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7 11:06:33

풀어쓰기

한국어 표기법
끊어 적기 이어 적기 거듭해서 적기 풀어 적기 발음대로 적기
관련 문서: 한글 맞춤법 · 표기 심도 · 한국어/맞춤법/역사

푸러쓰기 ( 반각)
ㅍㅜㄹㅓㅆㅡㄱㅣ ( 전각)

| 졸업증[1]|<nopad>파일:amg0UTw.png ||
맞힌보람[2]
난대 누 골 말[3]
난제 해 달 날[4]
이름 윤보경
이는 아레 적은 다나를 다 맞힌 보람이라[5]
다나 소리 씨 다
해 달 날 철에[6]
배달 말 글 모듬[7] 서울온모듬[8]
얼언[9] 솔벗메
스승 한힌샘
나무ᅮᅵ키, ᅧ러부니 가꾸ᅥ 나가느ᄂ 지시그ᅵ 나무
ㄴㅏㅁㅜㅜㅣㅋㅣ, ㅕㄹㅓㅂㅜㄴㅣ ㄱㅏㄲㅜㅓ ㄴㅏㄱㅏㄴㅡㄴ ㅈㅣㅅㅣㄱㅡㅣ ㄴㅏㅁㅜ
나무위키, 여러분이 가꾸어 나가는 지식의 나무.
[10]

1. 개요2. 역사
2.1. 현재의 용도
3. 장점
3.1. 임의적이지 않은 발음 순서3.2. 디자인적 관점에서의 단순성3.3. 한글 글꼴 제작의 용이성3.4. 문자열 조작에서의 이득3.5. 음운 변동 현상 파악의 용이성3.6. 자음을 늘이는 소리의 표기 용이성3.7. 작은 폰트에서의 글자 혼동 여지 미미3.8. 음절성 자음 표기 가능3.9. 자음군의 제약 부재3.10. 다중 모음 표기의 수월함3.11. 다른 문자와의 조화
4. 단점
4.1. 익숙함의 문제 ( 경로의존성)4.2. 가독성 저하 문제4.3. 효율적이지 않은 데이터 용량4.4. 세로쓰기의 어려움
5. 오해
5.1. 초성 을 생략한 풀어쓰기5.2. 종성법 및 풀어쓰기에 대한 오해
6. 유니코드 표준7. 여담8. 관련 문서

1. 개요

한글의 자모음을 한 음절의 초성, 중성, 종성으로 모아쓰지 않고 전부 풀어서 쭉 이어적는 방식이다. 이렇게 쓴 한글은 원리적으로 라틴 문자 그리스 문자, 키릴 문자와 유사해진다.

2. 역사

풀어쓰기는 구한말에 국문학자들에 의해 제안된 것이 시초로 타자기가 수입되면서 인쇄 및 문서작성에서의 용이성을 이유로 지식인 및 관료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타자기로 한글을 적으려면 모아적기를 구현해야 되는데(훈민정음 때부터 그렇게 사용) 당대의 기술력으로는 모아적기를 구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이 때문에 인쇄 및 문서 작성의 용이성을 이유로 일부 학자들이 주장하기 시작했고, 특히 주시경이 가로 풀어쓰기를 고안하여 책으로 내기도 했다. 현재 풀어쓰기라고 하면 최현배가 고안한 방식을 주로 일컫는다.

1908~1909년 주시경은 국문연구소의 '국문연구인' '국문연구보고서' 등을 통하여 '철자법은 자음과 모음을 각각 따로 적으면 제일 좋을 것이며 대체로 기존의 것을 따르되 경우에 따라 각 글자를 풀어쓰기 하는 것도 안 될 이유가 없다, 또한 기존의 철자법과 풀어적는 것을 섞어 사용하는 것이 옳다' 등의 의견을 밝히며 풀어쓰기를 제안했다.

파일:외솔.png
"다람쥐 헌 쳇바퀴에 타고파."
"겉표지보다 큰 몇 향수류."
- 외솔 최현배가 제안한 방법으로 표기한 팬그램

이후 1922년에 이필수라는 국문학자가 '정음문전'이라는 책을 통하여 풀어쓰기를 주장하였지만, 기존 한글 자모의 모양은 그대로 사용한 주시경의 풀어쓰기와 달리 글꼴을 변형해 로마자나 키릴문자 필기체 모양과 비슷하게 만든 것이 다른 점이었다. 아래 등장하는 최현배[11], 김석곤 등의 풀어쓰기도 로마자와 흡사한 꼴이 많았다. 예를 들어 ㄱ은 알파벳 T 혹은 그리스 문자 감마와 비슷한 모양이었고 이는 특히 필기체(풀어쓰기 특성상 필기체가 가능했는데, 학자들에 따라 날림글씨 등의 이름으로 불림)에서 더 유사해진다. 이들 필기체는 풀어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현대인이 얼핏 보아서는 한글 서체라고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 외에도 최현배, 김석곤[12] 등이 풀어쓰기를 주장하였는데 국어 변동이 가장 큰 시기에 그런 주장을 한 것이 흥미롭다고 볼 수 있다. 이 시기에는 한글 맞춤법 통일안이 나와서 아래아 및 어두 자음의 합용병서(ㅅ계열 및 ㅂ계열)를 폐지하고 기존의 고어체를 모두 뜯어 고쳤을 만큼[13] 한글의 역사에 있어 격변기였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당대에도 풀어쓰기는 가독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아 결국 풀어쓰기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후로 공병우에 의해 타자기가 개량되면서 모아적기로도 충분히 기계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풀어쓰기는 묻혔다.

파일:Neohpen.png
한국어 위키백과
기울여 풀어쓰기는 김정수 교수가 만들었다.
첫 흙 담은 팥쥐 컵
"웬 초콜릿? 제가 원했던 건 뻥튀기 쬐끔과 의류예요."
"얘야, 왜 또 불평?"

그 이후 1987년 김정수라는 학자는 기존의 풀어쓰기가 가독성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며 45도로 '기울여 풀어쓰기'라는 절충안을 제시하였지만, 이것도 묻혔다.

2.1. 현재의 용도

현재 한글 풀어쓰기는 암구호 등 적당히 어려운 가독성이 필요한 경우, 한글 점자를 제작할 때, 받침을 사용할 수 없는[14] 아주아주 특별한 경우 등에만 사용하고 있다.

