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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신화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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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설명
제주도 신화의 여신이다.인간을 탄생시키는 삼신할미(삼승할망)의 반대항에 위치하는 여신이다. 저승할망, 구삼승, 저승삼신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름의 연유는 현재의 삼신할미가 오기 전까지, 옛날의 삼신할미였던 여신이라는 의미가 있다. 따라서, '옛날 삼신할미'라고 부를 수도 있다.
본래는 2대 용궁의 혈통을 이어받은 고귀한 혈통의 여신이자 공주로서 대단한 신력을 가지고 태어났으나, 각종 행패와 실력부족으로 인하여 삼신할미와의 3판 대결 끝에 패배하여 저승으로 밀려난다.
담당하는 영역은 죽은 아이들의 영혼을 돌보거나, 아기들이 병에 걸리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이다. 하지만, 아기들이 병에 잘 걸리는 저주를 건 장본인이기도 하다.
2. 전승
2.1. 용왕의 딸, 추방당하다
어느때 동해용왕이 서해용왕의 딸과 결혼을 하는데, 자식이 생기지 않자 관음사에 가서 치성을 올린 끝에 자식을 얻었다. 하지만 늦둥이로 태어난 딸은 막무가내로서 포악하고 난폭한 성격으로 가족에게 피해를 끼쳤다. 참다못한 용왕은 용궁신하들의 눈치 때문에 어렵게 얻은 딸을 죽이려는 마음까지 품게 된다.[1]하지만 용왕부인은 딸을 차마 죽이지 못하고, 석함(돌상자)에 가두어서 인간들의 세상에 가서 살도록 하자고 간청했다. 결국 동해용왕의 딸은 돌상자에 갇혀서 물 아래로 3년, 물 위로 3년을 떠다니다가 처녀물가에 닿았다.
판본에 따라 어머니인 용왕비가 딸에게 생불왕으로 지내라고 하면서 아이를 점지하고 낳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아버지인 용왕이 "왜 쫒겨나는 아이에게 무언갈 가르치려 드는거요?"라고 윽박질러 완전히 듣지 못하고 나가는 것도 있다.
2.2. 용왕의 딸, 출산에 실패하다
용왕의 딸이 갇힌 석함에는 임박사가 열어보라는 종이가 붙어있어서 임박사라는 사람이 그것을 열어보았다. 그곳에서 나온 용왕의 딸은 용왕부인(어머니)가 일러준대로, 자신이 인간세상에서 생불왕(인간을 낳게해주는 신. 즉 삼신할미)가 되려고 왔다고 하며, 임박사의 부인에게 아이를 점지해준다.하지만 미처 해산을 시키는 방법을 듣지 못하여, 용왕의 딸은 12달이나 임박사의 부인이 만삭의 상태로 고통을 받게 하다가, 결국 은가위로 산모의 배를 갈랐다. 그랬더니 본의 아니게 산모와 아기를 모두 죽여버리고 말았다. (...).
판본에 따라 순화하여 산모와 아기가 진짜 죽는 게 아니라 죽을 지경이 다 되는 선에서 다음 전개로 넘어가기도 하고, 배가 아닌 다른 곳(겨드랑이)을 은가위로 가르는 경우도 있다. 또 어떤 판본에서는 임박사 부인만 이런 식으로 해산한 게 아니라 다니는 곳마다 일을 이런 식으로 하는 바람에(...) 죽는 산모와 아기도 여럿이고 무사히 회복해도 삼신인 용왕의 딸이 아이 키우는 법을 몰라 자기 어릴 때처럼 막 자라게 내버려두었다고 하기도 한다.
2.3. 옥황상제가 명진국따님( 삼신할미)를 생불왕으로 파견하다
본의아니게 산모와 아이를 모두 죽여버린(혹은 둘다 위험한데 해산을 어떻게 시켜야할지를 몰라 우왕좌왕하던) 용왕의 딸은 기겁하며 임박사의 집에서 도망치고 버드나무 아래에서 '아이고, 난 몰라! 이를 어쩜 좋다냐...!?'하며 자신의 실수를 한탄하며 서럽게 대성통곡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한 순간에 부인과 아기를 모두 잃은, 혹은 잃을 판인 임박사는 큰 소리로 섦게 엉엉 울면서 금백산에 올라가 칠성단을 차려놓고 옥황상제에게 울며불며 빌었다. 이 울음소리에 놀란 옥황상제는 지부산천대왕을 보내서 임박사의 사정을 듣게 하고는, 명계신들의 도움을 받아 임박사의 아내와 아이를 살린 뒤 인간세상에 생불왕(인간탄생신)을 보내기 위해서 명진국따님(훗날 삼신할미)를 불러다가 생불왕으로 임명한다.판본에는 위에 나온대로 나오지만 이 용공주가 아이를 가지게 하는데 우왕좌왕하며 아이를 마구 점지하다보니 일이 커져 각 지역의 원로들이 보다못해 옥황상제에게 사정하고 옥황상제가 직속 어사인 주자스님을 파견하여 상황을 알아보게 한 뒤 사정을 알게 되자 전 지역의 신들을 긴급소집해 이 상황을 해결할 인물이 누가 좋은지 알아보자고 하자 제석천의 부하인 사천왕이 "명진국에서 천상대왕과 지상부인의 딸인 명진국 공주가 한 명 있습니다. 그 아이가 총명하고 마음씨가 착하니 그 아이를 파견보내면 될 것입니다."라고 하여 서둘러 명진국으로 공주를 모셔온다.
