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문서: 리버스: 1999/스토리/챕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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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리버스: 1999 메인 스토리 특별편: 별 |
버틴의 시점에서 벗어나 소더비와 마틸다가 도서관에서 만나 재단의 기록을 조사하는 내용을 다룬다. 전반적으로 다음 챕터인 챕터 6, 더 나아가 챕터 7까지의 떡밥을 뿌린다.
시간대는 챕터 5의 마지막 날과 같은 1914년 1월 4일.
2. 줄거리
2.1. 달콤한 만남
소더비가 버틴의 부탁으로 마틸다와 함께 숫자를 신봉하는 학파와 관련된 기록을 찾기 위해 제1 방어선 학교의 도서관에 방문해 그녀와 만난다. 소더비가 마틸다가 자신을 단번에 찾은 걸 신기해하자 마틸다는 그런 무도회에서 막 뛰쳐나온 복장은 당연히 튄다고 말한다.마틸다는 소더비가 오기 전에 이미 열람 권한을 신청했으나 도서관에서 관련 기록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몇 년 동안 '폭풍우'의 영향 탓에 관리자가 더 중요한 자리로 차출됐기 때문에 오래된 서적을 정리할 틈이 없었다고. 하지만 마틸다는 자료를 보관하는 곳이 하나 더 있다며 소더비를 그곳으로 안내하기로 한다.
이동하던 도중 소더비는 마틸다 덕에 오랜만에 '무도회'라는 말을 오랜만에 듣게 되었다며 카슨 씨가 했던 말[1]을 떠올려 아버지에게 가라앉지 않을 이동식 로큰롤 파크를 지원 받고 버틴 일행과 파티를 열 것이라 말하자 마틸다는 버틴 '일행'이라는 단어에 꽂혀서 임무를 완수할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호언장담한다.
마침내 두 사람은 '불필요한 정보' 자료실에 도착하게 된다.
훗날 필요한 조각을 시대에 꿰맞춰주기 위해...
당장 중요하지 않은 서류와 보고서를 보관하기 위해...
사람들은 그것을 작은 상자처럼 만들고 회백색으로 벽을 칠했다.
어쩌면 오랫동안 이어질 이 끔찍한 시간을 이렇게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인게임상 '불필요한 정보' 자료실의 설명.
당장 중요하지 않은 서류와 보고서를 보관하기 위해...
사람들은 그것을 작은 상자처럼 만들고 회백색으로 벽을 칠했다.
어쩌면 오랫동안 이어질 이 끔찍한 시간을 이렇게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인게임상 '불필요한 정보' 자료실의 설명.
마틸다는 소더비를 제1방어선 학교 규율 보조 교사의 제1조수로 임명하고 자료실의 색인화되지 않은 옛날 자료들을 살펴보도록 지시한다. 찾을 수 있는 자료는 이미 다 찾아봤다고. 이후 마틸다는 빠진 서류가 없는지 체크하러 자리를 떠난다.
시간이 흐르고, 서류 체크를 마친 마틸다는 소더비가 서류를 다 살펴보지 못하고 잠들었을 것이라며 그녀가 잠에서 깨면 선생한테 돌려보내고 남은 임무를 자기가 완수할 생각에 들뜨게 된다.
그렇게 '불필요한 정보' 자료실에 돌아가는데 예상과 달리 소더비가 자료들을 전부 정리한 채 마틸다를 반갑게 맞이한다. 마틸다는 당황하면서도 소더비에게 제1조수로 합격이라고 한다. 소더비는 '폭풍우'와 '숫자'에 대한 내용이 엄청 많은 보고서를 발견했다고 소리친다.
