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 2루타
Ground Rule Double, Automatic Double
1. 개요
타자가 친 인플레이 타구가 경기를 할 수 없는 곳으로 나갔을 때 심판 재량으로 선언된다. 여기서 그라운드 룰이란 경기가 유효하게 이뤄지는 영역을 정하는 룰이다. 야구는 축구나 농구처럼 경기를 하는 영역이 단순하게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좀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선을 벗어난 파울 지역에서도 경기가 진행되고, 더그아웃 등의 특수 영역이 존재하는 등, 경기 영역의 정의가 복잡하므로 이에 대한 규정이 필요해진다. 게다가 경기장마다 크기나 구성 또한 다르다. 따라서 경기 영역에 대한 규칙이 있고, 이를 그라운드 룰이라 한다.원래는 구장(그라운드)마다 달라야 하나, MLB 같은 경우에는 정말 특수한 구장[1]이 아닌 다음에야 같은 규정을 모든 구장에 일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그라운드 룰의 반대말은 리그 와이드 룰(league-wide rule).
타구 및 송구가 경기장 안으로 넘쳐 들어온 관중 속으로 들어가 뜻밖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하여 홈구단 감독은 이에 대처할 수 있는 각종 특별규칙(그라운드 룰)을 만들어 주심 및 상대팀 감독에게 제시해야 한다.
-야구 규칙 4.05 특별 그라운드 규칙
-야구 규칙 4.05 특별 그라운드 규칙
야구 규정 상 경기 시작전 라인업 카드 교환 시에 홈팀 감독은 심판과 상대팀 감독에게 그라운드 룰을 설명해야 한다.
뉴욕 메츠의 테리 콜린스 감독이 시티 필드의 그라운드 룰을 심판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밥 멜빈 감독에게 설명하고 있다.
그라운드 룰이 적용되는 대표적인 상황으로 인플레이 된 타구가 볼데드 상황(담장을 넘어갔다든지, 관중이 채갔다든지, 구조물에 끼었다든지)이 되면 그라운드 룰에 의거 하여 두 베이스 씩 진루(entitled to advance two bases)하게 된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인타이틀 투베이스(entitled two-base, エンタイトルツーベース) 또는 인정 2루타라고 한다.
일반적인 그라운드 룰 더블인 인플레이 된 타구가 페어 지역에서 바운드되고 외야 펜스를 넘긴 경우 인정 2루타가 된 규정은 초기엔 홈런으로 인정되었다가, 1930년 시즌 후부터 2루타로 개정되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라운드 룰 싱글(인정 1루타)이나 그라운드 룰 트리플(인정 3루타)도 있다. 예를 들자면 모자로 공을 캐치한다거나[2] 날아가는 공을 글러브나 모자 등을 던져 맞춰서 떨어트리면 3개 베이스를 진루할 수 있다(야구 룰 7.05). 예를 들어 2008년 5월 4일 치바 마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치바 롯데 마린즈 대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즈 경기의 5회초 세이부 공격에서, 타자 쿠리야마 타쿠미가 1루수 강습의 빠른 안타를 쳤는데 1루수가 이 타구를 잡지 못하자 그 뒤에 있던 롯데의 2루수 호세 오티즈가 글러브를 던져 이 타구를 멈추게 하면서 인정 3루타가 선언된 사례가 있다. 영상
다만 안전진루권이 이런 실책성 플레이에 기인하는 경우 2개 루의 안전진루권이 주어지지만 2루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가령 수비수의 송구가 덕아웃에 들어가 안전진루권 2개 루가 주어진다고 그것이 2루타인 것은 아니다. 모자를 던져[3] 타구에 닿은 것과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이며, 이 경우 타구의 성질에 따라 안타를 줄 수도 있고 안 줄 수도 있으며 안타를 주었다면 안타를 준 루부터 3루까지 추가 진루분에 대해 실책을 부여하고 안타가 아니라면 타석부터 3루까지에 대해 모두 실책 진루가 된다. 아래 장재중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며 이 경우는 2개 루 모두 실책이 된다. 따라서 인정 2루타는 '2개 루 안전진루권'에 포함되는 개념이지 2개 루 안전진루권을 얻었다고 모두 인정 2루타인 것은 아니다.
