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6 23:54:41

2023년 가봉 쿠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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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coup d'État de 2023 au Gabon

1. 개요2. 배경3. 전개4. 쿠데타 세력5. 반응6. 2024년 개헌 국민투표

1. 개요

2023년 8월 30일 수요일 오전에 가봉에서 발생한 군부 쿠데타. 대통령 선거에서 알리 봉고 온딤바 대통령이 3선에 성공한 후 몇분도 안돼서 일어났다. 군부는 대통령 선거 결과 무효를 선언했다. #

2. 배경

가봉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며, 봉고 가문이 56년간 통치해 온 독재국가이기에 지금까지 선거는 별다른 의미가 없는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그동안 여러 유력 야권 인사들이 대권에 도전했으나 실패에 그쳤다. 2009년에는 2대 대통령이자 42년간 장기 집권을 해 온 오마르 봉고의 아들 알리 봉고 온딤바가 2명의 야당 후보와 경쟁하여 득표율 41.73%로 당선되었으나 많은 가봉 국민들이 알리 봉고의 실제 득표율은 30% 밑이라고 믿는다. 2016년 대선에서는 봉고 대통령이 대부분의 지역에서 상대 후보 장 핑에게 뒤쳐졌으나 오트오고웨(Haut-Ogooué)주에서 투표율 100%, 득표율 96%를 받아 불과 5600표 차이로 재선되었으며, 사실상 가봉에서 공정한 선거가 이뤄지지 않음을 인정한 꼴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3년 8월 26일 대선과 총선이 치러졌다. 야권에서는 A23[1]의 알베르 온도 오사 후보가 강력한 대권 주자로 떠오른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알리 봉고 대통령이 대권을 내줄 생각이 없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투표소가 제 시간에 열리지 않고 오후 늦게 되어서야 열리면서 시민들의 투표를 방해하는가 하면 # 선거 중 전국의 인터넷이 차단되어 3일 넘게 복구되지 않는 등 # 대놓고 선거를 조작하겠다는 뉘앙스를 풀풀 풍기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3. 전개

선거 후 3일이 지난 8월 30일, 가봉 선거관리위원회는 오전 3시 30분에 알리 봉고 현 대통령이 64.27%의 득표율로 3선에 성공했다고 발표하였고, 전국 각지, 특히 수도 리브르빌 등의 대도시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였다.

군부 또한 개표결과 발표 몇 분만에 리브르빌의 주요 정부 부처 건물, 텔레비전, 라디오 송신소, 인터넷 기지국 등을 장악했으며 같은 날 아침 국영방송 Gabon 24를 통해 "우리는 현 정권에 종지부를 찍음으로써 국가의 평화를 수호하기로 결정했다"고 쿠데타 동기를 밝혔고, "봉고의 책임감 없고 예측 불가능한 통치는 우리 사회의 결속력을 약화시켜 국가를 혼란에 빠뜨릴 위험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 #

이어 군은 지난 26일 실시된 선거 결과의 무효화를 선언했으며, 정부 기구를 해산하고, 국경 폐쇄와 일부 지역에 대해 통행금지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봉고 정권에 의해 차단되었던 인터넷을 모두 복구하였다. 국영방송 Gabon 24에서는 쿠데타 당일 오전 내내 군부의 쿠데타 성명서, 그리고 쿠데타 성공을 경축하는 군인들의 모습이 반복해서 송출되다가 오후에 들어서 길거리에 나와 봉고 정권 축출을 환호하는 시민들의 인터뷰를 계속해서 방송하고 있다.

