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문서: 데스티니 가디언즈/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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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이 지식은 신봉자의 서약 레이드와 보존 임무에서 얻을 수 있다.2. 야성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시끄러운소음시끄러운소음시끄러운소음)
공포.어쩌다가.어머니들.일이.슬픔.이런.아버지들.지경이.증오.된.아이들.걸까.슬픔.용서.불쾌함.나.
(혼돈. 루브라이가 경련한다. 하늘이 조각난다.)
이것이 정의의 대가인가?
(고립된 세포. 내성. 다가오는 예속. 뒤집힌 생명.)
당신 때문에 했다. 당신 때문에 했어. 나 때문에 했다. 당신 때문에 했다.
(아버지의 얼굴. 어머니의 얼굴. 텅 빔. 부서진, 일족. 쏟아지는, 피. 스산한, 침묵.)
그들 아니면 우리였다. 그다음에는 우리 아니면 그들이었다. 나는 "우리"가 누구인지 무시했다. "그들"이 누구인지 잊었다.
(우리 도시. 둘러싼 심연. 루브라이의 산물. 무한. 혹은 그저 공허. 분열. 침묵의 정복.)
무지의 만족. 사랑… 내가… 아낀 것은…
(내 일족, 안전. 하늘에는 두 개의 불길. 푸른 빛. 구원. 어두운 빛. 죽음. 안전, 내 일족… 나의 가족.)
—-이제 누가 널 아끼지?—-
…아무도 남지 않았다.
—-그래도 그걸 갈망하는가?—-
한 번. 한 번 그랬다.
—-너는 그걸 돌려주었나?—-
…
(우리의 황무지. 심연이 갈라진다. 루브라이의 산물. 무한함. 아름다움.)
(아버지. 그. 아들. 나. 그의 팔이 내 어깨에. 함께하는 미래에 대한 확언. "우리 아니면 그들"의 해체. 보여진, 사랑.)
(경비병이 심연의 다리를 건너간다. 경비병이 아니다. 추적자라고, 우리는 부른다. 침을 흘리며 배회자들의 무리를 뒤따르고, 그들이 갈가리 찢기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내 분노가 타오른다. 나는 추적자들의 앞을 막아선다. 아버지의 손이 날 붙잡는다. 우리는 눈을 마주친다. 그는 연민과 고통, 후회를 말한다. 내가 배회자들에게 가지 못하게 막는다. 그들의 피가 흐른다.)
(행동하지 않음의 교훈. 아버지는 내가 자기가 본 것을 보기를 바란다. 그가 느꼈던 무력함을 느끼길 바란다. 무의미한 존재가 되는 기분을 느끼길 원한다. 나는 현재 상황을 받아들인다.)
—-너는 애초에 돌려줄 수가 없었다.—-
…
(살육. 우리의 눈이 다시 마주친다. 아버지는 슬퍼한다. 사과한다. 두려워한다. 다리를 건너 돌아오는 추적자가 아니라 나를 두려워한다. 그가 내 눈에서 보는 감정은 다르다. 오직 혼돈뿐. 분노. 모든 것에 대한 분노.)
당신은 이제 답을 알았겠지.
—-우리가 알아야 할 답이 아니라, 네가 받아들여야 할 답이다.—-
받아들이라고? 왜지?
이봐?
3. 도발
—-네 가족은 어떻게 되었나?—-사라졌다. 죽었다. 전부 다. 이제는 아무 상관 없다.
—-그런가?—-
대체 뭘 알고 싶은 거지? 루브라이의 배신자, 내 아버지에 관해 알고 싶나? 아니면 또 다른 루브라이의 배신자, 내 어머니에 관해서인가? 예상했어야 했는데. 내 일족에 관해 이야기해 주겠다. 내 일족의 아버지와 일족의 어머니에 관해서도. 모두 루브라이의 배신자였다. 그들은 모두 한때 도시 거주자였고, 체제에 헌신하였으나 스스로 망명하였다. 이제 내가 보는 것이 보이나?
—-우리는 끝나지 않은 일을 본다… 인정을 원하는 아이를 본다… 막대한 상실을 본다.—-
(만족. 함께. 불이 밝게 타오른다. 우리 동굴이 환하게 타오른다. 우리는 그 안에 숨는다. 밖에는 흐릿한 하늘이 펼쳐지고, 오늘 밤 분명 안식처가 없는 자들이 있다. 찢겨질 자들. 야생에 의해. 그림자 태양에 의해. 자신을 추적자라 부르며 잔혹한 체제를 대신하여 우리를 뒤쫓는 루브라이의 경비병들에 의해.)
