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거 2에 사용된 토션바 현가장치[1] |
3호 전차 E형의 토션바 서스펜션 |
Torsion bar suspension |
1. 개요
자동차와 전차, 장갑차 등에 쓰이는 현가장치. 탄성이 높은 봉이 트레일링 암(스윙 암)에 연결된 구조이며, 봉의 비틀림 탄성 원리를 이용한다. 간단한 구조와 편리한 정비성[2] 덕에 많은 자동차와 궤도차량에 적용되었다.전차에 쓰건 자동차에 쓰건 서스펜션 설계에는 큰 차이가 있지만, 금속 봉의 비틀림 탄성을 이용한 현가상 질량의 충격 상쇄라는 근본 원리는 동일하다. 전차와 궤도식 장갑차에는 트레일링암 구조에만 사용되며, 일반 자동차에서는 멀티링크, 더블위시본 서스펜션등 주로 독립형 서스펜션과 결합되어 사용된다. 토션바는 결국 스프링이며 신축이 아닌 비틀림을 이용하는 형태일뿐이다. 이는 코일 혹은 판 스프링에 비해 공간, 무게 중심에서 이점을 얻기위해 사용된다.
2. 상세
서스펜션의 암(Arm)이라는 한쪽 끝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막대가 있고, 암에는 노면이나 궤도에 닿는 바퀴가 달려있다. 암의 회전에 따라 바퀴는 위아래로 원 궤적의 일부를 그리며 움직이게 된다. 이때 바퀴의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암의 회전축 부분에는 '토션바'라고 불리는 긴 금속제 봉이 달려있으며, 이 봉은 보통 차체를 가로질러 반대쪽 차체 벽에 위치한 마운트에 단단하게 고정된다. 이 봉은 암이 가동하면서 토크를 받을때 암에 작용되는 토크의 반대 방향으로 비틀림 탄성력(복원 토크)을 작용해줘서 다시 비틀리기 전의 상태로 돌아가려고 하며, 이런 원리로 서스펜션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한다.기갑차량의 경우 버텨야 하는 무게가 무거운 만큼 이 토션바가 차체 반대쪽 끝에 닿을 정도로 매우 길게 된 형태가 보통이다.[3] 그래서 좌우의 보기륜이 하나의 토션바를 공유할 수 없고, 때문에 각자 토션바가 엇갈려 설치되다 보니 위치를 맞추기 위해 좌우 암이 완벽히 대칭을 이루지 못하고 약간 엇갈리게 된다.[4] 이러한 위치 차이는 기동륜/유동륜과 전륜/후륜 사이 간격을 적절히 조정하는 식으로 해결하여 기동할때는 좌/우측 궤도에 가해지는 장력이나 접지 압력에 차이가 나지 않게 만든다. 하지만 이래도 전륜도 토션바라면 약간의 간격차이가 불가피하며, 더 앞서서 배치된 전륜이 먼저 충격을 받으면서 좀 더 빨리 마모된다. 영상 참조
현대의 전차들은 암의 회전 방향이 같지만 로드암의 배치만 약간 어긋난 식이지만, 2차 대전기에 독일에서 설계된 티거 2같은 전차의 경우, 위의 구조도를 잘 보면 좌측 바퀴는 암이 후방을 향하고 있고 우측 바퀴는 전방을 향하고 있어서 양쪽의 보기륜 암의 회전방향이 반대인 것을 알 수 있다. 예외적으로 IS-7과 오비옉트 277 중전차는 내부공간 문제로 아주 짧은 토션바를 좌우 같은 위치에 대칭적으로 장착하고 [5] 유압식 쇼크 업소버로 보조하는 방법을 택했다. T-64는 차체 폭의 절반 정도로 길이를 줄인 토션바가 차체 중앙의 마운트에 만나게 하여 좌 우 보기륜 암이 대칭적으로 배치되었다.
1934년 시트로엥 아방에 처음으로 사용되었으며, 군용으로는 1936년 스트리스방 L-60 전차에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이후로 M26 퍼싱, 5호 전차 판터, T-60, T-70, M1 에이브람스 등의 전차에 널리 적용되었고 M113, M2 브래들리, BMP-3 등의 장갑차에도 쓰였다. 일반적인 차륜형 자동차들에서는 현가장치 기술의 발전으로 사용 빈도가 줄어들다가 21세기에는 많이 도태되었다.
