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14 02:43:46

백란(반월당의 기묘한 이야기)

1. 개요2. 특징3. 작중 행적
3.1. 1권
3.1.1. 첫 번째 이야기 <액받이>3.1.2. 두 번째 이야기 <넋보자기>3.1.3. 세 번째 이야기 <천 년의 달빛>3.1.4. 네 번째 이야기 <귀화(鬼畵)>3.1.5. 다섯 번째 이야기 <저승손님>3.1.6. 여섯 번째 이야기 <신거무 장터>3.1.7. 어느 날의 이야기 <청명>
3.2. 2권
3.2.1. 첫 번째 이야기 <그믐밤의 귀녀>3.2.2. 두 번째 이야기 <영혼식당>3.2.3. 세 번째 이야기 <곡두기 놀이>3.2.4. 네 번째 이야기 <바람의 소원>3.2.5. 다섯 번째 이야기 <등나무꽃 아가씨>3.2.6. 여섯 번째 이야기 <도원향>3.2.7. 어느 날의 이야기 <시우(時雨)>
3.3. 3권
3.3.1. 첫 번째 이야기 <숨골>3.3.2. 두 번째 이야기 <여름의 그림자>3.3.3. 세 번째 이야기 <단 하나의 하늘빛>3.3.4. 네 번째 이야기 <기린몽>3.3.5. 다섯 번째 이야기 <빗속의 사자>3.3.6. 여섯 번째 이야기 <귀명부>3.3.7. 어느 날의 이야기 <비나리>
3.4. 4권
3.4.1. 첫 번째 이야기 <오뉴월 손님>3.4.2. 두 번째 이야기 <칠석야의 연인>3.4.3. 세 번째 이야기 <인어전설>3.4.4. 네 번째 이야기 <귀신의 신부>3.4.5. 다섯 번째 이야기 <인생 카메라>3.4.6. 여섯 번째 이야기 <망량선>3.4.7. 어느 날의 이야기 <천녀의 등롱>
3.5. 5권
3.5.1. 첫 번째 이야기 <서천꽃신>3.5.2. 두 번째 이야기 <귀혼>3.5.3. 세 번째 이야기 <요마화필>3.5.4. 네 번째 이야기 <외다리 수호천사>3.5.5. 다섯 번째 이야기 <만월요괴대회>3.5.6. 여섯 번째 이야기 <액신제>3.5.7. 어느 날의 이야기 <나비의 꿈>
3.6. 6권
3.6.1. 첫 번째 이야기 <버들고리상자>3.6.2. 두 번째 이야기 <몽환상점>3.6.3. 세 번째 이야기 <윤회의 수레바퀴>3.6.4. 네 번째 이야기 <불가사의 학교>3.6.5. 다섯 번째 이야기 <달이 없는 숲>3.6.6. 여섯 번째 이야기 <더부살이>3.6.7. 어느 날의 이야기 <유리상자 학교>
3.7. 7권
3.7.1. 첫 번째 이야기 <사몽의 궁전>3.7.2. 두 번째 이야기 <도깨비의 왕>3.7.3. 세 번째 이야기 <신룡맞이>3.7.4. 네 번째 이야기 <천명(天命)>3.7.5. 다섯 번째 이야기 <환상열차>3.7.6. 여섯 번째 이야기 <하늘에서 온 여우>3.7.7. <맺는 이야기>3.7.8. 어느 날의 이야기 <금어성시>
3.8. 외전
3.8.1. 첫 번째 이야기 <여우초롱>3.8.2. 두 번째 이야기 <맹동각시>3.8.3. 세 번째 이야기 <나례놀이>3.8.4. 네 번째 이야기 <맞거울 괴담>3.8.5. 다섯 번째 이야기 <무구리 인형>3.8.6. 여섯 번째 이야기 <악몽병동>3.8.7. 어느 날의 이야기 <버드나무 손님>
3.9. 특별단편
3.9.1. 어느 날의 이야기 <몽유(夢遊)>
3.10. 작가 블로그
3.10.1. 설 특집 제야(除夜)3.10.2. 할로윈 단편 삼하인(森霞刃)
3.11. 진혼기
4. 능력5. 인물관계
5.1. 소류5.2. 유단5.3. 팔목귀
6. OST7. 작가 Q&A8. 기타9. 관련 문서

1. 개요

나쁜 꿈은 끝났습니다.
반월당의 기묘한 이야기의 서브 주인공. 웹툰 PV 성우는 심규혁/ 드라마 CD 성우는 김영선[1] 본인들은 절대 인정 안 하지만 유단의 절친이자 파트너 포지션이기도 하다.

전통상점 반월당의 점주로 1400년을 넘게 산 여우 요괴로,[2] 꼬리 아홉 달린 구미호 중에서도 금색 털을 가진 천호(天狐)라는 상서로운 존재다.[3] 백란은 천년 묵은 여우라서 천호가 된 게 아니라 천상에서 천호로 '태어났고'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지상(정확히는 6세기 말~7세기 초 신라)에 강림해 성장하다가 17세(만 15~16세) 때 모종의 사건으로 성장이 멈춰버려 성체가 되지 못하고 유체에 머무른 상태라는 특이 케이스.[4] 본편에서는 꼬리 하나로 묘사되는데 예전에 모종의 사건으로 잘린 후유증이며 본편에서도 마음 먹으면 꼬리 아홉 개를 펼칠 수는 있다.

천계에서 내린 관명(官名)은 천령보화구미영호(天靈保和九尾靈狐). 천호는 이를 줄여 부르는 것으로, 설정상 백란 외의 천호들도 여럿 존재했기에 종족명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 작가 Q&A에서 '천계 기준에서 저렇게 활발히 실존하는 천호는 드물다'는 걸 보아 다른 천호도 일단 있기는 한 모양이지만, 천호는 1400년 전부터 멸종위기종(...) 수준으로 희소했던 데다 갈수록 수가 줄어들어 현대에는 얼마 있지도 않아서 백란이 1300여년을 살았음에도 자기 외의 다른 천호를 본 것은 외전 1부가 처음이다.

백란(白蘭)은 1400년 전 지상에 처음 강림했을 당시 지상의 인간들이 지어준 이름으로, 백란에게 있어서는 처음으로 생긴 개체명이다. 태양을 등지고 너무나도 눈부신 형상으로 지상에 내려와서 새하얗게 보였기에 백(白) 자를 붙였고, 당시 신라인들은 천호를 처음 보았기에 뭐라 불러야 할지 몰라 백란의 아홉 꼬리를 보고 중국에서 들어온 귀한 물건인 난초(蘭)를 붙여 백란이라 불렀다고 한다.[스포일러1] 매구라 불리기도 하지만 백란은 매구 소리 듣는 걸 싫어한다.

어릴 적 신라에서는 왕궁에서 왕을 직접 상대할 정도로 숭배받던 영물이었지만, 현대의 백란은 영적인 힘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만나도 곧바로 잊어버리는 괴이이다.[6] 사실 고대 한반도에서 천호의 단어가 직접 전래된 적은 없지만, 고대 한반도는 여우 신앙이 상당히 성행했던 것으로 추측되며 특히 신라를 비롯한 한반도 남부에서 널리 믿어졌다 영락한 것으로 추측되기 때문에 천호의 호칭은 고대 신라의 여우 신앙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천호는 중국 전승을 보면 여우의 이미지 때문에 마냥 긍정적으로 여겨지는 존재는 아니었다.[7] 천호가 군주에게 내려온다는 건 마냥 보우한다는 의미보다는 일종의 '지켜보겠다'며 엄포를 놓는다 내지는 감시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다. 거기다 백란은 너무 어린 나이에 신라로 보내졌기 때문에[8] 진짜로 백란에게 일하라고 보냈다기보다는 '천계의 보물'이라 불리는 백란을 인간들에게 보내서 지켜본다+애 잘 돌보라는 의미에 더 가까웠을 것이다. 나중에 소류를 따라 퇴마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했지만 월성에 있을 당시 백란은 대체적으로 오냐오냐 떠받들어지거나 궁정에서 왕가 및 백관들과 피곤한 담합을 벌이는 정도가 대부분이기도 했고.

한반도의 토템 신앙과 연관이 깊은 여우 요괴이자 신이지만 불교와 관련된 묘사가 의외로 많은데, 당대 중국과 신라에서 여우 신앙과 불교의 습합이 이루어진 것과 당대 신라가 호국불교로서 불교를 국교로 받아들이며 자리잡아가던 시기임과 맞물린다.

나중에 가면 개그 캐릭터화가 진행되어서 묻히지만(...) 초반부에는 쿨하고 미스테리어스한 분위기와 진중한 말투 때문에 명대사 제조기였다.

2. 특징

작중 최고 수준의 미인이다. 굉장히 곱상한 얼굴형으로[9] 평소에는 밝은 갈색 머리와 눈동자를 가졌지만 천호의 힘을 쓸 때는 천호의 전승대로 금색으로 변하며, 여우 요괴 하면 떠올리는 요염한 분위기와 차갑고 우아한 분위기를 동시에 가진 어마어마한 미소년. 덕분에 <유리상자 학교> 편에서 인간으로 변신했을 당시에는 여학생들의 아이돌 취급을 받았고, 웹툰판에서는 엄청난 작화 보정을 받아서 독자들이 하나같이 아름답다고 감탄할 정도다.

취미는 독서와 숨쉬기, 잠자기, 종이여우 접기, 거문고 연주가 있다. 키는 173cm.[10] 외전 1부에서 밝혀진 생일은 음력 5월 12일.[11]

아주 어릴 때 천계에서 진평왕 시기의 신라로 파견되어 신라 왕궁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신라 요괴의 정체성도 강하며, 삼국통일전쟁을 겪었던 몸이니만큼 백제와 고구려를 지금도 싫어한다. 결국 신라를 멸망시킨 건 고구려 유민이 세운 왕씨 고려이기도 했고. 지상에서의 국적은 신라-통일신라-후삼국시대 신라(추정)[12]-고려-조선-대한제국-일제-미군정-대한민국 1~6공화국 정도.

초반에는 진지하고 차가운 이미지였지만, 실제로는 까칠한 츤데레에 엉뚱하고 어린애 같은 성격인 개그 캐릭터다. 이 때문에 초반과 후반의 캐릭터성의 갭이 매우 큰 편. 하지만 천계 인물처럼 공적인 자리에서는 여전히 초반처럼 서늘하기 때문에 사람을 가린다고 보는 게 더 맞다. 성격도 매우 짓궂어서 마음에 든 인간을 마구 괴롭히는데, 얼마나 심하게 괴롭히는지 유단은 안 괴롭히니까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진다고 할 정도.(...) 백란이 유단을 유독 괴롭히는 건 성격 때문도 있지만 사실 이들의 복잡한 과거 탓이 크다.

의외로 애정결핍에 외로움을 잘 타며, 인간에게 온갖 험한 꼴을 당해서 인간을 싫어하면서도 인간에게 쉽게 사랑에 빠지고 집착하는 면이 있다.[13] 소류를 원망하던 당시에도 끝내 소류를 구하려고 한 점이나 자신에게 다가온 유단을 끝내 쳐내지 못하고 유단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점에서 잘 드러난다. 또 1400년 전에는 친구의 부하들 및 추종자들과 늘 싸우거나 유단에게 도깨비가 접근하려고 하자 화내면서 막는 등 질투와 독점욕도 세다.

성격이 상당히 꼬여 있다. 존댓말 캐릭터이긴 하나 뒤끝이 심하다던지, 유단이나 도깨비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인상과는 다르게 한 성깔 한다. 어릴 적에는 천진난만한 개구쟁이었지만 이때도 고집스럽고 막나가는 면이 있었고 '그 사건'을 겪고 각종 고생을 하면서 성격이 심하게 뒤틀린 것에 가깝다. 외전 1부에서 보인 태도를 보면 성격이 뒤틀린 이후에도 여전히 천성은 어릴 적의 개구쟁이인 듯.

사람 틈바구니에서 오래 산 만큼 요령 피우는 법도 많이 알아서 안 들키는 범위 내에서 종종 이 아니라 꽤 자주 사기를 친다. 하늘에서 조사하겠다고 나오면 찔리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그래서 그런지 천사추심(5권 참고) 때는 자기네들이 알아서 죄목을 내뱉고 있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어디서 어떻게 구했는지에 대해서는 의외로 입이 무거운지 잘 알려주려고 하지 않는다.