마틸다는 그 보고서를 소리 내어 읽어보기로 한다. 처음엔 마틸다의 목소리로 나오다가 점차 기록자인 여성의 목소리로 바뀌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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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더비가 버틴에게 필요한 자료인지 묻자 마틸다는 긍정했다. 마틸다는 기록자는 '폭풍우'를 직접 겪었으며, 버틴이 '타임키퍼'가 되기 전의 '폭풍우'의 기록이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2.2. 흠뻑 젖은 과학
마틸다는 먼지가 풀풀 날리는 곳에 이런 걸 처박아 둘 수는 없다며 이 자료를 계속 조사하기로 마음 먹는다.기록자는 '폭풍우'로 인해 허무감에 휩싸였다. 그녀는 아직도 파울리나의 비명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파울리나는 본부 정문 입구에 쓰러져 한 손만 안전 구역에 들어와있었다. 그들은 옆에 떨어져 있던, 파울리나가 가장 아끼던 파란색 도트 스카프로 남은 유해를 감쌌다.[2]
기록자는 인류가 줄곧 직선의 시간을 따라 성장의 길을 걷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폭풍우'로 인해 길이 끊겨버렸다. 그녀는 지금껏 인류가 해낸 성과들이 전부 무의미해져감을 느꼈다. 인류는 모든 현대 세계가 추락하는 모습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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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도 그랬지만, 연구 센터는 더 혼란한 상태였다. 그곳에 속한 기록자의 동생은 그녀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이성적이었다. 시대가 다시 역행한 첫째 날, 동생은 차분한 모습으로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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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동생은 과음으로 6층에서 굴러떨어져 죽을 뻔했다(...). 시공에 관한 기존의 관념이 모두 무너졌다. 그 어떤 학문에서도 '폭풍우'에 관한 해석을 찾지 못했다. 기록자는 그간 우리가 틀렸던 것이거나, 세상이 하룻밤 사이에 달라져 버린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록자는 역사에 추방당한 사람들, 영적 인식을 가졌다 주장하는 그 마도학자들이 옳았던 것인지 의심했다.
기록자는 이 혼란을 끝맺는 게 인간이 아니라고 했다. 그녀도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그것은 자신이 영원히 쉬지 않는 기계라고 주장하며, 우리가 의식이 흐려져 끝없는 형이상학적 오류에 빠졌다고 비웃었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한 문제를 해결한 것도 사실이다. 그것이 선임한 뒤로 '폭풍우' 비상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현 시대의 모든 지부와 연락을 취해 동원 가능한 인력을 파악하고, 전 세계에 관측소를 세우고 다른 '폭풍우' 면역 구역을 찾아냈다. '폭풍우'의 형성 원인을 추측하기 위해 여러 곳에 작업실이 만들어졌다. 기록자도 이 막막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 작업에 참여했다.
1986년, 기록자는 이집트 지부로 발령이 났다. 지인 모두가 그녀를 배웅해줬다. 이들은 그녀가 이렇게 떠나면 다시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단 걸 알았다. '폭풍우'가 언제 닥칠지, 근처에 대피 장소는 있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그녀는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저 아무것도 모른 채 죽는 게 무서웠다.
기록자는 아테네에서 알렉산드리아로 향하는 페리에서 '그녀'를 만났다. '그녀'가 속한 마도학자 무리는 이상한 패치워크 로브를 입고 있었고, 신비주의와 수학이 뒤섞인 괴상한 교리를 신봉했다. 기록자는 그들과 대화를 하며 벅차오름을 느꼈다. 그들이 1996년의 '폭풍우'를 피했고 세상의 이변을 눈치챘다는 것이었다. 밀레니엄 시대에서 온 또 다른 시간 난민들을 만난 것이었다.
마틸다는 갑자기 자료를 넘기던 손을 멈춘다. 그녀는 자료의 ''폭풍우'를 피할 수 있는 마도학자 무리' 라는 대목에 놀란 것이었다.
2.3. 바벨탑
마틸다는 수학을 믿는 마도학자 집단을 만나 귀한 자료를 남긴 조사원이 실재했단 것에 경탄한다. 그녀와 소더비는 이것으로 버틴을 도울 수 있단 것에 들뜨지만 한편으론 이런 중요한 기록이 '불필요한 정보' 자료실에 버려져 있는 것에 의문을 가진다. 그녀는 의문을 잠시 접어두고 다음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기록자는 마도학자 무리들 중 '휴'와 가장 친하게 지내게 되었다. 붉은 머리에 30대인 그는 마도학자 출신의 엔지니어로, 인류 과학 기술에 대한 애정이라는 기록자와 같은 공감대를 갖고 있었다. 휴는 기록자에게 딸의 사진도 보여주었으며 기록자는 자식이 없었지만 부모인 그가 얼마나 행복한지 느낄 수 있었다.
