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20 23:29:09

김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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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3. 행적
3.1. 사도세자의 충신

1. 개요

한국의 대체역사소설 탐관오리가 상태창을 숨김의 주인공.

2. 상세

성명: 김운행(金雲行)
연령: 18세, 1731년생
본관: 안동(安東)
종족 특성: '경화사족(京華士族)'
1화에 나온 프로필
경종 때 신임옥사로 깨강정이 난 신 안동김씨( 장동 김씨)의 후예로 노론 4대신 중 하나였던 김창집의 동생 김창즙의 둘째 손자이다. 사실 원래 역사의 경우 김운행의 아버지로 설정된 김창즙의 아들 김용겸은 슬하에 양아들 김적행만 있었으며 김운행은 원 역사에 없는 창작 인물이다. 1731년 생으로 현실 역사인물 가운데선 홍대용이나 심환지와 동년배이다.
김운행에 빙의한 인물은 현대의 공시생으로 노량진 생활을 하던 중 영조시대 조선으로 회귀했다. 수상한 가게의 미녀가 공무원으로 만들어주겠다는 말에 혹해 바로 계약을 맺었다가 정체불명의 게임 '승경도'의 참가자가 되었는데, 비슷한 장르의 웹소설에서 으레 그렇듯 상태창도 있고 치트 스킬도 받았지만, 영혼이 대가라는 말에 공포를 느끼며 게임이 요구하는 대로 영의정이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리게 된다.
전반적인 캐릭터성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대체역사 장르소설의 전형적인 주인공들의 완벽한 안티테제이다. 소개문에서도 말하듯 현대 문명이나 기술은 하나도 모르며, 역사 지식도 딱 일반인 상식 수준이라 시험에 나올 법한 중대 사건이 없는 시대배경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1] 국가를 경영하고 발전시키는 데 헌신하기보다는 오직 자신의 영달에만 관심을 두고, 국가를 근대로 이끌기보다는 전근대에 머무르게 훼방을 놓으려 하며,[2] 도덕성도 현대적 도덕성으로 주변을 바꾸기보다는 완벽하게 전근대에 적응해 자기 편리한대로 현대적 도덕과 전근대 도덕을 오고 간다. 심지어 제목대로 탐관오리 라이프를 승승장구해서 나아가며 온갖 이권과 돈을 챙겨먹기까지 한다.
더욱 소설을 재밌게 하는건 이런 김운행의 극한의 사익추구가 결과적으로 조선의 발전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김운행이 모든 정책이나 관직 생활을 하면서 충실히 횡령을 저지르긴 하지만, 그가 제안한 시무3조도 조선의 재정을 개선하고 상업을 발전 시키며, 그 과정에서 김운행이 해처먹기 위해 세운 사업체들 역시 조선에 중요하고 근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그에 자극 받은 조선인들 스스로가 근대에 진행된 여러 발전들을 일으키는 묘사가 돋보인다. 그리고 이 때마다 김운행은 그런 발전들을 '유학을 모르는 서양 오랑캐들이나 하는 것' 이네 '돈도 안되는걸 왜 하느냐' 라며 폄훼하다가도 또 자기 보기에 돈이 되는건 또 같이하는 정말이지 일관적인 캐릭터성을 보이는 것도 개그 요소. 요컨대 기본적으로 국가를 좀먹는 기생충같은 존재지만 자기가 해먹을 양을 키우기 위해서 본의 아니게 국가를 발전시키는 느낌이다.

사실 한국 대체역사소설에서 가벼운 캐릭터야 여럿 있었지만 이 정도로 경중을 넘나들고 뻔뻔함 GOAT인 캐릭터는 매우 드물다. 가히 대역판의 위소보 같은 존재로 뻔뻔함과 내로남불이 선을 넘어 호감이 되는 경지라고 할 수 있다. 이게 단순 대역판에서만 보는 아니라, 장르소설 판에서 봐도 김운행 같은 캐릭터는 상당히 희소하다. 그리고 보기 힘든 만큼 잘 쓰기도 어려운데 일단 지금까지 김운행은 캐릭터성 확고하고 무척이나 깔끔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제목부터가 탐관오리인 이 소설의 특징을 가장 크게 만드는 일등공신으로, 블랙코미디의 달인이던 코락스가 캐릭터성을 이용하여 소설에 강렬한 인상을 부여하는 필력으로 또 한번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캐릭터다.