몸 쓰는 일을 꽤나 싫어한다. 천것이나 밖에 나돌아다니는 거라나 뭐라나.(...) 이 때문에 대낮에 밖에 나간 건 1945년 8월 15일(!)이 마지막이었고 <여름의 그림자> 편에서 유단을 돕기 위해 대낮에 나갔다가[14] 30분도 안 되어 더위 먹고 쓰러지는 굴욕을 겪는다. 폐인廢人이라는 유단의 말에 폐요妖라고 정정하는 건 덤. 인간들이 오존층을 파괴해서 유해 광선이 심해졌다고 인간 탓을 했지만 요괴들은 요즘 어린 요괴들은 저 정도 유해 광선은 아무 문제 없다며 백란을 까고 <단 하나의 하늘빛> 편에서 강제로 운동을 시켰는데, 정작 한 번 나갔다 온 것만으로도 유해 광선에 적응한 걸 보면 유해 광선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운동 부족이 문제였던 모양이다.

잠도 많아서 오전 9시가 넘었는데도 새벽잠을 깨운다고 화를 낸다. 아침에는 저혈압이라 멍 때린다. 자칭 심인성 만성빈혈에 걸렸다... 정확히는 야행성인 모양. 하지만 귀가 예민하다 보니까 굴다리에서 몇 달간 고생하던 외전 1부에서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기도 했다.

음악에 관심이 많다. 거문고 해금 같은 전통 악기는 물론 피아노, 오르간 같은 서양 악기도 다룰 수 있다. 특히 피리 소리를 들으면 조용해 지는데, 이는 과거에 지상에 내려와 환경이 낯설어서 자주 아팠을 때 피리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푹 잠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15]

3. 작중 행적

3.1. 1권

3.1.1. 첫 번째 이야기 <액받이>

합천 사또 아무개의 아들은 본래 오만방자하여 사람 구실을 못 하였다. 그러나 해인사 주지의 가르침을 받고 개심해 이후 평양감사의 자리에 올랐다.

주지는 모월 모일 모시에 한 승려를 보낼 테니 반드시 한 방에 데리고 자라고 신신당부하였다.

몇 년 후 과연 해인사의 승려가 찾아왔기에 감사는 주지의 당부대로 하였다. 도중에 비린내가 진동하여 불을 켜보니 스님은 칼에 배를 찔려 죽어 있었고 바닥에 피가 흥건했다.

조사해 보니 이는 관노가 한 짓이었다. 감사에게 원한이 있었던 그는 아랫목에 당연히 감사가 누워 있으리라 생각하고 칼로 찔렀다 하였다.

주지는 모든 것을 미리 알고서 일부러 스님을 보내 대신 액을 받도록 했던 것이었다.
『청구야담靑丘野談』

웹소설 1~6화, 웹툰 1~5화

3.1.2. 두 번째 이야기 <넋보자기>

옛날 어느 고을에 만석꾼 윤 부자라는 사람이 살았다. 어느 날 그의 삼대독자가 갑자기 혼절하여 뻣뻣하게 굳어 버렸다. 용한 의원에게 물어본즉, 요물이 아이의 넋을 빼갔으니 반드시 오늘 밤이 가기 전에 반혼초를 달여 마셔야만 정신을 차릴 거라 했다.

윤 부자는 신도 못 신고 허둥지둥 달려 나갔다. 개울가에 반혼초가 한 무더기 자라는 것을 분명히 봤는데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헤매고 또 헤매다 보니 달빛이 서서히 희미해졌다.

그때 물가에 불룩한 보따리를 안고 앉아 있는 아낙이 눈에 띄었다. “이 주변에서 반혼초를 보지 못하였소?” 윤 부자가 묻자 아낙은 고개를 숙인 채 말없이 둑 너머를 가리켰다.

윤 부자는 반가워서 한달음에 둑을 넘었다. 하지만 눈앞에는 오직 검은 물만 흐를 뿐이었다. 그제야 그는 깨달았다. 그것이 요물이었구나. 아낙이 끌어안고 있었던 것이 바로 내 아들의 넋이 든 넋보자기였구나.

황망히 그 자리로 돌아갔으나 아낙은 이미 간 곳이 없었다. 대신, 아낙이 깔고 앉았던 자리에 반혼초 한 무더기가 짓눌린 자국만 새벽빛 속에 푸르게 빛나고 있을 따름이었다.
『매곡야담梅谷野談』

웹소설 7~10화, 웹툰 6~9화

3.1.3. 세 번째 이야기 <천 년의 달빛>

……이것은 특히 신라 시대 이후부터 성행하였으며, 여러 가지 목적이 있었지만 주로 주술적인 의미가 컸다. 또한, 여기에 기원을 담으면 원하는 바가 이루어진다고 하여 그렇게 하는 사람이 많았다…….
『해동풍속지海東風俗志』

웹소설 11~13화, 웹툰 10~11화

3.1.4. 네 번째 이야기 <귀화(鬼畵)>

옛날 한 선비가 녹의홍상의 아름다운 여인을 그린 그림을 우연히 얻어 방에 걸어두고 애지중지하였다. 그런데 그는 얼마 못 가 수척해지더니 죽고 말았다. 모두 그것이 사람이 아니라 귀신을 그린 그림이라며, 산 사람의 정기를 빼앗아간다고 매우 두려워하였다.

민심이 흉흉해지자 고을 부사는 사람을 시켜 그 그림을 관아로 가져왔다. 억울함이 있으면 나와서 호소하라 하였으나 여인은 나타나지 않았고, 곧이어 부사마저도 급사하고 말았다.

겁에 질린 이들이 그림을 불태웠으나, 그림은 며칠 후 원래의 자리로 멀쩡히 되돌아왔다. 어느 의생 하나가 아무것도 모르고 그림이 마음에 든다며 그것을 가지고 떠났는데, 이후 그도 급사했다는 소문이 전해져 왔다.

그 후로 그 그림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 녹의홍상의 여인이 누구이며 무슨 사연인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은 것이다.
『괴몽초怪夢抄』

웹소설 14~16화, 웹툰 12~16화

3.1.5. 다섯 번째 이야기 <저승손님>

옛날에 의좋은 어린 형제가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강을 건너다 배가 뒤집혀 형은 죽고 아우만 살았다.

홀로 남은 아우가 베갯잇을 눈물로 적시며 슬퍼하고 있는데, 문득 문이 열리며 형이 걸어 들어왔다. 정다운 얼굴이 생시와 조금도 다름없었으나, 다만 걸음을 옮기는 곳마다 물에 젖은 발자국이 남는 것만이 달랐다.

죽은 형은 그로부터 매일 밤 아우를 찾아와 함께 글을 읽고 어울려 놀았다. 뭇사람들은 이를 알고 매우 놀랐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뚜렷한데 어이하여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저승손님은 상서롭지 않다, 제 아우를 데려가려고 온 것이 틀림없다, 모두 이렇게 말하며 결국 귀신을 쫓는 방책을 써서 형의 혼령을 멀리 쫓아 버렸다.

이를 안 아우는 피를 토하듯 슬퍼했으며, 그대로 일어나지 못하고 얼마 안 돼 죽고 말았다.
『기문기이奇聞奇異』

웹소설 17~20화, 웹툰 17~19화

3.1.6. 여섯 번째 이야기 <신거무 장터>

옛날 어느 노부부가 백일치성을 드려 겨우 자식을 얻었다. 그런데 태어난 아기는 거미를 닮은 괴물이었다. 사람들은 이 아이를 신거무라 불렀다. 신거무는 천하장사였으나 모두 그를 피하고 따돌리기만 했다. 그러자 신거무의 성정은 점점 난폭해져, 조금만 거슬려도 사람을 파리 잡듯 죽이게 되었다. 특히 새 현감이 부임해 오면 그날 저녁에 바로 죽여 버리곤 하였기에, 아무도 현감으로 내려오려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낙향해 있던 정승의 아들이 이 소문을 듣고…….
『위림한화葦林閑話』

웹소설 21~24화, 웹툰 20~25화

3.1.7. 어느 날의 이야기 <청명>

웹소설 25화, 웹툰 26~27화

3.2. 2권

3.2.1. 첫 번째 이야기 <그믐밤의 귀녀>

웹소설 26~27화, 웹툰 28~30화

3.2.2. 두 번째 이야기 <영혼식당>

……어머니의 몸은 꼬챙이 같았는데 배만 불룩했으며, 목구멍은 바늘구멍이라 물 한 모금 제대로 넘길 수 없었다. 어쩌다 밥을 움켜쥐어도 순식간에 불덩어리로 변해 이글이글 타올랐다. 어머니는 창자를 쥐어짜는 허기를 견디지 못하고 그 불덩어리를 허겁지겁 삼켰다.

이 참혹한 모습에 목련존자는 대성통곡했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 이것이 어찌 된 일이옵니까?” 부처는 대답했다. “네 어머니는 생전에 악업을 너무 많이 쌓았다. 그리하여 절대 채워지지 않는 허기에 영원토록 고통받는 아귀餓鬼가 되어 버린 것이다.”
『목련존자전木連尊者傳』

웹소설 28~32화, 웹툰 31~36화

3.2.3. 세 번째 이야기 <곡두기 놀이>

이것은 내가 영천에 머물 때 실제로 본 이야기다.

어느 날 마을 아이 하나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온 마을 사람이 횃불을 들고 찾아 나섰으나 도무지 행방을 알 수 없었다. 부모가 식음을 전폐하고 하늘에 빌기를 몇 달. 문득 하늘에서 아이의 잘린 머리채가 툭 떨어졌다. 머리를 땋은 모양새며 댕기의 빛깔이, 사라지던 날 아침에 매만져준 그대로였다.

아이 부모는 통곡했으나, 아이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청허문집淸虛文集』

웹소설 33~38화, 웹툰 37~

3.2.4. 네 번째 이야기 <바람의 소원>

나의 숙부는 소싯적부터 별난 언행을 자주 보여 이인異人이라 불렸다. 한 번은 무등산에 유람을 가자고 하여 따라나섰다가, 민가에서 하룻밤 묵게 되었는데, 집주인을 보더니 “저자가 많은 목숨을 해치겠구나.” 하며 즉시 짐을 챙겨 일어났다.

의아하게 생각하며 따라나섰는데, 다음 마을에 닿기도 전에 소문이 들려왔다. 그 집주인의 여식이 어느 향촌 양반에게 희롱을 당하자, 격분한 그자가 도끼를 들고 양반 일가를 모조리 찍어 죽인 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참사가 벌어졌다는 것이었다.

기이하게 생각하고 숙부에게 묻자, 숙부는 그자에게서 죽은 자를 싣고 가는 황천의 수레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가만히 생각해 본즉, 한 번에 많은 사람이 죽으니 저승차사도 오랏줄로 전부 포박해 갈 수가 없어서 수레를 끌고 온 것이 아닌가 하여, 급히 그 자리를 피했다는 것이었다.
『구암유초丘岩遺草』

웹소설 39~42화, 웹툰

3.2.5. 다섯 번째 이야기 <등나무꽃 아가씨>

신라 제24대 진흥왕 때, 서라벌 점량부에 홍화와 청화라는 아름다운 자매가 살았다. 두 자매는 공교롭게도 어느 늠름한 낭도를 똑같이 사모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꿈에도 모르다가, 전쟁터에 나가는 낭도에게 꽃을 바치러 가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홍화와 청화는 서로를 위해 애써 낭도를 잊기로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낭도가 전사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자매는 그를 잊기로 한 것도 잊고 큰 슬픔에 잠겨 연못에 몸을 던졌다. 하지만 그것은 헛소문이었다. 화랑이 되어 돌아온 낭도가 연못가로 달려갔을 때, 그 자리에는 두 그루의 등나무가 서 있었다. 한 나무에는 홍화처럼 붉고도 화사한 꽃이 피어 있었고, 다른 나무에는 청화처럼 푸르고도 단아한 꽃이 피어 있었다
『연춘집年春集』

웹소설 43~45화, 웹툰

3.2.6. 여섯 번째 이야기 <도원향>

옛날 어느 나무꾼이 산에서 나무를 하는데 사슴 한 마리가 나타났다. 나무꾼은 사슴을 뒤쫓아 어두운 동굴로 들어갔다. 뜻밖에도 그곳은 굴이 아니라 복숭아꽃이 우거진 별천지였다.