하지만 전차를 포함해 궤도를 사용하는 중장비 대상으로는 20세기부터 현재까지도 토션바 서스펜션이 주로 사용된다. 토션바 서스펜션의 설계는 당시 사용되었던 코일스프링 방식의 크리스티 현가장치보다 높은 하중에 대응하기 좋아 2차대전을 기점으로 장갑이 강화되며 급격히 중량이 증가하기 시작한 각종 기갑차량에 사용하기 적합했고, 구조도 고탄성의 철봉에 서스펜션 암을 달아놓은 단순한 형태라서 설계가 간편했다는 장점이 있었다. 구조가 단순해 수리하기가 까다롭지도 않았고, 설계에 따라 다르지만 야전에서 교환이 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전투 중에 고장이 나도 1~2개가 망가지는 정도로는 기동에 별 문제가 없는 장점도 있다. 덕분에 1930년대에 정립된 기본 개념을 현재까지 따르고 있다.
바리에이션으로 토션 튜브(중공 토션바)가 있는데, 금속 봉의 중간에 동축 구멍을 뚫어놓은 물건을 스프링으로 쓰는 방식이다. 즉, 스프링으로 봉 대신에 쇠파이프를 쓰는 것이다. 다만 튜브 스프링은 기존 토션바의 원통 봉보다 제작 난이도가 좀 더 높다. 튜브 스프링은 구조상 막힌 봉보다는 두께가 얇기 때문에 경량화에는 좋지만, 한계 중량과 완충능력면에서는 손해가 있어서 아직은 기존 방식의 토션바가 많이 쓰인다.
원리상 비교적 만들기 쉬운 방식이다 보니 프라모델을 비롯한 모형 전차의 고정된 서스펜션을 토션바 방식으로 개조하여 로드암이 가동되게 바꾸는 경우도 있으며[6] 2000년대 이후에는 처음부터 가동식 토션바를 재현한 키트들도 나오고 있다.
2.1. 장점
금속 봉의 비틀림 탄성력을 사용하는만큼 무거운 무게를 버티기에 매우 적합한 방식이고, 토션바 자체는 그냥 긴 막대에 불과하므로 구조적으로도 단순하여 생산단가가 저렴해지며 야전 수리가 용이하다. 차량의 옆면 공간도 거의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측면에 다른 장비나 장갑을 더 넣을수 있다. 토션바를 회전시켜서 서스펜션의 높낮이도 쉽게 조절할 수 있으므로 현대 기준으로는 대부분의 장갑차량이 사용한다.2.2. 단점
토션바 방식에도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암이 많이 움직여야 할 상황일수록 토션바도 더 많이 비틀리다 보니 그만큼 탄성이 급격히 강해지면서 충격흡수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토션바 서스펜션에 유기압식 쇼크 업소버를 추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면 차량의 총 중량이 늘어나게 된다.
5호 전차 판터의 내장형 토션바 현가장치 |
차체를 가로지르는 긴 봉을 사용할 경우, 서스펜션 성능에 영향을 끼치지 않고는 무거운 금속 봉들이 차지하는 무게를 줄이기 힘들어서 경량화에 불리하다. 여기에 전술되었듯 로드암의 좌/우 대칭을 맞추는게 불가능하며 한쪽 궤도의 보기륜들이 약간씩 앞선다. 이 차이가 매우 미미해서 승차감에 심한 악영향을 주는 수준이 아니더라도 한쪽 전륜이 먼저 충격을 받으며 약간 더 빨리 소모되는걸 막기 어렵다.
또한 단순한 구조 덕분에 수리 '과정'이 복잡하지 않기에 야전 수리 자체는 가능할지라도 대부분의 토션바 방식은 길고 무거운 봉이 차체 내부를 가로지르는 구조상 야전에서의 수리와 정비를 진행하기는 여전히 외장형 서스펜션보다 어렵다.[9]
3. 토션빔 서스펜션과의 차이점
궤도차량이 아닌 일반차량에서는 토션빔 서스펜션과 명칭이 비슷해서 혼동되는 경우가 많은데 토션빔 서스펜션은 좌우 바퀴를 약간의 비틀림 탄성을 가진 액슬빔으로 연결하는 방식을 의미하는 것이고 토션바 서스펜션은 단순히 비틀림 탄성을 이용하여 코일스프링이나 리프스프링과 같이 댐퍼 역할을 하는 장치이다. 따라서 토션바 서스펜션은 일반 스프링처럼 맥퍼슨 스트럿이나 더블 위시본과 같은 독립현가장치와도 사용할수 있고 경우에 따라 토션빔과 같이 사용되기도 한다(torsion beam suspension with torsion bar)토션바 |
토션 빔 |
4. 토션바를 사용하는 차량
4.1. 일반 차량
- 폭스바겐 비틀 1세대
- 폭스바겐 골프 1-?세대
- 폭스바겐 카르만 기아
- 시트로엥 트락숑 아방
- 현대 갤로퍼
- 현대 테라칸
- 현대 스타렉스 1세대
- 현대 리베로
- 현대 그레이스
- 현대 포터
- 기아 봉고
