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8-30 01:43:20

KIA 타이거즈/2009년/5월/21일

521 대첩에서 넘어옴
1. 개요2. 스코어 보드3. 진행 과정4. 이후

1. 개요

파일:/image/073/2009/05/22/090522_4a15d84450299.jpg
계속해서 오늘 18시 20분입니다. MBC ESPN의 프로야구 계속해서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1]
한명재 캐스터의 클로징 멘트

2009년 5월 21일과 5월 22일 이틀간에 걸쳐 진행되었던 경기. 무등 야구장에서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가 벌인 경기. 총 경기 시간은 5시간 58분으로, 현재까지 KBO 최장 경기시간 1위[2][3][4]로 기록되어 있다.

2. 스코어 보드

5월 21일, 18:31 ~ 00:29 (5시간 58분), 무등 야구장 7,147명
선발 1회 2회 3회 4회 5회 6회 7회 8회 9회 10회 11회 12회 R H E B
LG 바우어 3 0 0 3 0 4 0 0 3 0 0 0 13 17 0 14
KIA 로페즈 4 5 0 1 0 3 0 0 0 0 0 0 13 12 1 12

3. 진행 과정


양 팀의 선발 투수는 각각 릭 바우어 아킬리노 로페즈. 하지만 로페즈는 1회초부터 다혈질 성격답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면서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먼저 3점을 내준다. 2사 후 정성훈의 볼넷과 로베르토 페타지니의 중전 안타, 최동수의 볼넷으로 만든 만루 찬스에서 안치용이 좌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날려 3-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이날 첫 경기를 치른 바우어도 답이 없기는 매한가지였다. KIA는 1회말 무사 1,2루에서 이재주의 좌전 적시타에 이어 김상현이 몬스터존을 맞히는 2타점 3루타를 날려 3-3 동점을 만들었고 김상훈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3-4로 역전에 성공했다. 1회에만 3-4의 스코어로 경기는 초반부터 난타전 성향을 보이기 시작했다.

1회에 4실점한 바우어는 2회에도 그대로 무너지고 말았다. 2회에 홍세완과 이재주의 연속 적시타로 두 점을 달아난 KIA는 김상훈의 배려의 쓰리런을 포함 5실점하며 경기는 순식간에 KIA 쪽으로 기울었다.

하지만 LG는 로페즈의 불안정한 멘탈을 잘 파고들어 4회초 3점을 내면서 다시 6-9로 쫓아갔다. 4회초 만루 찬스를 잡은 이대형의 2타점 중전 안타와 정성훈의 1루 땅볼로 3점을 따라붙었다. 그러나 KIA도 4회말 1점을 더 내며 6-10이 되었다.

6회초 KIA의 손영민 대작가 한기주가 올라와 둘이서 4실점을 합작하며 결국 스코어 10-10을 만들어 줬다. LG는 정성훈의 1루 강습 적시타와 최동수의 좌중월 3점포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그러나 LG 불펜은 더더욱 만만치 않았다. LG는 신인 최동환이 나와서 3실점을 하며 10:13이 됐다. KIA는 홍세완과 이재주의 연속 볼넷으로 만든 1,2루에서 김상현이 깨끗한 좌전 적시타를 날렸고 이어진 만루에서 나지완이 2타점 좌전 적시타로 10-13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그리고 9회초가 되고, KIA의 조범현 감독은 마무리로 낙점했던 윤석민을 올려보냈으나 윤석민마저도 대타 이진영[5]에게 2루수 키를 넘기는 빗맞은 안타를 맞고는 박용택의 빗맞은 3루 내야안타로 무사 1,2루를 만들더니, 이대형의 번트 타구 처리 과정에서 악송구를 저지르는 등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하고 폭풍 3실점했다. 결국 11-13에 무사 2, 3루에서 정성훈의 대타 작은 이병규가 풀카운트에서 중견수 옆을 빠지는 동점 2루타를 터뜨리면서 경기는 13-13 원점으로 돌아왔다. 이것도 가관인 게, 3개의 아웃카운트는 모두 동점을 허용하고 나서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래도 3실점 중 자책점은 2점이었으며 LG는 추격쥐 본능답게 동점을 만들고 난 이후 페타지니의 볼넷으로 이어진 무사 1,2루 찬스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최동수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고 안치용이 친 중견수 플라이 때 2루 주자 이병규가 안타성 타구로 생각하고 미리 스타트를 끊었다가 귀루하지 못해 더블 아웃으로 횡사하며 역전 기회를 허망하게 날려버렸다.

연장에서도 양팀은 점수를 내지 못하고 결국 그 점수 그대로 끝이 났다. LG는 11회초 1사 만루의 찬스도 박종호 조인성이 범타로 물러나며 살리지 못했고 KIA는 12회말 2사에서 최용규가 볼넷을 골라 나간 뒤 도루에 성공해 2사 2루가 됐으나 최희섭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경기가 종료되었다. 경기 종료시의 시간은 5월 22일 0시 29분.

