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1-05 16:39:49

나비에 엘리 트로비/작중 행적/라스타의 임신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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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라스타는 궁의의 진찰로 소비에슈의 아기를 임신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본궁에 갈 채비를 하러가던 중 랑드레 자작의 사건 후 일어날 상황에 대해 신경쓰던 찰나 소비에슈에게서 라스타가 임신했음을 듣게 된다. 덤덤하게 축하한단 말은 못하겠다고 대꾸하지만 황족으로 인정받을 순 없지만 황제의 첫 아기라는 말에 수긍한다. 라스타가 임신했으니 라스타의 품위유지비를 황제의 아기를 낳은 정부들에게 주어지는 만큼의 액수로 늘려달라는 요구를 듣고 수긍하면서도 상태를 묻는다. 아직 깨어나지 않았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답한 소비에슈가 여러 정보를 알려주지만 묵묵히 듣는다.

이윽고 소비에슈는 방에서 나가버리고 그제서야 창문을 바라본다. 퀸이 찾아오자 반갑게 맞이해준다. 자신을 안아주는 퀸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라스타의 임신 이후 라스타의 임신과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자신의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 늘게 된다. 이를 느끼고 일부로 표정을 관리하지만 라스타가 자신보다 먼저 임신한 상황에 속으로 당황해한다. 선대 황후가 오시스 3세의 사생아들을 대했던 태도[1]를 떠올린 후 라스타와 소비에슈의 외모가 아름답기에 태어날 라스타의 아이 역시 외모가 요정같이 아름다울 것이라 여기고, 그런 라스타의 아기를 자신이 냉대했을시 오히려 아기가 무슨 죄냐며 자신이 비난을 받아 불리해질거라 여기면서도 앞으로 일어날 불미스러울 일을 방지하기 위해선 빠른 시일내에 자신도 임신해야함을 알면서도 부담감을 느낀다. 밀려오는 부담감에 안락의자에 앉아있던 중 엘리자 백작부인으로부터 하인리가 급히 할 말이 있다며 자신을 찾아왔다는 보고를 듣는다. 비밀 친구가 된 후 가끔 만나서 대화만 할 뿐 대놓고 자신을 찾아오지 않던 하인리가 급히 자신을 찾아온 것에 대해 의문을 품지만 이내 하인리를 응접실에 들여보내준다.

차를 내오겠다며 잠시 자리를 피해준 엘리자 백작부인이 방에서 나가자마자 하인리가 자신을 끌어안으려하자 당황해한다. 이를 눈치채고 하인리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위로해주고 싶은데 친구끼리, 위로의 포옹도 안 되냐'고 묻자 그를 쳐다본다. '친구끼리도 위로할 때 끌어안아준다'고 덧붙이자 허락한다.

하인리가 안아주자 안도감을 느끼면서도 하인리에게서 퀸의 향을 느낀다. 하인리가 마치 자신을 위로해주고 있는 것 같음을 느껴 안도해하던 찰나 하인리가 '난 정말 썩을 놈인가보다'라고 중얼거리자 의아해한다. 하인리가 속상해할까봐 위로하러 온 건데 못된 생각이 든다고 대답하는 물러난다. 이를 눈치챈 하인리가 자신을 놓아주자 그를 쳐다보지만 하인리의 얼굴이 붉어진 것에 혹시 너무 오래 붙어있었냐고 묻는다. 이 말에 하인리가 더욱 얼굴이 빨개져서 손까지 휘저으며 '그런 의미의 못된 생각이 절대 아니다. 내가 이 와중에 흥분하고 그런 이상한 생각을 하는 놈이 아니다.'라고 둘러대자 의아해 그를 쳐다본다.

하인리는 두 손으로 두 눈을 가리면서 '미치겠다'고 중얼거리곤 '그런 뜻으로 물어본게 아니였냐? 내가 혼자 땅굴을 판 거냐?'고 묻는다. 수긍하면서도 자신이야말로 이 와중에 웃음이 나오는 걸 보니 사람 감정은 미묘하다고 대답한다. 하인리에게서 '어떻게든 웃으니 좋다. 내 수치가 미소가 되었다니 그나마 다행이다.'라는 대답을 듣는다. 그러던 중 엘리자 백작부인이 차를 가지고 오고 그녀가 방에서 나가자마자 하인리에게 엘리자 백작부인이 가져온 차를 건낸다. 차를 마시는 하인리를 쳐다보며 그의 눈동자가 아름답다고 생각해 돌연 '만약 하인리 왕자가 여자라면 눈이 예뻐서 폐하께서 반하실 것 같다'는 말을 내뱉는다. 하인리는 웃으면서 '칭찬을 참 독특한 방식으로 한다'고 대답한 직후 차를 마시면서 여자였다면 자신의 시녀로 들어왔을거라고 자신의 말을 돌려주며 하루 종일 붙어있을 수 있다고 대답한다. 자신의 시녀가 하고 싶냐고 묻지만 하인리가 '뒷이야기에 주목해달라'고 둘러대자 안정감을 느낀다. 이후 하인리와 한참을 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한편 소비에슈는 랑드레 자작의 사건을 황족의 아기를 시해하려한 사건으로 규정해 '황족 시해죄'[2]를 적용하여 재판을 무시하고 랑드레 자작을 처형하려 한다.

이 소식을 듣고 급히 자신을 찾아온 투아니아 공작부인에게서 랑드레 자작을 구해달라는 부탁을 듣게 된다. 투아니아 공작부인을 진정시킨 뒤 랑드레 자작이 재판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투아니아 공작부인에게 묻지만 대법관의 말론 랑드레 자작에 관한 건은 자기에게 오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서 라스타의 임신 때문임을 바로 간파한다. 투아니아 공작부인은 소비에슈가 랑드레 자작의 사건을 단순 살인미수가 아닌 황족의 아기가 죽을 뻔한 사건으로 처리하려한다는 걸 알려준다. 소비에슈가 확실하게 랑드레 자작을 처형하려한다는 것을 간파한다.

치맛자락을 잡고서 떨던 투아니아 공작부인이 랑드레 자작이 라스타를 찌른 후 잡혀가면서 이상한 말[3]을 했다고 들었다고 말하자 수긍해준다. 한숨을 쉬면서 '랑드레 자작은 올곧은 청년이고, 그가 아무런 이유없이 홧김에 사람을 찌를 사람이 아니다'라고 호소하면서도 "알지만, 홧김이라고 해도 함부로 사람을 찔러선 안 된다. 하지만 적어도 재판은 받게 해주어야 하고, 그래야 왜 그런 짓을 저지른건지 변명이라도 해보고 참작이 될 거다."라고 대답해 랑드레 자작의 행동은 죄이고, 죄를 치러야한다는 모습을 보이던 투아니아 공작부인은 자신의 명예를 지키려다 죽을 위기에 처한 랑드레 자작의 상황에 한탄해 결국 눈물을 흘린다.

20년 전의 스캔들과 전 투아니아 후작 마리안 경의 자살 사건을 떠올려 투아니아 공작부인이 이 일에 대해 괴로워한다는 것을 눈치채 그렇지 않아도 랑드레 자작과 이야기해볼 참이였다고 말한다. 이 말에 놀란 투아니아 공작부인이 정말이냐고 묻자 사실 자신에게도 걸리는 게 있었다며 라스타가 투아니아 공작부인 음해 사건의 진범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었다고 대답한다. 당황한 투아니아 공작부인이 그럼 소문이 사실이였냐고 묻자 자세한 건 랑드레 자작을 만나 물어봐야하고 소비에슈가 랑드레 자작을 친국하는 중이니 당장은 만나러 갈 순 없지만, 재판을 하지 않으므로 친국은 금방 끝날 것이기에 친국이 끝나면 랑드레 자작을 찾아가겠다고 대답한다. 연신 감사를 표하는 투아니아 공작부인에게 손수건을 건내준다. 손수건을 받은 투아니아 공작부인이 손수건을 접고서 가져도 되냐고 묻자 그건 왜냐고 반문한다. 결연한 표정으로 "랑드레 자작에 대한 일이 잘 해결되든 해결되지 않든, 언젠간 이 은혜를 꼭 갚겠다"고 대답하는 투아니아 공작부인에게 은혜라고 할 일도 못 된다고 대답해보지만 "가장 힘든 순간에 손을 내밀어준 것이 은혜다"라는 대답을 듣는다. 투아니아 공작부인이 안아봐도 되냐고 묻자 허락한다. 잠시 자신을 안아주던 투아니아 공작부인이 웃은채 인사하고 나가자 의아해한다.

다음 날 부관에게 친국이 끝나는대로 결과를 알려달라고 지시하고 소비에슈가 사형 선고를 내렸다는 보고를 듣는다. 예상했던 결과에 집무실에 나와 감옥에 갇혀 있는 랑드레 자작을 찾아간다.

랑드레 자작은 자신을 보고서 놀라서 자신에게 오려다가 심한 고문을 받은 듯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자 랑드레 자작을 만류한다. 웃는 듯한 랑드레 자작을 보고 의아해하던 중 사람들이 라스타가 공작부인에게 한 짓을 알게 되었냐고 물으며, 다들 알게 되도록 일부로 열심히 소리 질렀다고 대답하면서도 본인도 생각해보니 참 멍청했다며 먼저 라스타를 찾아갈게 아니라 알아낸 정보부터 풀어야했는데 끝까지 발뺌하는 모습에 그만 눈이 돌아갔다며 홧김에 라스타를 찌른 행위에 대해 자조하는 랑드레 자작에게 일이 묻혔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 말에 랑드레 자작이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자 라스타의 임신으로 인해 랑드레 자작이 찾아낸 진실이 묻혔다는 것, 소비에슈가 재판을 무시하고 그를 처형하려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목숨을 걸고 찾아낸 진실이 뭍혔다는 것에 절망해 주저앉은 랑드레 자작에게 다가와 죽을 사람이라면 굳이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거라며 랑드레 자작을 구해줄 수 있다는 의미가 담긴 말을 한다. 이를 알아들었는지 살려줄 방도가 있는거냐고 묻는 랑드레 자작에게 있다고 대답한다. 자신의 말에 놀라하던 랑드레 자작은 곧, 황후의 면책 특권을 써주려는 것임을 알아채자, 비슷하다고 대답했으나 랑드레 자작은 소용없다는 듯이 소비에슈는 "황족을 시해하려 한 죄"로 몰아가한다고 거부한다.[4] 랑드레 자작에게 그건 자신이 생각할 문제이니, 할 일은 자신에게 전후상황을 정확하게 이야기해주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랑드레 자작은 이미 포기한 듯 사실을 소비에슈에게 알려주었지만 소용없었고, 무슨 증거를 가져다도 처벌할거라며 그에게 소중한 건 공작부인이 아니라 라스타라고 대답한다. 철창살을 치고선 일단 말하라고 대답한다. 랑드레 자작으로부터 투아니아 공작부인에 관한 헛소문을 추적하다가 마리안 경이 자살한 신전 근처의 마을에 도착했고 술집에서 사람들이 투아니아 공작부인과 마리안 경에 관한 이야기를 술안주처럼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을 포착했다는 것, 이야기를 해대는 사람들을 추적해서 최초로 소문을 퍼트린 사람들 몇 명을 잡았다는 것, 매우 오래 전의 일이고, 진실이더라도 여러 사람을 거치다보면 말이 조금씩 달라질텐데도 사람들이 판에 박힌 듯 한결같이 똑같은 말을 한 것, 이를 이상하게 여겨 일부로 질문에 함정을 파 사람들에게 다른 질문을 했고, 정해진 답변에서 벗어나자 사람들이 말을 맞추지 못했다는 사신을 듣는다.이를 들으면서 라스타가 돈을 주고 사람들을 매수해 투아니아 공작부인의 20년 전 소문을 다시 일으킨 것임을 간파한다.

그것만으론 누가 이런 짓을 꾸민 것인지 알 수 없었고, 그때엔 설마 라스타가 범인이란 생각도 못했다며 조용하고 덤덤하게 말하다가 매서운 눈빛을 띈 랑드레 자작은 사교계에서 최근 자주 활동하던 사람들의 초상화를 구한 다음 초상화를 내밀어 그 사람들에게 그들을 매수한 자가 누구인지 짚게 했고, 혹시나 엉뚱한사람에게 덮어씌울까봐 각기 따로따로 초상화를 짚게 했다고 설명한다. 바로 라스타를 떠올리지만 라스타는 줄곧 황궁 안에서만 있었기에 초상화는 없을거라 생각하던 찰나, 사람을 매수한 자가 로테슈 자작이였고, 로테슈 자작에게 일을 시킨 사람이 라스타였다는 대답을 듣는다. 증오를 억누르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는 랑드레 자작에게 왜 라스타라고 생각했냐고 묻는다. 로테슈 자작은 라스타와 얽히기 전까지는 사교계에 얼굴조차 들이대지 못했고, 처음에는 라스타를 모욕하면서 자기 이름을 팔더니, 이후에는 라스타를 칭송하며 돌아다니고 있었고, 가난한 영주임에도 갑자기 돈을 펑펑 써댔다고 듣는다. 랑드레 자작에게 그 이야기를 전부 소비에슈에게 했냐고 묻지만 소용없었다는 대답을 듣는다. 혹시 혼자 조사하고 끝내지는 않았는지, 관련 보고서 같은 건 없었는지에 대해 묻는다. 랑드레 자작으로부터 보고서가 있다는 대답을 듣자 장소를 묻는다. 랑드레 자작은 저택 내 본인의 서재, 책상 서랍 안에 들어있다고 알려준다.

밖에 나가 아르티나 경에게 랑드레 자작의 저택에 가서 랑드레 자작이 말한 장소를 알려주고 최대한 보고서를 가져오라고 지시한 후 바로 감옥에 돌아온다. 보고서는 왜 가져오라고 지시했는지 의아해하는 랑드레 자작에게 그를 구하는데 쓰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대답한다. 눈물을 글썽이며 구해주려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대답하는 랑드레 자작에게 투아니아 공작부인에게 부탁을 받았다고 털어놓는다. 투아니아 공작부인의 심정과 자신 때문에 그녀가 더 속상해하지는 않았는지를 걱정하는 랑드레 자작을 보면서 속으로 자신의 목숨이 경각심에 달려있음에도 한 여자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랑에 대해 감탄하면서도 랑드레 자작의 행동은 기사도에 어긋나는 짓임을 상기한다. 랑드레 자작을 바라보다가 온전히 무죄로 만들어줄 순 없지만 추방형으로 바꿔줄 수 있다고 제안한다. 말만이라고 중얼거리는 랑드레 자작에게 확실하게 해줄 수 있다고 단언하고는 집사에게 말해둘테니 챙길 물건이 있으면 말하라고 대답한다.

방에 돌아와 리스트에 랑드레 자작이 말한 물건을 적고서 그 리스트를 투아니아 공작부인과 친한 시녀에게 건내고 랑드레 자작의 저택 내 집사에게 전하라고 지시한다. 마침 돌아온 아르티나 경에서 보고서와 서류를 챙겨오던 중 궁에서 나온 수사관을 보았다는 보고를 듣고, 그들과 마주치진 않았냐고 묻는다. 혹시나 싶어 자리를 피했다는 아르티나 경의 말에 소비에슈가 사건을 완전히 묻기 위해 랑드레 자작의 보고서를 없애려는 것임을 간파한다. 랑드레 자작의 진술과 일치하는 대부분의 내용과는 다른 로테슈 자작이 라스타에게서 홍염의 반지를 받아 팔았다는 내용을 보고 의아해한다. 이내,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사건을 빨리 처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대로 본궁 내 소비에슈의 집무실에 간다. 무슨 일로 왓냐고 묻는 소비에슈에게 랑드레 자작의 처분을 추방형으로 바꾸라고 요구하지만 소비에슈가 그 일을 이야기할거면 나가라며, 자기도 여러모로 심란하지만 라스타는 자기 아기를 임신했고, 랑드레 자작은 의도한게 아니지만 자기 아기를 죽일 뻔 했다고 대꾸하며 랑드레 자작을 사형시킬 것이고 자신은 일에 간섭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자 랑드레 자작이 왜 그랬는지는 중요하지 않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단언하면서 중요한 건 아기가 죽을 뻔 한 일이지, 왜 그랬는지는 아니라면서 싸우러 온 거라면 돌아가라고 엄포를 놓는 소비에슈에게 랑드레 자작이 조사한 건 별개로 처리해야겠다고 응수하고 집무실에서 나가려한다.

소비에슈에게 라스타가 투아니아 공작부인의 음해 사건의 진범임을 알려주며 라스타가 벌인 투아니아 공작부인의 음해 사건은 랑드레 자작의 사건과는 별개로 처리하겠다고 재차 응수한다. 그러나 소비에슈는 헛웃음을 지으며 '지금 그 말은, 랑드레 자작을 추방형으로 바꾸지 않으면, 라스타에 대한 소문을 안 좋게 퍼트리겠다는 말이냐'고 억지를 부리자 '보고서를 공식화하는 것 뿐'이라고 대꾸하며 랑드레 자작의 보고서를 언급한다. 거기에 넘어갈 것 같냐며 억지를 부리는 소비에슈에게 넘어오든 아니든 상관없으니 랑드레 자작을 법대로 처리하라며, 자신은 라스타를 법대로 처리하겠다고 일갈한다.

소비에슈에게 라스타는 고의로 가짜 정보를 조작해 투아니아 공작부인의 명예를 실추시켰고, 투아니아 공작과의 이혼을 조장했으며, 사교계의 평판을 떨어트린데다 이를 사람들을 매수했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했다고[5] 일갈하며 라스타에게 법적인 처벌을 내리겠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소비에슈는 도리어 어이없단 표정으로 아무리 라스타가 싫다고 해도 그렇지, 어떻게 살인을 저지르려던 자를 두둔하냐고 억지를 부린다. 이에 거짓 정보로 한 사람을 망치려한 사람을 두둔한 것과 같다고 응수하지만 소비에슈가 라스타가 한 일은 사교계에서 자주 발생하는 일인데, 두 개가 같냐머 재차 억지를 부리자 '이 일이 터져도, 모두가 '사교계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고 이해할 것'이라고 응수한다.

결국 반 협박에 가까운 협상 끝에 랑드레 자작의 목숨을 구해주는데 성공하지만 추방형으로 낮추는 조건으로 보고서를 달라고 요구하는 소비에슈에게 먼저 추방형부터 내리라며, 보고서는 랑드레 자작이 간 다음에 주겠다고 응수한다. 어이없어하며 " 황후는 라스타에게 동정심도 없소?"라고 억지를 부리는 소비에슈에게 '그래서 랑드레 자작을 구하려 하는 것'이라고 대꾸하는 동시에 '나도 하나만 물어봐도 되냐? 라스타 양에게 가진 마음이 동정심밖에 없으시냐? 항상 내게 라스타가 가엾지 않냐고 묻지 않으셨냐?'라고 응수한다. 대답을 못하던 소비에슈가 랑드레 자작의 처분을 추방형으로 바꾸겠다고 지시한 후 불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이제 됐냐'고 말하는 듯이 쳐다보자 예를 갖추어 인사를 한 후 집무실에서 나간다.

집무실에서 나오지만 투아니아 공작부인의 부탁을 들어주어 랑드레 자작의 목숨을 구하는데 성공했고, 소비에슈와의 협상에도 이긴 상황인데도 찜찜함을 느낀다.

그대로 본궁에서 나오지만 황제의 첫 아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동궁을 바라보면서 라스타가 황제의 아기를 가진 이상 그녀의 세상은 달라질 것임을 간파한다.[6] 그대로 걸어가려던 찰나 퀸을 보고서 놀란다.

바위 위에 앉아있는채 편지 봉투를 물고 있다가 사람들이 있을 땐 수풀 속엔 숨었다가 사람들이 가자마자 슬쩍 나와서 자신에게 다가와 자신을 쳐다보는 퀸을 보고서 안도감에 웃음을 지으며 퀸에게 다가려하지만 퀸이 물고 있던 편지를 자신의 손에 내려놓고서 날아가버리자 당황해한다.

편지를 들고서 걸어가 벤치에 앉아 편지[7]를 열어본다. 복수 이야기나 파란 머리 기사의 이야기에는 흥미를 느끼지만 형이 아프다는 이야기에는 찜찜해한다. 하인리의 형이 현 서왕국의 왕임을 상기하고 하인리의 형의 상태를 걱정함과 동시에 유력한 왕위계승권자인 하인리가 머지않아 서왕국으로 돌아가야할지도 모름을 눈치챈다. 하인리가 서왕국으로 돌아가야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최근 친구가 된 하인리, 퀸이 동시에 떠난다고 여겨 씁쓸해하던 찰나 뒤에서 왜 그렇게 표정이 어둡냐는 말을 듣는다. 놀라 뒤를 돌아보던 찰나 하인리가 자신의 뒤에 있음에 당황해한다. 하인리의 옆에 있던 파란 머리 기사가 자신에게 인사하자마자 그를 물린 하인리가 에스코트를 청하자 수락한다.

하인리의 팔에 손을 올렸지만 하인리가 움찔하자 시선을 팔로 내린다. 하인리의 팔근육의 상태에 속으로 감탄하면서도 이내, 자신이 한 생각 때문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얼굴을 붉힌다. 이를 눈치챈 하인리가 덥냐고 물어보자 당황해하지만 얼굴이 붉다는 하인리의 대답에 조금 덥다고 대답해버린다. 공교롭게도 마침 부는 찬바람에 소름을 느끼고 뒤에 서있던 파란 머리의 기사가 재채기를 하자 이를 의아해한다. 속으로 민망해해 고개를 돌리려하던 찰나 하인리가 웃음을 참는 소리를 내자 더욱 민망해한다. 건강한 걸 보니 감기에 걸리진 않을거라는 대답에 둘러대곤 어색하게 팔을 내린다. 이를 눈치채고 희미하게 웃음을 흘리는 하인리를 보고서 일부로 치맛자락을 꽉 쥐고 턱을 치켜들어 다른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 '편지가 운동을 많이 한 모양인데, 걱정된다'는 말을 내뱉어버린다.

순간적으로 내뱉은 말에 하인리가 웃음을 터트리자 본인도 민망해한다.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고 있는 하인리를 보고서 억지로 태연한 척 했지만 하인리가 '튼튼한 편지지를 고르느라 많이 고민했고, 퀸이 부리로 물고 가다가 찢어지면 안 된다'고 대답하자 억지로 지엇던 표정이 무너진다. 하인리가 얄밉다고 생각해 그를 쏘아보지만 자신에게 비는 척 흉내를 내면서도 여전히 웃으면서 미안하다고 대답하자 말실수였다고 대답한다. '내가 운동을 많이 하나 물어보고 싶었던거지 않냐?'고 묻는 하인리에게 하인리의 형에 대해 물어보려던거라고 둘러대지만 하인리는 형은 운동을 많이 안 한다고 대답한다. 하인리가 장난을 친다고 여겨 멈춰서서 일부로 차가운 표정을 꾸며낸다.

하인리는 진짜로 미안하다고 사과하다가 워턴 3세가 이전보다 몸 상태가 안 좋다곤 했지만, '아직' 위험할 정도는 아니고 원래부터 몸이 약했다고 알려준다. 다행이란 말을 돌려서 한 거지만 '아직'이란 건 더욱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기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하인리를 쳐다본다. 이를 눈치챈 하인리가 분위기를 환기하려는 듯 활짝 웃으면서 '내 제안은 생각해봤냐'고 묻자 되묻는다. 하인리는 편지에 적힌 복수 방법들 중 1번인 아름답고 신분 높고 대단한 남자를 애인으로 만들라고 제안하며 '가짜 애인'이라도 만들라고 말한다. 중얼거리다가 헛기침을 하고서 딴청을 부리는 하인리를 보고서 하인리가 말한 '가짜 애인'이 하인리 본인임을, 하인리가 '날 애인으로 삼으라'는 뜻으로 말하고 있음을 눈치챈다.

하인리의 제안에 대한 이유를 눈치채면서도 자신을 놀려댔던 것에 대해 괘씸함을 느끼고 일부로 모른 척 카프멘 대공이냐고 묻는다. 이에 하인리가 아니라고 소리치자 카프멘 대공이라고 일축한다. 재차 아니라고 대답하는 하인리에게 그 외에 아름답고 신분 높고 대단한 남자가 더 있냐고 묻는다. 삐진 얼굴로 입을 다물고 더 없냐고 중얼거리면서 자신에게 얼굴을 들이미는 하인리를 보고서 그 뜻을 눈치채 웃음을 터트린다. 자신이 한 말이 농담임을 눈치챘는지 히죽 웃으면서 농담이였냐고 직설적으로 묻자 진담이라고 대답한다. 놀라하는 하인리를 보고서 이래서 하인리가 자신을 놀려댄 것임을 눈치채고 반응이 재밌다고 여겨 농담이 맞다고 털어놓는다. 이 말에 하인리가 반색하자 원하지도 않는 남자를 곁에 두고서 맞바람 피우는 것처럼 보이기 싫다고 대답한다. 그 부분이 농담이였냐고 묻는 하인리에게 왜냐고 말하지만 하인리가 시무룩해진 얼굴로 바닥을 내려다보며 걸어가자 그가 귀여워보인다고 생각하면서도 말없이 같이 걸어간다.

그렇게 걸어가던 중 크리스탈 하우스 부근에 도달한다. 크리스탈 하우스의 전경을 멍하니 바라보던 중 하인리가 서왕국에 가면, 그리워해줄거냐는 말에 멍하니 하인리를 바라보다가 하인리가 서왕국으로 돌아가야할 처지임을 다시 상기한다. 서왕국의 왕위 후계자이기에 그가 고국으로 돌아가야함을 알면서도 먹먹함을 느낀다. 하인리와의 작별에 상실감을 느끼고 아쉬워하다가 간신히 평온한 표정으로 무척 그리울거라고 대답한다. 진심이라고 덧붙이지만 서글프게 웃던 하인리가 지금 당장은 떠나는 건 아니라고 대답하자 대답을 못한채 고개를 돌려 크리스탈 하우스의 지붕을 바라본다. 회중시계를 보다가 시간이 꽤 지났음을 느끼고 늦었다고 중얼거리던 하인리로부터 바래다주겠다는 말을 듣는다. 이후 하인리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서궁으로 돌아간다.

업무를 마쳤을 때쯤 로라에게서 라스타가 깨어났다는 것과 소비에슈가 라스타에게 임신을 기념해 안락의자를 선물했음을 듣게 된다. 최대한 무덤덤한 척 책상에 앉지만 자신의 기분이 가라앉았음을 눈치챈 시녀들로부터 투아니아 공작부인이 공작과 이혼하게 되었으나 합의가 안 돼서 재산분할 재판까지 갔다는 것, 랑드레 자작에겐 추방령이 내려졌다는 것을 듣게 된다. 이를 무덤덤하게 듣고 있던 한 시녀가 로테슈 자작을 거론하자 의아해한다. 로테슈 자작이 라스타의 옛 주인이라는 걸 상기하던 중 로테슈 자작이 아예 수도에서 살려고 하며 황궁 근처에 이사를 하기 위해 집을 구하고 다닌다는 것을 듣고 로테슈 자작이 라스타가 자신의 영지 내 노예였음을 폭로했지만 소비에슈에 의해 입막음을 당했던 것, 이후 로테슈 자작이 말을 바꾸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둘의 관계가 좋아질 수 없단 것, 로테슈 자작이 라스타에게 투아니아 공작부인의 소문을 알려줘 라스타가 투아니아 공작부인을 음해하는데 기여했던 것을 떠올림과 동시에 이제는 로테슈 자작이 궁전 근처로 이사온다는 사실에 라스타가 로테슈 자작에게 협박당하고 있음을 간파한다.

라스타와 로테슈 자작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찰나 로라로부터 로테슈 자작이 집만 구하고 있는게 아니라 유모도 같이 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집에 아기라도 키우냐'는 로라의 말에 속으로 라스타가 협박당한다 해도 자신은 관여할 마음이 없고, 라스타가 알아서 할 것인데다 정 힘들면 소비에슈에게 말할 것이고, 설령 소비에슈에게 말하지 못해 협박당한다고 해도 자신이 도와줄 일은 아니라고 단정짓는다.

라스타의 일에 대한 생각을 접고서 서랍을 뒤적거리다가 사랑의 묘약을 발견한다. 옆에 있던 로라가 선물로 받은 것임을 알아보자 서랍에 넣어두고서 까맣게 잊고 있었음을 그제서야 떠올린다. 포장조차 뜯지 않았다는 것에 의아해한 로라에게 누가 장난친 것 같아서라고 대답한다. 히죽 웃으면서 다가와 혹시 진짜일 수 있지 않냐고 묻는 로라에게 이런게 진짜라면 소문날거라고 일축한다. 그렇지만 세상엔 온갖 것이 다 있다는 대답에 속으로 사랑의 묘약이라면 효과가 있자마자 소문날거라며, 머뭇거리면서 병을 바라보던 중 로라에게서 한 번 사용해보라는 말을 듣는다. 사용한다해도 딱히 사용할 곳이 없다고 대답해보지만 로라는 입모양으로 "황제 폐하"라고 말해 소비에슈에게 사용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시녀들이 저마다의 일을 보러간 후 잠들기 전 사랑의 묘약을 쳐다보면서 속으로 '도대체 이걸 보낸 사람은 무슨 의도로 보낸거냐? 혹시 라스타에게 남편을 빼앗긴 내가 불쌍해보였냐? 아니면 이거 그냥 독 아니냐?'라며 불쾌해한다. 카프멘이 마법 아카데미 수석 졸업자임을 상기해, 카프멘에게 사랑의 묘약에 대해 물어보기로 결정한다.

다음날 카프멘과 륍트와의 무역에 대해 점검할 겸 사랑의 묘약에 대해 묻기 위해 들고서 궁전 내 빈 방에 찾아간다. 마침 방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카프멘에게 수출입 유망품목 작성했냐고 묻는다. 카프멘이 반 정도라고 대답하자 리스트를 달라고 요구해 리스트를 살펴보곤 륍트에 넘어와 있는 월대륙 무역상들의 수는 총 얼마나 되냐고 묻는다. 본격적으로 이렇다할 수치를 내는 무역상들이 없다고 알고 있다고 대답하는 카프멘에게 국가 주도의 사업을 벌이기 전 유의미한 수치가 필요하니 최소한 안정성은 있어야한다고 대답한다. 시장 조사 차원에서 선행 거래를 먼저 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제안하면서도, 그 외에 다른 화대륙의 국가에서 월대륙과 거래할 품목은 없냐고 묻지만 카프멘이 미간을 찡그리자 알아봐달라고 대답하면서도 두 나라만의 무역을 하는 것도 좋겠지만 륍트와 동대제국이 화대륙과 월대륙의 중간유통지가 되어 중개수수료를 받는 구조를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제안한다. 이후 카프멘과 몇 가지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가 끝난 후 사랑의 묘약에 대해 물어보기로 결정해 카프멘에게 아카데미 수석을 차지했다 들었는데, 혹시 마법약 쪽에 대해서도 잘 아냐고 묻는다. 카프멘이 자신을 힐끗 쳐다보자 카프멘이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한다. 속으로 대인혐오증인거냐고 생각하지만 카프멘이 아니라고 대답하자 놀란다. 마법약에 대해서도 잘 안다는 대답에 바로 반색해 사랑의 묘약을 꺼내 카프멘에게 괜찮다면 좀 봐달라고 말한다.

카프멘이 사랑의 묘약을 알아보자 생일 선물로 받은건데 사랑의 묘약이라 쓰여있었다고 말한다. 카프멘이 더욱 미간을 찡그리자 괜히 물어본거냐고 생각한다. 믿어서 가져온 건 아니고, 익명으로 받은거라 찝찝하기도 하다고 둘러대곤 선물이라 그냥 버리기에도 좀 그렇고, 그렇다고 사용하기엔 찝찝하기도 해서 사랑의 묘약이 해로운지 아닌지 확인해 줄 수 있냐고 부탁한다. 사랑의 묘약이 해로운건지는 모르지만 암시장에 유통되긴 하고, 어느 정도 효과는 있다는 대답에 한 번도 이런 약이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중얼거린다. 카프멘은 암시장에서나 암암리에 유통될 뿐 그조차도 진품이 없는 약이라고 말한다.

사랑의 묘약에 흥미를 표하는 듯 약을 보던 카프멘이 잠시 돌아서서 약을 흔들어보고 냄새를 맡다가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약 같다고 대답하자 마시면 효과가 있냐고 중얼거린다. 카프멘이 사랑의 묘약의 효과를[8] 알려주자 속으로 '이걸 보낸 사람은 정말로 악의없이 내가 라스타에게 소비에슈를 빼앗긴 게 가엾어서 보낸거냐?'고 어이없어해 헛웃음을 짓는다.

그런 자신을 보던 카프멘이 원한다면 소비에슈에게 사용해보라며 제일 처음 본 사람이 자신이면 된다고 말하자 황당해해 어색하게 웃으면서 괜찮다고 중얼거린다. 속으로 그렇게까지 해서 소비에슈의 시선을 끄는 게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고, 자존심도 자존심이지만 약 자체에 신뢰가 안 간다며 카프멘 대공이 괜찮다고 말했지만, 이런 획기적인 물건이 입소문을 타지 않을 때는 결국 이유가 있을거고 약 냄새를 맡아보는 것만으로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는지 좀 그렇다고 생각해 불쾌감을 드러낸다. 약을 도로 가져가려던 찰나 그런 자신의 표정에서 불신을 읽은 듯 약병을 도로 가져온 카프멘이 못 믿냐고 중얼거리곤 병마개를 열어 직접 효과를 보여주겠다고 말하자 당황해해 그럴 필요는 없다고 중얼거린다. 어차피 해독제가 있으니 괜찮다는 대답에 의아해해 속으로 카프멘이 왜 해독제를 갖고 있는지 궁금해한다.

사랑의 묘약을 한 모금 마시고 자신을 바라보는 카프멘의 모습에 놀라서 눈이 마주친 순간 자신을 찾아온 소비에슈와 마주치게 된다. 들어오던 소비에슈가 카프멘을 보고서 인상을 찡그리는 걸 보고 카프멘을 보지만 카프멘이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돌리고 있는 것에 직전 카프멘이 한 말을 떠올려 속으로 자신과 마주쳤을거라 생각했는데 마시자마자 등을 돌린걸로 아직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거라고 생각한다. 이내 약효가 돌기 전에 마주친 건 상관없냐고 여기고 태도를 보아하니 이제부터 약효가 나타나는거라고 생각하던 찰나 카프멘이 계속 등을 돌리고 있는 것에 불쾌한지 카프멘에게 다가온 소비에슈에게 카프멘이 여전히 등을 돌린채 인사하자 더욱 불쾌해한 소비에슈가 카프멘에게 어딜 보고 인사하는거냐며 '난 여기 있다'고 대답하자마자 카프멘이 사정이 있다고 대답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런 둘을 보면서 필사적으로 소비에슈를 쳐다보지 않으려하는 카프멘을 보고 카프멘도 사랑의 묘약의 약효가 진짜라고 여기는 모양이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더욱 의문을 품는다. 진짜라면 곤란해지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소비에슈가 참다못해 카프멘에게 여기 보라고 말하자 이대로라면 불상사가 생길 것이라 여기고 결국 나서서 무슨 일로 왔냐고 묻는다.

소비에슈가 자신의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들고 있는 파일을 가리킨다. 카프멘을 감싸기 위해 나선 것임을 바로 눈치챈 소비에슈는 헛웃음을 지으면서 뭘 하고 있었길래 하나는 얼굴을 안 보이고, 하나는 그걸 또 감춰주고 있냐며 자신과 카프멘을 쳐다보며 뒤틀린 미소를 지으며 '혹시 입이라도 맞추고 있었냐? 저 자의 입술이 부풀려 있기라도 하냐?'라며 재차 억지를 부리곤 바로 카프멘의 어깨를 잡고 강제로 시선을 돌려서 보게 한다. 민망함에 자신도 모르게 물러선다.

그 순간 카프멘이 신음을 내고, 이를 듣고서 생각을 하던 찰나 소비에슈가 손을 거두고 카프멘을 쳐다본다. 카프멘을 보지만 무뚝뚝하고 오만한데다, 황후인 자신을 대놓고 무시하던 카프멘이 얼굴이 벌개져있고 눈가까지 촉촉해진채 시선을 소비에슈에게 고정하고 있는 모습에 놀라서 입을 벌리고 만다. 속으로 누가봐도 카프멘이 소비에슈를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기에 카프멘의 말처럼 효과가 있긴 있다고 여기는 동시에 평소엔 무뚝뚝하고 이국적인 미남이 촉촉한 눈으로 바라보는게 무척 매력적이게 느껴진다고 여긴다.

소비에슈는 그런 카프멘의 모습에 기겁해해 뒤로 물러나고 자신에게 카프멘이 왜 저러냐고 묻는다. 소비에슈에게 사랑의 묘약에 대해 말할지에 대해 생각하던 찰나 카프멘이 소비에슈에게 가까이 다가가 입가에 미소를 띈채 이상한 말을 내뱉는다. 그런 카프멘을 보던 소비에슈는 카프멘의 태도가 이상함을 눈치채고 무슨 장난질인지 모르겠지만 적당히 하라며 카프멘에게 들고 있던 서류를 건내주고 나가버린다.

소비에슈가 나가고 난 후에도 어안이 벙벙해해 카프멘을 쳐다본다. 웃긴데 웃어도 좋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 계혹 카프멘을 쳐다보면서도 소비에슈를 안 따라가고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에 의아해한다. 괜찮냐고 물으며 카프멘에게 다가가려 하지만 카프멘이 손을 내저으며 오지 말라고 소리치자 당황해한다. 이내 카프멘은 소비에슈를 사랑하는데 자신은 그의 아내이니 자신에게 질투심을 느낀다고 여긴다. 카프멘이 표정을 구기고 자신을 쳐다보자 당황해한다. 자세히 보니 잔뜩 붉어진 얼굴에 더욱 촉촉한 눈동자로 자신을 바라보는 카프멘을 보고서 그를 부르지만 카프멘이라 불러달라고 하자 의아해한다. 카프멘이 '못 들은걸로 해달라'고 대답하면서도 생각보다 효과가 강한 것 같다고 중얼거리자 재차 카프멘을 부르지만 헛소리를 하면서도 재차 가달라고 부탁하는 카프멘의 모습에 어리둥절해해 쳐다본다.

손부채질을 하던 카프멘은 시선을 허공에 둔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헛소리를 내뱉다 눈을 감고 관자놀이를 꾹 누른 후 주먹을 쥐고서 이 꼴이니 제발 나가달라며 자신의 향이 안 나면 곧 괜찮아질것이니 이후엔 방에 돌아가 해독약을 먹으면 된다고 대답하자 고개를 끄덕이고 방에서 나간다.

얼떨떨한 기분에 방을 잠시 쳐다보다가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여서 싱숭생숭한 기분을 느끼며 속으로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으면 저런 말들을 계속 옆에서 들을 수 있는걸까? 누군가 나로 인해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라고 생각한다.

다음날 카프멘에게 시녀를 보내 전 날의 일은 괜찮은지 물어보기로 결정한다. 이를 의아해한 시녀에게 카프멘이 소비에슈와 약간 트러블이 일어나서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했다고 둘러댄다. 시녀가 방에서 나가자 테이블에 앉아 카프멘을 기다린다. 카프멘이야 방에 돌아가 해독약을 마셨을테니 걱정하지 않으면서도 전 날의 일로 소비에슈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기에 불안해한다.

시녀가 카프멘과 함께 오자 카프멘을 맞이하기 위해 응접실에 나온 찰나 카프멘을 보고 놀란다. 전 날과 별반 다르지는 않았지만 평소에 입던 편안하고 실용적인 의상이 아닌 예복에, 머리카락 역시 뒤로 깔끔하게 넘긴 모습이지만 눈이 마주치자마자 다시 눈을 글썽이는 걸 본다. 괜찮냐고 물었으나 고개를 저은 카프멘은 시녀들을 물려달라고 부탁한다.

시녀들이 나가자마자 카프멘은 참았던 인내심을 털어놓듯 헛소리를 하자마자 흘려들으라고 중얼거린다. 이 모습을 보고 어색해하면서도 웃음을 짓는다. 카프멘에게 탁자 앞에 앉게 하도록 한 뒤 해독제가 없었냐고 물으면서도 속으로 누가봐도 카프멘의 상태는 이상한데다 자신이 봐도 카프멘의 상태가 이상함을 느낄 수 있고 사람들 역시 카프멘의 상태가 이상함을 알 것인데다, 문제는 거래를 앞두고 계속 만나야하기에 걱정한다. 있었지만 효과가 없었다는 말을 듣는다. 다른 해독제는 없었냐며 해독제가 잘못되었을수도 있지 않냐고 물으면서도 속으로 애초에 카프멘이 정확한 효과의 해독제를 가진 게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카프멘이 대답을 하지 않은채 난처한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기만 하자 의아해한다. 자신이 좀 얼굴을 가리고 있겠다고 말하지만 카프멘은 고개를 저으며 헛소리를 내뱉고, 앞말은 약의 효과, 뒷말은 진심이라고 여긴다. 약 때문에 나오는 말이지만 노골적인 말에 자신도 민망함을 느끼면서도 본인 역시 죽을 맛이라고 생각한다. 해독제가 잘못되었을리는 없다는 대답에 왜 그렇게 확신하는거냐며 사랑의 묘약을 위해 만들어진 해독제라고 묻는다. 카프멘이 대답을 하지 않자 설마하는 마음에 사랑의 묘약 전용 해독제냐고 추궁한다. 카프멘이 인정하자 놀라서 왜 카프멘이 사랑의 묘약에 드는 해독제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한다. 카프멘이 사랑의 묘약을 만들어 자신에게 보냈다는 걸 알게 된다.

카프멘이 익명으로 자신에게 사랑의 묘약을 보낸 장본인이라는 사실에 당황해하지만 카프멘은 이 정도로 강력한 효과를 기대한 건 아니였다고 대답한다. 놀라하면서도 지금이야 약을 먹어서 그렇다지만 당시에는 멀쩡했을 카프멘이 왜 자신에게 사랑의 묘약을 보낸건지 의아해해 반응을 하지 못하고 있던 찰나 답답해서 그랬다는 대답을 듣는다. 당황해하다가 바로 소비에슈와 라스타의 일 때문임을 알아채고 카프멘에게서 '멍청한 건 알지만 힘들어하는 모습은 그리 보기 좋진 않았다'는 대답을 듣는다. 카프멘의 말에 속으로 지금 말은 약이 만들어낸 효과인지, 진심인지 구분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인상을 찡그리고 시선을 돌리고 있던 카프멘이 한숨을 쉬고 일어서면서 헛소리를 하자 돌아갈거냐고 묻는다. 붙잡아주겠냐는 말에 놀라지만 갈 거라고 대답한 카프멘이 문 앞까지 걸어가자 한 보 뒤에서 따라간다.

