 4호, 아폴로 7호, 스카이랩 4 미션 등 매우 많았으며, 반대로 아폴로 13호처럼 우주인들이 고생할 때 가장 큰 조력자가 된 이들도 관제사들이었다.

당연히 NASA 로스코스모스, JAXA, ESA,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같은 연구기관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ULA, 아리안스페이스, 스페이스X 같은 발사체 업체들부터 인텔샛, 인마샛, 유텔샛 등 인공위성 운용 업체, 관제소에서도 상당한 인원을 굴려먹고 있다. 업계마다 약어나 일처리 목적, 일처리 방식에 있어 차이가 있다보니 이직을 하거나 협동 미션을 뛸 경우 애로사항이 꽃피지만 이 바닥에서 구르면 외국어는 좋든 싫든 익힐 수밖에 없고 일하다보면 다 적응되니까 사실 적응 못하면 미션이 통째로 파토나고 밥줄이 끊기니까 상관 없다는 듯.

3. 조직

대부분의 기관에서는 이들의 두목(?)이 Flight Director(불리기로는 그냥 Flight)라고 불리는 관제팀장이다. 관제팀장은 오랜기간 관제사로 많은 경험을 쌓고 많은 공부를 하여 동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소수의 베테랑만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다. 아폴로 13호 미션을 담당했던 진 크랜츠(Gene Kranz)가 전설적 인물로 꼽히는 Flight Director.[1] 그 이외에도 진 크랜츠의 스승격이자 당시 관제실장이었던 크리스 크래프트도 널리 알려져 있다.[2]

초기 우주개발은 미션이 수 시간 이내로 끝나 굳이 순환 근무를 고려하지 않아도 되었으나 점점 수 일 이상의 장기 미션이 지속되면서 우주관제 역시 팀 단위로 순환하여 근무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아폴로 계획 당시에는 총 6개 팀이 순환 근무를 하였으며 하나의 미션에 3~4개 팀이 동원되었다. 위에 기재된 진 크랜츠는 하나의 팀(White Flight)를 이끄는 팀장이자 이들 팀장의 수석이었다. 그 이외에도 게리 그리핀, 피트 프랭크, 글린 루니 등이 각각의 팀을 이끌었다.

보통 우주관제하면 미션 컨트롤 센터에 몇 줄로 앉아 콘솔을 보고 있는 관제사들과 그들 사이를 오가며 상태를 확인하는 관제팀장만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 뒤에 몇 배의 전문가들이 뒷받침을 하고 있다. 이들은 다른 곳에서 대기하며 문제가 발생할 때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아내 그들의 팀장격인 관제사에게 전달한다. 이렇게 전달된 내용은 관제사가 팀장에게 보고하고 팀장의 지시에 따라서 통신 담당(CAPCOM)이 우주비행사에게 전달하게 된다. 정확한 내용 전달을 위해서 CAPCOM은 대부분 동료 우주비행사가 맡는 편. 보통 미션 컨트롤 센터를 프론트룸, 실무 담당자들이 있는 곳을 백룸이라고 표현한다. 그 이외에도 실제 기기를 제작한 엔지니어나 해당 기업 책임자, 외부의 학계 전문가들이 별도의 그룹으로 이들을 지원한다.

이들의 교신은 Go/No Go, Negative 등 극단적으로 간결하고 명쾌한 의사표현이 특징으로, 우주덕들의 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원래는 우주비행 관제팀의 원조인 공군, 특히 시험비행 관제에서 비롯된 말이지만 이제 와서는 그 필요성에 있어서만큼은 공군보다도 훨씬 더하다. 양웹에서 you are (no) go for *** 같은 말버릇이 보인다면 적잖은 확률로 우주덕이라 의심해볼 수 있다. 다만 듣다보면 간지만 느껴질 뿐 도저히 못 알아먹을 내용들이라는게 문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하며 장기간의 영어 강의로 단련된 역전의 공돌이조차도 약어를 비롯한 많은 부분을 사전에 숙지하지 않는다면 알아듣기 힘들고, 이는 본토인들도 마찬가지다. 거기에 영어가 아니라 프랑스어 러시아어, 일본어, 한국어[3] 등 전혀 다른 언어를 쓰는 경우에는...

