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조선에는 쿠데타가 필요해요의 등장인물.원 역사의 파벨 알렉산드로비치 로마노프에게서 모티브를 따왔다. 알렉산드르 2세의 6남이자 니콜라이 2세의 숙부.
2. 작중 행적
재혼을 귀천상혼으로 하는 바람에 프랑스에서 망명생활을 하다 1차 대전을 앞두고 귀국해 군적에 배치되어 근위대를 맡게 된다.원 역사에서 제정이 망하는 순간까지 차르, 황후 알릭스와 가깝게 지낸 인물답게 그들과 완벽하게 똑같은 수준을 자랑한다. 러시아군에서 가장 잘 보전된, 그래서 반드시 아껴야 하는 예비대로 진정한 싸움법, 나폴레옹 전쟁 시대의 전투를 보여주겠노라 당당히 외치는 인물. 근위대 장교들을 몽땅 자기 같은 얼간이 귀족 장교들로 채워서 분위기를 조성한 탓에 근위대는 사병들조차 근거 없는 자신감에 빠져 있는 걸로 악명 높다.
한국군이 부크강 집단군을 잡아 끌고 손실을 누적시켜 러시아군이 루츠크에서부터 쭉 밀고 들어갈 수 있는 찬스를 만들어줬는데 최중요 예비대인 근위대를 초전에 앞장 세워주지 않는다며 사령관 브루실로프에게 어깃장을 놓고, 그래도 들어주지 않으면 차르에게 이르겠다며 왈왈거린 끝에 공세의 한 축을 얻어낸다.
공세에 참여하게 해 줬음에도 주공이 아니란 사실에, 세련되고 우아한 싸움법(군악대와 총검을 앞세운 나폴레옹 시대의 전투 방식)을 구현할 수 없다는 사실에 불만을 품고 기어이 사령관 작계를 씹어먹고 강과 습지를 끼고 있는 오스트리아군 주방어선에 근위대 2개 군단을 끌고 가 들이받아 버린다. 덕택에 브루실로프가 세운 모든 공세 계획은 어그러져 공세 자체가 돈좌될 위기에 놓인다.
참호선 돌파에 유용한 표도로프 자동소총과 척탄통, 한국에서 수입한 60, 80mm 박격포와 공병연대에 배정된 화염방사기, 방탄 방패를 농노들이나 쓰는 저급만 무기라 거부하고 소총에 총검, 기관총, 평사포만 인수했다. 그래서 고착된 적 진지를 빠르게 돌파할 수단 자체가 없었다. 아군에 사전에 포격하기로 한 지역에 연락 한 번 없이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간 탓에 아군의 포격과 적의 화력을 한꺼번에 뒤집어써 러시아에서 가장 상태 좋던 예비대가 순식간에 녹아내리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자기 잘못은 전혀 없고 브루실로프가 잘못했다며 남 탓을 하다가 직접 왕림한 브루실로프에게 찍소리도 못하고 근위대 지휘권을 넘겼으며 공세 이후에도 스타브카의 줄기찬 해임 요구를 버티지 못해 형식적인 훈장 수훈 후 명예직으로 좌천된다.
당연히 러시아군이 코벨을 포위했을 줄 알았던 김시혁은 파벨의 머저리짓으로 코벨 근처에도 못 갔다는 소식을 듣고 경악해 휘청이며 몸을 가누지 못했다. 그리고 이 똥볼은 1부의 러시안 스팀롤러를 기대하고 읽던 독자 전원을 경악시켰는데, 이게 작가의 창작이 아니라 원래 역사의 브루실로프 공세 때 벌어진 파벨 대공의 '실화'라는 것도 작가가 밝히면서 독자들은 일제히 지구작가를 원망하고 있다.
파벨이 대포밥으로 던져버린 11만 명의 2개 군단은 러시아가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소모시키지 않고 완편 상태로 보전했던 몇 안 되는 부대이자 차르에 대한 충성심이 가장 강한 귀족 자제들로 구성된 근위대다. 구중궁궐 속 차르가 군내에 영향력을 투사할 수 있게 해주는 손발이었고 정권 보위의 핵심이었다. 이들이 단 한 번의 전투로 소멸하고 간신히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제정에 회의를 품게 되면서 니콜라이 2세는 군내에 영향력을 상실하게 된다.
브루실로프의 발 빠른 대처로 간신히 루츠크에서 오스트리아군을 몰아내는 데는 성공했으나 예비대가 지나치게 소모되어 도심지를 끼고 지연전을 벌이는 적을 밀어낼 병력이 없어서 포위, 섬멸에는 실패. 후퇴를 허용하고 코벨을 포위하는 데도 실패함으로써 조기 종전도, 즉 로마노프 왕조가 살아날 마지막 기회도 사라졌다.
정확히 말하면 브루실로프 공세 자체는 원 역사보다 훨씬 크게 성공해서 차르에게 회의적이던 자들 조차도 "일단 한 번만 더 지켜보자."라는 반응을 보일 정도의 여론 반전을 이뤄냈다. 추가로 헛짓거리만 하지 않았어도 '미래를 팔아 현재를 샀다'치고 어찌어찌 다음을 기약할 수 있었으나 멍청한 니콜라이와 궁정귀족들은 기어이 추가 공세를 벌임으로써 전부 말아먹었다.
이후 근위대가 혁명에 가담하자 황실은 러시아에 연고가 없어 차르의 신뢰만 믿고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외국인들로 근위대를 채웠고 그 근위대의 지휘관으로 믿을만한 장군들이 없어 다시 기용되었으나 브루실로프 공세의 막판을 말아먹은 악명이 사라진 건 아니라 러시아 민심의 분노만 키우는 역효과가 나버렸다.
3. 기타
브루실로프 공세 때 파벨 대공이 한 일이 워낙 결정적이고 심한 트롤링이라 작중에서는 훗날 수많은 if를 낳은 루츠크 전투라고 설명되며 이쪽 세계 대체역사물은 파벨이 트롤링하지 않는 전개로 if를 돌릴 거라는 감상이 많다.이래 봐도 60만 일본군도, 20만 독일제국군도, 30만 오스트리아-헝가리군도 해내지 못한, 김시혁을 쓰러뜨리는 위업을 달성한 인물이다. 트롤링 때문에 혈압 올라서 이렇게 된 거라 이 양반의 막장성만 드러내는 에피소드지만.
작중에서 니콜라이 2세 못지않은 X맨 행각으로 로마노프 왕조의 파멸에 일조한 막장 인간이라 독자들에게 엄청 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