마을 사람을 붙잡고 이곳이 어디인지 묻자 ‘도원향桃園鄕’이라 하였다. 그들은 먼 옛날에 환란을 피하여 이 마을로 들어왔는데, 지금까지도 불로불사하며 신선 같은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무꾼은 그곳에서 꿈결 같은 환대를 받고 돌아와, 가족들을 데리고 다시 도원향으로 향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두 번 다시 그곳을 찾을 수 없었다.
『만유원담萬有原談』

웹소설 46~49화, 웹툰

3.2.7. 어느 날의 이야기 <시우(時雨)>

웹소설 50화, 웹툰

3.3. 3권

3.3.1. 첫 번째 이야기 <숨골>

북쪽의 깊은 바다에 한 물고기가 있는데 그 이름을 곤鯤이라 한다. 곤은 그 크기가 몇 천 리인지 알 수가 없다. 곤이 변하여 새가 되는데 그 이름을 붕鵬이라 한다. 붕의 등은 그 크기가 몇 천 리인지 알 수 없다. 힘껏 날아오르면 그 날개는 하늘에 드리운 구름 같다. 이 새는 바다가 요동치면 남쪽의 깊은 바다로 옮겨가는데, 그 바다를 천지天池, 하늘의 못이라 한다.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

웹소설 51~53화, 웹툰

3.3.2. 두 번째 이야기 <여름의 그림자>

계축일에는 날이 맑고 무더웠다. 오전에 무경이 찾아와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문득 밖이 소란하여 내다봤더니 마을 사람들이 놀라 떠들고 있었다. 윗마을의 한 여인이 평소 다툼이 있었던 이웃집 노파를 찔러 죽이고 관아로 압송되어 갔다는 것이다. 그르매에 씐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왔기에 괴이쩍게 여기고 여러 사람에게 자세히 물었다. 들은 것을 여기에 정리한다.

그르매란 본디 그림자를 뜻하는 토속어지만, 어떤 잡귀를 가리키기도 하는 모양이다. 그것은 그림자가 또렷해지는 여름에 잘 나타난다. 그림자를 잡아먹고 대신 그림자가 되어 이상한 형상을 지어내며 사람을 홀린다. 그르매에 씐 사람은 사리 분별을 잃고 제멋대로 행동한다. 남의 집 부엌에 들어가 밥을 훔쳐 먹거나, 의복을 벗어던지고 괴성을 지르며 춤을 추거나, 평소 앙심을 품었던 자에게 해코지하기도 한다.

『중용』에 이르기를 ‘행불괴영行弗愧影’이라 하였다. 홀로 다녀도 스스로 자신의 그림자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그르매에 대한 것은 촌부들이 떠드는 허황된 이야기라 할지 모르나, 공교롭게도 옛 성현의 말씀과 통하니 어찌 사사로이 넘길 수 있단 말인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도록 마음을 갈고 닦아야 한다는 가르침으로 삼을 만하다.
『백사일록白沙日錄』

웹소설 54~58화, 웹툰

3.3.3. 세 번째 이야기 <단 하나의 하늘빛>

도기의 빛깔이 푸른 것을 고려인은 비색翡色이라 칭한다.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圖經』
고려의 비색은 천하제일이다.
『수중금袖中錦』

웹소설 59~62화, 웹툰

3.3.4. 네 번째 이야기 <기린몽>

태종 무열왕의 왕비 문명왕후 김씨는 김유신의 누이다. 왕후가 되기 전, 그녀의 언니인 보희가 꿈에 서원산 정상에 올라 소변을 보니 서라벌이 온통 잠겼다. 잠에서 깨어 동생에게 그 이야기를 하자 문명은 농담 삼아 언니의 꿈을 사겠다며 비단치마로 그 값을 치렀다.

그 후에 김유신은 무열과 축국 놀이를 하던 중 일부러 그의 옷끈을 발로 밟아 찢었다. 유신은 자신의 집이 가까우니 거기 가서 끈을 달자고 하였다. 술을 대접한 후 보희를 불러 바느질을 시키려 하자, 보희는 이런 사소한 일로 가벼이 귀공자를 가까이할 수 없다며 사양하였다. 이에 문명이 와서 끈을 달았다. 무열은 아름답고 고운 문명이 마음에 들어 그녀를 부인으로 맞아들였다. 이윽고 아들을 낳으니 법민이라 하였는데, 나중에 문무왕이 되었다.
『성호선생전집星湖先生全集』

웹소설 63~66화, 웹툰

3.3.5. 다섯 번째 이야기 <빗속의 사자>

승려 혜통惠通은 가문의 내력이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다. 어느 날 그는 집 동쪽의 시냇가에서 놀다가 수달 한 마리를 잡아 그 뼈를 동산에 버렸다. 이튿날 아침 그 뼈가 사라졌기에 핏자국을 따라 찾아갔더니, 수달의 뼈는 자신이 살던 굴로 돌아가 다섯 마리의 새끼를 안고 웅크리고 있었다. 그는 이를 보고 한참 동안이나 놀라워하며 이상하게 여겼다. 감탄하기도 하고 어찌할 줄을 모르다가 문득 속세를 버리고 출가하여 이름을 혜통으로 바꾸었다.
삼국유사三國遺事』

웹소설 67~69화, 웹툰

3.3.6. 여섯 번째 이야기 <귀명부>

서평부원군西平府院君 한준겸韓浚謙 공의 친척은 귀신을 부릴 줄 알았다. 그가 책을 한 권 꺼내어 귀신들의 이름을 불러 점검하면 귀신들이 떼를 지어 들어와 죽 늘어서서 절을 하며 복종하였다. 그러면 그는 인간 세상에 해를 끼친 귀신들을 찾아 벌을 주었다. 그가 가진 신비한 책은 본래 산사에서 만난 노승에게 물려받은 것으로, 귀신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명부라고 하였다.
『천예록天倪錄』

웹소설 70~73화, 웹툰

3.3.7. 어느 날의 이야기 <비나리>

웹소설 74~75화, 웹툰

3.4. 4권

3.4.1. 첫 번째 이야기 <오뉴월 손님>

경남 양산에 송 아무개라는 자가 살았는데, 어린 딸이 울 때마다 자꾸 그러면 저승사자에게 시집보내겠다고 농을 했다. 그 딸이 장성하여 혼처를 알아보던 중, 사모관대 차림의 새신랑이 홀연히 찾아와 딸을 달라고 했다. 사람이 아님을 알고 놀라 내쫓으려 했으나, 신랑의 앞을 막는 자는 모두 뻣뻣하게 굳어 쓰러졌다. 딸은 울면서 새신랑을 따라갔다. 그 후로 그는 두 번 다시 딸을 보지 못했다.
『요이기妖異記』

웹소설 76~78화, 웹툰

3.4.2. 두 번째 이야기 <칠석야의 연인>

아득히 먼 견우성.
찬란히 빛나는 직녀성.
곱디고운 흰 손을 들어
찰칵찰칵 베를 짜네.
종일 짜도 끝이 없어
눈물만 비 오듯 흐르네.
맑은 은하수 깊지도 않건만
서로의 거리 멀지도 않은데
찰랑찰랑 강물을 사이에 두고
하염없이 바라만 보네.
『문선文選』

웹소설 79~82화, 웹툰

3.4.3. 세 번째 이야기 <인어전설>

황해도 장연진 아랑포에서는 해무가 자욱하게 깔리고 난 후면 어김없이 인어가 몇 마리씩 잡히곤 했다. 인어는 얼굴이 미인처럼 아름다웠으며 지느러미는 투명하고 옥처럼 빛이 났다. 어부들은 인어를 잡으면 해신이 노한다 하여 바다에 도로 놓아주었다.

그런데 한 번은 박남이라는 어느 어부가 사또의 친척인 김을귀에게 남몰래 인어 한 마리를 팔았다. 김을귀는 인어를 자기 집 연못에 풀어 기르려 했으나, 며칠 후 인어의 구름 같던 머리칼이 모조리 빠지고 곱던 얼굴이 추악하게 변하더니 죽어 버렸다.

박남은 이 일로 끌려가 곤장을 맞았다. 그 후로 아랑포의 어부들은 아무리 값을 후하게 쳐줘도 인어를 팔지 않았다.
『우몽산고友夢散稿』

웹소설 83~87화, 웹툰

3.4.4. 네 번째 이야기 <귀신의 신부>

옛날 어느 벼슬아치가 외동아들을 잃고 깊은 슬픔에 잠겼다.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도승이 죽은 아들로부터 자손을 보는 사자생손死者生孫의 명당을 알려주었다. 도승은 무덤에 은장도 한 자루도 같이 묻으라고 일렀다. 어느 날 사또의 딸이 우연히 그곳을 지나가다가 한 남자를 만나 은장도를 받고 그로부터 얼마 후 임신을 하게 되었다.

사또는 가문에 먹칠을 했다며 딸을 죽이려 했다. 딸은 부친에게 은장도를 보여주며 눈물로 호소했다. 차마 딸을 죽일 수 없었던 사또는 은장도의 주인을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이 소식을 알게 된 벼슬아치는 한달음에 달려가 며느리와 손주를 만났다. 사람들은 이를 죽은 나무에서 꽃이 핀다는 ‘고목생화枯木生花’의 미담이라며 널리 칭송하였다.
『각수집覺睡集』

웹소설 88~91화, 웹툰

3.4.5. 다섯 번째 이야기 <인생 카메라>

예종 9년 3월 초하루 정축일.

개경 도성 안의 어느 대궐 같은 저택 담장에 하룻밤 새에 홀연히 커다란 얼룩이 나타났다. 눈이 밝은 사람들은 그것이 예전에 그 집에 살았던 홍 장군의 모습과 똑같다고 하였다. 장군의 모습은 날이 갈수록 또렷해져서 그가 입은 경번갑鏡幡甲과 허리에 찬 큰 칼까지 확실하게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소문이 퍼지자 장군을 아직 그리워하는 이들이 보러 왔다. 그런데 그 얼룩은 어느 날 갑자기 또 홀연히 사라졌다. 무슨 연유로 나타났다 사라졌는지 아무도 모르니 이를 화요畵妖라 하였다.
『수언견문록水彦見聞錄』

웹소설 92~96화, 웹툰

3.4.6. 여섯 번째 이야기 <망량선>

전하여 이르기를, 안개 속에서 홀연히 나타나는 커다란 배가 있다. 이 배를 망량선이라 한다. 배에 탄 것은 전부 망자들이다. 이 배를 자세히 보면 그들이 겪은 참혹한 재앙과 괴변의 모습이 보인다.

망량선을 보는 자는 죽는다.
『고요경古妖經』

웹소설 97~101화, 웹툰

3.4.7. 어느 날의 이야기 <천녀의 등롱>

웹소설 102~103화, 웹툰

3.5. 5권

3.5.1. 첫 번째 이야기 <서천꽃신>

“네 정녕 너희 어머님의 원수를 갚으려거든, 이 수레멸망악심꽃과 도환생꽃과 웃음웃을꽃을 가지고 가거라.

천년장자의 집에 가거들랑 내 할 말이 있으니 장자 집의 일가친척을 전부 한 자리에 불러 모아달라고 청하거라.

그래 놓고 웃음웃을꽃을 내던지면 한바탕 웃음판이 벌어질 것이고, 싸움싸울꽃을 내던지면 한바탕 싸움판이 벌어질 것이며, 마지막으로 수레멸망악심꽃을 내던지면 천년장자의 일가친척이 모조리 죽어 나자빠질 것이다.

