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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러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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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lerene

1. 개요2. C60
2.1. 화학적 성질
3. 그외 풀러렌4. 응용5. 관련 문서

1. 개요

탄소 원자가 구형으로 구성된 탄소 동소체.

축구공 모양의 C60이 가장 널리 알려졌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모양이 있다.

2. C60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612px-C60-Fulleren-kristallin.jpg
풀러렌 결정
다이아몬드 흑연과 같은 탄소 동소체. 화학식은 보통 C60이며, 다른 탄소 동소체와는 달리 분자성 물질이다. 풀러렌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인 C60은 특히 '버크민스터풀러렌(buckminsterfullerene)'이라고 부르는데, 오각형 12개와 육각형 20개로 이루어진 축구공 모양( 깎은 정이십면체)을 띄고 있다. 이는 풀러렌과 비슷하게 생긴 지오데식 돔을 지은 미국의 건축가 버크민스터 풀러(Buckminster Fuller)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탄소 원자 60개로 만들어진 풀러렌 분자는 스몰리크로토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고, 호프만이 대량 생산했다. 이때 스몰리와 크로토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1996년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사실 풀러렌을 진짜 처음으로 구성한 사람은 오사와 에이지이지만, 해당 논문을 영어가 아닌 일본어로만 작성하는 바람에 주목받지 못해서 수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토익 학원 광고 소재감이다 이 사건의 전말에 대해서는 네이처 저널 제384호에도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이 때 탄소는 오각형과 육각형의 각 꼭짓점에 배치되어 있는데, 이들은 상당히 안정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높은 열과 압력을 견딜 수 있고, 반응성이 작고, 빛과 전기를 잘 흡수하는 전기적, 광학적 성질이 독특하여 꽤 흥미로운 물질이다. 또, 시료로 소량 사용할 목적이라면 가격도 비교적 싼 편이라고 한다.[1]

1999년, 안톤 차일링거 교수에 의해 실행된 ' 슈뢰딩거 고양이 패러독스' 사고실험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찾기 위해 이 풀러렌 구조로 이중슬릿 실험을 진행하였고, 간섭무늬가 생성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2.1. 화학적 성질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800px-C60_Fullerene_solution.jpg
풀러렌 용액. 무극성이므로 톨루엔이나 이황화탄소 등에 녹인다.
진공 장치 속에서 강력한 레이저 흑연에 쬐거나 높은 전압을 걸면 나오는 그을음에서 풀러렌을 추출할 수 있으며, 탄화수소를 낮은 기압에서 고온으로 불연소시키면 나오는 그을음에서도 가능하다. 이 외에도 만드는 방법으로는 운석 조각을 유기용매에 넣어 추출해 내는 방법이 있다.

3. 그외 풀러렌

파일:common-types-of-fullerens.jpg
풀러렌 중에서는 축구공 모양의 버크민스터풀러렌 C60이 가장 흔하고 안정하지만, 이 외에도 다양한 풀러렌이 존재한다. 어떤 풀러렌이든 오각형 12개를 가지고 있어야 안정한 구 형태를 이룰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작은 풀러렌은 C20이 되며, 그 이후 육각형을 하나씩 추가하는 식으로 C22를 제외한 짝수개 탄소 풀러렌을 만들 수 있다. C60 다음으로 안정한 풀러렌은 C70이며, 그 외에도 C72, C76, C84 등이 흔하게 발견된다. 같은 C60도 오각형이 어떻게 배치되어 있느냐에 따라 다양한 구조 이성질체가 존재한다.

이론상 C540 같은 거대한 구조의 풀러렌도 만들어 질 수 있다. 또한 이 구조체의 내부는 비어 있으므로 그 안에 C60 같은 작은 크기의 풀러렌을 넣는 것도 가능하다. 일부에서는 탄소 양파(Carbon Onions)라고 부른다.