(오래전, 배회자들만 있었다. 그들은 피에 굶주려 끊임없이 움직이는 식물군으로 뒤덮인 가혹한 대지에서 힘겹게 살아남았다. 그곳에서 생존한 야생 동물들은 납작 엎드려 사실상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될 수 있었다. 눈에 띄지 않고 숨어서, 피부와 장기가 갈가리 찢길 때를 기다리기에 적합한 습성이었다.)
—-이제는?—-
(우리는 나뉘었다. 두 개의 태양은 부족하다는 듯, 우리 하늘에 잠깐 나타난 아른거리는 구체에 의해 분열되었다.)
—-그 아른거리는 구체라는 건 뭐지?—-
나보다 먼저였다. 그것이 왔고, 우리는 진화했다. 그것이 떠나자, 남은 우리는 엉망이 되었다. 긍정적인 발전을 믿는 자들과 믿지 않는 자들.
믿는 자들은 도시에 거주했다. 지배했다. 도시를 사파이어의 태양과 끝없는 낮의 빛으로 채워 밤의 공포를 쫓고 우리 사이의 공포를 드러냈다. 그들은 소수를 위한 발전을 밀어붙였고, 나머지 우리는 교대하는 태양들 아래에서 생존의 기회를 시험했다.
—-그리고 지금 네 앞에 보이는 이 아른거리는 구체는?—-
(저기 있다. 하늘에서 은처럼 빛나고 있다. 옛이야기에서 들었던 것처럼.)
희망을 주지만, 그 후에는 지배를 원하면서도 헌신과 이해는 부족한 자들에게 모든 것을 맡길 것이다.
—-지금 그들을 봐라.—-
(사체. 사지. 증발한 유해. 조각난 사파이어. 복원할 수 없는 루브라이. 여전히 어둠으로 번쩍이는 그림자 태양.)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필요한 일.—-
4. 위험
(우리는 살아남는다. 땅에 돌려준다. 우리는 도움이 필요한 자들을 돕는다. 그들은 어차피 우리에게 온다.)(체제가 우리 야영지를 습격한다. 그들이 살해하는 이들에게는 아무런 논리적 설명이 뒤따르지 않는다. 일족의 어머니, 일족의 아버지, 아이들. 그들은 아무 이유 없이 우리를 살해한다. 추적자의 붉은 혈흔이 내 얼굴에 흩뿌려진다. 안녕히, 펜트. 안녕히, 일족의 삼촌.)
(나는 붉은빛으로 뒤덮여 있다. 내게 보이는 건 그게 전부다.)
(내가 맞선 추적자들에게서 그 붉은빛이 끝없는 진홍빛으로 파도쳐 흘러나온다. 그들의 귀중품과 도구가 내 것이 된다. 나만의 월도. 사파이어의 변환기.)
(아버지가 끌려간다. 살해되지는 않았다. 적어도 아직은 아니다. 우리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어머니와 다른 자들은 걱정스러운 눈길로 나를 본다. 내 부상 때문이 아니라, 내 손에 고통받은 자들 때문이다.)
—-그들은 네 힘에 무례했다.—-
그들은 약했다.
—-그런데도 넌 언제나 그들을 구했다.—-
(이주 도중, 그림자 태양 아래에서 추적자들이 우리를 공격했다. 그들은 우리를 찾는 법을 알고 있었다. 우리가 황혼 녘에 움직인다는 걸 알고 있었다. 바로 추적자들의 사냥과 행성의 도살 사이, 잠깐의 빈틈이었다.)
(우리는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안전 가옥에서, 그들은 노래하고 춤을 췄지만, 그건 축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계속된 생존에 감사하고 떠나간 이들을 기리기 위해서였다. 나는 화가 난 채 앉아 있었다. 복수에 굶주려 있었다.)
우리 동족에게 상실은 큰 의미가 없었다. 너무나도 만연해 있었으니까.
—-너만 그런 게 아니었다고 확신하나?—-
당신은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모른다.
(나는 소년이다. 나는 복슬복슬한 얏트를 두 손으로 붙잡고 있다가, 꿈틀거리는 그걸 양쪽으로 당겨 찢는다. 손쉽게 피부가 떨어져 나간다. 이 무가치하고 의미 없는 것은 무엇인가?)