이들의 실질적인 리더는 '그녀'였다. '그녀'는 그 이름처럼 단순했지만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었다. 기록자는 '그녀'의 이름을 언급하고 싶지 않았다. 그것도 이름이라 할 수 있다면 말이다. '그녀'는 지금껏 만난 미등록 마도학자 중 재단에 상당히 우호적인 편이었다. '그녀' 역시 딸을 보여주었는데 꽤 어려보였지만 기록자의 눈에 익숙한 천재의 눈빛을 가졌다고 한다.
기록자는 이들과의 대화에 매우 벅차올랐다. 모두가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간절히 알고 싶어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기록자는 '그녀'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인간과 마도학자 간의 문제도, 언어 문제도 아니었지만 '그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11567의 모든 인수를 줄줄 읊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엄청난 지능을 가졌다는 걸 믿을 수밖에 없을 테지만, 기록자가 들은 건 밑도 끝도 없는 헛소리 뿐이었다. '그녀'는 지고한 숫자 천국이 존재하고, 만물의 본질이 추상적인 형식으로 영원히 존재하며, 시간을 가진 물리 세계는 부속적인 하등풍에 불과한데다 실재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렇기에 지금의 혼란보다 중요한 건 '지고의 존재'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아내는 것이라고 한다. 기록자는 이를 현대 수학과 고대 미신의 끔찍한 혼종이라고 평했다. '영혼의 숫자'라는 운명론적 헛소리는 더 말할 것도 없다고.
심지어 '그녀'는 다음 번에 역행하는 연도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기록자가 물어보자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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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본인을 놀린 건지 진심이었는지는 모르지만 하늘의 이치를 어떻게 깨달았는지 알려주고 싶었던 것 같기도 했다고 한다. '그녀'에게 모든 규칙은 논리적 추론보다는 직관적인 통찰의 대상이었다. '그녀'는 기록자에게 바로 눈앞에 있는데 안 보이는 거냐 물었고, 기록자가 이해가 안된다고 서른 번이나 말하고 난 뒤에서야 아쉬워했다.
그중 기록자를 정말 열받게 한 건, 과학과 실험 방법을 무시하는 '그녀'의 태도였다. '그녀'는 이론과 실험의 기반을 무시하고 오로지 '미적' 가치만을 중요시 했다. 기록자는 '그녀'와 현 상황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우리가 '폭풍우'의 규칙을 찾아내면 더 많은 이들을 지키고, 소중한 과학 기술과 문화를 보존할 수 있을 거라고. 그녀는 진심을 가지고 이들에게 협력을 요청했지만, '그녀'는 잘해봐야 재단이 세력을 키우는 데에만 도움될 것이라며 코웃음 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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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제안을 거절했고, 우리의 '폭풍우' 관측 계획을 폄하했다. '그녀'의 말에 기록자는 이렇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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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녀'는 이 세상은 이미 폐허에 불과하다며 비웃었다. 기록자는 세상을 향한 마도학자의 증오는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고뇌했다. '그녀'는 이런 독한 말을 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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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자는 그런 '그녀'도 자신이 믿는 영적 인식과 숫자로 된 예언에 관해 논리적인 증명을 제시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 이유는 바로, 어느 돌 앞에서 금언의 맹세를 했기 때문이었다고...[3] '그녀'는 다른 미치광이들과 다를 줄 알았건만, 결국 이렇게 되어버렸다. 기록자는 인류의 이성을 걸고 맹세하며, 이 모든 것이 헛소리인 줄로만 알았다고 했다. 그날이 오기 전까진.
마틸다는 Z가 한 말을 떠올린다. 그 섬의 마도학자는 이름이 다 숫자이며 그 숫자가 그 사람의 본질이라고 믿고 있다고. 그녀는 기록자가 왜 '그녀'의 이름을 밝히지 않으려고 했는지 추론한다. 이후 기록을 더 읽기 위해 페이지를 넘겼지만, 그게 마지막 페이지였다. 마틸다는 쓰다 만 보고서는 심사 평가가 어렵고, 기록자가 이름도 남기지 않았다며 불만스러워한다. 그녀는 다른 곳에 나머지의 기록이 있을 것이라 말한다. 소더비가 다른 이가 가져갔을 수도 있다고 말하자 마틸다 역시 재단에서 자료 분실이 일어날 리가 없다며 이에 동의한다. 마틸다는 수정구를 꺼내 자신의 마도술로 나머지를 찾으려 한다.
