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brary of Ruina/스토리/자연과학의 층

롤랑은 에녹이라는 말에 누구냐고 묻자, 티페리트의 첫번째 삶과 두번째 삶 모두 자신과 에녹은 함께였다는 말에 롤랑이 애인이였냐며 관심을 가지지만 에녹은 애인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닌 데다가 두 삶에서 자신보다 먼저 죽었다고 티페리트가 말하자 미안하다며 바로 사죄한다. 다행히 티페리트는 두번째 삶에서 존재의 의미에 대한 기대를 깨달은 덕에 자신과 에녹의 삶에 의미가 있을 것이라, 모두가 쉽게 죽지만 아무 의미 없이 죽기 위해 태어난 것은 아닐 거라며 믿고 살아가기로 다짐한 상태였고, 롤랑의 의도찮은 말실수도 넘겨줬다. 이후 의미는 찾았냐는 롤랑의 질문에 빛을 완전하게 해서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일 거라고 답하자 롤랑은 그 빛이라는게 뭐냐 묻는데, 티페리트는 로보토미사의 특이점은 마음을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기술이고 그걸 다시 부정형으로 만들어 사람에게 스며들게 할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해 빛을 모아 도시 사람들의 병든 마음을 치유하고, 특이점의 부작용으로 나온 환상체에게서 추출된 엔케팔린을 통해 대외적인 에너지 산업을 이뤘고,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사람을 갈아넣는 무대가 펼쳐진다는 날개들에 있는 괴담의 클리셰다운 일이 일어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서 빛은 그 반복을 끊을 수 있게 해주는 무언가라고 하지만 정확한 건 티페리트 본인도 모른다고 한다. 이에 롤랑은 티페리트의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그녀에게 맞는 책을 가져와주겠다고 하지만 티페리트는 그러면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라며 답한다.

이 말에 롤랑은 특이점이 대단하다는 건 인정하지만 사서의 정의가 어렵다는 것에 궁금해하는데, 사서를 뭐라 생각하냐는 티페리트의 질문에 인간은 아니지만 인간과 같은 존재라 답하자 티페리트가 말하길 지정사서는 세피라, 보조사서는 로보토미사 직원이 원본이고 모두 도서관을 벗어날 수 없지만 모두 앤젤라에게 육체를 부여받고 일을 하는 존재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문제가 환상체는 부활했지만 로보토미사의 시설 대부분이 무너지고 빛과 전투로 에너지를 소모해서 물리적인 육체를 유지하지는 못하고, 사서들은 육체는 있어도 정신적으로는 불안정해서 사서들이 환상체를 짊어지고 손님들과 싸우는 거고 지정사서들도 마찬가지라며 설명한다. 이 말에 롤랑은 여태까지 환상체한테 힘을 빌리고 선을 넘을 것 같은 느낌은 들어도 먹히는 건 아니었다면서 느낌을 말하자 티페리트는 그 선을 넘으면 뒤틀림이 되지만 앤젤라가 그 선을 넘지 않도록 조절해주는 거라며 답해준다.[2] 이후 티페리트는 사서들이 죽은 후 부활해도 죽음 후에 대한 기억을 지우고 그 탓에 자신들도 손님들처럼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고통을 느끼기에 초대가 그리 치사하지는 않다고 하자, 롤랑은 생각보다는 조금 더 공평한데 앤젤라가 원망스럽지 않냐고 묻자 티페리트는 더 고통스럽게 할 수 있다면 진작에 했을 것이고, 로보토미 사에서 직원들은 다른 날개들처럼 소모품 신세라 앤젤라도 나름 배려해주는 것일 거라고 주장한다.
그 말에 롤랑은 심오한 얼굴로 자신은 가끔 도서관은 물론, 밖에서도 눈을 감았다가 깨어날 때 다시는 깨어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고 하는데, 티페리트가 어째서 그런거냐고 묻자 롤랑은 삐걱거리는 몸을 일으켜 아무 기대도 없는 하루를 다시 시작해야 하니까 그런거라며 무언가에 대한 기대를 진작에 버린, 이전에 말했던 마음의 병을 매우 심하게 앓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며 다시 태연한 얼굴로 말한다. 이에 티페리트는 자신은 우리가 좀 더 나아질 거라 믿고 있다 하고, 롤랑도 믿는 건 자유라며 공감해주고 다시 무대에서 춤을 추기 위해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