패미콤 게임의 비공식 한글화에도 간혹 쓰인다. 패미콤은 게임 내 사용가능 폰트 수가 256가지인데[15], 완성된 모양의 현대 한글 낱자는 11,172개에 달하므로 모아적기가 불가능했다.[16] 예시 이것도 나중에는 반조합형 폰트라는 형태로 어느정도 바뀐다.
예) 이때는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 이때느ㄴ 대랴ㄱ 저ㅇ시ㄴ이 머ㅇ해지ㄴ다

이전의 신용카드에는 카드 소유자 이름이 로마자 대신 풀어쓰기로 각인된 적이 있었다. 현재는 사장되었다.

한편 유행어 등으로 한글 자모에 있지 않은 낱자를 끼워서 글자를 만들 때, 컴퓨터 상에서는 한글 자모에 있지 않은 낱자를 정상적으로 글자를 만들 수 없으므로 이 경우에 한해서라면 풀어쓰기가 현역으로 쓰인다. 그 녀석 번데기 발음을 표기하기 위해thㅓ θㅏ(서 사)용되는 유행어들이나, SCP-2357의 번역문[17], Aㅏ가 아주 좋은 예시.

온전히 미적인 이유로도 쓰인다. 예시[18]

의도적으로 쓰이는 것은 아니나 MacOS나 iOS 등 애플 계열 운영체제에서 파일이름을 한글로 만들고 Windows에서 열면 문자가 풀어져서 보인다. MacOS의 유니코드 방식이 Windows 등에서 사용하는 국제표준이 아니기 때문.[19]

3. 장점

3.1. 임의적이지 않은 발음 순서

'ㅢ'가 'ㅣ + ㅡ'의 조합이 아닌 'ㅡ + ㅣ'의 조합이라는 것은 'ㅡ'와 'ㅣ' 만 배워가지고는 알 수 없다. 자음이 들어간 음절은 '가'와 같은 경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음소를 발음하고, '고'와 같은 경우는 위에서 아래로 발음하는 등 발음의 순서가 모음마다 다르며, 아예 '궐'과 같은 경우는 왼쪽 상단에서 시작해 아래로 간 다음 오른쪽으로 가고서 아래로 내려가는 복잡한 순서로 음소가 발음된다.[20] 풀어쓰기는 음소 하나하나를 발음 순서에 따라 나열하기에 발음 순서가 임의적이지 않다.

3.2. 디자인적 관점에서의 단순성

한글의 각 음소를 디자인적 관점에서 볼 때 특유의 미니멀리즘과 심플함이 항상 꼽힌다. 풀어쓰기는 이러한 단순성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다. 반면, 모아적기는 복잡한 한자와의 호환성 때문에 고안된 표기법이라, 그를 위한 추가적인 구조와 법칙들을 더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단순성이 크게 훼손된다.

3.3. 한글 글꼴 제작의 용이성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은 완성형 폰트를 사용할 경우 초성, 중성, 종성이 결합된 글자체를 모두 폰트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거의 한자 수준). 따라서 수천 개에서 수만 개에 이르는 폰트를 만들어야 하고, 이 폰트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글자체는 표현할 수 없다. 조합형 폰트를 사용한다면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만, 조합형 나름대로 단점들이 존재하는지라...(조합형 항목 참고) 그러나 한글을 풀어쓰기로 사용하면 26자의 라틴 문자[21]처럼 단지 24개+α의 폰트만 만들어 쭉 풀어적으면 된다. 게다가 한글의 디자인이 단순하다 보니(대소문자 구분도 없다!) 곡선이 많은 다른 음소문자보다 폰트 디자인이 훨씬 쉬우며, 현재의 한 글자가 두칸씩 차지하는 방식 대신, 1칸씩 차지하도록 디자인 하는 것도 가능하다.

컴퓨터가 발달한 현대와는 달리 활자 혹은 기계식 타자기를 쓰던 옛날에는 수만 개의 활자를 만들거나 기계식 타자기로 모아적기 형식의 한글을 치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에, 편의성을 위해 풀어쓰기를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었다. 하지만 1940년대 안과의사 공병우가 모아쓰기가 가능한 세벌식 타자기를 개발하면서 상당 부분 해결되었다.[22]

또한 이 완성형 글자를 하나씩 다 만들어야 한다는 문제로 인해 한때 출판에 있어서 풀어쓰기는 모아쓰기보다 더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었으나 활자 인쇄가 사장된 현재는 이러한 장점의 의미가 거의 없어졌다.

3.4. 문자열 조작에서의 이득

위에서 한글 글꼴을 만들기 쉽다는 점 하나가 꼽혔는데, 이외에도 IT 쪽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데이터 셋 중 하나가 문자열이다. 그리고, 풀어쓰기는 이 문자열을 다루고 조작하는데 커다란 편의성을 가져온다. 문자열을 조작하는 명령들을 정규표현식이라 하는데, 한글을 풀어쓸 경우 이 정규표현식에 그대로 대입이 가능하다. 반면, 모아쓰기의 경우는 모아쓰기로 인해 생기는 여러가지 예외규칙들로 인해 상당히 불리한 입장이고, 여기 더해서 문자열을 다루는 알고리즘도 비효율적이고 비대해질 수밖에 없다.

사실 모아쓰기로 인해서 검색도 더 귀찮아졌다. 예를 들어 (한글 자모 단위 매칭을 지원하는 특수한 환경을 제외하고서는) '버리다'의 활용형을 찾으려면 '버리', '버린', '버릴', '버림', '버립', '버려', '버렸'[23]을 모두 검색해 봐야 하기 때문이다. 풀어 쓰는 문자 체계를 썼다면 'ㅂㅓㄹㅣ'와 'ㅂㅓㄹㅕ'만 검색해 보면 되는데 말이다.[24]

하지만 일부 최신 검색 엔진에서는 가독성과 검색 효율성을 추구한 결과 모아쓰기 문자열로 이루어진 데이터 셋을 풀어쓰기 테이블로 변환하여 중성까지만 입력하더라도 종성이 포함된 모든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한편, 문자열 조작에 있어서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풀어쓰기로는 한국어 '음절' 단위에 관한 탐색은 상당히 어려워진다. 한국어 음절 3개를 매칭시키기 위한 표현은 모아쓰기 하에서는 정규표현식 '[가-힣]{3}'으로 표현이 가능하지만, 풀어쓰기 텍스트에는 음절 정보가 별도로 없기 때문에 대응되지 않는다.