2.4. 오늘의 점술
마틸다와 소더비는 기록을 찾으러 라플라스 연구 센터에 까지 찾아오게 된다. 수정구에 나타난 힌트를 쫓아 이동하던 마틸다는 빠르게 달려가는 한 연구원과 부딫힐 뻔한다. 마틸다가 따지고 들자 연구원은 사과는 커녕 너 같은 녀석과 얘기할 시간 없다며 쌩 가버린다. 이에 마틸다가 화를 내는데 소더비의 눈에 연구원의 코에서 보라색 콧물이 흐르는 게 들어와 이상함을 느낀다.마틸다는 이에 개의치 않아하다가 항상 있던 안내원이 부재 중인 것을 알아챈다. 연구 센터 로비는 아무도 없이 조용하기만 했다. 이리저리 튀며 돌발행동을 하는 소더비를 보며 속으로 인내심을 기르던 마틸다는 소더비의 수정구의 힌트와 관련된 심벌을 지도에서 발견했단 말을 듣고 곧장 그곳으로 가기 시작한다.
수정구의 힌트가 바뀌자 마틸다는 자신들이 정확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느끼고, 소더비를 칭찬한다. 소더비는 도울 수 있어서 기쁘다며 순수하게 말할 뿐이었다. 마틸다의 수정구를 호기심 가득찬 눈으로 들여다보던 소더비는 이걸로 '폭풍우'를 점칠 순 없냐고 묻자 마틸다는 당황하더니 점술로 뭐든 할 수 있다는 건 잘 모르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착각이라며 일축한다.
마틸다는 소더비가 포션학과 미스테리한 동물학은 모르는 게 없으면서 이런 걸 모른다는 것에 소더비가 마도학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지 않았는지 의심한다. 이에 마틸다는 시간을 내 소더비에게 특별 강의를 해주기로 한다.
마도학자가 연구하는 지식엔 인간의 과학과 겹치는 부분들이 있다. 포션학과 연금술 같은 것, 그 자체가 현대 약학과 화학의 전신이 되는 게 그 예시였다. 하지만 마도학자는 다른 방면의 영적 인식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점술로 얻은 지식도 그것에 속했다.
마틸다는 한마디로, 누군가 '폭풍우'의 원인을 점쳐도 점술만으론 결론을 검증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일단 애초에 점술사는 자기 능력 이상의 지식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점괘 결과를 낼 수 없다고 한다. 어쩌면 '폭풍우'로 인해 시대가 계속 되돌아간다면 세계 정상급의 점술가와 만나 결과를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하지만 소더비는 마틸다의 점괘도 정확한 게 아니냐고 묻는다. 지금도 목표를 향해 잘 찾아가고 있는데 말이다. 마틸다는 더 당황하더니 물건 찾기나 해몽 같은 간단한 것은 자신에겐 별거 아니라고 말한다. 그런데 함부로 능력 밖의 질문을 하면 화를 입게 된다며 자기는 그런 어리석은 짓은 안 한다고 한다. 마틸다는 사실 우리가 기록의 앞부분과 작성자의 친필이라는 좋은 매개 재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계속해서 이동하던 중, 소더비가 기록에서의 숫자 학파 사람이 다음 '폭풍우'를 예측했다는 말을 떠올려 이것도 점괘인지 묻는다. 마틸다는 그들의 마도술은 잘 모르지만 구체적인 수학 지식과 다르게 숫자 자체는 전조가 될 수 있다고 답한다. 다만 누군가 그런 예언을 한다 해도 우리가 그걸 검증할 순 없다고 덧붙인다.
마침내 수정구가 가리키는 곳으로 도착한 마틸다와 소더비는 문패없는 나무문을 맞닥뜨린다. 마틸다는 점술의 정확성을 확인할 순간이라며 문을 살며시 연다.