문을 열고 나가기 직전 카프멘이 갑자기 몸을 돌려 자신을 쳐다보자 놀라서 멈춰선다. 그렇게 서로의 시선이 마주치게 된 와중 무심하고 한심스러워하던 눈길도, 전 날의 애타던 눈길도 아니 모습에 문득 '백 년은 굶주린 사람처럼, 자신을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이 좋다'는 로라의 말을 떠올리고 지금 카프멘의 눈길이 그렇다고 여긴다. 이렇게 된 이상 효과가 자동으로 떨어질때까진 서로 마주치지 않는게 낫겠다는 대답에 수긍한다.

알현에서 자신의 사정을 설명하고 우는 남자의 사정을 들어준 뒤 탄식하지만 남자가 더욱 슬피 울자 알현실까지 찾아올 정도면 심각한 사정일 것이고, 자신에게는 알현실을 찾아온 국민들 중 한 명이지만 그의 입장에선 평생의 단 한 번뿐인 기회였기에 안타깝게 여긴다. 남자의 사정을 얼추 맞춘 후 남자에게 위로의 말을 건낸다.

마지막 알현 신청자인 남자가 돌아가면서 알현이 끝나자 대부분 억울하고 기가막히고 슬픈 사연을 사정하러 올 뿐 태어난 아기를 축복해달라는 정도 외엔 기쁜 소식을 자랑하러 온 이들은 없었기에 한숨을 쉰다. 옥좌에서 일어나자마자 옆에 있던 소비에슈가 '그 자의 장난질은 끝났냐'고 묻는 것에 황당해한다. 다시 옥좌에 앉지만 차가운 눈으로 '뒤늦게 생각해보니 내가 깜빡 속아넘어간 것 같다'고 말하는 것에 황당해했으나 카프멘 대공의 얼굴이 새빨간 건 자신을 보고 그런 거 아니냐고 묻는다. 이에 카프멘은 소비에슈를 보고 그런거 같은데 아니냐고 응수한다. 놀라하는 소비에슈를 본 후 알현실에서 나가려하지만,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소비에슈를 무시하고 최대한 무표정을 유지한채 알현실 문을 닫는다.

알현실을 나오자마자 하인리와 마주친다. 들고 있던 서류를 들고 있던 하인리에게서 상담할 게 있어서 왔는데 괜찮겠냐는 말을 듣는다. 빈 방으로 데리고 들어갈까 하다가 이내 걸어가면서 보기로 하고 계속 걸어간다. 하인리가 서류를 옆에 낀채 자신에게 붙어서 걸어오자 어떤 서류냐고 묻는다. 서류를 들고 와 상담할 게 있어서 왔다고 해놓고서 정작 서류를 보여주지 않는 하인리를 보고서 손을 뻗는다. 이에 하인리가 자기 손으로 자신의 손끝을 건드리며 웃자 얼떨결에 따라 웃으며 손을 내리고 만다. 장난치지 말고 무슨 일이냐고 묻지만 하인리가 건내준 서류를 보고서 놀란다.

겉장만 그럴듯할 뿐 내용물이 없는 서류에 어이없어하며 헛웃음을 짓던 찰나 하인리가 웃으면서 '이렇게 해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변명하자 이렇게까지 연극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대답한다. 자신이 불편해할 일은 하나도 하고 싶지 않다는 대답에 힐끗 하인리를 쳐다본다. 마찬가지로 자신을 쳐다보는 하인리의 눈가가 휘어지자 도로 서류를 건내준다. 서류를 건내받은 하인리가 여전히 시선을 자신에게 두자 그의 뺨을 밀어낸다. 그제서야 정면으로 고개를 돌리고 웃는 하인리에게 그러면 상담할 일이 없는데 그냥 온 거냐고 묻지만 그건 아니고 상담할 일이 있긴 하다는 대답을 듣는다. 웃고 있는 얼굴이 눈깜짝할 사이에 무거워진 하인리가 쉬이 말하지 못하고 턱을 만지작거리자 의아해한다.

하인리는 며칠 전에 형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말을 했지 않냐고 묻는다. 이를 수긍하고서 상태가 더 나빠진거냐고 묻는다. 하인리는 그 편지를 보낸 이후로 더 나빠졌고, 이후로 다시 편지가 도착했는데 지금은 좀 많이 안 좋다고 대답한다. 서왕국 왕의 건강 상태는 동대제국에도 정치적인 변화를 초래할지 모르는 중대한 사인이고, 하인리의 개인적인 슬픔이기도 하거니와 이런 상황에 하인리가 서왕국으로 돌아간단 게 섭섭하다는 이야기를 하면 안 되는거라고 생각하면서도 하인리가 서왕국의 왕이 되면 평생 만나지 못하게 될지도 모르고 어쩌면 먼 훗날 한 두번 만나는 데에서 끝이거나, 한 두번 만나더라도 지금처럼 절대로 편하게 대화할 수 없게 될 거라 여긴다. 쉬이 가라않지 않는 아쉬움에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하인리를 쳐다보다 이제 서왕국으로 돌아가는거냐고 묻는다. 당장은 아니지만 조만간 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대답에 수긍한다. 미간을 찌푸린 하인리가 일단 부고가 오기 전에 먼저 가야하고, 형의 유언도 들어야한다고 대답하자 유언 이야기가 나올 정도면 정말로 상태가 위중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빨리 가야하지 않냐고 묻지만 하인리가 마치 무언가 불만스러워하는 얼굴로 돌맹이를 가볍게 툭 차자 의아해한다. 가끔은 무게가 다르다고 중얼거리다가도 한숨을 내쉬고선 곧 무거운 미소를 짓는 하인리를 본다.

그순간 카프멘과도 마주치게 된다. 당황해해 카프멘에게 가까이 있었냐고 물으면서도 속으로 약 효과 때문에 자신을 볼 때면 들뜬 반응을 보이는데 이걸 본 하인리가 자신과 카프멘의 사이를 오해할까봐, 꼭 하인리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오해하는 건 원치 않는다고 생각한다. 바람을 쐬면서 열기를 좀 가라앉히려고 나왔다고 대답한 카프멘이 하인리를 위아래로 훑어보자 자신도 신년제 때 당해본 시선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나다를까 하인리 역시 카프멘의 태도에 불쾌한지 미간을 찡그리자 얼른 하인리를 잡아당기며 카프멘에게 인사하고 계속 산책하라며, 우리는 더 나눌 말이 있다고 대답한다. 속으로 '지금은' 자신을 사랑하는 카프멘이지만 하인리에게 이상한 말을 할까봐 염려된다고 생각하던 찰나 카프멘이 손을 뻗어 하인리와 자신의 손을 떨어지게 한다.

이 상황에 어이없다는듯 웃던 하인리가 카프멘을 쳐다보자 카프멘이 붙지 말라고 쏘아붙이자 속으로 붙은 건 자신이지만 카프멘의 말투가 하인리가 자신에게 매달리기라도 한 말투이고, 카프멘이 이성을 흐리고 있다고 생각하던 찰나 카프멘의 말에 어이없어한 하인리가 입꼬리를 비틀곤 카프멘에게 시비를 걸고, 카프멘이 대답없이 자신과 하인리 사이에 끼어드는등 험악한 분위기가 된다. 그런 분위기에 끼어들기 애매하다고 여기던 찰나 하인리가 카프멘에게 시비를 걸고, 카프멘이 질투라고 받아치고, 카프멘의 말을 들은 하인리가 어이없어하는 등 신경전은 계속된다.

결국 식겁해해 카프멘의 옷자락을 끌어당긴다. 속으로 둘만 있을 땐 카프멘은 그래도 제정신이 오락가락했지만 하인리 때문에 흥분한 것 같다고 여기고 이대로라면 자신을 사랑한단 말을 할까봐 걱정한다. 카프멘과 하인리를 말려보지만 자신이 옷자락을 잡아당기거나 말거나 카프멘은 하인리를 차갑게 노려보고 있고, 하인리도 기도 안 찬다는 듯 무표정한 얼굴로 삐딱하게 카프멘을 쳐다보는 등 다시 신경전이 계속되자 결국 카프멘의 발뒤꿈치를 구두로 쿡 찌르곤 나중에 후회할 짓 말라고 당부한다.

그제서야 카프멘은 제정신으로 돌아온 듯 고개를 자신을 돌리지만, 카프멘과는 달리 카프멘이 제정신을 차리자마자 바로 카프멘을 옆으로 밀어내는 하인리를 보고서 기겁해해 다급히 하인리를 부른다. 그러나 하인리가 빙그레 웃으면서 자신을 부르자 밀지 말라고 충고한다. 카프멘이 앞에 있으니까 자신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대답에 한숨을 쉰다. 그제야 미안한 듯 '내가 이 사람을 밀어서 화가 난 거냐'고 묻는 하인리에게 화가 난 게 아니라고 대답하려던 찰나 카프멘이 끼어들어 '하인리 왕자는 나비에 황후와 어울리기엔 격이 맞지 않다'고 시비를 걸자 속으로 다시 시작인 거냐고 어이없어한다.

카프멘이 건 시비에 하인리가 입가에 미소를 띈채 웃는 표정으로 카프멘을 노려보자 이대로는 안 된다 싶어 아르티나 경에게 눈짓한다. 자신의 표시를 알아들은 아르티나 경이 검집에서 검을 빼들려던 순간 파란 머리의 기사가 다급히 달려와 하인리를 부르는 걸 본다. 하인리가 자주 데리고 다니던 파란 머리의 기사를 알아보고 그의 이름이 맥켄나였음을 상기하던 중 맥켄나가 지금 급히 봐야할 것 같다며 하인리를 재촉하는 걸 보게 된다. 맥켄나에게 왜 그러냐고 묻던 하인리가 자신과 카프멘을 빠르게 훑어보자 자신과 카프멘이 있는 곳에서 말하기엔 어려운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마침 고개를 끄덕이던 하인리가 자신의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얼른 가보라고 대답한다. 자신을 응시하던 하인리가 한 쪽 무릎을 꿇고서 시선을 고정한채 자신의 손등에 가볍게 입을 맞추는 동작을 하자 몹시도 느릿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하인리를 보던 맥켄나가 발을 구르자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고 대답해 말을 끝낸다. 일어서서 작게 속삭이던 하인리가 돌아서서 맥켄나를 따라가는 걸 보고서 조용히 입을 맞출 때와는 달리 뛰어가는 속도는 재빠르다고 여기고 혹시 서왕국 왕과 관련된 일이냐고 생각해 한숨을 쉰다.

그런 자신을 보던 카프멘이 하인리와 친하냐고 물어서야 카프멘이 옆에 있단 걸 눈치챈다. 급히 표정을 관리하고 돌아보지만 카프멘이 묘한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며 재차 하인리와 친하냐고 묻자 속으로 친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친하지 않다고 말하기엔 미안하다고 여겨 '훌륭한 분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적당히 얼버무린다. 자신의 대답에 카프멘의 표정이 구겨지자 혹시 질투심이 솟냐고 묻는다. 그런 모양이라며 아까는 멱살잡이를 할 뻔 했다고 대답하는 카프멘에게 안 된다고 딱 잘라 말하며 그걸 참느라 입을 관리하기 어려웠다고 대답하곤 웃으며 카프멘을 쳐다보고 무뚝뚝한 얼굴로 어깨를 으쓱이던 카프멘에게서 이 정도로 감정이 휘몰아치는 것도 나름 신기하다는 대답을 듣는다. 어떤 기분이냐고 묻지만 '질투해본 적 없냐'는 말을 듣는다. '소비에슈가 라스타를 챙기느라 날 몰아붙일 때의 아픈 마음, 이게 질투인거냐'고 생각한다. 어쩌면이라고 대답하며 순순히 수긍하지만 카프멘이 의외라는듯 너무 쉽게 인정한다고 중얼거리자 '날 답답하게 생각해서 사랑의 묘약까지 주려 한 분 앞에서라면.'라고 받아친다.

웃던 카프멘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서 시선을 아래로 두고선 기분이 나쁘진 않았냐고 묻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나쁘다기엔 아니라고 대답하다 머뭇거려던 찰나 재밌냐는 말을 듣는다. 대답을 해야하냐고 묻지만 카프멘은 헛소리를 한다. 뭐라고 하냐고 물어보지만 알려줄 수 없다는 말을 듣는다. 왜냐고 물어보지만 카프멘은 재차 헛소리를 중얼거리고, 농담이라고 생각해 웃는다. 진지해보이는 표정으로 잠시 자신을 바라보던 카프멘이 한 숨을 쉬고서 한 사람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벅찬 충족감이 오는데 불안해진다며 여러모로 독한 약이라고 대답하자 효과는 빠졌냐고 물어보려한다.

그러나 카프멘과 하인리가 자신을 사이에 두고 벌이던 신경전을 지켜보고 있었던 소비에슈가 서늘한 표정으로 다가오자 왜 저렇게 굳은 얼굴이냐며 혹시 대화를 들은 거냐고 생각하던 찰나 카프멘이 못 들었을 거라고 중얼거린다. 카프멘을 쳐다보지만 카프멘이 자신에게만 들릴 정도로 대화를 들을만한 거리엔 없었다고 대답하자 소비에슈를 쳐다본다.

자신과 카프멘에게 가까이 다가온 소비에슈가 얼음장 같은 표정을 하자 대화를 들었으니 오해의 여지라도 있다고 여긴다. 시종과 기사들을 물린 소비에슈가 자신을 빤히 쳐다보며 '어느 쪽이냐'고 생트집을 잡자 황당해해 무슨 말이냐고 쏘아붙인다. '카프멘 대공과 하인리 왕자, 어느 쪽이냐?'고 재차 생트집을 잡는 소비에슈에게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지 이해가 안 간다고 받아친다. 자신을 조롱하던 소비에슈가 카프멘을 쳐다보곤 '황후를 두고 외국인 둘이서 아주 가관이다'라며 여전히 트집을 잡자 오기는 지금 왔지만 자신과 하인리가 있을 때부터 지켜본 것임을 눈치챈다. 오해라고 딱 잘라 끊고서 하인리와는 친구 사이일 뿐이고, 카프멘이 지금 자신에게 사랑을 느끼고는 있지만 약 효과일 뿐 얼마 지나지 않아 효력이 떨어지면 없던 일이 될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이를 믿지 않는 소비에슈는 이런 시기에 행동을 좀 조심해주면 안 되냐며 황가의 첫 아기가 이제 막 임신되었는데 이런 상황에 황후가 외국인 남자와 추문을 뿌려서야 되겠냐는 트집을 잡는다. 황당해해 안 될 이유가 뭐냐고 응수한다. 도리어 그걸 모르겠냐는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며 미간을 찡그리고서 되묻는 소비에슈를 보고서 하인리와 친구가 될 수 없는 것과 같은 맥락일거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라스타가 소비에슈의 정부가 된지 얼마 안 된 시기에 황제의 첫 아기를 임신을 했고, 이런 상황에 황후인 자신이 다른 남자와 스캔들을 내면 황실은 가십거리로 물들테고, 가십거리로 물든 황실에선 더이상 위엄을 찾아볼 수 없을거라는 걸 상기하지만, 이내 자신이 알고 행동을 조심하는 것과 소비에슈에게 지적받는 건 기분이 다르다고 여겨 불쾌해한다.

결국 '폐하의 첫 아이를 위해 내가 행동을 조심하란거냐?'고 응수하지만 소비에슈가 '라스타의 아이는 황가의 첫 아이이다. 황실의 아이는 황후의 아이다.'라는 매우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자 더욱 황당해해 " 백 명을 낳든 천 명을 낳든, 폐하의 정부가 낳은 아기는 내 아기가 아니다"라고 일갈한다.

그러나 소비에슈는 도리어 소리치며 자신을 질책한다. 어차피 라스타가 낳은 아기는 황자/황녀도 될 수 없단 거 잘 알지 않냐고 응수하지만 소비에슈가 황자녀가 아니니 황가의 아기가 아니란거냐며 재차 자신을 질책하자 그게 법이고, 소비에수의 마음이 어떠하든 100년, 아니 50년만 지나도 사람들은 그 아기의 존재조차 모르게 될 것이라고 응수한다. 그러나 소비에슈는 어이없다는듯 헛웃음을 짓고서 " 황후는 정말 이기적이다. 아무리 라스타가 싫어도 그렇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죄없는 아기를 벌써부터 경계하는 거냐?"라는 망언을 지껄이고, 이어서 " 궁금하군. 황후가 날 남편이라고 여긴다면."라고 책임전가를 하기까지 한다.

그 순간 옆에서 이를 듣고 있던 카프멘이 소비에슈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소비에슈는 잠시 휘청거리다가 반동을 이용해 카프멘을 주먹으로 내리친다. 카프멘도 손으로 주먹을 막았으나 미간을 찡그린다. 이를 보고서 경악해해 둘 사이에 끼어들어서 그만하라고 소리친다. 소비에슈는 황제 자리에 있어서 본인이 잘 나서지 않았을 뿐 검술은 물론 기본적인 체술에 두루두루 능했고, 반면 카프멘은 아무리 몸을 잘 쓴다고 한들 연구에 시간을 투자해야하는 마법사이기에 둘이 주먹다짐을 한다면 누가 이길지는 뻔한데다가 누가 이기더라도 문제이기에[9] 여전히 말린다. 소비에슈와 카프멘 역시 물러나긴 했으나 서로를 노려보았고 그 순간 소비에슈가 물렸던 시종들과 기사들이 달려와 일부는 소비에슈에게 다가갔고 일부는 카프멘을 거칠게 둘러싸고서 카프멘에 검을 겨눈다. 검이 겨눠졌음에도 카프멘이 태연하게 소비에슈를 노려보자 기사들을 향해 검을 내려놓으라고 명령한다. 기사들이 검을 내려놓지 않자 재차 내려놓으라고 명령한다. 그럼에도 기사들이 검을 내려놓지 않고서 소비에슈의 눈치를 살피자 그들에겐 황제의 안전이 최우선이니 그럴만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소비에슈가 검을 내려놓으라고 명령해서야 기사들이 검을 내려놓지만 검을 검집에 넣지 않고서 카프멘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카프멘은 그런 기사들을 보고선 무뚝뚝한 태도로 여유롭게 손바닥을 펼쳐보이며 자기 전공은 마법이라 이 거리에서도 공격할 수 있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위협한다. 카프멘의 위협에 놀란 기사들이 더욱 격차를 좁히지만 카프멘은 기사들의 발밑에 전기를 흘려보낸다. 놀란 기사들이 검을 세우지만 카프멘은 그런 기사들을 바라보면서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며 마법을 쓰려한다. 카프멘의 특기가 전기 마법임을 알아채고 놀란 기사들이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들도 죽을 각오로 덤비기엔 상대의 지위 때문에 신경쓰이는 것이라 여긴다.

이 모습을 보고 혀를 차던 소비에슈가 재차 검을 내려놓으라고 명령하며 손을 젓고서야 기사들이 검을 아래로 내려놓는다. 겁을 먹지도 않은 듯, 오히려 날카로운 시선으로 카프멘을 쳐다보는 소비에슈가 비웃는 투로 '이렇게 나오는걸 보니, 최소한 대공은 황후에게 마음이 있나보다'라고 말하자 카프멘은 '사람의 마음이 있는것'이라고 받아친다. 이를 어이없어하는 소비에슈에게 카프멘이 " 불륜 상대와 가진 아기를 자기 반려자에게 곱게 보아달라는게 사람의 상식이냐?"고 지적하고 카프멘의 지적에 소비에슈가 험악한 표정으로 라스타는 황제의 정부라는 걸 모르냐고 받아치고, 카프멘은 라스타를 황제의 정부로 승인해준 건 나비에가 아니라고 재차 받아친다. 카프멘의 지적에도 소비에슈는 카프멘을 비웃듯 '륍트의 황제는 정략결혼이라하더라도 한 여자만을 지고지순하게 사랑하나? 그런거라면 문화 차이라 생각하고 내가 이해하겠다.'라고 조롱한다.

소비에슈가 륍트의 하렘 제도[10]를 언급하면서 카프멘을 조롱한 것임을 알아채던 중 카프멘은 소비에슈의 조롱에 미간을 찌푸린채 대답하지 못하고, 소비에슈는 그런 카프멘을 바라보며 마치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네?'라고 조롱하는 표정으로 뒤틀린 미소를 짓고서 카프멘에게 어떤 감정에서 이런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감정에 휘둘려 사고를 치고 다니는 사람인 듯 하니 영 신뢰가 가진 않는다며 체면이 있을테니 감옥에 가두진 않겠다고 지적함과 동시에 륍트와의 거래는 다시 생각해봐야겠다고 일갈해 교역을 무산시켜버린다.

교역을 무산시킨 소비에슈가 시종들과 기사들을 이끌고 가버린 후 그 자리에 자신과 카프멘, 아르티나 경만이 남게 된다. 카프멘이 사랑의 묘약에 휩쓸려 저지른 일이긴 하지만, 자신과 관련된 일이기에 미안해하며 카프멘을 쳐다본다. 사과를 하려했으나 단호하게 거부한 카프멘은 미안해할 필요 없다며 순간의 감정을 이기지 못한 건 본인의 실책일 뿐이라는 대답을 듣는다.

카프멘이 가고 난 후 직전 카프멘이 한 말을 떠올리고 그럴 수 있을리가 없다고 여긴다. 설령 주먹을 날린 게 카프멘의 실책일지라도, 어쨋든 륍트와의 교역 책임자는 자신이였기에 교역을 재개하려하지만, 당장 소비에슈를 찾아가기엔 지금 가봐야 감정이 격해질테니 화를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다음 날 이야기해보기로 결정한다.

방에 돌아오지만 일을 들은 것인지 로라로부터 소비에슈와 카프멘이 주먹다짐을 했다는 게 사실이냐는 질문을 듣는다. 로라에게 대답을 하기도 전에 들어온 엘리자 백작부인으로부터 저녁 식사는 하셨냐는 말을 듣는다. 로라에게는 주먹다짐을 한 것이 맞다고, 엘리자 백작부인에게는 저녁은 입맛이 없으니 먹고 싶지 않다고 동시에 대답해주고 가운을 벗는다. 어쩌다가 주먹다짐을 했는지 소비에슈와 카프멘이 자신을 두고 주먹다짐을 한게 사실이냐고 묻는 로라에게는 조금 오해가 있었을 뿐이라고 대답하고, 엘리자 백작부인에게는 야채 수프를 가져달라고 부탁한다. 엘리자 백작부인이 침실에서 나간 사이 로라가 자신에게 다가와 질문을 퍼부어대며 수다를 떠들다가 카프멘 대공이 자신을 좋아했으면 좋겠다고 대답하자 의아해하지만 그래야 소비에슈가 자신이 소중한 걸 좀 알 것이라며, 물론 이런 의도로 이용하는 건 좀 카프멘 대공에게는 좀 미안해할 일이라는 대답을 듣는다.

그날 밤 카프멘과의 신경전 도중 급하게 떠난 하인리가 일에 편지를 보내올거라 생각하고 하인리를 기다리지만 하인리는 오지 않은채 잠자리에 들기 직전 퀸이 오자 의아해한다. 퀸이 평소보다 더 그늘진 눈을 한채 자신을 빤히 바라보자 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무슨 일 있냐고 묻지만 힘 빠진 소리를 낸 퀸이 이내 날아가는 걸 보게 된다.

다음날 아침, 아침 식사를 하자마자 소비에슈를 찾아가기로 하고 스케줄을 점검한다. 일을 하는 도중이나, 늦게 찾아갈 경우 예민해질거라고 판단해 아침 일찍 소비에슈를 찾아가기로 결정한다. 소비에슈를 찾아가지만 의복을 차려입고 있던 소비에슈가 자신이 이른 시간에 온 것에 의아해하면서도 덤덤한 말투로 이 시간에 오다니 의외라고 대답하자 전 날의 일에 대해서는 많이 진정한거라고 여긴다. 의복을 입다가 거울 너머로 눈이 마주치자 웃는 소비에슈를 보고서 안심한다. 할 말이 있어서 왔다고 말하지만 꼭 할 말이 있을 때만 찾아온다는 대답을 듣는다. 시종들을 물리고서 무슨 일이 왔냐고 묻는 소비에슈에게 륍트와의 거래를 다시 생각해볼거란 말이 정말이냐고 묻는다. 거울을 보다말고 고개를 돌린 소비에슈가 전 날 카프멘과 일에 대해 묻자 맞다고 대답한다. 왜 그러냐고 묻는 소비에슈에게 륍트와의 교역은 자신이 맡아서 진행하는 사안이니 당연히 물어볼만하다고 대답한다. 거래를 계속 진행해야한다고 설득하러 온 거냐고 묻는 소비에슈에게 맞다고 대답한다. 소비에슈가 빗을 집고 머리를 정돈하려 하다가도 잘 안 되는 모양인지 미간을 찌푸리고선 빗을 내팽개치듯 탁자에 내려놓다가 자신을 쳐다보자 륍트와의 교역으로 동대제국이 얻을 이익을 생각하라고 설득한다.

머리를 마구잡이로 헝클어놓고선 자신을 바라보며 륍트와의 교역으로 이득을 얻을지 손해를 얻을지 어떻게 알고서 그렇게 말하는거냐고 묻는 소비에슈에게 계속 조사하고 있다며 화대륙과의 거래는 귀족과 평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요소가 있다고 대답한다. 소비에슈가 호기심만 가지고서 돈을 쓰지 않을 수도 있다고 대답하자 귀족들은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돈을 쓰는 걸 아까워하지 않으니, 흐름을 잡으면 평민들이 륍트의 이국적인 물건을 구매하도록 하는게 수월하다고 주장한다. 소비에슈가 거리가 어마어마한데 수익액이 그 거리에서 오는 손실액을 메꿀 수 있겠냐고 재차 반박하자 그렇게 만들어야한다고 대답해보지만 그러니까 결국 모호한거라는 반박을 듣는다.

말을 마친 소비에슈가 다시 고개를 돌리곤 거울만을 쳐다보며 자신을 응시하자 가만히 소비에슈를 응시한다. 그렇게 서로를 응시하던 중 표정을 일그러뜨린 소비에슈가 어제 주먹질을 당했는데 괜찮냐고 묻지도 않냐고 말하자 덤덤하게 괜찮냐고 묻는다. 빨리도 묻는다는 듯 코웃음을 친 소비에슈가 잘 모르겠다고 중얼거리자 겉으론 보기엔 멀쩡하다고 대답한다. 륍트와의 거래라는 대답에 손실이 불안한거라면 예산표를 만들자고 대답하지만 소비에슈가 그쪽도 아니라고 대답하자 속으로 그럼 뭐가 불안한거냐고 생각한다. 어리둥절해하며 소비에슈를 쳐다보지만 소비에는 륍트와의 교역을 신경쓰는 것에 대해 자신이 말한 이득이 동대제국이 얻을 이득인지, 카프멘과의 사랑인지 의심한다.

무덤덤한 표정으로 돌아선 소비에슈가 자신의 앞에 있는 탁자를 빙 둘러서 걸어와 자신의 앞으로 다가와 시선을 마주하자 당황해한다. 자신은 당황했지만 소비에슈의 눈에 비추어진 자신은 차갑고 냉랭해보였다고 생각한다. 소비에슈가 어느 쪽이냐고 물으며 여전히 의심하면서도 자신의 머리카락을 넘겨주자 '오해하고 있다. 설령 내가 사랑을 원하는거라 해도 참 우습다.'라고 응수한다. 이를 되묻는 소비에슈에게 "당당히 정부를 데려와 파티 내내 정부와 함께 있던 폐하께서, 도대체 내 연애사에는 왜 이렇게 집요하게 방해하려 드는지 모르겠다."라고 정곡을 찌른다. 그러나 소비에슈는 도리어 어이없단듯 헛웃음을 짓는다. 이런 건 내가 아니라 애인인 라스타에게나 하라고 지적하지만 탁자를 내려친 소비에슈로부터 "어떻게 그럴수가 있겠냐? 정부는 정부이고 황후는 너다"라는 말을 듣는다.

본궁에서 업무를 하지만 자신을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다른 남자와 있기만 해도 온갖 트집을 잡는 소비에슈의 태도에 답답해하다 결국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본궁 밖으로 나온다. 카프멘과 신경전을 벌이던 하인리가 급히 가버린 일을 떠올리고 남궁으로 발을 돌린다.

남궁 내 하인리가 머무는 방으로 가던 중 회랑에서 급히 어디론가 걸어가는 라스타를 목격하게 된다. 안색이 창백한 모습에 어디 아픈건가 생각하던 찰나 라스타가 어느 방에 도착해 문을 열자마자 방 안에서 에르기가 나오고, 곧 라스타가 방 안으로 들어간 후 문을 닫던 에르기가 자신을 쳐다보곤 웃고서 문을 닫는걸 목격한다. 문이 완전히 닫히는걸 보게 되지만 이내 무슨 상관이냐고 무시해버린다. 하인리가 머무는 방으로 찾아가려하지만 마침 걸어오고 있던 하인리와 마주치게 된다. 자신을 보던 하인리가 나른하게 웃으며 우리 통했다며 안 그래도 보러 가던 중이였다.고 말하자 자신에게 한 말이 있냐고 묻는다. 할 말이 많은데, 그중 가장 하고 싶지 않은 말을 하게 됐다고 대답하던 하인리가 팔로 정원 쪽을 가리키며 잠시 같이 걸어도 괜찮냐고 묻자 수락한다.

겨울꽃들이 핀 정원을 산책하던 중 하인리가 코트를 둘러주자 괜찮다고 대답한다. 자긴 춥다는 대답에 추운데 왜 자신에게 코트를 둘러주는지 의아해하지만 자신도 추울까봐 그랬다는 대답을 듣는다. 자신은 안 춥다고 대답하고서야 다행이라는 대답을 듣는다. 이상한 화법에 웃음이 나오자 하인리를 쳐다본다. 같이 자신을 쳐다보던 하인리가 웃자 하인리의 코트에서 익숙한 향을 맡는다. 계속 걸어가던 중 하인리에게서 짐작했을지도 모르지만 서왕국으로 돌아가게 됐다는 말을 듣게 된다. 이미 각오했던 일이였지만 듣자마자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형이 생사의 고비를 넘겨서 간다는 사람에게 이런 내색을 할 수 없다고 여긴겨 하인리의 코트를 꽉 쥔다.

서로 한참을 말하지 않던 중 하인리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래도 편지는 계속 주고받을 수 있겠냐고 묻자 물론이라고 대답한다. 자신의 대답에 하인리가 다행이라고 말하자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하인리와는 이제 못 만날지도 모를테지만 퀸은 계속 찾아올거고, 비록 찾아오는 횟수는 줄어들겠지만 그래도 계속 만날 수 있으니 섭섭한 마음을 누르기로 하겠다고 생각하지만, 이내 이조차 안 될 일이라고 여긴다. 하인리가 퀸이 바빠질지도 모르겠다고 말을 꺼내자 자신도 모르게 멈춰서게 된다. 하인리를 쳐다보지만 작게 한숨을 내쉬던 하인리가 다른 새를 보내야할지도 모르는데 괜찮겠냐고 묻자 퀸은 왜 바빠지냐고 묻는다. 여러모로 상징성이 있는 새이고, 전에 봤던 그 파란 새를 보내겠다는 대답에 대답하지 않는다. 속으로 단순히 사람 좋은 왕자라 생각했는데 어느새 부쩍 하인리와도 퀸과도 가까워진 것 같다고 여긴다. 작별인사같은 하인리의 말에 저절로 발걸음이 무거워지게 되고, 처음 겪는 친구와의 이별에 생각보다 답답하고 갑갑하다고 여기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 산책을 계속한다.

다음 날 아침 아르티나 경에게서 하인리가 새벽에 급하게 출발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하인리가 서왕국으로 돌아갔음을 직감하고 수긍하지만 전 날 하인리가 했던 작별인사를 떠올리고 이럴줄 알았으면 몇 마디라도 나눌 걸 그랬고, 마치 내일 또 볼 것처럼 인사해버렸다며, 시작은 괴상했지만 '그래도 좋은 친구였다'는 말을 했어야 했다고 아쉬워한다.

그대로 본궁에 가 업무를 하지만 점식식사를 하기 위해 서궁으로 돌아왔을때 시녀들에게서 투아니아 공작부인이 수도를 떠났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투아니아 공작부인이 수도를 떠났다는 것에 놀라 그녀의 이혼에 대해 묻고, 시녀들에게서 랑드레 자작의 사건 때문에 재판에서 투아니아 공작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는 보고를 듣는다. 그 순간 자신이 랑드레 자작을 살리기 위해 그가 찾은 정보와 그의 목숨을 바꾼 것을 상기하고, 자신이 랑드레 자작을 살리는데는 성공했지만 덕분에 그가 찾은 정보가 묻히면서 투아니아 공작부인은 재판이 불리해진 것을 간파해 죄책감을 느낀다. 자책하고 있던 찰나 고개를 젓던 로라가 투아니아 공작부인이 자신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했다는걸 전해준다. 엘리자 백작부인 역시 주머니에서 투아니아 공작부인이 보낸 편지를 꺼 꼭 자신에게 전해달라 부탁하고 갔다고 전해준다.

식사 후 시녀들이 나가고 나서야 투아니아 공작부인의 편지[11]를 꺼내 그녀의 편지를 읽는다. 편지를 다 읽자마자 초에 불을 붙인 후 투아니아 공작부인의 당부대로 편지를 태운다. 랑드레 자작의 순애보가 결국 그녀의 마음을 이끌었다며 투아니아 공작부인은 현명한 사람이니 모든 걸 잘 이겨낼거라고 생각하며 편지가 타는걸 지켜본다. 편지가 자신의 손가락 안에 끼운 종이조각만 남은채 다 타고나자 종이조각을 내려놓고 입으로 불어 초를 끈다. 투아니아 공작부인, 하인리, 퀸 등 친했던 이들이 떠난 상황에 울적해한다.

그날 밤 퀸을 기다린다. 퀸이 오지 않자 창문을 열어보지만 찬바람만을 맞게 된다. 전 날 하인리가 했던 말이 허공에서 들리는 느낌 에 춥다고 중얼거린다. 이내 창문을 열어놓은채 이불 속에 파묻히고, 그대로 창문을 열어놓은채 자지만, 결국 퀸은 만나지 못하게 된다.

창문을 열어놓은채 잔 바람에 감기에 걸리고 만다. 아침 시중을 들기 위해 찾아온 엘리자 백작부인이 자신이 재채기를 하는 것에 놀라하다가 자신이 감기에 걸렸음을 알자 민망해한다.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서 수긍하지만 자신도 창문을 열어놓고 잔 바람에 감기에 걸렸음을 눈치챈다. 엘리자 백작부인이 일정을 취소하냐고 묻자 달력과 스케줄표를 점검하고서 일정을 취소할 것과 궁의를 불러달라고 부탁한다. 알현과 대신들과의 토론을 해야하는 상황에 재채기를 할 순 없다고 여기고 편안하게 입는 게 좋겠다고 대답한다. 엘리자 백작부인이 궁의를 부르러간 사이 시녀들이 도톰한 드레스를 입혀주고, 로라가 가져온 수프로 아침 식사를 한 뒤 침대에 누워 궁의에게서 진찰을 받는다. 가벼운 감기이지만 날씨가 상당히 추우니 가볍게 보지 말라고 주의한 궁의가 약을 처방해주고 돌아가자 약을 먹고서 잠든다.

잠을 자고 난 후 낮쯤에 일어난다. 단단히 잠겨진 창문을 바라보다가 이내 혹시라도 퀸이 올지도 모른다고 여겨 자신도 모르게 창문을 열고 만다. 그러나 수건을 넣은 대야를 들고오던 엘리자 백작부인이 자신이 열어놓은 창문을 본 바람에 찬바람이 강한데 창문을 열지 말라고 타박을 듣게 된다. 엘리자 백작부인이 대야를 침대에 놓고서 창문을 닫자, 다시 열라고 하고 싶지만 자신을 걱정해서 하는 행동이기에 말다툼을 하고 싶진 않다고 여긴다. 자신이 깨어있는 동안이라면 괜찮을거고, 퀸이 오면 바로 열어주면 된다고 생각해 놔둔다. 대야에 놓인 물수건을 꼭 차 자신의 이마에 올려주던 엘리자 백작부인이 빨리 나아야한다고 걱정하자 그럴거라고 대답하지만 그녀로부터 궁의를 부르러 간 사이에 코샤르가 수도에 도착할거라는 사실을 듣는다. 코샤르가 수도에 돌아온다는 사실에 반가워하다가, 자신에게만 상냥할 뿐 워낙에 욱하는 성질임을 상기하고[12], 코샤르가 소비에슈의 정부가 된 라스타가 임신했다는 걸 알고 가만히 있겠냐고 걱정한다.

투아니아 공작부인, 하인리, 퀸 등 친했던 이들이 떠난 것에 대한 외로움을 느끼기도 전에, 소비에슈가 첫 아기의 출생을 기념해 성대한 연회를 열겠다고 공표하면서 라스타의 임신 축하 파티를 준비해야하는 처지가 된다.[13] 이를 들은 로라가 절대로 불참해야한다며 단체로, 친한 사람들끼리라도 절대로 참석하지 말아야한다고 반발하자, 첫 아기를 축하하는 자리에 오지 않았다가는 소비에슈에게 밉보이게 될지도 모르고, 기분을 조금 낫게 하기 위해 친구들에게 그런 부탁을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 그러지 말라고 달랜다. 로라를 달래면서도 속으로 자신도 라스타의 임신을 축하해주고 싶지 않다며 모두가 라스타가 황제의 아기를 가진 일을 축하할 동안, 의연하게 웃고 싶지 않고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며 수근거릴 동안 모른 척하고 싶지 않다며 속상해하지만 한 번 정해진 연회라 물릴 수 없게 된 상황에 어쩔 수 없이 연회를 준비한다.

나흘째 되는 날 연회에 대해 기계적으로 지시를 내리며 돌아다니다가 본궁의 벤치에 앉아 치밀어오르는 분기를 누르려한다. 하필 소비에슈가 비서를 통해 첫 아기를 위한 연회를 준비할거란 이야기를 전하기만 하고, 본인은 시찰을 나가버렸던 탓에 며칠 동안 그를 보지 못한 상황이였지만 지금 보면 만나자마자 발등을 밟아버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분을 삭이고 있던 도중 발소리가 들리자 누군가가 자신에게 오고 있음을 눈치채 눈을 차양처럼 펼쳐 눈가를 가린다. 어차피 관리나, 궁정인, 아니면 기사들이니 적당히 돌아가던지 그냥 지나가든지 할 거라고 여기고 고개를 든 찰나 자신의 앞에 다가온 사람이 소비에슈임을 알게 된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미간을 찡그린 소비에슈가 몸이 안 좋냐고 묻던 찰나 짐을 내려놓는 등 여러 소리를 듣는다. 방금 도착한게 맞냐고 대답하지만 소비에슈가 정말 괜찮은게 맞냐고 묻자 괜찮다고 대답한다. 소비에슈가 오기 전까진 그의 발을 밟아버리는 상상을 하고 있었던 와중이였는데 갑자기 마주치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앉아 있긴 어렵다고 여겨 벤치에서 일어나 치맛자락을 털고서 피로할텐데 이만 들어가서 쉬라며 적당히 인사치례를 하고 웃어보인후 돌아선다.

그 순간 소비에슈는 재차 정말로 괜찮냐고 묻는다. 질문은 같지만 말하는 뉘앙스가 묘하게 다르다고 느껴 돌아본다. 소비에슈의 시선을 느끼고 모른 척 괜찮다고 대답하고서 웃어보이지만 소비에슈가 '혹시 내가 아기를 환영하는 연회를 여는게 마음에 차지 않냐?'고 대놓고 속내를 꺼내면서도 자신의 눈치를 살피자 오자마자 이 이야기를 할 정도면 본인도 지시를 내려놓고 신경은 쓰인 모양이라고 해석하고서 그렇게 해석하더라도 과잉해석을 했다고는 할 수 없을거라 여긴다. 참석하기도 싫은데 주최해야 한다면 싫은게 당연하다고 응수하지만 소비에슈가 여전히 " 황후는 여전히 냉랭하다. 차갑고 정이 없다."고 트집을 잡자 싫어할 걸 알면서도 연회를 열라고 지시한 소비에슈도 마찬가지라고 일갈한다. 소비에슈가 한숨을 쉬고서 관자놀이를 누르자 머릿속으로 자신을 어떤 여자로 생각하는지는 뻔하다며 온갖 차갑고 정 없는 이미지를 다 가져다 붙이고 있겠다고 여긴다. 왜 이 연회를 열었는지 모르냐고 말하는 소비에슈에게 알아야하냐고 대꾸하면서도 어차피 이유 후보야 뻔하다며 라스타에게 잘 보이고 싶거나, 처음으로 아기를 가지는게 기쁘거나, 혹은 자신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어쩌면 세 가지 이유 모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소비에슈는 '정부가 낳은 아기는 황제의 자식이 아니다'라는 자신의 말에 대해 언젠가는 그럴지도 모른다고 수긍하면서도 하지만 최소한 살아있을 때른, 사람들은 태어날 아기를 황제의 첫 아기라고 생각할거라고 말하자, 그걸 인정하라고 연회를 열라 한 거냐고 응수한다.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보여주는거라는 말에 입술을 다물고서 옆을 쳐다보면서도 시선을 떨구면 지는 것처럼 될까봐 아예 엉뚱한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목을 쭉 펴고서 턱에 힘을 주고 차가운 표정을 유지한다. 소비에슈가 라스타의 아기는 어쩌면 자신의 아기가 될 수도 있으니, 태어나기도 전부터 너무 미워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미간을 찡그리고서 고개를 돌린다. 카프멘과의 충돌 당시 했던 말임을 떠올리고 속으로 또 그 얘기냐며 어째서 라스타의 아기가 자신의 아기가 된단거냐고 어이없어하며 쳐다본다. 소비에슈가 그늘진 표정으로 자신을 응시하다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냐고 묻자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단 건 잘 알겠다고 딱 잘라 대답한다.

