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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게 딱! 좋아!/일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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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성
(이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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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1. 개요2. 공포의 불사약3. 명견 마루4. 목 없는 도둑5. 창 밖의 아이6. 가위눌림7. 단짝 친구8. 조용히 좀 해 주세요9. 오토바이 소녀10. 할머니11. 가족12. 세 가지 소원13. 조난자들

1. 개요

딱이야! 시리즈 28권. 2004년 6월 25일 초판 발행.
에피소드 초기에는 전근대 일본으로 시작하지만 에피소드가 진행될수록 에도 시대와 2차 세계 대전 직후를 지나 제5화 '가위눌림'부터는 배경이 현대이다.

2. 공포의 불사약

이야기는 가난한 사람(이하 그)이 악독한 지주(성주일 수도 있다)[1]가 빚을 갚지 않았다고 딸을 데려가는 걸 보게 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는 딸이 끌려 가는 걸 아내와 같이 지켜보며 울게 된다. 다음날 그는 지주에게 불려가게 되고 지주는 그에게 왜 아직도 빚을 안 갚냐고 다그친다. 그는 당황하며 지주에게 딸을 데려가셨잖습니까? 라고 말하자 지주는 그건 이자고 원금을 달라고 요구 한다.

그날 밤 그는 아내와 함께 여우사당에 찾아가고 거기서 비장한 얼굴로 여우신에게 말하길... 칼을 들고 자신의 목숨을 바칠테니 복수를 해 달라고 한다[2]. 배경을 옮겨서 지주의 집. 지주는 소화가 안되는지 가슴의 답답함을 느끼고 밖으로 산책하러 나가게 되고 산책 하는 도중 복면을 쓴 상인을 만난다. 상인을 불사약을 사라고 지주에게 권하고 지주는 그런게 있냐며 놀라며 얼마냐고 묻는다. 상인 왈, "황금 300냥". 당연히 효능을 당장 알 수 없는데 거금을 요구하여 지주는 사기꾼 취급을 하자. 상인은 "그럼 백년 후부터 1년마다 1냥을 달라"고 하자 지주는 그 약을 산다. 다시 잠자리에 눕게 되는데... 그를 통한 여우신의 복수였을까? 지주는 자다가 심장에 이상이 오는걸 느끼고. 불사약을 집는 순간 죽고 만다. 그리고 지주의 부하 둘이 달려오고 지주의 죽음을 확인하게 된다. 부하들은 "죽기 전에 약을 드시려 했군. 고인의 뜻대로 해드리자." 라며 불사약을 지주 입안에 넣는 순간. 지주는 죽음에서 깨어나게 되고. 부하들은 소스라치게 놀란다.

다음날 아침. 지주는 식사를 하며 진짜 불사약이라 기분이 좋다며 걸신이 들린 듯이 음식을 마구 먹는다. 하녀들은 음식을 지주에게 계속 공급하면서 대화를 하는데..."사람이 죽었다 살아나면 변한다는데 왜 저놈은 욕심만 많아질까?" 라고. 근데 이상하게도 지주는 엄청나게 먹지만 오히려 배고파하고 야위어 가는걸 보게 된다. 그 때 지주가 벌레를 뱉어낸다.[3] 그날 밤 지주는 간지러워 잠에서 깨어나고 몸속에서 뭔가가 그것도 많이 꿈틀거리는걸 느끼고 이후 손바닥 살을 파고 지네로 보이는 벌레 한 마리가 튀어나온다. 지주는 깜짝 놀랐고, 지네가 다시 몸속으로 들어간이후 몸속에서 지네들이 더 심하게 꿈틀거리고 있음을 인지하고 불사약을 팔았던 상인을 찾아간다. 상인은 올 줄 알고 있었다며 항의하는 지주앞에서 처음엔 좀 귀찮겠지만 참으면 금방 나처럼 익숙해질 거라며 복면을 벗자 상인의 얼굴은 살 하나 없이 두 눈알과 해골만 남아있었고 몸통은 지네로 보이는 벌레 투성이였다.

3. 명견 마루

마쓰야마 성의 성주와 그의 충견 마루가 주인공이다.

