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2-19 00:12:59

구경하는 들러리양/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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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결말3. 외전
3.1. 아로브럭 저주 풀기3.2. 케니스 루트3.3. 동화 패러디3.4. 눈따따 연애 조작단3.5. 몇 년 후의 이야기
3.5.1. 이벨린과 론드미오3.5.2. 케니스3.5.3. 2세대
3.6. 고생하는 들러리양3.7. 오드의 마법사3.8. 부활하는 들러리양

1. 개요

구경하는 들러리양의 줄거리를 정리한 문서.

2. 결말

눈치 빠른 독자라면 이른 시점부터 주인공 라테가 누구와 이어질 지 뻔히 보이는 흐름이지만, 엔딩까지 확실한 스포일러가 본 문단에 나와있으므로 주의.

빙의물에서 흘러가는 구조 그대로인 "주인공이 끼어들어 원작이 흐름이 바뀌어간다"는 절차를 착실히 밟아가지만, 개그소설(?)이라 원작의 억지력, 나비효과 파장, 여주인공 교체 등의 무거운 요소는 없다. 작중 여주인공이 진지하게 맞이하는 위기는 오로지 원작의 악녀인 페리도트와의 마찰 뿐으로 이마저도 구출된 후 라테 본인의 서술에 따라 허무하다 싶을 정도로 한 번에 바로 처리되어 깔끔하게 끝맺는다. 원작의 억지력이나 여주인공 버프 등 메타요소도 후반부에 드러나나 라테가 상황 정리를 해버리는데다 현실화되며 입체적인 이유도 조금씩 들어가 가볍게 마무리된다.

여주인공 자리 획득을 포기한 라테는 팝콘 개발을 성공해 물마시듯 팝콘을 들고다니며 여주인공 이벨린과 세 남자의 <야수의 꽃> 생생 리얼 라이브 관람(…)을 목표로 기억하는 원작 내용대로 일찍이 자리를 선점(?)해 그들을 지켜본다. 그러나 라테가 일찍이 빙의되어 10년동안 살아오며 한 행동들이 이미 조금씩 조금씩 퍼져 다양한 인물의 행동에 영향을 끼쳐 미래가 바뀐다. 라테의 비모르(BL) 작품 출간으로 인한 작가명 '로즈' 데뷔가 대표적으로, 라테의 단순한 유희 및 돈 벌기용 행동이 호구황녀라 불리던 로젤리아의 탈 짝사랑 입성 BL라테: 황녀 언니의 이미지가과 물고기3 아윈이 라테를 "백만 골드 고객님"으로 기억하는데다 흥미를 보이기까지 하는 어마어마한 효과를 지닌다.[1]

그리고 초반부터 라테를 기억해주고[2] 라테의 개그를 즐겨보던 아윈은 이름(I win) 그대로 라테와 맺어진다. 원작의 억지력 때문에 이벨린에게 초반에 호감을 보인 건 맞았으나, 라테와의 개인적인 연이 생긴 현실에서는 라테 본인의 우스운 유쾌함으로 점점 "아무 이유도 없이 특별한 흥미가 돋는" 이벨린보다 "보면 언제나 웃음이 피어나 즐거운" 라테에게 점점 이끌린다.[3] 결국 원작 <야수의 꽃>에서 이벨린에게 '아윈은 아윈일 뿐이잖아' 라는 대사를 들으며 어장에 입주해 치유받는 일 대신, 현실에서 라테에게 '괴물같지만 좋은 괴물이니까 상관없다'라는 말을 듣고 라테에게 폴 인 러브, 이유없던 이벨린에 대한 흥미를 완전히 털어내 본인의 마음이 가는 라테에게 자의로 완전히 돌아선다. 이런 마이페이스적인 캐릭터가 그러하듯 제 마음 자각하고는 고백 뒤 연애고 뭐고 바로 결혼에 골인.[4]

원작 야수의 꽃이 빈말로도 정교한 소설이 아니라는(...) 점도 등장인물들에게 크고작은 영향을 주는 메타픽션 요소도 나온다. 케니스에게 반한 이유 자체가 설정되지 않은 황녀는 라테의 소설이라는 관심거리를 먼저 찾자 애초부터 케니스에게 아무런 감정도 가지지 않게 되었으며, 아윈의 경우에는 이벨린에게 반한 계기와 본인의 설정이 어긋남을 자각하게 되자[5] 억지력에 대한 반발감까지 합쳐져서 이후부턴 오히려 이벨린을 혐오하게 된다.

라테는 개그 드립 성향과 함께 "이 세계는 책 속의 세계, 본인은 캐릭터의 탈을 쓴 시청자일 뿐" 마인드로 남주인공과 엮인다는 생각은 한 줌도 없이 아윈의 본인에 대한 흥미를 두근거림으로만 즐겼다. 그러나 2D로 입체적이지 못하던 단순한 소설과 달리 현실 세계에서 입체적으로 변화하며 본인과 만나고 대화하며 사정을 이해한 그들과 이 세계를 제대로 현실로 자각하고 아윈이 본인을 향한 흥미와 아윈을 향한 제 마음도 알아차린다. 그렇게 아윈의 고백에 라테는 그를 받아들이고 세계 서열 0위 마탑주의 "자기 세계멸망 해줘" 시전 가능한 0위 킹왕짱 마탑주 여친이 되어 그와의 사랑 이야기를 신작으로 풀어쓴다.

모든 인물이 소설마냥 행복해질 수는 없었다. 페리도트는 악녀라해도 아윈에게 말살당했고, 원작 주인공 이벨린은 라테와 친구의 연을 끊는다. 어린 시절부터 원작의 설명 그대로 모든 사랑과 모든 시선, 모든 호의 속에서만 살아온 이벨린은 상냥하게 자랐다. 하지만 무대의 중심에서만 살아온 이벨린은 어느새 그걸 당연하게 여겼고, 제게 오는 질투도 모두 아름다운 이벨린이 상냥하게 대하면 이벨린에게 초점이 맞춰지고 이벨린이 옳게 되어버려 이벨린은 그저 조용히, 상냥하게 대하는 사교법만을 배웠다. 하지만 현실에서 한 사람에게 맹목적인 사랑과 관심이 계속 될 수는 없었고, 언젠가 깨질 이벨린만을 위한 라고 이벨린이 착각한 세계는 이벨린에게 넙죽거리지 않고 제 갈길만 가며 저만의 스포트라이트를 스스로 빛내는 라테의 등장으로 더 일찍 부숴졌다. 항상 예쁨과 사랑의 중심에서만 살아오던 이벨린에게 처음 느낀 질투와 패배감은 이벨린을 당황시켰고, 경험이 없어 대처를 할 수 없던 이벨린은 라테에게 라테가 싫다고, 모두 내놓으라고 아무 논리 없이 무작정 우기며 어린아이처럼 떼를 쓴다.[6][7] 그제야 단순히 천사 같다고만 생각했던 이벨린의 입체적인 뒷면을 본 라테는 이벨린에게 그래도 친구라는 위치로 "본인이 주인공인 무대가 되는 건 제 삶에서일 뿐이다."며 조언하지만, 그걸 받아들이기에 너무 급작스러웠던 이벨린은 악의에 가득 찬 표정만 짓고, 결국 라테와 완전히 헤어진다.

하지만 이벨린은 천천히, 뒤늦게나마 진짜 인간관계를 배웠다. 5년 뒤에 그녀는 무난하게 황태자 론드미오와 맺어진다. 황후가 될 수는 없었고 주인공 버프로 인한 신비로운 사랑도 끝나버려 론드미오에게 그녀는 그저 고운 황비 그 뿐이었으나, 이벨린은 황자를 임신했고 다시 론드미오의 총애를 받는다. 이벨린은 이제 그것에, 저만의 무대에 만족한다.[8]

케니스는 이벨린이 라테에게 찾아오기 전부터 진작에 이벨린에 대한 사랑이 끊겼다. 사생팬으로 생긴 여성혐오증으로 인한 여성기피증상이 유일하게 발현되지 않던 이벨린에게까지 발현되어 그는 더 이상 이벨린을 만질 수 없었다. 라테는 그건 케니스가 이벨린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전한다. 제 마음에 혼란스러워하던 케니스에게 라테는 "그냥 들어온 돈이 그냥 나가듯, 그냥 느낀 사랑은 그냥 식는다."[9]는 해설을 해 주고, 이 조언을 들은 케니스는 결국 아윈처럼 이벨린에 대한 이유없던 미련을 씻어낸다. 케니스는 라테와 악우로 지내고, 케니스의 여성혐오증상을 안타깝게 본 라테가 황녀에게 사생팬을 적극적으로 처벌하는 "로즈법"을 개안한 뒤에 느리게 여성기피증상을 치료한다. 그리고 꽤나 긴 세월이 흐른 뒤, 그 또한 라테에게 청첩장[10]을 보낼 정도로 함께 살아갈 반려를 찾는다.