몇 걸음을 걷던 소비에슈가 조심스럽게 '우리는 오래전부터 부부였다'고 말하자 속으로 여기서 그 이야기가 왜 나오는거냐고 소비에슈를 경계하면서 쳐다본다. 가려는 사람을 붙잡고 자꾸 이상한 말을 하고 있었고,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모른다고 여기며 불길한 기분을 느낀다. 아니나 다를까 소비에슈는 '우리 사이엔 아직 아기가 없다. 물론 우리 둘 다 아직 젊은 나이이니 생길수도 있다.'라고 말하다가 표정이 어두워진채로 '지금보다 더 젊고 건강할 때도 생기지 않았으니, 우리 사이에서는 아기가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고 단정짓는다.

소비에슈의 말에 충격을 받아 그를 쳐다보지만 소비에슈도 자기가 말해놓고서 불편한 기색을 보이자 최대한 침착하게 말하려 하면서도 떨리는 목소리로 '우리 사이에 아이가 태어나지 않으면 라스타의 아기가 황족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하는거냐?'고 대답한다. 소비에슈가 미간을 찡그리며 최악의 경우를 말한거라면서 만일이긴 해도 그럴 가능성이 있으니, 벌써부터 태어나지 않은 아기를 너무 미워하지 말라고 말하자 소비에슈가 그런 말을 하면 할수록, 더욱 라스타의 아기가 미워지고 있다고 응수한다. 착한 아이일 수도 있지 않냐고 말하는 소비에슈에게 '누굴 닮아서냐'고 반문하지만 소비에슈는 '나와 라스타의 성격이 다 나쁘단 뜻이냐'고 대꾸하고, 이에 둘 중 누구를 닮든, 그 아기는 자신을 좋아하진 않을거고, 자신도 그 아기를 좋아할 순 없을거라고 응수하곤 서둘러 인사를 하고서 그 자리를 벗어나버린다. 소비에슈가 자신을 한 번 더 부름에도 돌아보지 않은채 그대로 일하던 곳으로 돌아와 기계적으로 업무를 조정하면서도 '퀸의 온기가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며 퀸을 그리워한다.

다음 날 소비에슈가 한 말을 생각하다, 차라리 피가 완전히 섞이지 않은 아이가 낫다며 라스타와 소비에슈의 사이에서 태어날 아기는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자신이 그 아기를 예뻐해주고 사랑해줄 것 같진 않고, 분명 그 아기를 사랑할 수 없을거라며 라스타의 아이를 자신의 양자로 입양하라는 소비에슈의 요구를 거부한다.

그렇게 생각에 잠겨있던 와중 엘리자 백작부인이 오자 당황한다. 애써 태연한 척 무슨 일이냐고 묻지만 엘리자 백작부인이 목소리를 낮춰 카프멘이 찾아왔다고 알려주자 응접실로 나간다.

모자를 벗어 한 손으로 든채 서있는 카프멘을 보고 소비에슈와의 다툼 이후 처음 보기에 손을 살핀다. 다친 것 같진 않다고 여기던 중 카프멘이 무뚝뚝하게 심려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대답하자 감탄해 드디어 약효가 떨어졌냐고 말하지만 카프멘은 헛소리를 내뱉는다. 카프멘은 한숨을 내쉬곤 사과하고 혹시 아직이냐고 묻는다. 이에 카프멘이 수긍하며 무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모자를 든 손이 떨리고 있음을 보고서 걱정한다. 원래 약효가 이렇게 오래 가냐고 묻지만 카프멘도 한숨을 쉬며 '나도 그게 걱정이다'라고 말하면서도 자신과의 발치 사이를 가늠하자 자신과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고 싶은 것 같다고 여긴다. 카프멘이 만든 약이 아니냐고 묻지만 아카테미 시절에 암시장에 들르고 싶어서 만든 약이고, 보통은 이렇게까지 효과가 나오진 않는다는 대답을 듣는다. 카프멘이 한숨을 쉬고선 모자를 만지작거리자 원래는 어느 정도 효과가 나오는거냐고 묻는다. 그냥 사랑에 빠졌을 때의 감각 그 정도이고, 이 정도로 오래 가진 않아서, 해독제도 확실히 든다는 대답을 듣는다. 사람에게 써본 적이 있냐고 묻지만 당연히 있기에 선물한거라는 대답을 듣는다. 카프멘이 세번째로 한숨을 쉬면서 만든지 몇 년이나 된 약이고, 애초에 약이 이 정도로 효과가 있었다면, 지금쯤 난리가 났을거라고 대답하자 속으로 그건 맞는 말이라며 카프멘의 증상은 풋사랑도 아니고, 사랑의 열병을 앓는 사람 같고 저 정도의 사랑을 끌어낼 수 있는 약이라면 쓰임새가 다양할거라고 생각하고서 부작용이냐고 묻는다.

그러나 카프멘은 자신의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동대제국을 떠날 생각이라고 말하며 이별을 통보한다. 투아니아 공작부인, 하인리, 퀸과의 이별을 경험한지도 얼마 안 되어 카프멘과도 이별을 해야한다는 사실에 경악해 교역과 국교는 어쩌냐며, 아직 진행중인데 가버리면 어쩌냐고 속사포로 질문한다. 소비에슈가 원치 않는다는 대답에 일의 책임자는 자신이라고 반박하지만 국교인 이상, 홧제인 소비에슈가 최종승인을 내리지 않는 이상 거래를 할 수는 없다는 대답에 륍트와의 교역에 자신이 내내 공들인 것이, 소비에슈의 감정에 휩쓸려 모래성이 됐다는 게 화가 난다고 불쾌해한다. 불쾌한 기분에 입을 다물고 있지만 카프멘이 손을 움찔하다가 헛소리를 하며 인상을 찡그리곤 가슴을 꽉 누르자, 정말로 괴로워하는 얼굴이라 생각해 억지로 웃는 표정을 짓는다.

그럼에도 효과가 없자 결국 말을 돌려 국교는 완전히 없던 일이 된 거냐고 묻는다. 효과가 있었는지 카프멘이 심장에서 손을 떼며 동대제국과 국교를 할 수 없게 됐으니 다른 나라들을 알아볼 생각이고, 사실 륍트 쪽에선 대상이 어느 나라여도 상관은 없다고 대답하자 수긍하면서도 허망한 기분에 헛웃음을 짓고 만다. 이내, 마음을 가라앉히고 카프멘에게 그래도 사정을 알려줘서 고맙다고 대답한다. 카프멘이 다른 나라들을 돌아보면서 약효를 없앨 방도에 대해서도 알아볼 생각이라고 대답하자 마지못해 거래 잘 되기를 바란다고 축복해주지만 속으로 이게 진심인지 아닌지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며 한때 열심히 한 방향을 바라보던 거래 상대로서는 그가 다른 더 좋은 교역 상대를 찾기를 바래야하지만, 한 편으로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랬다가는 정말로 너무 속이 상할거다고 아쉬워하다 이내, 반 정도는 진심이라고 덧붙인다.

그제서야 카프멘은 눈을 크게 뜨더니 이윽고 웃음을 터트리다가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낸다. 사랑의 묘약을 마시면 상대가 하는 말에 반응도 커지는거냐며 어느 부분에서 저렇게 웃어댄건지 모르겠다고 생각하지만 카프멘이 지나치게 웃어대자 민망해해 노골적으로 욕심을 펼쳐보이는 기분이였다고 여긴다. 속으로 뒷말을 하지 말걸 그랬다고 생각하지만 카프멘이 괜찮다며 아주 귀여워보였다고 말하고서 말없이 웃자 묘한 기분을 느낀다. 속으로 괜한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끔 예리한 타이밍에 말을 해줄 때가 있었다며 마치 자신의 속마음에 대답을 해주는 것 같다고 여기지만 찝찝한 기분에 미간을 찡그린다. 자신을 본 카프멘이 입술을 달짝이다가 말을 못하자 작별인사를 하려는거냐며, 막상 작별인사를 하려니 약효 때문에 힘든거라고 여긴다. 자신이 먼저 인사해주는게 좋겠다며 그래도 한때마다 '사랑받는 기분'을 알려준 사람이였고, 하인리 왕자만큼의 우정을 주고받진 못했지만, 그를 만나 재미있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웃으면서 먼저 인사를 하려던 순간, 카프멘이 "함께 갑시다. 함께 가고 싶습니다. 함께 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 놀라서 카프멘을 멍하니 바라본다. 그렇게 카프멘을 보고 있던 찰나 카프멘이 모자를 가슴에 가져다대며 "여기 있어봐야 심장만 썩어갈거겁니다. 화대륙으로 갑시다. 골치 아픈 일은 하나도 없이 그저 세상의 즐거운 것들 좋은 것들만 보며 살 수 있게 해드리겠습니다."라고 고백하자 당황해한다. 이번에도 헛소리인거냐며 약효 때문에 헛말이 나온거라고 여기고 기다린다. 그러나 카프멘은 말을 정정하지 않고서 미간을 찡그리지만, 이전에 헛소리할 때와는 달리 말을 바꾸지 않고서 가만히 그의 눈을 마주하는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 허락만 해준다면 모든 준비는 해 두겠다고 말한다.

자신이 무슨 말을 들은건지 잠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여겨 웃음이 나올뻔했지만 카프멘의 눈을 본 순간 웃음이 가신다. 그의 눈동자에서 불안해하는 마음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며, 늘 자신만만해하고 무뚝뚝하던 남자가, 지금 이 순간 자신이 거절하는 걸 두려워한다고 여겨 약 때문이겠지만, 그는 진심이라고 생각해 미안한 마음을 느끼지만 이내, 고개를 젓고서 안 된다고 거절한다. 이에 카프멘이 당황해하자 이성적으로 생각하라며 사랑의 묘약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카프멘이 알지만 괜찮다고 대답하자 눈을 찡그리며 웃곤 카프멘이 괜찮지 않다고 반박한다. 카프멘이 '내 감정을 거절하는건 당신 마음이지만, 내 감정을 멋대로 없는 취급 하진 말아달라'고 말하자 지금 카프멘 본인은 약효 때문에 충동적으로 제안한거라고 지적한다.

카프멘이 대답을 하지 않자 일부로 웃음기를 싹 지우고 약효가 가라앉으면 분명 후회할거라고 대답한다. 카프멘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자 한숨을 내쉬곤 '잠깐의 약효를 믿고 내게 인생을 걸지 말라'고 지적한다. 이에 카프멘이 '이 약효가 사라졌을 때, 내 감정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어떻게 확신하냐'고 묻자 처음에는 자신을 좋아하지 않았다며 기억나냐고 대답한다. 그러나 카프멘은 무표정으로, 좋아하지 않은 적은 없다고 반박하며 답답하다고 생각했을 뿐이라고 대답한다. 카프멘을 보고 어딘가 애처로워보였고 가엾단 생각을 하지만 이내, 그의 제안은 동정과 충동에 이끌려 선택할 수 있는 제안이 아니라고 단정짓는다.

몸을 돌려서 일부로 다른 쪽을 본채 '내가 하는 일들이 골치아프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난 그렇게 힘들지 않다. 황제가 다른 여자를 챙기고 사랑하고 내게 쌀쌀맞아지는건 괴롭다. 하지만 나는 황후다.'라고 대답해 카프멘의 제안을 거절한다. 자신의 대답에 카프멘이 작게 의미를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뱉자 고개를 돌린다. 입을 약간 벌리고 있는 카프멘에게 "난 한평생 황후가 되기 위해 살아왔고 배워왔다. 이건 내 꿈이고 현실이다. 남편이 날 힘들게 한단 이유만으로 내 인생을 버리고 싶진 않다."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카프멘은 입술을 달싹이다가 '대단하지만 위험한 생각이다'라고 지적하고는 " 당신의 남편이 먼저 당신에게 이혼을 요구하면 그땐 어쩔거냐?"[14]고 지적한다. 그럴 일은 없다고 대답하려하지만 카프멘으로부터 "당신은 황후로서의 정체성이 너무 강하다. 하지만 황제와 이혼하면 당신은 황후가 아니다. 그때 당신이 무너질까봐 겁이 난다."라고 지적당한다.[15] '그럴 일은 없다. 소비에슈는 바보가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딱 잘라 말하며 속으로 진심이라며, 소비에슈가 그 정도로 멍청할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부정한다.

그러나 카프멘은 "당신을 버려둔 순간부터 는 이미 바보다. 사랑에 중독된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은 절대로 하지 않을 행동, 일을 충동적으로 저지르기 쉽다."고 충고하며 소비에슈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 일을 언급한다. 카프멘이 한숨을 쉬며 더 말하지 않다가 이내, 조심스럽게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만 포옹해 보아도 되겠냐고 부탁하자 귀족끼리 가벼운 포옹을 하는 건 자주 있는 일이기에 허락한다. 자신이 허락하자마자 카프멘이 바로 자신의 앞으로 다가와 꽉 끌어안자 당황해해 자신이 생각한 가벼운 포옹이 아니라며, 조급하고 강렬하다고 여긴다. 숨이 막히는 기분을 느끼던 도중 카프멘이 괴로운 숨을 뱉어내자 이건 포옹이 아니라며, 좀 아닌 것 같다고 판단해 계속 카프멘을 부르며 말을 하던 찰나 먼저 뒤로 물러난 카프멘이 표정이 덤덤해진채 차분하게 인사를 마치고 들고 있던 모자를 머리 위에 올리자마진 문가로 가 한 번 자신을 돌아보고 가버리자 소파에 앉는다. '그가 토해내고 간 감정의 여파인거냐'며 멍한 기분을 느낀다.

그러나 그 기분을 오래 느낄수도 없이 코샤르가 자신을 찾아오고, 엘리자 백작부인이 문을 열어주자마자 인사도 생략하고 뛰어와 자신을 안자 편안함을 느낀다. 카프멘처럼 자신의 어깨에 이마를 대던 코샤르가 자신의 어깨가 축축하다고 중얼거리자 의애해 무슨 소리냐고 묻지만 코샤르는 어깨에 물이 묻었다고 알려준다. 놀라서 어깨에 손을 올려 더듬거리지만 정말로 어깨에 물이 묻은 것에 카프멘이 울고 있었음을 간파한다. 그렇게 울고서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냐고 생각해 미안한 기분을 느낀다. 어색하게 손을 내리지만 자신의 행동을 지켜보다가 자신의 표정이 어두워진걸 소비에슈와 라스타 때문이라 여긴 코샤르가 '네 남편과 그 여자 때문이냐'고 묻자 놀란다. '감히 널 두고 눈이 맞은 그 놈년들 때문에 그러는거냐'고 이를 갈던 코샤르가 평민들도 이미 소비에슈와 라스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알려주자 벌써 다 듣고 왔다는걸 알아채고 불편한 기분을 느껴 어색하게 시선을 내린다. '남편이 다른 여자를 사랑하고 사생아까지 생겼다'는 이야기를 오빠에게 듣고 싶진 않지만 언젠간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될 건 알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시선을 내려보고 있던 중 코샤르가 들고 있는 쇼핑백을 발견한다. 일부로 화제를 돌리기 위해 깜짝 놀란 척 그건 뭐냐고 묻지만 선물이라고 대답해 쇼핑백을 내밀던 코샤르가 자신이 쇼핑백을 받으려하자 소파 뒤에 내려놓는다. 열어봐도 되냐고 묻지만 코샤르는 자신의 말 돌리기에 넘어가지 않은채 나중에 확인하라며, 안 도망간다고 딱 잘라 말하곤, 자신을 소파에 앉혀 놓는다. 코샤르가 '그 여자는 어디에 머물고 있냐'고 묻자 모른 척 되묻지만 '어디서 모른 척이야? 새끼 밴 그 여자, 빌어먹을 놈팡이랑 같이 있잖아!'라고 욱하자 기겁해한다. 얼른 일어나 코샤르의 입을 막고서 말조심하라며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황궁에는 눈과 귀가 많았고, 황궁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측근이지만, 베르디 자작부인을 떠올리고 자신의 측근이라 해도 사정에 따라 배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코샤르는 자신의 손을 치워내곤 눈을 번뜩이며 '어차피 내 성격 쓰레기인거 모르는 사람 없다. 어딨냐?'라고 중얼거린다. 뭘 하려는거냐고 묻지만 코샤르가 "두 놈년들, 죽여버릴거다"고 대답하자 재차 기겁해한다.[16] 다시 코샤르의 입을 막고서 엘리자 백작부인에게 눈짓을 보내고, 엘리자 백작부인은 시녀들을 방에서 내보내자마자 본인 역시 방 문을 단단히 잠근다.

엘리자 백작부인까지 나간걸 보고서야 코샤르를 소파에 앉히고 제발 말 좀 조심해서 하라며 홧김에 그냥 내뱉은 말이라도 남들은 꼬투리를 잡을 수 있다고 꾸짖지만 진심이라는 단호한 대답을 듣는다. 코샤르의 표정이 굳어 있고, 눈동자는 날카로워있기에 본인의 말처럼 진심이란 티가 남을 눈치챔과 동시에 그래서 정말로 감당하지 못할 일을 벌일까봐 걱정하면서도, 진심이면 더 위험하고, 소비에슈에게 해를 가하는 행동만으로도 극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코샤르는 " 그 여자만이라도 죽이겠다"는 말을 내는다. 개인적인 원한으로 인한 살인도 중죄라고 재차 지적하며 라스타의 배 안에 있는 건 소비에슈의 아기라고 대답한다. 사생아냐고 묻는 코샤르에게 소비에슈가 무척 기대중인 서자[17]라고 대답한다. 자신의 설명에도 코샤르가 '그게 무슨 상관이냐'는 표정을 짓자 다른 사람이라면 그냥 홧김에 내뱉은 말일 수도 있겠지만 코샤르는[18] 아니기에 골치아파한다. 코샤르는 "그러면 아기라도 못 낳게 하겠다"는 말을 내뱉는다. 라스타의 아기를 건드리면 처벌이 더 무거워지며,[19] 라스타를 죽인다고 해서, 소비에슈가 다른 정부를 안 만들 거 같냐고 지적한다.

자신이 계속 달램에도 코샤르가 분을 풀지 않자 코샤르가 사온 모자를 머리에 써 코샤르의 기분을 풀려는 생각을 한다. 적당히 머리를 매만지고서 코샤르를 찾지만 효과는 없었고, 오히려 그 사이에 자신의 달력을 보고서 더욱 분노한 코샤르를 보게 된다. 황급히 달력을 뺏으려 했지만, 이미 달력을 본 코샤르가 자신이 라스타의 임신 축하 연회를 열어줘야한다는 사실에 어이없어하며 매우 욱하자 황궁 내 모든 연회가 황후인 자신의 담당이라고 설명한다. 자신을 노려보던 코샤르가 모자가 잘 어울린다는 말을 내뱉고서 몸을 돌려 나가버리자, 뒷모습을 쳐다보다가 모자를 소파 위에 둔다. 멍하니 서있지만 창밖에서 비명을 지르는듯한 새소리를 듣게 된다. 바로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었지만 이내 퀸을 떠올리고, 불안한 기분을 느낀다. 자신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에 하인리와 퀸에게도 나쁜 일이 벌어질까봐 우려하다가 서왕국으로 가고 있을 하인리를 걱정한다.

며칠이 지나도 당장 사고를 칠 것 같던 코샤르가 조용히 지내자, 어쩌면 분노하는 대상인 소비에슈에게 제대로 화를 내지 못하기에 절망하고 있을거라고 여긴다. 가족들도 소비에슈에게 분노를 토로하는 건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고, 오히려 자신의 지위는 물론 목숨이 위험할거라고, 지금 라스타에게 직접적으로 분노를 표현하는 것 역시도 소비에슈의 진노를 사서 자신을 위태롭게 하는건 매한가지일거라고 코샤르를 설득했을거라고 생각한다. 이내, 이렇게 생각하고보니 정말 이도 저도 못할 처지라고 여긴다. 라스타에게 화를 내거나 분풀이를 하는 순간, 남편인 황제는 어쩌지도 못하고 가여운 정부에게만 화풀이를 하는 악녀가 되지만, 반대로 소비에슈에게 '정도 이상의' 화를 내면, 황후이면서 자기 감정조차 추스르지 못한다고 손가락질을 당할 것이고, 소비에슈에게 실질적인 분풀이를 했다간 자신과 가족들, 가문이 위태로워지며, 이상하게도 소비에슈와 라스타를 참아주면 참아주는대로 미련하고 멍청한 취급을 받으며, 자신과 가족들, 가문 전체가 해당된다고 여겨 멍하니 거울을 보고 있는다.[20] 속으로 '비겁한 악녀와 가족의 안전, 무능한 황후, 미련한 여자 등 이 미로에서 빠져나갈 길은 없냐'고 생각하면서도 헛웃음을 짓는다.

그렇게 거울을 보고 있던 와중 응접실에서 엘리자 백작부인이 자신을 부르자 종을 눌러 들어오란 지시를 내린다. 엘리자 백작부인이 우울한 표정을 지은채로 들어오자 그녀를 쳐다보면서도 최근 안 좋은 일이 연달아 터졌기에 불안해한다. 서왕국에서 사절단이 급파되어 왔다는 보고에 부고임을 눈치챈다. 엘리자 백작부인이 워턴 3세의 서거 소식을 전하자 형의 죽음으로 늘 밝게 웃던 하인리가 슬픔에 잠겨있을거란 생각에 무거운 마음이 든다.

밤중 창가에 한 팔을 걸친 채 멍하니 광경만을 바라보다가 곧 열릴 라스타의 임신 축하 연회를 상기하고, 연회에서 태연하게 표정 관리를 할 수 있을지를 우려한다. 몇 년이나 해온 일이지만, 새삼스레 자신이 없어진다며, 정확하게는 표정 관리를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내, 결국 그때가 되면 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차가운 바람에 소름을 느낀다. 비가 내리자 창문을 닫는다.

창문을 닫자마자 파랑새가 날아오는 걸 목격한다. 놀라서 황급히 창문을 열고, 창문 안으로 들어온 파랑새에게 퀸의 친구냐고 묻는다. 퀸이 똑똑하니 이 새도 영리할거라 생각하던 찰나, 파랑새가 고개를 끄덕이고서 인사까지 하자 얼떨결에 같이 인사하고 만다. 파랑새가 슬쩍 발을 내밀자 하인리가 보낸거냐고 묻고서 최대한 조심스레 편지를 빼낸다. 편지를 펼치자마자 파랑새가 옆에 다가와 고개를 내밀자 편지를 무릎 위에 내려놓는다. 편지[21]를 읽으면서도 이전과는 달리 필체가 다름을 눈치챈다. 몇 마디 안 되는 문장이였지만, 하인리가 슬퍼하고 있단걸 알아채고서 책상으로 가 펜을 들지만 뭐라 위로를 해주어야할지 막막해한다. 편지엔 자신은 위로를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쓰여있었지만 자신의 말 몇 마디로 친형이 죽은 슬픔이 위로가 될지를 걱정한다. 차라리 옆에 있었다면 그저 말없이 함께 있어준다지만 편지, 그것도 몇 문장도 적지 못할 쪽지로 무슨 위로를 할 수 있겠냐고 생각해 결국 최대한 상투적인 내용[22]으로 답장한다.

파랑새가 답장을 가지고 간지 다음날, 카프멘은 궁전을 떠나면서 사람을 보내 륍트의 책을 선물로 건내주고 가고, 급파되었던 서왕국의 사절단 역시 서왕국으로 돌아가면서 이별의 연속을 경험하게 된다.

이후 사람들은 새로 즉위할 서왕국의 왕에 대한 이야기와 라스타 이야기가 떠들어대고, 이를 본궁에서 듣게 된다. 남궁으로 가 정원에서 산책하고 있던 중 그나마 입조심하던 본궁에서와는 달리 사람들이 라스타와 하인리에 관한 소문을 떠들어대는걸 듣게 된다. 아예 대놓고 "하인리 왕자께선 집안일에다 라스타 양의 임신까지, 아주 마음이 찢어지시겠다"는 말까지 들리자 멈춰선다. 심란한 가운데 즐거운 일이라도 떠올리고 싶어서 온 것이였으나, 남궁에서까지 저런 이야기를 듣게 된 것에 불쾌해해 결국 몸을 돌려서 반대로 걸어간다.

동궁, 서궁, 남궁으로 갈라지는 길목에서 로테슈 자작과 마주치게 된다. 자신에게 인사하는 로테슈 자작이 음흉한 미소를 짓자 적당히 인사를 받아준다. 동궁으로 돌아가면서 로테슈 자작이 요즘 들어 잦은 궁 출입을 하는 것에 라스타를 만나고 있는거라고 여기지만, 이내 라스타에겐 천적같은 사람인 로테슈 자작이 라스타가 받아준다는 것에 의문을 품다가 역시 협박당하고 있는거냐고 생각한다.

결국 라스타의 임신 축하 연회 날이 다가오자 시녀들에게 아기가 생기면 어떤 기분이겠냐고 중얼거린다. 시녀들이 굳은 얼굴로 자신의 눈치를 보자 오해를 살 발언이라 생각해 얼른 책을 가리키며 책에 그런 이야기가 나와 있다고 둘러댄다. 시녀들의 표정이 얼어있는 것에 라스타의 임신 축하 파티에 대한 준비가 거의 끝나가고 있어 상대적으로 할 일이 줄어서 여유로운 상황에 자신이 이야기를 꺼냈으니 그렇다고 여기던 찰나, 자신의 대답에 엘리자 백작부인이 아기를 가지고 싶으신거냐고 묻는다. 웃으면서 고개를 젓고 정말로 그런 뜻으로 물어본게 아니라고 대답하면서도 물론 지금 질문은 전혀 그런 뜻으로 말한게 아니지만, 아기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라스타가 임신한 이상 자신도 빨리 아기를 가져야한다며, 라스타의 아기와 자신의 아기가 나이차가 많이 날 경우의 불상사를 대비해야하고 법적으론 라스타의 아기에게 후계권은 없다지만, 법이 매번 지켜진 건 아니라고 우려하다가, 지금 자신이 아기를 가지는 건, 자신에게도, 소비에슈에게도 어렵다고 생각한다.

라스타의 아기에 대한 선물 관련 주제에 화제를 돌린다. 자신의 말에 대번에 분위기가 풀리고, 시녀들도 도끼눈을 한 채 투덜거리지만 '왜 라스타에게 선물을 줘야하냐'고 반박하지 않은채 각자 준비하고 있는 선물에 대해 말한다. 시녀들의 대화를 듣던 엘리자 백작부인이 자신에게 어떤 선물을 할지 미리 생각해두었냐고 묻자마자, 엘리자 백작부인의 말에 시녀들이 자신을 쳐다보고, 장식용 보검을 선물해줄거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로라는 라스타에게 보검을 선물하냐고 반발하면서, 뭐하러 귀한 선물을 하냐며, 그냥 뜨개질한 모자를 줘버리라고 대꾸한다. 엘리자 백작부인이 그랬다간 자신이 웃음거리가 된다고 지적하지만 로라는 챙겨주는게 더 이상하다고 여전히 반발한다. 엘리자 백작부인은 여전히 로라를 엄하게 혼내지만 로라 역시 분을 삭히지 않는다. 로라에게 '뜻이 있어 준비한 선물이다'라고 말하려다 만다. 가면 무도회 전, 자신의 드레스 정보가 라스타에게 유출된 사건을 떠올리고, 그 당시 고의로 새어나간건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그래도 조심하는게 낫다고 좋다고 판단해 로라에게 자세한건 나중에 이야기해주겠다고 대답한다.

며칠 후 라스타의 임신 축하 파티가 열리고, 궁으로 들어오는 마차 행렬을 바라본다. 한껏 꾸민 마차들을 보면서 그 손님들이 가문의 가주나 주요 인사들일거라 생각하는 동시에 소비에슈와 같은 생각으로 자신은 아기를 가지지 못하니 라스타의 아기에게 잘 보이려는거라고 생각한다. 이내, 설령 그런 생각을 하지 않더러도 첫 아기는 강렬한 법이고, 후계권을 가지진 않지만 무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23]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다.

연회에 참석해 라스타를 찾는다. 연회장 중앙쪽 소파에 앉아 귀족들의 축하 선물을 받고 있던 라스타가 자신을 보고서 벌떡 일어나 활짝 웃으면서 다가와 오시니 너무 좋다며, 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안 오셔서, 결국 안 오시는 줄 알았다고 칭얼거리자 라스타에게 다가가 준비한 장식용 보검을 선물로 내민다.

선물을 받은 라스타가 기뻐하며 정말 감사하다며 예쁘다고 외치자, 마음에 드냐고 묻는다. 정말로 아름답다고 대답하고서 자신이 준 장식용 보검을 살펴보곤 환하게 웃으면서 이렇게 예쁜 검이 있냐고 감탄하는 라스타를 보며 무슨 뜻으로 준 선물인지 본인은 모르는 모양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라고 빈말을 건내고서 돌아서지만, 라스타가 자신의 선물을 소파에 두고서 배에 손을 올린채 다가와서는 배를 문지르면서 '이렇게 와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린다. 감동했다. 난 황후 폐하와 꼭 좋은 사이로 지내고 싶었다.'라고 말하자 황당해한다. 라스타의 사랑스러운 목소리와 천진난만한 태도, 뒤에서 바라보는 소비에슈의 따뜻한 눈빛은 라스타의 부족한 궁중 예절은 상쇄시키기 충분했지만, 라스타가 아무리 대단한 매력을 갖고 있다고 한들, 입장이 정반대인 자신을 감동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생각해, 적당히 흘려듣고서 돌아선다. 연회의 주인공은 자신이 아니니 이 정도면 됐겠다고 여기고, 사이좋은 이들과 인사만 나눈 후 돌아가 목욕하고 쉴 생각을 한다.

그러나, 라스타는 괜찮다면 부탁을 더 해도 되냐고 말하곤 '태어날 아이를 축복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한다. 갓 태어난 아기를 축복해달라며 자신을 찾는 사람들은 많았기에, 라스타가 이런 부탁을 한다고 해서 영 생뚱맞은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내, 그 부탁은 거절해야겠다고 딱 잘라 말하며, 그와는 별개로 자신이 해주고 싶지 않지만, 자신의 축복에 어떤 대단한 효험이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다며, 아주 약간이라도 자신의 축복에 정말 효험이 있다면, 라스타의 아기가 그 효험을 받게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라스타는 자신이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거절할 줄은 몰랐던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런 라스타의 표정이 가엾은 강아지 같은 표정이라고 생각하고는 마음에 없는 축복을 받는 아기가 행복해지겠냐고 솔직하게 말한다. 라스타의 얼굴이 빨개지자 그래도 원한다면 해주겠다고 덧붙인다. 자신의 대답에 라스타는 귀까지 빨개져 시선을 내리깔고, 몹시 민망해한다.

하지만 그런 라스타의 모습은 퍽 가엾어 보였던지라, 어이없다는듯 자신을 쳐다보던 소비에슈는 라스타의 가엾어보이는 모습에 자극되어, 자신에게 다가와 '꼭 이렇게 해야겠냐'고 트집을 잡는다. 무슨 소리를 하는건가 싶어 소비에슈를 쳐다보지만, 소비에슈는 주위를 살피곤, 목소리를 낮춰 '사람들 앞에서 굳이 망신을 줘야하냐'고 재차 트집을 잡는다. 사람들 앞에서 망신당하고 싶지 않았다고 응수한다. 그라나 소비에슈는 " 배 속의 아기를 축복해주는건 황후가 거의 매일같이 하는 일인데, 한 마디 더 해주는게 그리 어렵냐?"고 여전히 트집을 잡는다. 한 마디 말이 천금보다 무거울 때도 있는 법이라고 재차 응수하지만, 소비에슈는 이럴때 쓰는 말이 아니라고 계속 트집을 잡는다. 결국, 이럴때 듣기 싫은 말이라고 마지막까지 응수하지만, 소비에슈는 짜증나 죽겠단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본다. 주위 귀족들은 자신과 소비에슈를 호기심어린 눈으로 곁눈질한다. 작게 속삭이고 있어 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상상의 여지가 풍부한 모양이라고 생각해 무표정을 유지한 채 소비에슈에게 치정연극을 찍고 싶은게 아니라면, 그만 붙잡으라고 딱 잘라 말한다.

그러나 소비에슈는 질렸다는 듯 돌아서서 라스타에게로 가고, 소비에슈가 오자 두 손을 배를 올린채 고통스러워하던 라스타는 먹먹한 시선으로 그제야 소비에슈를 쳐다본다. 소비에슈의 표정은 그가 뒤돌아있기에 모르지만 두 사람만의 세계에 빠져있는건 안 봐도 뻔하다고 생각해 더는 이 자리에 있기도 싫다 여겨 돌아서 가려하다, 이내 생각을 바꿔 소비에슈와 라스타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자신이 다가오자 소비에슈는 흠칫해해 '무슨 말을 하려고?'라는 노골적인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그런 소비에슈를 모른척한채 소비에슈와 라스타의 사이로 다가간다. 라스타에게 아직도 자신의 축복을 원하냐며 그렇다면 해주겠다고 말하면서도 소비에슈를 힐긋 쳐다본다. 축복을 해주겠다는데도 소비에슈가 떨떠름한 표정을 짓자, 자신이 소맷자락이나 치마 틈에 칼을 들고 다가오기라도 한 것처럼이라고 생각한다. 이내 자신이 칼을 감춘 곳은 옷이 아니라 혓바닥이라고 여긴다. 자신이 축복을 해주겠다는 것에 라스타는 활짝 웃고서 얼른 대답하고, 손으로 배를 쓸어내린다. 라스타의 배를 가만히 내려보다가 "아가야, 내가 선물한 검처럼 살거라. 화려하고 아름답게."라고 말한다. 자신의 말에 라스타는 기뻐하고, 자신이 웃고 있긴 했지만 저주를 내릴거라고 여겼던거냐고 생각한다. 곧 라스타는 기쁜 낯을 띄고서 소비에슈를 올려다보며 '황후 폐하께서 우리 아기를 축복해주셨다'고 말해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소비에슈가 묘한 표정으로 자신을 지그시 바라보자, 속으로 '할 말이 있으면 해보라'며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

에르기와 라스타가 소파에서 가까이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다가 어째서 저렇냐고 중얼거린다. 자신의 말에 의아해한 로라가 고개를 돌려 에르기와 라스타의 모습을 보곤 저렇게 바짝 붙어있어도 되냐고 혀를 차고, 로라의 말처럼 에르기와 라스타의 사이의 거리는 상당히 가까웠고, 다른 귀족들마저 에르기와 라스타를 힐긋거리며 살펴볼 정도였기에 의아해한다. 그런 두 사람을 보던 로라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저 여자와 어울리는걸 보니 에르기 공작의 눈은 발에 달렸나보다'라고 투덜거리고서, 꼴도 보기 싫다는 듯 다시 자기 친구 쪽으로 눈을 돌린다. 다시 두 사람들을 쳐다보지만, 라스타와 대화하던 에르기가 자신을 보고 웃는 모습을 본다. 에르기가 웃음을 짓는 것에 얼핏 친절해보이는 웃음이지만, 저 미소에 속으면 안 된다고 판단한다. 실제로 자신이 준 선물을 만지면서 에르기와 대화하던 라스타가, 처음에는 웃고 있었으나 점점 표정이 빠르게 굳어갔기에 에르기가 자극적인 말을 한 게 틀림없다고 여기고, 그런 사람이 자신을 향해 친절한 웃음을 짓는다는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같이 웃어줄 수 있다고 판단해 일부로 미소를 지은채로 에르기를 바라보며 응수한다.

한편 에르기로부터 장식용 보검의 의미[24]를 알게 된 라스타는 에르기에게 " 황후가 나를 모욕했다"고 주장하고, 이후 사람들 앞에서 '황후께서는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나와 아기를 무시했다. 이렇게 거침없는 분이신데 황자와 황녀를 나중에 황후께서 괴롭히시지 않겠냐.'[25]라 자신을 모함하는 동시에 아이를 황자녀로 호칭한다.

당연히 사람들과 소비에슈는 라스타의 발언에 황당해한다. 소비에슈는 라스타를 데리고 가려 했으나, 라스타는 '난 참을 수 있다. 피하지 않고 싶고, 이겨낼 수 있다.'라고 고집을 부린다. 결국 일을 공론화하지 않고 싶어하는 소비에슈는 라스타를 침실로 데리고 간다.[26]

다음 날 코샤르가 파르앙 후작을 데리고 와 같이 산책이라도 하겠냐고 묻고 이를 수락해 셋이서 함께 산책한다. 코샤르와 파르앙 후작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다가 파르앙 후작에게 안부를 묻는다. 잔소리가 점점 더 늘고 있다며, 이게 다 코샤르 때문이라는 파르앙 후작의 대꾸에 코샤르는 가자미눈을 하고 파르앙 후작을 째려보고, 파르앙 후작은 능청스럽게 웃으면서 자긴 코샤르 때문에 고생이라고 투덜거린다. 파르앙 후작에게 늘 사이가 좋으니, 보기가 좋다고 말한다. 파르앙 후작은 코샤르가 다른 건 다 부족해도 친구인 자기나 동생인 자신 등 인복만 많지 않냐고 대답한다. 코샤르와 파르앙 후작이 티격태격거리는걸 보고서 두 사람의 어린시절을 떠올려 웃음을 짓는다. 옛날부터 저랬던 두 사람이 다 큰 후에도 격의없이 지내는게 보기 좋다고 여기고, 산책을 계속한다.

동궁 변두리에 난 산책로에 다다랐을 때 라스타를 목격해 멈춰선다. 이를 의아해한 코샤르는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순간 그냥 이대로 가던 길을 가고 싶은 마음과, 돌아서 다른 길로 가고 싶은 마음의 갈등이 들었으나 돌아서 가자니 자신이 라스타를 피하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하고, 이대로 가자니 코샤르가 라스타를 보고 어떻게 나올지 몰라 불안하다고 생각한다.

결정을 하려던 순간 자신들을 보고서 놀란 라스타가 곧 다부진 표정을 하고서 먼저 자신들에게로 달려온다. 코샤르는 라스타를 알아보지 못하고, 이를 보며 코샤르가 생각하는 라스타는 동생을 괴롭히는 못된 악인일텐데 실제로 본 라스타는 요정처럼 사랑스럽고, 천사처럼 아름다우니 그럴만하다고 생각한다. 라스타는 자기 이름을 직접 밝히고, 이를 들은 코샤르는 표정이 험악해진다. 라스타 역시 코샤르의 얼굴을 보고서 놀라 눈썹을 세우고, 이를 자신과 코샤르가 아주 흡사하게 생겼기 때문일거라고 생각한다.

라스타는 코샤르에게 인사를 하는대신 '황후 폐하께서 제게 검을 주신게 나쁜 의미였다고 들었다'고 대놓고 억지를 부리면서, 자신의 잘못으로 몰아간다. 황당해해 한숨을 쉬다, 코샤르와 파르앙 후작 앞에서 라스타와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지만, 그렇다고 라스타의 모욕에 그저 웃고 흘려넘기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싶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그랬다간 코샤르가 더 마음 아파할테고, 다른 사람들은 라스타의 영향력을 실제보다 더 크게 생각할거라고 판단한다. 냉랭한 목소리로 '욕심없는 사람에게는 나쁜 뜻이 아니다'라고 응수하지만 라스타는 서글픈 표정으로 '욕심이 있든, 없든 그건 아주 나쁜 뜻이고, 모든 사람들 앞에서 날 조롱하신거다'라고 억지를 부린다. 이어 잠시 숨을 쉽게 들이쉬고는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서 처량한 투로 '난 황후 폐하의 모욕을 참기로 했다. 황후 폐하께서 계속 비웃고 괄시하고 무시하신다해도 난 참아낼거다'라고 억지를 부린다. 라스타의 계속된 억지에 "사실을 말했을 뿐인데 무시라니. 넌 스스로를 아주 높이 평가하고 있는 모양이구나."라고 지적한다. 이에 라스타가 '폐하께서 사랑하시는 여자인 내가 스스로를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는 건, 폐하의 안목에 대한 무례이다'라고 주장하자 " 네 가치는 폐하의 사랑을 받을 때만, 존재한단 것이냐?"라고 일갈한다.

그러나 라스타는 서글픈 표정으로 뭐라 말해도 다 참겠다며 태어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싸우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서, "황후 폐하께서는 불임일 가능성이 크니, 내가 낳은 아이의 양어머니가 되어주실거라고 폐하께서 말씀하셨다"고 소비에슈와 똑같은 개소리를 늘어놓는다.[27]

라스타의 망언에 기막혀하던 찰나, 매우 노발대발한 코샤르는 지금 뭐라 했냐고 중얼거리며, 인상이 험악해진채 라스타에게 다가간다. 코샤르가 다가가자 라스타가 겁을 집어먹는걸 보고, 코샤르는 자신과 닮았지만 인상을 쓰면 무척 무서워보인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여러 차례 전투를 치렀던 코샤르가 본격적으로 화를 내는타라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라스타는 겁먹은 와중에도 자신의 탓을 하고, 코샤르는 더욱 위협적으로 다가간다. 이윽고 라스타는 혼자 뒤로 넘어지고 만다. 넘어진 라스타는 배를 움켜쥐고, 그 사이에 코샤르의 옷자락을 잡으며 말린다. 파르앙 후작 역시 코샤르의 팔을 잡고서 그를 말리는 사이, 배를 움켜쥐고 자신들을 올려다보던 라스타는 복통을 호소한다.

라스의 비명에도 코샤르는 어디서 꾀병을 부리냐며 분노를 표출하고, 파르앙 후작이 재차 코샤르를 붙잡으며 그를 말리는 사이, 라스타는 여전히 배를 안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보고서 섬뜩한 기분을 느낀다. 곧 라스타는 배가 아프다고 비명을 질러대고, 라스타가 질러대는 비명에 찾아온 사람들은 본궁에 달려가고, 라스타의 상태를 살피는 등 신속히 행동을 개시한다. 그 사이 호위병들은 파르앙 후작과 함께 코샤르를 말리려하지만, 코샤르는 호위병들에게 붙잡인채 "한 번만 더 나비에더러 불임이니, 네 아이를 나비에가 길러야 한다느니 막말해봐! 혓바닥을 뽑아버릴테니까!"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코샤르의 말에 놀란 라스타의 눈동자가 흔들리자 분명 코샤르가 한 말이 라스타 본인이 한 말이 맞긴 한데 미묘하게 뉘앙스가 더 지독해졌기 때문일거라고 생각한다. 이윽고 호위병들과 파르앙 후작은 코샤르를 데려가고, 궁정인들에게 부축을 받던 라스타가 자신을 쳐다본다. 이마에 식은땀이 흐르는 걸 보고 꾀병이 아니라 정말로 많이 아픈 모양이라고 여기던 찰나 라스타가 배를 잡고 자신을 쳐다보며 도와달라는 표정을 하는걸 본다. 뭘 기대하는건지 알 수가 없다며 곧 의원이 올 거고, 주위에 챙겨주는 궁정인들도 있고 부축해주는 호위병들도 있으니 자신이 해줄건 아무것도 없다고 여기고서 잠시 라스타를 내려보다가 코샤르가 있는 곳으로 간다.