성주가 몸이 좋지 않아 늘 앓아누워 있는 장면으로 시작되고 이윽고 성주의 개 마루가 성주에게 놀아달라는 듯 행동하자 성주가 몸이 아파 다음에 놀아주겠다고 한다. 이에 마루가 상심하는 것은 덤. 배경을 옮겨서 어느 건물 안.. 성주의 동생이 부하에게 형은 아직이냐고 묻자 부하가 지금까지는 갑자기 성주가 죽어도 의심을 피하기 위해 약한 독을 써와서 그렇고 그것도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성주가 제일 좋아하는 과자에 맹독을 넣어서 끝내버리겠다고 말을한다.

다시 마쓰야마 성. 독이 든 과자를 보내자 성주는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과자가 온 걸 보고 기뻐서 먹으려하나 마루는 그 과자에 독이 든 것을 알고 과자를 뺏어 먹는데 그 모습을 본 성주는 아무리 마루를 아꼈더라도 이건 아니라며 타이르려고 할 찰나... 마루는 한바탕 토한 뒤 거품을 물고 주인의 품에서 죽는다. 나중에 진실을 알게 된 성주는 마루의 충심에 고마워하고 슬퍼하며 마루의 무덤에 비석까지 세운다. 그리고 그 날부터 음식에 독이 있는지 두 사람 이상이 시식하게 하여 건강을 회복한다.[4]

마루를 죽게 한 동생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자객들을 이끌고 형을 직접 암살하러 성으로 잠입하여 성 밖을 경비하는 2명의 사무라이를 수리검으로 처리하고 성에 침입한다. 그러고는 형의 방까지 쳐들어와 형에게 칼을 겨눈다. 형은 당황하며 동생보고 이게 무슨 짓이냐고 화를 내지만 동생은 악랄하게도 개에게 과자를 뺏기지 말고 얌전히 죽었으면 좋지 않았겠냐고 한다. 그런데 이윽고 형의 방에 있는 촛불이 꺼지고 아무것도 안 보이는 무엇인가 나타나 동생을 포함한 자객들을 공격하게 된다. 순간 성 내부를 순찰하던 경비원들이 반란군을 상대하러 오지만 자객들이 죄다 죽어 있는 걸 보고 자객들이 전부 목이 뜯겨 죽었다는 말을 하며 이게 무슨 일이냐고 어안이 벙벙한 채로 성주에게 묻자 성주도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고 한다.

경비원들의 시체 확인 결과 성주 동생의 시체는 없었고 성주는 직접 처리하겠다며 자신의 검을 가져오라 하고 핏자국을 따라 밖을 나선다. 성주는 핏자국을 따라가며 왜 핏자국이 마루의 무덤으로 이어져있나 의아하게 되고 마루에 무덤에서 땅을 파보니 성주 동생의 머리가 나오는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

마루의 영혼은 자신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성주의 동생이 주인을 해치려는 것을 직감해 주인을 해치려는 성주의 동생과 자객들의 목을 물어뜯어 죽인 것이다.

4. 목 없는 도둑

250년 전, 에도가 배경이다. 시대는 평화로웠고 사람들은 부유한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부유한 사람들이 많으면 도둑도 많은 법. 어느 밤, 도둑들이 어느 가게를 습격하였는데 그 가게의 부부가 바닥에 뚫린 개구멍 비슷한 구멍에서 어떤 도둑이 손을 더듬거리고 있는 것을 보고 그 손을 묶어버린다.[5] 그리고 그 소리를 듣고 달려온 일하는 사람들을 데리고 몽둥이를 들고 그 도둑의 동료가 있을 거라며 나갔지만...다들 경악하는데 그 도둑은 집 밖에서 목이 잘려나간 채로 발견되었다. 도둑들이 자신들의 정체가 들킬 것을 우려하여 동료의 목을 잘라서 달아난 것이다. 시체를 본 경찰들도 도둑들의 야비함에 질린 듯 동료까지 버리고 가는 도둑들을 비판하며 쯧쯧 혀를 찼다.