그렇게 모두라고 할 수 없지만, 적어도 라테와 라테 주변의 모든 인물들은 소설의 마지막 문장대로 그리고 모두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3. 외전

3.1. 아로브럭 저주 풀기

어느 날, 노안의 저주를 풀 수 있는 마법진을 발견한 아로브럭은 라테를 비롯한 마탑의 식구들에게 해당 사실을 알린 후 마법진이 있는 곳으로 향하기로 한다. 그 소식을 들은 메모리아, 넘나레드, 카르댄밸이 동행을 밝히자 라테도 덩달아 함께 하겠다고 말하고, 당연하게도 아윈의 동행 하에 같이 마법진이 있는 곳으로 출발하게 된다.

마법진이 있는 곳으로 도착한 아로브럭은 마법진을 작동시켰으나 아로브럭에게 저주를 건 마물은 눈이 1개였으나 소환된 마물은 똥 싸던 중이었다눈이 2개였다. 마법진이 랜덤 소환방식라 원하는 마물이 나올 때까지 마법진을 발동해야한다는 사실에가챠겜도 아니고 라테는 소환된 마물을 조져서 범인 마물을 알아내자고 제안한다. 그 제안을 받아들인 아윈은 똥 싸던 중 소환되었던' 초애 마물[11]'을 조지려는 찰나, 그는 자진해서 범인이 ' 기므 마물'이라 밝히며 소환하는데 협력해주겠다고 말한다. 사실 기므 마물은 ' 이이 마물', ' 바그 마물'과 함께 초애 마물의 친구이고 예전 초애 마물의 애인을 뺏었다고 하며, 기므 마물은 소환되자마자 그 말을 듣고 분노한 마탑의 남자들에게 다굴당한다.이 때 그건 30년 전의 일이라고 항의하지만, 나이가 702살이라는 것이 밝혀져 다시 맞는다

그렇게 해서 우여곡절 끝에 아로브럭의 저주는 풀렸지만, 앙심을 품은 기므 마물은 라테를 인질로 잡아 복수하겠다는 자기 생각에는합리적인 판단을 했고, 결국 아윈에게 맞아 소멸당하고 만다.

이 때 라테는 마물의 손가락 개수를 세어본다는 것을 깜빡해 아쉬워하는데, 이 말을 들은 아윈이 대륙을 돌아보며 마법진을 찾아 마물을 소환하자는 제안을 한다. 라테는 그 말을 농담으로 치부했지만...
[후일담 1]
아로브럭이 어릴 적에 자주 여장당했다는 말을 듣고 사람들은 아로브럭이 원래 미소년이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보고 어머니의 취향과 비위에 대해 침묵으로써 평가한다.

[후일담 2]
고서에 따르면 마물들은 인간을 벌레처럼 취급한다지만 소환된 마물들은 그런 기색이 없었는데, 알고 보니 자기보다 강한 인간은 예외라고 한다.

3.2. 케니스 루트

라테가 정말 장황하게 해설해준다
어느 날 부크가 '살려주세요'라는 편지를 보낸다. 가보니까 부크는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장을 받아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고, 라테가 어찌된 거냐고 묻자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협박 상대한테 온 독에 중독되어 보라색으로 변색된 너구리 시체를 보여준다.

라테는 이를 보고 분노하여 부크를 때린다. 자신의 시신경과 정신 건강의 대가로 라테가 자신의 충격을 공유해주길 바랬던 부크를 아메바, 플라나리아, 미토콘드리아, 짚신벌레, 버스 뒷자리 일진, 비바람 부는 날 반대로 뒤집힌 우산, 1분 전 놓친 1시간에 1대 있는 버스, 워터파크에서 즐겁게 데이트하고 나오는 길에 썸남이 주워서 건네주는 가슴 뽕이라고 매도한 뒤 탈진할 때까지 두들겨팬다. 하필 라테의 닮은꼴 동물인 너구리 시체였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런데 시체에서 냄새가 안 나는 걸 의아해하자 부크는 약품 처리 때문이라고 알려주고 차기작은 빼어난 실력의 기사를 주인공으로 몬스터 토벌 같은 이벤트를 넣어달라는 내용의 혈서도 같이 왔다는 걸 말한다. 그러자 라테는 발신주소로 되어있던 식당에 시간벌기용 답장을 보내고, 케니스의 사생팬의 소행으로 의심해 케니스를 부른다.

라테는 케니스에게 동물 시체나 혈서를 보냈던 영애 중 몬스터 토벌에서 만났거나 엮인 적이 있는 사람을 물어본다. 케니스는 경비대를 병풍으로 아냐고 하지만, 뒷골목에서 불량배와 몇 번이나 마주친데다가 스크롤로 날려버려도 경비대를 보지 못했던 라테는 경비대를 정말 병풍으로 알았다. 라테는 정체를 드러낼 수 없으니까 피해자는 부크라고 해야 하는데, 평민이 귀족을 신고해봤자 자세히 조사될 리 만무했고.

그래서 케니스는 유력한 후보가 있는 허마그 산맥 근처의 안트기 영지로 몬스터 토벌을 떠날 때 라테를 동행시킨다. 케니스와 함께 열매를 따먹고 만담을 나누고 있을 때, 갑자기 나타난 날다람쥐를 보고 임모탄 조를 본 워보이마냥 흥분해서 다가가다가 비탈에서 넘어질 뻔하다가 케니스에게 구해진다.[12]

무사히 돌아온 라테는 용의자인 피엉버므[13] 영애와 대화하다가 각하께선 괜찮으시냐고 NPC마냥 반복해대는 피엉버므 영애에 질려서 로즈에게 협박장을 보냈냐고 돌직구로 불어본다. 당황해하는 영애에게 로즈가 협박 때문에 절필을 선언했다고 거짓말하자 피엉버므 영애는 그냥 요청이었을 뿐이라고 외친다. 붉은 염료로 혈서에 적힌 것과 같은 내용을 보낸 건 맞으나, 피는 절대 아니고 너구리 시체는 들어보지도 못했다는 것. 그런데 알고보니 피엉버므 영애는 출판사로 편지를 보낸 게 아니었고, 용의선상에서 벗어난다.

곧바로 돌아온 라테는 부크에게 출판사 주소가 변경된 적 있느냐고 물어본다. 그리고 답장이 아직 안 돌아왔다는 걸 듣고 자신의 추측을 다시 확인한다. 변경됐었던 주소는 편집장의 사택이었고, 협박장을 보낸 범인도 편집장이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피엉버므 영애의 편지를 받은 편집장은 부크에게 쌓인 원한을 풀고자 같은 내용의 협박장을 만들었다. 붉은 글씨를 보고 떠올린 혈서는 닭피로 썼고, 너구리 시체는 중독사한 게 아니라 죽은 뒤 보라색으로 염색된 것이었다. 냄새는 다량의 약초와 약품으로 지웠다. 돈이 좀 들기는 했지만 부크의 새파래진 안색을 보니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고.

범행 동기는 예전에 부크가 교정해달라고 준 원고 때문이었는데, 다음은 그중 라테가 본 내용이다.
「-쿡, 못들엇나? 내.꺼.하.라.고.-_-++

최고에 황태자 카일에 등장이였다.거름마를 때자말자 그랜드소드마스터가 됐고, 동시애 20서클 마법을 사용햇던 최고에 남자였다.모두에 이상영······!!!하지많 유리엘은 그런 황태자가 실었다.

-실어요1!!!난 당신에껏 따위 안되>ㅁ<;;;!!!!!

-외?!!!!!대채 외지!!난 완벽한대!!!외 않되!!!-_-^^^^^^^^^

황태자 카일이 갑자기 유리엘에게 키스햇다.1756984263시간 동안 키스를햇다. 그러자 얘쁜 공주님이 태어낫다.」[14][15]아아악

라테는 이를 보고 극심한 내상을 입고, 편집장은 영애들의 관심을 끌려고 그런 마공서를 세 번씩이나 교정하라고 보낸 부크에게 분노한다. 그렇게 신간 협박 사건은 마무리된다.

그런데 그 후에 케니스가 상담을 하러 라테를 방문한다. 어느 특정한 이성에게 여성혐오증이 발현하지 않았다고 하자 라테는 사랑에 빠진 거 아니냐고 하는데, 그 말을 들은 케니스는 큰 충격에 빠진다. 라테는 현실도피를 하려는 케니스에게 사랑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은 불쌍해요를 날려줄까 고민하면서 깐족대지만, 여러가지 단서를 종합해보고 역시 충격에 빠진다. 그리고 케니스에게 설마 그 특정한 이성이 자기냐고 물어보고, 이 말을 들은 케니스는 표정 관리에 실패한다.

방에 돌아온 라테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자신을 때릴 수는 없기에 대신 베개를 때린다. 자신한테 여주인공 버프가 옮겨졌나 하는 망상을 하던 중에 에슐라가 청초한 느낌을 살리는 화장법과 올리브 백작가의 차녀 '기르미 올리브'의 생일파티 소식을 들고 온다.

그런데 도착하고 보니 기르미 올리브의 생일파티는 가면무도회였고, 노란색 가면을 쓰고 에슐라의 매직 핸드로 망나니 머리를 가라앉힌 라테는 자신과 비슷한 금발을 7명 보고 자신에게 '콜론 8호'라는 별명을 붙인다. 연초록 머리색에 붉은 드레스를 입은 올리브 영애를 보고 수박을 떠올리며 인사한 뒤 그녀의 남다른 몸매를 보고 그녀의 소유물 목록에 뒤끝 말고 한 가지를 더 추가한다.