3.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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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에서 빙의 시점은 음서로 관직에 들어가 면신례를 받는 중이었으나, 빙의한 몸의 지식과 미처 동기화가 끝나지 않은 상태라 경황 파악을 못하고 선배들을 빠따로 두들겨 패는 바람에 그대로 커리어가 막힌다. 게다가 별호로 뭔가 무협의 거지 같은 타구봉이라는 호가 붙기까지 한다. 한편 는 6촌형님 백춘 김원행[3] 닮으라는 의미에서 춘식(...)이다. 본인은 둘 다 엄청 맘에 안 들어 한다.

이후 음서 대신 과거 제도로 정식으로 임관하기로 결정하고, 친하게 지내던 박지원의 조부 박필균이 소개한 거벽 고봉환 덕에 만 19세에 장원급제한 후 천안의 목천 현감으로 부임한다. 여기서 아전들의 부정행위 모음집인 읍총기를 두고 이를 혁파하면서 아전들이 해쳐먹던 수취를 본인이 다이렉트로 해먹는 개혁들을 단행해 쏠쏠하게 이득을 챙긴다. 서울로 올라가선 이 밑천을 가지고 군마를 납품하던 목장을 사들이고 권력을 남용해 송파나루의 불량배들을 쫓아내고 자신의 지인 상인 이재운을 시켜 한양의 암흑가를 장악하면서 본격적인 탐관오리로서 행보를 밟는다. 도성에 올라온 뒤로 세자의 최측근이 되는데 주변에서는 '세자의 장자방이라고 불리지만 하는짓은 사마중달'이라고 언급된다.

사실 김운행이 1인칭 시점으로 실토하는 탐관오리 라이프 서술트릭에 넘어가서 그냥 탐관오리로 여길 수도 있는데, 실은 당대 조선 관리 기준으로는 유능하고 나름대로 청렴하며 백성들의 생활을 펴준 훌륭한 지방관이다김운행 독백을 봤을 때 딱히 백성을 생각해서 그러는 건 아닌 거 같지만 실제로 꽤나 유능한 행정가의 면모를 보이는 것도 사실이고 무엇보다 김운행이 뭔가 해처먹는 것들은 조선에서 묵인된 관행들이며,[4] 오히려 당대 기준으로는 상대적으로 덜한 것임을 설명하는 서술이 항상 붙는다. 운행 본인의 자기합리화만이 아니라 주변의 조선인들도 대부분 그렇게 평가하며 심지어 정적들조차 김운행이 부정부패했다고는 탄핵 안 한다. 덕분에 독자들은 김운행의 노골적인 탐관오리 행보에 폭소를 터뜨렸다가도, 저게 상대적으로 나았다는 조선시대 시대상에 웃긴데 차마 웃을 수가 없는 반응을 보인다. 김운행 본인 왈 '이세계에서는 포위섬멸진만 알아도 용사인 법'이라나.
사생활을 보더라도 집안 노비들에게는 좋은 주인이며 그 흔한 축첩도 없이 부인에게만 충실한 모범적인 사대부이다. 심지어 미혼이던 목천 현감 시절에도 관기 하나 안 건드렸다. 축재 측면에서 보아도, 제목부터 탐관오리일 만큼 틈만 나면 부지런히 해먹으면서도 정작 본인 집엔 남는 돈이 없을 만큼[5] 사치와는 거리가 먼 편이다. 물론 이건 그만큼 사방에 뇌물을 뿌리느라 그런 것이긴 하지만, 주인공 스스로 재산보다는 영혼이 걸린 영의정 자리에 오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이 크다. 동시에 영의정을 목표로 선물을 여기저기 뿌리느라 재산이 축나기는 하는데 그걸 아까워하지 않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물욕은 또 물욕대로 있다. 기회가 될 때마다 치부의 기회를 노리는 것도 그 때문. 선물을 이리저리 뿌리면서도 가세는 점점 피어나는 것을 보면 물욕이 없다는 말을 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김운행이라는 캐릭터가 더 입체적이 된다.
거기다 눈치도 빠르고 잔머리도 잘 굴려서 고관이나 세자, 국왕인 영조 상대로도 눈치껏 책 잡히지 않게 처신하면서도 적절한 정치적 식견을 드러내기 때문에 주변에선 장동 김문의 준재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실 운행의 평이 좋은건 싹싹 긁어모은 재물로 전방위 뇌물을 뿌려대서 호감작을 충실히 한 덕분도 있다. 하다못해 김운행을 공부도 못하고 욕심만 많은 놈이라 대놓고 극딜을 박는 박문수조차 "자네 재능은 뇌물 쓰는 재능 뿐"이라면서 김운행의 호감작만큼은 인정한다. 운행 왈 '조선에서는 원래 죄가 있는 놈이 처벌받는게 아니라 처벌하고 싶은 놈 죄를 만드는'거라며 영의정이 되기 전에 귀양 가고 싶지 않다며 정적을 만드는 것을 극히 꺼려서 붕당을 가리지 않고 뇌물을 뿌렸고 덕분에 탕평파의 핵심인물로 떠올랐다.