그 후 어느 날 밤, 가게 주인이 밤중에 물을 마시러 나왔다가 목이 잘린 도둑의 귀신과 마주친다. 그 후 목 없는 귀신은 밤마다 나타나서 주인과 그 가게에서 일하던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으며 결국 일하던 사람들이 무서워서 못 살겠다며 떠나버리고 만다. 심지어는 제를 올리는 스님도, 교토의 유명한 음양사도 목 없는 귀신이 나타나자 무서워서 도망치기에 바빴다. 결국 이러다 내가 망하겠다 싶어 주인은 두려움을 무릅쓰고 목 없는 귀신에게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를 물어보자, 귀신은 뒷산의 어떤 나무로 따라오게 해서 땅을 파 보라는 듯이 손짓하였다. 땅을 파 보니 잘린 머리가 나왔으며, 주인은 머리를 수습하여 장례를 지내 주었다.

한편, 목을 다시 찾은 귀신은 이승을 떠나지 않고 동료들에게 복수하러 갔다. 이 때 동료 도둑들이 들키지 않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며 살려달라고 비는데, 귀신 도둑은 "나도 그래."라고 말하며 남은 동료들을 모두 숙청해버린다.

5. 창 밖의 아이

1946년, 패전으로 폐허가 된 일본이 배경이다. 어떤 부랑자 소년이 남자에게 돈을 구걸하나 남자는 지저분하다며 소년을 밀쳐버린다. 소년은 "미군에게 빌붙어 사는 주제에..."라며 몹시 분해한다. 한편 그 남자는 미군 부대에서 일하며 큰 돈을 벌고 있었던 듯하다.

그 후 남자가 통조림이 몇 개 들어있는 봉지를 들고 걸어가는데 소년이 같이 구걸하던 친구들과 같이 남자에게 달려들어 봉지를 떨구게 만들고 소년이 떨어진 봉지에서 나온 통조림을 훔쳐 달아난다. 남자가 소년의 뒤를 쫓아갔고, 도망치던 소년은 그만 달려오던 차에 치여 사망한다. 사람들이 사고 현장에 모이자 남자는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난다.

얼마 후, 남자는 술집에서 술을 마시며 그 때 소년을 쫓아간 것을 후회한다. 그런데 그 소년이 창문 너머에서 웃으면서 들여다보며 서 있던 것이다. 소년이 살아 있는 줄 알고 안심한 남자였으나, 그 후 어떤 요리점에서 식사를 하는데 또 창 밖에 그 소년이 들여다보고 있었고 남자는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또 얼마 후 어떤 고급 양식점에서 어떤 여자와 같이 식사를 하고 있는데 창문 너머에는 항상 언제나처럼 그 소년이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화가 난 남자는 여자에게 소년이 자기가 식당이든 집이든 화장실이든 어딜 가든 항상 창 밖에서 들여다봐서 이제 미치겠다고 푸념을 늘어놓는다. 그런데 그 여자가 깜짝 놀라서 새파랗게 질린 얼굴이 되어 여기는 3층인데 어떻게 창 밖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이냐고 묻자 남자도 상황을 파악하고 겁에 질린다. 그 소년은 그 때 교통사고로 죽은 원혼이었던 것이다. 마지막에 소년이 시퍼런 얼굴에 핏발이 선 눈으로 씨익 웃으며 보는 장면의 클로즈업으로 끝난다.

6. 가위눌림[6]

수면마비가 주제인 괴담. 어떤 초등학교에서 여학생 둘이 복도에서 어젯밤에 여자가위귀신이 나타났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자 그곳을 지나던 소년이 가위에 눌린건데 귀신인 줄 알았냐고 깔보면서 가위에 눌리면 가만히 있으면 된다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큰소리치고 여학생들은 기분나빠한다.

그런데 그날 밤 소년 역시 침대에서 자다가 똑같은 경험을 한다. 잠을 자던 소년이 가위 걸린 상태에서 눈을 떴을 때 눈 앞에 여자귀신이 보이는 것이었다.[7] 그리고 일어나려고 안간힘을 썼을 때 바로 옆에 여자 가위귀신이 있던 것이다. 그리고 또 안간힘을 쓰려 하자 이번에는 여자귀신이 바로 앞에 가까이 있었던 것이었다. 겨우겨우 잠에서 깨어나서 식은땀을 닦고 다시 자려고 누웠으나 이번에는 침대 안에서 여자귀신의 손이 튀어나와서 소년의 등짝을 붙잡는 것이었다.
결국 여자귀신은 소년의 등짝을 붙잡고 소년이 새벽에 완전하게 잠 못자게 만들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괴담을 경험한 친구의 이야기를 믿지 않으면서 깔보다가 자기가 직접 경험하게 된다는 점에서 미국편의 '히치하이크 괴담' 편과 패턴이 비슷하다.