명진국 공주는 옥황상제 부부의 질문에도 거침없이 답을 맞추고 선녀들에게 여러 기술을 배운 뒤 지상으로 내려간다.
2.4. 명진국따님과 용왕의 딸이 싸우다
그런데 명진국따님이 처녀물가로 가서 임박사의 아내의 순산을 돕고 나설 때, 그곳에는명진국따님이 심은 꽃씨는 4만5천6백가지가 돋아난 엄청난 꽃이 나왔다. 반면에 동해용왕의 딸이 심은 꽃에서는 꽃과 순은 하나뿐이라 미약한데 땅 속 뿌리만 4만5천6백 갈래로 뻗은 꽃이 나왔다.[2]
판본에 명진국 공주가 새로운 삼신으로 임명되었을 때 상황을 알아보던 중 한 임산부의 애끓는 울음소리를 듣고 가르침을 받은 걸 써먹은 후에 용공주가 나서는 걸로 나오는데 뒤의 것은 동일.
2.5. 옥황상제가 용왕의 딸을 구삼승(저승할망)으로 임명하다
옥황상제는 두 소녀가 피운 꽃을 보고, 명진국따님은 삼신할미, 즉 인간의 탄생을 좌우하는 생불왕으로 임명하고, 용왕의 딸은 저승에서 죽은 아이들의 영혼을 돌보는 저승할망으로 임명했다.이런 결과에 분노한 용왕의 딸은 명진국따님의 꽃을 꺾어버리면서, 아기가 태어나면 100일안에 온갖 병에 걸리도록 하겠다며 원한을 불태운다. 그 모습을 본 명진국따님은 그러지 말고 우리 화해하자며 '인간들이 나를 위해 바치는 제사를 그대와 나눌 테니 아이가 잘 자라게 그대도 도와달라'고 제안한다.[3] 이에 기분이 풀린 용왕의 딸은 술잔을 함께 나누고 헤어진다.
2.6. 이후 행적
본인이 주인공인 신화는 여기에서 끝이지만, 삼신이 된 명진국따님이 마마신 대별상 어전또를 혼내준 신화에서 한번 더 언급된다.전후 사정부터 설명하자면 아이를 점지하고 해산하러 여기저기 다니던 삼승할망이 우연히 대별상 어전또(서신국 대별상)의 행차와 마주쳤고, 아이들이 곱게 자라려면 마마( 천연두)를 약하게 앓아 면역을 갖고 있어야 하는 만큼[4] 삼승할망은 좋은 말로 "대별상 나리, 아이들에게 마마를 약하게 내려 크게 앓지 않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엎드려 간청했다. 하지만 콧대 높은 대별상은 오히려 "어디 여자가 요망하게 행차를 가로막느냐!"며 삼승할망에게 주제넘게 일갈하며 그녀의 얼굴도 얽게 만들어 망신을 주고, 그녀가 점지한 아이들에게 심한 마마를 마구 내려 고통스럽게 앓다 죽거나 살아나도 얼굴이 흉하게 망가지도록 만든다.
자신을 망신준거도 모자라 아이들을 계속 마마로 고통받다 죽게 만들겠다는 대별상에게 단단히 극대노한 삼승할망은 이번 기회에 제대로 참교육시키겠다며 대별상의 아내에게 아이를 점지한다. 이게 뭐가 그리 무서운 복수냐고 하면, 임신뿐만 아니라 출산도 삼승할망의 권능이라, 아이를 점지만 해주고 달이 차도 해산을 안 시켜준 것이었다. 열 달이 지나고 1년 2년이 다 되어도 애가 나올 생각은 안 하고 뱃속에서 자라기만 하니 대별상 부인은 극심한 산통으로 남편에게 삼신 좀 불러달라고 애걸을 하는데, 대별상도 양심은 있어서(...) 자기가 모욕한 삼승할망을 차마 부를 수는 없었다.[5] 그래서 고민 끝에 구삼승할망인 저승할망에게 청한 것.
