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첼(Satchel) 형태 | 백팩(Backpack) 형태 |
1. 개요
스쿨백(School bag)이란 말 그대로 학교 다닐 때 쓰는 가방을 뜻한다. 책가방, 학생가방, 학교가방 등으로도 부르며, 한국어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언어로도 이와 비슷하게 여러 명칭으로 부른다.옛부터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 서양에서 학생들이 책을 담기 위해 사용하던 사첼백(Satchel bag)에서 유래하였다. 원래는 가죽으로 만드는게 전통적인 방식이지만 현대로 와서는 더 실용적으로 싸고 관리하기 쉬운 합성섬유로도 많이 만든다.
사첼백 형태의 책가방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모습을 보며 호기심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다른 가방들과 비교해 봤을 때 마냥 편하지는 않다. 디자인 면에서 사첼백 특유의 고전적인 생김새가 좋다며 선호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실용성 면에서 이렇게 한 쪽으로 메는 가방은 이런저런 학용품들을 갖고 다닐 때[1] 무게가 한 쪽으로 쏠려 어깨와 허리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서양에선 백팩처럼 등 뒤로 멜 수 있는 개량 사첼백이 나오기도 했고 일본에선 학생들이 가방끈을 양쪽 어깨로 메어 세로로 짊어지고 다니기도 한다.
대한민국에서도 과거 대한제국 개화기와 일제강점기 때 서양식 교육 문화를 도입하며 한복 교복, 또는 서양식 교복과 함께 이러한 사첼 책가방을 같이 사용하였다. 흔히들 '옛날 학생가방', 또는 ' 검정 고무신에서 나오는 가방(...)'이라고 하면 쉽게 떠오를 것이다. 참고로 이 당시의 중고등학교에서는 이것도 학교에서 직접 지정해서 구매하도록 되어있었는데, 시대가 시대인지라 비싼 나이롱 실보다는 값싼 면실을 써서 쉽게 닿고 해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1983년 교복자율화 이후부터 학교에서 지정해서 구매하는 시대는 끝났고, 이후로 다양한 가방을 메고 다니도록 했었는데, 서양이나 일본에서 쓰던 것과 같은 형태도 있었지만 크로스백처럼 메고 다닐 수 있게 긴 어깨끈이 달린 것도 많았으며 색깔도 훨씬 다양한 편이었다. 당시 한국 학생들 사이에서는 한 손으로 책가방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도시락 가방을 들고 다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는데 1980년대 후반부터는 이후부터 더 많이 들어가고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백팩이 유행하기 시작하고 비슷한 시기에 적지 않은 학교들이 학교 급식도 실시하면서 도시락 가방과 같이 수요가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
어떤 일본 학교들은 전교생에게 교복과 함께 가방이나 신발까지도 정해주는데 지금도 이런 사첼백 책가방을 많이 권한다고 한다. 편의성이 떨어지는데다가 편의성이 떨어지는 물품을 강매한다는 민원이 빚발치면서 사라졌다. 교칙이 좀 더 자유로운 학교에서는 이런 가방을 나눠주면 쓰던지 말던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대체로 그냥 쓰는 경우가 많다는 듯. 여학생들은 자기 가방에 인형이나 열쇠고리 같은 장식들을 주렁주렁 달아 안 그래도 무게 분배가 잘 되지 않는 가방을 거추장스러워 보일 정도로 꾸미기도 하는데 이런 거에 껌뻑 죽는 일본인들 성격탓도 있지만 다 똑같이 생긴 학교가방들 사이에서 자기 가방을 구분하려는 의도도 있다. 한국도 1983년 교복자율화 이전에는 이랬고, 1986년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이루어진 교복재도입 이후로도 일부 학교에서 교복자율화 이전시기처럼 어떤 가방을 맬지, 학생화까지 지정해서 입고 다니도록 했지만, 이들 가방과 신발의 편의성이 떨어지는데다가 형편없는 물건을 학생과 학부모한테 강매한다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사라졌다.
2010년대 들어서는 일본에서도 사첼백 대신 백팩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한다. 학생들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에게도 가성비와 실용성 면에서 여러모로 백팩이 더 낫기 때문.[2] 애니메이션을 통해 접한 사람에게는 의외일 수도 있겠지만 이쪽 동네에서는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더 백팩을 많이 쓴다. 2020년대 이후로는 일본도 눈에 띌 정도로 사첼백을 쓰는 경우가 많이 줄어서 지역에 따라서 사첼백 보다는 백팩을 사용하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2023년 기준으로 일본의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0%가 백팩을 쓰고 있으며, 사첼백을 사용하는 경우는 20%에 불과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
2. 여담
- 브리프케이스(Briefcase)[3]나 메신저백(Messenger Bag)[4]과도 비슷하게 생겼는데 차이점이라면 손잡이 유무, 매는 방식, 가죽 강도 정도가 있다. 애초에 세 종류 다 유럽 중세시대 가방 양식에서 발전했으니 기본 구조를 공유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 이러한 디자인의 가방들은 학생 뿐만 아니라 직장인도 포함하여 현대 패션 아이템으로도 널리 쓴다. 활용하기 나름이긴 하지만 가죽 소재와 특유의 클래식한 디자인 덕분에 차분하고 고풍스러운 신사, 숙녀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도움이 되며 정장과 함께 애용하는 사람들도 많은 편이다.
- 이 가방을 이용한 개그가 두사부일체에서 나왔었는데, 작중 고등학교 만학도 신세가 된 계두식에게 대가리가 이 가방을 사 주었다. 하지만 작중 배경이 2001년경이었고 당시 학생들은 이런 가방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대가리는 좋은 일을 하고도 욕을 먹었다.
- 2010년대 이후 애니메이션에서는 여학생들이 가끔씩만 들고 나오는게 전부지만 이전까지는 남녀불문 이런 가방이었다. 자주 보이는 클리셰로 남캐들은 어깨 뒤로 넘겨 짊어지듯 들고 걸으며 여캐들은 무릎 앞에서 두 손으로 들고 걷는 장면.
[1]
특히 고등학생 정도 되면 교과서, 문제집, 참고서, 준비물 등으로 무겁고 많은 물품을 자주 챙겨야 한다. 책 5권은 기본이고 무게를 재어 보면 15kg 이상일 때도 많다.
[2]
원래 이런 디자인의 가방은 손으로 들고 다니는걸 가정하여 만들기 때문에 활동이 많은 학생들에게 제약을 주고 특히나 책과 학용품을 여럿 가지고 다닐 일이 많은 고등학생들에게는 더욱 불편할 수밖에 없다. 가방이 부피가 큰 것도 아닌데다 상술했듯 양 어깨로 매는 가방들과 비교해 매우 불편하다. 또한 학생들이 사용하는 가방은 더 쉽게 오염될 확률이 높은데 백팩 같은건 그냥 세탁기로 대충 빨아도 되는 제품이 많아 관리가 편하지만 사첼백은 가죽 소재가 많아서 관리하기가 어렵다. 거기다 학생 입장에서는 한창 사춘기 때 자기들이 추구하는 개성을 살리기 힘들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이미 일본을 제외한 여러 나라 학생들 사이에서는 진작에 백팩에게 밀려 보기 드물어지는 추세다.
[3]
변호사들이
준비서면(Brief) 등 각종 서류를 넣어 가지고 다니는 가방에서 유래했다. 말 그대로 서류가방.
[4]
이것도 말 그대로
우편배달부들이 쓰던 가방에서 유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