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구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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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로볼 관련 문서: 금지 구종 (부정투구) |
1. 개요
내셔널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던 트레버 호프먼의 팜볼 |
Palmball
구종의 한 종류. 기본 원리는 너클볼과 비슷하며, 손바닥 전체로 쥐고 회전을 억제하여 던지는 공이다. 너클볼과는 달리, 횡적 변화는 거의 없으며 위로 솟아오르다가 정점에서 꺼지는 이른바 포물선 궤적을 그린다. 커브볼과 비슷한 느낌으로 봐도 좋다. 구속은 체인지업 정도로 느린 편이며, 궤적은 이퓨스볼과 닮았으나, 속도는 좀 더 빠른 느낌이다. 다른 변화구에 비해 변화가 매우 빨리 일어나서 타자들이 구분하기가 상대적으로 쉽지만 특유의 낙차 덕에 범타 유도에 유리하다. 새끼손가락과 엄지 사이에 공을 넣고 포크볼 방식으로 구사하는데, 포크볼도 회전수를 줄여서 던지는 공인걸 생각하면 그립만 다를 뿐이지, 이쪽도 매커니즘은 비슷한 셈이다.
한줄로 요약하자면 너클볼처럼 회전수는 거의 없으며 체인지업처럼 속도가 느리며 커브처럼 떨어진다. 이 세 변화구의 특성을 모두 갖는다는 뜻.
체인지업과는 구분되어 독립적인 구종으로 불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팜볼을 체인지업의 일종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1] 위키피디아에서도 체인지업의 일종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이런 글만 봐도 팜볼이란 명칭은 없고 모조리 체인지업으로만 지칭하고 있다. 패스트볼과의 구속 차보다는 종잡을 수 없는 무브먼트로 승부를 보는 너클볼과 달리, 확실하게 속구와의 볼 배합을 해야 효과를 보는 구종이니 대표적인 오프스피드 피치인 체인지업의 특징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너클볼과 팜볼의 차이점이 그립만이 아니라는 얘기.
체인지업과 비교하면 변화가 더 크다는 것 외에는 단점이 더 많아서 현재는 사장되고 있는 구종이다. 그러나 체인지업이 패스트볼처럼 보이면서 느리다는 점이 강점이라면, 팜볼은 오프스피드 피치로서의 강점 외에도 큰 낙차로 타자들을 당혹케 하는 구종으로서도 활용할 방도가 있기에 여전히 쏠쏠하게 잘 쓰는 투수들이 나타나고는 한다.
엄밀하게 팜볼이 사장되었다고 말하기도 뭐한 것이 애시당초에 사용하는 투수들[2]이 매우 드문 구종이기 때문이다. 트레버 호프먼이 왜 그렇게 힘들게 도니 엘리엇한테서 팜볼을 익혀왔겠는가. 또한 트레버 호프먼 이전이나 이후 누가 팜볼로 유명한가? 영문판 위키피디아에도 20명 이하로 적혀있는 짤막한 목록이 전부이다.[3] 잘 써먹은 트레버 호프먼이 대단한 거지, 보여주기 정도로도 구사할 수 있는 투수 자체가 씨가 말라서 다른 구종에 밀려날 일 자체가 없었다는 얘기. 즉 원래도 사용자가 드문 매우 마이너한 구종이다.
정리하면, 익혀서 제대로 구사하기 매우 어려운 구질이며 앞으로도 너클볼보다 팜볼러는 더 희귀할 것으로 보인다. 너클볼러는 그 자체로나마 화제가 되면서 가뭄에 콩 나듯이라도 나는것과 달리 트레버 호프먼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팜볼러로 유명한 사람이 딱히 없는 걸 보면, 특히나 더 그렇다.
2. 팜볼러 혹은 팜볼을 사용했던 투수들
- 트레버 호프먼 - 팜볼로 제일 유명한 투수로, 이걸로 통산 600세이브라는 금자탑을 쌓았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이너리그 시절, 메이저 통산 1승의 무명투수 도니 엘리엇에게 배운 것이라고 한다. 그 이후로도 호프만에게서 팜볼 그립을 배워간 투수는 많으나, 호프만처럼 확실하게 주무기로 써먹은 선수는 없다고 한다.
- 로이 할러데이 - 영문판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입단하고 나서 커리어 초기에 조금 던졌다가 이후엔 쓰지 않았다고. 그런데 이 시기 그의 피칭 레파토리 하면 포심과 너클커브이지, 팜볼은 언급되지 않기 때문에 그냥 보여주기 식으로 던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시기의 로이 할러데이는 포심과 너클커브가 주축이긴 했지만 그 외에도 오만 변화구를 다 던져보던 때였다. 원래도 메타에 따라 여러가지 변화를 많이 주는 투수였기도 하고.
- 호아시 카즈유키 - 2000년대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즈,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뛴 좌완 선발투수로 팜볼 구사비율이 30%를 넘었다. 왼손 스리쿼터로 던지기 때문에 슬라이더처럼 휘면서 떨어진다.[4]
- 아사오 타쿠야 - 포심&고속 포크볼을 바탕으로 팜볼과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투수. 다만 포크볼도 회전속도를 줄여서 변화를 주는 구종이라 팜볼과 특징을 공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NPB에서는 스플리터를 고속 포크볼이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 점은 감안해야 할 것이다.