그러나 대별상의 간청을 들은 저승할망의 대답은 "내가 아이 점지하는 법은 아는데 해산하는 법을 몰라서 도울 수가 없습니다. 그러지 말고 삼승할망한테 가지 그래요?". 명진국따님과 대결하던 시절의 구삼승할망 성격을 보면 해산할 줄 몰라도 일단 대별상 부인의 배를 갈라보려 했을 법도 한데 그 사이 철이 든 모양. 현대의 창작물에서는 저승할망 역시 내심 대별상을 괘씸하게 생각해서 '도와주고 싶어도 난 어차피 못하는 일이거니와, 자네 행적을 보건데 도와주고 싶지도 않으니 삼승할망한테 가서 깊이 사죄하시오'라는 뜻으로 퇴짜를 놓았다고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결국 대별상은 삼승할망 앞에 무릎꿇고 애걸복걸을 해 겨우 아내와 아이를 모두 살렸고 이후에는 삼승할망의 말을 잘 듣게 되었다는 결말로, 구삼승할망도 의도했든 아니든 삼승할망의 복수에 한 손 거든 셈이다.
3. 평가: 희대의 막장여신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의 여신
한국 신화에서 노일자대(측각시)와 함께 손에 꼽히는 막장여신이며, 한국 신화에서 좀 더 범위를 넓혀 보면 그녀와 가장 비슷한 성격으로는 과양생이(과양각시)가 있을 정도. 너무나 독보적인 악역포스 때문에 도리어 개성이 있는 여신이다.동해용왕의 딸이자, 서해용왕의 손녀라는 무지막지한 출신성분을 지녔으며, 어머니인 용왕부인이 인간세상의 생불왕으로 임명한 것을 보면 기본적으로 대단한 신력을 갖춘 왕녀 중의 왕녀라고 할만한 높은 출신성분을 가지고 태어난 소녀였다.
하지만 글러먹은 성격과 악행 때문에 모든 것을 말아먹고, 멀쩡한 산모와 아기를 죽이거나 죽음 직전까지 가게 만들어 놓고도 반성이 없으며, 인간들에게 엄청난 저주까지 퍼붓은 희대의 악당 여신이다. 동해용왕이 그녀를 잘 가르치지 못하고는 노여워하기만 한 것이 죄라면 죄. 그 결과로 용왕 또한 이 저승할망에 의해서 수염을 태워먹는 수모를 당했고, 자신의 어머니의 젖을 깨물거나 때려서 멍들게 만들기도 했다. (...).
자청비와 함께 한국 신화에서
그래도 좋은 점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자면, 대별왕과 소별왕 형제도 이승과 저승을 걸고 했던 꽃나무 가꾸기 내기에서 소별왕이 꽃을 바꿔치기하는 못된 속임수를 썼는데 구삼승할망은 그런 꼼수를 쓰지 않은 걸로 보아 성격은 괴팍하고 괄괄해도 나름 정정당당함을 중시하긴 하는 모양이다. 또 저승의 아이들 보살피는 일을 못해서 사고를 쳤다는 신화는 없는 것으로 보아 아이들에겐 삼신처럼 자상한 할머니인 듯하다. 어릴 때 너무 철이 없었고 성격이 좀 드세서 그렇지 신다운 책임감은 분명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
[1]
'한 살에 어머니 가슴을 때리고, 두 살에 아버지 수염을 뽑고, 세 살에 널어놓은 곡식을 밟고, 네 살에 친척들을 싸움 붙였다'는 식으로 나오는데, 현대의 독자들 중에는 "잘못이긴 하지만 영유아기에 멋모르고 할 수 있는 잘못인데, 부모인 용왕 부부가 그것을 올바르게 훈육했다는 말은 없으니 부모도 문제가 있지 않은가"라고 보는 시선도 일부 있다. 이후 전개에서 아버지인 용왕이 딸이 뭘 배우지도 못하게 하고 내쫓는 바람에 인간세계에서 어떤 난리가 나는지 생각해 보면 무시할 점은 아니다.
[2]
혹은 명진국따님의 꽃씨에서는 생기넘치는 꽃이, 동해용왕의 딸의 꽃씨에서는 앙상하고 시든 꽃이 나왔다고 한다.
[3]
위험하다고 판단해 구슬렸다는 해석도 있고, 친부모에게 버림받고 해야 할 일도 제대로 못 배운 용왕의 딸을 동정한 거라는 해석도 있다. 어쨌거나 자기가 받아야 할 공경을 기꺼이 나누겠다고 한 점에서 명진국따님이 대인배인 부분.
[4]
현대에야
예방접종을 맞으면 되지만 신화가 구전되던 시기는
종두법의 개념도 탄생하기 전이라 면역이 형성되려면 한번 앓고 낫는 수밖에는 없었다.
[5]
판본에 따라서는 아내가 죽게 생겼으니 양심이니 체면이니 따질 새도 없이 전령을 보내 "아이고 삼신 마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 아내 좀 살려주세요"라고 전언을 보냈는데 삼승할망이 "아이고~ 대별상 나리 같은 훌륭한 사내분이 어찌 저 같은 요망한 여자를 청하겠나요?"라며 퇴짜를 놔버렸다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