익명성을 연료로 타오른 대화의 수위를 듣고 남은 테라스를 찾아 헤메던 중 어떤 영애가 남자의 손에 테라스로 끌려가는 광경을 목격하고 성범죄로 의심해 쫓아간다. 눈에 보이는 테라스마다 들어가서 살펴보지 않으면 죽는 병에 걸린 테라스 성애자로 위장하여 영애를 구해내지만 대신 잡혀버리고, 대신 사랑을 나눌 위기에 처하지만 돼지 멱 따는 소리를 내서 남자를 당황시키고 성별전환킥을 날……리려던 찰나 케니스가 구해준다.

영애의 생일 파티에 온 케니스를 보고 쌍둥이 형제로 의심하지만 비웃음인 듯 비웃음 아닌 비웃음 같은 입매를 보고 포기한 뒤, 콜론 8호 상태인 자신을 알아본 거에 놀라 사람 잘못 봤다고 장난을 치지만 라테 엑트리가 너구리 이름이라는 말을 듣고 발끈해 실패한다. 그런데 그걸 듣고 지금까지 -_-^ 같은 비웃음만 선보이던 케니스가 ^ㅇ^같은 웃음을 터뜨리자 오늘을 케니스 꺄르륵 데이로 기념해야 하나 하는 망상을 하며 놀란다.

그냥 알아봤다는 대답의 의미를 알기 위해 고민하고 있을 때, "네가 특별하다"는 말을 듣고 머릿속의 종에 뒤통수를 맞는다.

케니스 폰 에스반데가 가장 잘하는 게 검술이란 건 누구나 알았지만, 가장 못하는 게 스스로의 감정을 알아채는 일이란 건 본인도 몰랐다. 그래서 이벨린에 대한 감정이 사라진 것도 라테에게 듣고서야 알아챘고 라테의 손을 잡았는데도 불쾌하지 않았던 이유를 알지 못해 혼자 끙끙댔다.

여성혐오증이 사라진 건가 해서 다른 영애를 만져봤지만 벌레를 만진 것 같은 감각에 1시간 동안 고민했고 결국 라테의 집을 방문하기로 했다. 그런데 라테가 이벨린 일이냐고 물어보자 머릿속에서 벌써 이벨린이 씻은 듯 사라진 거에 당황했고, 사랑에 빠진 거 아니냐는 말을 듣고 훨씬 더 당황했다. 그리고 그 상대가 라테란 걸 들킨 순간 말까지 더듬으며 물러갔고 그날 잠을 설쳤다.

결국 직접 찾아가기로 하는데, 올리브 백작저에 가 있다고 하자 그곳에 찾아간다. 라테를 찾던 중 어떤 영애가 테라스에 있는 영애가 변태에게 위험에 처해 있다고 하자 구하러 간다. 그런데 보는 순간 그 영애가 라테란 걸 직감하고, 돼지 멱 따는 소리를 듣고 확신한다. 그리고 라테를 자신의 쪽으로 당기며 변태를 후려치고, 또 드립을 치기 시작하는 라테에게 환히 웃어주며[16] 라테가 자신에게 특별하다고 말해 멘탈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3.3. 동화 패러디

신데렐라 백설공주를 패러디했다.

3.4. 눈따따 연애 조작단

어느 날 비숏은 갑자기 라테에게 벽치기를 당한다. 라테가 갑자기 이상형을 묻자 비숏은 예쁜 여자, 아름다운 여자, 뷰티한 여자, 프리티한 여자라고 고백하고 라테는 에슐라를 생각하며 한숨을 쉰다.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라테는 마탑으로 시집을 올 때 전속시녀 에슐라를 데리고 왔는데, 의외로 에슐라는 비숏 못지 않게 적응이 빨랐다.알아들을 수 없는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비숏을 넘나레드와 카르댄밸이 쫓고, 그 뒤를 메모리아와 함께 뒤쫓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로.

한달 정도 후, 에슐라는 라테에게 비숏에게 사랑에 빠졌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갑자기 저녁 디저트 메뉴를 물어보러 온 비숏을 보고 얼굴을 붉히자 라테는 현기증을 느낀다. 그리고 둘을 다시 보자 반사적으로 포돌이를 찾으며 외쳤다.

에슐라는 16살, 비숏은 19살이었지만 액면가로 보면 10살이 넘게 차이 났다. 라테는 비숏이 천재 마법사라는 장점을 되뇌었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한 취향 문제에 절망했다. 오로지 얼굴만을 쫓는 강철 같은 얼빠 비숏에게 귀엽긴 하지만 미녀까진 아닌 에슐라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것.

안타깝지만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던 일을 라테가 이렇게 신경쓰는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연하남이 취향 아니냐고 라테가 질문할 때, 에슐라가 외알 안경을 끼고 마법을 쓰는 비숏의 모습에 반했다고 대답했기 때문. 그리고 그 외알 안경은 라테가 에이레네의 밤 축제 때 막장 대회에서 타고 비숏에게 선물한 상품이었다. 반쯤은 자기 책임인 이상 라테는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눈따따의 지혜를 빌리지 못한 라테는 아로브럭에게 남자의 이상형을 바꾸는 방법을 질문했고, 대답을 듣지는 못했지만 에슐라가 비숏을 좋아하는 걸 모르는 사람은 하늘이 내려준 연애 둔치 비숏뿐이라는 정보를 얻었다. 자기에게 많은 일을 해준 에슐라와 이대로 두면 옷가지만 남기고 털릴지도 모르는 비숏을 위해서라도 라테는 둘의 행복을 빌어주고 싶었다.

비숏은 이런 일이라면 중개인으로 유명했던 넘나레드와 카르댄밸을 찾아가보라는 조언을 했다. 찾아보니까 둘은 생머리 vs 곱슬머리라는 실없는 주제로 싸우고 있었지만, 아윈이다!라는 말을 듣고 침묵한다. 둘에게 연유를 설명했지만 카르댄밸은 비숏이 노답이라서 안 될 것 같다고 했고, 방금까지 싸운 일은 잊은 듯 서로 비숏의 노답성에 대해 논하며 화합의 장을 펼친다.

그러던 중 넘나레드는 위기에 빠진 비숏을 에슐라가 구해주는 백마 탄 공주님 작전을 제안했다. 라테는 괜찮은 의견이라고 생각했지만, 비숏을 위험에 빠뜨릴 방법이 별로 없다는 게 문제였다. 그렇게 안 보이지만 비숏은 천재 마법사였고, 건달이나 몬스터 따위는 상대가 안 됐으니까. 고민하던 라테는 결국 눈따따를 이용해 남편을 소환한다. 처음에는 감시용이었지만 지금은 통화용인 눈따따를 통해 아윈이 나타났고, 라테가 부탁이 있다고 하자 듣지도 않고 수락한다.

에슐라는 12살 때부터 연하가 좋다고 한 일편단심 연하주의자였다. 하지만 연하는 남자, 동갑은 친구, 연상은 아저씨라는 견고한 울타리는 얼마 전에 무너졌다. 어느 날 에슐라는 짐을 옮기다가 발을 삐끗했고, 카르댄밸이 맡긴 펜던트를 계단 아래로 떨어뜨려서 깨뜨렸다. 지나가던 비숏이 펜던트를 마법으로 끌어 올려줬으나 펜던트는 깨져 있었다. 라테는 악독한 고용주가 아니었지만, 그 전 주인은 달라서 목걸이를 깬 것 때문에 손목이 잘릴 뻔한 적이 있었기에 아직 트라우마가 남아있었고, 에슐라는 매우 당황했다.

그런데 비숏이 자기가 잘못을 뒤집어써주겠다고 했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비숏은 카르댄밸과 넘나레드에게 쫓기고 있었다. 다음 날 비숏은 외알 안경을 끼고 나타나 지적으로 보이지 않냐고 물었다. 객관적으로는 빙구 같았지만 이미 콩깎지가 낀 에슐라에게는 멋있게 보였고, 그걸 낀 채 마법까지 사용하자 객관적으로는 등신 같았지만 에슐라 눈에는 멋있어 보였다. 덕분에 으쓱해진 비숏은 카르댄밸과 넘나레드에게 같은 짓을 했더니 처맞았지만.

그렇게 에슐라는 사랑에 빠졌고, 대놓고 티를 내니 비숏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걸 알게 된 사람들은 하나같이 혀를 찼는데, 비숏이 면전에 대고 너 좋아한다고 고백하지 않는 이상 절대 눈치를 못 채는 연애 고자이기 때문이다.

향간에서는 '비숏의 둔함에 마음고생을 한 에슐라가 결국 앓아 누움→사정을 알게 된 안주인님의 분노→탑주님의 출동→비숏의 사망'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전개가 언제 펼쳐질지 내기가 벌어지고 있었지만, 비숏은 그 사실을 꿈에도 몰랐다.