그러나 라스타는 소비에슈에게 '코샤르가 날 떠밀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소비에슈는 라스타의 말만 믿고서 코샤르에게 황궁 출입 금지 명령을 내린다.

시종이 코샤르에게 소비에슈가 황궁 출입 금지령을 내렸다는 걸 전하고, 이를 함께 듣는다. 당연히 어이없어한 코샤르는 분노하고, 시종은 움찔한다. 시종이 코샤르의 난폭한 소문을 알고서 두려워하는거라고 생각하던 찰나 시종은 소비에슈가 '또다시 라스타를 밀친다거나 위협한다면, 황족을 위협한 일로 처벌하겠다'는 명령을 내렸다고 전한다. 코샤르는 분노해 '누가 누굴 밀쳤냐'며 쿠션을 쥐어뜯고, 놀란 시종은 도망치듯 달아난다.

시종이 나간 후에도 코샤르는 아주 기가 막힌다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다. 직후 코샤르는 '내가 밀쳤다면, 그 여자가 멀쩡할 수는 있었겠냐'고 분노를 표출한다. 코샤르를 진정시키려하지만, 코샤르는 ' 그 여자의 혓바닥이 문제일까, 네 남편의 귀가 문제일까?'라며 여전히 분노를 표출한다. 코샤르에게 진정하라고 해봤자 지금은 들리지 않을거라 판단하고 다가가 등을 두드린다.

잠시 진정한 코샤르는 뜯어진 쿠션을 끌어안고서 이를 갈다 쿠션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코샤르가 진정한듯 보이자 코샤르에게 괜찮냐고 묻는다. 이에 코샤르는 '네가 옆에 없었더라면 말을 전하러 온 시종을 팼을지도 모른다'고 여전히 분노를 표출한다. 성질 좀 죽이라고 말해보지만, 코샤르는 계속 분노를 표출하고, 억울하겠다고 단답한다. 자신도 이렇게 억울하고 기가 막힌데, 장본인인 코샤르야 더 할거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물론 자신 측 사람은, 여럿이고 라스타는 혼자 있는 상황에서 안 그래도 무시무시한 기세인 코샤르가 다가간 건 그 자체만으로도 위협이 되었을거라며, 라스타가 그 점을 두고서 코샤르의 탓으로 돌린다면 차라리 납득했겠지만, 코샤르가 '밀쳐서' 넘어진거라는 말에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어이없어한다. 심지어 소비에슈는 라스타의 말만 믿고 코샤르에게 황궁 출입 금지 명령을 내렸다는 것에, 하인리의 편지 상대를 자청할 때도 그랬지만 라스타는 거짓말을 참으로 수월하게 하는 사람이라며 기가 막혀한다.

코샤르에게 당분간은 조심하는게 좋겠다고 충고하지만 코샤르는 '그 망할 것의 눈치를 보라는거냐'고 여전히 분노한다. 투아니아 공작부인이 이혼을 하게 된 경위를 들었냐고 묻는다. 코샤르가 얼핏 들었다고 대답하자, 그 이혼에 한 몫을 한게 바로 라스타이며, 투아니아 공작부인의 예전 소문을 들춰내고, 악의적으로 더욱 나쁘게 조작했다고 알려준다. 코샤르가 놀라자 그냥 신분 상승한 정부로 볼 상대가 아니라며 머리도 좋다고 지적한다. 소비에슈는 웬만해선 라스타의 말을 믿어주며, 라스타 본인은 여론을 조작하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재주가 있었고, 이 와중에 배 속에는 황제의 첫 아기까지 품고 있었으니, 라스타의 눈치를 볼 필요까진 없겠지만 굳이 충돌할 필요도 없다고 판단한다.

하인리가 파랑새에게 편지[28]를 들려보내고, 그 편지를 읽는다. 옆에서 편지를 읽던 파란 새가 돌연 날개를 흔들자 어딘가 아픈거냐고 의아해해 새를 살펴보지만, 자세히 보니 굉장히 화가 난 얼굴이였기에 새의 표정이라 확실한 건 아니지만 적어도 자신이 보기엔 그렇다고 여긴다. 새에게 괜찮냐고 묻지만 새는 활짝 펼친 날개를 접으며 조용히 짹짹거리고 '퀸도 그렇지만 너도 참 신기하다'고 중얼거린다. 이어서 '사람 같고, 하인리 왕자는 영리한 새만 기른다'고 중얼거리지만 자신이 하인리를 '왕자'로 호칭했음을 그제야 눈치챈다. 이젠 하인리는 왕이기에 '하인리 왕'으로 호칭해야하지만 영 어색해한다. 새의 부리를 만져보려하지만 파랑새가 슬쩍 몸을 피하자, 똑똑한 건 맞지만 퀸과 확실히 다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안 만질거라고 대답하고서 다시 편지를 읽는다. 편지에 쓰여진 하인리의 대관식 날짜를 확인한 후 달력을 보지만, 큰 행사가 없는 시기임을 확인하고 잘만 하면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판단한다. 어차피 대관식에는 황족이 가는게 관례이기도 하기에 가려고 하다가, 갈 수 있다고 썼다가 막상 사정이 생겨서 못 가게 된다면 곤란해진다 여겨 답장[29]을 쓴다.

답장을 파랑새의 다리에 묶은 후 잘 보내달라며 반사적으로 파랑의 머리를 쓰다듬으려한다. 이번에도 파랑새는 자신의 손을 피하고, 손을 내린다. 그제야 파랑새는 미안하다는듯 몇 번 날개를 펼지더니 창 밖으로 날아간다. 창가에 서 파랑새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지켜보면서 간만에 하인리에게 편지를 받은 걸 기념해 몇 달 전 일들을 떠올린다.

창문을 닫으려던 찰나 엘리자 백작부인과 시녀들이 우르르 달려온다. 어리둥절해 무슨 일이냐고 묻지만 로라로부터 라스타의 식사에 낙태약이 섞여있었다는 보고를 듣는다. 이에 확실하냐고 묻는다.소비에슈가 알아보았다는 로라의 대답에 소비에슈가 무슨 수로 알아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 일이라면 시녀들이 놀라서 달려올 만 했고 동궁은 더 난리가 났을거라고 판단한다. 라스타는 낙태약을 먹었냐고 물으면서도 소란이 '이 정도'로만 난 걸 보면 아직 먹지 않은 모양이라고 생각하던 찰나, 엘리자 백작부인은 이번에는 미리 발견한 모양이였다며, 혹시 몰라 소비에슈가 궁의를 불러 라스타를 진맥하게 했는데, 이미 미량씩 몇 차례씩 먹었다고 보보한다. 누가 한 짓이냐고 생각하던 찰나 가장 중요한 걸 묻지 않았다는 걸 떠올리고 라스타와 그녀의 아기는 무사하냐고 묻는다. 사용된 약 자체가 모체에는 거의 해를 주지 않는거라 라스타는 괜찮다는 대답에 아기는 괜찮냐고 물으려한다.

그 순간 라스타에게 낙태약을 쓴 게 자신의 주변 인물일지도 모른다고 판단한다.[30] 라스타의 아기를 죽여 이득을 볼 사람이 달리 누가 있냐고 생각하던 찰나, 몸이 약해졌을 뿐 라스타는 괜찮다는 대답에 혹시 소비에슈도 자신처럼 '아기가 사라지면 황후가 이득을 볼 게 아니냐'고 생각할까봐 초조해한다. 라스타가 궁에 온 후 불만이 있으면 자신을 부르거나, 자신을 찾아와 막말을 퍼부었기에 이번이라고 다를바가 없다고 판단한다. 따뜻한 차를 가져다주겠냐는 엘리자 백작부인의 질문에 괜찮고 혼자 있고 싶다고 물린다.

엘리자 백작부인이 나간 후 소비에슈가 자신을 불러다 닦달하더라도 마음 상하지 말자고 다짐해 저녁식사 날을 기다린다.

그러나 소비에슈는 저녁식사 때까지도 자신을 부르지 않았고, 이에 직접 동궁으로 간다. 소비에슈의 침실 앞에서 시종에게 자신이 왔다고 고하라고 지시하지만 침실에 들어간 밖에서 나온 시종은 어두운 얼굴로 소비에슈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보고한다. 돌아가란 말도 아니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것에 의아해한다. 시종이 자신의 눈치를 살피자 그가 번복하지 않는걸 보니 정말이라고 여기고, 한 번 더 들어가서 알리라고 지시한다. 하지만 침실에 들어갔던 시종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보고한다. 시종도 울상인 표정이고, 기사들 역시 난처해하는 것에 소비에슈가 이미 자신의 탓을 하고 있다는 것과, 그 방향이 불러서 잔소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무시하는 것임을 눈치챈다. 소비에슈의 태도에 '왜 라스타가 관련된 일은 죄다 내 탓을 하냐'고 기막혀한다.[31]

소비에슈가 계속 자신을 무시하는 것에 자신의 성격상 돌아갔을 것이기에 돌아갈하단하는 생각을 하지만, 이내 막상 돌아가려하기엔 오기가 생긴다고 생각해 제자리에 서 있는채 계속 대기한다. 언제 나오긴 나오겠다는 생각을 하며 대기하던 중 얼마 지나지 않아 소비에슈는 침실에서 나오고, 그와 마주친다.

소비에슈가 힘없이 나온 것에 라스타에 대한 걱정이라고 생각하던 찰나 자신을 본 소비에슈는 간 줄 알았다고 중얼거리지만 이내, 퉁명스럽게 묻는다. 최대한 싸늘하게 웃으면서 응수하면서도 속으로 소비에슈가 자신을 무시해서 자존심이 상한다는 내색은 하지 않았고, '자기가 날 먼저 무시했다'고 생각한다. 소비에슈는 자신의 말에 눈동자가 흔들릴 정도로 놀라지만, 이내 비웃음을 띠며 '황후는 늘 날 놀라게 한다'고 빈정거리자, 이에 '폐하는 늘 진부하시고, 라스타 양에 대해서 지금도다'고 응수하지만 소비에슈는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와 목소리를 낮추어 자신에게 들릴만한 목소리로 '황후가 내게 이럴 처지가 아닐텐데, 가끔은 그 자존심을 눌러보는게 어떻냐'고 경고한다.

소비에슈의 경고에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되묻지만, 소비에슈는 자신을 위해 코샤르의 중죄를 덮어주고 있는거라고 일갈한다. 라스타에게 낙태약을 먹인 게 코샤르인거냐고 묻지만 소비에슈는 아닐거라 생각하냐고 빈정거린다.속으로 솔직히 말하자면 여기서 확신을 가지고, '우리 오빠는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수긍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아니라고 대답하지만 소비에슈는 자신의 대답에 코웃음을 치고서 '팔은 안으로 굽는다. 황후의 안목이 흐려진 건 아니라고 생각하겠다.'라며 자신이 확신을 갖지 못하고서 코샤르를 편 든 걸 비웃는다. 소비에슈의 말을 알아듣고서, 그를 싸늘히 노려보며 '폐하께서는 그런 생각으로 날 무시하고, 방에 들여보내지 않으신거냐'고 대꾸하지만, 이에 소비에슈는 '화를 참는 중인데 황후를 보면 그게 안 된다'고 대꾸하고서 자신을 휙 지나쳐 가버린다.

그러나 소비에슈는 화를 참지 못해 멈춰서고, 이내 자신 쪽으로 다가와 주위 사람들을 다 물리고서 넘어가려했는데 화가 나서 안 되겠다며 코샤르가 범인이 아니라고 했냐고 윽박지른다. 이에 놀라하지만 소비에슈는 라스타에게 낙태약을 먹인 범인이 누구인지 직접 조사해보라고 명령한다. 소비에슈에게 '폐하께서 해야할 일이 아니냐'고 반문해보지만 소비에슈는 '내가 할 일이 맞지만, 내가 직접 조사하면 황후에게 해가 간다'고 일갈한다. 이에 당황해하던 찰나 소비에슈는 '내 사람들은 내 사람들이다. 코샤르가 범인이라면 그들은 내 아이를 해치려한 코샤르에게 화가 날 것이고, 내가 아무리 입조심시켜도 말을 흘릴 수 있다.'라고 윽박지른다. '날 생각해주는 척 하지 말라'[32]고 응수하지만, 소비에슈는 자신의 대답에 분노해 표정을 일그러뜨리고 재차 조사하라고 명령함과 동시에 '조사해서, 코샤르가 한 짓이 맞다면 내게 사과하라'고 경고한다.

그날 밤, 목욕을 마치고 침실로 돌아와 엘리자 백작부인으로부터 이번 일에 책임을 지고서 라스타의 담당 하녀들과 황실 주방장들이 모조리 쫒겨났다는 보고를 듣는다. 이에 의아해하지만 음식이 섞이는동안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말을 듣는다. 범인을 잡았더는 말은 없었냐고 묻지만, 그런 말은 없었다는 대답을 듣는다.

엘리자 백작부인이 나간 후 혼자 화장대에 앉는다. 자신의 얼굴을 살펴보며 소비에슈의 속내가 보이지 않기에 혼란스러워한다. 정말로 자신을 위해서 이런 결정을 한 것인지, 아니면 이런 식으로 자신에게 죄책감을 달아두어서 라스타를 건드리지 못하게 하려는건지 알 수가 없다고 여겨 답을 찾으려면 진실을 찾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다.

다음 날 아침 주베르 백작부인에게 파르앙 후작을 불러달라고 부탁한다. 코샤르를 직접 불러 물어보는게 가장 좋겠지만 코샤르는 아직 황궁 출입 금지 명령이 풀리지 않았고, 그 일 때문에 트로비 공작이 진노해 집 밖으로도 잘 나오지 못하는 상태라 물어볼 만한 사람은 파르앙 후작뿐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내 라스타의 식사에 낙태약이 섞였단 걸 소비에슈가 알고 있단 것에 대해 도대체 무슨 수로 알아낸건지 의문을 품는 동시에 라스타 본인도 모를 정도라면 겉으론 티가 안 나는 약일거라고 판단한다.

다음 날 파르앙 후작과 점심식사를 같이 한다. 식사 도중 파르앙 후작과는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냈으니까 돌리지 말고,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고 낙태약 사건에 대해 언급한다. 파르앙 후작은 말을 돌리자, 그에 응수하고는 라스타의 식사에서 낙태약이 발견되었다고 본론을 꺼낸다. 하지만 파르앙 후작은 태연하게 들어봤다며 누가 몹쓸 짓을 했다고 발뺌한다. 그 몹쓸 짓을 한 사람이 자신과 아는 사람이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묻지만 파르앙 후작은 자신은 귀족들의 대다수를 알고 있다고 말하며 여전히 발뺌한다. 귀족이 한 짓이란거냐며 떠보지만, 카르앙 후작은 웃으면서 하인이나 하녀가 그런 일을 할리 없다고 계속 발뺌한다.

그러나 파르앙 후작은 태연히 웃으면서 식사하는 것과 달리 손을 떨고 있었고,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간파한다.[33] 파르앙 후작이 떨고 있는 손을 빤히 쳐다보던 찰나, 파르앙 후작은 헛기침을 하고서 어쨋든 굳이 자신이 신경쓸 일이 아니라고 웃으면서 대답하고, 신경 쓰고 싶지 않다고 딱 잘라 말한다. 이에 파르앙 후작은 말을 돌리고, 그런 파르앙 후작을 말없이 쳐다본다. 파르앙 후작은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어 뺨을 긁다가 여전히 손을 떨고, 스스로 손을 내린다. 고개를 갸웃하다가 눈을 가늘게 뜨고서 파르앙 후작을 쏘아본다. 파르앙 후작이 괴로운 표정으로 그렇게 쳐다보면 무섭다며, 코샤르와 똑같이 생겨서 정말로 무섭다고 하소연하자, '정말 이래도 내가 신경 쓸 필요가 없냐'고 추궁한다.

결국 파르앙 후작은 울상을 지으며 모르는 일로 하면 안 되냐고 애원하고, 코샤르가 시킨 일이냐고 대놓고 추궁한다. 파르앙 후작은 침묵해 낙태약 사건의 진범이 코샤르임을 시인하자, 소비에슈는 낙태약 사건이 코샤르가 한 짓이라 생각하고 있는데, 이래도 정말 자신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일이냐고 지적한다. 하지만 파르앙 후작은 소비에슈가 코샤르를 의심한다는 말에도 놀라지 않고, 그 태도에 결국 코샤르와 파르앙 후작이 범인임을 확신한다.

잠시 멀뚱거리던 파르앙 후작은 마침내 한숨을 쉬고서 안심해도 된다며, 절대로 결정적인 증거는 찾을 수 없을거라고 웅얼거리고,[34] 증거를 없앴단거냐고 묻는다. 약을 샀단 증거를 없애긴 힘들다며, 모체에는 거의 해를 주지 않는 약이라 비싸고 파는 곳이 한정되어있다고 대답한 파르앙 후작은 고개를 숙이고서 냅킨을 날개가 부러진 백조로 접어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는 낙태약 사건을 산 증거를 없앨 수는 없어도 다른 사람이 사용했단 증거는 만들 수 있고, 일이 잘못된다면 그 약을 사용했다고 나설 베우를 구해두었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한다.

파르앙 후작이 더 이상 손을 떨지 않자 그의 거짓말이 끝났음을 눈치챈다. 파르앙 후작이 냅킨으로 접은 백조의 부리를 손으로 찌르고는 자신을 향해 웃자 한숨을 내쉬고 일을 들키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일을 자신의 사람들이 정말 했다는게 더 중요하다고 일갈한다. 코샤르와 파르앙 후작이 자신을 위해 위험한 일을 했단 건 미안하면서도 화가 나지만, 소비에슈의 말이 맞았다는 것에 자존심이 상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말에 파르앙 후작은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이다"라고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자, 꼭 해야했단 말은 하지 말라며, 아닌거 안다고 지적한다. 코샤르는 도덕적인 기준으로 못되고 나쁜 놈이고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대답에자신을 위해서 한 일이니 이해하라는거냐고 지적한다. 파르앙 후작이 굳이 어려운 일을 찾아보지 말라는거라고 대답하자 그에게 '내가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지 말라'고 일갈한다.

파르앙 후작이 돌아간 후 심란해한다. 소비에슈에게 거짓말을 하는 건 자존심이 상하는데다, 어차피 모든 걸 알고 있을 소비에슈 입장에선 얼마나 우스워보이겠냐고 생각하면서도, 그의 말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도 자존심이 상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일에 대해 밤 내내 고민하느라 하루를 지새고 만다. 엘리자 백작부인이 안색이 안 좋다고 걱정하자 생각할게 좀 있어서라고 둘러댄다. 속으로 낙태약 건에 대한 건 시녀들에게도 말하기엔 좀 민망한 건이라 여겨 일부로 웃어보인다.

그날 오후 흰 장미의 방에서 하인리의 대관식 건으로 온 서왕국의 사절단을 알현한다. 서왕국의 사절단이 긴 인사를 끝난 후 자신이 대관식에 참석해줬으면 좋겠다는 하인리의 뜻을 전하자마자 사절단 뒤에 있던 귀족이 길쭉한 금상자를 가져오자, 카를 후작이 금상자에서 두루마리를 꺼내 소비에슈에게 건내고, 소비에슈는 두루마리를 펼쳐 안의 내용을 훑고는 고개를 끄덕여 다시 두루마리를 카를 후작에게 건낸다. 사절단의 얼굴을 살펴보지만 모두 모르는 얼굴이였다고 생각한다. 하인리가 데리고 다니던 그 기사나, 따라왔던 다른 기사가 있었다면 퀸이나파새랑새를 데려왔을거라 생각했고, 대관식에 참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단 편지를 보낸걸 떠올리고 꼭 정정하고 싶었다고 생각하며 실망하지만 이내 실망감을 감추고 무표정을 꾸며낸다. 소비에슈가 자신을 차갑게 쳐다보자, 일부로 고개를 돌리지만 소비에슈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사절단에게 '뜻은 알겠지만 동대제국의 황후는 업무에 바쁜데다 귀한 몸이라 그 먼 곳까지 친히 갈 수는 없다'고 하인리에게 전하라고 지시함과 동시에 코샤르의 낙태약 사건을 빌미로 하인리의 대관식에 자신이 참석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그제서야 자신이 딴청을 부리는 사이에 하인리가 대관식에 황실 대표로 자신을 보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 이 때문에 소비에슈가 불만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음을 간파한다. 소비에슈는 사절단 대표로는 릴테앙 대공을 보내겠다고 지시하고, 자신을 쳐다보며 약에 대한 일은 아직 조사 중이냐고 속삭인다.

알현이 끝난 후 멍하니 책상에 앉아있던 중 창가에서 두드리는 소리가 나자 창가로 간다. 편지봉투를 입에 물고 있는 파랑새를 보고 놀라 창문을 열어준다. 안에 들아온 파랑새는 편지봉투를 내려놓고, 놀라서 편지를 들고 왔냐고 묻는다. 고개를 끄덕이던 파랑새가 기진맥진해 침대에 엎어지자, 평소에는 조심스럽게 행동하던 새였는데 오늘은 많이 힘든 모양이라고 여기고 새에게 물을 준 뒤 편지[35]를 읽고 내려놓는다.

자신이 대관식에 올거라 예상하고, 기뻐하는 듯한 내용으로 가득찬 기대감이 표출된 것에 속으로 조금만 눈치가 없었더라면 차라리 나았을거라고 생각하면서도 하인리의 짐작처럼 편지를 쓸 당시에는 대관식에 갈 생각이 맞았지만, 문제는 하필 라스타의 식사에 낙태약이 섞이는 사건이 터져버렸고, 소비에슈는 낙태약을 쓴 범인이 코샤르라고 확신하고 있는데다, 실제로도 코샤르와 파르앙 후작이 벌인 일이라 본인은 하인리의 대관식에는 아예 갈 수조차 없고, 자리를 오래 비울 수 없 상황임에 우려한다. 이내, 하인리가 파란 새를 한 번 더 보내주었다는 것에 안심하며 펜에 잉크를 묻힌다. 사절단이 돌아가서 자신이 아니라 릴테앙 대공이 사절단 대표가 된다는 걸 알릴테지만, 그래도 직접 사정을 설명하는게 낫겠다고 판단해 답장[36]을 쓴다. 편지를 쓰고 있던 중, 옆에 있던 파랑새가 이상한 소리를 내자, 편지를 쓰는 걸 멈추고 뚫어져라 파랑새를 쳐다본다. 자신의 시선을 느낀 것인지 파랑새는 갑자기 털을 고르기 시작하고, 이를 꼭 딴청부리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내 편지에 몇 마디를 더 쓰고서 파랑새의 다리에 묶어준다. 파랑새는 바로 날아가고, 멀어지는 새의 모습을 지켜보다 응접실로 나간다.

밤새 소비에슈에게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할지, 아니면 자존심을 굽히고 사과를 할지 고민하다가, 어떤 방향이든 자존심이 상한다면 차라리 사과로 깔끔하게 해치워버리는게 낫다며, 사과를 하면 이 일은 끝이지만, 거짓말을 하면 계속 거기 매달려야한다고 판단해 소비에슈를 찾아가기로 결정함과 동시에 다음 날 아침까지 기다렸다간 마음이 변할거라 생각해 판단을 끝내자마자 소비에슈의 침실로 간다. 동궁 복도를 걸어가면서 뒤늦게 소비에슈와 라스타가 같이 있진 않을까 하는 생각을 떠올렸지만, 계속 침실로 간다.

소비에슈는 바로 자신을 들여보내주고는, '조사는 끝냈냐'며 훤히 다 아는 투로 말하고, 돌려 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이에 고개를 끄덕인다. 소비에슈는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듯 눈썹을 치켜올린다. 그를 보면서 속으로 억울해하지만, 이내 인정해버린다. 그러나 소비에슈는 손가락을 뻗어 자신의 입술에 대고, 속으로 무슨 짓이냐고 생각하던 찰나 '여기까지만 말해도 된다'는 말을 듣는다.짐자신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짐작하고 있으니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말에 사과를 원하는게 아니였냐고 대꾸한다. 홧김에 한 말이였다는 대답에 라스타가 아파서냐고 묻지만 소비에슈는 '여기서 라스타 이야기는 왜 나오냐'고 불쾌해한다. 애초에 자신이 사과를 하게 된 계기가 소비에슈와 라스타 때문이지만, 소비에슈는 라스타 이야기를 꺼낸 것만으로 불쾌해한다고 생각한다. 이윽고 소비에슈는 라스타에 대해 뭐라 더 말하는 대신 '사과는 됐으니 이것만 기억해두라. 이번엔 황후를 지키기 위해 코샤르가 내 아이를 해치려한 걸 묻어주겠지만, 다음에도 같은 일이 생긴다면 그땐 내 아이를 지키는 선택을 할거다.'라고 경고하고, 침묵한다. 알아들었냐는 추궁에 '소비에슈가 날 지키기 위해 코샤르가 한 일을 묻었다는 건 믿을 수 없다.차라리 이 일을 공론화한 후 벌어질 일들이 더 복잡하고 머리 아파 묻었다는게 믿을만 하다.'라고 생각하지만 이내, 지금은 코샤르의 끔찍한 실수를 사과하러 온 자리이니, 굳이 이런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 최대한 무덤덤하게 명심하겠다고 대답한다.더욱 심각해진 표정을 지은 소비에슈는 '황후는 현명한 사람이니 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하지 않을거다.'라고 충고한다.

다음 날 파르앙 후작을 부른다. 화는 풀렸냐는 파르앙 후작의 말에 당부할게 있다고 말한다. 어려운 부탁이겠냐는 파르앙 후작의 질문에 코샤르가 또 같은 일을 하자고 하면 말려달라고 부탁하면서도 같이 사고치지 말라는 말을 하려다가 실례가 되는 것 같다고 생각해 생략한다. 파르앙 후작이 가엾은 표정을 하자, 전혀 가엾지 않다고 여기는 동시에 파르앙 후작의 행동[37]에 대해 떠올리고서 '코샤르가 낙태약을 쓰자고 했을 때도, 놀라하는 척 하다가 동참했을 것'이라 판단해 약속해달라고 당부한다. 그러나 파르앙 후작은 자신도 알다시피 코샤르는 무서운 성정이라고 머뭇거린다. 만만치 않은거 안다고 딱 잘라 말하지만, 파르앙 후작이 입꼬리를 올린채 웃고 있지만 대답하지 않자, 이틀 전에도 말했지만 소비에슈는 낙태약 사건의 범인이 누군지 알고 있고 확신하고 있음을 재차 확인사살함과 동시에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겠지만, 다음에도 라스타의 아기에게 해가 가는 행동을 할시엔 절대로 가만 있지 않겠다'는 소비에슈의 경고를 전한다. 그제서야 파르앙 후작이 심각한 표정을 짓자, '그러니 제발 둘 다 자중해달라. 소비에슈가 알고 말고를 떠나서 낙태약을 쓰는 건 나도 원하지 않는다.'라고 부탁한다.

낙태약 사건이 지나간 후 소비에슈가 위로차원에서 라스타를 위해 작은 파티를 열어주자, 참석하지 않는다.

다음 날, 궁정인들이 파티에 대한 이야기를 해대는것을 듣다가, 몇 가지 안건들을 점검하고서 응접실로 돌아간다. 응접실에 돌아와 시녀들과 차를 마시며 로라를 기다리던 중 로테슈 자작의 딸을 파티에 참석시켜 라스타와 대면하게 하라는 자신의 지시를 수행하고 온 로라는 가방을 엘리자 백작부인에게 맡기자마자 눈을 빛내며 자신이 시킨대로 했다고 말한다. 로라의 표정만 봐도 일이 잘 풀렸다는걸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나하면서 알리슈테가 로테슈 자작의 딸을 라스타에게 보여주었다고 자랑하는 로라에게 반응이 어땠냐고 묻는다. 로라는 낄낄 웃으면서 라스타는 표정 관리를 한다고 하는데 너무 늦었고, 로테슈 자작의 딸은 표정 관리를 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고 신나게 떠들어대고, 라스타 때문에 벌을 받아 사교계 평판이 떨어졌던 로라로서는 자신이 부탁한 것이 상당히 마음에 들어한다고 생각한다. 신나서 방방 뛰던 로라는 엘리자 백작부인으로부터 눈총을 받아 머슥하게 웃지만, 일이 막 재밌어지려는 찰나에 어떤 처음보는 남자가 로테슈 자작의 딸을 데려갔다는데, 로테슈 자작의 아들이고, 로테슈 자작의 딸의 이름을 알려주자, 잘했다고 칭찬해준다. 신이 난 로라는 '다음에도 날 시켜달라'고 좋아하자, 르베티는 어떤 사람이냐고 묻는다. 무척 밝았고, 아직 정식으로 사교계 데뷔는 안 했지만, 알리슈테가 퍽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였다고 보고하는 로라에게 알리슈테에게 친하게 지내다가 자연스럽게 기회를 봐서 자신에게 데려오라고 지시한다.

자신의 지시에 신난 로라가 씻기 위해 응접실에서 나간 후, 로라와 자신의 대화를 듣고 있었던 엘리자 백작부인이 '최대한 그 여자와 안 엮이려 하시더니 심경에 변화가 있으신가보다'라고 말하며 신기해하자, 서로 모른 척하며 살아갈 기회는 이미 지나갔다고 대답한다. 물론 코샤르가 라스타의 아기에게 낙태약을 쓰려 한 건 정도를 벗어난 나쁜 일이지만, 그 이전에 라스타 역시 자신의 불임을 운운했고, 코샤르가 자길 떠밀었단 거짓말을 꺼냈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자신을 찾아와서 하는 말도 그렇고, 아무래도 자기 아기들을 꼭 황족으로 만들고 싶어한다고 판단한다. '적당히 선을 그어두어야한다'고 선언한다.

결국 릴테앙 대공이 사절단 대표로 결정된다. 소비에슈의 격려를 듣는 동안 히죽거리고 있던 릴테앙 대공은 자신이 배웅 인사를 해주마자 대놓고 정색해 무심한 척 시선을 아래로 내려버리고, 그런 릴테앙 대공의 행동에 속으로 자신이 몇 번이나 뇌물을 내쳐도 끈질기게 달라붙더니, 라스타와 친해지고 나니 이제는 굳이 자존심 상하게 굴 필요 없는거냐고 황당해한다.

잠시 후 사절단 행렬은 서왕국으로 출발하고, 이를 창가에서 지켜보며 속으로 '나의 작은 새와 친구는 천천히 멀어질거다'라고 아쉬워하는 동시에 더 이상 만나지 못하게 되었다며, 사심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말장난하던 시절은 끝나버린 것에 씁쓸해한다. 이내, 속으로 서왕국의 평안이 하인리의 안부라 생각하며 사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서왕국의 왕이 된 하인리의 안위를 빌어준다.

서궁으로 돌아가기 위해 회랑을 걸어가고 있을 찰나 에르기와 마주친다. 에르기의 옷차림에 시선을 내리지만 에르기는 단추를 건성으로 잠그고서, 자신에게 다가와 오랜만이라고 인사를 건낸다. 에르기는 하인리와 친구지만 친하게 지낸 걸 본 적이 없었고, 반대로 라스타와는 자신의 앞에서 친하게 지냈기에, 자신에게는 에르기가 꺼림칙하고 어색한 사람이라고 여기면서도 물론 몇 번 대화를 나누지 않기도 했다고 생각한다. 에르기는 가끔 찾아뵙고 싶었는데 기회가 나지 않았다고 말하자, 언젠가 좋은 기회가 있길 바란다고 대답한다. 에르기가 지금은 아니라는 뜻이냐고 반문하자 그럴리가 있겠냐고 응수한다. 가던 길을 가려던 찰나 에르기는 일부로 눈치없는 척 따라오며 잠깐 같이 걸어가도 괜찮겠냐는 등대화를 시도하고, 아무리 꺼림칙하다고 해도 에르기는 블루 보헤안의 왕족이자 공작이라서 이렇게 대놓고 나오면 거절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웃으면서 괜찮다고 대답해 동행을 허락한다. 에르기가 매력적으로 웃으며 상냥한 말투로 자신이 사절단 대표가 될 줄 알았다고 말을 걸자, 바쁘다고 대꾸한다. 에르기가 '(하인리가) 많이 실망하겠다'고 대답하자 무슨 뜻인지 황당해하다 이내 하인리라고 생각해 에르기를 쳐다본다. 에르기는 라스타라고 자신의 생각을 정정하고, 이에 어째서냐고 묻는다. 에르기가 자신이 멀리 가 있는게 라스타에겐 좋은거라고 대꾸하자 대답하지 않는다. 너무 직설적으로 대답했냐고 반문하는 에르기에게 그건 라스타가 해줄 수 있는 대답이라고 응수한다. 자신의 대답에 에르기는 유쾌하게 웃으며 그건 그렇다고 수긍하고서 잠시 조용히 걷다가 라스타를 어떻게 생각하는거냐고 묻고, '대부분의 황후가 대부분의 정부를 대하듯 생각한다'고 대꾸한다. 에르기가 웃음을 터트리고서 왜 이렇게 잘 피해가냐고 질문하자, 원하는게 있냐고 대꾸한다. '역공까지 한다'는 대답에 의도를 전혀 모르겠다며, 라스타의 친구가 왜 이렇게 자신에게 살갑게 굴면서 은근히 괴상한 질문을 던져대는거냐고 황당해하다 자신이 라스타를 욕하길 바라는거냐고 생각한다.

결국 자신에게 할 말이 있다면 해보라고 대놓고 대꾸한다. 이에 에르기는 '약자를 괴롭히는건 못난 짓이다'라고 말하고, 속으로 뼈 있는 말이고, 에르기가 말하는 '약자'는 라스타임을 간파하는 동시에 '못난 짓'에 대해 의문을 품으면서도 뭘 뜻하는지 대답하는데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 "먼저 나서서 건드리진 않겠지만, 약자가 칼을 들고 뛰어오는데, 상대가 약하단 이유만으로 그 칼에 찔려줄 순 없다. 약한 적을 만나면, 무기를 버리고 주먹을 감추고 당해줄거냐?"라고 응수한다.[38]

에르기는 대답하지 않은채 동행하고, 그 사이에 서궁 근처에 도착한다. 서궁 안으로 초대할 마음까지는 들진 않다고 여겨 '여기까지'라는 신호를 보낸다. 진중히 생각하고 있던 에르기는 자신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웃는다. 이를 보며 왜 저렇게 웃냐고 이상하게 생각한다. 작별인사를 하려던 찰나 에르기는 '한 대만 때려주시겠냐'는 말을 꺼낸다. 황당한 부탁이라고 생각해 인상을 구겨 그래야하냐고 반문하면서도 희한하다고 생각해 에르기를 쳐다보지만 에르기는 '죄책감을 덜고 싶다'는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린다.

에르기는 설명하는 대신 멈춰서서 본인이 가야할 방향과 자신이 가야할 방향을 두 손으로 가리키고서 '우리가 같이 걷는 건 여기까지고, 이제는 서로 다른 길로 가야하니 조심히 들어가시라'고 대답해 갈 길을 가버린다. 에르기가 말했던 죄책감이 라스타를 편 들어서 생긴 죄책감이라고 생각하다가, 에르기를 불러들인 이가 하인리라는 것과, 두 사람이 뭔가 계획을 세웠단 걸 상기하고, 그의 사과는 그들이 했던 계획 때문이냐고 생각한다.

카프멘이 주고 간 륍트의 서적을 보고 있던 중 아르티나 경으로부터 로테슈 자작이 또 라스타를 찾아갔음을 보고받는다. 알려줘서 고맙다고 대답하고서 다시 륍트의 서적을 보며 륍트와의 무역은 지금 당장은 먼 길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만일을 위해 살펴보겠다고 생각한다.

엘리자 백작부인과 로라는 로테슈 자작이 라스타를 찾아간 이유가 르베티 때문임을, 그들이 르베티의 입을 미리 막으려한다는 걸 눈치채고, 시녀들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서로 눈길을 주고받는다. 이를 보며 태연하게 다시 책으로 시선을 내린다. 애초에 자신은 르베티가 라스타에 관한 이야기를 할 거라 기대는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원하는 건 르베티가 해줄 이야기가 아니라고 대답한다. 물론 만약을 위해 라스타의 과거에 대해 더 알 수 있다면 그것도 유용하겠지만 지금 당장 원하는 건 정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말에 시녀들이 의아한 얼굴로 쳐다보자 책을 한 장 넘기며 '내가 원하는건 라스타에게 경고를 하는 것'이라고 속으로 대답한다. 자신이 르베티를 부르면 라스타는 초조해해 왜 부른건지 추측하고 궁금해하고 심란해할 것이고, 자신이 바라는 것은 바로 그것이며 이 일련의 과정을 통해 라스타에게 '너는 절대로 당당하고 떳떳한 처지가 아니다. 내가 눈을 감아주는만큼 행동을 더조심해야한다'고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알리슈테가 르베티를 친구들 틈 속에 섞어 데리고 오기로 한 날, 알현을 마치고 여러 부서들을 돌아보며 자신이 추진 중인 사업 몇 개를 살펴본다. 자신이 추진하는 사업이라지만, 사실상 자신이 하는 일은 국비를 얼만큼 투자할지 결정하는 것이고, 일의 진행 방향을 보고 받는 정도이기에 일을 확인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사업이 별다른 사건 사고 없이 진행되고 있는걸 확인한 다음 서궁으로 돌아간다.

서궁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은 후, 다과를를 준비해 르베티를 기다린 후 약속 시간보다 이르게 르베티와 첫 대면을 한다. 자신과 만나게 된 르베티가 수줍어하자 이름으로 부른다. 이에 르베티가 놀라하자 생각보다 행동이 귀엽다며, 더듬거리며 인사를 하자마자 얼굴이 벌개지는게 사랑스럽고, 르베티와 자신은 거의 접점이 없다시피 하는데 그녀는 이미 자신을 무척 존경하는듯한 눈치라고 생각한다.

두 시간 후 엘리자 백작부인 역시도 만족한 듯 르베티를 지목하며 르베티가 자신을 아주 좋아하는 모양이라고 말하며 웃고, 자신도 말없이 웃는다. 엘리자 백작부인은 자신을 놀리려는듯 르베티가 들어올때는 얼굴이 빨갛더니, 나갈 때는 반쯤 넋이 나갔다고 말한다. 하지만 주베르 백작부인은 르베티의 성격보다는 다른게 중요하다고 여기는 듯 르베티에게 라스타에 대해 물어보지 못한게 아쉽다고 대답하자, 르베티를 통해 라스타의 과거를 알아낼 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눈치였다고 생각한다. 다른 시녀들 역시 주베르 백작부인의 말에 동의하며 한 마디씩 보태고, 처음에는 별 생각없던 시녀들도, 다른 시녀들의 걱정에 동조하기 시작한다. 시녀들의 반응에 시녀들이 자신이 르베티를 초대한걸 라스타가 알게 되고, 라스타가 소비에슈에게 전하고, 화가 난 소비에슈가 자신을 닦달해대는 일이 또 일어날까봐 염려하는거라고 생각하지만, 자신도 그걸 생각해본 일이였고, 르베티를 부른건 라스타에게 너는거짓말로 다른 사람을 공격하고 다닐 처지가 아니다'라는걸 보여주기 위해서라지만, 자극받는게 꼭 라스타 한 사람만은 아니라는 각오도 은연중에 했다고 생각한다. 시녀들에게 '생각보다 괜찮았다'고 대답한다. 시녀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웃으면서 차를 마시며, '르베티는 내게 충분히 다 알려주고 갔다'고 대답한다.

자신이 영애들을 초대한 자리에 있던 시녀들은 어리둥절해해 눈짓을 주고받지만, 그 중 일부는 자신의 말을 알아듣고서 의미심장하게 웃었고, 늦은 밤 시녀들이 모두 자러간 후 자신의 말을 알아들은 시녀들 중 한 명이였던 엘리자 백작부인은 르베티는 라스타에 대해 잘 아는 모양이라고 묻는다. 고개를 끄덕이고서 파티장에서 우연히 만난 라스타와 알리슈테의 반응도 반응이지만, 라스타는 무척 아름다운 얼굴이 소문이 안 날수가 없었고, 르베티는 라스타에 대해 모를 수가 없었는데도 라스타에 대한 화제를 전혀 꺼내지 않았다는 것에 로테슈 자작이 르베티에게 입막음을 시켰음을 간파한다. 라스타가 로테슈 자작의 노예였다면, 지금의 라스타에게는 로테슈 자작과 르베티는 더없이 짜증나고 걸리적거리는 존재일 것임을 간파하고, 엘리자 백작부인 역시 수긍한다. 로테슈 자작이 한 번 사람들 앞에서 라스타를 망신주기까지 했는데도, 라스타가 계속 로테슈 자작을 두고 보는 것은 물론 종종 궁전에서 만나고 수도로 불러들인다는 것에 의문을 품으면서도 소비에슈는 라스타가 노예란걸 알고 있지만 받아들였고, 로테슈 자작이 라스타를 협박한다고 해도 신분을 두고서 협박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함과 동시에, 라스타가 감추고 싶어하는 비밀은 로테슈 자작의 가문의 노예인 것뿐만이 아니라는 것, 로테슈 자작은 라스타가 감추고 싶어하는 다른 약점을 쥐고 있단 것, 그 약점을 아는 사람은 로테슈 자작뿐만이 아님을 간파한다. 엘리자 백작부인에게 로테슈 자작과 르베티 주위를 조사하라고 지시를 내리며 라스타가 뭔가 감추려다 협박당하는건지를 알아두어서 나쁠건 없다고 말한다.