====# 오솔길 - 눈에 보이는 비 #====
???: 비가 내린 후에 땅을 많이 보다 보면 축축하고 긴 흔적들을 발견하게 될 거야.
???: 그 흔적의 끝엔 천천히 기어가는 달팽이를 볼 수 있지. 녀석은 우리에게 '앞'이 어디인지 표시해 준단다.
???: 하지만... 달팽이를 찾지 못했다면? 직선의 앞은 어디고, 과거를 가리키는 곳은 어딜까?
◉ 정보가 더 필요해
???: 들어보렴. 모든 건 이치와 실례를 찾아야 위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법이지.
???: 눈으로 봤다고 다 진짜가 아니야. 논리적인 것이 비로소 확실하고 정확한 것이지. 논리의 법칙을 뒤흔들 수 있는 건 아직 없으니까. 만약에 있다면... 그건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일 거야.
???: 깡통집의 바쁜 연구원들은 그렇게 생각했어.
???: 첫 번째 빗방울이 떨어질 때, 그들은 불현듯 깨달았단다. 기존의 생각들이 잘 어우러지지 않는다고 말이야. 마치 깨진 유리창의 커다란 구멍처럼.
???: 나무와 철판, 방수포로 가려도 보고 수리도 해봤지만, 난장판 속에서 끝까지 남은 건 위태롭게 흔들리는 창문뿐이었단다.
◉ 그다음에는?
???: 혼란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을 거야. 갑자기 쏟아진 비에 달팽이가 떠내려가면서 시간을 엉망진창으로 만든다면... 반대로 생각해 보자꾸나.
???: 비의 비밀을 깨닫는 걸로 시간을 통찰할 수 있을까? 이전에는 이런 좋은 예시가 없었어. 시간이라는 건 원래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는 개념이니까.
???: 곧 세계 곳곳에 관측소가 나타났지. 그들은 가장 빠르고 가장 실용적인 방식으로 귀한 연구 재료를 채집하고 보관하는 방법을 터득했단다. 비를 담는 작은 상자는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지.
???: 연구실은 다시 고요함을 되찾고, 부품들은 원래 자리로 되돌아갔어.
???: 방대하고 거대하며, 삐걱대는 소리를 내는 기계를 잘 이해해 주는 건 역시나 또 다른 기계야. 그녀는 한쪽 편에 서는 것이 아닌, 눈에 보이는 결과만을 추구했단다.
???: 그래서 기계 내부에서 작고 정교한 부품에 관한 보고서의 체크와 잉크로 가득한 그 종이가 책상에 올려졌을 때, 그녀는 곧바로 결정을 내렸지.
???: ...그녀는 그 정보들을 자신의 디스크에만 저장하고는 보고서를 없애버렸어.
???: '폭풍우'의 발생 지점을 예측하는 보고서였어. 거기 그려진 나비 반점 같은 낙서는 그녀가 잘 보관해왔고, 현존하는 연구 결과와 비교하였지.
???: 그리고 그 결과에 꽤나 만족한 듯 보였어.
???: 그 흔적의 끝엔 천천히 기어가는 달팽이를 볼 수 있지. 녀석은 우리에게 '앞'이 어디인지 표시해 준단다.
???: 하지만... 달팽이를 찾지 못했다면? 직선의 앞은 어디고, 과거를 가리키는 곳은 어딜까?
◉ 정보가 더 필요해
???: 들어보렴. 모든 건 이치와 실례를 찾아야 위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법이지.
???: 눈으로 봤다고 다 진짜가 아니야. 논리적인 것이 비로소 확실하고 정확한 것이지. 논리의 법칙을 뒤흔들 수 있는 건 아직 없으니까. 만약에 있다면... 그건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일 거야.
???: 깡통집의 바쁜 연구원들은 그렇게 생각했어.
???: 첫 번째 빗방울이 떨어질 때, 그들은 불현듯 깨달았단다. 기존의 생각들이 잘 어우러지지 않는다고 말이야. 마치 깨진 유리창의 커다란 구멍처럼.
???: 나무와 철판, 방수포로 가려도 보고 수리도 해봤지만, 난장판 속에서 끝까지 남은 건 위태롭게 흔들리는 창문뿐이었단다.
◉ 그다음에는?