에슐라가 사랑으로 고민하고 있을 때 웬 가면을 쓴 사람이 어쩐지 장미 한 송이를 물려줘야 할 것 같은 느끼한 자세로 벽에 반쯤 기대고는 이쪽을 향해 윙크를 날렸다. 가면을 쓰고는 있었지만 나머지 부분의 강렬함 때문에 정체을 숨기지 못한 라테에게 에슐라가 뭐 하냐고 물었고, 라테는 자신을 눈따따 연애 조작단의 핵심 멤버 괴도 러브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주인에게 익숙해진 에슐라는 그 갑작스러운 신분 전환에도 눈 하나 깜짝 않고 괴도 러브가 쥐어준 주머니를 받았다. 그리고 그 주머니를 비숏에게 주지 않으면 비숏이 죽을 거라는 말을 들었고, 바로 출동했다.

사실 처음에는 정말 비숏이 아윈에게 목이 날아가기 직전 에슐라가 구해주는 작전을 생각했지만, 둘의 간담을 위해 방향을 선회했다. 아윈은 비숏에게 오늘 자정까지 어떤 물약을 만들어오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했다. 안 그래도 연금술에 취약한 비숏은 그 명령을 듣고 혼과 얼이 사이좋게 빠졌다.

물약에 필요한 여러가지 재료 중 가장 까다로운 것이 어떤 열매였다. 열매는 어디에나 있을 것 같으면서 막상 찾아보면 어디에도 없는 짜증나는 원료로 악명이 높았고, 혹자는 그걸 빡침빡침 열매라고 불렀다. 그 이유는 열매가 열리는 식물의 놀라울 정도의 랜덤성이었다. 내키는 대로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고 때로는 아무것도 없이 시드는 기적같은 특성 때문에 길가던 꼬마도 주울 수 있지만 평생을 찾아다닌 마법사도 못 보고 죽을 수 있는 열매였다.

'고마움이 사랑으로' 작전의 실행을 지켜보며 라테가 가장 경계한 대상은 다름 아닌 아윈이었다. 사정을 듣고 정신계 마법을 쓰려는 아윈에게 기겁한 라테는 일주일간 자신의 곁에서 떨어지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 말이 일주일간 침실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미래를 불러오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지만.

이 산 저 산을 뒤지며 마나를 모두 소진했지만 열매를 구하지 못했던 비숏은 유언장을 쓰고 있었다. 그때 에슐라가 방에 들어왔고, 걸어오면서 이 일이 모두 자신의 마음 때문이란 걸 눈치채고 앉았다. 주변에서 그렇게 난리를 치자 오히려 에슐라의 마음은 차분해졌고, 평온한 마음으로 비숏에게 주머니를 건네주며 말했다. 좋아한다고.

이성 관계에서 소심했던 에슐라지만 오늘은 달랐고,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격언을 받아들여 데이트 신청까지 한다. 그리고 비숏은 정신줄을 놓았다.

그해 겨울, 비숏은 유부남이 되었다. 용기를 얻은 에슐라는 그 어떤 둔하고 바보같은 반응에도 아랑곳 않고 공략을 지속했고, 결국 함락에 성공했다. 둘은 신혼여행을 어디로 갈지 고민하며 신혼을 즐기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던 라테는 사랑을 하며 회춘한 듯한 비숏을 보며 사랑의 힘에 감탄했다. 그리고 손을 뻗어 눈따따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예!

3.5. 몇 년 후의 이야기

3.5.1. 이벨린과 론드미오

5년 뒤에 이벨린은 무난하게 황태자 론드미오와 맺어진다. 그러나 황후가 될 수는 없었고 주인공 버프로 인한 신비로운 사랑도 권태기에 접어들어 론드미오에게 이벨린은 그저 예쁜 황비일 뿐이었다.

어느 날 론드미오는 이벨린을 만나러 가는 길에 토끼가 돌아다니는 걸 보았는데, 책임자를 문책하려는 시종장에게 맹수도 아니니 그럴 필요 없다고 한다. 그런데 '토끼'와 '맹수'라는 키워드를 접하자 론드미오는 "꺄악! 흉포한 맹수 토끼가 왜 이런 곳에!"라고 말했던 한 영애를 떠올린다. 성격과 외형은 어느 정도 생각났으나 이름은 기억나지 않았고,[17][18][19] 론드미오는 다시 응접실로 향한다. 그의 얼굴에는 사랑 대신 권태감이 떠올라 있었다.

1년 후 론드미오는 황위를 물려받는다. 5년이란 시간을 거치며 이벨린은 변해갔고, 자신의 상황에 만족했다. 이제 이벨린은 반쪽짜리 사랑에도 만족하는 법을 배웠다. 얼마 전 이벨린은 황자를 임신했고, 꺼져가나 했던 남편의 애정을 되찾았다.

3.5.2. 케니스

케니스는 어느 날 초대장을 받는다.
각하를 우리 아기의 첫 생일 파티에 초대합니다! 이동 스크롤을 첨부했으니 꼭 와주세요.
친구 간에 가장 중요한 건 뭐다? 바로 의리! 너와 나의 우정 고리! 이건 우리 안의 의리!

-PS. 의리의리한 축의금 기대하겠습니다.

라고 적힌 초대장을 본 케니스는 이런 황당한 서간을 보자마자 태우지 않은 스스로의 자애로움을 칭찬하고 냉정하게 편지를 치워버린다.

돌잔치 날, 어쩌다가 온 케니스는 라테에게 요즘 만나는 분은 같이 안 왔냐는 말을 듣는다. 그걸 들은 케니스는 얼마 전 공작저에 화환을 보내고 며칠 후에 각종 연애 서적을 선물한 범인을 눈치챈다.

라테의 말마따나 케니스는 최근에 만나는 상대가 있었다. 목선이 예뻐 틀어올린 머리가 잘 어울리는 차분한 사람이었고, 혼기를 놓친 20대라는 나이에 홀로 가문을 유지하고 있었다. 레몬 주스를 좋아하며 사업 수완이 좋은 여자였고, 연주하고 노래할 때 가장 행복해서 음악가가 되고 싶어했다. 또한 케니스의 기사단원 중 한명의 여동생이기도 했다. 케니스가 그의 임종을 본 유일한 사람이었고, 여동생을 보살펴달라는 유언을 듣고 때때로 만나서 도와줬다.

그러다 보니 그녀는 조금씩, 하지만 케니스가 느끼기에는 갑자기 그의 속에 들어왔다. 사실 케니스의 여성혐오증상을 안타깝게 본 라테가 황녀에게 사생팬을 적극적으로 처벌하는 "로즈법"을 개안한 뒤에 케니스의 여성혐오증은 조금씩 사라져갔고, 그녀를 만날 때도 이미 거의 사라진 상태였다.

훗날 에스반데 공작저로 '결혼의 모든 것', '첫날밤의 모든 것', '육아의 모든 것'이라는 책이 차례대로 배송됐다. 이후 라테는 해골이 그려진 검은 청첩장을 전달받았다.

3.5.3. 2세대

금발에 붉은 눈을 가진 소년이 옅은 주황색 눈동자를 가진 소녀를 보고 "멍청이 찾았다." 라고 한다. 소녀는 자기 이름은 멍청이가 아니라고 했지만 소년은 자기도 알고 있으며, 그렇게 부르고 싶어서 그렇게 부르는 거라고 말한다.

소년은 어깨까지 기른 머리카락을 리본으로 묶고 있었으나 남아용 옷을 입고 있었고, 소녀는 짧게 깎은 갈색 머리였으나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소년은 소녀가 싫다고 하자 멍청이가 싫으면 청멍이라고 부르겠다고 한다. 소녀는 뭔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딱히 할 말을 찾지 못해서 고개를 끄덕인다. 소년은 소녀에게 예쁜 게 있는 곳으로 가자고 한다. 소녀는 소년에게 예쁜 건 너라고 하지만, 소년은 자기는 많이 예쁘고 지금 보러 가는 건 조금 예쁜 거라고 대꾸한다. 소녀는 무구하게 납득하지만, 사실 소년의 귀는 조금 빨개져 있었다.

한편, 그 모습을 수정구로 보던 라테는 5살짜리-만으로 따지면 4살- 애가 한 살 연상의 누나를 꼬시는 모습을 보고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그리고 옆에 있는 아윈에게 네 주니어가 디아나를 꼬시고 있다고 알려준다.

오드는 라테와 아윈 사이에서 생긴 아들이었는데, 아윈 주니어라는 말이 전혀 손색 없을 정도로 아윈과 닮았다. 어느날 오드가 아윈을 흉내내서 라테를 고객님이라고 부른 적이 있는데, 그걸 들은 라테가 아윈이 마법으로 변신한 게 아닐까 하고 한참 살펴볼 정도였다. 아윈은 라테와도 닮았다고 하지만, 라테가 보기에는 오히려 비숏과 에슐라의 딸인 디아나가 자신과 더 닮았었다.

아윈은 귀여운 점이 닮았다고 하는데, 이 말을 들은 라테는 예전처럼 쟤가 미쳐간다며 공포에 떠는 대신 뻔뻔하게 받아친다. 예쁜 건 널 닮았다고 말해준 뒤 다시 수정구를 들여다보는데, 어느새 오드와 디아나는 목적지에 도착해 있었다.