소비에슈와 저녁식사를 하던 중 소비에슈가 오늘 재밌는 일이라도 있었냐고 묻고서 영애들을 초대해 놀은 일을 언급하자 속으로 라스타를 부르지 않았다고 해서 비꼬는건지, 아니면 로테슈 자작의 딸을 불러서 그런거냐고 황당해한다. 잠시 표정을 살펴보았으나 화내거나 조롱하는 표정이 아닌 것에, 르베티의 이야기를 하는 대신 활기 넘치는 영애들이다보니 기분이 좋아졌다고 대답한다. 소비에슈가 고개를 끄덕이고서 마음 맞는 이들을 불러서 노는건 좋다며, 자신은 일에 너무 몰두하는 편이니 가끔은 숨을 돌리면서 지내라고 말하고서 '그대의 건강이 나라의 안녕이란 사실을 잊지 말라'는 말에 재차 수긍한다. 최근 들어 늘 신경전을 벌였는데 지금은 라스타가 나타나기 전과 비슷하다고 안심하지만 이내, 왜 저러는지 의문을 품는다. 소비에슈가 전략을 바꿔 자신에게 라스타를 잘 대해주라고 강요하는 대신, 본인 스스로 본보기를 보여서 자신에게 잘 대해주면 자신도 라스타를 잘 대해줄거라고 생각하는거라고 여겨 황당해다 중요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법청에서 대학자를 보내달라 요청한 일을 언급한다. 이에 소비에슈가 제대로 들었다고 대답하자 엄밀히 따지자면 마법청이나, 마법사, 대학자 등에 관한 건 자신이 맡은 일이 아니지만 마법사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지금 신경이 쓰이지 않을수가 없다고 생각해[39] 마법사 감소 현상이냐고 묻고, 맞다는 대답을 듣는다. 소비에슈는 무거운 얼굴로 이마를 찡그린채로 지금까지는 태어나는 마법사의 숫자가 줄어든다고만 알려졌는데, 마법사였던 사람이 평범하게 돌아가기도 한다는 보고가 올라왔다고 말한다. 이에 정말이냐고 묻는다. 사실인지 확인해봐야겠다는 말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는건 마법사인 척 사기를 치는 이들이 가끔 나오기 때문임을 떠올리고서 고개를 끄덕이지만, 마법사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에 이 일이 정말이라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를 걱정한다.[40]

생각에 잠겨있던 와중 소비에슈가 자신을 부르자, 그를 쳐다보지만 '한 번만 웃어보라'는 말을 듣는다. 속으로 무슨 부탁이 저러냐고 황당해하지만 일단은 그가 원하는대로 웃어준다. 그러나 소비에슈는 불만인듯 그런 웃음 말고라고 말하자마자, 거울 보며 연습한 미소 말고 진짜 미소를 보여달라는 부탁을 한다. 어이없어해 인상을 찡그린다. 소비에슈가 손을 뻗어 자신의 입꼬리를 올리려는 시늉을 해 예전에는 잘 웃었던 것 같다고 말하자, 무슨 뜻이냐고 황당해한다. 소비에슈를 쳐다보지만 '옛날엔 날 보면서 진심으로 잘 웃었지 않냐'는 말에 지금도 진심으로 웃고 있다고 대꾸한다. 무슨 진심이냐는 질문에 웃어보겠다는 진심이라고 대꾸하지만 소비에슈가 기쁘다거나 행복하다거나, 그럴 때 나오는 진심을 말한거라고 대꾸하자, 먼저 기쁜 일, 행복한 일이 있어야한다고 지적한다. 속으로 생각해보면 퀸이 떠난 후 진심으로 웃을 일은 거의 없었고, 그나마 시녀들과 대화를 나누며 어울리는게 즐거울 뿐이라고 우울해한다.

자신의 지적에 소비에슈는 고개를 끄덕이고서 수긍하고, 의외라고 생각한다. 왜 저러나 싶어 처다보지만 소비에슈는 테이블 위에 있는 종을 흔들어 시종을 부른다. 시종이 손수레를 끌고 오자, 소비에슈는 시종을 물리고는 은색 뚜껑을 가리키며 열어보라고 말하고, 뚜껑을 열어본다. 안에서 나온 은색의 반지에 소비에슈는 슬쩍 자신의 눈치를 살피면서도 어떻냐고 묻는다. 잠시 생각해보다가 선물이냐고 묻는다. 소비에슈가 도리어 약간 실망한 투로 선물이 맞긴 한데 더 할 말은 없냐고 묻자 고맙다고 대꾸한다. 여전히 소비에슈가 자신을 뚫어져라 보고 있자 뭘 기대하는거냐고 생각하다 웃어달라 했던 걸 떠올리고 미약하게 웃으면서 고맙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소비에슈는 여전히 더 할 말이 없냐고 투정을 부리고, 더 말해야하냐고 대꾸한다. 반지를 보고 할 말이 없냐는 말에 반지의 정보[41]를 언급하고서 소비에슈가 가지고 있는 것에 의외라는 반응을 보인다. 소비에슈가 여전히 불만스러워하자 이 말을 원한게 아닌거냐고 의아해하지만, 자신의 반응에 삐진 소비에슈는 음식을 가리키며 그냥 먹으라는 말을 한다.

수도에 사는 동대제국 귀족 가문의 영애들과 르베티에게 티파티의 초대장을 돌린다.[42] 초대장을 돌리면서 어차피 이때쯤에는 매년 영애들을 불러 티파티를 열었기에 르베티를 참석시킨다고 해서 소비에슈도 꼬투리를 잡지 못할 것이고, 주로 수도 근방에 사는 영애들을 초대해왔으니 최근 근방에 이사온 르베티도 참석 조건이 있다고 여긴다.

티파티 당일 초대한 영애들, 르베티와 티파티를 즐긴다. 무도회라도 오는 것처럼 차려입고 와서 잠시 놀림을 받았던 르베티는 금방 다른 영애들과 잘 어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본다.

티파티가 끝난 후 일부로 르베티만을 남겨 영애들이 돌아가자 산책을 제안한다. 감격해한 르베티는 감히 그래도 되냐고 물으면서도 혹시라도 자신의 마음이 바뀔까봐 얼른 그러겠다고 대답해 자신에게 붙는다. 르베티를 데리고서 은의 정원으로 산책을 나간다. 산책하면서 로테슈 자작이 르베티에게 입막음을 시켰다면 괜히 경계심을 자극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일부로 라스타나, 림웰 영지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산책 도중 르베티가 자신의 초상화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꺼내자, 정말이냐고 묻는다. 르베티는 초상화를 샀다고대답그한다. 그런 걸 파냐고 묻지만 르베티는 자신의 초상화는 인기가 많아서 나오는 것마다 종류별로 샀다고 말한다. 종류별로 샀다면 한 점만 가지고 있는게 아닌거냐고 묻는다. 르베티가 말을 얼버무리자 계속 물어보고, 얼굴이 벌개진 르베티는 30점이라고 고백한다. 놀라서 정말 자신의 초상화를 30점이나 가지고 있냐고 묻는다. 귀까지 빨개진 르베티가 '나 그렇게 이상한 애 아니다'라며 부끄러워하자 귀엽다고 여겨 웃음을 터트린다. 르베티는 안도한 표정을 짓자마자 괜히 말했다고 후회하는 듯 눈동자가 그렁그렁해지고, 정말로 이상하게 안 보니까 울지 말라고 달래준다. 조금 진정한듯 보이자 '울보 아가씨'라고 놀리면서도 정말 괜찮다고 달랜다. 초상화는 자신만큼 멋지진 않다는 말을 듣는다.

남궁 내 한 방에서 나온 라스타, 에르기와 마주치게 된다. 라스타를 보자마자 르베티는 표정이 쌀쌀맞아지지만, 자신의 눈치를 둘을 보며 다시 착한 표정을 꾸며내고, 속으로 순간 떠올린 표정이 매우 까칠했다고 생각해 사교계에서 잘 살아남겠다고 감탄한다. 자신을 본 에르기, 라스타가 먼저 다가와 인사한 후 에르기는 이렇게 또 우연히 만나게 됐다고 말을 건내고서 슬쩍 르베티를 쳐다본다. 에르기의 날카로운 시선을 받은 르베티는 움찔해 자신의 옆에 달라붙고, 에르기는 그런 르베티가 귀엽다는듯 빙그레 웃으면서 '옆에 장신구처럼 데리고 다니는 이 조그맣고 귀여운 영애는 누구냐'고 질문한다. 에르기가 굳이 장신구라고 덧붙인걸 보면 좋은 쪽으로 한 칭찬은 아닐거라고 생각하던 찰나, 라스타는 르베티를 불쾌하다는듯 노려본다. 르베티를 '로테슈 자작의 딸'로 소개하려다가 라스타를 보고서 라스타가 한동안 자꾸 자신을 '언니'라고 불러댔던 일을 떠올려 마음을 바꾼다. 일부로 르베티를 '새롭게 알게 된 영애이고, 참으로 사랑스러운 아가씨다'라고 한껏 칭찬하고서, 르베티를 부드럽게 내려다보며 '동생으로 삼고 싶을만큼 마음에 든다'고 재차 칭찬한다. 라스타와 날카로운 시선을 주고받던 르베티가 자신의 말에 놀라 얼굴이 벌개지자, 일부로 활짝 웃으면서 라스타가 보는 앞에서 르베티에게 "부담스럽지 않다면 나를 언니라고 불러보겠냐"고 제안한다. 자신의 제안에 감격해한 르베티는 라스타를 잊은 것처럼 눈가가 그렁그렁해지고, 정말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이라 생각해 자꾸만 흘러내리는 르베티의 망토를 올려주고서 슬쩍 라스타를 본다. 라스타가 상처받은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자, 의도한거였지만 예상보다 훨씬 상처받은 표정이였고 오히려 자신이 당황스러울 정도라고 생각한다. 라스타와 르베티의 사이가 자신의 생각한 것보다 훨씬 나빴다는걸 눈치챈다.

나흘 후 평민들이 자신을 험담하고 있다는 이야기를[43][44] 파르앙 후작으로부터 듣게 된다. 미간을 찌푸리고서 그런 이야기가 돌고 있냐고 중얼거리던 찰나, 자신의 눈치를 살피며 커피를 마시던 파르앙 후작은 커피잔을 내려놓고서 코샤르가 그 소문을 들었다는걸 털어놓는다. 자신을 아끼는 코샤르가 자신의 흉을 들으며 얼마나 속상해했겠냐며 마음 아파한다. 내색하지 않으려 일부로 정색하지만 파르앙 후작은 쩔쩔매며 코샤르가 사람 멱살 잡고서 소문을 캐진 않았고, 화낸게 아니라 슬퍼했다고 설명한다. 아니냐고 묻지만 더욱 쩔쩔매던 파르앙 후작이 조심스럽게 '나도 조금 손을 써서 그 여자를 희대의 악녀처럼 만들어보겠다'고 말하자, 제 살 파먹기라고 딱 잘라 말한다. 파르앙 후작이 어째서냐고 묻자 누군가는 자신 측의 말을 믿겠지만, 누군가는 라스타의 말을 믿을 것이고, 그게 반복되면 나중에는 '둘 다 똑같다'는 양비론이 나올거라서, 결국 황실은 그저 우스운 가십거리가 될 뿐이라고 대답한다. 치를 떨던 파르앙 후작이 '그렇다고 그 여자 손에 놀아날 수는 없다'고 끙끙거리자, 행동으로 보여야한다고 대답한다. 파르앙 후작이 행동이야 늘 보이고 있다고 수긍하면서도, "사람들은 완벽한 사람을 믿지 않는다. 올바른 행보를 보인다고 해서 사람들은 감탄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영웅을 좋아하고 그보다 더 좋아하는건 추락하는 영웅이다."라고 반박하자, '그 여자는 자신만을 위해 여론을 조작할 수 있겠지만, 난 황후이기에 내 나라와 국민들을 생각해야한다'고 일축한다.

사건의 배후 후보로 라스타, 에르기, 로테슈 자작을 떠올리다가 배후가 에르기임을 간파해 세 사람 중 누가 했더라도 멍청한 짓이라고 판단한다. 자신이 악역을 맡든 라스타가 악역을 맡든, 결국 소비에슈는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는 줏대 없는 황제로 여겨져 위엄이 상하게 될 거고, 여론이 나쁘면 통치도 어려워진다고 일갈한다. 파르앙 후작이 이 와중에도 소비에슈를 챙기는거냐고 묻자 장기적으로 보는거라고 대답한다. 소비에슈가 무능한 황제가 되면 자신은 빛나기는 커녕 오히려 그가 폐제가 되면 자신도 같이 폐비[45]가 될 뿐이니, 소비에슈가 아무리 미운 짓을 하더라도 황후 자리에 있는 이상 자신은 소비에슈를 챙겨야 하고, 그게 지금 당장 자신에게 상처가 될지라도 그래야한다고 생각한다. 파르앙 후작에게 에르기 공작을 주시하라고 지시한다. 라스타가 개인적인 야욕을 위해 여론을 조작했다면 차라리 그냥 욕심이라고 여기겠지만, 외국인인 에르기 공작이 일을 지시한 것이라면 위험한 일이라고 경계함과 동시에, 그는 동대제국의 국력이 탄탄해지는걸 원하지 않을 외국인이라고 여긴다. 하인리가 무언가를 계획해서 에르기 본인을 동대제국에 불러들였다고 말했던 걸 떠올려 조심해서 나쁠건 없다고 판단한다.

카프멘이 주고 간 륍트의 책을 읽으면서 여전히 륍트와의 거래가 없던 일이 돼 버린 것에, 일이 잘 되었다면 두 대륙 사이에서 무역 요충지 역할을 할 수 있어 큰 이득이 났을거라고 아쉬워하지만, 이내 물론 그것도 무역이 잘 풀렸을 때 가능한 일이라고 판단한다. 하인리의 대관식에 간 사절단을 떠올리고, 슬슬 돌아올때도 됐고 릴테앙 대공의 입을 통해서지만 하인리가 무사히 왕좌에 올랐단 소식은 듣고 싶다고 생각한다.

창문을 열었다가 닫으려한 순간 파랑새를 목격해 안으로 들인다. 창문을 반만 닫고서 물을 주려는 찰나 파랑새가 목에 반지를 목걸이처럼 걸고 있는 것을 본다. 의아해하지만, 편지[46]를 빼내 읽는다. 짧은 문장들이 적힌 편지에 약간 유치하면서도 귀엽다고 생각한다. 이젠 한 나라의 왕이니 그만큼 존중해야한다는걸 안다고 생각해 웃음을 짓다가 마지막 문장을 보고 본인을 3인칭화 말투로 부른건 라스타의 말투를 따라한거라고 여겨 배를 웃어댄다. 자신이 웃어대는건 본 파랑새가 고개를 기웃거리자 '네 주인은 정말로 재밌는 사람이다'라고 말한다. 괴상한 표정을 지은 파랑새가 고개를 숙이자 반지를 빼낸다. 서왕국의 문장이 새겨진 반지를 손가락에 껴본 후 보석함에 넣는다.

편지지를 꺼내 책상 앞에 앉는다. 간만에 참지 못하고 웃게 된 것에 자신도 하인리에게 같은 느낌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며, 형의 죽음, 대관식, 새로 정비해야할 일이 많은 하인리를 모든걸 잊고 정신없이 웃게 해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이내, 자신은 남을 웃게 하는데에는 재주가 없다고 시무룩해한다. 생각을 쥐어짜보지만 웃음을 줄 말이 떠오르지 않자, 결국 조언이 섞인 답장을 한다.[47] 답장을 쓰자마자, 너무 형식적인 대답인 것 같다며, 친구가 아니라 그냥 옆 나라 황후가 보내는 편지 같다고 시무룩해한다. 사절단을 통해서 보내도 될 만한 편지 같다고 여기고 이건 아니라고 말한다. 한참 망설이다가 자신은 지금 데뷔당트 무도회를 준비 중이라고 적어 이러면 편안한 대화 같다고 만족한다. 파랑새에게 편지를 보여주며 친근해보이냐고 묻는다. 파랑새가 자신과 편지지를 번갈아 훑어보자, 친구끼리 주고받는 말 같냐고 묻는다.

데뷔당트 무도회 날, 데뷔하는 영애들과 영식들을 바라본다. 그들 중 르베티를 발견한 로라가 반색하자, 르베티를 쳐다본다. 노란 드레스를 입고 참석한 르베티가 자신 쪽을 보자, 손을 흔들어준다. 르베티는 얼굴이 빨개지고, 그런 르베티를 본 엘리자 백작부인이 르베티가 정말로 자신이 좋은 것 같다고 말한다. 자신을 정말로 좋아해주는 아이의 뒷조사를 하는 사람이 자신이라는 사실에 씁쓸해한다.

음악이 시작되어 데뷔한 영애들과 영식들은 춤을 추고, 음악을 들으며 홀을 둘러보면서 참석자들을 살펴보지만 사교계의 유명인사이자 바람둥이인 에르기가 참석하지 않은 것에 너무 어린 영애들은 관심이 없다고 여긴다. 라스타도 참석하지 않은 것에 르베티 때문에 안 온거라고 생각해 하인이 가져다 준 케이크를 먹는다.

바로 그때 뒤늦게 참석한 라스타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등장한다. 르베티와 라스타의 드레스가 같은 것에 황당해해 이마를 짚지만 둘을 본 로라 역시 황당해해 '저 따라쟁이가 이번에는 르베티의 드레스를 따라입었다'고 씩씩거린다. 영식들과 춤을 추고 있었던 르베티는 음악이 끝나서야 라스타가 입은 드레스를 발견하고, 르베티의 드레스가 라스타와 같은 드레스였던 탓에 르베티는 졸지에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되고 만다.[48] 데뷔당트 무도회에서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된 르베티가 안 됐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라스타가 고의로 보인다고 생각한다. 자리에서 일어난 후 르베티에게 다가가 자신이 걸치고 있던 망토를 매주어 르베티를 보호해준다. 미소를 지으면서 르베티에게 이 옷이 유행인 것 같다며 이러면 좀 다르겠냐고 말한다. 사람들은 안도함과 동시에 자신의 기지를 칭찬한다. 라스타를 보며 속으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길래 또 같은 드레스를 입고 나온거냐고 황당해한다.

다음 날, 족욕을 하던 중 부관에게서 소비에슈가 라스타에게 붙여준 선생들이 한때 자신을 가르치던 선생들임을 듣게 된다. 소식을 들은 엘리자 백작부인 역시 기가 막혀해 말도 안 된다고 분노를 표출하고, 자신도 기가 막혀한다. 엘리자 백작부인이 진정할 무렵 부관에게 어떻게 된 거냐고 설명을 요구하면서도 라스타가 궁중 예법에 대해 아는게 없으니 선생을 붙일거라 예상했지만 설마 자신의 교육계를 그대로 붙일 줄은 몰랐다고 황당해한다. 자신의 교육계를 그대로 붙이는게 가능하긴 한 거냐고 의문을 품으면서도 선생들 중 몇 명이란 건 숫자가 한 명이 상당히 많은 모양이라고 생각한다. 부관이 황태자비 시절의 교육계는 아니고, 트로비 공작가에 있던 시절의 교육계라고 설명해주자 황태자비 시절 자신의 교육계는 황태자 시절 소비에슈의 교육계와 상당히 겹쳤기에 황태자와 황태자비의 교육계가 그대로 라스타에게 갔다고 여겨 놀랐는데 아닌 모양이라고 납득하지만 이내, 선생이 한 두명이 아닌것에 대해 부관에게 묻는다. 궁중 예법, 무도, 처세, 그림, 피아노 등등 사교계의 어린 귀족이 받는 기본적인 선생들이 붙었다는 보고를 한 부관이 자신의 눈치를 살피자, 나가도 좋단 신호를 보낸다.

부관이 나간 후 여전히 기가 막혀한 엘리자 백작부인이 라스타가 왜 자꾸 자신을 따라하는거냐며, 전에는 드레스더니 이번에는 교육계라고 차갑게 일갈하자, 자신처럼 되고 싶어서라고 중얼거린다. 엘리자 백작부인이 그런 말을 했냐고 묻자 고개를 끄덕인다. 투아니아 공작부인이나 자신의 교육계는 원래도 그런 식이였다고 납득하면서도,[49] 라스타가 평범한 귀족 영애였다면 자신의 교육계를 그대로 데려갔단 일이 귀엽게 들렸을지도 모르지만, 자신의 남편을 가져간 여자가 한 일이라고 여겨 찝찝해하며 불쾌해한다. 엘리자 백작부인 말대로 대중 무도회 드레스 사건, 신년제 특별 연회 때 자신의 말투를 따라하며 옆에서 외국 사절들에게 인사하던 것, 전 날 데뷔당트에서 르베티를 보호해준 자신을 보며 수첩에 적던 모습을 떠올려 재차 불쾌해해 '어디부터 어디까지 날 따라하고 싶은거냐'고 매우 기가 막혀한다.

치밀어오르는 불쾌감에 족욕을 끝내버리고, 아르티나 경을 불러 자신이 지시한 일인 르베티와 로테슈 자작에 대한 조사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냐고 묻는다.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단 보고에 고개를 끄덕이고 나가도 좋단 신호를 보낸다. 속으로 라스타가 자신을 자꾸 따라한다는 생각에 잠시 초조했을 뿐, 남을 뒷조사하는 일을 하루 이틀내로 끝낼 수 없다는 건 잘 이해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설령 뒷조사가 성공해 결과가 나오더라도 마찬가지이고, 어마어마한 비밀이 나온단 한들 그 비밀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납득한다.

그러나 아르티나 경은 나가는 대신 자신을 부르고, 의아해서 쳐다본다.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온 아르티나 경은 정보라고 하기에는 조금 걸리는 점이 있다며, 로테슈 자작가에서 일하다 잘린 하인들과 하녀들의 숫자가 제법 많다는 보고한다. 아르티나 경의 말처럼 이건 정보라 하기에는 부족하다며, 까칠한 성격으로 아랫사람들을 들들 볶아 그만두게 하는 귀족들은 상당히 많다고 납득한다. 이내, 너무 약한 정보라고 말하면 아르티나 경이 섭섭해할거라 여기고 신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아르티나 경은 림웰 자작가에서 일하다 잘린 사람들에게 접근해보았고, 그 중 한 명에게 이야기를 듣는데 성공했다고 보고하고서 더욱 목소리를 낮춰 자작가에는 '어떤 구역'이 있어서, 그 구역으론 집사와 가족 외에는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고 보고한다.

뜻밖의 정보에 되물으려던 찰나 엘리자 백작부인이 끼어들어 집에 비밀공간을 두는건 많은 귀족이 하는 행동이라고 반박한다. 자신도 귀족들은 보물이나 가보를 감추기 위해 비밀스러운 방이나 구역을 두는 일이 많았다고 납득한다. 아르티나 경 역시 그래서 바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수긍하면서도 림웰 자작가에는 '어린 아이'를 기르는데, 아무도 그 아기를 본 적이 없고, 그 아기를 '비밀 구역' 안에서만 기른다고 보고한다. 감추어둔 게 보물이나 가보가 아닌 아기였다는 것에 그건 흥미롭다고 대답한다. 로테슈 자작이 수도에 이사올 때 아기를 데려왔다는 사실을 떠올려 혹시 그 아기이냐고 의문을 품는다. 아기 자체는 미혼인 자녀의 아기라던가 조카, 먼 친척의 아기 등 여러가지 상상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자신이 관여할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하면서도 아기를 감추어 기른다는건 호기심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순간 그 아기가 로테슈 자작만의 비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이내, 너무 지나친 생각이라고 판단한다.

알현이 끝난 후 투아니아 공작이 보낸 서류[50]를 처리하러가려한다.

그러나 소비에슈는 바쁘지 않다면 할 말이 있다고 말을 건다. 의아해해 기다리지만, 옥좌에서 일어나 다가온 소비에슈는 '코샤르는 도대체 이성이란 게 있긴 한 거냐'고 대놓고 짜증을 내고서, 목소리를 낮춰 코샤르가 낙태약 사건을 일으킨지 얼마나 됐다고 다른 일을 벌이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한다. 되묻지만 소비에슈가 모르냐고 빈정거리자 아는지 모르는지는, 일단 무슨 일인지 알려줘야 판단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소비에슈는 모른다고 재차 빈정거리며 이 일에는 자신이 관련이 없고, 관련이 없다면 똑같은 일은 안 하고 있을거라고 비아냥거린다. 의아해하던 찰나 코샤르가 로테슈 자작을 뒷조사하고 있다는 말에 코샤르도인거냐고 속으로 생각하지만 이내, 무표정을 짓는다. 자신의 표정을 보고 불만스러워한 소비에슈가 정확히는 라스타를 뒷조사한다고 지적하자, 그러냐고 대꾸한다. 자신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한 소비에슈는 자신을 빤히 쳐다보다가 몸을 돌린 후 '황후로서의 위엄을 지켜라'라고 트집을 잡는다.[51] 어이없어해 자신이야 언제나 그러려고 노력중이황라며 황후로서의 위엄을 패대기쳤다면, 자신은 벌써 소비에슈의 머리채를 몇 번이나 잡아 뜯었을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물론 그런 일을 했다가는 잠시만 속이 시원할 뿐, 더 큰 후폭풍이 몰아칠거라고 판단한다. 늘 그렇듯 라고 대꾸하지만 소비에슈는 " 도대체 (라스타의)뭐가 그렇게 불만이냐? 라스타에겐 아무 것도 가진 것도 없고, 황후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52]고 트집을 잡는다. '폐하를 가져갔다'고 응수하면서도, '내 남편을 가져갔다'고 생각하던 찰나 소비에슈는 '나 역시 황후가 가진 것들 중 하나다.말도 안 된다는 소리 하지 말라.'라고 트집을 잡는다. 재차 어이없어해 '내가 폐하를 라스타에게 대여라도 해주었단거냐'고 받아치지만, 소비에슈는 도리어 본인이 어이없어한다. '그런게 아닌 이상 폐하는 내가 가진 분이 아니다'고 재차 응수하지만 소비에슈는 '역시 그대는 라스타를 질투하는 것 같다'고 여전히 트집을 잡는다. '내가 폐하를 사랑하든, 사랑하지 않든, 우린 법적으로 이미 부부다'라고 지적하지만 소비에슈는 "차라리 날 사랑해서 질투한단 소리를 해라. 그러면 듣기 좋을거다. 물론 황후는 그런 말을 하지 않을거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하자마자, 본인이 한 말에 도리어 본인이 상처받은 표정을 짓는다. 매우 기가 막혀해 더 할 말이 없다면 이만 가겠다고 대꾸해 대화를 끝내려한다.

소비에슈가 마법 능력을 잃은 마법사에 대해 조사하러 이틀 정도 자리를 비워야한다고 말하자 직접 갈 거냐고 묻는다. 아무래도 진짜 같다는 대답에 마법사는 국력이였고, 동대제국은 일반 군대도 강하지만 마법사 군대만큼은 아니라고 걱정해 조심해서 잘 살펴보고 오라고 말한다. 진심이라고 생각하던 찰나 소비에슈가 대답하지 않자 자신의 말을 무시한다고 여기지만 그런 눈치는 아니라고 판단한다. 잠시 대답하지 않던 소비에슈는 같이 가겠냐고 제안한다. 조사를 같이 가잔거냐고 묻는다. 내내 일만 했으니, 다녀오는 김에 숨도 돌리자고 말한 소비에슈가 말을 멈춘 후 관광과 휴양으로 이름난 휴양지들을 언급하자, 일을 마친 후 같이 놀고 오자고 꼬시는거냐고 생각해 안 되겠다고 단칼에 거절해버린다. 하지만 소비에슈는 안 되냐고 실망을 표출한다. 자신의 생일에 며칠 간 자리를 비웠는데, 그때 알현을 며칠씩 하지 못 했고, 둘 다 자리를 비우면 알현을 하지 못 할텐데 그 후로도 며칠이나 지났다고 또 알현을 생략하냐고 지적한다. 비에슈가 고작 이틀이라고 억지를 부리자, 알현을 청한 사람들은 궁전 근처에서 하루를 쪼개가며 기다리고 있다고 거부한다.

다음 날 시찰나가는 소비에슈를 마중한다. 라스타에게 시선을 느껴 쳐다보지만, 자신을 노려보는 라스타의 모습에 평소 놀라울 정도로 표정을 관리하는 라스타답지 않은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라스타가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내려버리자 의외라고 생각한다. 무슨 일이 있었냐고 의아해해 소비에슈를 쳐다보지만 소비에슈 역시 신경쓰인단 표정으로 라스타를 곁눈질하는 모습에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냐고 궁금해한다. 이내, 굳이 호기심을 가질 일이 아니라 여겨 다시 무표정을 짓는다.

소비에슈가 탄 마차가 떠난 후 라스타는 자신에게 다가와 인사를 하자마자 '난 황후 폐하가 부럽다'고 웅얼거린다. 바로 라스타가 자신을 노려보던 이유를 눈치챈다. 라스타는 '난 황제 폐하를 사랑하는데도 늘 마음을 눌러야하는데, 황후 폐하는 황제 폐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투덜대고, 소비에슈가 라스타를 시찰에 데려가지 않았다는 걸 바로 눈치챈다. 놀란 라스타는 '어떻게 알았지?'라는 표정으로 눈을 동그랍게 뜨고, '간이 평소보다 부어 있기에 알았다'고 말하면 황후답지 않다고 생각해 손을 뻗어 라스타의 눈썹 주위를 누른다. 당황한 라스타가 손가락을 올려다보자 '눈에 힘을 빼거라. 그렇게.'라고 말하고는 손을 뗀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한 건지 영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라스타가 멍하니 자신을 쳐다보자, 뒤늦게 자신이 무슨 말을 한 건지 알아챈다.

바로 방으로 돌아와 안락의자에 앉지만 전 날 '라스타를 뒷조사하는 일은 그만두라'는 소비에슈의 말을 떠올리고, 대놓고 말한 건 아니지만 굳이 그 일을 언급한건 자신이나 오빠가 조사하는걸 바라지 않아서일거라고 생각한다. 아쉬워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그대로 일을 밀어붙일 수는 없다 판단해 아르티나 경과 엘리자 백작부인에게 로테슈 자작과 르베티의 뒷조사를 그만두라고 지시한다. 두 사람 역시 아쉬워하지만, 단호히 거절한다.

이후, 파르앙 후작을 불러 로테슈 자작을 뒷조사하는 일은 그만두라고 명령한다. 당황한 파르앙 후작이 어떻게 알았고 묻자 소비에슈가 알려주었다고 알려준다. 재차 당황한 파르앙 후작은 소비에슈가 어떻게 알았냐고 묻는다. 이전 낙태약을 썼을 때의 반응과는 다르고, 이번에는 절대로 들키지 않을거라 확신이라도 했단거냐고 생각한다. 그건 자신도 모르지만, 어쨋든 당분간 몸을 사리도록 하라고 조언한다. 소비에슈가 화가 많이 낫냐는 질문에 라스타의 일에 관한 한, 화가 많이 난다고 대답한다. 당황한 파르앙 후작이 그렇냐고 말하자, 알겠다는 말은 안 나왔다고 생각한다.

결국 무거운 목소리로 파르앙 후작을 부르지만, 파르앙 후작은 물론 당장 몸을 사릴 수 있다면 좋겠다고 곤란해한다. 안 될 이유라도 있냐고 묻지만, 파르앙 후작은 전 날 코샤르가 술을 마시다가 나쁜 말을 들었다고 털어놓는다. 궁금해하지만, 파르앙 후작이 침음만 흘린채 설명하지 않자 바로 자신에 대한 말임을 눈치챈다. 어색하게 웃은 파르앙 후작은 사람들은 가십거리에 달려든다고 말을 돌려버리지만, 자신이 가십거리로 돌고 있는 모양이라고 지적한다. 파르앙 후작이 울 것 같은 표정을 짓자 '일단 말해보라'는 표시로, 입을 다문채 눈을 깜박인다. 파르앙 후작은 코샤르가 자신을 음해하는 말을 듣고 눈이 돌아갔다고 설명한다. 때렸냐고 묻지만, 파르앙 후작은 다행히 자기가 중간에 나서기도 했고, 맞은 상대방과 잘 해결을 보았다고 대답해 슬며시 자신의 눈치를 보다가 어쩔 수 없다며 최근 몇 번 그런 일이 있었는데 그 성질머리치고는 많이 참았다고 코샤르를 변호한다. 그러면 된 게 아니냐고 묻지만 전 날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하루도 안 지난 일이라는 말을 듣는다. 한숨을 쉰 파르앙 후작은 아직 코샤르가 화가 많이 나 있다고 말한다. 진정이 안 되었냐고 묻지만 본인이 오기 전까지는 그랬다는 말을 듣는다. 이 말에 의아해하지만, 코샤르를 말리는 도중에 자신의 부름을 받고 들어왔다는 말을 듣는다. 불안감에 파르앙 후작이 말할 정도면 화가 많이 난 모양인데 자중하란 말을 코샤르가 들으려하겠냐고 우려하는 동시에 자신이 소비에슈의 눈치를 보느라 그렇다며 더욱 불같이 날뛰지 않겠냐고 생각한다. 너무 염려하지 말라며, 일단 말려보는대로 말려보겠다는 말에 고맙다고 대답한다. 시계를 본 파르앙 후작은 이만 일어나보겠다고 말하고어 자리에서 일어서자마자 벗어둔 겉옷을 챙기면서 마음 같아선 더 있다 가고 싶지만 이대로 코샤르를 혼자 두기 불안하니, 나중에 다시 오겠다고 말한다.

한편 코샤르는 로테슈 자작이 고용한 건달과 마주치게 되자, 황궁으로 가려면 지나쳐야 하는 길목에서 대기하다가 로테슈 자작을 끌고 가 어느 폐가에 감금한 후 그를 폭행해 라스타의 약점[53]을 알아낸다. 이 사실를 부하로부터 알게 된 카를 후작은 소비에슈에게 서신을 보내고, 소비에슈는 우선 로테슈 자작을 구하고 코샤르를 트로비 공작가 저택에 감금시키라는 명을 내린다.

카프멘이 주고 간 륍트의 책 마지막 권을 읽고 있던 중 엘리자 백작부인으로부터 파르앙 후작이 찾아왔음을 듣는다. 시계를 보며 시간을 확인한다. 그가 아주 늦은 시각에 찾아왔다는 것에 아주 급한 일이 있는게 분명하다고 판단해 허락한 후 책을 덮는다.

응접실로 나온다. 파르앙 후작은 인사하자마자 '사람들을 물러달라'는 신호를 보내고, 이를 알아챈 엘리자 백작부인은 시녀들을 데리고 나간다. 파르앙 후작은 의자에 앉지도 않은채 코샤르에게 들은 것을 털어놓고서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겠고, 라스타가 아기를 버려두고 도망가는 바람에 지금은 로테슈 자작이 기르고 있다고 설명한다. 몇 번, 로테슈 자작이 아기를 데리고 있단 이야기를 들었긴 했지만 설마 라스타의 아기일줄은 몰랐다고 생각한다. 아기의 아버지를 모른다는게 정말이냐고 묻지만, 본인 말에 따르자면 그렇겠지만, 어차피 길러서 팔든가 노예로 보충하든가 할 텐데 아버지가 누군지 뭐가 중요하겠냐는 말을 듣는다.

이윽고 파르앙 후작은 코샤르가 로테슈 자작에게 정보를 알아내면서 무력을 동원했는데, 소비에슈가 그걸 알고는 코샤르를 저택에 감금시켰다는 사실을 털어놓는다. 라스타가 도망 노예란 걸 사람들에게 퍼트릴까봐 걱정했다고 납득하면서도, '우리가 한 발 늦었다'고 탄식한다. 코샤르에게 행동을 주의시키려했는데 그 사이에 일이 터졌다고 우려를하던 찰나 파르앙 후작은 웃으면서 고개를 저어 '우리가 한 발 빨랐던거다'라고 대답하며, 로테슈 자작은 라스타와 한 패이니 소비에슈에게 라스타의 약점을 털어놓지 않을거고, 소비에슈는 코샤르를 전혀 신뢰하지 않는데다 싫어하니, 코샤르가 뭔 말을 할 수도 없을거라고 말한다. 자신더러 라스타의 약점을 소비에슈에게 말하라는거냐고 황당해한다. 파르앙 후작이 수긍하자 대답하지 않는다. 파르앙 후작은 '남의 약점 가지고 휘두르는거 안 좋아한단 거 알지만, 고상하고 우아한 백조보다는 그 살을 뜯어먹고 살아남는 짐승이 낫다. .피와 찌꺼기야 씻어내면 그만이다.'라고 말해 설득한다.

파르앙 후작이 떠난 후 창가에 앉은채 생각에 잠긴다. 라스타의 과거가 놀랍긴 하지만 이를 소비에슈에게 고자질하듯 전하는 건 내키지 않다며, 그 약점이란 게 황제의 사랑을 받으며 사교계의 새로운 나비가 되었고 거짓말로 자신의 오빠를 공격하고 자신을 흉내내는 라스타가 아닌, 가장 약자였던 시절의 라스타이기에 그 시절 라스타를 팔아넘기는건 소비에슈가 내내 자신에게 요구했던 동정심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자존심 문제이며 로테슈 자작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로테슈 자작은 코샤르에게 '라스타가 아기를 버리고 갔다'고 말했다지만, 아기를 버리고 간 건지, 아기를 빼앗긴건지는 결국 둘만 아는 일이라고 생각한다.아르티나 경에게 듣기론 로테슈 자작은 그 아기를 감춰놓고 기른다고 했으나 라스타가 버리고 간 아기라면 감춰놓고 기를 필요는 없으며지금은 라스타와 한패가 되었으니 약점을 감춰주기 위해 그런다지만, 예전에는 그런 관계가 아니였다고 추측한다.[54]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잠시 파르앙 후작의 말도 맞다며, 라스타를 없는 사람처럼 취급해주거나 그녀의 가엾은 과거를 눈감아주는 것은 서로를 무시할 수 있을 때나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코샤르가 감금되어 있는 지금 같은 상황에선 위엄만 붙들고 있는 건 멍청한 짓이라 판단해 우선 소비에슈와 코샤르에 대해 얘기해보자고 다짐한다.

다음 날, 아침 일찍 깨 책을 읽다가 아침식사를 한다. 식사를 마치자마자 치장을 한 후 본궁으로 가지만, 소비에슈가 웃으면서 자신을 맞이해주는 것에 속으로 '내 오빠를 감금시켜 두었으면서 무슨 꿍꿍이인거냐'고 황당해한다. 소비에슈는 자신에게 코샤르 이야기를 꺼내는 대신 서류를 내려놓고서 식사는 했냐고 묻는다. 대답하는 대신 그에게 다가간다.

책상 위에서 마법사 감소 현상에 관련된 서류와 군대를 늘리라는 지시서를 발견해 줄어드는 마법사를 대신하기 위해 군대를 늘리려함을 눈치챈다. 의아해한 소비에슈가 묻자 식사를 했다고 대답한다. 건강이 우선이니 잘 챙겨 먹도록 하라는 말에 속으로 코샤르를 가두어둔 게 미안해서 저러냐고 재차 황당해한다. 떨떠름해며 웃지만 소비에슈는 자신의 반응이 웃긴다는 듯 웃으면서 건강을 챙기란 말이 그렇게 이상하냐고 말한다. 이 상황에 할 말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고 대답하지만 소비에슈가 심란한 눈으로 '난 항상 황후가 건강하기를 바란다'고 말하자 어색해해 그를 쳐다본다.

이윽고 소비에슈는 마법청 수장인 칼렌잘로와 만났다며 마법청 이
야기를 꺼내고, 차라리 이렇게 일에 관한이야기를 하는게 편하다고 생각한다. 얼른 말을 받아 마법 능력이 사라진 사람이 정말로 마법사가 맞냐고 물어본다. 안타깝게도 그렇다는 대답을 듣는다. 원인과 이유는 밝혀졌냐고 물어본다. 소비에슈는 마법사의 능력이 사라진 이유도 마법사가 줄어드는 현상의 이유도 모른다는 대답을 듣는다. 소비에슈가 신경쓰이는 말을 들었다고 말하자 의아해해 무엇이냐고 묻는다. 소비에슈는 마법청 수장이 말하길 마법사 감소 현상은 근 20년 전부터 계속된 현상이였다고 말한다. 들은 적이 없는 이야기라고 말한다. 소비에슈는 그땐 학자들이나 마법사들 정도나 눈여겨볼 수치였으나, 최근 들어서 급격하게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고 대답한다. 예상밖의 말에 그건 확실히 이상하다고 대답하면서도, '우리는 서로 할 말이 있으면서도 돌려 돌려 다른 이야기만 하는 능구렁이 같다'고 생각한다. 동대제국 황후의 입장에서 소비에슈가 하는 말은 진지하게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 문제인데, 지금 자신의 머릿속에는 다른 일이 가득 차서 집중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결국 억지로 심각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소비에슈는 전에 자신이 후원하는 국립 고아원의 원생들 중 마법 아카데미에 입학한 아이를 기억하냐고 묻는다. 에벨리라고 알려주자마자 그 아이가 왜냐고 물으면서도 에벨리의 이름이 나올 구석이 없고, 에벨리의 이름조차 모르는 소비에슈가 에벨리의 이야기는 왜 꺼내는거냐고 불안해한다. 에벨리가 아카데미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는 말에 환경이 변해서 그렇겠다고 대꾸했으나, 소비에슈는 단순히 그런 수준이 아니라고 했다며, 또래 문제나 성격 문제, 환경적 문제라면 마법청 수장 칼렌잘로가 말했을리 없다말한다.

방금 전까지 마법 능력이 사라져버린 마법사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다음 순서로 에벨리 이야기를 꺼낸 것에 의문을 품으면서도 불안해하다, 에벨리 역시 마력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눈치챈다. 소비에슈는 처음엔 마력이 풍부한데다 본인도 의욕적이라 수업에 열심히 참여했고, 제법 잘 따라와서 교수들도 에벨리를 예뻐했지만, 점차 마력의 양이 줄어들면서 에벨리가 수업에 못 따라갔다고 설명해준다. 이어서 에벨리가 의기소침하긴 했지만 다들 노력의 문제나 환경의 문제 정도로만 여겼었고, 이번에 마법사에게서 마법 능력이 사라기도 한다는 게 알려지면서 다들 에벨리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설명한다. 에벨리의 마력이 사라졌다는 사실에 마법 아카데미에서 만났을 때 잔뜩 긴장해 굳어 있었어도, 내색하지 못했지만 마법 아카데미에 오게 된 걸 매우 좋아하던 에벨리의 모습을 떠올려 노력이 부족하거나 기초 지식이 부족해서 수업을 못 따라가는거라면 그나마 괜찮았지만, 정말로 마법 능력이 사라진거라면 괜찮지 않다며 재차 마음 아파한다. 에벨리에게 편지를 써봐야겠다고 생각하고서 바닥을 내려다보지만, 이내 고개를 든다. 소비에슈가 복잡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에 이제야 코샤르를 가두어둔게 생각난거냐고 생각한다. 사적인 대화를 할 시간이 되었다 생각해 에벨리는 자신이 후원하고 있으니 자신의 쪽에서도 신경을 쓰겠다고 대답한다.