4. 이후

문제는 이 대첩이 벌어졌던 시즌의 승률 계산 방식에 있었다. 리그 순위 방식은 다양하게 변했지만 유일하게 2009~2010년 2시즌만 무승부=패배라는 괴상한 승률 계산 방식으로 순위를 정했다. 그래서 무승부인데도 사실 두 팀은 패배와 같은 결과를 가져갔다. 그래도 다른 팀에게 승리는 줄 수 없다며 열심히 경기를 치렀다.

특히 LG 트윈스 너무 많은 연장전을 이 시즌에 치렀다. 연장전을 가면 그만큼 체력 소모가 심했는데, 5월 12일 경기, 5월 15일 경기에 이어 5월에 또 다시 대첩을 찍은 것도 모자라, 5월 24일 일요일에도 무승부를 기록해서 한 주 6경기 중 두 경기나 연장 12회 풀로 치르고 무승부를 거뒀기 때문에 안 그래도 허약했던 투수진이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그래서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LG는 김재박의 절대 법칙을 증명하고 말았다. 하지만 LG는 4위 롯데와 무려 12경기 차였고, LG 투수진은 2010년까지 쭉 방화범들만 즐비했기 때문에 연장 승부만 탓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LG는 당장 다음 경기가 잠실 한화전이었는데 경기를 마친 뒤 씻고 식사한 뒤 짐을 싸서 광주에서 서울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4시 30분이었다. 이 과정에서 베테랑 선발투수 최원호가 어두운 가운데 화장실을 다녀오다 발을 헛디뎌 발목을 꺾이면서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을 당했고 결국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탈하는 악재를 맞았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LG 트윈스는 이 해 KIA 타이거즈만 만나면 승리를 헌납해 결국 2승 1무 16패라는 굴욕적인 상대전적을 기록하고 말았다. 저 1무가 이 경기인 것. 참고로 2승 중 1승도 2018 시즌 두산전 1승 15패의 차우찬을 떠올리게 하는 봉중근의 하드 캐리로 이루어진 것이다. 다만 이 해 KIA 타이거즈 우주의 기운을 받았다고 하지만 시즌 선두였다. 어쩔 수 없는 전력차가 분명히 존재했던 것. KIA 타이거즈/2009년, LG 트윈스/2009년 참고. 참고로 이 해 LG 트윈스 승점자판기로 써먹은 KIA 타이거즈 2009년 페넌트 레이스를 우승하고 2009년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7차전 9회말 나지완 채병용을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터뜨려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다.

KIA 역시 후유증이 장난이 아니게 심하였으며, 특히 아킬리노 로페즈의 심리 문제 때문에 조범현 감독과 이강철 투수코치의 마음고생은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였다. 다만 그렇다고 로페즈가 부진했다는 것은 아니다. 이 해 소화이닝 1위, 다승왕, 골든글러브 투수 수상자였으며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는 1차전 8이닝 3실점, 5차전 완봉승[6], 하루 쉬고 7차전 1사 2루의 위기에서 0.2이닝 무실점을 막을 정도로 시즌 내내 괴물같은 피칭을 펼쳤다. 다만 성격 문제는 문제였던지라 쓰레기통 사건과 의자왕 사건을 일으키고 나서는 이강철 투수코치가 불러서 심하게 뭐라 했고 그 이후로는 잠잠했다.

KIA 타이거즈 견제 응원 중 날 새것다가 실제로 이 경기에서 날을 새 봐서 그렇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후 LG는 정확히 12년 뒤에 이 경기보다 훨씬 짧은 대신 굵직한 병맛을 시전했다. 물론 이 경기보다는 짧았지만 그 경기도 4시간을 넘어갔다.

[1] 이 경기의 다음 경기가 그날 당일이 되었다. [2] 종전 기록은 2008년 9월 3일 한화 : 두산 경기(5시간 51분). 일본프로야구 최장시간 경기는 1992년 9월 11일 야쿠르트 vs 한신 경기로 6시간 26분이 걸렸다.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 최장시간 경기는 2018년 월드 시리즈 3차전으로 7시간 20분이 걸렸다. [3] 이정도면 중앙선 무궁화 타고 서울에서 부산 갈 시간이다. [4] 우천 지연까지 포함할 경우 2008년 6월 12일 우리 : KIA 경기, 6시간 17분(우천 지연 55분 포함)이 가장 길다. [5] 허벅지가 좋지 않아 선발에서 빠져있었다. [6] 심지어 이 완봉승은 2승 후 2연패를 당해 분위기가 완전히 SK로 넘어간 상태에서 AGAIN 2007을 외치는 SK의 기를 끊어놓고 먼저 3승의 고지에 다다른 중요한 승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