그 장소는 정령석이 있는 곳이었다.어느 날 타국의 후작이 마탑을 방문해서 라테에게 무례하게 굴다가 아윈한테 맞았는데, 오드의 인성 교육 덕분에 죽지 않고 돌아갔다. 아윈은 굳이 보복할 생각 없었지만 그 가문은 멸문보다는 훨씬 낫다고 판단하여 정령석을 선물했다. 후작 가문이 공물로 보낼 만큼 값비싼 물건이었지만, 아윈은 나무 장식으로 쓰고 있었다.

오드는 정령석에서 정령을 소환해 디아나에게 보여준다.어른 팔뚝만한 크기에 반투명한 사람처럼 생긴 그것은 물의 중급 정령 운다인이었다. 라테는 재능이 없으면 무슨 수를 써도 소환 불가능이라는 중급 정령을 5살에 소환한 오드에게 놀라지만, 아윈은 정령왕들을 소환해 모델 워킹을 시켜도 눈 하나 깜짝 안 할 것 같은 기세로 내 아들이니까 당연하다고 한다.

예쁘다고 감탄하는 디아나에게 오드는 너한테만 보여주겠다고 하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라테는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둘을 결혼시켜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갑자기 아윈이 수정구를 가리고 침대로 순간이동하며 이제 볼 만큼 봤으니 자기한테 집중하라고 한다. 7년이나 지났는데도 쑥스러운 기분이 드는 키스를 받으며 라테는 아윈의 목에 팔을 감았다.

마당으로 나가니 오드가 보존 마법이 걸린 눈따따를 데리고 놀고 있었다. 디아나는 피곤해하기에 먼저 데려다 줬다고 한다. 라테는 오드에게 디아나가 왜 멍청이냐고 물어보는데, 오드는 멍청이라는 단어와 디아나는 귀엽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그런 별명을 붙였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라테가 오드에게 디아나가 왜 좋냐고 물어보자 오드는 디아나라서 좋다고 했고, 라테는 명답이라며 칭찬한다. 당사자인 디아나의 의사는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오드가 라테에게 청멍이는 자기 거라고 선언하자 라테는 어서 비숏과 에슐라에게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라테는 찬성이었다.

3.6. 고생하는 들러리양

악마 아그마임은 오랜만에 인간 세계에 도착했다. 80년 전에 마지막으로 그를 소환한 건 죽을 날을 앞둔 어느 늙은 마법사였다. 13대 마탑주였던 마법사가 아그마임을 소환한 건 단지 죽기 전에 악마를 보고 싶어서 였지만, 아그마임은 순순히 돌아가지 않았다. 그는 마계에도 얼마 없는 상급 악마였고, 강제로 마법사가 소원을 빌게 해서 그 대가로 영혼을 집어삼켰다. 맛은 별로 없었다. 뭔데

이번 소환자는 여린 체구의 소녀였다. 마력량은 턱없이 부족했지만 드물게도 악마 소환의 친화력이 있었기 때문에 소환에 성공할 수 있었다. 아그마임은 악마를 처음 봐서 놀란 소녀에게 소원을 빌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실 소원을 빌든 안 빌든 소환자 마음이었지만, 소녀의 영혼이 무슨 맛일지 궁금해진 아그마임은 그냥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무서우면서도 소원이란 말에 솔깃해진 소녀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했고, 아그마임은 바로 수락했다. 200년 전에 첫번째 소환자가 빈 소원과 비슷했기에 이번에도 그때처럼 해줄 생각이었다. 사실 소원이 완전히 같지는 않았다. 첫 번째 소환자가 빈 소원은 대륙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어느 왕녀와 자신의 영혼을 바꿔 달라는 것이었다.

영혼을 바꾸는 건 아그마임에게 별로 어렵지 않았다. 적어도 두번째 소환자가 빈 시간을 되돌려 달라는 소원보다는 쉬웠다. 그때는 억지로 다른 소원을 빌게 했지만.

일단 영혼을 바꿔주고 그 상태로 몇 달간 소원을 만끽하게 해준 후 잡아먹을 생각이었다 아그마임에게도 그 정도 상도덕은 있었다. 기대감으로 킬킬대던 아그마임을 본 소녀는 볼을 꼬집었다.

결혼 1주년을 앞둔 때, 라테는 마탑살이에 완전히 적응해 있었다. 이제는 바깥에서 누가 안주인님이라고 불러도 자기가 대답했다. 알고 보니 옆사람을 불렀던 거였던 때도 있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마탑에 사는 게 이제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는 것이다.

참고로 지금 라테가 누워 있는 바위는 지난 가을에 생긴 돌침대였다. 라테가 단풍을 보다가 별 생각 없이 여기 바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 말을 들은 아윈이 어디건가 커다란 바위을 구해와서 손도 안 대고 깎았다.

아윈은 누워있는 라테를 마법으로 떠오르게 해 착지시켰다. 그리고 마법은 잘 가르쳐줬냐고 물어봤다. 놀랍게도 아윈은 얼마 전 마탑 식구들을 대상으로 마법 수업을 시작했다. 아로브럭을 비롯한 마법사 몇몇이 매달려서 이룬 성과라는데, 얼핏 듣기에는 지옥행 급행 패키지 같지만 사실은 온화하게 진행 중이라고 한다. 최근에 마주친 비숏도 죽을 듯 비틀거리기는 했지만 죽지는 않았다. 사실 수강생들도 매일 밤 자기가 죽지 않은 걸 신기해하며 잠자리에 든다는 후문이 있다.

뿌듯함을 담아 아윈을 바라보니 잘 가르쳤으면 뭘 해줄거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직접 정하라는 말에 칭찬의 박수, 사랑의 박수, 칭찬 스티커, 눈따따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하고, 웃음으로 화답받았다. 아윈의 품에 안긴 채 라테는 문득 평화롭다고 느꼈다.

무심코 "앞으로도 그랬으면. "이라고 고난 플래그를 꽂아버린 라테는 어차피 소설 속이 아니고, 소설의 영향도 이미 끝났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침 김에 사망 플래그까지 꽂아준다. "봄도 벌써 얼마 안 남았네. 우리 이 봄이 끝나기 전에 여행 가자. "라테는 원한다면 지금 출발해도 상관없다는 대답을 들으며 실없이 웃었다.

다음날, 기어코 다른 보상을 받아낸 아윈 때문에 피곤해진 라테가 눈을 떴다. 그게 뭐였는지는 부끄럽다는 이유로 불문으로 부쳐졌다.

피곤한데 자꾸 일어나라고 하니까 에슐라가 눈치 없다고 생각하지만, 생각해보니 탑에 들어온 이후로 에슐라는 라테를 깨우지 않았다. 당황해서 눈을 뜨니까 처음 보는 중년 여성이 이불을 정리하고 있었다. 누구냐고 물어보니까 그 시녀는 장난치지 말고 남작님이 기다리니까 빨리 준비해야 한다고 한다.

원래 자작이었던 직위가 언제 강등당한 건지 어리둥절해한 라테는 거울 속의 낯선 얼굴을 보고 정신을 차린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꿈이구나!'

꿈 속의 라테의 이름은 알뤼미트 미들, 가문은 남작가인 것 같다. 입에 들어오는 음식 맛의 생생함에 놀라며 라테는 복잡한 기분으로 고기를 씹었다. 그런데 오빠라고 추정되는 사람이 라테에게 주근깨를 그렇게 신경쓰더니 화장도 안 하고, 자기한테 존댓말을 쓰다니 무슨 일 있냐고 물었다.

라테는 연극 같은 꿈의 상세한 배경 설정에 신기해하면서 이제 주근깨를 포함한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됐다고 애드리브를 했다. 그리고 웃는 부모를 보고 원래 이런 분위기였다는 구체적 설정을, 열일곱번째 탄생연이 다가왔다는 말을 듣고 자기가 17살이라는 또다른 설정을 알게 된다.

꿈치고는 너무 생생해서 마치 남의 집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 라테는 방에 올라갔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 있다가 문득 꿈의 자세한 설정과 자신의 무의식의 상상력이 궁금해져서 일기장을 찾는다. 17살이면 일기를 쓸 거라는 고정관념을 믿으며 찾아보자 딱 봐도 일기장 같아보이는 작은 공책을 보고 자신의 유연하지 못하고 뻔한 무의식을 확인한다.

일기장 내용은 대충 이랬다.
[야고르니 영애 걔는 어째 사람 약 올리는 법 밖에 모르냐?왜 나만 불러?걔 때문에 집에 와서 새 드레스 사달라고 조르다가 혼만 났다. 진짜 싫다. 오늘 나한테 자랑한 드레스 입다가 밟고 넘어졌으면. ]
[오늘 거울을 보니 주근깨가 신경 쓰인다. 나도 잡티 없는 하얀 피부였으면 좋겠다. ]
[지느 어드코 영식이 오늘 너무 평범하게 생겨서 못 알아보겠으니 옷이라도 화려하게 입고 다니라고 했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바보같이 웃고 넘어갈 게 아니라 영식의 집에는 거울이 없나 보군요, 하고 받아쳤을걸 그랬다. ]
[곧 책을 들여오는 날인데 서재가 꽉 찼다고 한다. 그래서 안 읽는 책을 골라내야 한다기에 자원했다. 아싸, 역사 수업 빠질 수 있겠다. ]
[서재를 정리하다가 '악마를 소환하는 법'이라는 책을 발견했다. 펼쳐보니까 소환진을 그리는 방법부터 재료까지 자세하게 나와 있었다. 진짜 가능한 건가?]