괜찮다면 코샤르를 언제까지 감금시킬건지 물어보고 싶다며 코샤르의 건을 언급한다. 소비에슈는 자신이 코샤르의 건을 꺼내자마자 방금 전까지 자신을 다정하게 바라보던 걸 지우고서 차갑게 '곧 풀려날 것'이라고 대꾸해 불만을 표출한다. 어디로 풀려나는지가 중요한 거 같다고 대답하면서도 단순히 자택 감금만 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비에슈는 자신과는 눈도 안 마주치려하는 태도로 코샤르의 입도, 행동도 믿을 수 없다고 재차 불만을 표출하고서, " 내가 믿는 건 나비에가 코샤르를 통제할 수 없단거다. 코샤르는 절대로 변하지 않을거란 건 사실이고, 변한다 해도 그게 내 아기가 태어나기 전은 아닐거다"라고 팩트를 때려박는다.[55] 소비에슈는 자신이 이미 코샤르가 감금당한 걸 알고 온 듯 하니 말해주겠다고 단호히 말하고서 의자에 일어나자마자 자신에게 다가와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코샤르를 추방하겠다"고 선언한다.

자신이 밤새도록 소비에슈에게 할 말을 고민할 동안, 소비에슈는 코샤르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다가 완전히 추방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걸 간파한다. 어느새 자신이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는 걸 눈치챈 사이 소비에슈는 손가락을 입술 근처에 가져다대고서 물론 영원히 추방시키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말한다. 몸을 돌려버린다. 소비에슈가 '비공식적인' 추방이고 코샤르가 '반성한다면'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해주겠다고 덧붙이자 대답하지 않는다. 소비에슈가 자신의 어깨를 돌려세우자 똑바로 쳐다본다. 소비에슈는 질린단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이 와중에도 자신은 무덤덤한 자신이 참 목석같다고 생각한다고 여긴다. 꼭 이렇게까지 해야하냐고 대꾸하지만 소비에슈는 그 질문은 자기가 코샤르에게 똑같이 하고 싶다고 묵살한다. 정확히 코샤르를 무슨 죄를 추방시키겠단거냐고 묻지만 소비에슈는 코샤르가 갇힌 이야기만 듣고, 사람 하나를 넝마로 만들었단 이야기는 못 들었냐고 불만을 표출한다. '그 넝마가 코샤르를 먼저 습격했단 일은 못 들었냐'고 응수해보지만 소비에슈는 '못 들었다'고 묵살하며, 먼저 습격을 당했단 건 코샤르의 주장일 뿐이지만, 로테슈 자작이 넝마가 된 건 사실이라고 대꾸하고서 '코샤르가 로테슈 자작을 넝마로 만든 건 전부 다 라스타와, 라스타의 배 속에 있는 내 아이를 해치기 위해서다'라고 분노를 표출한다.

도대체 소비에슈가 무슨 수로 코샤르가 로테슈 자작을 폭행한 걸 알아차렸는지 모르겠다며, 코샤르는 욱하는 성격이니 대로변에서 로테슈 자작을 때렸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다가, 코샤르가 로테슈 자작이 산 사람에게 습격당한 일은 못 들었고, 코샤르가 화가 나서 로테슈 자작을 납치해 폭행한 일은 잘 알고 있는게 분명하다고 판단한다. 라스타의 과거는 들었는지 의문을 품고서 떠볼까 말까 망설이는 사이, 돌아서서 책상에 거칠게 앉은 소비에슈는 자신이 뭐라고 설득해도 코샤르를 또 용서할 수 없다며, 코샤르를 용서해달라 청하는거라면 그만두라고 불만을 표출한다.

에벨리에게 보낼 편지를 쓰면서도 직전의 대화를 떠올려 '소비에슈는 라스타를 정말로 많이 사랑한다'고 생각함과 동시에 라스타와 그녀의 아기를 지키기 위해 위험요소인 코샤르를 추방시킬 생각을 했다고 판단해 씁쓸해한다. '비공식적인 추방'을 하겠다며 자신을 배려하듯 말했다지만 자신에게는 '법원을 통해 일을 처리하다 라스타가 추문에 휩싸일까봐 걱정돼서.. 비공식적으로 처리하겠다'는 말로만 들린다며 어이없어한다. 소비에슈는 코샤르가 '로테슈 자작을 공격한 것'이 아니라 '황제의 아기를 공격한 것'으로 몰아가고 싶어한다고 여기며, 그가 원하는대로 코샤르가 로테슈 자작을 공격한 일이 황제의 아기를 공격한 게 되려면 법원에서 로테슈 자작과 라스타가 밀접한 관계라는 게 밝혀져야하는데, 그 과정에서 라스타가 도망 노예가 맞단 이야기가 퍼질테니 소비에슈로서는 막고 싶은 일일거라고 판단한다. '(코샤르가) '반성하면' 돌아올 수 있게 해주겠다'는 말에 대해선 두고 보아야할 일이라고 여기면서도 믿을 수 없다고 단정짓는다.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를 지키기 위해 코샤르를 추방시킨 소비에슈가 아기가 태어난 후로 코샤르를 부르려할리 없다고 판단함과 동시에, 소비에슈는 코샤르가 라스타에게 거추장스러우니까 치워버리려는거라고 여긴다.

치밀어오르는 분노에 두시간 후에서야 편지를 다 쓴다. 에벨리에게 보낼 편지[56]를 보고서 초조해서 편지조차 쓰지 못하는 자신이 할 말은 아니라고 씁쓸해한다. 편지를 봉투에 넣은 후 엘리자 백작부인에게 맡기고서 '이걸 내일 이 주소로 보내달라'고 부탁한다. 엘리자 백작부인이 나간 후 초조하게 방 안을 서성이며 소비에슈와 라스타, 코샤르의 일에 대해 고민하다, 두 시간만에 자신이 직접 나서서 라스타의 과거를 사교계에 퍼트릴 생각은 없지만 이걸 패로 사용해서 코샤르를 추방시키지 말아달라고 거래하기로 다짐한다.

소비에슈의 방으로 가다가, 라스타의 방 문 앞에서 베르디 자작부인과 마주치게 된다. '나를 배신하고 라스타에게 간 시녀'라고 생각하던 찰나, 문 밖에서 초조하게 서있던 베르디 자작부인은 자신을 보고 놀라 눈을 휘둥그레 뜬다. 이럴 땐 아는 척을 해야 하냐고 생각하지만 아는 척을 하기도 하지 않기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여겨 가만히 베르디 자작부인을 바라본다. 자신의 시선을 받은 베르디 자작부인이 허둥거리자 서로 인사를 해봐야 어색하다고 생각해 몸을 돌리고서 '감히 황후를 보고도 인사조차 하지 않는 점을 꼬집어 꾸중할 마음도 들지 않는다'고 판단해 베르디 자작부인을 지나쳐버린다.

그러나 베르디 자작부인은 자신을 부르고, 돌아서서 쳐다본다. 눈물을 글썽이며 애처로운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베르디 자작부인의 태도에, 속으로 자신을 배신하고 라스타에게 갔으면서 오히려 자기가 더 힘들어보인다고 어이없어하는 동시에, 지금은 위로를 해 줄 상황이 아니라며, 그녀가 위로를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다시 고개를 돌리려하지만 베르디 자작부인은 작게 속삭이고서 문 뒤쪽으로 가버리고, 그녀의 태도에 할 말이 있어보였는데 왜 멀없이 가버린거냐고 의문을 품지만, 이내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하려던거냐고 생각한다. 베르디 자작부인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며 몸을 돌리려던 찰나 방문이 아주 살짝 열려있는 걸 목격해 멈칫한다. 평소라면 실수라고 생각했을테지만 방금 전까지 베르디 자작부인이 서 있던 자리였다고 판단하고서 자신에게 뭘 이야기하고 싶었던거냐고 생각해 가까이 다가간다.

그 순간 소비에슈가 라스타에게 1년의 황후 자리자신과의 이혼을 약속하는 것을 듣게 된다. 이에 매우 충격을 받는다.[57]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창가에 앉아 둘의 대화를 떠올린다. 손을 올리고서 고개를 숙여 소비에슈가 자신과 이혼하려한 건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 한 일이라고 기가 막혀한다. '우리가 연애를 해 결혼한 사이는 아니지만, 최근 들어서 라스타를 사이에 두고 여러 번 싸웠지만, 그래도 우정이라고 부를만한 건 있진 않았냐'고 재차 기가 막혀한다. 이윽고 '함께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자며 머리를 맞대던 남자는 어디로 간 거냐. 우리는 부부이니 하나라던 남자는 도대체 어디로 갔단 말이냐.'라고 망연자실해한다. 코샤르가 라스타와 그녀의 아기를 싫어하는게 소비에슈에게는 그토록 위협으로 여겨진거냐고 여전히 기가 막혀하다, 소비에슈와 이혼하면 자신은 어떻게 되는거냐고 공포에 질린다. 카프멘의 말을 떠올리고서 당시에는 매우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보니 그의 말이 틀린게 아니였다며, 소비에슈가 정말로 자신과 이혼하고 싶을 줄은 몰랐다고 여긴다. 재차 공포에 질려 주먹을 쥐고서 팔을 이마에 댄다.

한참 후 서재로 가 간략하게 정리된 동대제국의 역사가 기록된 책을 꺼낸다. 방으로 돌아와 책에서 역대 황후들 중 정부 출신으로 황후가 된 이가 있는지 찾아보지만 그 내용에[58][59] '이제 난 어떻게 되는거냐'고 망연자실해해 책을 덮는다.

결국 밤을 지새우게 되고, 모든게 부질없단 생각이 들어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열심히 노력해도 결국 위대한 건 사랑뿐이였냐고 허무해한다. '사랑이야말로 모든 것의 중심이자 원동력이다'라는 음유시인들의 그 낭만적인 말은 사실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소비에슈와 라스타의 사랑 때문에 자신은 모든 것을 빼앗기게 되었다며, 대단한 가문도, 함께한 추억과 시간도, 길고 긴 노력과 교육도, 부부의 맹세조차도, 그 위대한 사랑이란게 다 잡아먹게 생겼다고 재차 허무해한다.

목욕 준비를 하기 위해 하녀를 데리고 온 엘리자 백작부인은 자신을 보고서 놀라 하녀에게 물을 넣으라고 지시하자마자 자신에게 다가와 무슨 일이라도 있냐고 묻는다. 머리를 들어 엘리자 백작부인을 쳐다보다가 햇빛을 오래 보았더니 그녀가 하얀 빛의 실루엣처럼 보인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꼴이 많이 이상하냐고 여긴다. 연신 허둥거리던 엘리자 백작부인은 책상 위에 놓여있는 역사책을 보고서 더욱 어리둥절해한 표정을 짓고, 그녀의 반응에 뜬금없이 역사책을 가져다 놓고 울적해하는게 이상하게 여겨지겠다고 생각한다. 엘리자 백작부인이 자신의 반응이 코샤르의 추방 때문이라고 여기자, 맞다고 대답한다.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이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며, 이대로 망연자실해하다 쫒겨날 순 없다고 마음을 굳힌다. 소비에슈가 자신과 이혼을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당장 오늘내일 하지는 않겠다고 판단하면서도 소비에슈가 이혼을 원하면 자신은 이혼할 수밖에 없음을 상기해[60] 대책을 세워서 살길을 찾아야한다고 다짐한다.

간단하게 씻은 후 엘리자 백작부인에게 분홍색 드레스로 주라고 부탁한다. 치장을 받으면서 소비에슈는 자신이 자기 대화를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을 보며 전날 라스타에게 사랑을 섞어 밤새도록 속삭였을 그 약속들을 떠올릴거라고 생각함과 동시에 앞에서 짓눌려 있고 싶지 않다고 다짐한다.

엘리자 백작부인에게서 전 날 자신이 에벨리에게 쓴 편지를 오전 11시에 발송하겠다는 말을 듣는다. 생각도 정리할겸 자신이 에벨리에게 직접 다녀오는게 낫겠다며, 편지를 쓸 때는 마음이 온통 다른데 가 있어서 온전히 진심을 담아주지 못했으니 에벨리를 직접 보고서 위로해주는게 나을 것 같다고 판단해 편지는 부치지 말라고 지시하고서 자신이 직접 가겠다고 말한다.

알현실로 가면서 '날 버릴 이야기를 하며 라스타에게 사랑을 속삭였고, 나와 이혼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함과 동시에 어떤 눈으로 자신을 볼지, 어떻게 자신을 볼지를 궁금해한다.

그러나 소비에슈는 전 날의 뻔뻔한 태도와는 정반대로 '밝은 색상도 잘 어울린다'고 반응한다. 평소대로와 다를바가 없다고 생각해 차분함을 찾는다. 속으로 방으로 돌아가면 다시 심란해하겠지만 적어도 그의 앞에서는 차분한 척할 수 있겠다고 어이없어해 웃으면서 고맙다고 인사한다. 소비에슈가 손을 내밀자 재차 어이없어해를 못 본 척 한 채 스쳐지나가 옥좌로 다가간다. 자신의 반응에 소비에슈가 '내 손 못 보았냐'고 따지자 '못 본 척 한거니 못 본 척 해달라'고 응수하지만 소비에슈는 '코샤르 때문에 화가 나서 이러는거냐'고 트집을 잡는다. 바람을 쐬고 싶다며 무시해버리지만 소비에슈는 같이 산책이라도 하겠냐고 질척거린다.에벨리도 볼 겸 윌월에 다녀오려 한다고 대답한다. 이에 소비에슈가 언제냐고 물으면서도 '지금은 내가 시간을 빼기 어렵다'고 재차 질척거리자 '혼자 다녀올 생각이다'라고 단칼에 거부한다.

윌월에 도착해 구경하던 중 우연히 하인리와 식사했던 식당을 지나치게 된다. 고작 1년도 지나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 사이에 코샤르는 추방당하고, 자신도 이혼당하게 될 처지에 씁쓸해해 배고프단 핑계를 대고 식당 안으로 들어간다.

전에 하인리와 식사한 자리를 찾아가는데 그 자리에서 우연히 하인리를 목격하게 된다. 이미 왕이 된 그가 이 장소에 있을리 없다 생각해 슬쩍 자리에 앉지만 정말로 하인리가 앉아 있는 것에 하인리를 부른다. 자신을 본 하인리도 신기해해 이런 우연이 있냐고 말하자, 합석해도 되냐고 권한다. 하인리가 의자를 빼주자 앉는다. 하인리는 자기 자리로 돌아가 기뻐하며 지금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며 이 식당에서 만날 줄은 몰랐다고 말한다. '이 식당'에서 만난 걸 유독 신기해하는 눈치라고 여겨 자신도 놀랐다고 말하고서 예전처럼 '왕자'라고 부르고 만다. 이젠 왕이기에 어색하게 웃고서 호칭을 정정하려던 찰나 하인리는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부탁한다. 그건 곤란하다고 거절하지만 하인리는 제대로 부르면 더 곤란하다며 이름을 불러달라고 조른다. 자기 이름도 설탕 덩어리처럼 부르는 재주가 있다고 생각해 하인리가 이름을 부르는 방식을 따라한다. 하인리는 부끄러운지 귓가를 만지작거리며 시선을 피하고, 그 모습이 귀엽다 생각하다 현실적인 걱정이 들어 입국했단 말은 못 들었는데 어떻게 이 곳에 왔는지 묻는다.

하인리는 어색하게 웃으며 잔을 만지작거리다가 본인 앞에만 찻잔이 있다는 걸 알고 종업원을 시켜 전에 식사했을 당시 주문한 음식들을 주문해 이거면 되겠냐고 묻고서 사실 신하들의 잔소리를 피해 몰래 놀러 나왔다(...)고 털어놓는다. 황당해해 왕이 몰래 나올수도 있냐고 되묻는다. 서왕국의 왕족들만큼 탈출에 재능이 있는 이는 없을거라고 대답하는 하인리에게 위험한 일이라고 핀잔을 줘보지만 가끔 위험을 감수할 만큼 놀랍고 멋진 일도 있다는 대답을 듣는다. 이 말에 그가 자신을 만나는 일이 놀랍고 멋진 일이라고 말하는 것 같이 들린다고 생각한다. 이어서 빈 소리든, 진심이든, 자신의 착각이든 적어도 듣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해주는 말이라 생각해 웃으면서 고개를 젓는다. 하인리가 자신을 지그시 바라보자 왜 그러냐고 묻는다. 하인리는 보고 싶었다며, 자신과 지내던 시절은 본인이 왕자로 자유롭게 지내던 마지막 시기였다고 말하고서 앓는 소리를 낸다. 이에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하인리의 반응에 처음 황후 자리에 올랐을 때 자신도 일을 처리할 때마다 허둥대고 초초했던 걸 떠올려 같은 고민을 하는거라 여겨 하인리의 반응을 이해해 '계속 잘해나갈 것'이라고 위로한다. 하인리가 앓는 소리는 그것 때문에 낸 게 아니라고 말하자 아니냐고 묻는다. 하인리는 사적인 문제이니 나중에 말하겠다고 둘러대며 일은 지금도 잘하고 있다고 대답한다.

하인리는 종업원이 음식 수레를 끌고 오자 찻잔을 내려놓고저 신하들이 왕비를 들이라고 하고 있다고 투덜댄다. 놀라어 왕비 후보인 영애들이 없냐고 물으면서도 신기해한다. 하인리는 왕세자가 아니여서 그 문제에 자유로웠고, 필요한 왕비는 바로 국정을 볼 수 있어야한다고 말하고서 자신을 만나다보니 눈이 너무 높아져서 자신같은 사람이 아니면 왕비로 맞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소비에슈가 자신과 이혼을 하려함을 떠올리고 씁쓸해한다.

그러다 하인리에게서 자신이 서왕국의 왕비라면 국민들이 좋아할 것 같다는 말을 듣게 된다. 이 말을 듣고 놀라하며 황당해하다가[61] 미소를 띤채 칭찬해줘서 고맙다고 말한다. 자신의 표정이 좋지 않은 걸 알아챈 하인리는 무슨 일이라도 있었냐고 묻는다. 애써 부정해보지만 하인리가 아닌게 아니라고 딱 잘라 말하자 대답을 하지 않는다. 아무리 하인리가 좋은 친구라고 해도 자신의 굴욕적인 사정을 전부 알리지 않고 싶다며, '곧 소비에슈에게 이혼당할거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건 몹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인리는 자신을 유심히 살펴보다가 잠시 망설인 후 곧 심각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 뿐인 칭찬을 한 게 아니라 진심이라고 대답하고서 자신이 아니면 왕비로 맞이하고 싶지 않다고 선언하면서 "그대가 내 왕비였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당황해해 하인리를 쳐다보지만 하인리도 자신을 쳐다보자 그는 자신을 왕비로 맞이 하고 싶다고 말한거지만 자신에게는 이상한 말로 들린다고 생각한다. 스프를 먹으려하다가, 결국 하인리에게 '그러다 정말로 내가 왕비로 받아달라고 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러냐'고 질문하고 만다. 자신의 말에 좋아하는 하인리로부터 '그러면 좋을 것'이라는 말을 듣는다. 농담이라고 둘러대지만 '그대가 내게 온다면 당장이라도 그대를 모셔갈 수 있다. 내 생명을 걸고 맹세할 수 있다.'라는 말까지 듣는다. 이에 황당해해 왕비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생명의 맹세로까지 나왔다고 생각한다. 위로라고 여기고, 웃으면서 하인리에게 좋게 봐줘서 고맙다고 말한다. 하인리는 있는 그대로 말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식사가 끝나갈 때쯤 윌월엔 무슨 일로 왔냐는 하인리의 질문을 듣고 마법 아카데미에 입학한 에벨리가 마력을 잃어서 위로해주러 왔다며 윌월에 온 목적을 털어놓는다. 하인리는 잠시 놀라지만 안 됐다고 말하고, 식사를 마쳤기에 함께 자리에서 일어선다.

마법 아카데미에 가는동안 심각한 얼굴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하인리의 반응에 그도 마법사이기에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법 아카데미에 도착했지만 하인리가 자신보다 먼저 학장실에 와 있는 것에 놀라하던 중 학장이 내민 에벨리의 성적표를 보게 된다. 학장으로부터 에벨리의 성적[62]을 보고받으며, 자신의 후원을 받았는데도 성과를 내지 못하는데 압박감을 받은 것 같다는 말을 듣는다. 이에 한탄해하던 중 학장에게서 에벨리가 전 날 무리하다가 실신했는데 그 후 에벨리의 마력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보고를 듣는다.

에벨리가 머무는 방을 찾아간다. 자신을 본 에벨리가 울면서 안기자 에벨리를 진정시킨다. 에벨리에게 "네 능력은 소중하고 특별하지만, 그 능력이 사라진다고 해서 덜 소중해지고 덜 특별해지는게 아니다. 넌 단지 오른쪽 길로 가다가 왼쪽 길로 방향을 바꾸게 될 뿐이다.", "네가 마법사가 되든 되지 않든, 넌 내게 소중하다. 난 계속 널 도울거다. 그러니 몸이 망가질 정도로 힘들어하진 마라."라고 위로한다. 그러나 한참을 울던 에벨리는 "난 황후 폐하를 위해 살 수 있기를 바랬고, 황후 폐하께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적이다. 난 마력 외엔 가진 것이 없어서, 마법사가 되어야만 황후폐하께 그나마 쓸모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마력 능력이 사라진다는 건 나라는 사람의 가치가 사라지는거나 마찬가지다."라는 자괴감에 사무친 말을 한다.

에벨리를 재운 후 방에서 나오지만 눈을 감고 있다가 심란해하는 하인리를 보고 그도 마법사이기에 에벨리의 일이 걱정되는거라고 생각한다. 돌아가려 하면서도 하인리와 더 있고 싶은 마음이 들어 하인리와 마법 아카데미를 한 바퀴 거닐기로 한다. 마법 아카데미에도 기사들이 있기에 기사들에게 다른 남자와 지나치게 오래 있는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아하면서도, '어차피 소비에슈와 이혼하게 될 판인데, 어쩌라는거냐'는 생각이 공존한다.

학장이 빌려준 커다란 로브를 쓰고, 마찬가지로 로브를 쓴하인리와 걷는다. 에벨리를 만난 일을 묻는 하인리에게 아예 안 온 것보단 낫지만 에벨리에게 큰 위로가 되지 못했다고 답하며, 에벨리에게 있어 마법 능력은 단순한게 아니라고 말한다. 엿들으려는 것은 아니였지만 그 부분은 들었다는 대답을 듣는다. 하인리에게 에벨리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소비에슈와 이혼하게 될 자신의 상황과 겹쳐보게 된다.

결국 자신은 이혼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63]을 상기해 에벨리는 마법사가 아니게 되면 자신의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며 '마법 능력이란 자신의 가치와 쓸모가 있는 것'이라고 알려주면서도 자신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이에 당황해하는 하인리에게 '에벨리의 마법이 내겐 황후 자리다. 나는 내가 황후일 때 내 가치와 쓸모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대답한다. 이어 놀라하는 하인리에게 '그게 사라진다는 건 절망적일 기분일거다. 비참하고 막막하고 앞길이 사라지는 것 같다.'라고 대답하며 에벨리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인생의 가치를 잃게 된 절망적인 상황을 토로한다. 이 말을 하면서도 처음 소비에슈가 라스타를 데려왔을 때의 심정떠올리고 자신의 삶은 황후로서 사는 것이지, 소비에슈의 부인으로서 사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젠 그 황후 자리를 잃게 된 상황에 공포감이 들기 시작한다. '황후가 아닌 나비에'는 도대체 무엇인지, '황후가 아닌 나비에'로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 상황이라고 여기며, 이혼하면 평범한 영애로는 살 수 없고, 오빠가 추방되고 자신이 이혼당하여 가문과 부모님이 웃음거리로 전락하게 될 상황에 망연자실해한다.

그러나 자신의 말에 당혹스러워하며 웃던 하인리는 '당신은 옥좌를 뺏길 일이 없는데, 어떻게 그 기분을 아냐'고 말한다. 대답하지 않은채 걷는다. 그런 자신의 분위기를 눈치챈 하인리는 무슨 일이 있냐고 묻는다. 역시 대답하지 않다가 다시 몰려오는 공포에 멈춰서고 만다. 결국 하인리는 재차 무슨 일이 있냐고 묻는다. 에벨리의 절규를 떠올려 자신도 에벨리와 같은 처지가 된 상황에 공포에 질린다. 결국 "난 무엇을 해야하나? 난 무엇이 되어버리는걸까? 황후가 아닌 나는...... 나는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하는거지?"라고 중얼거리며 소비에슈의 배신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자 가치인 황후 자리를 잃게 된 상황에 절망해 몸을 떤다. 자신을 보고 당황한 하인리는 겁먹은 눈으로 연거푸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자신의 얼굴에 손을 올린다. 무서워하는 듯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하인리의 모습에 절망과 공포가 진정되어, 순간적인 충동에 "정말로 내가 왕비였으면 좋겠어요?"라고 묻는다. 당황해하며 자신을 바라보는 하인리를 보면서 자신이 미친 소리를 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지금부터 하는 제안이 일반적이지 않단 걸 알지만 이 미친 제안의 상대가 하인리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여겨 하인리의 대답을 기다린다. 하인리가 떨리는 목소리로 "원합니다. 원하고 있어요"라고 대답하자
그대의 왕비가 되어주겠어요.
라는 말로 청혼을 한다!!

자신의 청혼에 당혹스러워하다가 매우 기뻐하는 하인리로부터 "저는...... 저는 퀸, 그대가 제 왕비가 되어 주신다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남자가 될 겁니다. 그러니까,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그대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 가장 행복한 사람 일 수 있도록요."라는 대답을 듣는다. 그런 하인리를 보고 자신이 키우던 개와 똑같다고 여기며 자신의 청혼에 매우 기뻐하는 하인리를 보고 안도한다. 여전히 자신이 미친 짓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이성으로 누른다. 이혼을 앞두고 재혼 상대부터 찾은 자신이 계산적이라고 여기며 황당하지만 이내, 소비에슈도 이혼도 안 하고 재혼 상대부터 찾은 것이라 생각한다.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하인리에게 "나도 약속하겠다. 좋은 왕비가 되어주겠다. 그대에게도, 국민들에게도."라고 약속하듯 다짐섞인 말을 한다. 하인리에게 감사를 표하면서도 '나중에 그대가 사랑하는 다른 여자를 정부로 들이더라도, 난 간섭하지 않겠다'고 대답한다. 이 말에 놀란 하인리가 되묻자 말실수를 했다며, 아직 결혼도 하기 전인데 정부 이야기부터 꺼냈다고 생각하면서도 표정을 관리한채 '만일을 말한 것것이라고 대답한다. 하인리에게 정부가 생긴다해도, 이번엔 충격받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다짐하며 역사상 모든 동대제국 황제들이 정부를 두었고 한때는 정부를 들이지 않는 황제는 소비에슈일거라고 생각했으나, 아니였다고 생각한다. 하인리의 형인 워턴 3세도 공식 정부들이 있었으니 바람둥이로 유명한 하인리라고 해도 다르지 않을 것이니 '먼저 기대하지 않겠다'고 여긴다. 하인리로부터 자세한 사정과 정략결혼을 결정한 이유를 말해달라는 말을 듣는다. 대답을 하려던 찰나 하인리에게서 '이유가 무엇이든, 다시 생각해보라고 설득하진 않겠다'는 말을 듣는다. 하인리는 '만약 그대가 내 왕비가 된다면 우린 부부가 되는거다'라고 대답하면서도 부부가 된다는 것에 얼굴을 붉히다가, '우리는 부부가 될 것이니, 이런 결정을 하는 이유를 알고 싶다'고 싶다'고 말한다. 그가 정말로 자신을 왕비로 맞을 생각이라면 말해줘야한다며, 자신의 제안은 다른 사람들이 듣는다면 미쳤다고 할 지도 모를 제안이자 유래없는 일이고, 여기에 하인리를 끌어들이게 된 것이기에 자신의 사정을 말해주려한다.

그 순간 기사들이 보낸 사람들이 오고, 입을 다물고 만다. 시간이 훌쩍 지나 있는 상황인지라 돌아가야함을 눈치챈다. 하인리도 상황을 눈치챈 것인지 짧게 웃지만, 평상복을 한 사람이 힐긋 보고 놀라자 쓰고 있던 모자를 급히 내려버린다. 이를 보면서 하인리도 몰래 나온 상황이고, 자신 역시 이혼을 앞둔 상황이기에 하인리와 오랫동안 만났다는 소문이 돌기라도 하면 곤란한지라 돌아가기로 결정함과 동시에 하인리에게 입모양으로 '편지'라고 말한다.

황궁으로 돌아가는 마차에서 본격적으로 이혼 및 재혼할 준비를 하며 하인리와의 거래를 떠올린다. 당시에는 그가 기뻐하며 승낙했으나 따지고 보면 하인리의 입장에선 손해일거라고 여기고,[64] 결국 자신의 힘으로 해결해야한다는 걸 눈치챈다. 자신에게는 황후로서의 경력이 있고 카프멘을 통해 륍트와 서왕국의 교역의 기회를 열 수 있다는 걸 떠올려 서왕국에 간 후 할 일을 생각하지만 이내 자신이 너무 앞서나간다고 생각한다.

마차가 멈춰설 때쯤 표정을 관리하며 '하인리가 나와 결혼하고,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는 건 소비에슈 때만큼 힘들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보면서도 답답해져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소비에슈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걸 깨닫는다.

마차에서 내려 황궁에 도착해 멍하니 걸으면서 결국 자신이 소비에슈를 좋아하고 있었음을 인정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인생을 잃게 한 소비에슈를 용서하지 않으며, 하인리와의 재혼을 다짐한다.

서궁에 돌아오지만 시녀들로부터 소비에슈가 코샤르를 추방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소비에슈에게 매달리지 않을거다. 나도 내 삶을 지킬 길을 찾을거다.'라고 다짐했긴 했지만 자신이 자리를 비우자마자 코샤르를 추방시켰다는 사실에 '소비에슈는 정말로 나에 대한 애정이 한 톨도 남아있지 않는다'고 씁쓸해한다. 코샤르가 어디로 갔는지 아냐고 묻는다. 엘리자 백작부인으로부터 하도 급작스럽게 진행되어서 모르겠다는 말을 듣는다. 반쯤 체념하고 안락의자에 앉는다. 추방시킬거라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추방시킬 줄은 몰랐다고 허탈해한다. 엘리자 백작부인은 소비에슈가 일부로 자신이 자리를 비우기를 기다린 것 같다고 말한. 언젠간 코샤르의 추방 명령을 거둘거라는 말을 터무니없게 여겨 믿지 않음과 동시에 정말로 자신이 그 말을 정말로 믿을거라고 생각했냐고 재차 허탈해한다. 심란해하며 눈을 감는다. 엘리자 백작부인이 사람을 시켜서 코샤르에게 돈과 편지를 보낼 것을 권하자 수긍하고서, 안락의자에서 일어나 서랍 의자에 앉는다.

그 순간 서랍이 이상하다는 걸 느낀다. 윌윌로 떠나기 전 혹시 몰라 서랍에 은색의 화장품 가루를 발라두어 누가 자신의 서랍을 열면 알 수 있도록 해 놓았고 그 가루는 자세히 보아야 약간 반짝거리고, 아예 신경쓰지 않으면 발랐다는 것조차 모를 만큼 은은했기에, 서랍 사이로 그 가루가 흘러나와있는 걸 보고 누가 자신의 서랍을 열었다는 걸 눈치챈다. 엘리자 백작부인이 왜 그러냐고 묻자 그녀와 주변 이들에게 상황을 묻는다. 시녀들은 모두 휴가받아 본가로 갔고, 호위들은 청소하던 하녀들만 오갔다고 하고, 누가 자신의 방을 뒤졌다는 말에 다들 놀란다. 호위 하나가 기사단장이 단체 소집령을 내려 각 궁의 호위들은 순차적으로 불러 잠시 자리를 비웠다고 말한다.

그 순간 소비에슈가 지시한 짓임을 직감한다. 불안감에 편지를 숨긴 곳을 찾는다. 그냥도 이혼을 할 수 있지만 소비에슈는 이제부터 이혼을 하기 위해 온갖 꼬투리를 잡으려 들 거라고 판단해 편지를 찾는다. 자신이 하인리와 주고받던 편지들이 없어진 걸 보자마자 소비에슈가 자신의 방을 뒤졌고, 이로 인해 하인리와 편지를 주고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걸 눈치챈다.

하필 저녁식사 날이였기에 동궁으로 간다. 소비에슈는 평소처럼 웃으면서 윌월에 다녀온 소감을 묻자 잠시 의심을 품지만 이내 라스타에게 황후 자리와 자신과의 이혼을 약속해놓고 다음 날 자신의 앞에서 태연하게 반응했단 걸 떠올려 경계해 자신도 아카데미에서 에벨리와 학장을 만났다고 평소처럼 웃으면서 반응한다. 이윽고 소비에슈가 에벨리의 안부를 묻자, 마력이 사라지는 일로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에벨리의 마력이 아직도 줄어들고 있냐는 질문에 자신이 갔을 때는 에벨리의 마력이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고 털어놓는다. 이 말에 놀란 소비에슈는 안타깝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많이 속상해하겠다고 말한다. 에벨리 본인은 자신이 쓸모없어진 기분이라고 말했다고 털어놓지만, 곧 마력을 잃은 에벨리의 진학 문제로 충돌한다.[65]

직후 자신의 방을 뒤졌냐고 대놓고 따진다. 소비에슈는 감추는 게 없냐고 대놓고 트집을 잡는다. 없다고 태연하게 대꾸하지만 소비에슈는 코웃음을 치며 자신과 하인리가 주고받던 편지들를 전부 가져와선 이래도 없냐고 트집을 잡는다. 단답으로 대꾸하며 말할 필요가 없어서 하지 않은 것 뿐이였다고 묵살한다. 이에 소비에슈가 자신을 힐난하듯 되묻자 식사예절이 형편없다고 디스한다. 그러나 소비에슈는 '그 바람둥이 왕과 사적으로 편지를 주고받았으면서 남편인 내게 말할 필요가 없었냐'고 재차 트집을 잡는다. 라스타가 예절 교육을 받을 때 같이 나란히 앉아 받으면 되겠다고 재차 디스하지만 소비에슈는 물을 마시며 도리어 화를 표출한다.

그 사이에 편지들을 주우려하지만 소비에슈는 편지를 빼앗자마자 자신이 보는 앞에서 불태우며 하인리의 편지 상대가 자신이였냐고 따지고, 대답을 알면서 질문하는 건 무슨 의미냐고 받아치지만 소비에슈는 '하인리 왕자와 둘이서, 라스타를 '거짓말쟁이', '우스갯거리'로 만드는게 재밌었냐'고 매도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헛웃음을 지으며 라스타가 거짓말을 했다는 걸 알게 된 감상이 그거냐고 지적하지만 소비에슈는 '라스타의 행동이 나쁜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라스타를 비웃으며 감상해선 안 됐다.'라고 일방적으로 모욕한다. 자신은 라스타가 하인리 왕자의 편지 상대가 아니란 걸 말했다고 일갈하지만 소비에슈는 '그걸 사람들 앞에서 조롱하듯이 말했다'고 재차 모욕하고, 라스타가 하인리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간 걸 자신이 밝힌 게 '라스타를 조롱한 것'이라는 억지 논리가 된 상황에 속으로 도대체 소비에슈의 머릿속에 도대체 자신은 어떤 사람이냐고 헛웃음을 짓는다.그러나 소비에슈는 아예 '정말로 배려심이 있었다면 내게 조용히 와서 진실을 밝혀주거나, 라스타에게 '다른 사람이 편지 상대란 걸 알고 있으니 나서지 말라'고 했어야했다'고 일방적으로 자신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기까지 하고, 속으로 말을 섞어봐야 소용없을 것 같다며 어이없어한다.

완전히 지쳐서 '라스타를 황후로 올리기 위해 날 내쫓으려하는 소비에슈는 내가 무슨 말을 하든, 자기 머릿속에선 난 그저 악역으로 보일거다'라고 여겨 기대감을 완전히 버려버린다. 식사를 끝내버리고서 일어서지만, 소비에슈가 말 아직 안 끝났다고 트집을 잡자 어차피 '다 황후의 탓이다. 황후의 잘못이다.'는 트집을 잡을거라 고 팩폭을 날린다.

하지만 소비에슈는 끝까지 자신을 따라와 '황후의 방에 날아오는 전서조들은 죄다 화살로 쏠 것'이란 명령을 내릴테니 앞으론 전서조로 편지를 주고받을 수 없을거라고 적반하장으로 군다. 어이없어해 '내가 누구와 편지를 주고받는게 폐하와 무슨 상관이라고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묵살한다. 소비에슈가 여전히 '난 그대의 남편이다'라는 개소리를 지껄이자 "애인은 아니다"라고 응수한다. 그대로 방에서 나와버리지만, 방에서 나와서야 소비에슈가 편지를 태운 것에 대해 자신과 이혼하기 위해 자신의 방을 뒤졌는데, 꼬투리 잡기 딱 좋은 빌미거리인 하인리와 주고받은 편지를 찾아놓고서 왜 굳이 본인이 스스로 태워버렸냐고 의문을 품는다.[66]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파랑새를 살리기 위해 엘리자 백작부인에게 동대제국에서 위험을 상징하는 푸른색 천을 걸어달라고 부탁하지만 이내, 파랑새는 서왕국의 전서조이기에 서왕국의 방식으로 위험을 알리기로 판단해 서왕국에서 불길한 색인 붉은색 천을 걸어달라고 부탁한다.[67]

며칠 간 전서조 걱정을 하다가 우연히 창틀에서 피가 묻어있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그 순간 파랑새가 자신의 방에 오던 중 화살을 맞았다는 걸 직감적으로 눈치챈다. 시체라도 찾기 위해 서궁 정원으로 나가 수색하지만 파랑새는 발견하지 못한다. 밀려오는 불안감에 본궁으로 가기 전 창문을 아예 열어두고, 로라에게는 방 안에 새가 들어오지 않나 지켜봐달라고 부탁한다. 업무를 하려하지만 집중을 하지 못하고 서궁에 돌아온다.

로라에게 새가 오지 않았냐고 묻지만 계속 창가에 앉아 있었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는 말에 초조해하던 중 소비에슈가 새구이를 보내자 파란 새가 요리된 줄 알고 충격받고 쓰러진다. 하필이면 새구이를 장식한 것이 파란 깃털이었기에...[68]

정신을 차리지만 소비에슈가 뻔뻔하게도 자기 얼굴을 들이밀자 축객령을 내린다. 그럼에도 소비에슈가 질척이자 고개를 돌려버리고 새를 죽일거라는 경고는 했지만, 어떻게 자신에게 새구이를 보낼 수가 있냐며 혐오한다. 소비에슈가 놀래킬 생각은 없었다고 뻔뻔하게 나오자 놀래라고 보낸거라고 묵살해 그에 대한 불신을 표출한다. 그러나 소비에슈는 고기는 다른 새라고 매우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하고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소비에슈는 " 파란 새를 쏜 것도, 깃털을 주워서 쓴 것도 사실이지만, 보낸 새구이는 파란 새가 아니다"라고 재차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하고, 말이 되는 거짓말을 하라고 묵살해버린다. 매우 분노해 축객령을 내리지만 소비에슈는 오히려 자기가 상처받은 얼굴을 하고, 그런 태도에 왜 자기가 저렇게 상처를 떠안은 눈으로 자신을 보냐고 매우 기가 막혀함과 동시에 "애초에 미안해할 사람이면 내 앞에 새구이를 들이밀지 않았을거다. 아무리 내가 하인리와 편지를 주고 받는게 싫었어도 날 조금이라도 배려했다면, 아니 애초에 날 사람으로 대했더라면 그딴 짓은 안 했을 것이다."[69]라고 생각하며 소비에슈의 도를 넘은 자신에 대한 집착과 극한의 이기주의적인 태도에 분노를 표출한다. 다시 축객령을 내려서야 소비에슈는 방에서 나가고, 이를 보며 매우 어이없어한다. 결국 나비에가 소비에슈에게 갖고 있었던 일말의 정도 완전히 다 떨어져버렸다.

하인리에게 파란 새가 죽었다고 알리기로 결심하고, 응접실로 나오지만 로라가 갑자기 기절해서 놀랐다며 서럽게 울자 로라를 포함한 시녀들에게 요즘 피곤했을 뿐이라며 달랜다. 에르기를 통해 하인리에게 연락하기로 결정해 남궁 내 에르기의 방을 찾아가려하지만, 남궁으로 가는 내내 아르티나 경의 잔소리를 듣게 된다.

에르기의 방에 온다. 아르티나 경이 당황해하자 그녀를 대기시킨 채 방에 들어가지만, 벌거벗은 맥켄나를 목격하게 된다. 서왕국에 있어야할 맥켄나가 왜 동대제국에 있는건지 의문을 품던 찰나, 맥켄나도 자신을 보고 놀라 왜 여기 있냐고 질문한다. 그건 자신이 묻고 싶다고 대꾸한다. 맥켄나가 대답하려던 찰나 에르기는 웃으면서 어차피 또 벗을건데 굳이 옷을 챙겨입어야하냐고 말하다가 자신을 보자마자 잠시 놀란 것도 잠시 태연하게 '우리 또 들켰다'고 말한다. 맥켄나는 아까부터 좀 이상한 농담 좀 그만하시라고 울상을 짓지만 에르기가 '나 이런 거 좋아한다'고 대꾸하자 맥켄나는 '내가 안 좋다'고 받아치고서 안 그래도 '농담이라고는 전혀 모를 것 같은 분' 앞에서 했다고 말하다 다문다. 그게 자신을 말하는거냐고 황당해한다. '농담을 할 줄 아는 사람'인 것 처럼 도로 커튼을 닫아주는 시늉을 하며 바쁘면 다시 오겠냐고 묻는다. 맥켄나는 자신이 오해한 줄 알고 끙 소리를 내며 에르기에게 항의하지만 속으로 자신도 같이 농담한건데 사람들은 왜 자신이 농담을 하면 진지하게 받아들이는지 모르겠다고 황당해한다.