한편 실학자들을 갈굴 때는 난 정통 성리학자라서 실학 같은 쓸데없는 학문은 모르겠다 같은 독백을 해대고 좀 만만한 관아의 이속이나 서리같은 구실아치들이 대드는 경우에는 너 양반이야? 과거 붙었어? 어딜 맞먹으려 들어? 같은 생각을 하며 두들겨 패는 등 전근대에 완벽히 적응한 사대부 꼰대 모습을 보이면서 자평하기론 '절망적인 전근대의 유일한 희망 같은 현대인' 이네, 영조에게 갑질 당하면 '민주공화국 시민의 혼이 깨어난다' 같은 독백을 해대서 독자들을 뒤집어지게 하기도 한다. 본바탕은 현대인인 주제에 너무나도 전근대인으로서 적응이 잘 되어 조선의 룰을 적절히 이용하여 혁혁한 탐관오리 라이프를 걷는지라 일부 독자들은 혁명이 마렵다고 하기도 한다. 물론 정말로 주인공이 21세기에 어울리지 않는 과거 신분제도의 선비와 같은 정신머리를 가지고 있었던 건 아니고, 자아를 구성하는 요소인 기억에 덧붙여진 김운행의 경험이나 지식 때문에 뒤섞였다는 묘사 정도야 있다. 물론 정체성 혼란 묘사같은 게 나오는 건 아니고 3화도 지나지 않아 의식할 필요 없는 설정이 되는 수준인 만큼, 장르 소설에서 빙환 소재가 으레 쓰이듯 그냥 캐릭터 빌드를 위한 장면으로 보는게 맞을듯.
조선인들에게도 장문의 준재인 것이랑은 별개로 돈에 환장한다는 사실 자체는 알음알음 퍼져서 탐관오리 취급을 받는 일이 늘고, 정적들은 김운행을 선비가 아니라 상놈이나 장사치, 모리배에 가깝다고 뒤에서 욕하고 깎아내린다. 하지만 단순히 축재만이 목적이 아니라 성공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저기 뇌물을 마구 꽂기 위한 용도라서 운행에게 이것저것 받아먹은 많은 신료들이 운행을 좋게 보고 있고, 또한 적들은 운행을 탐관오리라며 과소평가하다가 계속 실패한다. 그럴 때마다 운행은 자기가 청백리라고 천연덕스럽게 독백하는 것도 독자들을 빵터지게 만든다.

그렇다고 김운행이 탐관오리가 아닌 것은 아니다. 회차가 진행면서 국가 시스템 자체를 언제든지 입출금이 가능한 본인의 금고나 은행 쯤으로 취급하고, 본인의 밀수 수익이 줄어드는 것을 막고 부정부패를 해먹기 좋은 조선의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 온갖 수작을 부려 조선의 개항과 서구화를 막으려는(?) 대체역사소설의 캐릭터 중 전례가 없는 골때리는 행보까지 보인다. 이러면서 현대에서 자기 꿈이 관세청 공무원이었다는 개드립성 독백까지 해서 독자들은 김운행이 공무원 떨어져서 정말 다행이라고 할 정도. SIT 에피소드 때 '입장을 약간 바꿔서 동도서기 정도는 해주겠다' 고 독백해서 입장을 바꾼건가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 SIT 에피소드에선 사도세자의 명령으로 군기시에서 서구 문물 연구를 맡게 되니까 도저히 발을 뺄 수 없어서 어떻게든 사업 아이템으로 활용해서 돈을 벌려고 수작질을 하며 한 자기정당화일뿐이라, 자기가 만들어서 팔고 있는 태엽 딜도(...) 같은 물건을 제외하면 또 경기를 일으키며 오랑캐 물건이랍시고 배척해서, 적어도 군사 부분에서만큼은 서양 기술을 적극 수입 모방하려하는 조선인들은 김운행의 쇄국주의 성향을 의아하게 생각한다. 당장 세자가 김운행에게 군기시에서 서양 문물 연구를 맡긴 것 자체가 서구 문물이 참 신기하고 좋으니 관심 좀 가져보라고 회유 시도한 것이다.