3.5. 음운 변동 현상 파악의 용이성

모아쓰기에서는 연음이나 음운 변동 현상을 설명할 때 앞 음절의 받침이 다음 음절의 초성으로 옮겨간다는 설명을 해야 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않지'와 같은 어절의 발음을 설명할 때 첫 음절의 종성 'ㅎ'과 다음 음절의 초성 'ㅈ'이 결합하여 [안치]로 소리난다고 이야기하는데, 풀어쓰기를 하여 'ㅏㄴㅎㅈㅣ'라 적는다면 받침 'ㅎ'이 다음 음절의 초성 위치로 옮겨간다는 번거로운 설명 없이 그냥 'ㅎㅈ = ㅊ'이라는 공식만 머릿속에 넣어두고 있으면 자동으로 발음을 이해할 수 있어 더욱 직관적이다.

또한 모아쓰기 때문에 사이시옷이나 사이히읗 등의 문제로 골머리를 썩이게 된 것도 있다. 모아쓰기 때문에 '냇가'와 '강가'에서 사이시옷이 전자에는 들어가고 후자에는 들어가지 않게 된 것이다. 풀어 쓰는 문자 체계를 썼다면 후자에 사이시옷이 안 들어가는 일 없이 두 경우 다 문제없이 ㅅ을 넣어서 ㄴㅐㅅㄱㅏ, ㄱㅏㅇㅅㄱㅏ로 썼을 것이다. 또한 '암ㅎ+닭'으로 이루어진 단어도 격음화를 어떻게 반영할 것이냐(ㄷ 대신 ㅌ으로 쓸 것이냐 ᇡ(ㅁㅎ) 받침을 인정할 것이냐)로 고민할 필요 없이 그냥 ㅏㅁㅎㄷㅏㄹㄱ으로 쓰면 그만이다.

3.6. 자음을 늘이는 소리의 표기 용이성

풀어쓰기를 하는 로마자의 경우 'so'를 'sssso'처럼, 'piss'를 'pissss'처럼, 'great'를 'grrreat'처럼 자음을 늘여서 내는 소리도 표기할 수 있지만, 저런 발음은 모아쓰기를 하는 한글로는 절대로 표기할 수 없는 발음이다.[25] 3음소인 한국어 어휘 '손(son)'으로 예를 들자면, 로마자는 'sssson', 'soooon', 'sonnnn', 'ssssoooon', 'soooonnnn', 'ssssonnnn', 'ssssoooonnnn'으로 단어의 음소를 늘이는 데 7가지 경우의 수가 있는 반면 한글은 '소오오온(soooon)'으로 모음을 늘이는 경우 딱 한 가지밖에 없다.[26] 'sssso'나 'pissss' 같은 쉬운 발음이나 한국어 어휘의 자음을 늘이는 소리조차 한글로 적지 못하는 건 분명 모아쓰기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27]
이러한 특장점은 풀어쓰기와 혼용해서 사용하는 방법을 제시해 볼 순 있다.

3.7. 작은 폰트에서의 글자 혼동 여지 미미

'렵'과 '럽', '홍'과 '흥', '훨'과 '휠' 등은 작은 글씨로 쓰여 있을 때 구분하기가 굉장히 어럽다. 모아쓰기를 할 때 자모의 크기가 압축되는 것이 구분이 어럽다는 점의 윈인인데, 풀어쓰기를 하면 'ㄹㅕㅂ'과 'ㄹㅓㅂ', 'ㅎㅗㅇ'과 'ㅎㅡㅇ', 'ㅎㅜㅓㄹ'과 'ㅎㅜㅣㄹ'(또는 'ㅎㅝㄹ'과 'ㅎㅟㄹ')로 글자를 혼동할 여지가 줄어든다. 딱히 한글이어서 그런 건 아니고, 만일 로마자가 음절 단위로 모아쓰기를 했어도 역시 각 낱자가 압축되어 비슷한 낱자(예: l/i/j, u/v)끼리 더욱 헷갈렸을 것이다.

민주화 운동가이자 한국신학대학(현 한신대) 구약학 교수를 역임했던 문익환 목사는 침침한 감옥 안 조명 아래에서 성경을 볼 때 풀어쓰기를 하는 영문 성경은 글자가 그런대로 보였지만 모아쓰기를 하는 한글 성경은 글자가 똑똑히 보이지 않아 읽기가 어려웠던 경험에서 한글 풀어쓰기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3.8. 음절성 자음 표기 가능

모아쓰기를 할 때에는 음절 당 적어도 하나의 모음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모음이 없는 발음의 경우 표기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한글은 어떤 음절성 자음도 표기할 수 없다는 문제가 생기는데, 풀어쓰기에는 딱히 모음이 들어가야 한다는 원칙이 없으므로 자유롭게 표기할 수 있다.

3.9. 자음군의 제약 부재

현대 한글로 나타낼 수 있는 조합 수는 11,172개로 제한되어 있다. 물론 11,172개도 한국어의 모든 발음보다는 훨씬 많지만, 문제는 풀어쓰기를 하는 음소문자의 경우 애초에 그런 제약이 없다는 것이다. 초성이나 종성에 올 수 있는 자음 수에 제약이 없기 때문.[28] 11,172개보다 많은 조합이 가능했던 훈민정음도 초성, 중성, 종성 각각에 음소가 잘해야 3개까지만 올 수 있었으므로 여전히 조합 수에 제약이 있다. 그렇지만 풀어쓰기를 하면 이 문제가 말끔히 해결되고, 제약 없는 자음군으로 인해 표기할 수 있는 조합은 무궁무진하다.

3.10. 다중 모음 표기의 수월함

학술적인 발음을 표기하는 기호로 국제음성기호가 있다. 풀어쓰기를 하는 국제음성기호는 언어에 용례가 없는 음소 조합마저도 표기하는 데 별 문제가 없다. 예를 들어, 한국어의 모음인 'ㅗ', 'ㅜ', 'ㅡ'는 국제음성기호로 각각 'o', 'u'(반모음일 경우 'w'), 'ɯ'(반모음일 경우 'ɰ')로 표기되는데, 한번 [ɰo], [ɰu], [oɰ], [uɰ], [ou], [uo], [ɰou], [ouɰ], [ɰuo], [uoɰ], [ɰuɰ], [ɰoɰ], [wɯo], [ɰwo], [wuɰ] 등의 다중 모음을 한글로 표기해 보자. 현대 한글로는 당연히 표기가 안 되고 옛한글을 쓰더라도 '모아쓰기 때문에 모양이 비슷해지는' 조합이 엄청나게 많이 생겨나 뭐가 뭔지 잘 구분이 안 되게 된다. 허나 풀어쓰기의 경우, 문자의 형태와 발음 순서가 명확하여 앞에 온 게 어떤 모음이고 뒤에 온 게 어떤 모음인지 논란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이 경우는 풀어쓰기를 하여 가독성을 높이는 것이 더 좋은 표기일 것이다. 한국어에 저런 발음이 쓰이는 것은 아니지만, 저 발음들은 엄연히 한국어에 있는 음소들의 조합이다.[29] 따라서 만일 한글을 수정하여 학술적인 음성 기호로 쓰고자 한다면 풀어쓰기를 사용하는 것이 더 유용하며, 이처럼 한글 기반의 음성 기호는 풀어쓰기를 실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3.11. 다른 문자와의 조화

