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11 21:14:42

제비족


1. 개요2. 특징3. 어원에 대하여4. 픽업 아티스트?5. 기타6. 창작물에서7. 관련 문서

1. 개요

유흥업소 등에서 대개 금전을 갈취할 목적으로 돈 많은 여자를 꼬셔 취하는 남자들을 지칭하는 속어이다. 방울뱀이라고도 한다. 비슷한 영어 표현으로는 gigolo라는 표현이 있다( 기둥서방, 남창이라는 뜻도 있다).

2. 특징

사실 대중매체에서는 잘 생기거나 어느정도 생겨먹은 남정네들이 제비로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이런 사람들에게 당하거나 수사하거나 정신과 상담을 한 사람들의 경험담을 보면 의외로 평범한 외모에 수더분한 옆집 아저씨 타입이 많다고 한다. 여자들의 아픈 곳을 찔러서 마음으로 나오는 정을 주는게 진정한 포인트. 이는 꽃뱀과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대중매체의 제비족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을 잘 보여주는 게 박영규와 원미경이 주연하고 박세민이 감독한 괴작 신사동 제비가 있다. 반대로 서울의 달에선 좀 더 현실적으로 제비족이 그려졌는데, 백윤식이 연기한 미술 선생은 속을 알 수 없는 오묘한 표정으로 학생들에게 변태 소리까지 듣고 시청자들이 보기에도 뭔가 수상쩍은 제비족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 여자만 바라보는 순정남이다. 반면 수더분한 외모의 한석규가 제비족 역할을 맡아서 비열한 연기를 잘 소화해냈다. 본래는 최민식이 이 역할을 맡고 한석규는 주인공 친구인 춘섭 역을 맡으려고 계획되어 있었으나 작가에 의해 둘의 캐스팅이 바뀌었는데 결과적으로 매우 잘 어울리는 조합이 되었다. 물론 외모나 성격과의 상관관계는 케바케긴 하다.

3. 어원에 대하여

어원에 대해선 여러 설이 있는데, 일단 조선시대의 '잽이'에서 왔다는 설이 있다. '잽이’라 불린 시초는 소리판의 북잽이, 장고잽이에서 시작했다. 소리를 잘하기 위해서는 고수들이 북과 장고로 박자를 잘 맞춰주고, 추임새를 넣어 흥을 잘 돋워줘야 했다. 하지만, 이 북잽이, 장고잽이들의 비위가 틀어지면 엉망으로 북과 장고를 두들겨 판을 망치기 일쑤였기 때문에 소리꾼, 특히 여성 소리꾼들은 그들의 비위를 맞춰주고 그가 하자는 대로 해야 했다. 그런 연유로 여인들을 유혹해 쥐락펴락하는 이들에게 ‘잽이’라는 별명이 붙여졌다고 한다.[1]

또 다른 설로는 춤추는 사람들이 입은 연미복이 제비꼬리 비슷하다고 해서 제비 어원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이러한 선생들이 점차 사회 문제화 되자 꽃뱀과 비슷하게 아녀자를 유혹하여 돈을 뜯어먹는 족속을 일컫는 말이 되었다는 것. 속어가 약간 포괄적으로 전승되어서 아직까지 쓰이고 있는 경우. 이를 이용한 농담도 있다. "제비가 어떻게 울죠?" "싸모님 싸모님~!"

실제 1970~80년대 중동 건설 붐 당시 남편을 해외에 보내고 독수공방하던 젊은 유부녀들이 남편들이 보내주는 돈은 있고, 시간도 많고, 남편이 사라지니 돌봐줄 사람은 없고(자녀가 어린 경우는 아니지만 자녀가 학교 갈 나이만 되어도 학교에 애들을 보내고 나면 할 일이 없고[2]), 젊음[3]은 주체할 수 없고 하다보니 시간도 죽일 겸 취미도 붙일 겸 해서 캬바레 등으로 을 배우러 다니다가 거기에 상주하던 쌔끈한 춤선생과 눈이 맞는(...) 경우가 왕왕 있었는데, 여차저차해서 나중에는 이 춤선생한테 마음 주고 돈 주고 몸 주고 했더라 하는 이야기이다. 자유부인이라는 소설에도 이런 이야기가 등장한다.

춤선생들이 처음에는 신사적이고 잘 빠진 몸에 춤 또한 잘 추니 마치 제비 같다고 해서 붙여진 별칭이었는데, 한편으론 일본어의 '(若(わか)い)つばめ(제비족. 연하의 내연남)'에서 유래한 거 아니냔 설도 있다.

어떤 설이건간에, 현대 들어선 이러한 뜻만 전승이 되어 술집에서 여성들을 접대하다가 눈이 맞았을 경우 금전을 갈취하고 사기를 치는 남성을 주로 지칭하는 말이 되었다. 사실 호스트선생이나 몸 좋고 신사적으로 여성들의 말을 잘 들어주며 나중에는 돈도 뜯는다는 점에서는 매한가지.