딱 하나 작은딸아기만 살려두고 어머님을 죽여 던져 버린 곳을 알려달라 하여, 그 장소를 알려주면 도환생꽃을 놓아 네 어머님을 살려오너라.”
『이공본풀이』

웹소설 104~107화, 웹툰

3.5.2. 두 번째 이야기 <귀혼>

장화張華의 『물류상감지物類相感志』에 이르기를, “도망친 자의 옷을 우물 속에 늘어뜨리고 빙빙 돌리면 도망친 자가 스스로 돌아온다.”고 하였다. 『본초本草』에 이르기를, “도망친 자의 머리칼을 물레 위에 놓고 빙글빙글 돌리면 정신이 어지러워져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게 된다.”고 하였다.

오늘날의 풍속에서는 도망친 자의 성명을 종이에 써서 대들보 위에 붙여놓는데, 그 또한 비슷한 종류이다.
『지봉유설芝峰類說』

웹소설 108~112화, 웹툰

3.5.3. 세 번째 이야기 <요마화필>

신라 시대의 화공 솔거는 태어나면서부터 재주가 뛰어나 그림의 신이라 불렸다. 한 번은 어느 미인의 초상화를 그렸는데, 그림이 어찌나 진짜 같은지 미인의 영혼이 그림에 붙어 따라오고 말았다. 화폭 안에서 살아 숨 쉬며 때로는 미소를 짓고 때로는 한숨을 짓는 미인의 모습은 신기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에 욕심을 품은 자가 미인도를 희롱하니, 비로소 영혼은 그림을 떠나 본 주인에게로 돌아갔다.
『대동만천야록大東萬千野錄』

웹소설 113~119화, 웹툰

3.5.4. 네 번째 이야기 <외다리 수호천사>

우리 주상 전하께서는 관측기구를 두어 천문과 기상을 관측하도록 하시고, 물시계를 새로 만들어 시각을 바로 알도록 하시었으며, 궐내의 서쪽에 세 칸의 각을 짓고, 호군護軍 장영실蔣英實에게 명하여 세 명의 신과 십이지신을 만들어, 사람을 대신하여 시각을 알리도록 하시었다. ……(중략)…… 하늘과 어긋나지 아니하여 진실로 그곳에 귀신이 있어 지키는 것과 같았으니, 이를 보며 놀라고 감탄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
세종실록世宗實錄』

웹소설 120~124화, 웹툰

3.5.5. 다섯 번째 이야기 <만월요괴대회>

추석이란 즉 팔월 십오일을 가리키는 것이다. 신라사新羅史에 이르기를, 칠월 보름에 왕이 왕녀로 하여금 육부의 여자들을 인솔해 넓은 뜰에서 길쌈을 시작하도록 하였다. 팔월 보름이 되면 그 솜씨를 시험하여, 지는 쪽이 술을 대접하고 함께 더불어 춤추며 노래했으니, 이를 가배회嘉俳會라 하였다.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웹소설 125~130화, 웹툰

3.5.6. 여섯 번째 이야기 <액신제>

어느 양반집에 경사가 있어 큰 잔치를 열었는데, 홀연히 열대여섯 살 되어 보이는 더벅머리 아이가 나타났다. 내쫓으려 했으나 아무 말도 없이 꼼짝도 않고 서 있었다. 여럿이 잡아끌어도 소용이 없고 밧줄로 묶어 당겨도 소용이 없었다. 무인 대여섯 명이 때려죽일 듯 매질을 했는데도 여전히 끄떡하지 않았다.

그제야 모두 그 아이가 사람이 아닌 것을 알고 겁이 더럭 나서 엎드려 빌었다. 아이는 한참 후 얼굴에 비웃음을 떠올리더니 또 홀연히 사라졌다.

다음날, 주인과 모든 손님들 사이에 지독한 역병이 퍼졌다. 아이를 꾸짖고 때렸던 이들과 무사 및 노복들은 며칠 만에 죽었는데 모두 머리가 깨져 있었다. 잔치에 있었던 이들은 한 명도 살아남지 못했다.

세간에서는 그 아이를 ‘두억신頭抑神’이라 불렀는데 어디서 근거하는지는 알 수 없다.
『천예록天倪錄』

웹소설 131~136화, 웹툰

3.5.7. 어느 날의 이야기 <나비의 꿈>

웹소설 137~138화, 웹툰

3.6. 6권

3.6.1. 첫 번째 이야기 <버들고리상자>

옛날 옛적에 이야기를 무척 좋아하는 어떤 총각이 살았다. 그는 재미난 이야기를 들으면 큰 자루에 가둬두고 주둥이를 꽁꽁 묶어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했다.

이야기들은 매우 답답했다. 그래서 총각이 혼례를 올리는 틈을 타 그를 죽이고 탈출하기로 했다. “저놈이 신부 집으로 가는 행차 길에 독이 든 청실배와 독이 든 옹달샘과 바늘이 든 방석으로 변해서 죽여 버리자꾸나.” 그런데 하인이 이를 엿듣고서 청실배를 먹지 말고 샘물을 마시지 말고 방석에 앉지 말도록 하여 총각을 살렸다.

총각은 이 일로 크게 뉘우쳐 그다음부터는 이야기를 들으면 널리 퍼뜨리고 다시는 자루에 가둬두지 않았다.
『옥여집玉輿集』

웹소설 139~143화, 웹툰

3.6.2. 두 번째 이야기 <몽환상점>

……날이 저무니 온 천지가 칠흑처럼 어두워 동서남북을 분간할 수 없었다. 밤이슬을 맞으며 한참을 헤매다 겨우 객주를 발견했다. 그 안에 들어가니 실로 별천지였다. 술이 철철 흘러넘치고 고기가 산처럼 쌓인 가운데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 흥청망청 즐겼다.

그런데 뜻밖에도 거기 나의 오촌 당숙이 앉아 있었다. 당숙은 나를 보고도 그다지 반기지 않더니, 주모가 내오는 술을 손으로 쳐서 쏟아 버리고 고기도 엎어 버리고 방석에도 못 앉게 하며 나를 떠밀어 밖으로 내보냈다.

서운한 감정을 누르며 밤길을 걷다 문득 생각하니, 당숙은 이미 오래전에 세상을 뜨고 없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좀 전에는 이상하다는 생각을 추호도 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나는 걸어온 길을 즉시 돌아갔다. 그러나 객주가 있었던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옥여집玉輿集』

웹소설 144~149화, 웹툰

3.6.3. 세 번째 이야기 <윤회의 수레바퀴>

옛날 서울 광희문光熙門 안에 살았던 어느 무인武人이 커다란 구렁이를 보고 성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머리를 쏘아 죽여 버렸다.

얼마 후 그의 아내에게 태기가 있어 사내아이 하나를 낳았는데, 그 아이는 아버지만 보면 화를 내고 노려보며 울부짖었다.

어느 날 무인이 낮잠을 자려 할 때 아이가 와서 또 아버지를 노려보더니 급기야는 칼을 들고 찔러 죽이려고 했다.

화가 난 무인은 그 자리에서 아이를 때려죽이고 이불로 덮어두었다. 그런데 나중에 그 이불을 걷어보니 머리에 화살 자국이 선명한 구렁이가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었다…….
『천예록天倪錄』

웹소설 150~156화, 웹툰

3.6.4. 네 번째 이야기 <불가사의 학교>

영남 어느 고을에 한 아이가 태어났는데 세 살도 되기 전에 가마니를 번쩍 들고 일곱 살이 되자 커다란 바위를 공깃돌처럼 가벼이 옮겼다. 모두 이 아이를 두두리장수라 불렀다.

십여 년 후 혹독한 가뭄이 들고 황충의 재해까지 겹쳐 민심이 흉흉해지자, 두두리장수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관아에서는 이를 꺼림칙하게 여겨 그를 잡아들여 죽였다.

그럼에도 소문이 잦아들기는커녕 두두리장수가 다시 살아 돌아올 것이라는 괴이한 노래가 날로 퍼져 나갔다. 관아에서는 두두리장수의 시신을 다시 파내어 토막을 내서 여러 군데의 사거리에 나누어 묻었다. 괴이한 소문은 비로소 잦아들었다.
『휴암지携巖志』

웹소설 157~165화, 웹툰

3.6.5. 다섯 번째 이야기 <달이 없는 숲>

그때 내 나이는 겨우 예닐곱 살이었다. 사촌들이 산으로 글을 읽으러 간다기에 따라나섰다가 길에서 매우 참혹한 사람을 보았다. 문둥병을 앓는지 온몸이 썩어 문드러졌는데, 들짐승에게 이곳저곳을 물어뜯기기까지 하여 차마 눈 뜨고 볼 수가 없었다.

우리는 한참이나 그 사람을 바라보다가 불쌍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해서 그냥 돌아왔다.

나중에 집안 어른께서는, 그런 자는 큰 죄를 저질러 천벌을 받는 천형죄인天刑罪人이니 가엾게 여길 필요가 없으며, 혹여 또 마주치더라도 절대 말을 걸거나 쳐다보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셨다.

내 나이 예순에 이르매 크고 작은 일들은 희미해졌으나 어릴 때의 그 기억만큼은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남륜일기南倫日記』

웹소설 166~171화, 웹툰

3.6.6. 여섯 번째 이야기 <더부살이>

세간에서는 업구렁이, 업두꺼비, 업족제비와 같이 집안에 깃들어 살며 복을 가져다주는 상서로운 짐승이 있다고 믿는다. 업 가운데는 사람의 형상을 띤 것도 있으니 이를 인업人業이라 일컬으며, 누가 집 앞에 아이를 버리고 가면 업동業童이라 하며 정성껏 키웠다.

그런데 이 업동이 집안을 일으켜 보은하는 경우가 있는 한편, 횡액을 끌고 들어와 패가망신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집에 사람이 잘못 들어오면 망한다거나, 검은머리 짐승은 거두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조상이 나타나는 꿈이 길몽일 수도 있고 흉몽일 수도 있는 것처럼, 이 또한 보통 사람은 섣불리 그 결과를 알 수 없는 일이라 하겠다.
『향일재문집向日齋文集』

웹소설 172~175화, 웹툰

3.6.7. 어느 날의 이야기 <유리상자 학교>

웹소설 176~177화, 웹툰

3.7. 7권

3.7.1. 첫 번째 이야기 <사몽의 궁전>

김국오金國旿는 재상의 아들로 우대독자였다.

열두 살 때 어느 날 잠자리에 들었는데 모친이 들어와 신신당부하기를, “만약 붉은 너울을 쓴 여인과 황포돛배를 타고 가는 꿈을 꾸게 되거든, 어디에라도 머리를 들이받아 반드시 꿈에서 깨어난 후 즉시 어미를 찾아오라.”고 하였다.

세월이 흘러 김국오는 과거에 급제해 벼슬길에 오르게 되었다. 어사화를 머리에 꽂은 바로 그날 밤, 그는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꿈을 꾸었다.

의아하여 자세히 보니 배에는 누런 황포 돛이 걸렸으며, 뱃전에는 붉은 너울을 쓴 여인이 앉아 있었다. 김국오는 모친의 당부를 상기하고 눈앞의 돛대를 힘껏 들이받았다.

그 순간 딱 소리가 나며 이마가 선뜩하여 눈을 번쩍 뜨고 보니, 잠결에 찻주전자를 들이받아 피가 흥건했다.

그는 상처를 싸맨 후 곧바로 혼자 말을 타고 모친에게 가서 방금 일어난 일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모친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세상에는 사람을 저주하여 죽이는 사몽死夢이라는 꿈이 있다. 너는 열두 살 때 그 꿈의 앞부분을 꾸었고 오늘밤 그 뒷부분을 꾼 것이다.”

그리고 모친의 모습은 붉은 너울을 쓴 여인으로 변하였다.
『인정집仁庭集』

웹소설 178~182화, 웹툰

3.7.2. 두 번째 이야기 <도깨비의 왕>

…… 도화녀의 남편이 죽고 열흘 후, 왕이 생시와 똑같은 모습으로 찾아와 이레를 머물렀다. 그러자 항상 오색구름이 집을 뒤덮고 방 안에 향기가 가득하였다. 도화녀는 곧 잉태하였고, 천지가 진동하는 속에 아들을 낳아 그 이름을 비형이라 하였다. 진평대왕이 이 기이한 이야기를 듣고 아이를 데려다 궁에서 길렀는데, 아이는 매일 월성을 날아 넘어 서쪽으로 가 황천 언덕 위에서 도깨비 무리를 거느리며 놀았다…….
삼국유사三國遺事』

웹소설 183~187화, 웹툰

사실 어릴 적 이미 전생의 유단과 만난 적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원래 친구 사이였음이 밝혀졌다.[16] 과거 회상을 보면 백란은 어린 시절에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예의를 갖췄지만 유독 비형랑에게만은 어릴 적부터 온갖 괴롭힘을 가하거나 들러붙는 등 귀찮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다만 둘의 스승인 동방청제가 둘을 사고뭉치라 기억한 걸 보면 동방청제 앞에서 사고친 적은 많은 모양. 사몽의 궁전 편을 보면 어릴 적 백란은 비형랑에게 온갖 애교와 어리광을 부리는 걸 넘어서 얀데레 수준의 집착을 보였다.