맥켄나는 황급히 하인리의 심부름을 왔는데 어쩌다보니 좀 다쳐서 오게 됐다고 변명하자마자 상처가 벌어지고, 놀라 급히 그를 붙잡지만 에르기는 구급 상자를 들고 와 얌전히 좀 있으라고 툴툴거리더니 침대에 눕히고서 '이래서 '새대가리' '새대가리' 하는거다'라고 재차 툴툴거린 후 구급 상자를 열자마자 자신을 돌아보며 나중에 오면 안 되냐고 권한다. 얼핏 보기에도 상처가 가볍지 않은 것 같은데 혼자서 치료할 수 있겠냐고 의문을 품어 의사를 불러오겠냐고 묻는다. 맥켄나가 손을 내젓자 본인도 타국의 왕의 최측근이 동대제국 황궁 한복판에서 발견되면 소란이 벌어진다는 걸 알기에 납득한다. 하지만 맥켄나가 도대체 무슨 일로 남궁까지 온 건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는다. 이내, 아픈 사람에게 더 캐물을 수 없다 여겨 에르기를 불러 부탁할게 있다고 말한다. 붕대를 들고오던 에르기는 가라고 해도 안 가더니, 무슨 말을 하려고 이러냐고 묻는다. 아직 하인리의 친구냐고 질문한다. 에르기가 이건 예상못한 질문이라며, 갑자기 왜 물어보는거냐고 말하자 하인리를 만나게 되면 '파랑새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전해달라고 부탁한다. 자신의 말에 에르기도, 맥켄나도 대번에 굳는다. 에르기는 되묻지만 '그리고 앞으로 죽게 될 겁니다.'라고 말한 뒤 방을 나선다.

새구이 이야기는 하진 않았지만 이 정도면 하인리도 소비에슈가 무슨 명령을 내렸는지 알아챘을거라 생각하다 슬쩍 맥켄나를 돌아본 후 그대로 에르기의 방에서 나가 방에 돌아온다. 파랑새의 깃털 색과 맥켄나의 머리색이 똑같고, 파랑새와 맥켄나 모두 다쳤다는 사실에 의문을 품는다.

다음 날 로라가 전 날 다친 새를 찾아다녔지 않냐고 말하자 다친 새가 있었냐고 묻는다. 에르기가 다친 새를 끌어안고 가는 걸 본 사람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재차 파랑새와 맥켄나의 관계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

알현이 끝나고 동대제국 궁정 마법사에게 물어 마법 중에 새로 변신하는 마법이 있냐고 묻는다. 궁정 마법사 새를 말하시는거냐고 묻는다. 꼭 새가 아니여도 되고, 동물이여도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궁정 마법사는 동물 변신 마법을 쓰는 마법사는 아직까지는 없다고 말한다. 단순히 자신의 의심이였냐고 생각한 찰나 " 새대가리 일족"의 존재를 알게 된다. 처음 듣는 이야기이고, 이름이 너무하다고 생각한 찰나 궁정 마법사는 잘 알려진 이야기는 아니고 아주 옛날 기록이라 진위여부가 불분명하며, '기록이 사실이라면 늑대인간도 그런 일족의 종류가 아니냐'는 주장도 있었다고 알려주준다. 잘 매치가 안 된다고 생각한 찰나 궁정 마법사는 웃으면서 손을 내저어 뭘 모르는 주장이라고 단답하고서 기록이 사실이였어도 늑대인간 같은 몬스터는 아닐 것이고, 새대가리 일족들은 말하고 행동하는게 사람과 다를 바가 없었다고 했으며, 늑대인간은 보름달만 보면 미치는데 새대가리 일족은 그런게 없었다고 알려준다.

새대가리 일족의 존재에 신기해해 지금 그들은 어디있냐고 묻지만 지금은 없어졌고, 자연스럽게 숫자가 줄어든 바람에 전설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그들 중 누군가 살아있을 가능성은 없냐고 질문한다. 궁정 마법사는 있더라도 그들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을것이라며, 기록에 "새대가리 일족"이라 적혀있었고, 그들은 보통의 사람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 말에 맥켄나가 새대가리 일족일수도 있겠다는 의심을 품는다. 자신이 뭔가 흔적이라도 알아낸 줄 안 궁정 마법사는 눈을 빛내며 갑자기 그 일은 왜 물으시냐고 질문하자 그냥 궁금해졌다고 둘러댄다.

일하면서도 맥켄나와 새대가리 일족에 대해 생각하다 생각에 빠진다. 맥켄나가 새대가리 일족이면 괜찮다며 그는 살아있고 추태는 부리지 않았다고 안도한 찰나, 도 새대가리 일족이고 하인리의 또다른 부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퀸 앞에서 한 행동들이 떠올라[70] 섬뜩해져서 집중을 못 하고 돌아간다.

서궁으로 돌아가며 혹시 퀸이 새대가리 일족이고, 하인리의 부하라면 하인리에게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때마침 소비에슈가 지난번 일을 만회하려고 다른 파랑새를 선물로 보낸다. 새구이를 보냈을 때도 시종을 통해 보냈다는 걸 떠올려 '이 새를 보며 새구이를 떠올리라는거냐'고 매우 불쾌해해 돌려보내버린다.

에르기를 찾아간다. 방에서 나온 에르기가 안개꽃 꽃다발을 내밀자, 맥켄나는 안에 있냐고 묻는다. 에르기는 '이런 걸로 거절당한 적이 없어서 지금 좀 당황스럽다'는 헛소리를 내뱉는다. 한숨을 내쉬고서 꽃다발을 받은 후 맥켄나가 있냐고 묻지만 에르기는 한숨을 내쉬면서 '꽃다발을 받은 적은 처음이라 더 당황스럽다'는 헛소리를 내뱉는다. 다시 맥켄나가 있냐고 묻지만 에르기는 '참 특이한 분이다'라고 말을 돌려버린다. 대답하라고 재촉하지만 에르기는 '칼 같다'고 재차 말을 돌려버린다. 장난하냐고 어이없어해 에르기를 쳐다보지만 에르기는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도전 정신을 자극한다며, 그래서 하인리가 호게 끌리는 것 같다고 말한다.대답하지 않다가 도로 안개꽃 꽃다발을 건내며 맥켄나는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계속 찾아댔으니 방 안에 있었다면 귀찮아서라도 나왔을 것이라고 생각해 돌아가려한다.

에르기는 자신을 쫒아와 맥켄나는 보기보단 큰 부상이 아니어서 돌아갔다고 설명한다. 진작 얘기해주었으면 좋았을거라고 대꾸하고서 라스타와 에르기의 대화를 상상해보지만 불쾌해한다. 맥켄나가 없으니 물어보려했던 새대가리 일족에 대해 묻기로 생각해 맥켄나가 새냐고 질문한다. 에르기는 새는 맞지만 새대가리는 아니라고 말한다. 맥켄나가 "새대가리 일족"이냐고 묻자마자 종족 이름이 너무 욕 같아서 진지하게 물어본거라고 생각한 찰나, 자신이 "새대가리 일족"을 입에 담은 것에 에르기는 빵 터져서 그건 무슨 신종 욕이냐고 폭소한다. 아니라면 됐다고 대꾸하고서 그냥 돌아간다.

국정회의 날 고민하다가 참석을 통보한다. 회의장으로 가면서 맥켄나는 잘 돌아갔을지 소식을 들은 하인리에게 일이 복잡하게 됐으니 왕비로 맞이하는 걸 포기할지 다른 방밥을 찾을지 등 전할 말을 고민한다.

회의장에 도착하자마자 소비에슈는 자신을 아는 척하지도 않고 고개를 돌려버리자 미안한 척 하더니, 자기가 보낸 선물을 거절하니까 바로 본색을 드러낸다고 여겨 어이없어한다. 휴식 시간 동안 서로를 무시한다.

하지만 두번째 회의에서 파르메 지방의 영주의 심부름꾼이 '코샤르가 수도로 돌아간 후로 상시천이 다시 들끓고 있다. 상시천이 어디로 들끓을지 몰라 상인들조차 파르메 지방에 오지 않으니 폐하의 아량으로 상시천을 소탕해달라.'라는 영주의 청을 전하는 바람에 단번에 소비에슈는 표정을 굳지만, 이내 검토해보겠다고 대꾸해버린다.

직후 랑트 남작이 나타나고, 소비에슈가 여기서 이혼을 언급할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랑트 남작은 캐런 가문[71]의 부부가 자기들이 라스타의 부모라고 주장했다고 전하고, 회의장 내는 술렁인다. 그 모습을 보면서 바로 소비에슈가 라스타에게 귀족 부모를 붙여 신분세탁을 하려고 했음을 눈치채 과거 일을 떠올리고 그를 비웃는다.[72] 소비에슈 역시 본인이 라스타의 신분 세탁을 시켰음에도 민망해하는 걸 보며, 다른 관점에서 보면 라스타를 얼마나 좋아했으면 자기가 그렇게 싫어하던 연극까지 꾸미냐고 어이없어하며 라스타가 평민이라고 바득바득 우기면서도 귀족 부모를 안 만들었기에 소신은 지키는 줄 알았다고 황당해한다.

랑트 남작이 그들을 데려오겠다고 물러나자, 뒤에 있던 블루 보헤안의 링얼 대사가 어떤 귀족 부부가 '동대제국 황제의 정부 라스타가 우리가 잃어버린 딸인 것 같다'[73]고 말했다고 전한 바람에 라스타의 신분을 세탁하려는 소비에슈의 계획이 들통나게 되고, '라스타는 부모가 여섯 명이냐'고 까며[74] 소비에슈를 비웃는다.

시녀들에게서 신문에 라스타에 관한 이야기가 실린 후로, 사람들은 다들 라스타를 동화 속 주인공이라도 된 마냥 떠들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자신에게는 기쁜 소식이 없고, 오히려 라스타가 아주 기뻐할거라고 여겨 씁쓸해한다. 사람들은 '황제의 총애를 한몸에 받는 평민 정부에게 귀족 부모가 나타났다'는 소식에 라스타를 '살아있는 동화'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훗날 라스타가 황후 자리에까지 올라가면 사람들은 더욱 난리가 날 것이고, 평민들은 확실하게 기뻐할거라고 여겨[75] 재차 씁쓸해한다. 괜히 신경을 기울여봤자 자신의 속만 상할거라고 여기고, 하인리와 연락을 주고받을 방법만 생각한다. 지금까지 생각해본 것 중 가장 끌리는 것은 파르앙 후작의 전서조를 빌리는 방법이였으나, 그 전서조가 하인리에게로 곧장 갈지는 모르는 문제점과 하인리의 전서조가 어떤 원리로 자신의 방에 곧장 올 수 있었던건지 모르는 문제점 때문에 걱정한다.

그때 파르앙 후작이 자신을 찾아오고,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시녀들이 나간 후 파르앙 후작은 씩 웃으며 품 안에서 하인리의 편지를 내민다. 당황해해 이걸 어떻게 후작이 전해주냐고 말하려던 찰나, 파르앙 후작은 코샤르가 부탁했다고 설명한다. 놀란 찰나, 파르앙 후작은 무슨 내용이냐고 물으며, 코샤르가 절대 읽지 말고 빨리 전해달라고 말했다고 말한다. 자신도 무슨 내용이냐고 궁금해해 고개를 저으며 봉투를 받는다. 파르앙 후작을 거친 것 때문인지, 봉투에는 밀랍 봉인이 되어있음을 본다. 밀랍 봉인을 뜯고 봉투에서 편지[76]를 연다. 하인리의 편지를 보자마자 여러가지 걱정이 덩달아 풀어져 저절로 웃음이 나와 하인리는 사람을 웃기는 재주가 있다고 생각하며, 참으로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는 재주가 있고, 이런 일을 주고받으면서도 그렇다고 여긴다. 이를 보고 있던 파르앙 후작은 무슨 편지인지 몰라도, 좋은 편지인 모양이라고 말한다. 그제서야 파르앙 후작의 존재를 깨닫고 쳐다본다. 파르앙 후작은 장난스럽게 충격받은 표정을 짓더니 웃으면서 손짓하며 좋은 편지라면 됐으니 답장하라며, 편지를 물고 온 새가 아직 집에 있으니, 도로 물려보내겠다고 대꾸한다. 혹시 파랑새가 물고 왔냐고 묻는다. 파르앙 후작은 모이통에 넣어놨으니, 지금쯤 배부르게 모이를 먹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멈칫한다.

퀸이 벌레를 먹기 싫어서 울며 도망간 일이 떠올라 '퀸도 하인리의 부하이면 어쩌나' 하는 꺼림찍한 생각이 다시 들게 된다. 이를 본 파르앙 후작은 표정이 좋지 않다며, 무슨 일이 있냐고 걱정스럽게 묻는다. 퀸에 대한 생각을 치운채 지금은 퀸이 중요한 게 아니라며, 자신의 생각대로 맥켄나가 '파랑새'라면 새가 다쳤을거라고 생각한다. 파르앙 후작에게 혹시 그 파랑새가 다쳤냐고 떠보듯 묻는다. 파르앙 후작은 고개를 갸웃하며, 자세히 보지 않았지만 다친 새를 전서조로 쓰진 않으니 멀쩡하지 않겠냐고 대답한다. 자세히 보지 않았다는 걸 보니 날아다니는 모습이 이상하지 않았을 것이고, 비틀거리며 날아오면 자연스레 살피게 된다고 판단한다. '파랑새'는 화살에 맞아 부상을 입었고, 맥켄나도 많이 다쳤는데, 지금 온 '파랑새'는 원래 자신의 방을 오가던 파란 새가 아닌거냐고 생각한다. 이내, '파랑새'도 맥켄나도 부상을 입은지 며칠 되지도 않아서 다시 돌아갔으니, 이를 확신할 순 없다고 판단한다. 파르앙 후작은 새를 좋아하냐고 말한다. 그건 아니라고 대꾸하고서, 혹시 새가 다친 곳이 있는지, 화살에 맞은 상처가 있는지, 그런 것들을 확인해줄 수 있냐고 부탁한다. 이에 파르앙 후작은 흔쾌히 웃으면서 어렵지 않다며, 자신은 새를 좋아한다고 대답한다. 좀 이상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며 부탁을 또 하려한다. 파르앙 후작은 '또 부탁할 게 있다고?' 하는 표정으로 눈썹과 눈두덩이만 치켜올린다. 이런 부탁을 한 게 미쳤다고 생각하면서도 말을 이으며, 파르앙 후작에게 파랑새가 아예 모이를 먹지 않고 있거든, 모이통 밖으로 빼달라고 부탁한다. 이 말에 파르앙 후작은 완전히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혹시 아는 새냐고 묻는다. 아는 새일지도 모른단 생각이 든다고 대답하지만, 파르앙 후작은 힘든 일은 아니지만, 새들은 모이통을 좋아한다고 대답한다. 그래도 부탁한다고 말한다. 파르앙 후작이 이상하지만 그렇게 하겠다며 흔쾌히 대답하자 안심한다.

책상으로 가 편지지를 꺼낸 후 펜을 쥔다. 답장을 하려고 하지만, 펜을 이리저리 돌려도 바로 쓸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무슨 말을 써야할지 고민하다가 슬쩍 뒤를 돌아보지만, 파르앙 후작은 웃음을 터트리면서 손을 들어올려 안 볼테니 걱정말라고 말한다. 이 말에 민망해져서 다시 편지지로 시선을 내린다. 평소라면 짧게 써야하고, 새가 편지를 운반해야하니 너무 길게 써서도 안 되는데,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이걸 어떻게 간추려야할지 막막하다고 여긴다. 이내, 답장을 쓴다.[77] 어찌어찌 간추려서 답장을 쓴 후 이 정도면 대답이 되었을거라고 생각한다. 편지를 얇게 만 후 파르앙 후작에게 건넨다.

소파에 앉아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고 있던 파르앙 후작은 얼른 편지를 받아들이고, '당분간 서왕국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코샤르의 말을 전하고서 하인리 왕은 본인부터가 자유롭고 거칠게 살아왔으니 코샤르는 오히려 소비에슈보다 하인리 왕과 잘 맞을지도 모른다며 자신을 위로한다. 그렇다면 좋겠다고 대답한다. 파르앙 후작은 너무 염려 말라며 위로한 뒤 커피잔을 내려놓고서 이만 가봐야겠다고 말한다. 벌써 가냐고 묻지만, 파르앙 후작은 빨리 편지를 전해야할 분위기라고 대답하고서 씩 웃으면서 편지를 슬쩍 흔들어보이는 인사를 한 후 밖으로 나간다.

파르앙 후작이 나간 후 기분이 조금 좋아져 창가에 앉는다. 간만에 하인리의 편지를 본 것도, 그와 다시 연락을 하게 된 것도, 하인리의 '파랑새'가 무사한 것 역시 좋아한다. 문득 마차에서 하던 상상이 다시 떠올라 서왕국에 가면 어떻게 해나가야할지를 생각해본다. 처음 황후 역할을 할 때는 어려웠는데, 두번째는 그나마 쉽겠다는 생각을 품다가 경력이 기니까 업무는 자신 있다고 판단한다. 이어서 문제는 대인관계라며, 다른 나라의 황후였으니 다들 호기심은 많이 가질테지만, 그 호기심이 텃세와 배척으로 이어질지, 좀 더 좋은 방향으로 이어질지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이내, 자신이 너무 앞서나가고 있다는 걸 불현듯 깨닫고, 얼굴에 열이 올라진다. 민망해해 허공을 쳐다보고 있는다.

그때 응접실에서 엘리자 백작부인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응접실로 나오자마자 그녀의 표정이 어둡다는 걸 알아채고 놀라 엘리자 백작부인에게 무슨 일이냐고 질문한다. 엘리자 백작부인은 가슴을 주먹으로 누르며 랑트 남작이 데려온 캐런 부부가 '코샤르 릴더 트로비가 우리에게 라스타의 가짜 부모 행세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고 보고한다. 속으로 코샤르가 시킨 일이라면 랑트 남작이 데려왔을리가 없다고 매우 어이없어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응접실에서 뜨개질을 하고 있던 로라도 이 말을 듣고 말도 안 된다고 버럭 외친다. 로라에게 겉옷을 가져와달라고 지시한다. 로라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망토를 가지고 나오고, 망토를 걸치고서 밖을 나서며 캐런 부부를 만나러간다.

캐런 부부가 임시로 감금되어 있는 서쪽 탑[78]으로 간다. 자신이 서쪽 탑에 나타나자 탑을 지키고 있는 병사들은 서로 눈치를 살피고, 복도에 나무 의자를 가져다 놓고 졸고 있던 간수들도 화들짝 놀라 일어난다. 간수들에게 계속 자도 괜찮다고 말한다. 간수들이 죄송하다고 말하자 캐런 부부는 어디 있냐고 묻는다. 간수는 가장 끝방을 가리킨 후 캐런 부부가 감금되어 있는 방을 안내해주려한다. 간수에게 제자리에 있으라고 말한다.

캐런 부부가 감금되어 있는 방으로 다가간다. 방을 임시 감옥으로 쓰는 것이 아니기에 캐런 부부가 감금된 곳은 방 전체가 공개된 것이 아니여서 문의 머리 위치에 달린 뚜껑을 연다. 발소리를 들은 것인지 이미 캐런 부부는 창살 너머에 서 있었고, 달리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었냐고 생각한다. 자신을 보자마자 사색이 되어 서로 눈치를 보는 캐런 부부의 모습을 보며 화가 치민다. 라스타가 두 쌍의 부부 중 한 쌍이 진짜라며 고르는 바람에, 캐런 부부 쪽이 궁지에 몰렸다는 건 들었고 이 부부도 지금 상황이 좋지는 않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전혀 관련없는 자신의 오빠를 끌어들였다고 분노한다. 캐런 부부는 예를 갖추어 인사하지만, 이를 받아주는 대신 자신의 오빠가 라스타의 가짜 부모 역할을 지시한거냐고 추궁한다. 캐런 부부는 낯빛이 파랗게 되어서 시선을 떨구면서도 맞다며 서로가 동시에 거짓말을 한다. 그렇단 말이냐고 중얼거린다. 캐런 부부는 '코샤르가 꼭 이 일을 하라고 우리들을 협박했고, 그래서 어쩔 수 없었다'고 거짓말을 한다. 이 말에 화가 치밀어오르지만, 이내 화를 누르고서 캐런 부부를 유도심문[79]한다. 캐런 부부는 자신의 유도심문에 연거푸 거짓말을 해대고, 이를 들으며 어이없어한다. 캐런 부부는 코샤르를 본 적이 없다는 것과, 코샤르를 직접 눈으로 본 거라면 자신이 엉뚱한 말을 하더라도 넘어가진 않을것이기에, 코샤르를 직접 본 적이 없기에 자신의 말에 휘둘리는 것임을 확신한다.

그 사이에 서쪽 탑 감옥에 와 자신이 유도심문을 하고 있을 때, 표정관리를 한채 이를 지켜보면서 무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던 소비에슈를 쳐다보며 들었지 않냐며, 캐런 부부는 코샤르를 제대로 본 적조차 없다고 따진다. 그러나 소비에슈는 '네가 협박을 하니, 저들도 헛소리를 하는거다'라고 자신에게 책임전가를 한다. 이 말에 어이없어해 되묻지만, 소비에슈는 자신이 앞에 서서 머리 색과 눈 색을 엉망으로 말하라고 하니, 캐런 부부가 말을 맞춘거라며 자신에게 책임전가를 한다. 소비에슈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캐런 부부는 그제야 소비에슈가 와 있음을 눈치채고 사색이 되어 떤다. 소비에슈를 노려보며 "내 오빠가 적발에 적안인데, 내가 거짓말을 해서 저들이 내 말에 맞춰주었단거냐?"라고 받아치며 소비에슈의 억지 주장을 묵살한다. 이에 캐런 부부는 자신의 말이 맞다며, '황후 폐하가 무서워서 거짓말을 했고, 코샤르는 적발에 적안이 맞다'고 주장한다. 이에 소비에슈를 보며 눈썹을 치켜뜨고 '이래도 캐런 부부가 내 오빠를 만난게 맞는거냐?'는 듯 묻는다. 그와 동시에 캐런 부부의 거짓말은 너무나도 어처구니없기에 소비에슈는 이 거짓말에 넘어가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소비에슈는 '네가 콩을 두고 팥이라 우기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덩달아 팥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는 생트집을 잡는다. 소비에슈는 자신과 이혼하려고 벼르고 있기에, 캐런 부부의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그건 중요하지 않으며, 이 일을 빌미로 '황제의 아기에게 해코치를 하려다가 추방당한 황후의 오빠가 그 새를 못 참고 또다시 황제의 아기를 공격하려했다'는 명분을 내세워 이혼을 하려는 것임을 바로 간파한다. 어차피 황제 부부의 이혼은 명분 싸움이라 사람들이 그 명분을 믿든 믿지 않든 그건 중요하지 않을 뿐이고, 헛소리도 적당히 그럴듯하게 들리면 이혼이 가능한데다, 어차피 수십 년 뒤의 역사책에는 진실이라고 기록될 것임을 깨닫는다. 이러한 사실을 깨닫자마자 자신이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캐런 부부의 거짓 증언을 자신보다 먼저 들었을 소비에슈는 무슨 행동을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 놀란다. 소비에슈와 더 싸우는 대신 서쪽 탑에서 나온다.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다. 걱정하던 시녀들은 몰려들어 연거푸 질문한다. 시녀들을 안심시켜줄 여유가 없었기에 부관을 불러온 후 시녀들과 부관에게 소비에슈의 비서들의 위치를 확인하라고 지시한다. 다들 어리둥절한 얼굴이였지만, 물어보는 대신 알겠다고 대답하고서 소비에슈의 비서들의 위치를 알아보러가고, 응접실 의자에 앉아 초초하게 기다린다.

30분 후 시녀들과 부관에게서 소비에슈의 비서들의 위치를 보고받던 중 부관에게서 카를 후작은 황궁에 없음을 보고받는다. 어디로 간거냐고 질문하지만 카를 후작이 소비에슈의 명령으로 황궁을 나갔고 며칠 간 자리를 비운다는 사실을 보고받는다. 이를 듣자마자 바로 카를 후작이 이혼 절차를 밟기 위해 대신관에게 갔다는 사실을 눈치챈다.[80] 이혼 절차[81]를 떠올리다 분노한다. 이를 눈치챘는지 시녀들은 하나같이 자신을 걱정하고,자신은 괜찮다고 둘러댄다.

침실로 들어가 편지지를 꺼내서 책상에 앉아 하인리에게 보낼 편지[82]를 다시 쓴다. 전에는 하인리와 재혼하면 모든게 해결될거라 생각했으나, 소비에슈는 하인리를 싫어하기에, 자신이 재혼 승인을 위해 대신관을 찾은 후에라도 하인리와의 재혼을 방해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지라 불안해한다. 역사상 단 한 명의 황후나 왕비도 이혼 후 재혼하지 않았다는 사실을[83] 떠올려, 소비에슈는 이게 싫어서 자신의 재혼을 막을지도 모르기에 일을 막힘없이 진행하려면 대신관이 이혼 절차를 밟기 위해 동대제국에 왔을 때 아예 확실하게 재혼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을 전부 편지에 쓴 후 봉투에 넣고 밀랍 봉인을 한다.

서둘러 응접실로 나가 아르티나 경에게 편지를 내밀며, 이 편지를 파르앙 후작에게 전하고 '같이' 보내달라고 전할 것을 부탁한다. 다른 설명은 붙이지 않았지만, 파르앙 후작이라면 이 말만으로도 자신이 이 편지를 전서조로 보낼거라는 걸 알 거라고 생각한다. 아르티나 경은 편지를 두 손으로 받아들자마자 얼른 밖으로 나가고, 이를 본 시녀들은 더욱 걱정해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비밀은 아는 사람이 적을 수록 좋다고 판단하며, 이미 대중 무도회 때 자신의 드레스에 대한 정보이 새어나간 전적이 있었음을 상기한다. 하인리와의 재혼은 대중 무도회 드레스 사건 때보다 더욱 중요한 일이니 최대한 신중하게, 아는 사람들이 거의 없도록 일을 진행해야한다고 판단한다. 시녀들에게 나중에 일이 정리되면 그때 정리해주겠다고 대답해준 후 방에 틀어박혀 아르티나 경을 기다린다. 파르앙 후작의 저택은 수도 변방에 있었지만, 말을 타고 가면 오래 걸리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몇 번이나 시계를 거듭 확인하며, 그가 다녀오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를 생각한 후, 아르티나 경이 돌아와서 '파르앙 후작에게 편지를 전했다'고 보고하기를 기다린다.

아르티나 경이 돌아오자, 얼른 일어나서 편지를 전했냐고 묻는다. 그러나 아르티나 경은 전하지 못했다며, 파르앙 후작은 저택에 없었다고 대답한다. 그가 어디로 간 거냐고 묻는다. 아르티나 경으로부터 집사에게 듣기로는 파르앙 후작은 친구에게 놀러간다며 짐을 싸서 떠났고, 행선지는 말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는 말을 듣는다. 이 말에 파르앙 후작은 서왕국에 있는 코샤르를 보러가는 것임을 바로 눈치채, 아르티나 경에게 파르앙 후작은 서왕국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하며 파르앙 후작이 몇 시간 전에 자신을 찾아왔으니 멀리 가진 않았을 것임을 알려주고는, 파르앙 후작을 뒤따라가 편지를 전해달라고 부탁한다. 아르티나 경은 놀랐으나, 곧 굳은 표정으로 알겠다고 대답하고서 밖으로 나간다. 아르티나 경이 간 후 완전히 진이 빠져서 침대에 앉는다. 이제는 아르티나 경이 파르앙 후작을 얼마나 빨리 따라잡는지에 달렸고, 대신관이 오기 전에, 편지가 하인리에게 전달되어야하는데 가능하겠냐고 초조해한다.

이후 며칠을 반쯤 붕 뜬 상태로 보낸다. 작년 기준으로 이 시기에는 행사가 없어서 비교적으로 여유로운 시기였기에, 이혼하기 전에 자신이 하던 업무들 중 마무리짓고 싶은 업무를 마무리짓기 위해 업무에 매달린다. 다음 황후가 라스타임을 상기하고, 매일 알현을 하는 것 정도는 라스타도 당장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황궁 예산을 잡고 실행하는 일에 대해선 불안하긴 하지만 랑트 남작의 도움을 받거나 선례를 따르면 흉내는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몇 세대를 거쳐 내려오는 국가 주도의 일도 소비에슈가 도와줄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의 사비로 운영했던 고아원이나 양로원, 미혼부모 지원시설, 무료 고아원과 급식소 등 많은 후원기관들의 경우에는 자신의 이름이나, 자신의 가문의 이름으로 운영했더라면 자신이 이혼한 후에도 계속 운영할 수 있었겠지만, 이 후원기관들은 황실의 이름으로 운영해왔기에, 대부분의 후원금이 자신의 사비에서 나왔다고 해도 자신이 황후가 아니게 되면, 자신은 황실 소유의 기관을 운영할 수 없고, 다음 황후인 라스타가 이 후원기관들을 운영해야한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하지만 라스타가 매년 사비를 들여서 후원기관들을 운영해줄지는 알 수 없고, 그렇다고 라스타를 찾아가서 부탁할 수도 없기에 미리 몇 년치 예산과 행정처리를 해두고 가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다. 후원 기관들에 대한 업무에 매달리며 몇 년이 지나면 라스타는 황후의 업무에도 어느 정도 적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평민들은 라스타를 사랑하고 추앙하고 '신분의 사다리를 걷어찬 영웅'처럼 떠받들고 있기에[84] 황후가 된 라스타는 평민들에게 사랑을 받을 것이니, 몇 년이 지나 황후의 업무에 익숙해지고 나면 이 후원기관들도 챙길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씁쓸해한다.

며칠 내내, 아르티나 경을 기다리며 부관들을 물리고 혼자서 몇 년 치 업무를 하던 중 에르기가 찾아오자 당황해한다. '왜 이 사람이 날 찾아왔나'라는 표정으로 에르기를 쳐다본다. 에르기는 낄낄 웃으며 불편하면 확실하게 티를 낸다고 대답하고서 태연하게 코트를 벗어 의자 등받이에 걸어둔다. 그와는 할 말이 없지만, 어쨋든 아직 자신은 황후이고 에르기는 자신의 나라에 머무는 귀빈이였는데다, 자신 역시 다짜고짜 에르기를 찾아간 적이 있기에 웃는 낯을 꾸며내고서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에르기는 대답하려다 말고 자신의 책상을 쳐다보며 무슨 서류가 저렇게 많냐고 혀를 찬다. 그냥 일 때문이라고 대꾸하지만, 에르기는 일은 혼자 하냐고 묻는다. 평소라면 부관과 같이 일을 했겠지만, 몇 년치 업무를 미리 지시하면 부관이 이상하게 볼 테니 어쩔 수 없이 혼자 업무를 해야하는 상황이기에 대답 대신 다시 한 번 무슨 일로 온 거냐고 묻는다. 하지만 에르기는 입을 꾹 다물고서 자신을 쳐다보기만 한다. 왜 저렇게 보나 싶어 되묻지만, 에르기는 잠시 고개를 들고 천장을 보았다가 빠르게 머리를 내리고 저으며 "절 죄책감에 말려 죽이려하시는군요."라는 의문스러운 말을 내뱉는다. 이 말에 의아해해 무슨 소리냐고 생각해 에르기를 쳐다본다. 에르기는 한 손으로 머리를 받친채 자신을 마주보며 쳐다보다가, 시간이 지난 후 자신이 꿈에 나올 것 같다는 말을 하며 일어서더니 인사를 하고 방에서 나가버린다.

에르기가 나간 후, 에르기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해 왜 저러는거냐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슨 뜻이냐고 물어볼 시간이 없었고, 아르티나 경이 오기 전에, 대신관이 오기 전에, 끝내야 할 업무는 너무 많아서 밤을 새워도 모자랄 정도이기에, 엘리자 백작부인에게 간식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한다. 다시 책상 앞에 앉아 그저 아르티나 경이 대신관보다 먼저 도착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다음 날, 대신관이 황궁에 도착한다. 신년제 초대도 거절했던 대신관이 황궁에 방문하자 사람들은 놀라서 수군거리지만, 대신관은 황궁에 오자마자 말없이 소비에슈를 찾아간다. 두 사람이 문을 굳게 닫아걸고 얘기를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혼임을 눈치채고 무너지려는 마음을 애써 다잡으며, 자신이 재혼 신청을 할 때 소비에슈가 방해를 할지도 모르지만 방법이 있을거고, 하인리가 청혼을 거절하거나 마음을 바꾸지 않는 이상 어떻게든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니, 꼭 이혼 승인을 할 때 재혼 신청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업무를 보려하지만, 같은 서류를 거듭 반복해서 읽는 등 집중하지 못한다. 빨리 일을 다 처리하고 싶어하며, 앞으로 일이 어떻게 흘러갈지도 알지만 대신관과 소비에슈가 나눌 대화에 신경을 쓴다.

세 시간 후 엘리자 백작부인에게서 대신관이 자신을 찾아왔다는 보고를 듣는다. 올 게 왔다고 각오하며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다. 엘리자 백작부인은 대신관이 자신을 찾아왔다는 소식을 전하면서도 표정이 좋지 않은채 그가 왜 찾아온 거냐고 물으며 불안한 눈으로 방문과 자신을 연거푸 쳐다본다. 모른 척하며 우선 만나봐야겠다고 대답한다.

응접실로 나가 대신관과 만난다. 어린 시절, 결혼 서약을 하던 자신과 소비에슈를 보며 놀리던 대신관을 상기하던 중, 대신관이 방문을 닫고서도 바로 들어오지 않고 문 앞에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걸 목격한다. 그를 보며 어색하게 웃지만, 대신관은 이를 알아채고, "알고 있었군요."라고 중얼거린다. 이 말에 그는 소비에슈가 자신과 이혼을 하고 싶어한다는 이야기를 어떻게 전해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던거라고 생각한다. 책상에서 일어나서 이리로 오라고 말하며, 그가 앉을 의자를 빼준다. 대신관은 도대체 어찌된거냐며, 둘은 사이가 아주 좋았지 않았냐고 묻는다. 이에 "모래성이였나보다"라고 대꾸한다. 입술을 뻐끔거리는 대신관을 보며 그도 '전혀 아니였다'고 말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하다. 자신도 '과거, 우리가 나눈 그 모든 미소가 거짓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건 이미 지난 일이고, 소비에슈에게는 새로운 사랑이 생겼고 자신은 지나간 사람일 뿐이라고 단정짓는다. 대신관은 탁자 위에 두 손을 올리고서 몇 번이고 주먹을 쥐었다 편다. 엘리자 백작부인은 커피와 쿠키를 가지고 오면서도 불안한 눈으로 대신관을 쳐다보다가 나간다. 엘리자 백작부인이 나간 후 대신관에게 너무 달지 않은 쿠키이니 먹으라고 권하지만, 대신관은 '지금 쿠키를 먹을 때냐'는 듯이 고개를 젓고서 오히려 쿠키를 쳐다보며 가슴팍을 두드린다. 이를 보며 쿠키를 싫어하는거냐고 생각해 쿠키를 치울지 말지 고민한다.

대신관은 소비에슈가 내세운 이혼 사유[85]에 대해 알려준다. 전부 헛소리이고, 그 사유 중 어느 하나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일축한다. 자신을 모욕하면서까지 이혼하려는 소비에슈의 태도에 자신이 미리 이혼을 준비하고 있다고 해도 이런 모욕적인 사유는 수긍할 수 없다고 매우 불쾌해한다. 아닌 건 아니라고 해두어야한다고 판단하면서도, 물론 이혼 절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한숨을 내쉬며 왜 이렇게 사이가 멀어졌냐고 묻는 대신관에게 이유는 하나라며, 소비에슈의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 갔을 뿐이라고 딱 잘라 일축한다. 앞으로 이혼 절차를 밟을텐데 절대로 순순히 넘어가지 말라고 조언하며 자신의 편을 드는 대신관에게 일부로 웃어보인다. 대신관이 가고 난 후, 그가 먹지 않고 남긴 쿠키를 다 먹고서 책상에 앉는다. 아무리 무서운 일이라도 닥치고 나면 이렇게 된다는 걸 깨닫는다.

다시 업무에 매달리던 중 늦은 저녁, 시녀로부터 아르티나 경이 찾아왔음을 전해듣는다. 깜짝 놀라 펜을 내려놓는다. 이미 한 박자 늦은 것 같지만 괜찮다고 여기고 응접실로 나간다.

응접실으로 나와 아르티나 경을 만난다. 몹시 지친 모습인 아르티나 경을 의자에 앉힌다. 편지를 전했는지 물어보고 싶어하지만, 그녀의 상태는 좋지 못했기에 묻지 못한다. 아르티나 경을 응접실로 데려다 준 당직 시녀는 커피나 차를 가져올지 묻지만, 아르티나 경은 대답하는 대신 '나가달라'는 신호를 보낸다. 당직 시녀가 나가자마자 아르티나 경은 파르앙 후작의 이동 속도가 너무 빨라서 생각보다 오래 걸렸지만, 국경을 떠나기 전에 간신히 편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고 보고한다. 편지를 전달했냐고 묻지만, 아르티나 경은 곧장 황궁으로 왔다고 설명하면서도 파르앙 후작은 곧장 서왕국으로 갔으니 그가 계속 빠른 속도로 간다면 서왕국 국경을 넘었을 것이고 지금쯤이면 서왕국 수도에 들어섰을지도 모른다고 대답한다. 드디어 파르앙 후작에게 편지를 전했다는 것에 안도해 탄성이 터져나오려는 걸 참으면서도 대신관은 이미 황궁에 왔고 면담까지 끝났는데 너무 늦었다고 판단한다. 이혼 법정이 코 앞인데 며칠 사이에 일국의 왕인 하인리가 이곳까지 올 수 있을리 없다고 불안해한다.

그 후, 나비에와 소비에슈가 이혼한다는 소식이 세간에 파다하게 퍼지고, 그 소식을 들은 르베티는 한밤 중에 황궁에 와 울면서 나비에를 찾아간다.

시녀로부터 르베티가 자신을 찾아왔다는 소식을 전해듣는다. 라스타의 뒤를 캐기 위해서 가까이했지만, 만나보니 사랑스럽고 귀여운 영애였던 르베티였지만, 그런 그녀가 이 한밤 중에 울면서 자신을 찾아올 줄은 몰랐다고 생각한다. 무슨 일인지 의아해했지만, 한밤 중에 달려온 르베티를 그냥 보낼 수 없다고 여긴다.

응접실로 나가 르베티를 만난다. 시녀들이 가져다 준 코코아를 마시며 울고 있던 르베티는 자신을 보자마자 벌떡 일어나 더욱 서럽게 운다. 놀라서 다가가지만, 르베티는 더욱 서럽게 울며 그게 사실이냐며, 정말로 이혼하냐고 묻는다. 르베티의 질문에 시녀들은 덩달아 굳는다. 사실 시녀들도 대신관이 다녀간 후로, 그 질문을 하고 싶은지 연신 자신의 눈치만 살피고 있었으나 자신이 입을 다물고 모른 척하자 아무도 묻지 못하고 있었는데, 르베티가 달려와서 자신에게 직접 대놓고 묻고 있기에 기겁해한다. 엘리자 백작부인은 얼른 나서서 실례라며 르베티를 꾸짖는다. 이를 보며 내색하진 않지만 그녀도 많이 궁금해했을거라고 생각한다. 이 정도까지 왔는데 뭘 숨기겠냐며, 다들 황제와 황후의 이혼 절차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을거라고 판단한다. 엘리자 백작부인을 말리고서 최대한 태연하게 웃으며 자신의 이혼 소식이 사실임을 시인한다.

자신의 이혼 소식이 사실이라는 것에 로라는 비명을 지르고, 르베티는 울음을 터트린다. 시녀들은 자신에게 달려와서 연거푸 질문하다가, '말도 안 된다', '절대로 받아들이시면 안 된다'는 등 외친다. 질문할 때마다 화가 나 얼굴이 붉어지고 목소리가 거칠어져가는 시녀들을 진정시키고 있던 와중 르베티는 분노한 목소리로 " 라스타 때문에 황후 폐하가 이렇게 되신 것이냐?"라고 묻는다. 이 말에 시녀들은 동시에 조용해진다. 다들 말을 하진 않지만, 비슷한 생각을 하는 눈치였고 그들에게 뭐라 말해야할지 고민한다. '라스타는 소비에슈와 사귀고 잠자리를 했고, 날 흉내내고 웃음거리로 만들었고, 코샤르와 날 두고서 거짓말을 했다. 소비에슈는 라스타와 사귀고 잠자리를 했고, 날 모욕하고 웃음거리로 만들었고, 나와의 신뢰를 져버렸다.'라고 생각해 라스타를 데려온 것도, 그녀를 황후로 만들려는 것도, 이혼을 결심하는 것도 소비에슈이기에 이혼의 책임이 큰 쪽을 따지자면 소비에슈라고 판단한다. 그러면서도 이건 책임을 따지자는거라며, 감정적으로는 소비에슈나 라스타나 미운 것은 매한가지인데 이 복잡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냐고 생각한다.

그때 르베티는 주먹을 꽉 쥐고 라스타에게 자신의 복수를 해주겠다고 자청한다. 애써 웃으며 르베티의 등을 두드린다. 소비에슈는 황제시고, 라스타는 곧 황후가 될 사람인데 누구에게 복수를 한단거냐고 황당해하며, 라스타는 안 그래도 르베티를 증오하는데, 복수를 한다고 나섰다가 오히려 역으로 라스타에게 당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한다.[86][87] "복수가 아니라, 너 자신을 생각하라"고 조언하지만 르베티는 이혼하면 자신을 모시겠다고 말하며, 같이 살자고 제안한다. 이 말에 속으로 절대 안 될 일이라고 경악한다.[88] 어차피 자신은 서왕국으로 갈 텐데, 연고도 없는 르베티를 서왕국으로 데려갈 수 없는 사정이기에 웃으면서 르베티는 아주 훌륭하고 멋진 사람이 될 텐데, 어떻게 자신의 시중만 들라고 하겠냐고 르베티를 달래준다. "라스타와 얽히지 마라. 과거에 사로잡히지 말고, 행복해지는 일에만 신경써라."라고 속삭인다. 기사에게 부탁해 르베티를 바래다준다.