- 박철순 - 마이너리그 시절 팜볼을 배워와서 쏠쏠하게 써먹었다.
- 윤석민 - 강정호에게 팜볼을 구사하여 화제가 되었다. 2018년 7월 4일 한화전에 등판해서 김태균을 상대로 다시 한 번 팜볼을 구사했다. 2018년 7월 31일에는 마무리로 등판해서 손아섭과 이대호에게 팜볼을 구사하여 2K를 잡았다. 다만 2009년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선발 등판해서 투구한 팜볼은 이전까지 포스트시즌 9타수 무안타에 허덕이던 이호준에게 제대로 걸려 비거리 105M 좌월 솔로홈런으로 연결되어 이 날 결승점이 되었다. 홈런 직후 카메라에 조범현 감독의 표정이 잡혔는데, 김현태 아나운서와 하일성 해설위원은 조범현 감독이 왜 이렇게 밋밋한 변화구를 던졌냐는 표정 같다고 해설했다. 이후 나주환에게 똑같은 변화구를 초구에 던졌는데 그 공으로 나주환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이후 인터뷰에 따르면 "'또 쳐봐라'라는 심정으로 던졌는데 다 치더라"라고 인터뷰를 해서 한동안 까인 적이 있었다. 야신야덕에 출연하여 던지는 방식이나 감각에 대해서 말하며 시연하기도 했다. *영상에서 밝히길, 포크볼과 매커니즘은 비슷한데 본인은 검지와 중지가 그 정도로 벌어지진 않아서 포크볼[5] 대신 팜볼을 던졌다고 한다. 영상에서 밝힌 그립은 트레버 호프만과는 다르게 약지와 새끼를 붙이고 엄지손가락을 세워 그 사이에 공을 기우고 던지는 방식으로, 의외로 많이 알려진 방식의 쓰리핑거 그립이 아닌 투핑거다. 다만 시범을 보여줄 때는 쓰리핑거로 약지와 엄지 사이에 끼운다고 설명하는 걸 보면 이 투핑거 그립은 본인 몸에 맞게 변형한 것으로 보인다. 9분할 존에서 팜볼을 가운데로 넣는 것까지 보여줌으로써 제구도 됨을 증명한 건 덤.
- 구대성 - 정확히는 체인지업에 가깝다. 스톡킹에서 쓰리핑거 체인지업에서 중지를 들어 팜볼처럼 던진다고 말한바 있다.
- 김서준 - 고등학교 시절 장난처럼 던지다 코치가 좋다고 해서 계속 던지게 된 케이스. 본인도 슬라이더보다 팜볼이 더 좋아 팜볼을 많이 던진다고 한다.
- 와타나베 쇼타 -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 소속의 우완 불펜투수. 포심의 수직 무브먼트가 뛰어나 팜볼과의 궁합이 매우 좋다.
3. 기타
-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의 주인공 오혜성이 외인구단이 되기 전 일반 프로팀 투수로 활동할 때, 마지막 경기에서 팜볼 등을 구사하며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는 쾌거를 이루지만, 그 경기 이후 어깨 부상으로 인해 투수에서 은퇴[6]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묘사되는 팜볼은 거의 스플리터수준. 100mph(160km/h)의 팜볼이었으니...
[1]
박철순 前선수가 대표적.
인터뷰를 보면 자신의 무회전 구종이 팜볼인 이유가 '
체인지업'이기 때문이라고 아예 언급을 하고 있다. 게다가 야구 웹툰
클로저 이상용에서도 비슷하게 언급한다. 광주 호넷츠와의 원정 시리즈 1차전 당시 이상용의 체인지업 그립을 보곤 핑거팁 여부를 묻고 아니라고 하니까 왜 써클이나 쓰리핑거처럼 떨어지는 체인지업 그립을 안 쓰냐고 물어봤는데, 그 쓰리핑거의 그립이 딱 팜볼 그립이다. 그런데 정작
윤석민이 공개한 팜볼 그립이 투핑거라 약간 머쓱해졌다.
[2]
정확히는
트레버 호프먼만큼 '결정구'로 쓸 줄 아는 투수들. 사실 프로선수라면 어떤 구종이든 그립을 잡고 던지는 거 자체는 다 할 줄 안다. 애초에 트레버 호프먼한테 전수한 도니 엘리엇이 유소년야구
체인지업 강사로 돌고 있기도 하고.
[3]
그나마도 대부분 40대 이상, 즉 은퇴 선수들이다. 어린 축에 드는 선수가
82년생이니...
[4]
프로야구 스피리츠 시리즈에서는 '슬라이드 팜'이라는 구종으로 명명했다.
[5]
유일하게 윤석민이 투구하지 못한 구종이다. 다른 구종은 거의 모두 마스터했다. 실제로 '프로야구매니저'나 ‘마구마구’ ‘이사만루’에서 윤석민 카드를 보면 각종 구종이 덕지덕지 붙어있다.
[6]
이후 타자로 변신해서 외인구단에서는
1루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