왜 이걸 보여주는 거지?
—-이건 네가 이미 본 것… 경험한 것이다. 다시 한번 감당할 수 있겠지?—-
(이 무가치하고 의미 없는 것이… 너무나도 하찮게 죽는다. 존재의 의미가 있기는 했던 걸까? 아이들이 죽은 애완동물을 위해 흐느끼지만, 나는… 힘을 느낀다. 나는—)
—-넌 네가 누구인지 안다. 언제나 알고 있었다.—-
(어머니와 다른 자들은 걱정스러운 눈길로 나를 본다. 내 부상 때문이 아니라, 내 손에 고통받은 자들 때문이다… 당연한 일이다. 그들의 육신을 갈가리 찢는 것에서 기쁨만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나는… 무엇이지?)
나는 괴물이다. 그때 이미 알고 있었고, 지금도 알고 있다.
—-괴물이 아니다. 구원자다.—-
5. 족벌
(아버지… 당신이 사라진 지 일 년이 되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우리는 공격받지 않았다. 추적자들이 여전히 일족을 지켜보고 있다는 건 알지만, 요즘 난 혼자서 생존한다. 유일하게 행동할 용기가 있다는 이유로 쫓겨났기 때문이다. 그들은 나를 위험 요소라고 불렀다.)(당신을 데려가면 그들이 뭐라고 할지 기대하고 있다. 당신이 아직 살아 있다면.)
(모든 그림자 태양 아래에서, 나는 심연의 둘레를 걷는다. 사파이어 변환기가 거대한 태양에 조율되어 내게 빛과 어둠을 제공해 준다. 추적자들은 내가 올 것을 예상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날 보지도 못한다. 그리고 체제의 도구인 월도, 내가 당신을 기리며 렐릭의 검이라 이름 붙인 무기가 그들을 쉽게 도륙할 수 있게 도와준다.)
(나는 당신의 흔적을 찾으며 많은 적을 죽였다. 당신이 살아남아 있기를 빌며 그들의 피로 손을 씻었다. 이끌어주는 당신이 없어 나는 길을 잃었다. 내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내가 누구인지도,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그리고 지금, 당신이 지금 내 앞에서 당신을 앗아간 체제의 휘장을 착용하고 있는 걸 보고, 나는 당신이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할 거라고 확신한다.)
(당신이 동료 추적자를 불러 날 제압하고, 날 구속하고, 날 루브라이의 끝없이 밀집된 도시로 끌고 가는 모습을 보며, 나는 당신이 겁쟁이라고 확신한다.)
(내 재판에서 체제는 내 혐의가 가늠할 수 없는 범죄라 규정하며 사형 판결을 내리지만, 당신이 거기에 반대하면서 추적자의 일원이 되어 당신과 함께 배회자들을 살해하고 일족을 말살하게 해야 한다고 증언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당신이 기회주의자라고 확신한다.)
(어머니는 어떻게 하고? 우리 일족은? "체제를 붕괴시키자"던 말은? 때를 기다리자던 말은? 혹시 이 또한 행동하지 않음의 교훈인가? 가까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절대적인 최악은 피하자는? 가까스로 생존하기 위해?)
(나는 확신한다, 아버지. 당신은 내 손에 죽을 것이다.)
6. 저항
—-체제는 네게 의미 있는 걸 모두 빼앗았다. 그런데도 너는 아비를 탓하는 건가?—-체제는 자기들의 본질에 관해 거짓말하지 않았다. 그래, 그들은 잔혹했지만, 정직했다.
—-정직함이 네게 의미가 있었나?—-
그건 전부였다.
—-흥미롭군. 그래서 위선자인 네 아비 앞에서, 너희 둘을 노예로 속박한 체제에 의존했군. 너희 동족을 수도 없이 살해한 그 체제에.—-
체제는 날 노예로 속박하지 않았다. 날 해방시켜 주었다.
(체제는 내가 당신을 기리며 이름 붙인 월도를 다시 내 손에 쥐여 주었다. 나는 그 이름을 렐릭의 파멸로 바꾸었다. 당신이 아무리 감추려 해도 그게 두려울 것이다. 난 알고 있었다.)