역임한 관직은 승문원 저작(정8품)[6][7] - 목천 현감(종6품)[8] - 홍문관 부교리(종5품) - 홍문관 교리(정5품)[9] - 사헌부 지평(정5품)[10] - 부사직(종5품)[11] - 병조 정랑(정5품)[12] - 사헌부 장령(정4품)[13] - 군기시정(정3품 당하관) [14][15] - 상호군 원록체아(정3품 당하관)[16] - 상호군 선전관(정3품 당하관) - 승정원 도승지(정3품 당상관) - 훈련도감 대장(종2품) - 오도 도원수(정2품) - 평안도 관찰사(종2품)[17] - 팔도도원수(정2품) [18]

분명 과거 급제한 준재이지만 학문은 얕다는 평을 받는다. 딱히 생각나는게 없으면 삼국지연의를 인용하는 버릇이 있어서 주변 지식인들은 흰눈으로 보곤 한다. 대략 국회의장이나 국무총리급 정치인이 통계나 논문 대신 만화, 애니메이션 대사를 인용하고 다닌다고 보면 된다. 당시 삼국지연의가 딱 판타지 취급이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김운행의 평이 어느 정도인다 하면 무관이 좌전 비유를 못 알아들을까봐 연의로 바꿔서 설명하는 배려를 보일 정도.

3.1. 사도세자의 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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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최후의 한 방울을 떨어뜨릴 자격이 있는 자는 바로 평안도에 있는 나의 왕 하나뿐이다.
내가 민주공화국 출신임을 잊어버린 건 아니다.
왕이 아니라도, 그 친구는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다.
영의정이 되어야 하는 나의 소망에 결코 뒤처지지 않을 절박함이 그에게는 있다.
좆같음을 버텨 온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자격이 말이다.
236화 <마지막 한 방울까지 훌륭하게> 中

본작에서 인간관계 중 특히 주목할만하고 흥미를 돋우는 것이 운행과 사도세자의 관계다.

운행 본인의 독백으론 그저 영의정이 되는 것에만 관심있다고 너스레를 떨며 사도세자를 독백으로나마 이 새끼 저 새끼하고 부르질 않나 뒤주 드립을 자꾸 치질 않나 만만하게 보는 것 같지만 점점 세자와 관계가 깊어지며 사도세자가 성장하고, 그에 따라 김운행은 대외적으로도 내면으로도 세자의 충신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세자와 첫 만남 때는 세자와 친해져 양자뒤주 얽힘이 되어 같이 죽는건 사양이라는 개드립이나 치며 거리를 두려하지만, 중국산 춘화나 야설을 애독하는 세자의 면모를 보고서도 타박하거나 약점으로 잡긴 커녕 자기가 직접 쓴 야설(...)을 가져다주는 등 초반 만남부터 세자에게 있어선 믿을수 있는 친한 형 같은 존재로 친분이 형성된다. 세손이 홍역에 걸렸을 때는 상태창 아이템을 써가며 세손을 구해주는데, 김운행 독백으론 너무 똑똑한 이산이 차기 왕이 되면 자기 해처먹기 곤란해서 그렇다고 하지만 부적을 건네는 동시에 세자에게 처신법을 귀뜸하는 등 세자를 은근히 챙긴다. 이후로도 세자파와 왕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겠다며 영조에게도 소를 올리고 세자에게도 몰래 조언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사실 이 시점 세자는 이미 정신병이 꽤 있었고 영조의 권력은 막강하여 김운행이 정말로 제 잇속만 챙길려고 했다면 세자쪽으로 줄타기 자체를 시도할 필요가 없었다. 이런 행적을 자세히 뜯어보면 초반에 독백에서 뒤주드립이나 치던 것과 달리 김운행도 세자에게 나름의 친밀감이나 동정심을 가지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는 일.

나주 괘서 사건 이후로는 세자의 성장을 보고 김운행의 내면도 바뀌는데, 독백으로는 여전히 이 새끼네 너도 학문은 얕느네 하지만 세자에게 진심으로 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낙선당 화재 때는 (비록 상태창 스킬을 믿고 한 것이긴 하나) 불타는 낙선당에 뛰어들어 세자를 구해내 대외적으로도 내면적으로도 세자의 충신임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화재 속에서 같이 탈출한 것도 아니라 불이 나자마자 어지가 들고 뛰쳐나왔는데 그것을 다시 불 속으로 들어가 세자를 구해온 것. 종은 주인에게 충성하고 신하는 세자에게 충성한, 성리학적으로 실로 이상적인 군신관계였다.