???: 혼란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을 거야. 갑자기 쏟아진 비에 달팽이가 떠내려가면서 시간을 엉망진창으로 만든다면... 반대로 생각해 보자꾸나.
???: 비의 비밀을 깨닫는 걸로 시간을 통찰할 수 있을까? 이전에는 이런 좋은 예시가 없었어. 시간이라는 건 원래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는 개념이니까.
???: 곧 세계 곳곳에 관측소가 나타났지. 그들은 가장 빠르고 가장 실용적인 방식으로 귀한 연구 재료를 채집하고 보관하는 방법을 터득했단다. 비를 담는 작은 상자는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지.
???: 연구실은 다시 고요함을 되찾고, 부품들은 원래 자리로 되돌아갔어.
???: 방대하고 거대하며, 삐걱대는 소리를 내는 기계를 잘 이해해 주는 건 역시나 또 다른 기계야. 그녀는 한쪽 편에 서는 것이 아닌, 눈에 보이는 결과만을 추구했단다.
???: 그래서 기계 내부에서 작고 정교한 부품에 관한 보고서의 체크와 잉크로 가득한 그 종이가 책상에 올려졌을 때, 그녀는 곧바로 결정을 내렸지.
???: ...그녀는 그 정보들을 자신의 디스크에만 저장하고는 보고서를 없애버렸어.
???: '폭풍우'의 발생 지점을 예측하는 보고서였어. 거기 그려진 나비 반점 같은 낙서는 그녀가 잘 보관해왔고, 현존하는 연구 결과와 비교하였지.
???: 그리고 그 결과에 꽤나 만족한 듯 보였어.
2.5. 침묵의 애도
마치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창고처럼 보이는 방으로 들어온 마틸다와 소더비는 오래전부터 이곳에 있었던 것 같은 기록의 나머지 부분을 찾아낸다.기록자가 탄 이집트로 가는 페리는 중간에 폭풍우를 만나 항로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기록자는 바닷속의 '그것'에게 총알을 다 날려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내지 못했다. '폭풍우' 발생 후 세계 각지에서 이미 멸종된 미스테리한 생물의 목격담이 보고되던 참이기 때문이었다. 항로를 정상화 시킨 건 그 마도학자들이었다. '그녀'는 육분의도 없이 현재 경위도를 정확하게 파악했다.
하루는 기록자가 어느 나무판자를 밟자 '그녀'가 기록자를 휙 잡아당긴 적이 있었다. 다음 순간, 나무판자는 부서져 버렸다. 기록자가 어떻게 안 거냐고 묻자 '그녀'는 마름모의 변형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래도 이해하지 못하자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wiki style="width: 100%; max-width: 1000px; background: currentcolor; border: 2px #986B58 dashed; border-width:2px 2px 2px 0px; font-family: '바탕','Batang',serif; "
물론 기록자의 눈에는 아무것도 안 보였다.
'그녀'가 기록자의 목숨을 살려주긴 했어도 둘 사이의 벽은 허물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재단과의 협력을 거절했고, 기록자 역시 그들을 설득하는 걸 포기했다. 어쨋든 지금 당장 필요한 건 '폭풍우' 관측 시스템이지, 사이비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피난 장소는 '그녀'의 입에서 절대 들을 수 없었다. 결국 중재에 나선 휴가 이스탄불의 연락처를 주며 편지를 보내면 된다고 했다.
이집트 지부 사무소에서 반년 남짓 보낸 기록자는 이곳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단 걸 알게 됐다. 본부의 1985년 명부대로 이 시점에 있어야 할 사람들이 '폭풍우' 속에서 실종된 것이었다. 기록자는 그 당시가 컴퓨터가 보급되기 전이기 때문에 한 명의 필사가가 일으킨 실수라고 추측했다.
그러는 동안, 연구 센터 내부는 더 혼란스러워졌다. 누군가 '로렌츠 나비'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 환경과 국부적 혼돈 에너지의 변화 경로 표본 추출〉을 발표했다. '그들'이 라플라스의 표본 추출 장소를 빌려 쓴 게 확실해보였다. 그렇게 연구원들은 인간 과학 기술 유지파와 마도학 전환파로 나뉘게 됐다. 기록자는 개인 능력에 의존하는 마도학이 결국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도 여전히 마도학만으로는 과학의 발전을 이룩할 수 없고, 전 인류에게 보급할 수도 없다며 부정적으로 생각했었지만, 이미 세계의 근간이 변했는데 그게 무슨 소용이 있냐며 회의감에 빠지게 됐다.