꿈속 세계의 상세한 설정을 알아가던 라테는 다음 내용을 보고 당황해했다.
[악마 소환에 성공했다. 악마는 눈이 하나이고 온통 검은 피부로 되어 있었다. 솔직히 조금, 아니 많이 신기하고 무서웠다. 볼을 꼬집었을 때 아픈 걸 보니 꿈은 아닌 것 같았다.

악마가 소원을 빌라고 하기에 세상에서 제일 예쁜 사람으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악마는 들어주겠다고 했지만 음침하게 웃어대서 믿음은 안 갔다. 악마한테 진짜 바꿔줄 수 있냐고 물어보니 세상에서 제일 예쁜 사람이랑 바꿔줄 테니 걱정 말라고 했다. 얼굴을 바꿔준다는 의미겠지?미덥지는 않았지만 정말이었으면 좋겠다. 악마는 자고 일어나면 바뀌어 있을 거라 말하고 사라졌다.

내일 일어나면 거울부터 봐야겠다. 조금 기대된다. ]

일기는 거기서 끝이었다. 라테는 일기장을 내려놓고 오른손으로 볼을 꼬집었다. 아팠다.

자연스럽게 머리에 어떤 가정이 떠올랐지만 곧 어이없다는 생각으로 바꿨다. 악마가 알뤼미트를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람이랑 몸을 바꿔서 이렇게 됐다고? 말도 안 됐다. 볼을 꼬집어서 아픈 건 이상하지만 꿈속에서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는 건 속설일 뿐이다.

라테는 일기장을 덮었다. 그리고 자기도 몰랐던 완벽주의 성향을 꿈의 철저한 설정을 통해 깨달으며 알뤼미트로서 착실히 하루를 보냈다. 이대로 잠을 자고 깨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 있길 바랬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게 되지 않았다.

새벽이었다. 잠에서 깬 아윈은 옆에서 자고 있는 아내를 응시했다. 한참 동안 바라보고 있더니 아침 해가 떴고, 라테가 잠에서 깨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던 아윈은 자기가 새끼가 알을 깨고 나오길 오매불망 기다리는 어미새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만약 마탑의 누군가가 지금 자신의 생각을 읽는다면 공포에 사로잡혀 '진짜 탑주임을 찾습니다. '하고 동네방네 방을 붙이고 다닐지도 몰랐다.

이내 라테가 완전히 눈을 떴다. 방 안을 둘러보던 라테는 자기를 응시하는 아윈과 눈을 마주쳤다. 다음 순간 아윈은 몸을 벌떡 일으켰다. 마법으로 방을 밝히고 다시 쳐다봐도 달라진 게 없자 확신을 얻었다. 고객님은 어딨냐고 물어봤는데 상대가 반응이 없자 오른손으로 벽을 무너뜨렸다. 찬 공기에 몸을 움츠린 상대는 원하던 것과 다른 말을 꺼냈다. '누구세요? 그리고 나는 누구고? 여기가 어디예요?' 상대는 혼란스러워했고 아윈의 얼굴은 전에 본 적 없을 정도로 딱딱하게 굳었다.

라테는 알뤼미트로서 아침을 맞았다. 유모에게 가슴이 아프다더니 자기를 세게 때려 달라느니 하던 라테는 유모에게는 그냥 어그로로 들린다는 걸 깨닫고 그만둔다.

밖에 나갔더니 거리가 낯설었다. 꿈속의 거리가 어떻게 낯설 수 있냐고 한숨을 쉰 라테는 마침내 현실도피를 그만두었다. 라테는 사람들이 오가는 거리를 보면서 아윈, 에슐라, 눈따따, 덤으로 마탑 식구들도 보고 싶어한다.

그러던 중 보고 싶으면 그냥 보러 가면 된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린다. 어차피 귀족이니까 행동의 제약도 없는 만큼 라테는 바로 마차를 잡아 올라탔다.

마탑에 가달라고 했는데, 마부가 어딜 말하는 거냐고 물어보았다. 제국에 마탑은 하나 아니냐고 말하니 여기는 모르소 왕국이란 말이 돌아왔는데, 주변국 이름은 다 기억하던 라테도 들어본 적 없는 나라였다. 불안감을 품고 헤일론 제국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 물어보니, 다른 대륙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그리고 라테는 생각했다. 망했다고.

도서관으로 향한 라테는 그 말이 진짜란 걸 알게 됐다. 헤일론 제국은 다른 대륙의 중심에 있었고, 모르소 왕국은 거의 반대편에 있는 대륙의 끄트머리에 있는 소왕국이었다. 고민하던 라테는 내가 아윈에게 못 가면 아윈이 나한테 오게 하면 된다는 생각에 서신을 보내러 갔다. 아윈이라면 다른 대륙이 아니라 바닷속에 잠겨서 네모난 노란 스펀지를 친구로 삼고 있더라도 텔레포트로 찾아올 테니까.

그런데 전서국으로 가니 마탑에 전서구를 보내려면 왕실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얼마 전에 조류 전염병이 돌아서 대륙을 건널 수 있는 새가 급격히 줄어들었으니, 혹시 위험한 곳에 잘못 보냈다가 돌아오지 못하는 걸 막기 위해 사전 검사 및 허가가 필수라고. 게다가 요청서를 올려서 승인을 받아도 대기 인원이 많아서 오래 기다려야 한다.

결국 라테는 사건의 원흉인 악마에게 마음속으로 욕을 퍼부으며 돌아간다. 집에 있는 오빠에게 너 이름이 뭐니? 너의 이름은? 을 시전하여 아돌프라는 정보를 수집한 라테는 켈뤽니크가 아니라서 좋다고 생각하며 방에 들어간다. 아돌프가 전 남친 어쩌구 얘기를 꺼냈지만 마탑이 더 급했기에 대충 받아주고 어렵사리 잠에 들었다.

아로브럭은 마탑의 원로들과 함께 대책이 안 나오는 열네번째 회의에 들어갔다. 마탑은 비상사태였다. 아윈이 직접 보호 마법을 건 꼭대기 방의 벽을 부쉈다는 건 어지간히 힘을 썼다는 거고, 이성을 잃었다는 뜻이었다.

사태 파악이 늦어서 목이 날아갈 뻔했던 넘나레드는 라테의 상태를 물어보았다. 카르댄밸은 여전히 모른다는 말만 계속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관찰로 알아낼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회의는 우울한 분위기에 접어들었다.

그때, 허공에서 아윈이 나타났다. 지금까지 알아낸 정보를 다 말하라고 하자 눈치 빠른 메모리아가 재빨리 대답했다. 본인이 누구인지는 기억 못하지만, 나이프와 포크를 익숙하게 쓰고 걸음걸이가 자세 바른 걸 보면 최소 귀족이라고 추측, 아니 확신하고 있다고 한다. '귀족', '곱게 자랐다', '확신'이라는 말을 강조한 건 라테가 들어가 있는 몸이 잘 지내고 있을 거란 사실을 암시하기 위해서였다.

다행히 효과가 있었는지 아윈의 얼굴이 조금 풀어졌다. 그리고 메모리아의 보고가 끝나자 아윈은 허공에서 사라졌다.

메모리아와 아이들은 참았던 숨을 내뱉었고, 아내를 잃어서 정신이 나간 아윈의 모습을 상상해 보고는 라테가 무사하기를, 그리고 이런 짓을 한 놈이 반성해서 자기들 손에 뒤지기를 기원했다.

라테는 왕궁에 전서구 사용 승인 요청서를 보냈다.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 생각보다 비싸서 알뤼미트의 장신구를 몰래 팔아야 했지만, 집에 돌아가기 위해서 양심은 버린 지 오래였다. 도서관에서 악마에 대해 찾아보며 지내던 중, 탄생연이 돌아왔다.

유모가 알뤼미트를 꾸며주고 있을 때도 라테는 승인을 조금이라도 빨리 받을 방법을 고민했다. 갈수록 이성을 잃어가고 1인 시위와 테러에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치장이 끝났다. 에스코트하러 온 아돌프가 전남친 때문에 울적해진 줄 알고 눈치를 살피고 있었지만 굳이 고쳐주지는 않았다.

가족과 친구로 추측되지만 얼굴은 모르는 사람들의 인사를 받아주며 진짜 알뤼미트의 행방을 고민하고 방관자로 있을 때, 웬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연상같은 얼굴을 보고 아돌프의 친구로 추측한 라테는 오랜만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남자의 표정이 이상해지자 존댓말을 반말로 바꿔봤지만 상황은 악화되었다.

