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선독: 동결된 유산(이하 "선독")은 1984년에 애플 II 및 아타리 ST 플랫폼으로 출시된 SF 시뮬레이션 게임이다.FTL 게임즈라는 회사가 개발 및 배급했다. 이 FTL은 훗날 큰 인기를 끈 SF 게임인 FTL: Faster Than Light과는 관계가 없는 회사지만, 선독 게임은 FTL 게임과 관계가 있다. 자세한 이야기는 후술.
2. 시놉시스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주인공은 가난한 광부 청년으로(사실상 노예), 얼굴도 본 적이 없는 숙부가 급사하며 남겨준 우주선과 함께 계약서를 상속받는다. 이 계약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으면 우주선을 빼앗기고 다시 광산에서 노동을 하는 신세로 돌아가야 하므로, 주인공은 우주선을 잘 이용해 계약의 내용을 이행해야만 한다.3. 게임 플레이
주인공이 물려받은 우주선의 이름이 바로 선독(Sundog)으로, 제법 큰 화물선이다(아래 이미지 참조). 선독의 화물칸은 우주선에서 분리시킬 수 있는 호버 트럭으로, 행성에 착륙하면 화물칸만 떼어 시내 안을 돌아다니거나 행성 표면을 여행하며 다른 도시로 이동할 수도 있다. 선독은 방어용 실드와 공격용 레이저 및 캐논이 장비되어 약간의 전투 능력도 있다. 허나 근본은 화물선이므로 전투는 가능한 한 피해야 하며, 항성간 워프 준비 중에 우주 해적에게 습격당할 경우 워프할 수 있을 때까지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싸우는 정도다.선독의 내부 구조.
주인공이 숙부에게서 물려받은 계약은 어떤 종교 단체와의 계약으로, 이 종교 단체가 자기들이 개척한 행성에 식민지를 건설하기 위한 보급 물자를 조달해줄 업자로 숙부를 고용했었고, 숙부의 유산을 상속받은 주인공이 이제 그 계약을 이행해야 한다.
물자는 건축 자재, 식품, 의류, 컴퓨터 등등 다양하며, 숙부가 이들로부터 받은 계약금으로 물자를 사서 1차 납품하고 나면 종교 단체에서 그 다음 단계를 진행하기 위한 자금을 입금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금액만 가지고 우주 항해를 하고 우주선을 업그레이드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주인공은 우주의 여러 행성을 여행하며 각종 물품을 싸게 사서 다른 곳에 비싸게 파는 무역을 통해 돈을 벌어야 한다.
무역은 선독의 핵심 요소로, 수많은 종류의 물품이 있으며 물품의 품질 등급도 다양하다. 우주의 여러 행성들에서 잘 팔리는 물품의 종류나 등급은 행성마다 다르기 때문에 시장 조사가 필수적이다. 물품들 중에는 마약이나 노예같이 거래가 금지된 것들도 있는데, 이는 치안이 나쁜 행성계에서 비싸게 팔 수 있는 물품들이지만 이를 실어나르다가 우주에서 경찰에게 걸리면 경찰과 전투를 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럴 경우 눈물을 머금고 화물을 우주에 버려 단속을 피해야 한다. 치안이 나쁜 행성계일 경우 경찰에게 뇌물을 줘 넘어가는 것도 가능하다.
종교 단체에게 공급해야 하는 품목들 증에는 냉동인간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은 새로 건설될 식민지에 이주할 주민들로 여러 항성계의 보관 창고에 냉동된 상태로 보관되어 있다. 주인공은 이들을 모두 찾아 식민지로 가져와야 하므로 결국 모든 항성계에 방문해야 하며, 행성 우주항이 아니라 다른 도시에 냉동인간들이 보관되어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선독의 화물칸(호버트럭)을 타고 행성 표면을 탐색해야 한다.
주인공이 선독을 수리하거나 업그레이드할 부품을 사려면 선독에서 내려 도시를 돌아다녀야 하며, 그러다가 뒷골목에서 강도들을 만날 수도 있고 그 경우 권총으로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이런 싸움은 아무 이득도 없으므로 무조건 뛰어서 피하는게 좋다.
4. GUI
선독의 큰 특징은 명령어가 아니라 다양한 아이콘을 이용한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 GUI)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당시 PC 진영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는 꿈도 못 꾸던 시절로 MS-DOS 버전 3.0이 최신 OS였으며, 애플의 경우 애플 매킨토시는 아직 설계도도 만들어지지 않은 옛날이다(이 게임이 애플 2 게임이니...). 당시엔 컴퓨터는 명령어 입력으로 제어하는 것이 당연했고 게임들도 마찬가지였다.그러나 선독은 명령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으며 화면의 크로스헤어형 커서를 이용해 오브젝트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이었다. GUI의 디자인도 세련되고 번잡하지 않았다. 인터페이스 디자인 면에서는 시대를 5~6년 앞선 프로그램이었던 것이다.
문제는 당시 컴퓨터는 마우스가 없었다는 것. 때문에 선독의 화면 커서는 조이스틱이나 패들로 움직여야 했다. 이는 상당한 숙련을 요하는 조작법이었고 게임 난이도의 상승에 일조했다. 평상시엔 큰 문제가 아니지만,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우주선 전투나 시가지에서의 총싸움 중에는 조이스틱으로 커서를 끌고와 움직이는 적에게 공격을 맞춘다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선독의 전투는 무조건 피했다. 만약 마우스가 지원되었다면 전투가 아주 쉬웠을 것이고 플레이어들은 우주 해적들을 해치우고 노획물을 차지해 떼돈을 벌었을 것이다.
5. 인기 및 흥행
오늘날엔 거의 잊혀진 게임이지만, 출시 당시 선독과 비슷한 게임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선독의 인기는 엄청났다.선독과 비슷한 게임으로는 같은 해(1984년)에 나온 엘리트가 있었는데, 엘리트도 선독처럼 무역이나 우주 탐험이 가능하긴 하지만 우주 공간에서의 독파이트에 더 중점을 둔 시뮬레이션 게임이었기에, 행성 표면을 탐험하고 무역을 해서 돈을 버는 부분이 핵심인 선독과는 장르가 달랐다.
FTL도 선독의 후속편을 출시할 계획이었는데, FTL이 그 다음으로 내놓은 게임인 < 던전 마스터>의 인기가 선독의 인기를 크게 상회했기 때문에 던전 마스터 시리즈 개발에 집중하느라 선독의 속편은 결국 만들어지지 못했다.
그러나 선독은 당시 이 게임을 즐겁게 플레이했던 청소년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고, 소위 "정신적 속편"들을 많이 낳았다.
우주 화물선의 선주가 되어 우주를 돌아다니며 무역을 하는 게임인 프라이버티어와 프리랜서는 선독과 엘리트를 혼합한 게임들로 우주 독파이트와 행성간 무역 요소가 모두 중요한 게임들이다.
FTL: Faster Than Light의 경우 장르가 선독과는 전혀 다르지만, 우주선 케스트렐의 형태가 선독과 비슷한데다, 우주선 안에서 승무원을 이동시켜 각종 시스템을 수리하거나 작동시키는 게임 플레이, 그리고 게임의 제목인 FTL 등에서 선독의 영향을 찾아볼 수 있다.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의 토드 하워드는 청소년기에 선독을 즐겁게 플레이했다고 하며, 그 정신적 후속편으로 만든 게임이 스타필드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