그리고 3루 주자가 들어오면 끝내기로 승리하는 상황에서는 인정 2루타 상황이 나와도 단타로만 인정된다.
2. 상세 사례
그라운드 룰 더블은 대개 외야에 타구가 떨어지고, 튕긴공이 외야 관중석 포함해 야수가 정상적으로 잡을 수 없는 위치로 간 경우에 발생한다. 그러나 꼭 외야 관중석으로 넘어간 경우만 해당되진 않으며, 내야 땅볼이지만 송구 에러로 인해 공이 덕아웃으로 들어갔다든가, 펜스 사이에 끼거나 관중이 공을 가로채는 경우 타구가 페어 지역에 떨어진 후 볼보이 등 경기 보조 요원이 타구를 건드려 경기 진행을 방해했을 경우 등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한다.올랜도 아르시아가 데뷔 첫 안타(1루타)를 치고 출루한 장면인데, 수비수였던 진 세구라가 첫 안타 공이라고 돌려준다는게 타임을 부르지 않고 상대 덕아웃으로 공을 돌려줘서 악송구판정으로 결국 그라운드 룰 더블이 선언되었다.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유명한 김영진과 장재중 사건에서 김영진이 공을 관중석으로 던져버려 볼데드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그라운드 룰 더블이 적용되어 1루에 있던 주자는 3루로, 타자는 2루로 진루했다. 또, 영화 아는 여자에서 한이연( 이나영)이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남기고 공을 관중석으로 던지면 어떻게 되냐고 질문하는데, 혹시 실제 상황이라면 그라운드 룰 더블이 적용된다. 영화 내에서는 동치성(정재영)이 상황을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는데 투수 수비 중 악송구로 공이 관중석으로 넘어간 상황이라고 단순화 시키면 알아 먹었을 듯.
관중의 방해에 의한 사례를 하나 들자면 2012년 6월 1일 넥센 대 롯데의 경기에서 3:7로 넥센이 뒤지고 있던 5회초 2사 무루에서 박병호가 좌측 파울라인 근처로 떨어지는 안타를 쳤는데 그 공을 좌측 익사이팅 존에 있던 어느 관중이 글러브로 낚아채는 바람에 심판이 곧바로 볼데드와 함께 그라운드 룰 더블이 적용되었으며 글러브로 공을 낚아챈 관중은 경기 방해로 퇴장 조치됐다.
간혹 돔 경기장인 경우 엄청나게 높은 플라이 타구가 지붕을 때리는 경우에도 인정 2루타를 주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는 2007년 8월 3일 멜키 카브레라가 친 타구가 투수 발을 맞고 튕겨나가서 그라운드 룰 더블이 선언 된 것 같은 경우도 있다. # 이 경우는 경기장마다 다르기 때문에 구장의 특정 시설물을 맞히면 홈런으로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
그라운드 룰 더블은 야구 룰과 함께 홈구장에서 타구의 판정 기준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으므로, 머리 좋은 외야수라면 심판에게 못 잡는다는 의사 표시를 해서 인정 2루타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 이런 판단이 왜 필요하냐면, 그라운드 룰 더블이 선언되면 주자들도 정확히 2개의 루만 진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자가 1루에 있는 상태에서 그라운드룰 더블이 나올 경우 상황에 따라 1타점 2루타가 될 게 주자 2, 3루가 돼서 오히려 점수 1점을 손해보는 경우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리글리 필드는 우익선상의 담쟁이 덩굴에 공이 들어갈 경우 인정 2루타로 퉁치는데, 주자 1루 상황에 장타를 후려맞은 뒤 외야수가 눈치없이 괜히 꺼내려고 하다가 정말 꺼내서 던지면 주자가 들어오고 경기 흐름이 무너지는 불상사가 벌어질 수 있다. 2015 내셔널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3차전에서는 시카고 컵스가 6회에 2사 주자 1루에서 8번타자에게 2루타를 얻어맞았음에도 컵스 중견수 덱스터 파울러의 기민한 대처로 주자의 질주가 끊기고 투수 타석에서 외야 플라이로 처리한 바 있다. 물론 이런 사태가 벌어진다면 상대팀은 피꺼솟하게 마련이지만 그라운드 룰이니 뭐라 할 수도 없다.