7. 단짝 친구

어느 남녀 공학에[8] 친자매 이상으로 친한 두 여학생(둘 중 한 명의 작중 이름은 '하루에' 나머지 한 명은 이름이 나와 있지 않으므로 그냥 '친구'로 서술한다.)이 있었다. 어디든 같이 팔짱 끼고 다니는 둘을 보고 어떤 여학생이 여자애들의 우정은 남자가 생기기 전까지만 지속되는 덧없는 것이라고 하였다. 두 여학생은 연극부에서도 같이 활동하였다.

그러던 중 둘 다 연극부 선배 남학생에게 꽂히게 되는데, 하루에는 그 선배가 자기 친구한테만 눈길을 주자 이를 고깝게 여기기 시작하였고 결국 체육관에 둘만 남아서 크게 다투게 된다.[9] 다툼 끝에 친구에게 싸대기를 얻어맞은 하루에는 밀려나다 커튼벽에 머리를 세게 부딪쳐 의식을 잃은 채로 쓰러지면서 커튼을 잡고 넘어지다가 커튼이 찢어지고 체육관 천장에 매달려 있던 대형 조명기구들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면서 거기에 깔려 버린다. 뒤늦게 사태를 깨달은 친구는 충격과 공포에 빠져 하루에를 불러보았으나 미동이 없었다. 결국 하루에를 자기 손으로 죽게 했다는 자책감에 울면서 체육관을 뛰쳐나오는데 하루에가 체육관 앞에 떡하니 서 있었던 것이다.[10]

친구는 어안이 벙벙하여 무대 뒤로 쓰러져서 조명기구에 깔리지 않았냐고 하자 하루에가 해맑은 표정으로 나쁜 꿈이라도 꿨냐면서 자신은 오늘 체육관에 간 적도 없다고 하였다. 그제서야 긴장이 풀렸는지 친구는 무척 놀랐다며 눈물을 쏟으며 하루에를 얼싸안는다. 하루에는 울고 있는 친구를 달래 주며 집까지 바래다 주기로 한다. 그렇게 모든 게 꿈이었던 듯 훈훈하게 끝나는 듯 싶었으나...

잠시 후 친구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낀다. 운동장에 둘의 그림자가 비쳐 있었는데 하루에의 그림자에 머리가 없는 것이었다. 하루에를 돌아보니 조금 전까지의 온화한 미소는 온데간데없고 창백한 얼굴에 살벌한 웃음을 지으며,
"어서 가자."
그리고 친구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는 것으로 마무리.

8. 조용히 좀 해 주세요

어느 회사[11]의 기숙사에서 층간소음에 시달리던 남자의 원혼 이야기이다. 남자는 시끄럽게 놀던 일꾼들에게 야근하고 와서 쉬고 있으니 조금만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하고 거듭 약속을 받지만 그들이 계속 말을 듣지 않아 화가 나서 따진다.

하지만 일꾼들의 무자비한 폭행에 만신창이가 되었고 시골에서 요양하다가 죽고 말았다. 일꾼들은 이웃에게 그 남자 이야기를 듣자 불안한 낌새를 느낀다. 문제는 이 날부터였다. 갑자기 일꾼들이 차례차례로 한 명씩 피곤함을 호소하며 침대에 누워 있었고, 다음 날 날붙이에 심장이 찔려 죽은 채 발견됐다. 한가지 특이점은 찔려 죽었을 때 뭔가로 귀를 막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일꾼도 피곤함을 호소하며 쉬려고 하는데 곳곳에서 걸리적거리는 소리가 나서 솜으로 귀를 막고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심장이 요란하게 뛰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알고 보니 자신의 심장이었고 괴로워하며 누가 이 소리좀 멈춰달라고 비명을 지르자 남자의 원혼[12]이 송곳을 들고 나타나서 "조용하게 해 줄까?"라며 일꾼의 심장을 움켜잡고 찌르려는 장면으로 마무리.