4. 픽업 아티스트?

2000년대 이후 인터넷에 떠도는 용어 가운데 자신들을 속칭 ' 픽업 아티스트' 운운하면서 꾸며보려고 하는 족속들이 있다. 위의 용어는 영미권에서는 1970년대에 최초로 등장한 단어이다. 70년대 이전의 영미권에서는 한국에서 지칭하는 '선수'나 '제비'와 같은 명사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조어라 할 수 있다.

위의 단어는 2000년대 들어 한국에 소개되었고 때문에 '선수', '제비'에 대한 부정적인 뉘앙스를 줄이기 위해 위에 해당되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자기들을 '픽업 아티스트'로 지칭하기 시작, 그 이후로 제3자는 이들을 '제비', 그들은 그들 자신을 '픽업 아티스트'라고 부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으로 변하게 된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이들은 그냥 남자한테도 돈 따내는 제비 되시겠다. 온갖 감언이설로 여자 등쳐 먹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제비의 행태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이들은 이렇게 그들에 대한 명칭을 바꿔 부르고 '픽업 아티스트들인 우리는 착한 목적으로 여자 꼬시는 기술을 연마하지만, 제비는 나쁜 목적으로 여자 꼬시는 기술을 연마하므로 우리는 그들과 다르다'라며 차별화를 주장한다. 물론 여자 꼬시기나 성행위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에 속하는 만큼 말만 따지면 맞는 말을 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그들의 현실 모습은 십중팔구가 돈도 지위도 제대로 된 직업도 없는 양아치에 불과하다. 이런 미화[4]에 혹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한 이것을 심지어 자랑이라고 책까지 낸 인간들도 있다. 픽업 아티스트의 진실. 그리고 만화까지 나왔다. '유혹의 기술'이라는 만화로 픽업 아티스트를 배우고자 하는 주인공이 나온다.

5. 기타

개그맨 최양락의 과거 대표 캐릭터는 네로 황제였지만, 그에 못지 않은 인기 캐릭터로 “고독한 사냥꾼”도 있었는데, 이 사냥꾼이 바로 제비족을 뜻하는 은어였다. 매일 카페에 죽치고 앉아 돈 많아 보이는 여성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한량 캐릭터였다.

사실 남한테 연애든 공갈이든 뭐든 사기쳐서 돈 뜯어내는 사기꾼은 어느 나라에나 있기 마련인지라, 북한에도 비슷한 게 있다고 한다. 거기서 부르는 이름은 '야미치루'. 이름을 보면 일본어에서 따온 말로 보이는데, 북한에서는 당연히 인간 말종으로 보기에 일본에서 건너온 쓰레기 같다는 식의 욕 같은 말이라고 한다. 북한의 사회현상인 꽃제비와는 헷갈리기 쉬운 단어이나 전혀 다른 개념이다.

2010년대 홍콩에선 부동산 투자회사를 운영하던 66세 여성이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서 만난 얼굴도 모르는 남성에게 꾸준히 돈을 보내 260억 원 상당의 돈을 날렸다고 한다.(...) 보낸 횟수가 200회 이상이었을 정도로 푹 빠져서 당시엔 사기인줄도 몰랐다고. 그러다 가족들과 대화 도중 문득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걸 깨닫고 신고했다고 한다. # 이와 비슷한 사건은 국내에서도 일어나고 있는데 이를 '로맨스 스캠'이라고 부른다. 별풍선으로 수십억도 버는 세상이라 새삼스럽지도 않다.

6. 창작물에서

김성모의 〈 빨판〉은 실제 취재를 바탕으로 프로 제비족들의 디테일한 삶을 그려낸 작품이다. 박인권의 만화 대물도 제비가 주인공이다.

판타지 소설 < SKT - Swallow Knights Tales>도 대놓고 제비기사단이라면서 호스트바 역할을 하는 기사단 얘기를 그리고 있다.

7. 관련 문서


[1] 출처: 한국대학신문, 2003. 09. 25. [2] 당시엔 TV가 있다고 해도 평일 낮 시간대는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당시 유이한 공중파 방송국인 KBS MBC에서 정규 방송을 내보내지 않았기 때문에 따로 중계 유선 방송에 가입하지 않는 이상 심심할 법도 했다. 집안일을 하면 되잖..읍읍.. 1991년 탄생한 WWW도 이땐 당연히 없었고 컴퓨터조차도 가정엔 드물던 시절이었다. 당장 흔히 아는 PC통신(Dial-Up 전화 접속 인터넷)조차 90년대 초반에나 보급되었다. [3] 1980년대 초중반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여성들은 20대 초반, 늦어도 중반이면 결혼을 했기 때문에 30대 초반만 되어도 학부모가 된다. 요즘 30대 초반은 노처녀 소리도 안 듣는다는 거랑 비교했을 때 젊은 나이. [4] 자기 안의 숨겨진 매력을 개발하는 자기개발적 성취감이라나... 이뭐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