그라운드 룰 더블은 2개 루의 안전권을 얻었다는 말이므로, 코치 등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진루해도 반칙이 아니다. 즉, 주루 중 다쳤을 때 보통 상황이라면 자력으로 가야만 진루가 인정되지만, 인정 2루타 선언 후 2루를 밟을 때까지는 다쳐서 힘들다는 표시를 하고 코치 등의 부축을 받고 갈 수 있다. 단, 루는 꼭 밟아야 한다. 진루권이 주어지든 말든 주자는 루를 순서대로 모두 밟아야 하는 의무가 있다. 혹시라도 밟지 않고 지나쳤다면 수비가 먼저 아웃이라고 어필해야 한다.
타구가 페어 지역에서 그라운드에 떨어지지 않고 직접 수비수에 맞은 다음 페어 지역 담장을 넘어가면 2개 루 안전 진루권이 아닌 4개 루 안전진루권, 즉 홈런이 주어진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호세 칸세코의 헤딩 홈런이나 2007년 김주찬의 토스 홈런. 같은 조건에서 파울 지역 담장을 넘어가면 인정 2루타이며, 반대로 페어 지역 담장을 맞고 그라운드에 넘어왔다가 수비수에 의해 다시 넘어가면 인정 2루타로 기록된다.[4]
국내에서 90년대까지는 그리운드 룰 2루타가 자주 발생하였다. 당시에는 담장이 낮은 구장들도 많았고 20세기에 시즌 팀 홈런 1위를 삼분하던 해태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빙그레 이글스의 홈구장이 모두 담장이 2m도 안됐다. 특히 위 3개 구단의 홈구장인 무등 야구장,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 대전 한밭종합운동장 야구장의 1990년대 외야 펜스는 모두 이중 펜스였는데 앞쪽 펜스 높이가 1.5m 수준이었다.[5] 즉 홈런이 될 타구도 야수의 호수비면 플라이로 잡혔다는 얘기.[6] 더구나 인조잔디가 깔린 야구장이 많은 것도 한몫을 했는데 천연잔디보다 인조잔디 위에서 공이 더 크게 튀었기 때문이다.
2016년 KBO 리그에선 그라운드 룰 더블이 이틀 연속으로 나오는 진기록이 벌어졌다. 5월 20일 삼성 라이온즈 대 NC 다이노스 경기에서 에릭 테임즈의 타구가 페어 판정 후 페어 존 밖을 벗어났다가 볼보이가 앉던 의자를 때리는 바람에 그라운드 룰 더블 판정이 나왔고, 그 다음날 kt wiz 대 한화 이글스 경기에서는 이대형의 페어 타구를 어느 관중이 팔을 뻗어서 잡으려고 건드리는 바람에 그라운드 룰 더블 판정이 나왔다. 공교롭게도 이틀에 걸쳐 그라운드 룰 더블의 주인공이 된 두 타자는 1루에 주자가 있어서 본래대로라면 1루 주자도 홈인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으나 주자도 정확히 루를 2개씩만 진루할 수 있는 규칙에 의해 1루 주자의 홈인이 인정되지 못함으로써 나란히 타점 하나씩을 잃어버린 결과를 낳게 되었다. 당연히 관중은 퇴장당했다.
2020년 8월 19일, KIA 타이거즈 VS. LG 트윈스의 경기에서는 4회 채은성이, 8회에 김용의가 각각 그라운드 룰 더블을 기록했다.