백란은 궁정 사람들이 비형랑을 박대하는 걸 잘 알았기 때문에 그 점에 불만이 있었고, 적인 악귀들은 그렇다 쳐도 도깨비들과 천계 사람들도 인간과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갈구기도 하는 등 둘의 사이를 안 좋게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17] 외전을 보면 소류도 자신이 반인반귀라는 이유로 박대하는 자들과 도깨비왕의 힘 때문에 떠받드는 자들에게 시달리며 성장했기 때문에 유일하게 백란에게만 마음을 줄 수 있었고 이 때문에 어릴 때는 백란의 괴롭힘 때문에 싫어했지만 나중에는 백란에게 정신적으로 심하게 의존한 걸로 보인다.

애시당초 백란이 하늘로 돌아가지 않고 반월당을 만들어 1500년 동안 지상에 남아있던 이유도 친구를 구하겠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었으며[18], 오랜 세월 동안 비형랑이 환생할 때마다 시도해왔으나 계속 실패했던 것. 오죽하면 '그만 되었다'며 시체한테 말했을까. 유단처럼 오래 버틴 경우는 처음이라고 한다.

3.7.3. 세 번째 이야기 <신룡맞이>

……는 곰의 가죽을 뒤집어쓰고 황금으로 된 네 개의 눈을 가지고 있으며 검은 옷에 붉은 치마를 입고 창을 들고 방패를 휘두르며 백 명의 노예를 거느리고 나례를 주관하여 역귀를 퇴치한다.
『주례周禮』

웹소설 188~193화, 웹툰

3.7.4. 네 번째 이야기 <천명(天命)>

……한밤중에 자리에 막 누웠는데 바깥에서 커다랗게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드디어 잡았구나 싶어서 서둘러 가보았는데, 뜻밖에도 호랑이가 아니었다. 사람도 아니고 짐승도 아니고, 걷는 것도 아니고 기는 것도 아닌 괴이한 형상에 나도 모르게 몸서리를 치면서 저것이 무엇인고? 하고 물었더니 뭇사람들이 대답하기를 도깨비라 하였다.

나는 도깨비를 처음 보았기에 대복이 만류하는 것을 뿌리치고 가까이 가서 관찰하였다.

도깨비는 매우 흉포하고 난폭하여 장대로 건드릴 때마다 누런 이를 드러내며 물어뜯으려 하였는데 딱! 딱! 소리에 귀가 아플 지경이었다. 그러다 어떤 이가 덥수룩한 머리털을 홱 젖히자 머리칼에 엉겨 붙은 나무 비녀가 드러났다. 그것을 보고 다들 안색이 파리해지며 뒷걸음질을 쳤다. 왜들 그러는지 물었더니, 저것은 사람이 변하여 된 ‘인도깨비’라는 것이었다…….
『완당일록緩堂日錄』

웹소설 194~201화, 웹툰

3.7.5. 다섯 번째 이야기 <환상열차>

……다시 북서쪽으로 수백 보를 갔더니 험준한 절벽 아래 동굴이 하나 있었다. 동굴은 작고 얕아 보였으나 안을 들여다보니 그 깊이를 측량할 수 없었다. 나와 홍명弘明이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우리를 안내한 사미승은 극구 만류하면서 이곳에 얽힌 전설을 한 가지 들려주었다.

백여 년 전에 왜구가 쳐들어와 난리가 나자 길목마을에 살던 사람들은 모두 이 동굴로 피신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왜구가 물러간 후에도 아무도 돌아오지 않고 감감무소식이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사람들이 찾아가 보았더니 동굴 안에는 놀랍고도 참혹한 현장이 펼쳐져 있었다. 피신했던 사람들이 서로 죽고 죽여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한 사람도 살아 있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알 도리가 없으나, 그 후로 그들의 혼백을 제사 지낼 무렵에 이 동굴 근처를 지나가는 이들은, 안에서 떠들썩한 소리가 들려오고 뭇사람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것을 반드시 목격하게 되었다. 그러다 자칫 기이한 변고에 이끌려 들어갈까 두려워, 다들 발길을 끊은 지 오래라는 것이었다.
『옥인지玉仁誌』

웹소설 202~208화, 웹툰

3.7.6. 여섯 번째 이야기 <하늘에서 온 여우>

천리 바깥의 일을 능히 알 수 있으며, 사람을 미혹하여 넋이 나가게 만들 수도 있다. 천 년을 살게 되면 하늘과도 서로 통하니, 이를 천호天狐라 한다.
『현중기玄中記』
천호는 꼬리가 아홉 달렸으며 털이 황금빛이다. 일월궁日月宮에서 임무를 맡아 일하며, 부적이나 제사를 통하여 음양의 이치에 통달할 수 있다.
『유양잡조酉陽雜俎』

웹소설 209~214화, 웹툰

팔목귀의 처단에 성공하자 이제는 전부 잊고 쉬고 싶다며 하늘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반월당의 소유권을 유단에게 넘겨버렸다. 애시당초 반월당 자체가 원래 비형랑의 소유였다고.[19] 게다가 떠나는 당일, 유단이 따지러 올 것을 예상해서 아침 일찍 반월당 식구들에게도 한 마디 말도 없이 튀었다(...)

3.7.7. <맺는 이야기>

웹소설 215~217화, 웹툰

3.7.8. 어느 날의 이야기 <금어성시>

웹소설 218~220화, 웹툰

3.8. 외전

3.8.1. 첫 번째 이야기 <여우초롱>

……그때 홀연히 한 노인이 연못에서 나와 거타지에게 말했다. "나는 서해의 신이오. 매일 아침 해가 뜰 때마다 하늘에서 어떤 중이 내려와 다라니를 외우며 이 연못을 세 바퀴 돌면 우리 부부와 자손들이 전부 물 위에 떠오르게 되는데, 그럼 그 중이 내 자손들의 간을 빼먹는다오. 이제 우리 부부와 딸 하나만 남게 되었소. 내일 아침 그놈이 또 찾아올 것인데 그때 그대가 그놈을 활로 쏴 주시오."

거타지는 대답했다. "활쏘는 것은 자신 있으니 어르신의 부탁을 들어드리겠습니다." 그러자 노인은 고맙다고 하며 사라졌다.

이튿날 아침 거타지가 숨어서 기다리고 있으려니 과연 하늘에서 중 하나가 내려와 주문을 외우며 늙은 용의 간을 빼먹으려 했다.

거타지가 활로 쏘아 맞히자 중은 늙은 여우로 변하여 땅에 떨어져 죽었다……
삼국유사(三國遺事)』

웹소설 외전 1~7화, 웹툰

3.8.2. 두 번째 이야기 <맹동각시>

서 아무개라는 자에게는 금이야 옥이야 기른 외동딸이 하나 있었다. 딸이 남몰래 어느 가난한 청년과 백년가약을 맺자, 그는 화가 나서 마을 사람들과 작당해 청년을 죽여 물속에 던져버렸다. 딸은 이 사실을 알고 통곡하다 뒤따라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그날 밤 죽은 딸이 곱게 단장한 새색시 모습으로 아버지 앞에 나타나더니 "체면만 따지고 사람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이 눈은 내가 가둬가겠다."라며 눈을 뽑아 죽였다. 곧이어 이 일에 관여했던 마을 사람들도 전부 똑같이 눈이 뽑힌 채 죽었다.

이 변고가 있고 난 뒤부터 마을에는 걸핏하면 곱게 단장한 새색시 귀신을 만나 눈을 빼앗기고 죽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맹동(盲洞)이라는 지명은 바로 여기서 유래하였다. 민간에 전하기로는, 귀신이 눈을 빼앗기는 것을 막는 방법이 하나 있는데……
『북헌야담(北軒野談)』

웹소설 외전 8~15화, 웹툰

3.8.3. 세 번째 이야기 <나례놀이>

호랑이가 사람을 한 번 잡아먹으면 그 혼령은 창귀 굴각(屈閣)이 되어 호랑이의 겨드랑이에 붙어 다닌다. 굴각은 호랑이를 민가의 부엌으로 끌어들이는데, 호랑이가 부엌에 있는 솥을 핥으면 집주인은 갑자기 허기가 져서 부인을 부엌으로 보내게 된다.

호랑이가 사람을 두 번 잡아먹으면 그 혼령은 창귀 이올(彝兀)이 되어 호랑이의 광대뼈에 붙어 다닌다. 이올은 높은 곳에 올라가 대신 망을 봐주며 만약 호랑이를 잡으려는 함정이나 쇠뇌가 있다면 먼저 가서 쓸모없게 만들어 버린다.

호랑이가 사람을 세 번 잡아먹으면 그 혼령은 창귀 육혼(鬻渾)이 되어 호랑이의 턱에 붙어 다닌다. 육혼은 호랑이에게 자신이 생전에 알았던 친구들의 이름을 모조리 알려준다.
『호질(虎叱)』

웹소설 외전 16~26화, 웹툰

3.8.4. 네 번째 이야기 <맞거울 괴담>

'백룡지(白龍池)'는 한때 하얀 용이 노닐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연못은 예로부터 신령하여 요물이 사람과 아무리 비슷하게 둔갑하더라도 그 본모습을 바로 비춰 보였다.

어느 날 한 서생이 백룡지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우연히 어떤 물건이 손에 쥐여지길래 움켜쥐고 나와 봤더니 거울 반쪽이었다. 이 거울에는 요물과 귀신의 정체를 분간하는 힘이 있었기에, 비로소 연못의 신통력이 바로 이 물건에서 왔음을 알게 되었다.

서생이 거울로 큰돈을 벌자 이웃에 살던 한량은 샘이 나서 그 길로 연못에 뛰어들어 나머지 거울 반쪽을 찾아냈다. 한량도 곧 큰돈을 벌게 되었으나, 날이 갈수록 욕심이 생겨 이 신비한 거울을 독차지하고 싶은 마음에 서생의 거울을 몰래 훔쳐내기에 이르렀다.

한량이 두 거울을 나란히 놓고 하나로 합치려 하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벼락이 치며 크게 꾸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부인이 놀라 달려왔더니 남편이 거울 안에 들어가 있었다. 한량은 꺼내 달라고 고함을 질렀으나 거울을 아무리 깨부수려 해도 부서지지 않았다.

반나절이 지나자 거울 속 한량의 모습은 홀연히 사라져 그 후로 아무도 그의 행방을 알지 못하게 되었다.
『만유원담(萬有原談)』

웹소설 외전 27~39화, 웹툰

유단이 자신을 사칭한 요괴에게 노려지자 경고하려고 내려왔다가 "천호"의 존재를 모두 털려서 나가리, 한 달 넘게 굴다리에 쫄쫄 굶으며 노숙하고 있었다.

여기서 비형랑의 환생 중 비형랑의 자아와 융합한 환생이 백란을 보자마자 플래시백을 일으켜 자살해버린 탓에 비형랑의 인격과 재회하는 걸 포기했었고 팔목귀 사건으로 인해 유단의 영혼이 불안정해져 플래시백의 조짐을 보이자 유단의 안전을 위해 도망쳤다는 것이 밝혀졌다.[20] 백란은 비형랑이 자신을 잊더라도 무탈히 살아있기만 하면 그걸로 족했다고.

