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나치 독일의 육군최고사령부(OKH, Oberkommando Das Heeres)가 독소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소련의 선구 군사 교리 개발에 앞장섶던 군사 이론가 미하일 투하쳅스키를 이오시프 스탈린으로부터 의심받게 하여 스탈린을 통해 투하쳅스키를 숙청시키게 만든 모략이다.OKH는 독소전쟁을 준비하기에 앞서 소련의 군사 이론가들과 장성 대다수를 스탈린이 스스로 숙청시키게 만들어 군사적 능력을 크게 파괴하고자 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미하일 투하쳅스키였다. 강경한 트로츠키 파벌임과 동시에 군사의 급진적 현대화와 거대화를 주장하며, 종심 전투 이론같은 세련된 군사이론을 만들기까지 하는 투하쳅스키는 OKH에게 있어 가장 위협적이면서 동시에 제거하기 쉬운 대상이었다.
투하쳅스키와 스탈린과의 관계는 이전부터 좋지 않았다. 소비에트-폴란드 전쟁에서의 큰 패전의 책임을 두고 서로 다투는 사이였고, 스탈린은 투하쳅스키에 대해 점점 반감을 갖기 시작했다. OKH의 통신 감청부는 이 사실을 알아내고 소련에 침투한 독일 스파이들을 통해 당시 투하쳅스키가 서구권 국가들을 자주 들렀다는 정황과 소련의 반스탈린 운동권 이 둘을 연관시키는 거짓 서류, 정보들을 소련에 퍼뜨리기 시작했다.
결국 스탈린에게까지 전해진 이 거짓 문서와 정보들은 그 출처가 분명하지 않음에도 스탈린은 이를 빌미로 투하쳅스키를 제거하고자 하였고, 결국 투하쳅스키는 '나치 독일의 스파이 및 군사적 트로츠키주의자'라는 명분으로 대숙청 때 제거되었다. 이로써 OKH의 투하쳅스키 말살 모략이 완료되었다.
투하쳅스키 말살 모략이 성공하자, OKH는 정보전에 관해 큰 자신감을 얻었고, 이후 제2차 세계 대전이 한참일 무렵 소련군의 전선 후방에서 간첩 및 파괴 활동을 하기 위해 소련 전쟁 포로(POWs, 포로들)들을 모집하는, 독일식 파르티잔 육성 계획인 체펠린 작전(Unternehmen Zeppelin)을 시행하게 된다.
다만 투하쳅스키 말살 모략은 OKH 내부 관련자들의 증언에 의하여 사실로 밝혀진 것이 맞으나 완벽히 OKH의 계획에 의해 발생한 것은 아니다. 이미 소비에트-폴란드 전쟁의 패전 책임에 대해 투하쳅스키와 트로츠키는 당시 군사정치위원이었던 스탈린의 독단적 군사 지휘라며 떠넘기려고 했고,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트로츠키는 연속혁명론을 주장하며 소위 좌익 반대파를 형성하고 투하쳅스키는 급진적이고 무모한 군사의 현대화를 주장했다.
또한 군사적 파벌화가 소련에 만연했던 당시 투하쳅스키같은 인물은 충분히 '보나파르트주의자'로 의심받을만 했고, 이미 스탈린은 그를 고깝게 보고 있었다. 트로츠키의 좌익 반대파가 당내 경쟁에서 밀려나고 대숙청에 휘말림과 동시에 투하쳅스키 역시 그의 일부로 희생당한 결말을 맞이한 것이다.
투하쳅스키의 말살 모략은 관련자들의 증언 여럿이 존재하고 실존하는 계획이었으나 그 영향력이 어디서 어디까지였는지에 대한 것은 상당한 논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