다만 이런 극단적으로 간결한 말투도 실제 유인 우주비행에서는 한가지 목소리로만 들려오는데, 이는 관제팀에 배속된 캡슐 커뮤니케이터(일명 CAPCOM)의 목소리다. 관제사들이 하도 많이 현란하게 떠들어대니까 우주인들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를 모를테니 아예 관제팀장의 지시를 따르는 연락자 한명만 지정해서 교신을 하는 것. 이 캡콤은 우주인들과 함께 여러 미션에서 동료, 백업으로 호흡을 맞춰온 현직 우주인이다

4. 직위

우주관제 직위는 우주 개발의 변화에 따라서 추가되기도 하고 폐지되기도 하며 합병되기도 하기에 변화가 심하다. 아폴로 시절과 우주왕복선 시절, ISS 시절이 다르고 다시 달에 가겠다고 하는 지금은 또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NASA의 우주관제 직위(주로 머큐리~아폴로 시절)를 기재한다. 실제로는 시대마다 저 보다 훨씬 많은 직위가 존재했고 또한 존재하고 있다.
  • 관제팀장(Flight Director, Flight) - 우주관제팀의 실무 책임자. 각 관제사가 전달하는 내용을 검토하고 그에 알맞는 지시를 내린다.
  • 비행 운영 이사(Flight Operations Directorate, FOD) - 관제팀장의 자문 역할이자 NASA의 높으신 분들의 대리인이다. 우주관제 과정에서 필요한 정치적인 결정이 필요할 때 자문을 한다. 다만 높으신 분들의 대리인이라고 해도 관제팀장보다 우선권이 있는 것은 아니다.
  • 우주선 통신 담당(Spacecraft communicator, CAPCOM) - 우주비행사와 우주관제 부서의 통신은 반드시 CAPCOM을 통해서만 이뤄진다. 개별 관제사들은 우주비행사와 기본적으로는 직접 통신하지는 않는다.[4] NASA의 경우 콜사인은 ' 휴스턴'이다. 우주관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고 또한 우주비행사들과 정서적으로 유대할 수 있는 현역 우주비행사가 CAPCOM을 맡는다. 대기중이거나 당장 훈련을 하고 있는 우주비행사가 아니라면 CAPCOM에 동원된다. 아폴로 11호만 해도 짐 러블, 켄 매팅리, 프레드 헤이즈, 해리슨 슈미트, 찰스 듀크, 오웬 개리엇 등이 CAPCOM을 돌아가며 맡았다. 아폴로 13호의 'Houston, We've had a problem'이라는 말을 역시 현역 우주비행사인 잭 루스마가 들었다. 다만 우주왕복선 퇴역 이후에는 NASA 우주인단 규모도 줄어 늘 CAPCOM을 현직 우주비행사로 지정하기는 어려워졌고 이제는 이론적으로는 현역 우주비행사가 아니더라도 CAPCOM이 될 수 있다. 물론 가급적 현역을 기용하기는 한다. 우주왕복선 시대에는 추가적으로 임무 취소 상황에서의 관제를 위한 TALCOM이 파생되어 나갔으며 TALCOM 역시 우주비행사가 맡는다.
  • 전담의(Flight surgeon, Surgeon) - 우주비행사들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그에 맞춰 적절한 조언을 관제팀장에게 하고, 우주비행사들의 개별적인 심리 상담을 제공한다. 전염병 등의 가능성이 있다면 승무원의 교체 요청까지 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작은 소동이 빚어진 것이 아폴로 13호. ISS 시대에는 그 내부의 건강 관리 시스템인 CHeCS(Crew Health Care Systems)를 별도로 관리하는 직책인 BME가 추가되었다.
  • 공보관(Public affairs officer, PAO) - 해당 미션에 대해 언론과 소통하는 담당자.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인 경우 관제팀장이나 FOD의 협의를 거쳐 발표 내용이 정해지게 된다.
  • 전장담당(Electrical, environmental, and consumables manager, EECOM) - 연료전지 등 전기 계통과 냉각 시스템 등을 관할하는 담당자. 우주비행사의 생명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Flight와 CAPCOM 이외의 우주관제사 가운데서는 유명세를 떨치는 직책인데, 아폴로 12호 아폴로 13호의 위기탈출에 공헌한 존 애런과 역시 아폴로 13호 당시 메인 EECOM이었던 세이뮤어 리버갓 덕분이다. 아폴로 시대 이후 우주왕복선에서는 전장이 복잡해지면서 EECOM은 순수하게 생명유지 시스템만 관할하게 바뀌었고 이후 에너지와 조명 담당인 EGIL, 기계 담당인 MMACS 등이 파생되어 생겨났다.