3.8.5. 다섯 번째 이야기 <무구리 인형>

오늘 서연(書筵)에서 아침 강론을 마친 후 낮 강론을 시작할 때, 동궁 빈청 남쪽 울타리 위에 사람 머리 모양으로 만든 물건을 하나 발견하였는데, 머리통을 종이로 바르고 머리칼과 눈, 코, 입을 또렷하게 조각하여 목패에 매단 모습이었습니다. 목패 양면에는 글이 적혀 있었는데, 흉악하고도 무엄하며 도리를 크게 벗어나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중종실록(中宗實錄)』

웹소설 외전 40~55화, 웹툰

지상의 요괴들과 신수들에게 사실관계를 정정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가짜가 건재해서 인지도 문제로 힘을 얼마 되찾지 못하자 특단의 대책으로 빠르게 인지도를 되찾기 위해 유튜버로 데뷔한다.(...) 다만 괴이라는 특성상 일 끝나면 바로 기억 지우고 기록 소거할 거라고.

3.8.6. 여섯 번째 이야기 <악몽병동>

이씨 성을 가진 어느 별좌(別坐)가 급사했을 때 그자의 약지를 찔러 피를 내어 이마 위에 '귀(鬼)'자를 쓰면 다시 살아난다고 하였다. 그 말을 듣고도 선뜻 믿지 못하였는데, 마침 어떤 이가 중악(中惡) 병증으로 갑자기 죽게 되었다. 숨이 끊어진 지 이미 반나절이나 지나 시신의 심장 밑이 싸늘하게 썩었는데, 왼손 약지를 찔러보자 한참 후 피가 나오기에 한번 비방대로 해보았다. 그랬더니 죽은 이가 정말로 다시 살아났다는 것이었다.

듣자 하니 이 비방을 통해 살려낸 이가 세 명이나 된다고 하였다. 비록 어찌된 이치인지는 밝혀내지 못하였으나, 효험을 보았다고 하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패관잡기(稗官雜記)』

웹소설 외전 56~70화, 웹툰

3.8.7. 어느 날의 이야기 <버드나무 손님>

웹소설 외전 71화, 웹툰

3.9. 특별단편

3.9.1. 어느 날의 이야기 <몽유(夢遊)>

원성왕 11년 을해년, 당나라에서 사신이 와 서라벌에 한 달간 머물다 돌아갔다. 그런데 다음날, 어느 두 여인이 왕궁에 찾아오더니 왕 앞에 고하였다.

"저희는 동지(東池)와 청지(靑池)에 사는 용들의 부인인데, 당나라 사신이 하서국(河西國) 사람 두 명과 함께 와서는 저희 부군들과 분황사 연못에 사는 또 다른 용에게 주술을 걸어 작은 물고기로 만들어 통에 담아 잡아갔습니다. 대왕께서는 부디 그 두 사람을 꾸짖으시어, 저희의 두 부군과 분황사의 용이 다시 호국룡(護國龍)이 될 수 있도록 하시옵소서."
삼국유사(三國遺事)』

웹소설 특별단편 1~7화

3.10. 작가 블로그

3.10.1. 설 특집 제야(除夜)

3.10.2. 할로윈 단편 삼하인(森霞刃)

3.11. 진혼기

진혼기 원작에서는 비형랑이 언급되지만 작가가 블로그 외전에서 이세계라 명시해서 진혼기의 비형랑과 길달이 반월당의 소류와 백란이었는지 불명이었으나, 웹툰에서는 비형랑이 소류로 묘사되고 백란도 소류와 함께 실루엣으로 등장하는데다 '하늘이 이 땅을' 문구에서 금색 구미호가 하늘에서 지상으로 강림하는 묘사가 나와서 백란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21]

4. 능력

5. 인물관계

5.1. 소류

직접적으로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묘사된 장면이 적지만, 굉장히 운명적이면서도 비애(悲哀)와 한(恨)이 서린 비극적인 관계다. 소중한 죽마고우이자 의형제였지만 서로가 1400년 동안 겪은 각종 비극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매우 복잡한 관계가 되었다. 독자들에게 둘의 관계는 매우 인기가 많아서 둘의 과거편이 자세히 풀리면 좋겠다는 평이 많다.

백란이 지상에 내려온 지 얼마 안 되었을 적 진지왕의 귀신과 인간 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진평왕의 아들뻘 사촌동생[22]인 비형랑은 백란에게 매우 신기한 존재였고, 백란이 먼저 비형랑에게 호감을 가지고 끈질기게 접근해서 친해졌다. 다만 어린 시절에는 그 성격이 어디 안 가서 심하게 괴롭힌 탓에 비형랑은 처음에는 백란을 싫어했다.[23] 하지만 나이가 들자 둘은 아주 친해졌고, 주위에서는 이런 둘의 관계를 못마땅하게 봤지만 둘은 개의치 않았다. 소류라는 이름은 백란이 비형랑에게 지어준 애칭이다. 하지만 소류가 팔목귀에 대해 일언일구도 없이 혼자 퇴마하러 갔다가 역관광당하고 팔목귀에게 조종당한 채 나타나 백란을 토막살해하면서 둘의 관계는 파국을 맞는다.

100년 뒤에 부활한 백란은 진상을 알기 위해 지상에 꾸역꾸역 남아 소류의 환생을 찾아내 확인하려 했지만[24] 의문의 누군가가 계속 소류의 환생을 죽이자 흑막이 있다는 걸 알고 혼자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1300년간 복수의 칼날을 갈아왔다. 그 와중에 소류의 자아가 표면에 떠오른 환생이 진상을 말하기 위해 백란을 찾아왔지만, 막상 백란을 보자마자 플래시백이 일어나 자살해버려 백란에게 PTSD만 늘려버렸다. 이 때문에 백란은 왜 죽어버렸냐며 이 건에 대해서 소류를 원망하고 있다.

소류의 환생은 매번 팔목귀에게 청부살인을 당하느라 매번 찾아와서 도움을 요청했지만 매번 살해당했고,[25] 결국 이게 몇십 번이고 반복되자 백란 쪽에서 한계가 와서 대한제국 시절에는 끝내 본인 쪽에서 손절하는 결말을 부른다. 하지만 소류는 백란을 구하기 위해 끝내 포기하지 않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달라져야 한다고 판단해 아예 오른쪽 눈을 도려내고 스스로의 존재를 크게 변질시켰다.

결국 21세기에 아무것도 모르는 환생인 유단이 나타나자 처음에는 기피하면서도 '더 이상 실패할 수 없다'며 도와주었고, 유단만은 끝내 살아남아 흑막의 정체에 도달하는데 성공하고 과거의 진실(너를 죽인 건 내 의지가 아니었다)을 제대로 들으면서 백란의 한을 풀어준다. 더 이상 실패할 수 없다며 차라리 자신이 죽는 게 낫다고 말하는 본편의 장면에서 백란이 소류의 죽음을 계속 보는 게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 수 있다.

본편 마지막에 백란은 팔목귀의 처단에 성공하자 소류의 장례식을 치르며 '그는 내 세계의 전부였고 이걸로 한 세계가 끝났다'는 말과 함께 과거를 정리하고 유단에게 반월당을 떠넘긴 뒤 천상으로 돌아가면서 둘의 인연은 끊기지만, 외전 1부에서 소류의 오른쪽 천안이 벌인 가짜 천호 사건으로 인해 지상에 반강제로 복귀하면서 다시 유단을 통해 간접적으로 인연을 이어가게 되었다. 하지만 유단이 소류의 기억으로 인해 혼란스러워하자 순간 멘붕하거나 악몽병동 사건 때 소류의 환영이 잠깐 나타나자 경직된 걸 보면 과거를 정리한 것과 별개로 여전히 직접 마주하기는 힘든 상대인 모양.

작가 코멘트에서 소류는 초월적인 힘을 가지고 있지만 수명은 보통 인간과 다를 바 없었다고 하는데, 이를 보아 둘이서 잘 살았어도 결국 수명물 엔딩이 났을 가능성이 높다. 백란은 <저승손님> 편에서 은매화 요괴가 인간 소년을 사랑했다가 연인이 요절해서 절망에 빠지자 "요괴가 인간에게 마음을 주면 끝이 좋기 힘들다"고 나무랐는데, 이는 본인과 소류의 관계가 비참하게 끝난 것도 있지만 인간과 요괴의 수명 차이를 지적한 것이기도 하다. 거기다 삼국통일전쟁이 한창 격화되던 진평왕 시대이기도 하고 노리는 적도 한둘이 아닌 데다 모두가 둘이 친하게 지내는 걸 싫어해서 떼어놓으려 했다는 걸 생각한다면 이래저래 둘이 계속 하하호호하며 살기는 힘들었다.

5.2. 유단

서로 쉴 틈 없이 까면서 티격태격하는 사이. 대체로 백란이 유단을 괴롭히고 유단이 거기에 화내거나 역공하는 구도. 백란은 유단에게는 유독 유치하게 굴거나 보모처럼 갈구는 모습이 많다. 한편 유단은 고양이상이고 백란은 여우다 보니 둘의 성격이 은근히 닮은 점도 많다. 둘 다 성깔 있는 츤데레에 엉뚱한 면이 있고 은근히 취향이 겹치기도 한다. 순수하게 유단과의 관계만 보면 악우이자 현실형제에 가깝지만 위기의 상황에서는 서로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좀 더 소년만화적인 관계.[26] 둘의 티키타카가 워낙 재미있는 데다 일상물부터 스릴러까지 다양하게 묘사가 가능해서 독자들 사이에서 소류 못지않게 인기 많은 조합이다.

유단은 백란이 대한제국 시절 소류를 한번 포기하고 백여 년 만에 다시 나타난 환생으로, 오른쪽 천안을 비롯한 많은 힘과 기억을 잃고 모습도 영혼도 많이 변질된 존재다. 그렇기에 백란은 유단을 소류와 다른 사람이라 구분하면서도 닮은 점도 있기에 백란에게 있어서 유단은 매우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일 수밖에 없다. 거기다 유단은 성격 자체가 본인이 보기에는 영 믿음직스럽지 않은데, 소류에게서 퇴마의 본능만은 강하게 물려받아 자신이 감당할 힘도 없으면서 자꾸 무모하게 나서다 위험에 처하니 백란의 입장에서는 화가 안 치밀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처음에는 백란 쪽에서 유단을 거부했지만 유단은 자기 나름대로의 사정 때문에 반월당 단골손님 겸 브로커가 되었고, 결국 백란도 초반에는 신경질 내다가 나중에 가면 둘이서 놀거나 초대를 하는 등 훌륭한 악우지간이 된다.

<저승손님> 편에서 요괴는 인간이 조금만 애정을 줘도 쉽게 사랑에 빠지고 사랑하는 상대에게 모든 걸 줄 만큼 헌신적이게 된다는 묘사가 있는데 백란도 엄연히 요괴인 만큼 이 점에서는 별 차이가 없고 소류의 미련을 다 버리지 못한 백란이 유단에게 마음을 연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 때문에 초반부와 후반부의 성격 묘사를 보면 백란이 유단과 친해지면서 백란의 마모된 감정이 많이 돌아온 것을 알 수 있는데, 백란이 표정이 풍부해졌다는 언급이 몇 번 나온다. 여태까지 소류의 환생은 만나자마자 바로 죽어버렸다는 걸 고려할 때 처음으로 오래 살아남아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갖게 된 유단은 큰 의미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유단을 구해줄 수 있던 존재가 백란뿐이었듯이, 백란을 구할 수 있던 건 소류가 아니라 유단이었다. 소류는 PTSD가 너무 심해서 백란과 직접 대면할 수 있는 정신상태가 아니라서 백란과의 상호관계는 소류의 얼터 에고인 환생체의 인격이 대신할 수밖에 없었는데, 유단은 소류와 닮았지만 다른 점을 적절히 이용해 처음으로 팔목귀의 암살시도에서 '오래' 살아남는데 성공한 최초의 환생이며 백란과 강한 접점을 가지며 팔목귀의 정체에 도달하는데 처음으로 성공한 존재다. 또 유단은 자신의 무의식에 잠재한 소류의 잔재를 통해 백란이 정말로 듣고 싶어한 소류의 유언을 듣고 과거를 정리할 수 있었다. 그와 별개로 요괴라서 현실감각이 부족한 백란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주는 것도 유단이다.

