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영국, 정확히는 아일랜드 출신 작가인 조지프 셰리든 레 퍼뉴(Joseph Thomas Sheridan Le Fanu(1814~1873)가 1870년에 쓴 단편 소설.2. 소설 제목
원제목은 드럼건니올의 흰 고양이(The White Cat of Drumgunniol). 참고로 레 파뉴는 드라큘라보다 더 먼저인 1872년에 여자 흡혈귀가 나오는 카르밀라(Carmilla)를 쓴 작가로 살아생전 호러 전문 작가로 이름이 알려진 작가이다.우리나라에선 80년대 일어판을 중역한 것으로 보이는 책으로 나온 수준(덕분에 지금은 구하기도 어렵다)이며 제목이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를 연상하게 하고자 지은 건지 그냥 이 제목으로 나온 바 있다. 어찌보면 한 인간의 몰락을 이야기하는 검은 고양이랑 다르게 이 소설은 정말 호러 소설이다. 새소년 출판사에서 낸 80년대 일어 중역 해적판은 꽤 으스스한 삽화와 같이 실려서 그 호러감을 배가시킨 바 있다. 일어판을 토대로 중역해서 그런지 드럼건니올을 드렘그뇰이라고 번역했다.
브램 스토커의 스쿼 또한 고양이가 복수를 한다는 줄거리이지만, 이 작품은 사람이 가진 원한을 고양이를 통해 보여주는 설정이다.
3. 줄거리
화자인 나는 대학생인데 선배인 '댄 도노반'과 무척 친하게 지낸다. 댄과 여러 이야기를 하던 도중, 그가 우연히 보인 흰 고양이를 보고 놀라서 피한 걸 이상하게 여긴다. 나중에 댄은 흰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걸 이야기해준다. 바로 '도노반' 집안 사람들에겐 흰 고양이는 저승사자이기 때문이다. 다만 아무 흰 고양이가 죄다 그런건 아니고 오로지 도노반 집안의 고향마을인 '드럼건니올' 마을에서 보이는 흰 고양이만 그렇기에 도노반 집안 사람들은 고향을 떠나 얼씬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작긴 해도 경치좋고 평화로운 마을 드럼건니올은 잘 알려지지 않은 시골 마을이었다. 댄이 어릴 적에, 이 고향 마을에서 살던 적이 있는데 어릴적에 고향 마을 쪽 가까운 호숫가에서 앉아 조용히 책 보는 걸 좋아했다. 어느 날 오전에도 그렇게 책을 보고 있는데 아주 아름다운 여인이 갑자기 나타나 호숫가로 걸어가는 걸 봤다고 한다. '이상하다? 갑자기 왜 호수로 들어가지?'라고 생각한 어린 댄이 쭉 쳐다보니 여자는 호수로 들어가 다시는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보통 사람이라면 허우적거릴텐데 여잔 호수 들어가면서 사라졌고 비로소 그게 사람이 아닌 유령같은 것이라는 걸 알아차린 댄은 겁에 질려 집에 와 이런 이야기를 하자 다시는 그 쪽으로 가지말라며 엄마가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바로 그 여자는 100여년적 죽은 여자인데 그나마 여자 자체로 유령을 본 도노반 집안 사람들은 별다른 해가 없었다. 하지만, 그 고향 마을에서 흰 고양이를 봤다면 전혀 달랐다.
그로부터 며칠 뒤 밤늦게서야 이웃 마을로 무슨 장사 계약을 하러 간 아버지가 미치도록 술에 취해 들어온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무척 자상한 농장주인으로 술은 자제하는 사람인데 그날은 이상하게 곤드레만드레 취해 들어왔다.엄마는 계약이 잘못되었냐고 걱정스럽게 묻지만 술에 엄청 취해도 아버진 정신멀쩡하게 "계약은 대박이었소. 여보, 그건 전혀 문제 없었소."라고 하는 거 아닌가? "그럼 왜 이리도 술을 마셨죠?" 라고 하는 어머니에게 아버지는 갑자기 침울해져서 아무 말도 못하다가 한참 있더니 영문을 모르는 댄과 동생, 그리고 아내에게 그 이유를 설명해주는데, 그만 드럼건니올 쪽을 지나가다 자신을 노려보는 '흰 고양이'를 봤다는 거였다. 이 말을 듣은 세 사람은 절규하듯 울고 아버지도 절망하듯이 앉는다. 그러나 댄은 기도하면서 힘내라고 하고 아버지는 알았다고 미소지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보름도 안가 댄의 아버지는 갑자기 알 수 없는 열병으로 쓰러지더니 의사들도 손쓸 방법없이 갑자기 돌아가셨다고 한다. 여기까지 말을 하던 댄은 기도하며 죽은 아버지의 명복을 빌더니 그 저주의 유래를 이야기한다.