난감해하던 라테는 아돌프가 남자를 노려보는 걸 보고 상대가 알뤼미트의 전남친, 배럼 공자라는 걸 알아챘다. 바람핀 사람을 공들여 상대해 줄 필요를 못 느껴서 쌀쌀맞게 응대했는데, 갑자기 배럼이 라테의 손목을 붙잡고 끌고 갔다. 큰 소리로 외쳐봤지만 다들 시선을 주지 않았고, 아돌프는 달려들다가 옆의 영식에게 제압당했다. 배럼이 속해있는 피우므 가문이 근처의 세력가이기 때문.

어쩔 수 없이 비위를 맞춰주려고 했는데, 배럼 공자는 대화는 역시 몸의 대화라고 말하면서 라테의 어깨를 잡았다. 그러자 라테는 유리잔으로 배럼의 머리를 내리치고 도망쳤다. 그리고 도망치다가 넘어져서 분수대에 빠졌는데, 갑자기 배럼 공자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옆에는 어두운 금발의 젊은 남자가 고깔모자를 내밀고 영애 꺼 맞냐고 물어보고 있었다.

알고 보니 분수대에서 마주친 남자는 왕자였다. 배럼 피우므는 장난이었을 뿐이며 우리는 서로 연인 사이라고 주장했지만, 라테는 강간 미수이며 이미 헤어졌다고 정정했다. 그 말을 들은 왕자는 이제부터 저 새끼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배럼 피우므는 여자들은 서운한 일이 있으면 파트너를 모함하기도 한다며 자신을 변호했지만 라테는 남자들은 서운한 일이 있으면 파트너를 죽이려든다는 주장을 경청했으니 자신의 기준에 맞추어 타인을 단정짓는 성급함을 버리라는 충고를 쌍욕과 함께 덧붙인다.

그러던 중 왕자는 라테의 말을 끊고 고깔모자를 가리키며 생일이냐고 물어본다. 맞다고 하자 생일이니 영애의 편을 들어주겠다고 선언하고 강간 미수에 상해 미수죄로 배럼을 체포… 하기 전에 더 있냐고 라테에게 물어본다. 라테는 끌려가는 과정에서의 신체적 피해, 갑자기 물에 빠져서 순간적인 공황상태에 접어든 것에 의한 익사 가능성, 협박으로 인해 느낀 공포와 소중한 고깔모자의 손상에 대해 진술한다. 그렇게 배럼 피우므는 강간미수, 상해, 협박, 모욕, 과실로 인한 살인미수, 피해자 모함 및 명예 훼손의 죄목으로 끌려갔다.

라테는 감사인사를 했고 왕자는 안 그래도 눈엣가시였던 피우므 영식을 이번 기회에 체포했으니 오히려 고맙다고 답했다. 라테가 파티장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왕자가 자기도 파티 홀에 가야 하니 에스코트해주겠다고 제안한다.

그런데 상대가 왕자, 즉 왕궁 소속이란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달은 라테는 전서구 사용 승인을 바로 내달라고 뜬금없이 부탁한다. 하지만 왕자는 전서구는 자기 소관도 아닌 데다가, 그런 일에 권력을 남용하고 싶지는 않다고 거절했다.

라테가 어떻게 빌어야 할까 고민했다. 그런데 그때 왕자가 그러고 싶어지면 혹시 모르니 권력을 남용하고 싶게 만들어보라는 말을 남겼다. 돌려말하기는 했지만 결국 공짜로는 안 된다는 뜻이었다.

왕자와 함께 파티장에 도착하니 아돌프가 기겁하며 괜찮냐고 물어보았다. 다행히 다친 데는 없었지만 아돌프는 다른 영식 서넛과 싸우느라 입술이 터진 상태였다.

뒤늦게 어깨에 걸쳐진 겉옷에 시선을 준 아돌프는 배럼의 옷인 줄 알고 인상을 찌뿌렸다. 라테는 이게 왕자가 덮어준 것이라는 걸 알려줬고 보답으로 줄 만한 걸 물어본다. 하지만 아돌프는 그 말은 신경도 쓰지 않고 왕자 저하를 만났다는 것에 경악했다. 파티장 안의 다른 사람들도 같은 반응인 걸 보고 라테는 그 사실이 생각보다 큰 폭탄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때 제국의 어딘가에서는 티파티가 벌어지고 있었다. 대화 주제는 바로 아윈. 아윈은 요즘 기묘한 행각을 벌이고 있었는데, 갑자기 순간이동으로 귀족 영애들의 앞에 나타나서 눈을 마주쳤다가 사라지는 것이다. 아윈의 미모에 대한 소문이 사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영애들은 다시 오기를 바래보지만, 잔혹한 성정에 대한 소문을 떠올리고는 포기한다.

그리고 그와 같은 시각, 이번에는 귀족 영식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갑자기 나타나서 사라지는 아윈을 목격한 영식들은 공포 또는 감탄을 느꼈다. 공포를 느낀 건 아윈이 갑자기 나타나서 목을 따도 대응할 수 없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이고, 감탄한 건 그냥 얼굴을 떠올린 사람들이다. 그때 지지라도 공자가 제국 영애들의 미모는 마탑주보다 못하며 객관적으로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영식들이 팩트폭력을 시전해서 의도는 실패로 돌아갔고, 대화 주제는 다른 걸로 넘어간다.

국경 외곽의 커다란 나무에 등을 기댄 아윈은 눈을 감았다.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고서는 그가 5일째 잠들지 않았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아윈은 이미 국내의 모든 귀족들과 눈을 마주쳐 보았고, 이제 해외로 갈 차례였다.

페리도트 사건 이후로 아윈은 라테를 지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박살나니까 이성이 마비될 정도로 화가 났다. 분노의 뒤를 이은 것은 초조함, 그리고 공포였다. 아윈은 원래 삶에 미련이 없었다. 무법자로 생활한 건 강해서가 아니라 미련도, 공포도 없어서 였다.

그런 아윈이 유일하게 미련을 가지게 만든 상대가 라테였다. 아윈에게 라테는 하나의 세상이였고, 그게 사라지면 놀라울 정도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아윈은 감았던 눈을 떴고, 다음 순간 허공으로 사라졌다.

알뤼미트는 유리몸이었다. 좀 뛰고 분수에 빠진 것만으로 몸살이 난 라테는 아돌프의 간호를 받으며 왕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다. 왕자는 키 크고 잘생기고 신분 좋고 성격 좋고 미혼인 만인의 연인이었으며, 정비 태생에 누이가 한 명. 생일은 11월 3일. 취미는 승마, 특기는 사냥과 검술, 좋아하는 과일 사과, 싫어하는 과일 없음, 음식 취향 모름, 좋아하는 색은 파랑, 이상형은 예쁘고 착한 여자.

그 정보를 들으며 라테는 케니스의 검술 교습, 황녀 언니와의 소개팅 등의 방법을 생각해 둔다. 이상형까지 잘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왕자는 염문설이 난 적이 없으며, 이번 사건 때도 왕자와 알뤼미트의 관계가 의심되기는 커녕 왕자의 인격만 칭송받고 있었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지 고민해봤지만 결국 떠오르지 않았고, 감기도 낫자 라테는 옷을 돌려주러 왕자를 찾아간다. 경비병에게 방문 목적을 전하니 역시 왕자 전하!라는 환대를 받고 왕자의 인기를 실감한다. 왕궁에서 라테는 왕자와 닮은 여자를 보고 누이일 거라고 짐작하는데, 그러다가 왕자를 노리기 힘들면 가족을 공략하면 된다는 생각을 떠올린다. 시녀에게 공주에 대해 물어보니, 볼을 발갛게 물들이며 공주에 대한 찬양을 늘어놓는 모습을 보고 왕궁 전체가 왕자와 공주의 거대한 팬클럽이 아닐까 의심한다.

공주의 결혼 상대를 걱정하는 말로 맞장구치자, 별 의미없이 한 발언인데도 시녀가 한숨을 내쉬었다. 스왈로우 공자가 친절하기는 하지만 자작 가문이라서 걱정인데, 그래도 차남이라 데인저 자작 부인이 되어 궁을 나갈 일은 없으니까 그나마 다행이라는 말을 듣고 라테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 데인저 가문의 스왈로우, 스왈로우 데인저, 제비 위험이라는 이름에서 그의 진상을 추측해낸 라테는 스왈로우를 잡아서 정체를 밝혀야겠다고 결심했다. 물론 이름만으로 그 사람을 단정하는 건 성급한 판단일 수 있지만, 라테는 이미 야고르니, 지느 어드코, 배럼 피우므 등의 많은 사례를 보았다.

정의 실현과 목적 달성의 일거양득을 노린 라테는 스왈로우 데인저를 미행했다. 활동적이고 인맥이 넓으며 항상 웃는 스왈로우를 보고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는 대신 사기꾼이라는 의심을 더욱 굳히며 계속 미행했더니, 스왈로우가 수행원도 없이 웬 술집에 들어갔다.

쫓아간 라테는 술 먹는 하마처럼 술을 퍼먹는 스왈로우를 보고 제비로서의 지조와 절개를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니꼬워하며 스왈로우를 관찰하는데,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일어나는 걸 보고 깜짝 놀라며 쫓아간다. 밖에 나오니 스왈로우는 보이지 않았다. 고민하다가 유력한 골목에 들어갔는데, 갑자기 등 뒤에서 스왈로우가 나타나 입을 틀어막았다.