풀어쓰기를 하는 로마자의 경우 Γαme, d0g 등 단어에 다른 문자를 섞어 쓰는 것이 비교적 자유롭다. 반면 음절 단위로 쓰는 한글의 경우 이러한 것이 컴퓨터 상에선 거의 불가능하다.[30] 이러한 것이 실질적으로 손해가 되는 경우는 팬(fan)이나 줌(zoom)처럼 한글로 표기할 수 없는 발음을 한글로 적는 경우이다. 풀어쓰기를 할 경우 비공식적으로나마 로마자를 섞어 'Fㅐㄴ', 'Zㅜㅁ' 등으로 적을 수 있겠으나[31] 모아쓰기에서는 이러한 것이 불가능하다. 한글도, 로마자도 같은 키보드에서 적을 수 있음에도 한글 특유의 모아쓰기로 인해 다른 문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어려워진 것.[32]

4. 단점

4.1. 익숙함의 문제 ( 경로의존성)

가장 큰 이유. 음절이라는 것이 그 기준이 완전히 명확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인들에게 '한글은 한 음절씩 모아서 쓴다'라는 것이 익숙하게 자리해있으며, 한자를 사용하던 시절부터 한국인은 음절 단위로 쓰는 문자만을 쭉 써왔지, 음소 단위로 쓰는 문자로 한국어를 표기해본 적이 없다.

본 문서에 서술된 대로 풀어쓰기는 장점이 많은 체계이지만, 그 장점들은 한글이 처음부터 풀어쓰기를 채택했을 경우에나 온전히 적용된다고 할 수 있지, 이미 모아쓰기 체계가 구축되어 사람들이 모아쓰기에 익숙해진 지금은 풀어쓰기로 바꾸려 할 경우 수많은 비용과 더불어 익숙하지 않은 체계를 써야 하는 언중들의 혼란을 감내하여야 한다. 영어의 철자 개혁이 많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이 익숙한 것이 가장 편하다. 이로 미루어봤을 때 지금까지 음절 단위로만 표기해왔던 한국어를 음소 단위 표기로 바꾸는 일은 현실적으로 너무나 어려운 일임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왜 현재의 모아쓰기 체계를 풀어쓰기로 바꿀 수 없는지에 대한 설명이지, 딱히 풀어쓰기의 문자적인 단점에 대한 얘기는 아니다. 다만 언중의 익숙함이라는 문자 외적인 요인이 한글의 풀어쓰기 안이 실패한 것에 있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4.2. 가독성 저하 문제

가독성 문제는 풀어쓰기의 문제로 종종 지적되는 편이나 어느 정도는 언중이 풀어쓰기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에서 발생하는 부분도 크다. 다만, 익숙함 여부와 별개로 가독성 문제가 여전히 있을 수 있다. 일본이 중국의 문자인 한자를 계속해서 사용하는 이유를 보면 알 수 있다.

첫번째는 좌우로 길이가 늘어나는 현상에 따른 가독성 문제다. 예를 들어 "넓은 숲 속에 앉아 삯을 받아 산 닭볶음탕을 밝은 달빛에 먹었다"라는 문장을 (모아쓰기와 동일한 맞춤법을 가정하고) 풀어쓰기로 쓸 경우 "ㄴㅓㄹㅂㅇㅡㄴ ㅅㅜㅍ ㅅㅗㄱㅇㅔ ㅇㅏㄴㅈㅇㅏ ㅅㅏㄱㅅㅇㅡㄹ ㅂㅏㄷㅇㅏ ㅅㅏㄴ ㄷㅏㄹㄱㅂㅗㄲㅇㅡㅁㅌㅏㅇㅇㅡㄹ ㅂㅏㄹㄱㅇㅡㄴ ㄷㅏㄹㅂㅣㅊㅇㅔ ㅁㅓㄱㅇㅓㅆㄷㅏ"가 되는데, 모아쓰기 하에서는 시각적으로 비교적 짧은 문장이었던 것에 비해 상당한 수준으로 좌우로 길어질 수가 있으며, 동일한 내용을 소화하기 위해 시선의 좌우 이동이 크게 증가하며 읽기 호흡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두번째는 음절 정보의 부재와 관련이 있는데, 익숙함 여부를 배제하더라도 '닭강정'과 비교했을때 'ㄷㅏㄹㄱㄱㅏㅇㅈㅓㅇ'을 인지하는데 드는 인지력이 결코 같지 않다. 이를 'ㄷㅏㄹㄱ/ㄱㅏㅇ/ㅈㅓㅇ'으로 음절을 구분해 보면 훨씬 나아지는 점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겹받침과 겹자음의 연속적인 표기가 음절 구분을 특히 어렵게 한다.

한국어가 교착어로서 가지는 특징도 풀어쓰기 가독성에 불리한 요소다. 개별 형태소 변화와 접합으로 인해 단어의 시각적 형태를 통째로 외워 포착하는 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형태소의 구분이 주로 음절의 구분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음절 정보를 가지고 있는 모아쓰기에 비해 형태소의 포착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4.3. 효율적이지 않은 데이터 용량

모아쓰기 풀어쓰기(1바이트 반각문자)
차(2byte) 차(1*2=2byte)
춤(2byte) 추ᄆ(1*3=3byte)
닭(2byte) 다ᄅᄀ(1*4=4byte), 닭(1*3=3byte)
쁢(2byte) ᄇ브ᄅᄆ(1*5=5byte), ᄈ-ᆱ(1*3=3byte)
쏽(2byte) ᄉ소ᅡᄅᄀ(1*6=6byte), 쏽(1*3=3byte)

풀어쓰기를 할 경우 한글 문자의 용량이 대부분의 알파벳[33]과 같은 1바이트가 되기 때문에 효율적이라는 의견 역시 존재하지만, 한글은 자음+모음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초성체를 쓰거나 ㅇ을 생략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소한 2바이트의 용량(초성+중성)이 무조건 나오며, 종성이 포함될 경우 초성+중성+종성을 따지면 문자당 3바이트가 되기 때문에 오히려 용량 효율이 모아쓰기보다 비효율적으로 변한다.

