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2-05 03:46:33

먹고사니즘

1. 개요2. 상세3. 사례

1. 개요

' 먹고살다'[1]와 이념, 철학 등을 의미하는 영어 접미사 '-ism'의 합성어이자 파생어.

2000년대에 등장해 한동안 유행했던 신조어로, 생계 유지에 급급하거나 몰두해 다른 것들에 관심이 없거나 관심을 가지는 것 자체를 꺼리는 태도를 의미한다. 2020년대에는 코로나19 대유행이 터지면서 더 넓은 의미인 ' 각자도생'으로 대체되었다.

2. 상세

보통 여론에서 먹고사니즘을 언급할 때는 정치 활동과 연계해서 정치적 무관심과 연결하는 편이다. 생업에만 열중해야 해서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가지지 못하거나 시민 개개인이 자신의 생업에만 관심을 가진 채로 정치적 현황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혹은 자신들의 생업에 불이익이 될 것을 염려해 국가적 상황과 정쟁에 대하여 의문과 비판을 꺼리는 태도를 가리키기도 한다. 관련 속담으로 ' 곳간에서 인심난다'가 있다.

다만 이런 태도는 국적을 떠나서 먹고 살아야 하는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데 어떻게 보면 자본주의의 돼지의 일종으로 볼 수도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피라미드를 예시로 하여 이와 비슷한 주장을 한 적이 있다.
참주들은 그들의 백성들을 가난하게 하는 정책을 펼친다. 이는 날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쏟는 나머지 정치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도록 하는 것이다.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한 예이다. 페이시스트라토스 일족이 올림포스 신전을 건설하게 하는 것도 그 예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 5편 [2]

남용되는 경우도 많다. 정말로 먹고 사느라 바빠서인 경우도 분명히 있지만( 관련 글) 본인의 게으름이나 무지를 환경 탓으로 돌리는 경우에 남용되기도 한다.

이런 '살기 위해 사는 삶'은 비판의 대상이 되곤 한다. 기독교에서는 '인간은 빵만으로 살 수 없다'[3]고 비판했으며, 철학과도 대척점에 있는 사고방식이다. 먹고사니즘이 타락하면 황금만능주의에 빠니거나 '어차피 먹고 살다 죽으면 끝'이란 생각으로 타인을 해하기도 쉬워진다. 기회주의, 동물 유기, 딴따라, 수평 폭력, 완벽주의, 취향 배척, 장애인 차별, 피해자 비난 등이 그 예인 셈이다.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번아웃이 오기도 한다. 매스 미디어가 언어불능의 원인이라는 먹고사니즘 관련 의견도 있다. 이는 소셜 미디어에 적용될 수도 있지만.
그런데 현대의 아이들은 언어 훈련을 겪지 못하고 자라는데 언어불능의 원인이 있다. 산업사회 특히 도시의 근로자들은 일과 후 몸이 피곤하다보니 대화자체가 귀찮아지고 하루종일 가사에 시달린 주부들도 대화보다는 휴식을 원하게 된다. 자연 TV가 유모노릇을 하고 TV 앞에서 침묵하는 아이들, 그들이 자라 말이 많아지기를 기대할 수 없다. 그들이 어려서부터 접하는 대상은 주로 매스미디어들, 그리고 열광하는 장소인 디스코 팝 콘서트, 그 어느곳에서도 말은 필요없다. 오직 상대방(미디어 등)이 말해줄 뿐이다. 자연 이들은 수동적이며 매스미디어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데 감각적이고 짧은 언어구사의 관습도 영향받지 않을 수 없다.
이원복, 《 현대문명진단

3. 사례

2000년대에 등장하면서 널리 쓰였는데 2010년대를 거치면서 점차 쓰임새가 줄어들어 2020년대 들어서는 거의 쓰이지 않다가 2024년 7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먹사니즘이 유일한 이데올로기"라고 언급하면서 갑자기 부활했다. # 이재명 대표가 한 말의 맥락을 살펴보면 정치에 무관심하고 하루하루 먹고사는 것에만 신경 쓰는 태도를 일컫는 것보다 민생을 챙기기 위한 실용주의 노선을 채택해야 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다만 왜 '먹고사니즘'이 아닌 먹사니즘이라는 생소한 줄임말을 사용했는지는 의문이다.

[1]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단어로, 띄어 쓰지 않고 하나의 단어로 붙여 쓴다. # [2] 사실 피라미드 건축은 월급도 충분하고 휴가도 보장되는 현대 노동법에 더 부합하는 선진적인 시스템이었다. [3] 즉, 신앙이 있어야 살 수 있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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