정황상 앞의 두 일꾼과 똑같은 최후를 맞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9. 오토바이 소녀

어느 남성 문학가가 시골의 큰 집에서 작품을 쓰고 있었는데 갑자기 오토바이 달리는 소리와 오토바이를 탄 남녀의 함성에 방해를 받는다. 문학가는 시골까지 와서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 때문에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작품 쓰는 일이 잘 풀려 기뻤다. 그리고 웃으며 잠자리에 드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크게 충돌하는 소리가 나서 깜짝 놀라서 잠에서 깬다. 그리고 고요해지자 다시 잠자리에 드는데... 문학가의 위에 핏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잠시 후에 어떤 여자가 피를 철철 흘리며 거꾸로 매달린 채로 문학가의 앞에 불쑥 나타나는 것이다. 정신을 차려 보니 핏자국이 없어져 있었고 모든 것은 문학가의 악몽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꿈 치고는 너무 생생하였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여느 때처럼 하루를 시작하며 집 앞의 큰 나무 앞에 섰는데 나무 밑에는 피가 흥건하고 박살난 오토바이가 있었으며 위를 올려다보니 어제 오토바이를 타던 여자가 어젯밤 꿈에서 봤던 것이 실제와 똑같이 피범벅 시체가 된 채로 나무 위에 거꾸로 걸려 있던 것이었다.[13]

10. 할머니

너희들을 위해서라면 난... 굶을 수도... 또다시 죽을 수도 있단다.
이야기는 할아버지의 회상으로 시작된다. 이 할아버지의 어머니, 즉 증조할머니는 가뭄으로 모두가 굶고 있을 때 당시 젊었던 할아버지가 미음이라도 드시라고 청해도 말을 듣지 않고 모두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단식하여 세상을 떠났다. 밥상머리에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은 아이는 그게 자기와 무슨 상관이냐면서 여전히 반찬 투정을 부리고 이를 보다 못한 아버지가 아들에게 밥그릇을 들리고 방으로 끌고 가서 다 먹기 전에는 나오지 말라고 한다. 여전히 심통이 나 있던 아이는 밥그릇을 던져버리는데 잠시 후 증조할머니 귀신이 나타나서 그걸 주워 먹는 것이다. 아이는 무서워서 도망치려고 방문을 마구 두드리지만 그 때 방문이 열리며 증조할머니 귀신이 나타났고 아이는 너무 놀라 뒤로 넘어진다. 일어나 보니 바로 뒤에 증조할머니 귀신이 있었고 아이가 무서워하면서 다시는 반찬 투정을 부리지 않겠다고 하자, 증조할머니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증손자에게 자신은 괜찮으며 모두만 무사하다면 자신은 언제든지 죽을 수 있다는 감동적인 명대사를 남기고 사라진다. 보기 드문 감동+교훈적인 내용이 담긴 이야기로 별다른 피해 없이 끝난 몇 안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11. 가족

어느 학교에서 미술 작업을 하던 두 학생(작중 이름은 혼마 사부로(남학생), 사치코(여학생))이 오늘 밤을 새워야 겨우 끝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사치꼬네 집에서 마저 작업하기로 한다. 사치코의 집은 큰 정원이 딸린 넓은 일본식 주택이었는데, 사치코네 가족들이 사부로를 반갑게 맞이해주었고 어린 동생들이 사치꼬에게 매달린다.