예를 들면 '춤' ''이나 의미 없는 글자인 '쁢' '쏽' 같은 비교적 복잡한 음절구조를 가진 글자의 풀어쓰기(1바이트인 반각문자로 할 경우)와 모아쓰기를 비교해 보면 바이트로도 모아쓰기보다 유리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ᄊ, ᄈ, ᆱ, ᆰ 등 이중자음을 하나의 문자로 만든다고 해도 3바이트 이상은 소모한다.

다만, 이는 비압축 저장을 할 경우에나 해당되는 것이고, 간단한 압축 알고리즘만 사용하더라도 풀어쓰기와 모아쓰기의 용량 차이는 거의 없다.

4.4. 세로쓰기의 어려움

모아쓰기를 하는 한글은 횡서(가로쓰기)와 종서(세로쓰기)가 모두 가능하다. 하지만 풀어쓰게 될 경우 종서로 쓰기 어려워진다. 당장 라틴 문자만 보아도 세로쓰기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다만 세로쓰기는 21세기 들어 일상적인 어문 생활에서는 더 이상 쓰이지 않고 있긴 하다.[34]

5. 오해

5.1. 초성 을 생략한 풀어쓰기

보통 풀어쓰기의 장점으로 음가가 없는 자음 초성 "ㅇ(이응)"은 생략할 수 있다는 점이 거론된다. 하지만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이 부분은 풀어쓰기의 장점이라고 보기 어렵다.

잉여적 ㅇ이 문제라면 모아쓰기에서도 생략한 채 쓸 수 있다. 예를 하나 들자면 어서오세요를 'ㅓ서ㅗ세ㅛ', 나무위키는 '나무ㅟ키', 인연은 'ᅟᅵᆫᅟᅧᆫ', 운율은 'ᅟᅮᆫᅟᅲᆯ'로 쓸 수 있다.[35] 즉 잉여적 ㅇ이 문제라면 모아쓰기에서 잉여적 ㅇ을 빼 버리면 되지 그것이 풀어쓰기의 장점이라고 할 수 없다.[36]

또한 근대에 이르러 서양문자와의 교류 속에서 갑툭튀한 풀어쓰기와 다르게 잉여적 ㅇ 없이 모음만으로 쓰인 음절이 쓰인 예는 제한적이지만 역사적으로도 존재했다. 'ㅣ'가 그것으로 일부 받침 없는 체언류 뒤에 붙어 주격 조사나 소유격 조사로 쓰인 예가 있다. 한국어의 조사 문서와 중세 한국어 중 'ㅣ'와 관련된 내용이 간략하게 있으니 참고할 것.

모아쓰기에서 잉여적 ㅇ이 생략된 모양이 상당히 어색해 보일 수도 있는데 사실 그것은 디자인과 익숙함의 문제다. 잉여적 ㅇ이 생략된 폰트도 디자인적으로 균형감 있게 다듬고 사람들이 익숙해진다면 충분히 가독성이 확보될 수 있다. 한글처럼 사각형의 박스 모양을 취하는 한자의 예시를 보자. 한글에서 '으'가 'ㅡ'로만 쓰인다면 상당히 어색하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한글처럼 한 음절로 표현되는 한자에 'ㅡ'와 비슷한 글자가 있지만(一 한 일) 이 글자가 문장 속에 있을 때 어느 누구도 어색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이외에도 ㅏ와 卜(점칠 복), 잉여적 ㅇ이 생략된 '암'과 占(점칠 점) 등 사례는 무수히 많다.

모아쓰기에서 잉여적 ㅇ을 빼는 것이 가독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반론이 있을 수 있겠지만 어쨌든 최소한 여기서 비교하는 풀어쓰기도 그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결론적으로 흔히 풀어쓰기의 장점으로 잉여적 ㅇ을 생략할 수 있다는 것을 드는 자체가 잘못이라고 할 수 있다.

5.2. 종성법 및 풀어쓰기에 대한 오해

한국어는 음절말 평폐쇄음화를 비롯하여 음절말 위치에서의 다양한 음운 변동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풀어쓰기를 할 경우 기존 모아쓰기에서 음절말, 즉 종성에 위치한 것을 표기해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있다. 이를테면 풀어쓰기에 대한 비판의 일환으로 모아쓰기한 '팥'과 '파타'에서 두 'ㅌ'의 위치가 다르다는 것이 확인되는 반면 풀어쓰기한 'ㅍㅏㅌ', 'ㅍㅏㅌㅏ'에서는 어느 'ㅌ'이 초성이고 어느 'ㅌ'이 종성인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는데, 사실 이것은 예시를 잘못 들어서 생기는 오류이다. 당장 그 논리대로면 모아쓰기한 '팥'과 '팥아'에서는 두 'ㅌ'의 발음이 받침과 초성으로 다르다는 게 확인되기 어려워야하는데, 실제 한국어에서는 '팥아'를 비롯하여 '팥을', '팥에'와 같이 종성의 위치에 있는 자음이 초성으로 발음되는 경우가 숱하며, 풀어쓰기를 비판하는 주장들은 이러한 경우를 설명하지 못한다.

모아쓰기가 풀어쓰기에 비해 종성 파악에 유리하다는 주장은 모아쓰기에서는 종성의 위치가 따로 정해져있어 위치만 보고도 그 자음이 종성인지 초성인지 파악할 수 있다는 주장에 근거하는데, '팥아'와 같은 예시가 증명하듯 한국어에서는 자음이 단순히 종성 위치에 있다고 종성 발음인 것이 아니고, 해당 자음 '뒤에' 오는 소리가 무엇이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위와 같은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팥'에서 'ㅌ'은 단순히 받침 위치에 있다고 해서 불파음인 게 아니라, '팥' 다음에 아무런 모음자가 따라오지 않는다는 것을 파악하고서야 받침으로 확정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풀어쓰기한 'ㅍㅏㅌ'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 점을 유념하고서 다시 처음의 예시를 살펴보면, '파타'의 경우 어차피 모아쓰나 풀어쓰나 글자의 시퀀스가 똑같기 때문에 차이가 없고, 'ㅍㅏㅌ'과 '팥'은 둘 다 'ㅌ' 다음에 모음자가 따라오지 않는다는 걸 확인한 후에 'ㅌ'을 종성으로 읽어야 하므로 '팥'과 '파타'를 모아쓰든 풀어쓰든 'ㅌ'의 종성/초성 여부를 파악하는 조건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풀어쓰기를 한다고 음절말 표기가 모아쓰기에 비해 더 필요한 것은 아니다.[37]