(내가 그 일에 기쁨을 느끼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랬다. 지속되는 사파이어의 빛에서 기쁨을 느끼는 것처럼. 지붕 아래에서 머무르고, 정기적으로 식사를 하는 것에서 기쁨을 느끼는 것처럼. 체제의 생활은 평온하고 안락했다.)
(도시에는 인구가 너무 많았다. 법률은 엄격했다. 소수의 인원이 모든 권력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는 헛되이 살아남으려 발버둥 치고 있지 않았다. 적어도 추위에 홀로 남아 두려움에 떨며, 다음에 두 태양 중 하나가 떠올랐을 때 살아남은 게 누구일지 궁금해하진 않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아버지, 아무도 내 갈증을 거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 피를 바라는 욕망을. 그들은 그걸 부추겼다. 먹이를 주었다. 그리고 그들은 내게 진실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배회자들에 대한, 빛나는 구체가 유도하는 것에 대한 진실을.)
(당신은 언제나 체제의 손이 붉게 물들어 있다고 했지만, 당신 손도 내게 보여주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이제 와서 어찌 감히 내 앞에 서서 체제에 불충했다고 고백하는 것인가. 어찌 감히 내게 또 거짓을 말하는 것인가.)
(이번에는 당신이 날 제압했다. 내 손아귀를 빠져나갔다. 하지만 나는 당신을 찾아낼 것이다. 내가 끝낼 것이다.)
7. 고립
그만.—-왜지?—-
하고 싶지 않다.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아.
—-대부분의 존재는 가장 좋았던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자기 목숨이라도 버릴 것이다.—-
…좋았던 순간은 승리로 끝나지, 말살로 끝나진 않는다. 끝이 다가왔는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끝? 아니, 아니다. 끝은 아직 너무나도 멀리 있다. 넌 아직 진정한 영광을 맛볼 준비가 되지 않았다. 넌 아직 변형의 개념에 익숙지 않을 테지만, 지금 확실히 경험하고 있다. 넌 한때 네 작은 상자 안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었지만, 날개가 없어 거길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넌 날개를 길렀다. 작은 애벌레였던 넌 고치에 감싸였다. 이제 거기서 벗어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그러려면, 널 약하게 하는 것을 버려두고 떠나야 한다. 널 강하게 하는 것만을 남겨 둬야 한다.—-
하지만 내 세계는…
(산산이 조각났다.)
—-여기에 재구축되었다, 너를 위해.—-
(재현되었다. 내 주위의 모든 것이.)
—-고통스러울 만큼 세세한 것까지.—-
(태양들. 심연. 체제. 루브라이.)
—-고통스러운 모든 기억.—-
(내 일족. 내 가족. 일족의 아버지, 클로아. 일족의 어머니 키사. 누이, 키타. 어머니, 브루나. 아버지, 렐릭. 그들의 머리가 내 손에 들려 있다.)
—-그들에 대한 사랑이 널 약하게 만들었다. 그들을 지배하는 힘이 널 강하게 만든다. 반영으로 드러난 넌 후회로 가득 차 있다. 네가 체제의 주문에 사로잡혀 있다고 믿는다. 그들의 지배가 계속되는 동안 네 행동이 그릇된 것이었다고 믿는다. 하지만 도덕은, 오 친애하는 룰크여, 주관적인 것이다. 그리고 이제 루브라이에서 남은 건 너 하나뿐이니, 네가 규칙을 만들 때가 되지 않았을까? 자부심을 갖고 네 삶을 돌이켜 볼 때가 되지 않았을까? 결국, 네 행동이 널 우리에게 데려다줬다. 그리고 오직 우리만이 널 고치에서 꺼낼 수 있다.—-
우리…? 당신은 대체 무엇인가?
—-우리는 네 구원이다. 우리는 네 심판이다. 그리고 조만간 우리는 네… 목격자가 되리라.—-
8. 부패
—-네 아비, 그는 네 분노를 두려워했다. 널 두려워했다.—-내가 무엇이 될 수 있는지 알았기 때문이지. 그는 내 핏줄에 어떤 부담이 흐르는지 알고 있었다. 그 또한 그걸 느끼며 살아냈으니까.
(나는 소년이다. 아버지가 내 앞에서 추적자 세 명을 꿰뚫는다. 그의 눈은 진홍빛이고, 그는 날카롭게 갈아낸 치아를 드러내고 그들의 목을 물어뜯는다.)