알리 봉고 대통령은 쿠데타 과정에서 가족과 함께 가택연금을 당했고, 그의 아들 누레딘 봉고와 3명의 고위 정치인이 체포되었다. 이 때, 대통령 부인의 비서관으로 근무해왔던 한국인 1명도 구금되었다고 한다. 나머지 3명의 한국인 경호관도 경호실 내 숙소에 있다고 한다. # 군부는 이들을 체포한 이유로 반역, 국고 횡령, 부패, 대통령 권한의 남용을 들었다. 하지만 군부는 알리 봉고 대통령 본인에 대해서는 "그는 가봉 국가의 전직 지도자로 예우받으며, 가봉 국민으로서 가지는 온전한 권리를 누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데타 수장인 브리스 올리기 응게마는 프랑스 언론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군 장성들이 모인 회의에서 과도정부를 이끌 지도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 물론 예상했듯이 응게마 본인이 과도정부 지도자로 추대되었다.

3일 만에 국경을 재개방했다. # 알리 봉고는 가택연금에서 풀려났다. #

한편 군부는 봉고 정권의 흔적을 지우고 있다. #

의회도 친군부 세력으로 채워졌다. #

4. 쿠데타 세력

쿠데타를 일으킨 가봉 공화국 수비대는 2500명 규모의 여단으로, 대통령 경호 업무를 맡고 있다. 쿠데타 세력의 수장이자 가봉 공화국 수비대장을 맡고 있는 브리스 클로테르 올리기 응게마는 알리 봉고 대통령과 친척 관계이다. 이러한 혈연을 이용해 대통령비서실, 국방무관 등 요직에서 근무하다가 2020년 공화국 수비대장으로 임명되었다. 웃기게도 이 때는 "충성을 다해 명예롭게 대통령을 지키자"라는 군가를 작사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그 또한 봉고 일가의 인물이기 때문에 부패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실제로 그는 남미 마약 카르텔과 커넥션이 존재하고 미국 부동산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을 만큼 자산이 많다. #

기존의 친서방 정권을 축출했던 니제르, 말리, 부르키나파소와 같이 친서방 정권을 밀어낸 반서방 성향의 군사 정권이다. 기존의 알리 봉고 온딤바는 친서방 성향으로, 아버지에 이어 2대 세습 중이었고 프랑스와 잦은 교류를 이어갔던 독재자였다.

5. 반응

미국 국가안보실의 존 커비 전략소통비서관은 "현 사태를 매우, 매우 예의주시하고 있고, 깊은 우려를 나타낸다"며 "미국은 가봉 국민들의 편에 설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원조는 중단되었다. #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주제프 보렐은 이번 쿠데타가 아프리카에 불안정성을 증폭시킬 것이며, 유럽에 큰 문제를 낳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 다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보렐은 가봉에서 일어난 군부 쿠데타는 부정 선거 때문이라며 " 니제르의 위기와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보렐은 "물론 군사 쿠데타가 해결책은 아니지만, 가봉에 부정으로 가득 찬 선거가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투표 조작은 민간인에 의한 ‘제도적 쿠데타’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프랑스의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는 현 사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고, 프랑스 정부의 올리비에 베랑 대변인은 "대선 결과가 존중되어야 한다"며 쿠데타 세력을 비난했다. 프랑스에서는 2020년대 들어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쿠데타가 확산되어 자신들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것을 극히 경계하고 있다. 그래도 2023년 니제르 쿠데타에 대해 개입을 부르짖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신중하게 주시하고 있는 편.

영연방 사무총장 퍼트리샤 스코틀랜드는 현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었고, 모든 영연방 국가는 법치와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국정이 운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봉은 주변국과의 교류 확대를 목적으로 2022년 영연방에 가입한 바 있다.

아프리카 연합 평화/안전보장이사회의 윌리 냐미트웨 의장은 부룬디, 세네갈, 카메룬 대표와의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한편, 이전에 쿠데타가 일어난 말리, 니제르, 수단 공화국, 기니, 부르키나파소는 군부의 정치 개입이 종료될 때까지 아프리카 연합 회원자격을 무기한 정지당한 상태이다.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 ECOWAS) 의장인 볼라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도 “가봉의 사회정치적 안정과 대륙 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듯한 독재라는 전염병에 깊이 우려한다”면서 “포괄적 합의를 위해 아프리카연합의 다른 국가 원수들과 계속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

중국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가봉의 각계 각층이 근본적인 부분에서 시작해 서로 간의 차이를 대화로써 해결해 나가고, 조속히 일상 체제로 되돌아와야 한다"며 특히 가봉 군부에 알리 봉고 대통령의 신변을 보장할 것을 요청하였다.