또한, 초창기에 제안된 풀어쓰기 안이 상당 부분 맞춤법 개량의 차원에서 초성 ㅇ을 생략하거나 발음대로 적기를 제안하였기 때문인지, 풀어쓰기라 하면 마치 '풀어쓰기 = 초성 ㅇ 생략 = 발음대로 적기'와 같이 인식되는 경향이 있으나, 엄밀히 말해 풀어쓰기와 초성 ㅇ 생략, 발음대로 적기는 별개의 개념이다. 풀어쓰기의 단점을 얘기할 때 바로 이러한 오해로 초성 ㅇ을 생략하거나 발음대로 적음으로써 생기는 문제점을 제시하기도 하나 따지고 보면 그것은 풀어쓰기의 단점이 아니라 초성 ㅇ 생략이나 발음대로 적는 것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 문제가 된다면 초성 ㅇ을 생략하지 않은 채 현행 맞춤법에서 글자만 풀어쓴 표기를 쓰면 될 일이다. 초성 ㅇ을 생략하지 않아도 본 문서에 제시된 풀어쓰기의 장점은 유효하기 때문에, 풀어쓰기의 가치는 여전히 보존된다 할 수 있다.
물론 초성 ㅇ을 생략하지 않고 풀어쓰는 표기법을 도입하더라도 어두의 초성 ㅇ만큼은 생략될 가능성이 높다. 맞춤법을 현재보다 단순화할 수 있고, 어두의 초성 ㅇ을 생략함으로써 생기는 형태소 보존상의 문제가 없기 때문. 또한 모아쓰기에서는 조합된 글자의 균형감을 위해 음가가 없는 ㅇ도 여타 자음자와 같은 크기로 할 수 밖에 없었지만, 풀어쓰기에서는 그러한 문제가 없기 때문에 초성 ㅇ을 보다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부호[38]로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테면 "어디에 있어"와 같은 문장을 곧이곧대로 "ㅇㅓㄷㅣㅇㅔ ㅇㅣㅆㅇㅓ"로 풀어쓰는 게 아닌, "ㅓㄷㅣ'ㅔ ㅣㅆ'ㅓ"와 같이 단순화하는 것이다. 이렇게 할 경우 현 한글 맞춤법의 같은 ㅇ이 위치에 따라 음가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음절 단위로 적는 모아쓰기가 풀어쓰기에 비해 단어의 원래 형태를 보이는 데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으나, 한 음절이 하나의 형태소로 일치하는 한자어라면 몰라도 순우리말 표기에서는 그러한 주장이 사실이라고 하기 어렵다. 당장 '흐름'이라는 단어만 봐도 '흐 + 름'으로 형태소가 나뉘는 게 아니라 '흐르 + ㅁ'의 형태소이다. '갔다'와 '간다'도 '갔 + 다', '간 + 다'가 아니라 '가 + ㅆ + 다', '가 + ㄴ + 다'이며, '어떡해'는 '어 + 떡 + 해'가 아니라 '어떠 + ㄱ + 하 + ㅣ'의 구조이다. 순우리말은 한자처럼 매번 하나의 형태소가 하나의 음절로 딱 떨어지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음절 단위로 뭉쳐 쓰는 모아쓰기는 한자어에 비해 순우리말 표기에서는 불리하다.
오히려 특정 순우리말의 경우 모아쓰기보다 풀어쓰기가 단어의 원형을 더 잘 보일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그렇게'의 경우 '그러하게'가 줄어든 말로서, 풀어쓰기로 적을 경우 'ㄱㅡㄹㅓㅎㅏㄱㅔ'가 'ㄱㅡㄹㅓㅎㄱㅔ'로 변한 거라 원래 단어와 형태가 거의 일치하는 반면, 모아쓰기에서는 초성 위치에 있던 'ㅎ'이 앞 음절의 종성 위치로 옮겨가는 바람에 시각적으로 상당히 다른 형태가 된다. 즉, 오히려 풀어쓰기가 단어의 원형을 잘 드러내는 경우도 있듯이 모아쓰기가 형태소 표기에 있어 풀어쓰기보다 더 좋은 체계라고 할 수 없으며, 이는 특히 순우리말 표기에서 두드러진다.[39]

6. 유니코드 표준

유니코드에선 NFC/NFD라고, 이를 표준의 한 방식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렇게 풀어 쓰는 방법은 한글뿐만이 아니라 로마자 글자, 일본 가나 등에도 모두 해당된다.

보통 우리가 보는 풀어지지 않은 한글 글자는 일반적으로 윈도우/ 리눅스 등에서 사용되나, 특이하게도 iOS macOS에서는 NFD라는 방식으로 풀어쓰기 방식으로 한글을 포함한 각국의 언어를 나타낸다. 때문에 윈도우/리눅스와 macOS 사이에 이걸 고려하지 않고 파일을 막 주고받으면 파일명이 풀어쓰기 형식으로 표시되어 대략 난감해진다.[40] 이걸 고려하지 않은 서드 파티 애플리케이션에서도 마찬가지. 하지만 이렇게 풀어 쓰는 방식 또한 유니코드의 표준 방식이기 때문에 표준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 라고 잘못 알려져 있는데, 한국산업표준 KS X 1026-1에서는 "현대 한글 완성자는 반드시 한글 글자 마디(Hangul Syllables, U+AC00~U+D7AF) 영역의 문자로 표현해야 하며, 조합형 한글 낱자로 표현하지 않는다."라고 규정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닐 때 조합형을 사용하는 iOS/macOS는 표준을 어기고 있는 것이다. 현대 한글 NFC ↔ NFD 변환 테이블은 현대 한글 NFC ↔ NFD 변환 테이블 문서를 참고할 것.