백란이 유단을 소류와 완전히 분리해서 보는 건 불가능했지만, 그와 별개로 유단의 안전을 위해 본편 마지막에 천계로 도망치거나 유단이 가짜로 인해 위험해진 걸 알자 경고하기 위해 지상에 내려오거나 유단이 소류의 기억으로 인해 외전에서 괴로워하자 네가 소류가 아니라도 좋으니 그저 살아만 달라고 진정시키거나 어린 시절의 소류와 그랬듯이 어린애 싸움을 벌이는 등 유단 자체도 백란에게 많이 소중한 존재다. 하지만 갈굼으로만 표현하다 보니 영 좋은 소리가 안 나온다는 게 문제.

옛날 소류와 친하게 지냈을 적에는 모두가 이를 꺼려서 헤어지라 압박했기 때문에 팔목귀 건이 아니더라도 둘이 언제까지고 사이좋게 지내기는 힘들었지만, 유단은 수명물 문제만 제외하면 천계도 요괴도 도깨비도 둘의 관계를 대체로 반대하지 않고 지지하거나 관망해서 그 걱정은 없다. 또 옛날처럼 신라를 구한다거나 세계를 바꾼다거나 하는 무거운 의무나 사명 같은 거 없이 평범하게, 반대로 자유롭게 함께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소류와는 없던 안정성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백란에게 있어서 소류가 과거 자신의 세계였다면 유단은 현재이자 미래인 것.

5.3. 팔목귀

소류를 조종해서 자신을 토막살해해 평생 후유증을 달고 살게 만든 데다가 소류에게 누명을 씌워서 1400년 동안 고생시킨 불구대천의 원수이자 반드시 복수해야 할 대상. 백란은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 1300년 동안 천계의 소환을 무시하고 지상에서 남아 아무도 모르게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었다.[27] 하지만 백란의 안력(眼力)으로는 철저히 은둔해서 연쇄살인을 저지르던 팔목귀의 행보를 쫓기 힘들었고, 이 때문에 정체조차 모른 채 1300년 동안 별다른 단서도 없이 막연하게 쫓다가 21세기의 환생이었던 유단이 처음으로 팔목귀의 청부살인에서 수차례 살아남는데 성공하고 그의 천안을 통해 팔목귀의 정체를 파악하는데 성공, 환상열차에서 기어코 완전히 소멸시키는데 성공하면서 1400년에 걸친 악연을 마무리지었다.

다만 팔목귀는 소류의 환생을 편집증적으로 죽이거나 포섭하려고 든 데 반해 백란은 1400년 전에 한 번 죽인 이후로는 본편 전까지 별 관심을 안 보였다. 소류와 달리 백란은 천계가 행보를 계속 주시하는 데다 백란은 자신을 추적하기 힘들기 때문에 괜히 움직였다가 행적을 들키는 것보다 그냥 무시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모양. 기껏해야 소류의 환생이 백란과 만날 때마다 청부살인을 한 정도였고, 이것조차 소류의 환생이 각성하는 걸 미리 차단한다는 목적이 크지 백란은 부차적인 문제였다.

본편에서 백란에게 흉신악살을 건 이유는 유단을 유인해 사몽의 저주로 죽이는 것+실패할 경우 천형죄인임을 밝혀 천계의 손으로 차도살인하기 위해서였지 백란의 생사 여부는 덤에 지나지 않았다. 원전에서 천호는 그 중국인들조차 하늘의 관리라는 이유로 죽이지 못하고 쫓아내기만 하는 존재라는 점과 소류가 백란을 죽인 대가로 1400년이나 천형죄인으로서 각종 개고생을 해야 했던 걸 감안하면 백란을 죽인 것도 특별히 백란을 위협시해서라기보다는 본편에서 그랬듯이 소류를 궁지에 몰아넣기 위한 행동이었을 가능성이 더 높다.

이 때문에 본편에서 팔목귀가 백란을 제대로 죽이려고 한 건 백란이 환상열차에 쳐들어오자 양분으로 흡수하려 한 정도였다. 백란이 팔목귀를 찾기 힘들었던 건 이런 팔목귀의 백란에 대한 무관심도 한몫했다.

6. OST

반월당의 기묘한 이야기 : 戀, 歌.

드라마 CD에 나온 백란의 전용 캐릭터송인 <상사화>가 있다. 소류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이 잘 표현되었다는 평을 듣는다.
<상사화>


선계에 서면 수많은 족쇄들
모든 것들이 다 부질없는데
그 모진 세월 속에
그대를 향한 그리움이
메마른 한숨 되어
그대를 보낸 자리에 차오르네

님이여 어찌 저만 남겨두고
오지 못할 길 떠나가나요.

나 그립고 그리워 목메어도
이제 그대는 하늘 아래 없네요.

7. 작가 Q&A

  • 유단이는 작중에서 PC&콘솔게임파라(대형 화면+웅장한 사운드 선호) 스위치를 출시 때부터 갖고 있지는 않지만, 링피트가 나왔을 때 쌍둥이가 알려줘서 백란이에게 시키려고 셋이 작당해서 산다. 백란은 몸 쓰는 걸 싫어해서 근육통은 안 오는데, 처음에는 모두의 성화에 못 이겨서 조금 하는 척하다 주술로 화면 안에 있는 캐릭터만 움직이게 하고 자기는 누워서 구경이나 한다고.
  • 매운 걸 못 먹지만 정작 본인은 잘 먹는 걸로 착각한다. 깨닫는다면 뜬금없이 인류를 욕한다나.
  • 진평왕 시대에는 시녀들과 요괴들이 백란의 가신 노릇을 하고 있었다. 이 시녀들도 엄밀히 말하면 요괴인 만큼 요괴들이 시중을 들었다고 보면 된다.
  • 패션 취향은 품격 있지만 고대 출신인 만큼 현대인 기준에서는 난해하다.[28] 팔다리를 드러내는 옷은 품위 없다고 생각해서 안 입고 한여름에는 얇은 옷이나 요괴 특유의 서늘한 옷감을 골라 입는 주의. 옛날 한복이 팔다리를 대놓고 드러내지 않는 걸 생각하면 된다.
  • 고대에는 당시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 장발이었다. 이는 소류도 마찬가지. 백란이 단발인 것은 소류에게 참수당할 때(...) 머리카락까지 같이 잘려나갔고, 성장이 멈추면서 머리카락도 자라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 남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건 천하다는 이유로 안 하고 한심한 눈으로 모든 걸 구경하면서 흥미로워한다.[29] 다만 일 관련이나 정말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경우라면 할 때도 있다.
  • 본편 중반까지는 반월당에만 틀어박혀 방구석 폐요 생활을 고수하다 보니 21세기 대한민국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 문명에 미숙했다. 현대 문물을 접하면 오늘은 이걸 보고 "아, 요괴 평생 제일 놀랐다." 한다면 내일은 또 다른 걸 보고 "아, 요괴 평생 제일 놀랐다."라는 식이다. 증강현실이나 3D프린터 같은 종류는 요괴 세상에서는 별로 신기할 것도 없기에 시큰둥하고, 차라리 마약방석이나 주차장의 거대한 광선검 같은 것에 더 놀란다.
  • 전근대 한자 문화권 상류층이 으레 그렇듯 독서를 좋아한다. 일단 글자가 있으면 다 좋아하지만 특히 자신의 직업과 관련된 귀신 이야기를 가장 우선적으로 수집하고 가장 많이 읽는다. 전반적으로 다 좋아하고 신지식도 좋아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일기장 이런 것도 좋아하고 하여간 다 좋아한다. 만화책도 있으면 보는데, 인간들이 만화로 표현하는 상상력을 좋아한다.
  • 본인의 까다로운 성격과 상류층 시절의 영향 때문에 타인이 자신에게 접촉하는 걸 싫어한다.
  • 어린 시절은 기본적으로 천진하지만 엄연히 사람을 가리기 때문에 특정 대상에게만 그러며, 자기 마음 속 서열 1위와 함께 있을 때 더 천진해진다. '그 일'을 겪기 전에도 성장하면서 어린 시절과는 어느 정도의 성격 변화를 겪었다.
  • 유단을 괴롭힐 때는 '마음은 아닌데 몸은 기억하고 있었다(비록 다른 몸이지만)'+'이렇게 괴롭혀야지' 하는, 어린애스러운 천진하면서 사악한 생각이 자기들끼리 공모해서 만들어낸 결과.
  • 지상에 강림한 날을 자기 생일로 취급한다. 외전 1부 <여우초롱>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음력 5월 12일이다.
  • 나가는 걸 귀찮아해서 백란에게 놀러가는 건 방으로 놀러간다는 뜻이다. 어디를 굳이 나가려 하지는 않고 누구와 가는지가 중요하다. 박물관 구경은 좋아하지만 굳이 혼자서 가려고 하지는 않는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유단이 간다고 하자 솔깃해져서 억지를 부려가며 동행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 유단의 학업과 진학 문제에 대해서는 고3 엄마 된 것마냥 갈군다. 그렇다고 본인이 고등학교 수험을 아는 것도 아닌지라 억지로 시키고, 엉뚱한데 집착하고, 무조건 잘 보라고 부담만 준다.
  • 털 빨래는 별로지만 탕에 들어가는 건 좋아한다. 들어가기 전까지 싫다, 나와서 맥빠지는 것도 싫다, 털 말리기 싫다는 식으로 귀찮아한다. 정작 본인은 시중을 받는지라 본요가 직접 하는 게 아닌데도 저런다고. 그래도 목욕 후의 개운한 느낌은 각종 보물로 정화하는 것과는 다르다며 꼬리 다 말려서 원래대로 부풀려놓고 시원한 걸 마시면서 상쾌해한다.
  • 유단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 건 서로 위험한 입장이기에 '그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있기 때문이다. 팔목귀 같은 것들이 찾아올 것을 두려워한다고. 이외에도 이름을 부른다는 건 상대를 잘 모를 때 상대가 누구인지 인지하기 위한 것이기도 한데, 유단과 백란이 이름을 부르지 않는 건 '너는 그냥 너, 유일무이한 그 사람'으로서 '부를 필요가 없다'라는 특별한 유대감이자 동지의식을 뜻하기도 한다. 단 유단이 상대 이름을 안 부르는 건 유단의 성격 문제가 크다고.
  • 백란 외의 다른 천호도 존재는 하지만 천계 기준으로 저렇게 활발히(?) 실존하는 천호는 상당히 귀한 상황이다.
  • 꼬리는 의식하면 무게가 있지만, 보통은 자기 꼬리니까 의식하지 않고 붕붕 휘두른다.
  • 자연 상태로 사냥 등을 하며 살았다면 송곳니가 잘 발달했겠지만, 인간들과 어울려 차려주는 밥상을 받고 생활하다 보니 잘 쓸 일이 없어서 평소에는 넣어둔다. 쓸 일이 있으면 꺼내는 정도.
  • 소류가 죽지 않았으면 둘이 살아가기가 그래도 훨씬 나았다.
  • 소류는 도깨비왕이기는 했지만 수명은 보통 인간과는 다를 바 없으며, 오히려 각종 위험 때문에 수명이 줄어들 걱정부터 해야 한다.
  • 요괴들은 인간보다는 장수하지만 각 종족과 개체마다 수명 차이가 크다.
  • 유단은 소류와 외적으로 내적으로 닮은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다. 이 때문에 유단을 볼 때마다 소류와 닮은 점과 다른 점을 떠올린다.
  • 늘 인간 모습으로 돌아다니지만 '여우' 요괴인 만큼 본체는 여우다.
  • 여가시간에는 책 읽고 그림 그리고 누워서 옛날 일을 떠올리고 기타 등등으로 지낸다.
  • 얼굴과 팔에 새겨진 문양은 피부에 문신처럼 새겨졌다기보다는 일종의 신성한, 주술적인 의미다.[30]
  • 차는 오랜 세월 동안 마셔온지라 제일 즐겨 마신다. 탄산음료는 극혐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재미있어한다.
  • 유단은 백란을 처음 만났을 때 '여우다' 정도의 인상으로 받아들였다.
  • 예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당사자는 자기 취향에 따라 '기품 있고 우아하다, 완전 멋진 여우다' 정도로 필터링해서 듣는다.
  • 소류가 만들어준 인형은 다 좋아했지만 그중에서 토우처럼 사람들이 이렇게 저렇게 생활하는 모습을 웃기게 표현한 인형들을 좋아했다.
  • 피리는 듣는 걸 좋아하고 거문고는 연주하는 걸 좋아한다. 피리는 어릴 때부터 소류가 버드나무 줄기를 만파식적으로 개조해 백란에게 불러줘서 그런 듯.[31]
  • 일반적인 개과 동물의 털갈이와는 다르지만 요괴 나름의 털갈이 비슷한 게 있다. 손으로 힘 줘서 약간 털을 뽑듯이 쓸어내려 모으는 느낌.
  • 천호 같은 대요괴들의 옷은 바느질 자국 하나 없는 신비한 천의(天衣)라서 딱히 꼬리를 내놓기 위한 구멍이 있다기보다는 대요괴의 본연 그대로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도록 알아서 잘 만들어져 있다고 한다. 만약 누가 구멍이 있는지 보려고 하면 뭔가 보이는 척하다가 갑자기 눈앞에 이세계가 펼쳐지면서 정신을 쏙 빼놓더니 어느 순간 머리를 한 대 맞고 꾸지람을 들으며 현실로 돌아올 거라고.
  • 백란의 MBTI는 작가가 설정하지 않아서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다.
  • 반월당은 서울 종로구 어딘가이며 자세히는 설정하지 않았다. 유단의 집은 서대문구 어딘가의 연식이 꽤 있는 구축 중형 아파트 단지로 반월당과 버스로 20분 정도의 거리.
  • 키는 173cm로 본편 당시 유단과 동일하다.[32]
  • 작중에서는 주로 소류에게 잘려나간 꼬리 1호를 개조한 창을 쓰지만 소류와 동행하던 시절에도 각종 귀물들과 전투를 벌여야 했고 남북국시대 당시에는 워낙 험한 생활을 했다 보니 어지간한 무기는 다 쓸 줄 안다.