- 기아 프레지오
- 쌍용 코란도 훼미리
- 쌍용 무쏘
- 쌍용 뉴 코란도
- 자일대우버스 레스타
- 메르세데스-벤츠 M클래스 1세대
- 이베코 데일리
- 퀴벨바겐[10][11]
- 80년대 이전 미제 FR대형 세단[12]
4.2. 기갑 차량
4.2.1. 대전기
- 스트리스방 L-60[13]
- 3호 전차
- 5호 전차 판터
- 6호 전차 티거
- 6호 전차 B형 티거 2
- E-100
- 보로실로프 전차
- 스탈린 전차
- M18 헬캣
- M24 채피
- M26 퍼싱
- M4A2E4[14]
- T-44
4.2.2. 현대전
4.2.2.1. 서방권
- 카노넨야크트판처
- 라케텐야크트판처
- 빅커스 MBT
- 레오파르트 1
- 레오파르트 2
- AMX-13
- AMX-30
- AAV-7A1
- K-1 전차[15]
- M1 에이브람스
- M107
- M108
- M109
- M110
- M113
- M2/M3 브래들리
- M41 워커 불독
- M46 패튼
- M47 패튼
- M48 패튼
- M551 셰리든
- M60 전차
- PzH2000
- Ru 251
- VCC80 다르도
- 60식 장갑차
- 61식 전차
- 73식 장갑차
- 75식 자주포
- 89식 장갑전투차
- 90식 전차[16]
- 99식 자주포
4.2.2.2. 동구권
[1]
겹치는
보기륜, 전방 스프로켓을 제외하면 현대 전차에 적용되는 장치와 동일하다.
[2]
단 세부적인 구조는 차종마다 다르다.
[3]
재료와 직경이 같다면, 길이가 길수록 비들림 탄성 한도 범위가 늘어나기에 더 큰 충격에도 스프링이 망가지지 않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4]
토션바를 사용하는 대부분 전차의 프라모델 모형만 관찰해도 차체 하부의 서스펜션 배치가 대칭적이지 않음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오류가 아니라 실차에서도 마찬가지다.
[5]
이거자체는 독일에서도 페르디난트 포르셰 박사의 포르셰 차량들에서도 비슷한 물건을 썼었다.
[6]
적당히 탄성이 있는 플라스틱 봉을 토션바 대신 사용해서 자작 가능하다. 얇지만 긴 금속 봉을 써도 된다.
[7]
일례로 1940년대 중반에 나온 소련의
오비옉트 257 설계안은 높이가 낮은 차체의 하부까지 무리하게 경사장갑을 적용하는 바람에 때문에 바닥쪽의 여유 공간이 매우 좁아지면서 토션바를 완전히 포기해야 했다. 다만 이런 문제는 257의 후계 프로젝트인
오비옉트 260에서는 극복했는데, 오비옉트 260 역시 비슷한 문제를 겪던 와중에 엔진의 높이는 더 높아서 토션바 철봉들을 차체 바닥에 배치할 공간이 부족했다. 여기서 엔지니어들은 철봉들의 길이를 차체 전폭 길이 이상으로 줄여서 기다란 철봉들이 차체를 가로지르는 구조에서 차체 폭의 길이 절반 이상으로 단축된 철봉들을 차체 내부의 마운트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설계를 바꿔서 토션바 방식의 서스펜션을 넣는데는 성공했다. 다만 토션바 길이가 많이 짧아진 만큼 이전만큼의 주행 안정성을 확보하기는 어려웠는지 보기륜마다 유압식 쇼크 업소버들이 추가되었다.
[8]
소련의
T-44의 경우 토션바의 간섭을 피하고 엔진룸 공간 확보를 위해 5번(후륜) 암의 회전 방향만 반대로 하고, 4번 암과 간격을 두고 배치하였다. 해당 설계는 T-44에서 나온 현가장치 유형이 사용된
T-62까지 적용되었다.
[9]
서스펜션을 이루는 부품 개수가 적고 구조가 단순해서 수리 과정이 간단하다는 점과 야전 환경에서 무거운 부품을 건드리고 고치는데 힘이 드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10]
수륙양용 파생형인
슈빔바겐 포함
[11]
군용 차량이지만 기갑 차량이 아닌 관계로 일반 차량으로 분류.
[12]
전륜 더블 위시본+토션바가 주 방식이었다.
[13]
최초로 토션바를 적용한 전차
[14]
M4A2 차체에 M24 채피의 현가장치를 장착한 프로토타입
[15]
유기압 현가장치 + 토션바 혼합
[16]
K-1 전차와 마찬가지로
유기압 현가장치 + 토션바 혼합
[17]
다른 기갑 차량들과는 달리 토션바가 차체 폭 전체를 가로지르지 않고 절반만 가로지르는 구조를 채택한 덕에 보기륜이 좌우 대칭으로 배치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