7. 여담

  • 위 풀어쓰기 안에서는 대소문자를 구별하고 있는데, 이는 로마자와 키릴문자의 영향을 과도하게 받은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한국어 표기에 대소문자가 있어야 할 당위성이 적기 때문이다. 로마자도 원래 대문자밖에 없다가 필기시 편의를 위해 소문자가 생겨난 것이다. 그런데 풀어쓰기는 기원부터 기계에 도입하기 위해서 였던 만큼 대문자나 소문자 하나면 되지 굳이 자형을 2배 늘려 기계를 복잡하게 만들 이유가 없다.
  • 화가 이중섭이 그림에 그려넣던 서명이 자신의 이름인 중섭을 ㅈㅜㅇㅅㅓㅂ으로 풀어쓴 것이었다.
파일:조선의용대 군기.svg

8. 관련 문서


[1] 졸업생: 윤보경, 교사: 주시경, 교장: 남형우 [2] 마친 보람(졸업증) [3] 태어난 곳: -도 -고을 -마을 [4] 태어난 때: -년 -월 -일 [5] 이는 아래 적은 과정을 다 마친 보람이라 [6] -년 -월 -일 -계절에 [7] 후의 조선어학회/한글학회 [8] 서울본부학원 [9] 어른(원장) [10] '나무위키, 여러분이 가꾸어 나가는 지식의 나무'를 풀어 쓴 것이다. 소릿값이 없는 ㅇ을 모두 제거하다 보니 '가꾸어'와 '가꿔'가 구분되지 않기는 하나 굳이 구분하려면 글자에 breve 표시를 하기만 하면 되므로 큰 문제는 없다. 물론 이 경우 애초에 '가꿔' 자체가 '가꾸어'의 준말이니 의미는 동일하다. [11] 이 사람의 풀어쓰기 방안의 경우 여러 모음이 결합한 형태의 단일모음과 여러 모음이 연속되는 경우(이를테면 '애'와 '아이'의 경우 기존 풀어쓰기로는 전부 'ㅏㅣ'가 되어 구분이 어렵게 된다.)를 구분하기 위해 결합하는 모음의 경우 모음 위에 반달표 등을 추가하여 구분하는 방식이다. [12] 이 사람은 아예 1928년 동아일보에 6회에 걸쳐 풀어쓰기 칼럼을 게재했다. [13] 가장 대표적인 예로 당시 한글과 한자음 간의 괴리를 다 뜯어고쳤다. '긔챠(汽車)'가 '기차'로 바뀐 것이 대표적인 예시. [14] 1990년대 은행 ATM 명세표가 바로 그것이다. 전각과 반각 문자 참고. [15] 일어와 영어(가나와 로마자)는 저 정도면 충분하기 때문. 영어는 대소문자와 몇몇 특수문자를 합해도 100가지 미만, 일어는 200자면 충분하다. [16] 현대 컴보이라는 이름으로 NES를 수입했던 현대전자는 패미컴 시절에는 한글화를 한 번도 해주지 않았다. 그 때문에 1세대 겜덕후들은 외국어( 일본 대중문화 개방 이전이라 정발된 게임 대부분이 영어였음) 공부가 지금보다 더더욱 필수적이었는데, 문재인 젤다의 전설을 아들 문준용에게 번역해줬던 일화가 대표적이다. [17] "무의미하고" "유사과학에 기반하고 있으며" "진지하게 말해서 전혀 불가ㅏㅏㅏㅏㅏ7ㅏㅏㅏㅏ5ㅏㅏㅏㅏ3ㅏㅏㅏ능하다" [18] 임창정 1집 비운의 타이틀곡 거짓같은 진실의 뮤비다. 영상 중간중간에 노래 제목이 풀어쓰기 된 채로 정신없이 떠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19] 다만 애플 입장에서도 항변을 할 수는 있는데 MacOS에서 한국어를 지원하기 시작했을 당시에는 관련된 국제 표준이 없었고 이후에 국제 표준이 생겼더라도 이미 MacOS 등에서는 이게 정착되었기 때문에 바꿀수 없었다고도 볼 수 있다. [20] '궒'과 같은 표기라면 더욱 발음 순서가 복잡해진다. [21] 대소문자 폰트를 따로 디자인하여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52개 문자이다. 거기에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를 포함한 유럽 대륙 언어 상당수는 강조표시(á, ì, ē)나 변형 자를 쓰기(å, ç, ø) 때문에 수는 조금 늘어난다. [22] 그러나 세벌식 타자기 역시 초성용 자음과 종성용 자음 활자가 따로 필요해 자판에 중복 배당되었기 때문에 완전히 해결되지는 못했다. 이러다 보니 숫자 키까지 4줄을 다 써야만 했다. 이후 출시된 다섯벌식은 가, 거, 기처럼 왼쪽에 붙는 초성 자음과 고, 구, 그처럼 위쪽에 붙는 초성 자음 활자를 또 나누었으며, 중성 모음도 받침이 있는 중성 모음과 받침이 없는 종성 모음으로 나누었기 때문에 속도가 느리고 오타율이 높았다. 1969년부터 1982년까지 정부 표준이었던 네벌식 역시 중성 모음을 둘로 나눴으며, 1982년부터 표준으로 지정된 두벌식은 아예 받침 있는 중성 모음과 종성 자음 글자들을 전부 시프트로 처리하면서 시프트 키를 고정키로 만드는 공정이 추가되었으며, 타이핑 시에도 시프트 키를 과도할 정도로 많이 눌러줘야 했다. 이러한 문제는 전동 타자기가 개발되면서야 해결되었다. (그러나 전동 타자기 역시 모음 다음 자음이 종성인지 다음 글자의 초성인지를 파악해야 했기 때문에 그 다음 모음 입력 시까지 딜레이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23] 그리고 온라인에서 ㅆ 받침을 종종 그냥 ㅅ으로 적는 경우까지 고려한다면 '버렷'도 포함된다. [24] 만약 /j/로 시작하는 이중 모음을 별도로 인정하지 않고 그냥 ㅣ + 모음 sequence와 동일하게 본다면(다시 말해서 ㅕ를 별도로 인정하지 않고 그냥 ㅣ+ㅓ sequence와 동일하게 ㅣㅓ로 본다면) 'ㅂㅓㄹㅣ'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모아쓰기 때문에 한 음절('려')이냐 두 음절('리어')이냐를 엄밀하게 구분하게 된 것이지, 풀어 쓰는 문자 체계에서는 어차피 한 글자가 한 음절에 대응되지 않으므로 두 경우를 엄밀하게 구분하지 않아도 별 상관은 없기 때문이다. [25] 굳이 영어가 아니더라도, 한글은 한국어에서 자음을 늘이는 소리조차 표기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사이시옷을 몰라."와 같은 문장을 로마자를 써서 "saisioseul molla."로 표기할 경우 문장에 쓰인 음소 하나하나를 느리게 발음해 "ssssaaaiiissssiiiooosssseuuullll... mmmmooollllllllaaa..."와 같은 소리를 구현할 수 있는 반면에 한글로 "사이시옷을 몰라."라고 쓸 경우 그런 표기는 불가능하게 된다. 기껏해야 "사아아이이이시이이오오옷으으을 모오올라아아..."(saaaiiisiiioooseuuul... mooollaaa...)