러시아 정부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 정부는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편, 가봉에 한국 교민들도 머무르고 있으며, 몇몇은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박상철 전 한인회장[2]에 따르면, "교민들은 무사하고, 현재 대사관과 한인회를 주축으로 교민의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사태를 지켜보는 중이다."라고 밝히면서 "봉고 대통령이 가택 연금된 가운데 영부인 비서관으로 재직 중인 한국인 1명도 체포된 것으로 알고 있고, 대통령 경호실에서 일하는 다른 3명의 한국인 경호원은 숙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관련 기사)

가봉에서 망간 광산을 운영하고 있는 프랑스 기업 에라메(Eramet)는 안전상 문제로 인해 수요일(30일)의 모든 작업을 취소하고, 다음날인 31일부터 작업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했다.

가봉이 발행한 국채의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이자 지급일이 2023년 11월 24일로 많이 남은 4.36억 달러 규모 친환경 채권이 2센트 하락해 달러당 98.2센트로 가장 조금 하락했다. 지급일이 늦다는 점, USDFC의 정치 위험 보험에 들어있다는 점이 이유로 작용했다. #

중앙아프리카공동체가 회원자격을 정지했다. #

6. 2024년 개헌 국민투표

차기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가봉 제도전환복원위원회(CTRI)는 2024년 11월 16일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개정되는 조항은 다음과 같다.
  • 가봉 대통령은 결선투표제를 통해 선출되며, 임기는 7년 연임제이고 3선은 금지된다. 위 조항은 어떠한 경우에도 수정할 수 없다.
    알리 봉고 온딤바가 2009년 과반에 미달하는 득표율로 대통령직 세습에 성공하고, 2023년 3연임을 시도한 것을 의식한 조항이다.
  • 국무총리직을 폐지하고 2명의 부통령직을 신설한다.
  • 가봉 국군은 징병제 또는 모병제를 실시할 수 있다. 구체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징병제를 허용하는 조항이다.
  • 결혼은 한 남성과 한 여성의 사회적 결합으로 정의한다.
    동성결혼과 중혼을 금지하는 조항이다.
  • 가봉 대통령은 다음과 같은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
    • 본인과 배우자가 한 명 이상의 가봉 국적 부모를 둘 것
    • 본인과 배우자가 대통령 선거일 이전 3년간 타국 국적이 없을 것
    • 대통령 선거일 이전 3년간 가봉 국내에 거주할 것
    • 현직 대통령의 직계가족이 아닐 것
    • 신체적/정신적 질병이 없을 것
  • 대통령은 임기 중 1회 이내로 의회를 해산할 수 있다. 단 양원 의장과 헌법재판소의 승인이 있어야 하며, 최근 총선일로부터 2년 이내에는 의회를 해산할 수 없다.
  • 헌법재판관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3명, 하원의장이 임명하는 2명, 상원의장이 임명하는 2명, 대법원장이 임명하는 2명 및 전직 대통령으로 구성된다. 각 재판관의 임기는 8년이며, 각급법원 판사들의 다수 동의를 통해 한 번 연임될 수 있다.
    헌법재판소의 독립과 알리 봉고 온딤바의 정치 참여를 보장하는 조항이다.


[1] Alternance 23 (정권교체 2023) [2] 무한도전 배달의 무도 특집의 주인공 중 한 명으로 젊은 시절 가봉의 태권도 사범으로 건너가 대통령 경호실장을 2021년까지 맡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