침실에 틀어박혀 시녀들과 부관들, 아르티나 경에게 작별 편지를 쓰며, 자신이 재혼하는데 성공하든 성공하지 않든 그들과는 이별이 되기에 미리 인사를 해두고 싶어한다. '그동안 고마웠다', '언제나 고마웠다', '화나는 일도 분노도 다 잊어버리고, 행복을 지키며 살라'는 등 작별 인사를 쓰는 도중 눈물이 나온다. 좋은 말이지만 자꾸만 편지지에 눈물이 떨어지는 것에 고개를 치켜뜨고 천장을 쳐다본다.

그때 뭔가가 창문에 부딪히는 소리를 듣게 되고, 놀라서 고개를 돌린다. 분명 맥켄나에게 편지를 전했는데 또 온 거냐고 생각해 창문으로 다가가지만 창틀에 쓰러져있는 퀸을 목격한다. 퀸을 끌어당기겨 창문을 닫고는, 화살을 쏜 자가 근처에 있다는 것에 분노한다. 퀸이 죽은 줄 알고 놀라 살펴보다가, 살아있음을 확인해 안도한다. 퀸의 치료를 우선으로 여기고 치료를 하던 중 하인리가 보낸 편지를 발견한다. 편지를 빼내고는 다시 퀸을 치료한다. 치료를 끝낸 후 편지[89]를 펼쳐본다. 하인리가 황궁에 와 있고, 남궁 내 에르기의 방에 있다는 것에, 남궁 내 에르기의 방이 침입하기 쉬운거냐고 황당해한다. 아르티나 경이 자신을 파르앙 후작에게 편지를 전달했다고 보고한 게 몇 시간 전이였기에, 하인리는 어떻게 빨리 황궁에 올 수 있었냐며 의문을 가진다.

다음 날, 퀸이 자신의 마련해준 보금자리에서 자고 있는 걸 보고 이전에는 날아가버렸지만, 지금은 지쳐있고 부상까지 입어서 많이 놀라서 잠이 든 거라고 여긴다. 퀸을 본 엘리자 백작부인이 놀라자 비밀로 해달라고 말한다. 퀸도 인사를 하며 반응을 보였기에 엘리자 백작부인도 납득한다.

그때 소비에슈의 시종이 와 소비에슈가 긴급 국정 회의를 소집했으니, 자신더러 참석해달라는 통보를 받는다. 정말로 이혼이 코 앞까지 왔다는 걸 실감해 아무리 대비를 해두었다지만 좋은 기분은 아니라고 여긴다. 시녀들도 소비에슈가 긴급 국정회의를 소집한 건 이혼을 통보하려는 것임을 알아채 자신에게 참석하지 말라고 권하다가 화를 내며 펄쩍 뛰거나, 운다. 자신이 참석하지 않는다고 해도 어차피 이혼은 진행될 거라고 말리며, 직접 보는 게 낫다고 판단한다. 라스타에게 황후 자리와 자신과의 이혼을 약속한 다음 날, 자신을 다정하게 대한 걸 떠올려 이혼을 공론화해버린 후에는, 자신을 곧 떨쳐내야 할 거머리마냥 귀찮게 대할지, 아니면 옛 우정을 생각해서라도 미안해하겠냐고 궁금해한다. 그러면서도 어느 쪽이든 죄책감이 없진 않을 것이고, 소비에슈가 강한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자신이 바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별을 하며 행복을 바래주는 연인도 있다지만 그것도 웬만한 이별이여야 가능한거라며, 소비에슈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혼을 당하게 된 처지인 자신이 그의 마음을 편하게 해줄 필요는 없다고 여긴다.

소비에슈에게 죄책감을 최대한 자극하기 위해 일부로 장식을 뺀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머리를 느슨하게 푼 채 참석한다. 소비에슈가 이혼에 관련해 사과를 하려고 하자, 바로 듣고 싶지 않다고 딱 잘라 거부한다.

대신들에게 자신과 이혼하겠다고 선언하고는 반대를 대놓고 씹는 소비에슈를 보면서, 만인이 보는 앞에서 이혼을 통보받는 것에 대한 수치심을 느껴 무표정으로 그를 바라본다. 이후 대신관으로부터 이혼 법정이 열릴거라는 통보를 듣는다. 회의가 끝나자마자 자신에 대한 동정심이 가득한 시선을 애써 무시한채 나간다.

회의장에서 나오자마자 마주친 라스타 자신을 가엾다는 듯이 쳐다보며 '폐하가 너무 하시다'라고 위로하는 척하면서도 '난 황후 폐하를 기억하겠다'고 말하며 자신을 위하는 척 하자,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고 딱 잘라 거부한다.

호위를 물리고 정원에서 산책하다가 남궁 내 에르기의 방으로 간다. 하인리가 방에서 나오자 의문을 가지면서도 이내 방으로 들어간다. 하인리는 방에서 나와 문을 걸어 잠그고서 안아주려고 한다. 어색하게 안기며 차렷 자세를 한다. 하인리는 그런 자신을 보고 힘줘서 안아도 되냐고 묻는다. 허락하자마자 하인리는 자신을 꽉 끌어안으며 국정 회의에서의 소비에슈의 이혼 통보를 들었다고 말한다. 정말 괜찮다며 팔을 접어서 등을 두드리고서 다시 손을 차렷 자세로 되돌리며 하인리가 왔으니 정말로 괜찮다고 말한다. 하인리는 느릿하게 자신을 놓고서 반 보 물러나 첫 대면 때처럼 인사하며 '나비에가 홀로 서는 시간은 짧았으면 한다'고 위로한다. 하인리 덕분에 가능했다고 화답한다. 하인리는 이혼 직후 재혼 승인을 받고 싶다고 말한다.

하인리는 커피를 준비해준다. 에르기가 없는 것을 의아하게 여겨서 물었으나, 하인리는 내보냈다고 둘러대며 그에게 할 말이 있냐고 묻고서 셋이서 있고 싶지 않았다며 본인이 질투의 화신이라고 고백하는 동시에 에르기는 진짜로 바람둥이라서 자신의 곁에 두고 싶지 않았다고 뒷담을 까다 커피를 따라주다가, 흘리고 만다. 하인리는 자신을 보며 방긋거리더니 곧 실수를 했다는 걸 눈치채 얼른 냅킨으로 주위를 닦더니 커피잔을 가져다주며 원래 이런 실수를 잘 안 한다고 말한다. 이에 사람은 누구나 다 실수할 수 있다며 인간미가 느껴졌으니 괜찮다고 대답한다. 하인리는 멋지게 보이고 싶었다고 투덜댄다. 충분히 재미있었다고 말하려다가, 멋졌다고 말을 바꾼다. 하인리가 우아하게 웃으면서 말하니까 더욱 민망하다고 투덜대자 함께 커피를 마신다.

하인리와 부부가 된다는 것을 생각하다가 재차 에르기를 찾는다. 하인리는 재차 내보냈다고 대답한다. 소비에슈는 하인리가 이혼 법정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방해할거라고 알려준다. 하인리는 태연하게 웃으며 본인은 준비가 되어있으니, 자신은 안심하고 이혼 직후 재혼 승인을 요구하면 된다고 말한다. 편지를 받았냐고 질문한다. 하인리는 편지를 받자마자 왔다고 대답한다. 아르티나 경이 돌아온지 얼마 안 돼서 하인리가 왔는데 반갑긴 하다고 말하면서도, 어떻게 이렇게 빨리 올 수 있었던거냐고 추궁한다. 하인리는 지금은 말할 수가 없으니 결혼 후에 알려주겠다고 대답을 회피하더니 자신를 보며 웃으면서 결혼 후 가장 먼저 뭘 하고 싶냐고 물으며 슬쩍 첫날밤 이야기를 꺼내다가 갑자기 얼굴을 굳히더니 손을 내저으며 절대로 첫날밤 이야기를 꺼낸게 아니라고 부정하고서 이렇게 말하니 더 이상하다며 야한 의도로 한 질문이 아니라고 부정하려한다. 빨리 장부를 보고 싶다며, 서왕국의 예산 흐름을 파악해서 일에 적응하고 싶다고 말한다.

하인리에게 다녀온 이후 이혼 법정 날까지 시녀들과 서궁에 갇혀 지내게 된다.[90]

도중 이혼 전 날 소비에슈가 찾아오고 대관식 때의 추억을 떠올리던 중 인상을 찡그린다. 그러나 소비에슈는 " 이혼하는 기간은 길지 않고, 잠시 이별할 뿐이다. 우리는 남이 아니니 이혼 후에도 내 곁에 남아달라."라는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자신의 면전 앞에서 대놓고 지껄인다. 매우 불쾌해해 이혼을 하는 순간 남남이 된다고 팩폭을 날렸으나, 소비에슈는 " 잠시 이혼한다고 해서 남남이 되지 않는다"는 재차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추가로 지껄인다.[91] 소비에슈의 뻔뻔하기 짝이 없는 태도에 분노해서 소비에슈가 잡고 있던 손을 빼낸다.

이혼 법정 날 서궁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한 후 이혼 법정으로 가려한다. 나비에를 이혼 법정까지 데려가기 위해 온 기사들과 기사단장은 나비에 앞에서 한 쪽 무릎을 꿇어 예를 표하고, 시녀들은 서럽게 울음을 터트린다. 나비에가 얼마나 유능하고 존경받는 황후였는지 알 수 있는 장면.

결국 이혼 법정에 서게 된다. 부모님과 귀족들이 보는 가운데 이혼을 해야하는 자신의 처지에 씁쓸해하던 중, 신년제때나 입을 법한 매우 화려하고 번쩍거리는 드레스[92]를 입은 라스타를 보고 속으로 "라스타는 이제 동대제국의 황후가 될 텐데 아직도 '제대로 조언해줄 사람'이 없는거냐?"고 황당해한다.[93] 이내, 자신은 이제 동대제국 황실과 상관없게 될 테니 무슨 소용이냐며 의문을 떨치고 노한 얼굴로 법정에 들어오는 대신관을 바라본다. 대신관에게서 이혼을 받아들이겠냐는 말을 듣고 이혼을 받아들인다.

황후 자리에서 내려오게 된 자신을 비웃듯 승리의 미소를 짓는 라스타와, 이혼에 반대하며 달려오다 기사들에게 가로막힌 파르앙 후작을 바라본다. 노한 얼굴로 정말로 이혼을 받아들이는거냐고 묻는 대신관에게
이혼을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리고 재혼 승인을 요구합니다.
라고 말하여 이혼을 받아들임과 동시에 하인리와의 재혼 승인을 요구한다. 자신의 재혼 승인 요구에 미리 법정에 와 대기하고 있던 하인리가 그 자리에서 나타난다. 하인리를 보고 경악하는 소비에슈 라스타의 표정이 일품.

이 상황에 놀란 대신관은 자신과 하인리에게 진심이냐고 묻는다. 하인리가 대신관에게 자신을 왕비로 맞이하고 싶다고 대답하며 재혼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본 소비에슈가 대신관에게 '하인리 왕이 허락도 없이 법정에 참석한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재혼 승인을 무마하려하는 모습을 보면서 재혼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까봐 불안해한다. 대신관이 재혼 승인 요구가 자신의 의사냐는 듯한 눈으로 쳐다보자 고개를 끄덕인다. 자신의 의사임을 확인한 대신관이 재혼 승인 요구를 승낙함으로서 공식적으로 서왕국의 왕비가 된다.


[1] 선대 황후는 오시스 3세의 사생아들을 그냥 남 대하듯 대했고, 유독 사이가 나쁜 정부의 소생들에겐 차갑게 대했다고 한다. [2] 물론 말도 안 되는 소리. 라스타는 황족이 아닌 정부이므로 라스타의 아기는 황족이 아니다. 그렇기에 죄를 적용한다면 살인미수이지 황족 시해죄는 적용되지 않는다. 즉, 소비에슈는 라스타가 임신했다는 이유로 랑드레 자작의 죄를 부풀린 것. [3] 라스타가 공작부인을 망쳤다는 것. [4] 면책 특권은 황족 시해죄에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5] 고의적으로 타인을 음해한 경우 처벌로는 채찍질을 하거나 감옥에 보낸다고 한다. [6] 황제의 정부는 오롯이 황제의 총애로만 유지되는 자리여서, 총애가 식는 순간 그 즉시 출궁되어 원래의 삶으로 되돌아가야만 했다. 그러나 정부가 황제의 아기를 가졌을 경우, 황제의 총애가 끊어지더라도 황실과의 연이 남아있게 된다. [7] 나비에를 아프게 하는 이들에 대해 복수를 하면 어떠냐는 제안과, 제안에 대한 2가지 방법, 친구이자 측근이자 사촌인 폴 맥켄나가 자신을 열받게 한다는 것, 형이자 현 서왕국의 왕인 워턴 3세가 아프다는 내용이였다. [8] 처음 본 사람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며, 정확히는 사랑에 빠지게 만들어주는게 아니라,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얼굴이 빨개지는 등 사랑에 빠졌을 때 나타나는 신체적인 효과를 주는 것이라고 한다. [9] 제국의 황제에게 주먹을 휘두른 것만 해도 중죄에 해당하는 행위인데다가, 타국의 왕족이 귀빈 자격으로 와서 황제에게 주먹을 휘둘렀다는 건 매우 중대한 외교 문제다. [10] 륍트의 왕족과 대귀족들이 만든 제도로, 하렘 안에 자신들의 취향인 미남미녀들을 수집한다고 한다. [11] 나비에가 랑드레 자작을 위해 한 일을 알고 있고, 부탁을 들어주어서 감사하다는 것과 혹시라도 자책할까봐 편지를 남긴다는 것, 자신은 추방당한 랑드레 자작을 따라가기로 했다는 것, 자신을 위해 목숨을 바치려한 사람이니 이번에는 자신이 이끌어주고 싶다는 것, 훗날 혹시라도 힘든 일이 생긴다면 은혜를 갚겠다는 내용과 함께 편지는 읽고 태워달라는 당부였다. [12] 먼저 시비를 걸진 않았지만 누가 시비를 걸 때마다 몇 배로 튕겨냈고, 여러 번 폭력 사건에 연루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비에가 황후가 되자마자, 나비에에게 불통이 튈 것을 염려한 트로비 공작이 코샤르를 변경 지대로 보내버렸다고. [13] 원래 황실이 주최하는 모든 연회는 황후인 나비에의 담당이라는 언급이 나왔지만, 연회를 열어주어야하는 상대가 자신과 정 반대의 입장에 있는 사람이다보니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14] 나중에 소비에슈가 라스타의 아이를 적자로 만들기 위해 자신과 이혼하고 라스타에게 황후 자리를 약속하는 걸 듣고 카프멘의 충고를 떠올린다. [15] 나비에에겐 황후가 자신의 인생이자 가치인 것을 따져보면 매우 정확한 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후에 소비에슈가 나비에와 이혼하려하고, 이를 알게 된 나비에는 더 이상 황후가 아니게 된 상황에 자신의 인생이자 가치를 잃었다며 매우 절망했다. [16] 황궁 안에서 대놓고 죽여버리겠다는 말을 내뱉은 건 매우 경거망동한 행동인데다, 더욱이 황제의 아기를 임신 중인 라스타와, 황제인 소비에슈를 죽이겠다는 건 말 그대로 반역죄다. [17] 명백한 호칭 오류다. 라스타는 정부이기에 그녀의 아이는 사생아가 맞다. [18] 코샤르는 말을 뱉으면 행동이 따라가는 사람인데다가, 홧김에 행동이 먼저 나가기 때문이다. [19] 황궁 안에서 살인을 저지르는 것도 큰 죄지만, 황제의 핏줄을 해치는 일은 그보다 더욱 무거운 죄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랑드레 자작이 처형당할 뻔 한 것도 황제의 정부인 라스타를 찔러서가 아니라, 라스타의 배 속에 있는 황제의 아기가 죽을뻔해서였다는 이유였다. [20] 사실 말도 안 되는 게 첩을 편애하여 정실을 냉대하는 남성은 '가정의 기강을 문란하게 하는 못난 가장'으로 간주되어 조롱의 대상이 되었고, 정실에게는 방자한 첩을 처벌할 '정당한 권리'가 있었다. 때문에 투기에 눈이 돌아가 물리적으로 심한 위해를 가하지 않는 이상은 가문의 안주인으로서 방자한 정부를 벌하여 '집안의 기강을 세우는' 것이 올바른 행동으로 여겨졌다. 즉, 나비에에게는 황후로서 '방자한 정부' 라스타를 벌하여 '황실의 기강을 세우는' 의무가 있는 것이다. 이쯤되면 나비에는 황후로서의 능력은 유능할지언정, 정실부인으로서의 의무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무방할 지경이다. [21] 오로지 나비에 생각뿐이고, 자신의 친구이자, 지금 자신을 위로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나비에의 위로를 듣고 싶다는 내용. [22] 너무 아프기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는 내용. [23] 라스타의 아기는 황제의 사생아에 불과하기에 고위 귀족으로 취급되지만 어머니인 라스타는 황제의 총애받는 정부이기에, 라스타가 총애를 잃지만 않는다면 아이는 대공이나 공작 작위를 받을 가능성이 컸다. [24] 나비에가 라스타에게 준 보검은 장식용 보검이었으며, 실제 전투에서는 쓸 수 없다. 즉, 나비에가 라스타의 아이에게 보검을 준 것은 아이더러 화려하지만 하는 일은 없는, 놀고 먹는 사람이 되라는 뜻이었다. 라스타의 아이는 황제의 사생아이기에 황족이 되거나 권력을 쥘 수 없고, 기껏해야 고위 귀족으로써 살아가야하는 것을 생각하면 라스타의 아이에게는 화려하게 탱자탱자 놀며 살다가 죽는 것이 최선의 인생이다. 즉, 나비에는 라스타 뱃속의 아기에게 최대한의 축복을 해준 셈이다. [25] 공교롭게도 소비에슈 역시 '황후에게 라스타의 아이가 거슬린다 여겨질 경우, (황후가) 라스타의 아이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겁이 난다'고 라스타의 말과 비슷한 개소리를 한 적이 있다. [26] 이때 소비에슈가 '만약 황후가 불임이여서 아기를 가지지 못한다면, 그땐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고, 라스타의 아기를 황후가 입양하게 되면 라스타의 아이는 황자.황녀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나비에가 불임이라고 라스타에게 불어버린다. [27] 자신의 아기는 황자. 황녀가 될 수 없다는 진실에 억울해하던 라스타가 '성인이 된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나비에는 소비에슈와의 사이에서 아기를 가지지 못했는데, 라스타는 소비에슈와의 사이에서 아기를 가졌기에, 소비에슈는 아무 문제가 없단게 증명이 되었으니 나비에가 불임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고, 결국 소비에슈의 말처럼 라스타의 아기가 소비에슈에게 입양될 것'이라는 샌드리의 위로에 나비에가 불임이라는 소비에슈의 말을 철석같이 믿게 된 것. [28] 나비에가 자신의 왕비였으면 좋겠는데, 맥켄나는 서둘러 왕비를 들이라고 쪼아대는데 그게 쉽지 않고, 나비에가 서왕국의 왕비가 되어 주신다면 얼마나 좋겠냐는 것과 자신의 대관식이 멀지 않았고, 동대제국에서도 사절단이 오겠지만, 나비에가 사절단 대표가 되어 올 수는 없겠냐는 부탁. [29] 되도록 갈 수 있게 일정을 점검해보겠다는 것. [30] 공교롭게도 나비에의 판단이 맞았는데 낙태약 사건의 진범은 다름아닌 코샤르였고, 파르앙 후작이 일에 가담했다. [31] 아니나다를까 소비에슈는 사건에 대해 나비에의 탓을 대놓고 하고 있었다. 심지어 대놓고 '라스타에 대한 언질을 나쁘게 했을거고, 머리 좋은 황후가 자기 말 한 마디에 멍청한 코샤르가 어떻게 나올지 과연 짐작하지 못했겠냐'며 나비에가 사건의 배후라는 의심을 표출하는 건 덤. [32] 코샤르가 벌인 낙태약 사건은 엄밀히 따지자면, 나비에도 자칫 잘못하면 폐위될 뻔했을 반역죄에 해당하는 중죄이기에 사실 소비에슈 입장에선 나비에를 생각해준게 맞지만, 그간의 소비에슈의 만행 및 악행 때문에 나비에는 소비에슈의 말에 의심을 품은 것. 하지만 이 사건은 코샤르와 파르앙 후작을 통제하지 못한 나비에의 실책이 맞다. [33] 파르앙 후작에겐 거짓말을 하면 손을 떠는 버릇이 있기 때문이였다. 이유는 파르앙 후작은 코샤르를 무서워했는데, 코샤르의 동생인 나비에가 코샤르와 동일인물 수준으로 닮았다보니 나비에 역시 무서워했다. [34] 사실 매우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유일한 황제의 핏줄이 죽을뻔한 사건이 벌어진 이상 당연히 철저한 수사가 행해지는데다, 소비에슈에겐 첫 아이가 죽을뻔한 사건이기에 더더욱 철저히 수사하는게 당연하다. 더욱이 파르앙 후작 본인이 직접 낙태약을 구입했다는 자체가 빼도박도 못하게 매우 결정적인 증거다. 실제로 소비에슈는 수사를 명령하자마자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코샤르와 파르앙 후작이 사건의 주범임을 알아냈고, 본인의 수사관은 유능하다며 둘을 비웃었다. [35] 확답을 해주지 않았지만, 나비에는 아니라면 아니라고 딱 잘라 말할 분이니 만남을 기대해도 좋겠냐는 것과, 그녀를 만날 수 있단 생각에 기쁘다는 것. [36] 거리가 먼데다가 그 즈음에는 다른 급한 일들이 많아 도무지 일정을 내기 어렵다는 것. [37] 코샤르가 욱해서 나쁜 짓을 저지르는 유형이라면, 파르앙 후작은 차분하게 거기에 동참하는 유형이라고 한다. [38] 매우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나비에는 본인이 한 말과는 정반대로 '약자'인 라스타에게 계속 당하기만 했다. [39] 마법사 군대는 동대제국 황제의 힘의 상징이라고 한다. [40] 영주들은 일정 수 이상의 사병을 가질 수 있었고, 자치권도 국법의 범위 내에서 어느 정도 보장된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대단한 영주라 해도 마법사는 절대로 고용할 수 없었고, 마법사를 고용할 수 있는 건 왕실과 황실 뿐이였기에 마법사는 영주와 귀족들이 왕과 황제에게 머리 숙여야만 하는 힘의 원천이였다. [41] 소덴부른에서 나온 반지로, 알리트 공방의 3대 장인이 만든 물품이라고 한다. 156년 전 칼 마이른 황제가 전쟁에 나가며 주문제작을 했다고. 이후 행방이 묘연했다고 한다. [42] 이는 임신 후 오만방자해진 라스타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였다. [43] 나비에가 티파티에 초대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가진 라스타가 '황후가 일부로 정부와 같은 날에 티파티를 열어 정부가 연 티파티에 아무도 가지 않도록 유도했다'는 소문을 내어 평민들에게 동정표를 받으라는 에르기의 조언에 따라 대외적인 신분이 평민임을 이용해 평민들에게 여론전을 펼쳐 평민들에게 동정표를 얻는 동시에 나비에를 험담하게 만든 것이였다. [44] 명백한 고증 오류다. 정부는 귀족 뿐만이 아니라 평민에게까지 증오의 대상이였고, 공인 욕받이 물건이였다. 동양 왕실에서 국왕과 공식적인 부부관계로 인정받는 후궁조차도 왕의 총애가 높으면 '나라 망치는 요부' 취급당했다. 하물며 서양 왕실에서 정부는 아예 "더러운 내연녀" 취급당했다. 그렇기에 국민들은 정부가 궁 밖으로 외출하면 정부에게 욕을 하고 돌을 던지는 게 국민스포츠급 전례였다. 즉, 현실이였다면, 라스타는 "일개 정부 주제에 감히 황후 폐하께 대드는 파렴치한 불륜녀"라고 거세게 비난과 일방적인 적대를 받고, 황후 나비에는 지지를 받았을 것이다. 또한 소비에슈는 "정부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 일개 정부 따위가 감히 황후에게 대들게 만든 무능한 암군"이라는 욕을 먹었을 것이고, 당연히 라스타는 "황제를 홀린 요부" 취급받아 소비에슈가 받아야할 비난을 함께 받았을 것이다. 즉, 동대제국 평민들이 정부 라스타를 두둔하고 황후 나비에를 험담하는 것은 그야말로 단체로 미쳤다고밖에 볼 수 없다. 그리고 이 평민들은 감히 제국의 황후를 험담했으니, 당연히 사형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45] 나비에는 황후이므로, 폐후라고 하는 게 맞다. 호칭 오류. [46] 반지는 보내는 선물이고, 그녀가 자신의 왕비님이였으면 좋겠고, 그녀를 보고서 눈이 높아졌다는 것, 마지막 문장은 '안 오셔서 섭섭. 하인리 섭섭.'이였다. [47] 현명하고 지혜로운 여자는 많으니, 좋은 왕비를 찾을 수 있을거란 것. [48] 사실 이는 라스타의 간계였는데 당시 라스타는 르베티의 데뷔당트 드레스를 구하라는 로테슈 자작의 협박을 받은 상황이였으나, 르베티의 드레스를 주고 싶지 않아했고, 르베티를 망신시키기 위해 똑같은 드레스를 입히게 한 뒤 본인은 뒤늦게 등장해 일전 대중 무도회의 일을 역이용한 것이였다. [49] 마음에 드는 롤모델의 교육계를 그대로 데려가는 일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였기에, 선생들도 자신이 가르친 학생 중 사교계 유명인사가 나오면 덩달아 명성이 올라가기에 싹이 보이는 학생들을 고루 받기를 즐겼다고 한다. [50] 투아니아 공작부인과의 이혼을 취소하고, 재결합하고 싶다는 요청이였다. [51] 나비에는 황후로서의 위엄을 지키면서 행동해왔고, 그런 나비에의 황후로서의 위엄을 무시한 건 소비에슈 본인이다. [52] 참고로 이 말은 로테슈 자작이 라스타의 본래 신분을 밝혔을 때 한 말과 똑같다. [53] 라스타의 숨겨진 아기, 라스타의 노예 매매문서. [54] 공교롭게도 나비에의 추측은 거의 맞았는데, 로테슈 자작이 안을 감춰놓고 기르고 있는 것은 안의 친부가 자작의 아들인 알렌 림웰이였던지라, 자작의 입장에선 안은 라스타의 약점이기도 하지만 사생아이기에 절대 세상에 드러나선 안 될 존재라 악을 쓰고 숨겨 길러야 했다. [55] 사실 소비에슈의 말이 틀리지 않은 것이 코샤르는 라스타와의 충돌 사건 직후 나비에가 몇 번이고 "라스타와 라스타의 아기를 건드리면 처벌이 더 무거워진다"고 경고했음에도 기어코 낙태약 사건을 벌였고, 낙태약 사건을 벌인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먼저 건달을 고용한 로테슈 자작을 일방적으로 폭행하는 역대급 민폐를 저질렀으며, 실제로 코샤르가 자신의 성격을 죽이고 행동할 정도로 변한 것은 나비에의 이혼 후였다. [56] '너무 초조하게 생각하진 말라.성적이 좋든 나쁘든 난 널 계속 후원해줄 것이다.'라는 위로가 섞인 내용. [57] 충격받을만도 한 것이 어렸을 때부터 훌륭한 황후가 되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걸고 노력했지만 돌아온 건 오빠의 추방과 일방적인 이혼 통보, 거기다 도망 노예 출신 정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기게 생겼으니 이쯤 되면 평온한 것이 이상할 지경이다. 후에 코샤르의 언급에 의하면 나비에에게 황후 자리는 단순히 '권력의 정점'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이였다고 하며, 어린 시절에 쉬고 싶은 것도, 놀고 싶은 것도 참아가면서 황후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노력했다고 한다. 이때, "내가 나가 놀지 못하는 것은 내가 황후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야" 등을 말하면서 자신을 다독였다고. [58] 황제가 처음부터 평민 출신 정부와 처음부터 결혼한 사례가 없었으나, 황후가 죽거나 쫒겨난 후 평민 출신 정부와 결혼한 사례가 있었고,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희귀한 사례는 아니라고 한다. [59] 사실 원래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왕비는 단순히 왕의 배우자가 아닌, 나라의 국모인 존재로, 동서양 왕실에서 왕비가 죽거나 쫓겨나면 왕이 새로 재혼을 해서 배우자를 맞이한 것도 이 때문이였다. 그러나, 정부는 명백히 부도덕한 유부녀였으며, 작위를 주기 위한 술책으로 왕이 아닌 다른 남자와 결혼한 것에 불과했다. 즉, 정부를 새로운 황후로 맞이한다는 건 나라의 품위와 국격이 뿌리채로 무너지는 일이다. 당연히 현실이였다면 이미 진작에 분노한 귀족들과 국민들에 의해 반란이 일어나 황제 작위에서 폐위되고 정부와 함께 처형되었을 것이다. 설사 정식으로 혼인을 했다고 한들, 명백한 귀천상혼에 해당했다. 즉, '황후가 죽거나 쫓겨나면, 황제는 평민 출신 정부와 재혼을 해서 정식으로 새로운 황후로 맞이한다'는 동대제국의 관습은 원래라면 애당초 실현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였으며, 명백한 귀천상혼에 해당하는데도 불구하고, 동대제국은 이딴 개막장짓을 황제가 권력을 남용해서 실행되게 만드는 폭정을 저지르는데도, 반란이 일어나기는 커녕 아예 반대파조차도 생기지 않았다는 뜻이 된다. 동대제국이 얼마나 막장인지가 매우 적나라하게 드러난 장면. [60] 황제가 이혼을 원해서 이혼하지 못한 황후는 없었고, 그 아무리 대단한 가문의 황후라도, 무서운 황후라도, 설령 뛰어난 후계자를 낳은 황후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였다고 한다. 단지 어느 정도 지지부진하게 재판을 끌어가는지가 문제였다고. [61] 그도 그럴 것이 소비에슈는 항상 '무정하다', '매정하다'는 등 나비에 탓만 해왔는데, 서왕국의 왕인 하인리는 서왕국의 국민들이 나비에를 사랑해줄거라고 말하며 칭송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62] 초반에는 교양이나 기초지식에는 적응하지 못했고, 마력은 아주 우수했으며, 마법 관련 과목들은 전부 상위권이였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교양이나 기초지식은 중위권이고, 마법 관련된 성적은 뚝 떨어졌으며, 그나마 순위권을 유지하는게 이론 과목이라고. [63] 이혼을 거부하여 이혼 재판을 할 수는 있으나 시간을 벌 뿐 결국은 황후 자리에서 쫒겨날 수밖에 없고, 오히려 이혼을 거부하며 재판을 지속할수록 처음에는 소비에슈를 욕하던 사람들도 자존심도 없이 매달린다고 나비에의 탓을 할 것이기에 결국은 나비에만 손해보는 일이 된다. [64] 바람둥이라 소문난 하인리와 나비에의 재혼은 스캔들이 될 것이기에 군주로서의 모습을 유지해야하는 하인리에게 좋지 않았다. 또한 외국인과의 국혼은 나라간의 우호를 위해 하는 것인데 소비에슈와 이혼하는 나비에이기에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더욱이 나비에의 가문인 트로비 공작가는 동대제국 황후 가문으로 유명하기에 서왕국의 왕족인 하인리에게 국내 정치에서 도움을 주기도 어려웠다. [65] 소비에슈는 마력을 잃었으니 마법 아카데미 대신 일반 아카데미로 옮겨서 후원해주라고 말하는데, 일반 아카데미는 전액 무료인 아카데미와 달리 학비도 숙비도 비싸 귀족들도 무시 못 할 부유한 평민이나 장학금을 받을 만큼 대단히 영리한 평민들과 일정 시험만 누구도 통과할 수 있는 귀족들이 다녀 평민과 귀족들 기 싸움도 상당해 나비에는 고아인데다 마법사가 될 뻔한 에벨리를 그 곳에 넣고 싶어하지 않는다. 일단 이론 수업 위주로 받고 학자들과 마력을 찾을 방법을 연구한다고 말했다. 소비에슈는 아이를 연구대상으로 삼냐고 질책한 뒤 자신의 길이 아니면 포기하게 만들라고 주장하고, 나비에는 정신적으로 일으키려면 그 방법이 제일이고, 자신의 길이 아닌지 정하는 건 에벨리라며, 에벨리의 뜻을 존중해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나 후에 나비에와 이혼한 소비에슈가 나비에의 환심을 잡으려고 에벨리를 궁으로 불러들인다. 나비에가 괴롭더라도 원하는 길을 걷게 하고 싶다는 뜻을 무시하고 도구 취급 한 것. [66] 그도 그럴게 나비에와 하인리가 주고받은 편지들은, 그 누가봐도 나비에가 하인리와 밀회하고 있었다고 판단할 수 있는 매우 결정적인 증거였다. 당연히 나비에와의 이혼을 강행하려는 소비에슈 입장에서는 이혼의 명분으로 내세울 수 있는 매우 결정적인 증거 그 자체였다. 그러나 소비에슈가 이 결정적인 증거인 편지들을 전부 태워버린 것은 후일 나비에를 다시 복위시키기 위한 목적이였기에, 당연히 나비에가 하인리와 주고받은 편지들을 파기해야만했을 것이다. 물론 어느 쪽이든 나비에는 상처를 받는 건 사실이다. [67] 하지만 파랑새는 나비에가 하인리와의 결혼을 앞두고 동대제국의 행운의 색을 걸어뒀다고 생각해 오다가 중간에 활에 맞아 쓰러진다. 쌍방으로 배려했기에 양 측 다 손해를 본 아이러니한 케이스. [68] 새구이가 된 새는 다른 새다. 그 시각, 맥켄나는 라스타가 발견하여 에르기한테 알려줘서 에르기의 방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69] 실제로 소비에슈는 나비에를 "자신의 소유물"로 취급하고 있었다. [70] 궁둥이를 두들겨준 것은 예삿일이고, 퀸 앞에서 서스럼 없이 옷을 갈아입기도 했다. [71] 두 세대 전 황자들 간의 싸움에 줄을 잘못 서 몰락한 가문이라고 한다. [72] 소비에슈는 선대 황제 오시스 3세가 정부들의 신분을 세탁할 때마다 나비에에게 이를 얘기하면서 화를 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소비에슈 본인이 그렇게 싫어했던 아버지가 했던 일을 그대로 한 것. [73] 에르기가 라스타의 신분세탁을 위해 자국인 블루 보헤안의 몰락 귀족으로 주선해준 것이였다. [74] 친부모 두 명, 이스쿠아 자작부부, 캐런 부부. [75]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정부는 귀족들 뿐만이 아닌 평민들에게도 증오의 대상이였고, 공인 욕받이 물건이였다. 애초에 황후가 황제에 의해 강제로 이혼당하고, 대외적으로 평민 출신으로 알려진 정부가 귀족 부모를 얻어 황후 자리에 오른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이며, 그 황제는 이미 진작에 반란이 일어나 폐위당하고도 남는다. 즉, 라스타가 황후 자리에 오르면 평민들이 기뻐할거라는 건 말 자체가 안 된다. 만약 실현된다고 한들, 현실이였다면 국민들은 '정부가 황후 자리에 오르기 위해 신분 세탁을 했다'고 여겨 전 황후는 동정하고, 새 황후가 된 정부는 거세게 비난하며 일방적으로 적대했을 것이다. 또한 그 비난의 화살은 자연히 황제로 향했을 것이고, 분노한 국민들과 귀족들에 의해 반란이 일어나 황제 작위에서 폐위되어 처형당했을 것이다. [76] 자세한 사정을 듣고 싶고 빨리 계획을 세우고 싶다는 것과, 일을 여유롭게 진행할 수 있는지, 혹시 빨리 진행해야하는지에 대한 질문, 코샤르를 만났고, 코샤르가 나비에를 많이 닮았다는 것과 나비에를 보고 싶다는 소감, 무슨 색을 좋아하는지, 어떤 방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설명해주면 미리 방을 꾸며두겠다는 것. [77] 소비에슈가 자신을 내쫓고 라스타와 재혼하려하며, 자신과의 이혼을 약속하는 걸 들었다는 것, 일은 최대한 빨리 진행될 수록 좋다는 것, 금색을 좋아한다는 것, 코샤르와 만났다니 신기하고, 자신도 하인리를 보고 싶다는 것, 금색을 좋아한다는 내용. [78] 서쪽 탑은 이름과는 달리 서쪽에 있는 탑은 아니였는데, 원래는 서쪽에 있는 게 맞았으나 본궁을 새로 증축하면서 서쪽이 아니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로는 용도가 변경되어서 주로 정치싸움에서 밀린 황족이나 죄를 지은 황족을 가두는데 쓰이고 있었고, 특히 1층은 죄수가 없을 땐 '죄는 확실하진 않지만 심문해 볼 여지가 있는' 귀족 죄수를 가두는 심문실 용도로 사용된다고 한다. [79] 캐런 부부가 코샤르를 본 적도 없음을 이용해, 금발에 녹안인 코샤르를 "캐런 부부의 말에 따르면" 흑발에 벽안으로 바꿔버리고, 거기다 적발에 적안으로 바꿔버리기까지 했다. [80] 황제가 이혼을 하려면 우선 대신관에게 이혼 신청서를 내야한다. [81] 이혼 신청서를 대신관에게 전달하면, 대신관이 황궁에 와 직접 황제와 황후를 면담하며, 이후 이혼 법정에서 대신관이 황후에게 황제가 이혼을 원하는데 받아들일지를 질문하게 된다. '네'라고 대답하면 이혼은 승인되며, '아니오'라고 대답한다면 그때부터 지지부지한 이혼 절차를 밟게 된다. 하지만, 지지부지한 이혼 절차는 언제나 황제의 승리로 끝났다고 한다. [82] 이혼이 지척이니 되도록 빨리 재혼하고 싶다는 내용. [83] 황족이였던 사람이 귀족과 재혼을 하게 될 경우 여러모로 관계가 복잡해진다고 한다. [84] 당연하지만 말이 안 되는 소리다. 누누히 설명하지만 정부는 귀족 뿐만이 아닌 평민에게도 증오의 대상이였으며, 공인 욕받이 물건이였다. 당연히 황제의 정부에서 황후가 된 라스타가 동대제국 평민들에게 사랑받고 추앙받고 떠받들어질거라는 건 말 자체가 안 된다. 현실이였다면, 라스타는 황후가 된 후에도 동대제국 평민들에게 적대를 받았을 것이다. 더군다나 나비에는 황후로서의 업무를 완벽하게 해냈고, 이 덕분에 동대제국 뿐만 아니라 타국에서까지 "완벽한 황후"라고 칭송을 받았기에, 자연히 라스타는 전임인 나비에와 비교당하기만 할 게 뻔했을 것이다. 또한 소비에슈는 동대제국 국민들에게 "완벽한 황후인 나비에를 내치고 자격이 없는 사람을 황후 자리에 올려 나라를 망쳤다"는 비난을 받았을 것이고, 최악의 경우에는 진작에 반란이 일어나 폐위되었을 것이다. [85] 코샤르가 황제의 아기를 가진 라스타를 떠민 것, 라스타의 약점을 캐기 위해 로테슈 자작을 납치 및 감금, 폭행한 것, 라스타에게 사기를 치기 위해 가짜 부모를 매수한 것, 자신은 코샤르를 추방하는 선에서 끝내려 했으나 코샤르는 추방된 후에도 계속 라스타와 그녀의 뱃속 아이를 노린다는 것, 마지막에는 나비에가 불임이라 결혼한지 오래도록 아이를 보지 못했기에 라스타의 뱃속 아이라도 지켜야한다는 이유를 댔다. 이 중 맞는 것은 코샤르가 라스타의 약점을 캐기 위해 로테슈 자작을 납치 및 감금, 폭행한 것 뿐이나, 로테슈 자작이 먼저 건달을 고용해 코샤르를 공격했다. [86] 나비에로서는 르베티가 걱정될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시 라스타는 동대제국의 차기 황후로 내정된 상태였고 르베티는 변방의 약소 귀족 가문의 영애였으므로, 허튼 짓을 했다간 라스타에게 보복당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87] 라스타가 황후가 된 후 르베티는 나비에의 복수를 한답시고 소비에슈에게 일부러 접근하려했다가 이를 목격한 라스타에 의해 노예로 팔릴 뻔하면서 결국 나비에의 걱정은 현실이 된다. [88] 황후의 시중을 드는 것은 귀족들 사이에서는 영광이 맞지만, 이혼당한 황후나 폐후의 시중을 드는 것은 되려 영광이 아니게 되기 때문이다. [89] 자신은 근처에 있고 보고 싶다는 것. 다음 날 아무 때나 에르기의 방으로 찾아와달라는 내용. [90] 150년 전 이혼을 앞둔 황후가 황제를 시해 시도하려한 적이 있어 이혼 통보를 받은 황후는 이혼 통보 받은 날부터 이혼 날까지 시녀들과 서궁에서 나갈 수 없고 외부 사람도 서궁에 들어 올 수 없었다. [91] 따지고 보면 소비에슈와 나비에가 남이 아닌 건 맞다. 역대 동대제국 황후들 중 대부분 나비에의 가문인 트로비 공작가 출신이었으니 소비에슈와 나비에는 족보를 타고 올라가면 결국엔 먼 친척이기 때문. 하지만 이 상황에서 뚫린 입이랍시고 지껄일 소리는 아니다. [92] 사실 라스타는 조용하게 입으려고 했으나, 에르기가 일부로 최대한 화려하고 번쩍거리는 드레스를 입고 가도록 유도했다. [93] 사실 나비에 말마따나 라스타의 주변 사람들 중 라스타에게 제대로 조언해줄 사람이 아예 없었다. 소비에슈는 라스타를 '자신을 만족시켜줄 존재' 취급해 방임했고, 랑트 남작은 라스타를 추앙했으며, 라스타의 하녀들은 본의 아니게 귀족에 대한 피해의식을 심어주어 라스타에게 잘못된 행동을 하게 했다. 에르기는 아예 처음부터 라스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라스타가 악행을 저지르도록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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