와 같이 모음만 늘여서 쓸 수 있을 뿐이다. 로마자는 모음과 자음을 다 늘여서 쓸 수도 있고, 괄호 안의 표기처럼 모음만 늘여서 쓸 수도 있고, "ssssaissssiosssseullll mmmmolllllllla."처럼 자음만 늘여서 쓸 수도 있는 것과 대비된다. [26] 그마저도 '소오오온'이란 표기는 음절 단위로 모아쓰기를 하는 한글 원칙상 엄밀히 말해 4음절이 되므로(쉽게 말해, '소오오온'이라 쓰면 엄밀히 말해 'soooon'이 되는 게 아니고 'so.o.o.on', 즉 '소.오.오.온'으로 발음해야 한다는 것이다.) '손'이란 발음의 음소를 늘이는 소리는 어떻게 해도 한글로는 표기가 안 된다고 할 수 있다. [27] 한글의 제자원리에 대한 착각에서 비롯된 반론이 제기되어 추가로 덧붙이자면, 이 문단에 나온 자음을 늘이는 예시는 전부 실제로 가능한 발음이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게, 한글의 제자원리는 말 그대로 '한글을 만든 원리'일 뿐이지, 그것이 음성학적 진리는 아니라는 것이다(예를 들어 한글의 제자원리에 따르면 자음은 모음과 결합해야만 발음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모음 없이 자음을 발음하는 것도 가능하며 심지어는 자음만으로 문장을 말할 수도 있다.). 따라서 한글의 제자원리가 자음을 늘이는 것을 불허한다고 해서, 그런 발음이 실제로 불가능하다고 믿으면 곤란하다. 반론에서는 'sssson'을 예로 들어 이런 발음이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이런 발음이 안 되는 사람은 아마 음절 단위의 발음 인식에 익숙해서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음소 단위로 발음을 인식하는 사람은 어렵지 않게 이 발음을 해낼 수도 있다. 결론을 말하면, 자음을 늘이는 소리는 얼마든지 발음이 가능하다. 한국어의 자음으로 국한해서 말하면, 불파음 및 파열음(순간적인 소리이기 때문), 파찰음(파찰 후에는 마찰음과 동일)을 제외한 모든 한국어 자음은 원한다면 얼마든지 늘여서 발음할 수 있다. 다만 그런 발음은 한글로 표기가 안 될 뿐이다. 'sssson'의 'ssss' 부분이 통상적인 /s/ 발음과 무엇이 다른 것인지 쉽게 와닿지 않는다면, 영어 어휘 'song'이 'this song'에서 어떻게 발음되는지 생각하는 것이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song'의 발음은 /sɔŋ/이지만 'this song'의 발음은 /ðɪs:ɔŋ/으로, 'this'의 's'와 'song'의 's'가 합쳐져 장음 /s:/ 발음을 낸다. 바로 이 장음 /s:/가 "자음을 늘이는 소리"이며, 이로써 자음을 늘이는 소리가 발음 불가능하다는 반론은 반박되었다. 이 /s:/를 원하는 만큼 늘여서 한국어 어휘 '손'을 발음한 것이 바로 'sssson'이다. [28] 'strike'(스트라이크)의 'str'나 'glimpsed'의 'gl', 'mpsed' 등이 그 예시이다. [29] 외국어의 음소까지 더해 모음 조합을 만든다면 조합의 수는 이보다도 많을 수밖에 없다. [30] 물론 한글도 모양이 비슷한 한자와 바꿔 쓰는 야민정음이란 게 있긴 하지만, 음소 하나만 바꿔도 d0g, f0g, l0g, fr0g 등 수많은 단어를 다른 문자와 섞어 쓸 수 있는 로마자에 비하면 경우의 수는 매우 제한적이다. [31] 문서 상단에서 볼 수 있듯 비공식적으로는 이런 식의 풀어쓰기 표기가 실제로 쓰인다. [32] 그렇기 때문에 한글로는 저런 발음을 표현하려면 옛한글이라는, 보통의 자판에선 입력할 수 없는 특수한 자모까지 가져와야 한다. 모아쓰기가 그만큼 한글 입력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것. [33] 예외적으로 알파벳의 일종인 주음부호는 한글과 같은 2바이트. [34] 현재 세로쓰기 문화가 남아 있는 곳은 일본과 대만 정도. 한편 몽골의 경우 키릴 문자를 사용하는 현재는 가로쓰기를 하지만 몽골 문자를 다시 쓰게 되면 세로쓰기로 돌아가게 된다. 다만 몽골 문자 도입 후에도 계속해서 가로쓰기로 표기할 수도 있다. [35] 한글 세벌식 타자용 프로그램인 날개셋 한글 입력기를 이용하면 나무위키에서 중성과 종성으로만 이루어진 낱내를 칠 수 있다. 아래아 한글에서도 잉여적 ㅇ을 생략한 모음+받침으로 이루어진 모양을 볼 수 있다. [36] ex) 즉 ᅟᅵᆼㅕ적 'ㅇ'ㅣ 문제라면 모ㅏ쓰기ㅔ서 ᅟᅵᆼㅕ적 'ㅇ'ᅟᅳᆯ 빼 버리면 되지 그것ㅣ 풀ㅓ쓰기ㅢ 장점ㅣ라고 할 수 ᅟᅥᆹ다. [37] 모아쓰기가 종성 파악에 더 유리하다는 주장이 성립하려면 종성 위치에 놓인 자음이 항상 받침으로만 발음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팥을'과 같은 어절도 1음절씩 '팥.을.'로 끊어가면서 문장을 읽어야 한다. 물론 언중이 이렇게 부자연스러운 발음으로 문장을 전달하는 경우는 없다. [38] 예를 들면 어퍼스트로피(')와 같은 부호 [39] 순우리말 형태소의 경우, 비록 사전에 수록된 단어 수로 봤을 때는 한자어보다 어휘의 수가 적기는 하나 아무래도 한국어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건 순우리말이며 사용 빈도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하는 어휘들도 상당 부분이 순우리말 형태소로 되어 있다. 당장 앞서 언급된 '어떡해'도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말이며 '갔다'의 'ㅆ'과 '간다'의 'ㄴ' 등은 거의 모든 동사에 적용되는 만큼 사용 빈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형태소이다. [40] 친구끼리 주고받는 채팅이라면 서로 민망해서 웃고 넘어갈 수준에 그치겠지만, 직장 상사에게 보내는 보고서나 대학 교수에게 제출하는 과제물의 경우 이 문제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왕왕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