  • 비행계획담당(Flight activities officer, FAO) -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에서 해야 할 일을 관리하는 비서 역할을 수행한다.
  • 비행궤도담당(Flight dynamics officer, FDO) - 우주선의 궤도를 계산하고 항행 궤도에 문제가 없는지 모니터링하며 정상 항행을 위한 로켓 분사량과 타이밍, 재진입 등을 지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 항법담당(Guidance officer, GUIDO) - FDO가 주로 연료 분사 계통을 담당한다면 GUIDO는 항법 컴퓨터나 소프트웨어를 체크하며 우주선의 현재 위치를 결정한다. 우주왕복선 시대에는 여기에서 컴퓨터 계통만 따로 관리하는 DPS가 새로 생겼다.
  • 항법제어 엔지니어(Guidance, navigation, and controls systems engineer, GNC) - 항법이나 제어 기기, 추진체의 실제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엔지니어.
  • 통합통신담당(Integrated communications officer, INCO) - 초기에는 EECOM의 관할이었으나 내용이 복잡해지면서 독립한 직위, 우주선에서 또는 우주선으로 전달되는 모든 모니터링 신호와 음성 및 영상 신호를 관할한다.
  • EVA 이동 및 원격측정담당(Telemetry, electrical, EVA mobility unit officer, TELMU) - 이렇게 쓰면 어렵지만 선외활동 모니터링 담당이다. 아폴로 계획에서는 달착륙 모듈(LM)에 대해서도 관할하였다. 아폴로 시대 이후에는 폐지되고 순수하게 선외활동만 관할하는 EVA로 바뀌었다.
  • 조직/절차담당(Organization and procedures officer, O&P) - 우주관제 및 우주비행사들의 활동이 절차상 올바르게 이뤄지고 있는지 감시하는 일종의 감사역.
  • 네트워크(Network) - 우주선과 지상 관제 센터를 연결하는 지상 통신 시설의 모니터링 담당.
  • 부스터 엔지니어(Booster systems engineer, BOOSTER) - 발사체, 즉 로켓의 상태를 모니터링한다. 발사체를 분리한 이후에는 별달리 할 일이 없다.
  • 역추진담당(Retrofire officer, RETRO) - 우주선의 감속용으로 사용하는 역추진 계통을 담당한다. 비상 탈출 로켓, 우주선의 지구 귀환을 위한 방향 전환 등이 이 담당자의 역할이다. 아폴로 시대 이후에는 필요가 없어져 폐지.
  • 로봇팔담당(Payload deployment and retrieval system, PDRS) - 우주왕복선에 장착된 로봇팔 제어 담당.
  • 랑데부담당(Rendezvous, RNDZ) - 국제우주정거장과의 빈번한 랑데부가 발생하는 우주왕복선의 랑데부 성공을 위한 궤도 제어를 전문으로 담당한다.
  • 지상관리자(Ground controller, GC) - 복잡해진 지상 근무 및 훈련, 통신 관련 시설 전반을 관할하는 우주왕복선 시대 이후부터 추가된 직책.


[1] 당시 수석 Flight, 즉 우주관제 실무 최고 책임자였다. [2] 크리스 크래프트는 최초의 NASA Flight이기도 했으며 그 업적을 기려 존슨 우주 센터 내 미션 컨트롤 센터에 그의 이름이 붙어 있다. [3] 한국어는 그래도 한자어의 특성상 적은 음절에도 많은 내용이 압축되기 때문에 약어로 인해 고생할 일은 적으므로 관련 내용을 섭렵한 우주덕이라면 그럭저럭 알아들을 수 있다. 문제는 알아들을 수 있는지 확인할 기회(영상/음성 자료)조차 너무 없다. 가령 KSLV-1 나로 발사 실황을 찾아보면 그냥 지상파 방송의 뉴스특보밖에 없을 정도. [4] 하지만 늘 이런 것은 아니며 직접 통신을 할 때도 있다. 이 때 CAPCOM은 둘 사이의 통신 제어를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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