화재 이후 세자의 2차원 후궁들이 들키면 세자의 입지에 큰 타격이 올 것을 우려해 일반병사들보다도 앞서 직접 뒷처리까지 한다. 본인은 하드디스크 클리너 짓을 한다며 자조하고 사정을 알고 있는 독자들에게도 웃기는 장면이긴 하나 대외적으로는 '글자 그대로 목숨을 초개처럼 던지는 충신'이라고 칭송이 자자하며, 사정을 알고 봐도 진심으로 세자를 위해 몸을 던지는 행동임은 확실하다. 김운행이 화재에 면역이긴 해도 물리면역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잘못하면 무너지는 건물에 그대로 깔려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하드 클리너 노릇을 하면서 화재현장 밑바닥을 헤치고 다니느라 자잘한 상처를 많이 입었다. 하드에 있는 야동이 성질 더러운 아버지한테 안 들키도록 불에 뛰어들어서 포맷해주는 진정한 친구

이런 김운행의 세자에 향한 충심은 조선인들에게 의미가 컸고, 결국 정축하성 사건 때 조정 신료들이 세자파와 영조파 중 하나를 선택해야하는 상황이 오자 운행과 친분이 있는 사대부와 신료들이 세자파를 선택하며 자신들을 도덕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 무기가 된다. 김운행의 처남인 홍대용이 춘당 일파들을 모아놓고 '수많은 조정 신료들 가운데 누가 김운행 같은 진심어린 충심과 지조를 보이며 위급에 처한 세자를 보호했느냐' 고 하는데, 그 누구도 그 말에 반박하지 않았을 정도. 불구덩이에서 세자를 구한 것도 대단하지만 영조가 주관하는 친국에서 주리까지 틀리면서도 세자에게 불리한 언행을 하지 않고 침묵으로 고문을 감내함으로써 정점을 찍었다. 게다가 김운행은 과거 영조의 길들이기로 곤장을 열 대 맞을 때 징징댔던 과거사까지 있어 더욱 효과가 컸다.

물론 운행은 계속 행동으로는 충심이지만 독백으로는 뒤주 드립이나 치는 경박한 모습을 계속 보인다. 대비 승하 이후 영조가 사도세자를 죽이려 하자 운행이 한발 앞서 세자를 탈출시켜서 연이네 신당에 두는데, 그 숨긴단 곳이 하필 뒤주다. 세자가 뒤주에 잘 있는거 같자 의외로 적성에 맞는거 아니냐는 생각을 하는건 덤.[19] 그 와중에 신을 잃은 연이는 세자가 계시던 뒤주이니 영험이 있을거라 생각하고 잘 모셔둔다

하여간 그 후 남한산성에 같이 가자고 권유하는 세자를 두고 한 생각이나[20] 영조와 세자의 마지막 독대 도중에 참지 못하고 진지하게 영조에게 말대답하는 모습을 보면 이게 그 경박한 김운행 맞나 싶을 정도로, 김운행과의 만남을 통해 정신병에 걸려가던 세자가 성장하는 것처럼 김운행 역시 세자에게 상당한 충심을 알게 모르게 보이는 것이 점점 심도깊게 묘사되고 있다.

겉으로 보면 둘의 관계는 세자가 일방적으로 김운행을 총애하고 김운행은 그런 총애를 이용해먹는 구도지만, 실상은 김운행도 세자를 진정한 임금이라 내면에서 확신하고 진심으로 탄복하는 관계이다. 작중 김운행만큼 세자를 진정한 임금이라 확신하는 묘사가 나온 인물은 없다. 또한 사도세자가 진심으로 원하면 김운행이 그것을 꺾으려 한 일도,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한 일도 없다. 조선인들이 보기에도 광적인 위정척사주의자인 김운행에게 북학 노선을 강요할 수 있을 정도라 사왕(새로운 왕)이 김운행의 꼭두각시라는 평도 금방 가라앉았을 정도.

사도세자 및 영조와 함께한 남한산성 3자회담에서 영조는 김운행을 '비위나 맞추며 군주를 망치는 자(간신)'이라고 평했지만 세자는 '사람의 허물을 감싸주며 격려하고 바른길로 이끄는 자(벗)'이라고 반박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양쪽 평 모두 김운행을 정확하게 표현한 셈인 것.