4. 응용

  • 풀러렌은 속이 빈 분자성 물질로서, 그 속에 물질을 집어넣을 수 있는데, 잘 알려진 것으로는 란타넘(La)을 넣는 것 등이 있다.[2] 분자 수술이라는 방식으로 물 분자를 투입할 수도 있다(H2O@C60). 또한 풀러렌 안에 풀러렌을 추가했다(C60@C240). 하지만 대량생산이 어렵고 분리는 훨씬 더 어렵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유용성이 불분명하다.
  • 알칼리 금속을 도입한 금속 풀러렌이 종래의 유기물 초전도체보다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성을 나타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리고 풀러렌을 반으로 자르면 그 단면이 탄소나노튜브의 단면과 비슷하고, 성질도 꽤 비슷하게 나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고 한다.
  • KAIST 무기화학 실험실에서는 풀러렌 분자 하나에 카르보닐기[3]가 달린 금속 뭉치를 접합하는 데에 성공했으며, 접합된 두 물질 사이에서 전자가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 모양이 구형으로 세상에서 가장 작은 베어링으로의 가치도 인정받았다.
  • 풀러렌에서 탄소 하나를 질소 등으로 치환하여[4]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연구 중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위와 같이 탄소 하나를 질소 하나로 바꾸면 총 전자가 1개 더 늘어나는 꼴이 되므로 화학적 성질이 변화해 여러 가지 응용법이 만들어질 수 있다.
  • 현재로서는 트랜지스터[5] 광전소자, 고분자 다이아몬드 박막 제조, 신약 개발 등의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 반도체로서의 성질을 지니며 전자를 잘 받아먹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를 이용해서 태양 전지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 풀러렌이 빛을 흡수하면 상당히 높은 효율로 삼중 상태(triplet state)가 되는데, 주변에 산소가 있으면 에너지를 넘겨줘서 활성 산소를 만드는 성질이 있다. 이를 이용해 암세포가 풀러렌을 흡수하게 한 뒤 빛을 쬐어 활성 산소를 다량으로 만들어서 암세포를 박살내는 방식의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사실 1985년에 처음 만들어져 연구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아직 발견된 것보다 그렇지 않은 것이 더 많을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순수하게 분리해서 연구를 시작한 것이 1985년인 것이고 물질 자체는 인류가 불을 사용하기 시작할 때부터 본의 아니게 풀러렌을 만들어오고 있었다. 그러니까, 타다 만 나무조각 혹은 숯에 풀러렌이 자연적으로 미량 포함되어있다. 즉, 인류가 1985년에 이르러서야 현대의 과학기술로 합성하고 분리해 낸 물질이, 알고 보니 원시 시대부터 우리 곁에 항상 있었다는 것이다.

발견한지도 오래되었고 그래핀에 비하면 생산도 쉽고 저렴하나 실용화는 당초 예상보다 지지부진한 상태다. 막상 써먹으려고 해도 용도가 애매하고 가격도 비싸서 대체할 곳이 드물다는 것. 그래핀도 시간이 지날수록 비슷한 딜레마를 겪으며 기업들의 투자금액이 줄어들고 있으나, 풀러렌이나 그래핀이나 물질의 알려지지 않은 특성을 잔뜩 가지고 있어서 여전히 연구할만한 가치가 있는 물질이다. 다만 그래핀은 산업화 대량생산 가망성이라도 있지, 풀러렌은 연구가 끝나면 이대로 사장될 가능성이 더 높다.

5. 관련 문서

  • 탄소나노튜브 - 이 풀러렌 구조를 길게 튜브형태로 만든 것이 탄소나노튜브이다.
  • 그래핀 - 평면으로 펼치면 그래핀이 된다.


[1] 1 g에 50,000원 정도이다. 2018년 4월 기준으로 금 가격이 1g 당 약 4만6천원 정도 되기 때문에 같은 질량의 금보다는 비싸지만, 풀러렌은 쌓일 만큼 많이 살 이유가 없기 때문에 체감상 그렇게 비싸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같은 탄소로 되어 있지만 1 g에 55,000달러 정도인 다이아몬드보다는 천 배나 싸다. 참고로 5캐럿이 1그램이다. [2] 풀러렌 안에 넣으면 화학식 표현 시에 @를 사용하는데, 란타넘을 예로 들면 화학식은 La@C60이 된다. [3] 탄소에 산소가 이중 결합으로 연결된 작용기. CO [4] C59N으로 표현할 수 있다. [5] 하버드대 화학과 박홍근 교수와 캘리포니아대 물리학과 박사과정 박지웅이 풀러렌 분자를 이용해 단분자 트랜지스터를 만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