8. 기타

창작물에서 보기 드문 남성형 여우 수인 캐릭터다. 보통 여우 수인은 여성형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이건 남성형 고양이 속성이 있는 유단도 마찬가지다. 사실 백란의 모티브가 길달이라서 남성형인 게 오히려 당연하지만. 거기다 일반적인 이미지와 달리 의외로 천호를 비롯한 매구 전승은 남성형도 상당히 많다.

모티브는 길달 천호임이 확실시되며[33] 본편에서 소류-유단과 맺은 관계와 행적 때문에 어린 왕자에 나오는 장미와 여우도 모티브가 아니냐는 추측이 있다.

요괴다 보니 스스로 아류 내지는 사이비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일시적으로 부처의 힘을 흉내내거나 팔목귀 퇴치 때 '서방정토'를 언급하는 대사를 보면 당대 불교와 습합된 존재이기도 하다. 한 독자는 백란이 빛나는 존재(무량광無量光)임이 강조되고 이유야 어쨌든 긴 세월 동안 지상의 인간과 요괴들을 구하고 보필했다는 점에서 무량광불無量光佛, 즉 아미타불이 모티브 중 하나라는 설이 있다. 유단의 행적이 관세음보살과 통하는 점이 있고 전생인 소류의 이름에 류柳가 들어간다는 점에서 관세음보살의 응신應神인 양류관음(楊柳觀音)과 관련된 해석도 있는데, 이를 합치면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南無阿彌陀佛 觀世音菩薩이 된다.[34]

남북국시대 당시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가게를 차릴 여유가 없었던 점과 외전 1부에서 유단이 반월당을 조선 시대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이라 평한 걸 보아 서울 종로구에 소재한 '현재의' 반월당 건물은 조선 시대에 건립된 것으로 보인다. 본편에서 1번 박살나서 조선시대 양식으로 재건해야 하긴 했지만.

9. 관련 문서



[1] 웹툰 PV와 드라마 CD 성우가 다른 이유는 캐스팅을 그대로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바뀌었다. https://m.blog.naver.com/cyanchrome/223443709365 [2] 작중에서는 천 년이라 주로 언급하지만 6세기 말~7세기 초 출신이며, 100년은 혼수상태였음으로 실질적으로는 1300살이 좀 넘는 수준. [3] 천호는 원래 중국 설화에서 천년 넘게 수련해 하늘과 통하게 된 여우를 뜻하는 말인데, 백란이 지상에 내려간 이후에도 종종 천계에서 동방청제를 스승으로 모셨다는 것으로 보아 중국계 신라호(?)로 볼 수 있다. 원전에서 천호는 하늘의 관리이기에 지상의 인간이 죽일 수 없어 아무리 사고를 쳐도 죽일 수 없고 쫓아내는 게 한계라 유성신(劉成神)처럼 중국에서 사고 쳐서 신라로 쫓겨났다는 설화도 있는데 백란의 모티브 중에는 이것도 있는 모양. [4] 작중 언행을 보면 1300년의 경험치와 별개로 정신 연령도 여전히 낮은 편이다. 그래도 천호라는 종족값이 폼은 아니라서 유체든 뭐든 어지가한 귀신이나 요괴는 충분히 아작낼 정도로 강하다. [스포일러1] 전근대 시절 한자 문화권에서는 이름을 여러 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삼국유사에 기록된 이름인 길달(吉達)은 신라 조정에서 부른 공식 이명이었을 수도 있다. 삼국유사에서 길달은 비형랑의 추천을 받아 집사 벼슬을 받았고 각간 임종(林宗)의 양자가 되어 흥륜사 남쪽의 길달문에 거주했다고 하는데, 본편 회상에서 백란은 자신의 궁전이 따로 있고 시녀들도 거느리고 있었지만 백란이 진평왕과 대면하며 신라 왕실에서 정식으로 일했던 시절이 있었음을 감안하면 집사 벼슬과 각간 임종에게 신세를 진 건 사실이었을지도 모른다. [6] 유단 외에도 미아처럼 어느 정도 기억하는 사람은 백 선생님이라 부른다. 백란에게 구조된 어린아이가 밀색 털의 여우라고 대강이나마 기억한 걸 보면 인식의 여부에 따라서는 어느 정도 기억이 남는 듯. [7] 중국의 천호 전승이 대체로 사고 치다가 털리고 천계의 존재라서 못 죽이고 쫓아내는 게 대부분이다. [8] 파견 당시 나이가 인간 외형 기준 세는 나이 6~7세 정도밖에 안 됐다. [9] 곱상한 외모를 가진 고양이상의 미소년인 유단도 백란보다는 남성적인 외모를 하고 있다. [10] 고대인 기준으로는 엄청난 장신이지만 인간 나이로 고등학생 정도일 때 멈춰서 성체가 되지 못한 상태를 기준으로 하기에 성체까지 성장했으면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11] 정확히는 지상에 강림한 날이지만 백란은 이날을 자기 생일로 여긴다. [12] 신라의 정체성이 강한 것으로 보아 신라가 완전히 몰락하기 전까지는 친신라 성향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13] <저승손님> 편에 따르면 요괴가 인간을 홀리듯이 요괴도 인간의 생기를 동경하기 때문에 인간이 요괴를 조금만 상냥하게 대해도 쉽게 사랑에 빠지지만 요괴가 인간을 사랑하면 서로 불행해진다고 한다. 백란과 <저승손님> 편에 나온 은매화 요괴의 행적을 보면 요괴가 한번 인간을 사랑하면 (그 결과가 자멸뿐이라도) 끝까지 사랑할 수밖에 없는 걸로 보이는데, 백란은 신성한 영기를 가진 천신이지만 동시에 요기를 가진 최상위 요괴이기도 하기에 이런 요괴의 본능은 거스를 수 없는 걸로 보인다. [14] 2010년대 중반에 연재된 웹소설 기준으로 70년 만이다. [15] 이후에 나온 바에 따르면 그냥 피리 따위가 아니라 무려 만파식곡이었다고 하는데, 신문왕의 만파식적은 아니고 소류가 본인의 힘으로 만든 특수한 피리로 불러준 것이라고 한다. 아마 피리는 다르고 곡이 같거나 비슷한 효과를 가진 다른 곡인 듯. [16] 비형랑과 길달의 이야기로 역사에 남았다. [17] 천계 사람들이 비형랑이 백란을 죽이자마자 자세히 확인할 생각도 안 하고 지레짐작한 것도 이런 편견 때문이었다. [18] 그 때문에 본인에게는 트라우마나 다름 없는 제례용 칼도 본인이 가지고 있었다. 다만 원본인 장검은 팔목귀가 갖고 있었고 백란이 갖고 있는 단검은 레플리카라고 한다. 본인의 몸 자체가 특수해서 몸을 썰 수 있는 물건이 얼마 없다고. 1권 청명 편에서 세상을 그렇게 싫어하는데도, 미련을 못 버리고 계속 머무르고 있다는 언급이 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19] 옛날 신라의 도성을 반월성이라고 불렀던 것에서 반월당의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20] 본편의 서술을 자세히 보면 유단이 팔목귀로 인해 플래시백의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21] 설정상 백란은 엄연히 구미호가 본체다. [22] 비형랑 전설은 진지왕 사후 3년 뒤에 진지왕의 귀신이 도화녀와의 사이에서 비형랑을 낳았다는 것인데, 진지왕은 579년에 사망했으므로 582년 전후가 된다. 진평왕의 딸인 선덕여왕 천명공주가 580년대생으로 추정되므로 진평왕에게 있어서 비형랑은 동생이라기보다는 조카에 더 가까운 느낌이었을 것이다. [23] <몽유> 편의 회상에 따르면 어린 시절 비형랑 어머니의 유품을 훔쳐가서는 돌려받고 싶으면 무릎 꿇고 빌라는 희대의 인성질을 시전한 적이 있다.(...) 아무리 이때 백란이 6~7세밖에 안 되었다지만 이러고도 용케 친해졌다. [24] 묘사를 보면 소류가 자신을 죽였다고 알고 있던 당시에도 소류를 끝내 증오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25] 이 때문인지 본편 초반에서 백란은 유단에게 자신에게 의지하지 말고 홀로 살아남을 만큼 강해지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26] 하지만 유단이 백란을 구하기 위해 모든 걸 거는 걸 당연하게 여기거나 외전 1부 초반에 백란이 소류에게 행복하게 웃어주는 모습을 보고 소류에게 질투와 동경을 품었던 걸 보면 유단이 백란에게 가진 감정도 그리 가벼운 건 아니다. [27] 다만 팔목귀를 죽이려고 한 건 복수만이 아니라 소류의 환생이 안전하게 살 수 있게 하기 위한 것도 있었다. [28] 그래도 웹툰판의 묘사를 보면 한복 센스는 있는 것 같지만 외전 1부의 언급을 보면 시중 드는 요괴들이 옷을 골라주는 걸로 보인다. [29] 20세기까지도 가수를 딴따라라 부르며 천시한 걸 생각한다면 고대 출신인 백란의 태도가 유별난 건 아니다. [30] 이 때문에 외전 1부에서 신성을 잃었을 때는 문신이 사라졌다가 신성을 되찾으면서 문신이 돌아왔다. [31] 거문고의 기원은 고구려에서 칠현금을 개조한 것이지만, 신라에서도 신라삼현 중 하나로 거문고가 있을 정도로 거문고를 좋아했기 때문에 신라 출신인 백란이 거문고 연주를 좋아하는 게 고증오류는 아니다. [32] 고대인의 평균 신장과 비교해 보면 엄청난 장신이다. 심지어 백란이 세는 나이 17살 무렵에 성장이 멈춘 걸 고려할 때 성체까지 성장했으면 더 컸을 것이다. 현대 기준으로는 190cm가 넘는 수준. [33] 천호가 원래는 중국 전승인 점과 신라에서 활동했다는 점 때문에 중국에서 사고쳐서 신라로 간 천호인 유성신도 모티브가 아니냐는 추측이 있다. [34] 이외에도 백란이 대한제국기에 소류의 환생과 결별했다가 유단과 만나게 된 것이 불교의 무연無緣으로 해석되거나 팔목귀 퇴치 때 유단이 팔목귀의 허무주의 사상을 반박하는 등 반월당 스토리는 불교와 관련된 해석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