한편, 사치코네 부모님께 인사하고 방에서 대기하던 사부로는 뒤집어져 있던 액자를 발견하고는 이를 들추며 사치코의 가족 사진을 본다. 잠시 후, 사치코가 사복으로 갈아입고 다과를 들고 들어왔는데 여전히 동생들이 매달려 있어서 사부로가 동생들이 매달리는데도 싫은 소리 한번 안 하는 자상한 누나라고 하자 갑자기 사치코가 노발대발하며[14] 자기한테 동생 같은 것은 없다고 언성을 높인다. 사부로가 당황하며 뒤에 매달려 있는 애들은 누구냐고 하자 갑자기 사치코가 깜짝 놀란 얼굴이 되었다.[15] 사치코도 동생들이 매달려 있던 것을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결국 사치코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데, 일년 전 가족이 캠핑카로 여행을 떠난 때 사치꼬는 몸이 아파서 집에서 쉬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여행 이틀째 되던 날, 가족이 탄 캠핑카가 중앙선을 침범한 트레일러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사고가 터졌고 가족들은 그 사고로 몰살당한 것이다. 사부로가 지금까지 봤던 것들도 전부 유령이었던 것이다. 마지막에는 가족의 유령들에게 둘러싸인 두 학생이 겁을 먹는 장면으로 마무리.

사실, 여기에는 복선이 있는데, 사부로가 처음 사치코의 집을 보고 "집이 크네. 너네 집 부자로구나."라고 했을 때 헛소리 말라는 장면, 가족사진이 전부 뒤집어져 있었던 장면, 사치코가 동생들이 매달려 있는데 아무 것도 못 느끼는 장면, 사부로가 혼잣말로 사치코는 항상 침울해있다고 한 장면이 그것이다.

12. 세 가지 소원

소원을 들어준다는 부적[16]에 멋모르고 손을 댔다가 가족과 집에 파멸을 불러오게 만든 여대생 에미코의 이야기.

에미코가 친구와 대학 박물관의 물품들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이 부적을 발견하였는데 물품 목록에도 없는 것이어서 그냥 자기가 가지기로 한다. 처음에는 자신의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서 부자가 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었는데[17], 다음 날 건물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던 부모님이 지지대가 무너져 추락사하여 회사에서 거액의 보상금이 지급되는 형태로 소원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넋이 나간 듯 정말 부자가 되어버렸다며 소원이 이루어졌다고 무심코 말했다가 이 일 때문에 여동생과 크게 싸우게 된다.

다음 날 학교에 온 에미코는 부적을 들고 차라리 동생이 죽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버린다. 그리고 그 날 동생이 집에서 가스레인지를 켜다가 가스 폭발로 사망하고 집은 파괴되어 버린다. 그 후 학교에 나오지 않았으며, 가족을 잃은 충격으로 피폐해진 에미코는 파괴된 집터에 주저앉아서 필요하다면 자기가 죽어도 좋으니 부모님과 동생을 돌려 달라는 소원을 빈다. 광란에 휩싸인 그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자 부적에게 소원을 들어달라며 소리를 지르다가 엉엉 운다.

그렇게 한참을 울다 정신을 차려 보니 자신의 방 책상이었고, 방 밖에서는 어머니와 동생의 대화가 들렸다. 모든 게 본래대로 돌아왔다고 생각하여 기뻐하며 방에서 나오는 에미코였으나 곧바로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식겁한다. 어머니는 안면에 가죽도 근육도 없이 뼈만 남아있었고 동생은 온 안면에 심각한 화상을 입은 듯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몰골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에는 그녀가 그들의 몰골을 보고 괴성을 지르는 장면으로 마무리. 소원이 이루어지는 형식으로 보아 에미코는 아마도...

전형적인 원숭이 손 스타일 괴담이다. 이 부적 역시 어떤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을 들어주되 소원 희망자가 원치 않는 결과를 초래한다.