이 와중에 1987년의 '폭풍우'가 닥치게 되었고, 기록자는 본부로부터 24시간 전에 돌아오라는 통지를 받았다. 물론 이는 연구 센터의 덕이 아닌 재건의 손 포로가 일시를 말한 덕이었다. 적이 우리들보다 훨씬 앞서 있었다. 연구 센터는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했지만 본부와 북아메리카를 제외한 안전 구역을 찾지 못했다. 결국 95%의 지부원이 타임슬립되고, 87.9%의 설비가 파괴되었다. 예측은 100% 실패였다.
재건의 손 포로에게 일시를 어떻게 알았는지 묻자 웃으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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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구제불능 미치광이였다. 그러나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기록자를 포함한 인원들이 살아남은 건 그 미치광이 마도학자의 헛소리 덕분이었다. 무엇 하나 예측하지 못한 우리들은 저들의 헛소리를, 영원하고 초월적인 추상의 천국이 존재하고, 그곳에선 모두의 영혼은 하나의 숫자라는 말을 믿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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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자는 마음을 굳히고 '그녀'에게 편지를 썼다. 그저 '그녀'가 '폭풍우'를 무사히 피했는지 궁금했었다. 그래도 한때는, 마름모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던 사이였으니.
그리고 바로 그날, 새로운 타임키퍼가 나타났다. 홀로 '폭풍우' 속에서 살아 돌아온 12살짜리 아이는 우리에게 현재 외부 세계 시각을 알려주었다. 기록자는 마침내 '그녀'가 정말 옳았다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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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자는 신이 자신을 농락한다고 생각했다. 지고의 힘이 우리에게 눈길을 준다면, 마음의 연결고리가 존재한다면, 신은 어찌 이토록 잔혹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일까.[4]
기록자는 이번 '폭풍우'로 되돌아간 그 해, 뒤의 두 자리 숫자가 '그녀'의 이름이라고 밝혔다.
77년.
기록은 여기에서 끊겼다. 마틸다는 '폭풍우'를 예언한 사람이 있었단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그러면서도 이 자료가 버틴과 소네트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소더비 쪽으로 돌아보는데, 그곳엔 웬 낯선 남자가 서있었다.
...남의 방에서 뭐 하는 거야?
그는 마틸다가 든 자료를 낚아채더니 이건 개인 물품이기 때문에 처분할 권한이 없다고 말하곤 방에서 나갈 것을 요구한다.마틸다는 이에 기죽지 않고 정상적으로 제출되지 않은 귀중한 기록이라고 외친다. 그녀는 관련 규정을 읊으며 조사원의 조사 보고서는 반드시 제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남자는 조사 보고서에는 개인의 입장이 들어가선 안된다는 것을 언급하며 이 보고서는 규정 미달의 쓰레기나 다름 없다고 반박한다.
마틸다는 '폭풍우 개혁' 법안이 통과된 지 얼마 안 된 탓에 가져다 쓸 규정이 많지 않았다. 그녀가 머리를 굴리고 있는 와중에 남자는 마틸다의 복장을 보고 '미성년자 학생'이라 부르며 제1 방어선 학교에서 외출 허가는 받았는지 비웃듯 묻는다. 마틸다는 당황하며 자신은 학생이 아니며 정식 보조 교사라고 말한다. 이에 그녀가 신분증을 보여주는데 남자는 무시하고 회전의자에 앉는다. 남자의 태도에 마틸다는 발끈한다.
이 혼란을 틈타 소더비가 Z와 무아상을 불러 그 보고서가 이곳에 있다고 알린다. 무아상과 방으로 들어온 Z는 남자를 '아들러'라 부르며 보고서가 이곳에 있는 줄은 몰랐다고 말한다. 남자는 의자를 이들이 있는 쪽으로 돌리더니 자기를 차라리 '이니그마'라고 불러달라 말한다.