잠시 동안, 내 아버지는 내가 가슴속에서 느끼던 감정의 실체였다. 나는 그를 우러러보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피의 욕망을 느끼며 체제를 증오했다. 하지만 그들이 내게 그랬듯이, 다른 이들이 그를 위험 요소로 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물러지고 또 물러져서, 내가 보기엔, 결국 루브라이의 썩은 오염물로 퇴화했다.
—-너 또한 그를 그렇게 취급했다.—-
(나는 아버지의 얼굴을 바라본다. 내 손에 들린, 그의 잘린 머리에서, 한때 그 안에 들어 있던 것이 방울져 떨어지고 있다.)
그 자신의, 약점의 결과.
(내 아버지를 찾아, 나는 내 일족의 마지막 은신처로 간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생명체의 흔적은 없다. 하지만 증표와 장신구, 계승품이 가득하다. 남아 있던 자들은 황급히 떠났다. 그리고 그런 절박한 감정이 그들을 어디로 이끌지 나는 알고 있다.)
나를 이끌었던 바로 그곳.
심연.
9. 돌격
(심연. 루브라이의 인공적인 균열이 원하는 이들과 원하지 않는 이들을 구분한다. 절반씩 나뉜 양쪽을 연결하는 한 줄기 콘크리트만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는 틈.)(거기, 다가오는 이들을 감춰 주는 수풀 사이에서, 나는 그들을 찾는다. 아버지가 기운을 북돋워 주려 하지만,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덜덜 떨고만 있다. 그는 그들을 지하 터널을 통해 눈에 띄지 않게 루브라이로 데려다주려 한다. 그런 계획을 어떻게 세웠는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알아내고 싶은 생각도 없다.)
(깊은 숲에서 내가 나타난 것도 예상치 못한 일은 아니었다고, 내 아버지는 주장한다. 어머니가 여기 있다. 일족의 어머니도. 그 외에는 낯익은 얼굴이 별로 없다. 다들 지쳤다. 그들은 폭력에 의해 부서졌다. 영원한 고향을 찾고 있다. 내가 주어야 한다. 내가 그래야만 한다…)
(하지만 그들은 애원한다. 추억에 잠긴다. 다시 생각해 주기를 간청한다. 그들은 사랑하라고 주장한다. 보살피라고. 어머니는 내 팔을 쓰다듬는다. 내 내면의 선함을 일깨우기 위한 의도된 행동이다. 난 이미 잊어버린 감정이지만. 그녀는 나를 추방했던 일에 대해 사과한다.)
(그다음 아버지가 모든 걸 사과한다. 분노의 대상이 되었던 것을. 앞서 행동하지 않았음을. 그는 옳은 일을 하고 싶어 한다. 우리 일족이 편안한 삶을 영유하기를 바란다. 나는 슬픔을 본다. 진실을 본다. 후회를 본다. 이게 길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체제와 함께한 시간이 내 판단력을 흐리게 한 건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가 이 심연의 틈으로 떨어진 것은 내 압도적인 희열의 결과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순진함의 대가인지도.)
(나는 더 깊은 곳으로 떨어져 내리고, 그들의 얼굴이 점점 작아져 간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의 표정이 보인다. 이제는 아무도, 어른들도, 아이들도, 후회나 고통, 슬픔을 내보일 수 없다—)
(그 얼굴에 안도감이 비친다.)
10. 애통
나는 죽었어야 했다.—-하지만 거기 심연의 어둠 속에서 너는 진정으로 살아났다.—-
(나는 늪과 바위와 폐허 사이에 누워 있다. 심연에도 끝이 없는 건 아니다. 억제되지 않는 자연의 분노에 찬 소리가 다가온다. 이 아래는 어둡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그들은 번성한다. 나는… 부서진다.)
(—-이제 너는 부서져 있지 않다.—-)
(나는… 부서지지 않았다. 당신의 광채가 보인다. 감히 다가오려 한 야수를 무장 해제시키고, 당신 앞에 선 그들의 육신을 녹인다.)
(—-그리고 우리는 네 육신을 본다.—-)
(나는 일어난다. 부서진 후 다시 부서지지 않은 채. 생명을 부여하는 이것은 무엇이지?)
(—-우리는 기회다.—-)
(그리고 나는?)
(—-파멸이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파멸시켜라.—-)
(당신의 목소리는 잦아들지만, 당신의 광채는 남아 있다. 낯익은 빛. 우리 그림자 태양의 것과 닮아 있다.)