13. 조난자들

무서움보다는 감동적이고 슬픈 이야기. 어두운 밤의 산중, 등산을 하던 다섯 명의 무리가 길을 잃게 된다. 이들 중 '사부로'라는 친구가 손전등을 턱에서 위를 향해 켜면서 장난을 치자 친구들이 심각한 상황에서 농담이 나오냐며 사부로에게 물건을 던진다.[18] 웃어넘기는 사부로였으나 그 역시 심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길을 가다가 양갈래길을 만나는데 일단 사부로가 먼저 오른쪽 길로 가 보고 오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사부로가 돌아오지 않는 것이었다. 친구들이 걱정하고 있을 때 사부로가 돌아와서 그쪽이 아니라며 왼쪽으로 가자고 하였다. 왼쪽 길을 따라가면 금방 마을이 나온다며 따라오라고 하였다. 친구들은 사부로가 갑자기 기운이 넘치고 자신감이 생긴 게 이상하였으나 따라가 보기로 한다. 달은 중천에 떠 있고 친구들이 힘들어하기 시작하자 사부로가 여기 있으면 얼어 죽거나 산짐승이 공격해 올지 모른다며 계속 가자고 하였다. 사부로가 자신을 믿으라고 하자 친구들은 사부로가 어떻게 길을 아는 듯이 얘기하는지 의심하였지만 계속 따라간다. 사부로가 힘내라고 격려하면서 친구들을 이끌었고 계속 가다 보니 불빛이 보였다. 그들은 무사히 마을에 도착한 것이다. 친구들은 이제 살았다고 환호하였으나 친구 한 명이 심각한 얼굴로 얘기했다. 사부로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다음 날이 밝고 친구들과 마을 사람들, 그리고 산악경찰들이 사부로 찾기에 나섰다. 사부로를 찾았지만 이미 시체가 되어 있었다. 전날 밤에 길을 알아보기 위해 갔다가 절벽 끝에서 발을 헛디뎌 추락사한 것이다. 한마디로 친구들은 사부로의 희생 덕분에 목숨을 건진 것이다. 슬퍼하던 친구들은 갑자기 뭔가가 떠오른듯이 충격을 받은 표정이 되었다. 그들이 따라갔던 것은 죽은 사부로의 유령이었던 것이다. 그는 죽어서 유령이 되어서도 친구들을 도왔던 것이다.


[1] 작중에는 이 사람에 대한 정확한 신분 묘사가 없다. [2] 그의 아내는 옆에서 울기만 하는 걸로 보아 아내도 마음을 먹은 듯 하다. [3] 그 벌레는 바로 다음 컷에서 하녀에게 밟혀서 죽는다. [4] 이쯤에서 주민들의 대화가 나오는데 "몸이 안 좋으셨던 분이 놀라우리만큼 건강해지셨네." "영주님의 음식에 독을 탔었다는 소문이 사실이었나봐?"라는 소리가 나온걸 보면 성주의 동생 측도 비밀을 완벽하게 지키지는 못한 듯하다. [5] 이 때 가게 주인은 도둑의 손을 잡아당기면서 자신이 유술을 배웠다고 한다. [6] 이 에피소드부터는 배경이 현대이다. [7] 이 때 소년이 유체이탈이라도 했는지 잠을 자면서 괴로워하고 있는 자신을 내려다본다. [8] 중학교인지 고등학교인지는 불명. [9] 여기서 하루에가 친구를 따라 연극부에 들어온 것임을 알 수 있다. 친구: "너무해. 나 때문에 연극부에 들어왔으면서." [10] 이 때 하루에는 반쯤 감긴 눈에 퀭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친구가 여전히 상황 파악이 안 되는 채로 괜찮냐고 하니까 능청스럽게 "무슨 소리야?"라고 하는 것은 덤. [11] '○○공업'이라고 나와 있다. [12] 이 때 남자의 해골도 같이 있는 모습으로 나왔다. [13] 아마 오토바이를 몰다가 나무에 정통으로 박아버린 것으로 추정. 다만, 같이 오토바이 타던 남자는 어떻게 되었는지 불명. 정황상 남자는 충격으로 날아갔을 걸로 추정된다. [14] 이 때 동생들이 순간적으로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잠시 후 언성을 높이는 컷에서는 다시 웃는 얼굴로 돌아왔다. 작가가 의도한 것인지 작화 미스인지는 불명. [15] 이 때 동생들이 섬뜩하게 웃는 표정으로 바뀐다. [16] 작중에서는 '인어의 심장'이라는 이름으로 첫 언급되며, 그녀는 '부적군'이라고 불렀다. [17] 이 때 책상에서 공부를 하다 책상에 엎드려 잠이 드는 것처럼 묘사된다. 에피소드 후반에 '알고보니 꿈이었다'는 걸로 묘사되었으나... [18] 그 중 맨 왼쪽의 여자는 바위를 들어 던지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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