다만 과도한(...) 북학 기질을 보이는 사도에게 열받은 김운행이 반란을 일으키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그러기 위한 군사력이 될 수 있는 지방군을 전면적으로 김운행이 해체하였고 춘당 파벌의 군사력 담당들에게 반란을 하자고 하면 "지금 하고 있지 않소?" 하고 되물을 상황이었기에 불가능했다는 언급은 있다.

어찌되었거나 삼종혈맥의 숙원인 북벌까지 성공직전까지 성취해놓고 막타는 그래도 임금이 해야한다며 말하는거보면, 마음이야 어찌되었던 조선과 국왕 이훤 입장에선 이런 명장, 명신, 충신이 따로 없는 셈이다.


[1] 다만 이는 본인 피셜이라 걸러들어야한다. 고전강독 A+받고 교수로부터 대학원 진학 제의를 받기도 한 역사학과 출신의 학부생이다. 대체로 도움이 되지 않는 건 맞지만 일반인보다야 지식이 많고 적응도 빠르며, 김운행이 원래 갖고 있던 지식과 결합해 당대인이 알지 못하는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2] '조선의 영의정'이 되어야하는 김운행의 사정상 조선의 관리체계가 변해서 영의정이라는 직위가 자칫 사라지거나 이름이 바뀌어서는 안되고, 이후에는 본인이 퀘스트 노선에 '사도세자의 왕위'를 추가했다보니 그의 왕권을 흔들 수 있는 외부세력과 정치사상의 유입도 곤란하기 때문이다. 운영자 측과 현재 단단히 사이가 틀어진 입장상 말장난이 이루어질 여지가 생기면 위험해서…. [3] 1703~1772, 김창집의 손자이자 담헌 홍대용의 스승이다. [4] 다만 어디까지나 묵인일 뿐 합법은 아니다. 따라서 관리들 거의 누구나 태생적인 '정치적 약점'들을 지니게 되어 왕권만 강화되는 구조. [5] 급전이 필요할 때 당장 지불할 현금성 자산이 없단거지 청빈하게 산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박문수가 집을 둘러보며 '이거 다 못 누리고 죽으면 참 억울하겠어?' 라고 운을 띄울 정도로 생활 자체는 잘 산다. [6] 정확히 저작이라고 언급되지는 않으나 승문원에서 8품계 관직은 저작 외에는 없다. [7] 음서로 얻은 관직. 면신례 도중 선배들을 두들겨패면서 출근도 못하고 파직. [8] 장원 급제로 얻은 관직. 원칙대로라면 이미 품계가 있었으니 4품계를 추가로 받아 정6품으로 가야했으나 홍봉한의 견제를 피하면서 재테크를 하기 위해 세자에게 부탁해 현감을 받았다. [9] 겸 세자시강원 겸문학(정5품) [10] 도성 내에서 호랑이를 사냥해 품위유지 위반으로 파직. 이것으로 왕실 목장의 호환을 막았음에도 처벌받았다. [11] 무관직. 함경도 암행어사 파견 중 명목상으로 붙은 관직. [12] 궁녀 문씨 사건에 얽히면서 파직. [13] 국문장에서 바로 승진. [14] 흉참당 반란을 진압하는 도중 임시로 장용영 별장(정3품 당상관) [15] 흉참당 반란 이후 신치운의 입에 거론되어 파직 [16] 청나라에서 황제 앞에서 만주어 쓴 일로 파직 [17] 겸 평안병마사(종2품). 원래 관찰사와 겸직이 불가능하나 이훤이 규칙을 깨고 겸직을 내렸다. [18] 도독조선제군사. 조선의 관직이 아니지만 김운행의 출사표에 감동한 이훤이 신설. [19] 그도 그럴게, 원역사와는 달리 철저하게 도피 목적으로 뒤주에 들어간 거라 식사 때마다 꼬박꼬박 나와서 밥 먹고 뒤주에 돌아가 가만히 있는 짓을 며칠동안 하는 바람에 운행과 다시 만났을 때 살이 좀 찌셨다. [20] 처음에는 자신이 살기 위해 싸웠으나 지금은 가족을 살리기 위해 싸우고 있고 이후에는 모두를 살리기 위해 싸울 것인데 이것이 왕의 모습이 아닐까? 라는 독백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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