야구 게임 중 게임빌 프로야구에서는 다른 야구 게임에 비해 그라운드 룰 더블이 자주 나오는 편이다. 특히 해당 시리즈 중 하나에서는 타자가 친 공이 멋지게 내야와 외야의 경계 부근에서 원바운드 후 외야 관중석으로 그대로 들어가서 그라운드 룰 더블이 인정되는, 물리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흠좀무한 상황이 있다! 이때의 공 움직임은 바운드 한 후에도 마치 홈런포의 느낌이 난다...
2023년 9월 3일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에서 1회말 최정의 플라이성 타구를 나성범이 잡으려다가 놓쳤는데, 이때 원래 잠겨 있어야 할 펜스의 문이 열리면서 넘어지고 말았다. 최정은 이 덕에 3루까지 진루했지만 구장의 문제로 외야수가 구장 밖으로 나간 상황이기에 인정 2루타가 되어 2루로 돌아갔다.
2024년 4월 2일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4회말 안상현의 타구가 담장 위에 떨어졌다가 튕겨져나와 2루타로 처리되었다.
2024년 4월 19일 삼성과 한화의 경기에서 최인호가 친 3루타를 수비하는 과정에서 송구한 공이 카메라를 맞는 바람에 안전진루권이 인정되어 최인호가 홈에 들어왔다.
2024년 7월 28일 KIA와 키움의 경기에서 김도영의 타구가 고척 스카이돔의 천장을 때렸고 로컬 룰[7]에 따라 인정 2루타가 선언되었다.
2024년 8월 29일 두산과 NC의 경기에서 1회 말 2아웃 데이비슨의 타구가 3루쪽 펜스를 타고 굴러가면서 인정 2루타가 선언되었다.
일본프로야구에서는 1992년 9월 11일의 한신과 야쿠르트의 경기가 그라운드 룰 더블이 적용된 대표적인 사례로, 9회 말 2사 1루에서 야기 히로시가 친 공이 고시엔의 외야를 넘고 끝내기 2점 홈런이 된 것으로 보였으나, 담장을 맞고 넘어갔다는 야쿠르트 외야수의 항의로 4심 합의 끝에 그라운드 룰 더블로 정정되는 일이 있었다. 이 영상 7분부터 분석 영상
참고로 페어볼을 관중이 낚아채면 경기방해 행위로 보고 퇴장당하는데 입장권 뒷면에도 경기 및 타인을 방해하는 자는 퇴장 또는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1]
아래 언급될
트로피카나 필드가 대표적.
[2]
의도는 따지지 않는다. 저절로 벗겨져서 공이 들어가 멈춰도 루 3개가 주어진다. 해당 문장에 "고의로"라는 말이 없다.
[3]
저절로 벗겨진 것이라면 타자에게 3루타가 주어진다.
[4]
후자는 2024년 8월 11일 샌디에이고 vs 마이애미 전의
김하성의 9회초 타석에서 일어난 일이였다. 최초 판정은 홈런이였으나, 인정 2루타로 정정된 사례였다.
[5]
다만 앞쪽 펜스만 넘겨도 홈런으로 인정됐다. 뒷쪽 펜스는 그물망을 높이 올렸는데 이는 관중들의 무단 난입을 막기 위한 목적이 컸다. 이같은 이중 펜스는 선수들의 장타력이 진화하고 그로 인해 각 구장별로 외야 펜스를 뒤로 밀어내면서 사라졌다.
[6]
82~99 팀 홈런 1위 팀은 해태-삼성-삼성-해태-해태-삼성-해태-빙그레-삼성-해태-빙그레-삼성-삼성-OB-현대-삼성-삼성-해태였다. 이 시기 리그 홈런왕의 계보를 살펴봐도
김봉연,
이만수,
김성한,
장종훈,
이승엽이 돌아가면서 등극할 정도로 해태-삼성-빙그레의 독식은 상당했다. 중간에 1995년과 1996년은 터미네이터 김상호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OB와 신인 최초 홈런왕 30-30 박재홍의 현대가 이례적으로 팀 홈런 1위를 했다.
[7]
내야/외야 페어지역의 천장에 경계선을 그어 선 안쪽을 때리면 2루타, 선 바깥쪽을 때리면 홈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