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본래의 의미
재탕( 再 湯)은 한의원 등에서 한 번 달여먹은 한약재를 다시 달여 먹는 것을 뜻한다.한약 1 첩이 1회 복용분인데 하루치(3회분)가 3첩이 아닌 2첩인 이유가 옛날에는 약재를 재탕했기 때문이었다. 옛날에는 약재도 귀했는지라, 한 번 달이고 남은 약재를 그대로 버리기가 아까워서, 1첩을 달여 1회 복용하기를 2번 반복하고 남은 약재 2첩분을 모아서 한꺼번에 달여 3회차에 복용했다. 한의학 서적인 방약합편에 재전법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어 있다.
요즘은 한약재가 그렇게까지 귀하지도 않고 구하기도 쉬우니, 재탕은 거의 안 한다. 아무리 양을 두 배로 늘린다 해도 이미 한 번 달여먹은 약재를 또 우려먹는 건데 약 성분이 1첩 분량보다 많을 리도 없고.
재탕과 상대되는 의미로 가장 처음 행해지는 우림 과정을 초탕(初湯)이라고 한다. 재탕을 했는데 거기서 또 우리면 삼탕이라고 한다. 이런 식으로 사탕 오탕 식으로 늘어난다.
녹차는 재탕이 더 깊은 맛이 나고 초탕은 불순물이 많고 맛이 떫다. 사골도 처음 넣고 끓인 것은 불순물이 많아[1] 걸러낸 뒤 재탕 국물과 섞어 쓴다.
홍차는 재탕이 추천되지 않는다. 다만 구두쇠가 홍차 티백을 말려 다시 쓰더라는 이야기는 창작물에서건 현실에서건 심심찮게 보인다. 옛날엔 부잣집에서 버리는 찻잎을 모아 되파는 걸로 부수입을 챙기던 고용인도 있었다. 재탕 후 우유와 설탕을 첨가해 밀크티를 만들기도 한다.
커피는 재탕하면 안 좋은 맛이 더 심하게 나온다.
2. 비유적 의미
한 번 쓰고 또 쓴다는 점 때문에 우려먹기, 사골하고 동일한 뜻으로 쓰인다. 다만 어감이 살짝 다르기는 하다.이미 본 책이나 애니를 다시 보는 행위도 재탕이라고 한다.
학교 급식을 비롯하여 음식점이나 회사 구내 식당에서 이미 사용한 음식 메뉴나 요리, 식재료 등을 다시 재사용하는 것을 이르기도 한다. 특히 학교 급식이 재탕 문제가 매우 심각한데, 심한 곳은 요일별로 메뉴 이름만 살짝 변형시킨 거의 같은 메뉴가 계속 등장하기도 한다.
또한 방송에서 같은 내용이나 소재를 두세 번 반복할 때도 이 말이 사용되기도 한다.
특촬물에서도 1화용 괴인 슈트를 재활용하기 위해 작중 해당 괴인을 부활시키거나 다른 방법으로 재등장시키는 것을 슈트 재탕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공식적 용어는 아님).
대학에서 온라인 강의를 할 때 작년 것을 재사용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특히 코로나 19로 인해서 한 번 촬영한 강의를 2~3년씩 재탕하는 사례가 늘었고, 교수 입장에서는 그리 공들이지 않는 교양 과목 사이버 강좌에서는 찾아보기 더 쉬운 일이다.
전화번호도 신규가입을 하거나 번호변경을 하면 누군가가 사용했던 번호를 받기 때문에 재탕한다는 표현을 드물게 쓰인다.
예전에 나왔던 TV광고가 신규촬영없이 나중에 그대로 다시 나올때도 재탕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