(렐릭의 파멸이 둘로 쪼개져 이 근방에 놓여 있다. 당신은 그걸 당신의 광채로 고친다. 다시 온전해진다. 복수를 쫓는 신들의 분노가 주입된 것처럼, 예전보다 더 온전하다.)
(수 킬로미터 위, 우리 찬란한 도시 루브라이와 어둠이 드리운 황무지 사이에 놓인 축이 보인다. 지금쯤, 내 일족은 도시 안에 있을 것이다.)
(나는 당신의 광채를 주머니에 넣고, 나와 내 복수를 가로막은 벽에 월도를 꽂아 넣는다. 나는 석판을 한 손으로 붙잡고 몸을 끌어올린다. 그리고 다시 한번 월도를 내뻗어 목표를 향해 다가간다.)
(더는 기회가 없다. 더는 흔들리지 않겠다. 이제 약점도 없다.)
11. 해방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알고 있다. 다시 볼 필요는 없다.(나는 어머니의 육신을 도륙한다.)
내 말 안 들리나?!
(나는 아버지의 머리를 목에서 떼어낸다.)
이건 미친 짓이야!
(누구도 내 분노를 벗어나지 못한다. 어린아이들도. 민간인도. 도시는 공포에 질려 지켜본다. 다들 내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당장 그만둬!
(그들의 얼굴에 드러나는 건 안도감뿐이다.)
멈추라고!!!
(그들의 얼굴에 드러나는 건 안도감뿐이다.)
이렇게 명령한다!!!
(그들의 얼굴에 드러나는 건 안도감뿐이다.)
아아아!
(사파이어의 태양이 폭발한다.)
제발!
(루브라이가 갈라진다. 루브라이가 산산이 조각난다. 루브라이가 뒤집힌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이럴 순—
(당신의 광채. 내 월도.)
—-다시 경험해라.—-
안 돼애애—
(그들은 나를 거역했다. 내 체제에 거역했다. 그들은, 내 일족은 내 손에 의해 소멸했다. 그들은 날 괴물이라 부른다. 그들은 날 우리에 가뒀다. 그들은 날 처형하려 한다. 하지만 당신의 광채가, 그들이 당신을 내게서 빼앗아 갔음에도 여전히 보인다.)
(당신이 내 손을 이끈다. 당신은 이 사슬로부터 날 해방시켜 준다. 당신은 날 다시 찾아 준다. 이제는 렐릭의 파멸이 아닌 내 월도를 내게 돌려준다. 유일한 마지막 목적, 루브라이의 파멸을 위하여.)
(조각난 하늘. 경련하는 행성. 우리의 존재가, 뒤집힌다.)
(그들의 어리석음은 구원이 되어야 했다. 사파이어의 태양 그 자체로부터 빛을 흡수하며, 나는 당신의 광채를 사용한다. 권총이 폭발을 일으키듯, 그들의 기술을 그들에게 역으로 이용한다.)
(그들을 섬기고, 보호하고, 그들을 위해 싸우고, 그들 대신 고통을 느끼고.)
(조각난 하늘. 경련하는 행성. 갈가리 찢어진다.)
(루브라이인이 한 명 남아 있다. 나다. 하지만 그것도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걸까? 나는 심연을 응시한다. 심연이 열렸다. 이번에는 진정으로 열렸다. 그리고 그 아래에 도사린 것을 내게 보여준다. 죽음이다. 나는 당신의 광채를 잃어버린다. 루브라이의 폐허를 잃어버린다. 나는 그 안으로 떨어져 들어간다. 그리고 나는… 나는… 그다음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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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있다. 당신과 함께. 나의… 목격자여.
—-이제 무엇을 느끼느냐? 가족도 없고, 체제도 없고, 루브라이도 없는 지금. 그들은 떠나 없고 너 홀로 남겨진 여기, 우리의 품에서 너는 무엇을 느끼느냐?—-
룰크가 눈을 뜬다. 앞쪽으로 기어가 그를 온전히 삼켰던 검어진 용액을 벗어난다. 흑요석처럼 검은 독기의 벽에서 나와 자신의 광채를 찾는다. 루브라이의 폐허를 찾는다. 그것들을 받아들이고, 그는 일어선다.
—-무엇을 느끼느냐, 나의 아이야.—-
"안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