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12 22:24:19

흑산적

1. 개요2. 역사3. 관련 인물4. 대중매체에서 등장

1. 개요



후한 말기의 도적 집단으로, 184년 황건적의 난이 일어나면서 각지가 혼란해질 무렵 황하 이북의 산맥지대를 중심으로 발생했다. 그 군세는 100만에 달했다고 한다.

2. 역사

100만이라는 숫자는 과장이 있을 수도 있으나, 이들의 활동 영역인 사예 북부의 하내군부터 병주 전역과 기주 북동부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은 황하와 태행산맥을 끼고 있어 지세가 험하고, 흉노, 오환과도 영역이 겹치는 지역이었기에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매우 약했으며, 당시 영제의 오랜 실정으로 관아의 수탈을 피해 달아나는 유랑민이 급증했기 때문에 유입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을 가능성은 높다.

황건적의 난 훨씬 이전부터 이 일대에 유랑민들이 다수 유입되어 있었고 이들이 도적떼와 비슷한 생활을 했을 가능성은 높지만, 본격적인 무장봉기에 나서 조직적으로 군현을 공격하며 노략질을 하던 것은 황건란 직후의 시점인데, 대놓고 한 왕조 전복을 표방하며 전국적인 농민봉기에 나섰던 황건란의 여파도 매우 컸겠지만, 흑산의 두령들 중 규모가 큰 자는 군세가 3, 4만이며 아무리 적어도 5, 6천에 달했다는 서술을 봤을 때 그동안 셀 수도 없이 난립했던 소규모 도적떼들이 제각기 흡수, 병합의 과정을 거치며 점차 대형화되는 시점과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듯하다.

흑산적은 가장 강력한 두령이었던 장연을 맹주로 받들어 조직적으로 정부군에 저항했으며 황건란 종결 이후에도 여전히 존속해 황하 이북의 모든 현에서 흑산적의 피해를 입지 않은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고 한다.

한 왕조는 이들을 정벌할 능력이 없었기에 장연에게 관직을 내려 평난중랑장으로 삼고 관리를 천거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는데 이는 사실상 관할 구역 내에서 장연의 자치를 허락한 셈이었다[1]. 하지만 조정 측에서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은 것이 한편으론 다른 두령들에게도 관직을 내리며 회유함으로써 장연과의 갈등을 조장했다. 결과적으로 흑산적은 내분으로 무리가 흩어져 예전만큼의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한다.

영제 사후 군벌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세가 수그러들었던 흑산적은 다시 활개 치기 시작했다. 흑산적과 가장 대립했던 상대는 인접한 위군을 근거지로 잡은 원소였는데, 이미 191년 무렵부터 여러 분쟁이 보이며, 193년엔 대대적인 공세를 펼쳐 위군을 점령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으나 이후 원소의 집요한 반격을 받으며 세력이 와해되었다.

이후 원소가 죽자 흑산적은 혼란을 틈타 다시 회생한 것으로 여겨지나 조조가 원소의 후계자 원상을 격파하자 장연이 조조에게 투항하면서 완전히 해체되었고, 장연은 열후에 임명되어 500호의 식읍을 받았다.

3. 관련 인물

모두 나름대로 무리를 거느린 두령들이었지만, 대부분은 그 특이한 이름 외에는 자세한 기록이 전하지 않는다. 조조의 부하 장수로 취직한 장연을 제외하면 기껏해야 원소에게 격파되었다는 정도. 장연을 비롯한 흑산 두령들의 대부분은 천민출신으로 제대로 된 이름이나 자가 없어서 부르는 별명이 그대로 이름이 된 것인데, 이를테면 장연의 연은 ' 제비 연燕'으로 전장에서 제비처럼 날렵했다며 붙은 별명이 이름처럼 됐다. 흑산적은 후한말 군웅할거 시대의 여러 군벌세력 중에서도 가장 이색적인 케이스라 볼 수 있지만 사료적인 내용은 매우 부실하며, 삼국지연의에서도 거의 비중이 없기에 제대로 된 관심을 못 받는 주제에 속한다.

4. 대중매체에서 등장

삼국지 시리즈에서는 6PK 때 장연 세력이 등장하면서 나오게 되었다. 장연 자체는 3편부터 나왔지만, 개별 세력으로는 나오지 않았다.

삼국전투기에서는 한때 화북에서 거대 세력을 이뤘지만 차츰 조조, 원소 세력이 성장하면서 밀리는 전투력 측정기 역할을 하게된다. 그나마 장연이 비중이 있는데, 공손찬과 연합해 원소를 공격하려했지만 원소가 간파하여 대패당하면서 공손찬 구원에 실패하게 된다. 원소 사후, 조조에게 장연이 귀순하는 것을 끝으로 흑산적의 등장은 없다.

토탈 워: 삼국/세력/장연 세력이 공에 오르면 흑산 공국, 왕이 되면 흑산국으로 세력명이 변경된다.


[1] 사실 이런 식으로 당장 토벌하기가 어려울 만큼 강력한 세력을 가진 도적이나 반란군한테 관직을 내려 변방 지역의 통치권한을 주는 일은 비단 중국 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나타난다. 한 예로 17세기 초반 오스만 제국은 동부 지역인 아나톨리아에서 등장한 젤라리스 반군들이 워낙 막강하여 쉽게 토벌하기 어렵자, 그들의 두목들한테 여러 도시들의 총독이나 지사 같은 관직들을 주었다 # [2] 별명의 뜻은 '한나라를 평정한다'로 우독의 통수를 치고 원소에게 항복했다. [3] 이름의 뜻은 큰 여울. [4] 이름의 뜻은 한나라 경기였던 사례, 아마 고향이 사례였던 모양. [5] 이름의 뜻은 성의 가장자리로 사례와 세트메뉴였다나. [6] 이름의 뜻은 쓰라린 벌레. [7] 이름의 뜻은 뜬 구름. [8] 이름의 뜻은 흰 참새. [9] 이름의 뜻은 한나라의 지방이었던 오록, 아마 고향이 오록인 모양. [10] 후한서 주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