백여년전 도노반 집안의 선조 가운데 콘노 도노반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엄청난 부자이지만 성격은 그야말로 야비하고 냉혹하고 바람둥이였다. 그러던 콘노가 몰락한 다른 영주의 외동딸을 사랑하여 둘은 사귀게 되고 그녀는 아이를 임신하지만, 갑자기 그녀를 버리고 콘노는 다른 부자 영주의 딸과 결혼해버렸다. 이를 원망하던 그녀는 어느 날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고 강물에 빠져죽은 시체로 발견된다. 자살이라고 알려졌지만 소문으로는 온 몸에 누군가에게 맞았고 뱃속 아기를 강제로 낙태하고자 구타한 흔적이 보였다는 것. 그래서 사람들은 콘노 도노반이 벌인 짓이라고 생각했다. 바로 위에 어린 댄이 본 아름다운 여자 유령이 바로 이 여자였던 것. 생전 모습으로 나오는 유령일때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지만, 흰 고양이를 통해 증오를 남기고 복수하는지 몰라도......
그 후 콘노는 아내와의 사이에서 끝내 아이를 얻지 못했고 어떤 일이 있어서 홀로 말타고 가는데 어느 여자를 보고 만다. 콘노는 겁에 질려하면서 달아났지만 그 여자는 그야말로 엄청나게 빨리 좇아와 가볍게 콘노 도노반 어깨를 쳤다. 자신을 싸늘하게 바라보는 여자와 여자 곁에 있던 흰 고양이의 증오스러운 눈빛을 보고 겁에 길려 달아났는데 이 와중에도 여자는 누군지 모르겠다고 모른 척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보나마나 그 죽은 여자라면서 콘노에게 복수하러 온 것이라고 소근거렸다. 게다가, 여자가 가볍게 쳤다는 어깨에 깊은 손자국이 남았고 이후로 콘노는 고양이 울음소리를 무서워하더니 우울해져서 누구도 만나지 않은 채로 앓다가 죽었다. 의사들도 도저히 사망원인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부자인터라 성대하게 열린 그의 장례식에서 사람들은 정체모를 흰 고양이가 나타나는 걸 보게된다. 시신이 있던 방은 문이 잠겨있었기에 어디로 어떻게 들어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고양이는 노려보듯 콘노의 시체를 보았고 고개를 돌려 다른 도노반 집안 사람들을 노려보다가 창문을 넘어서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 뒤로 다른 도노반 집안 사람들은 반드시 흰 고양이를 보면 얼마안가 죽었다. 댄 도노반의 직계 조상이자 콘노 도노반의 아우였던 증조부도 흰 고양이를 보고 얼마 뒤 낙마하여 죽었으며 사냥가던 길에 흰 고양이를 본 댄의 조상 데그는 두려움 속에 총을 쐈으나 되려 총이 터져 그 파편에 맞아 즉사했다. 같이 사냥을 즐겨 그 자리에 있던 그의 친구는 경찰에게 증언하길,방금전까지 다른 사냥감을 쏘아도 이상없던 총이 고양이를 쏘려니까 갑자기 터졌다고 두려워했다. 도노반 집안 사람인 댄의 숙모 또한 그 마을에서 길을 지나는데 갑자기 대낮에 그 흰 고양이가 나타나 어깨에 앉아 할퀴고 사라졌는데 그 할퀸 자국이 파상풍으로 번져 며칠못가 죽어버렸다.
연이어 이런 죽음 속에 겁에 질려 도노반 집안 사람들은 드럼건니올을 빠져나와 다시는 거기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는 말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