이니그마는 이들의 앞에서 보고서의 가치를 의심한다. Z는 이것이 버틴이 접촉한 아페이론 학파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보고서를 넘겨줄 것을 요구한다. 이니그마는 " 콘스탄틴의 참모 총장이 그러니 당연히 드려야지."라고 비꼬면서 보고서를 가져가게 둔다.
무아상은 이것이 버틴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며 마틸다와 소더비에게 칭찬을 하고, 마틸다의 지대한 공헌은 제1 방어선 학교에 보고할 것이라 말한다. '지대한 공헌'이란 단어에 꽂힌 마틸다는 잠시 넋을 놓았다가 추스르고 소더비도 큰 역할을 해줬다고 말해준다. 소더비는 크게 만세를 외친다.
소녀들이 떠나고 Z도 보고서를 챙겨 떠날 준비를 하던 중, 이니그마가 그녀에게 질문을 던진다.
...인류의 과학 기술은 이제 발전할 수 없다. 너도 그렇게 생각해?
너마저 이론 물리학을 포기하고 정치에 뛰어들었잖아.
잠시 생각하던 Z는 그런 생각한 적 없다며 부정하곤, 방에서 나간다.너마저 이론 물리학을 포기하고 정치에 뛰어들었잖아.
2.6. 새로운 항로
방에 홀로 남겨진 이니그마는 너무 어질러진 탓에 이곳이 창고로 오해받은 건지 생각하며 정리를 시작한다. 그때, 갑자기 그의 앞에 로봇이 나타난다.해가 서쪽에서 뜨려나. 당신이 먼저 인간과 말을 섞다니.
라플라스의 총책임자인 그 로봇은 매우 기계적인 말투로 불만이 있다면 행정 소송을 제기하라고 말하지만 이니그마는 그 서류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한다. 이어서 그가 그걸 빼둔 건 규정을 위반한 불법 보고서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런 기록을 '빈틈없고 실용적이며 위대한 관리 기구'에 제출할 필요가 있었을지 묻는다. 이에 로봇은 이성적으로 가치를 판단해서 기쁘다고 말하자, 이니그마도 반어법을 못 알아들어서 기쁘다고 말한다. 로봇의 "오, 방금 그거 반어법이었구나."라는 말은 덤.이니그마는 로봇을 '루시'라 부르며 이곳에 온 목적을 묻는다. 루시는 이니그마를 최고의 암호학자라 부르며 그가 재건의 손 주문을 해석해주길 부탁한다. 그러자 그는 자기는 일개 인간 연구원이라며 순혈 마도학자 집단의 주문을 해석하는 데 도움이 안 될 것 같다고 말한다. 루시는 그건 당신이 평가할 게 아니라며 서류 하나를 놓는다. 이니그마는 루시의 말을 듣고 발끈했는지 역시 댁들은 평가와 실험을 거듭하며 시행착오를 겪으며 연구 센터를 이끌고 '폭풍우' 속으로 돌진한다며 비꼰다. 이에 대한 루시의 반응은 "칭찬 고마워. 우리 모두에게 영광이야.". 이니그마는 계속해서 자신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며 자기를 내버려 두라고 부탁한다.
루시는 재건의 손의 가면을 분석하면서 연구 센터에 부작용이 확산되고 격리 병동이 꽉차게 되는 등 애를 먹고 있다고 전한다.[5] 이니그마가 연구를 중단해보긴 했냐 묻자, 루시는 실험을 통해 '폭풍우'의 빗방울과 일치한 성분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성분을 알아내도 원리를 유추해내지 못해 결국 재건이 사용한 원래의 면역 주문을 찾아야한다고.
이니그마는 원래의 주문을 알아내도 주문이 '폭풍우'가 닥친 외부 세계에서만 유효하기 때문에 검증할 환경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자 루시는 고작 몇 마디로 자기들이 일주일간 세미나에서 얻은 모든 결과를 도출해냈다며 그의 머리가 아직 쓸만하다고 평한다.
이니그마는 문서의 익숙한 얼굴로 시선을 옮긴다. 그리고, 서랍에서 아직 제출하지 않은 기록의 마지막 부분을 책상 위에 놓으며 특별편: 별은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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