뭘 노리고 날 여기까지 미행했냐는 질문에 라테는 케니스의 사생팬들을 떠올리며 오래전부터 공자님을 사모해 왔지만 공자님은 이미 공주님의 연인이었기 때문에 따라다니는 것밖에는 할 수 없었다고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를 한다. 거짓말에 넘어간 스왈로우는 라테의 양팔을 속박하고 있던 것을 풀었다. 라테는 여기서 도망가 봐야 금방 잡히겠다고 생각하고 계속 속이기로 했다. 라테는 뒤돌아서 모자를 끌어내리고 스왈로우를 쳐다보았다.

스왈로우는 무해하고 만만한 표정을 짓고 있는 라테를 내려다보더니 오해했다며 사과한다. 라테는 그런 오해를 하게 만든 제 탓이라며 넘어가 준 스왈로우에게 고마워한다.

라테는 이대로 아무 소득 없이 돌아가자니 아쉬워서 인사를 하고 뒤도는 스왈로우를 붙잡는다. 라테는 지러브 크레이를 떠올리며 공주님을 대가를 바라고 만나는 것이라면 자신을 얼마든지 이용해도 좋다며 사랑에 빠져 눈에 뵈는 게 없는 연기를 한다. 하지만 스왈로우는 이번에는 넘어가 주지 않고 그분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의심하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그러나 그걸 믿을 라테가 아니었다. 이름에서 오는 심증과 생존을 위해 발달한 쫄보의 감이 그는 십중팔구 제비라고 말하고 있었다. 라테는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가 실은 플랜 B가 남아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골목 한복판에서 투지를 불태웠다.

3.7. 오드의 마법사

3.8. 부활하는 들러리양



[1] 라테가 로즈로 벌어들인 암묵적인 돈을 호신구인 마법 스크롤 구매에 펑펑 썼는데, 그 마법 스크롤이 아윈이 주인인 마탑 제작품이다. 로즈라는 가명을 썼다만 이미 라테 엑트리라는 고객의 신상 정보는 마탑이나 되는 장소에서 이미 다 파악한 상태고, 라테(로즈)는 마탑에 골드를 퍼다주는 VVIP 고객 취급이다. 아윈마저 일단은 마탑주다보니 라테가 누군지는 몰라도 VVIP 고객이 라테 엑트리라는 사람이라는 사실 자체는 알고 있었다. [2] 정확히 말하자면 기억해준다는 게 건달이 이벨린을 건드리는 걸 방치하면 목을 따버리겠다 라는 식의 매우 살벌하고 위험한 기억이었다. 더구나 도를 넘는 무례한 태도에 케니스보다도 훨씬 더 초반 평은 아윈이 바닥이었다. [3] 실제로 본문에서 진지하게 이벨린과 라테에 대해 고뇌하는 모습도 보인다. [4] 그리고 이 이후부터 마이웨이지만 달달함을 백 스푼은 쏟은 듯 스윗한 아윈과 그런 아윈에게 적응하지 못하고 잘생겨서 빛이 나는 얼굴이 해롭다며 자신의 시신경과 심장을 걱정하는 라테가 나온다. 보다보면 어느새 미소가 번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5] 빈민가의 혹독함을 알고있는 아윈이 거지에게 부주의하게 호의를 베푸는 이벨린의 행동을 좋아할 리가 없었는데, 야수의 꽃 작가가 클리셰로 때우느라 오히려 아윈이 이 일로 이벨린한테 반했다. [6] 이 이전 화에서 이벨린의 심리 묘사가 굉장히 돋보이는데, 여태 약빤 내용이 줄줄이 나오던 소설이라 작가의 필력이 더더욱 부각된다. 직접 읽는 걸 추천. [7] 라테가 이벨린에게 언제부터 자신이 싫어졌냐고 하자, 라테가 내 걸 뺏어가기 시작했을 때부터라고 답한다. 라테가 뭘 뺏었냐고 묻자 내가 받아야 할 남들의 사랑이라고 답한다. 그리고 라테에게 전부 다 돌려달라고 말하는데, 라테는 아윈이나 뭐 그런 걸 돌려달란 거냐고 묻는데, 이때 표정은 긍정을 나타내고 있었다. 라테는 아윈은 자아가 짱짱한 사람인데 자기가 무슨 수로 그걸 돌려주고 말고 하느냐 묻지만, 대답은 "아녜요, 돌려줘요. 라테가 뺏어갔잖아요. 모두 라테 때문이잖아요? 원래 제 거예요. 제 거인 게 맞아요." ...실로 구제불능이라고 생각되면서도 소설의 강제성 때문에 못 배운게 안타깝다고도 생각하게되는 이벨린의 입체적인 면모가 잘 보이는 장면이다. [8] 그럼에도 쌓은 업보가 강해서 그런지 독자들이 라테와 닮은 사람을 자기 시녀로 쓰는 거 보고 괴롭히는 거 아니냐고 오지게 깠다 [9] 사실 이는 라테가 그럴싸하게 붙인 말로, 케니스가 이벨린에 대한 마음이 식은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그 이유가 무엇이건 여성기피증상이 이미 발생한 시점에서 더 이벨린에게 매달리는 상황은 케니스만 힘들게 할 뿐이고, 황태자라는 다른 연적이 이미 이벨린과 좋은 썸을 타고 있던 이상 그냥 깔끔히 포기하는 게 케니스에게도 좋을 거라 라테가 생각해 조언한 것이었다. 케니스의 연정이 식은 이유는 메타적으로는 이벨린의 주인공 버프가 끝나서고, 스토리상에서는 서점에서 이벨린을 해치려 했다는 모함을 받은 라테를 이벨린이 라테가 "해치려했었더라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그 서점에 오기 직전, 라테가 케니스를 사생팬 지러브의 추종자를 퇴치하기 위해 사생에 시달리는 괴로움을 대변하고 이해하는 발언을 하며 여자사람친구라는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었다. 이벨린에게서 받지 못한 이해와 신뢰를 느낀 케니스가 친구 라테를 밉게 본 이벨린에게 마음이 멀어졌다(이벨린과 케니스의 첫만남에서 구경하러 왔다가 케니스를 스토킹한다는 오해를 받던 라테를 두둔하고 따라다닌다고 무슨 피해를 입냐고 말하던 이벨린과 사생의 감시와 협박, 방해 등을 인식하고 화를 내주는 라테). 현실적으로는 받기만 익숙해 아무런 정(애정표현)을 주지 못하는 이벨린에게서 사랑을 계속 불태울 정이나 마음을 받지 못한 케니스도 결국 식어버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떠나는 이벨린에 대해 라테는 "왜 그리 정을 못 붙이나 했더니, 먼저 정을 주지 않아서였구나."라는 덧붙인 설명처럼 말이다. [10] 케니스가 사귀는 사람이 있다는 걸 듣자마자 연애와 육아 관련 책을 테러급으로 보내서 보복으로 해골이 그려진 검은색 청첩장을 받았다(...) 참고로 라테가 보낸 책은 한 권도 남김없이 다 태웠다고... [11] 김이박최... [12] 라테를 구하면서 여성에게 닿은 케니스는 자신이 그런 짓을 했다는 것에 당황했다. [13] 평범을 늘린 듯 하다. [14] 카일과 유리엘은 작가의 다른 작품인 '검은머리 황녀님'의 주인공인 카엘(카류엘)과 유리엔(유리시엔)에서 따온 이름이다. [15] 실제로 저렇게 나와있다(...) [16] 본디 한결같이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케니스가 이렇게 활짝 웃는 건 처음이라고 라테는 생각했다. [17] 론드미오는 라테 결혼식에도 참석했었고, 심지어 라테는 마탑주 아내다.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위치라 일부 독자들은 아윈이 마법 건 거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18] 주인공 버프가 사라지고 라테에게 옮겨가며 론드미오가 라테에게 마음이 향한 것 같은데 아마 아윈은 이를 눈치채고 기억을 없앤 듯. 사실 론드미오와 라테의 관계는 케니스보다 우호적이었고 론드미오도 나름 라테를 신기하고 재밌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황태자라는 위치라 라테와 상대적으로 덜 엮여져서 그렇지 서브남이 될 가능성이 있었을 수도 있다. [19] 혼자만 이벨린의 주인공 버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이유는 아윈과 케니스와는 달리 설정 충돌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아윈은 이벨린이 빈민가 아이에게 금화를 주는 이벨린의 모습을 보고 그걸 좋게 생각했다는 것에 위화감이 들어서 싫어하게 되었고, 케니스는 사생팬에 의한 괴로움을 이해해주는 라테와 친구가 되자 자신의 괴로움을 이해해주는 것도 아닌 이벨린이 라테보다 호감도가 높아야 할 이유가 없었다. 반면 론드미오는 둘과는 달리 단순히 '자신을 보고도 무심한 여자는 처음이다' 라는 이유로 반한 거였고, 아윈이나 케니스처럼 과거사가 불행하다거나 한 것도 아니고 성격도 모난 데 없이 무난한 터라 주인공 버프가 사라졌어도 그냥 무난하게 결혼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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