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bgcolor=#000> 카를로스 카스타녜다
Carlos Castañed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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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 |
카를로스 세자르 살바도르 아라나 (Carlos César Salvador Arana) |
국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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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 1925년 12월 25일 |
페루 카하마르카 | |
사망 | 1998년 4월 27일 (향년 72세) |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 |
학력 |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 / 박사) |
직업 | 작가, 문화인류학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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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카를로스 카스타네다(Carlos Castaneda, 1925~1998)는 페루 출신의 미국인 문화인류학자로, 고대 중남미의 톨텍 문명에 기원을 둔 마법의 전통을 이어받았다고 주장하는 야키 인디언 샤먼 돈 후앙 마투스(Don Juan Matus)와의 도제 수행 과정을 기록한 10여권의 책을 썼다. 페요테나 매직 머슈룸 등 환각 작용이 있는 현지 식물의 섭취를 통한 신비 체험을 다룬 초기작들은 1960년대를 풍미한 히피 무브먼트와 공명 현상을 일으키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 결과 카스타네다는 뉴에이지 운동과 사이케델릭 문화의 구루로 떠받들여졌고, 관련 분야뿐만 아니라 20세기 후반의 예술 비평과 서브컬처 전반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2. 생애
1925년 페루 카자마르카에서 출생한 그는 1950년대 초에 미국으로 이주했고, 1957년에 미국 시민권자가 되었다. 그 후 UCLA에 입학해서 인류학을 전공했고, 애리조나 주와 멕시코에서 현지 인디언들의 종교의식에서 쓰이는 환각성 식물 페요테(peyote)에 관한 현지조사를 실시했다. 그러던 중에 나이든 야키 인디언 주술사(sorcerer)인 돈 후앙을 만나서 그의 제자가 되었고, 그 밑에서 수행했던 경험을 세 권의 책으로 펴낸다. 이 책들을 학위논문으로 제출함으로써 UCLA에서 1962년에 인류학 학사, 1973년에는 박사 학위를 취득했지만 인류학자로서는 더 이상 활동하지 않았다.그 이후에도 "돈 후앙의 가르침 시리즈"로 알려진 후속작들을 잇달아 펴내면서 '타임'지의 표지 인물이 될 정도로 유명세를 떨쳤지만 정작 본인은 대중 앞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환각성 식물을 다룬 그의 초기작들에 심취한 독자들이 현지 인디언들의 페요테 의식에 참가할 목적으로 이 시리즈의 주요 무대인 북미 남서부의 소노라 사막으로 순례 여행을 떠날 정도로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저술 활동과 후술할 텐서그리티(Tensegrity)를 제외하면 '가르침'의 대중화에는 그리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대저택을 구매하여 (돈 후앙의 제자들이라고 주장하는) 캐롤 티그스, 타이샤 아벨라, 플로린다 도너 그라우 등의 여성 제자들과 함께 칩거 생활을 하다가 1998년 간암으로 사망했다.
3. 논란
1960년대에는 인류학 학위 취득을 위해 쓴 초기작들을 극찬한 UCLA 인류학과의 저명한 지도 교수들의 영향력 등에 힘입어 신예 학자로 조명받았지만, 1980년대 들어서는 야키 인디언의 문화나 언어에 대한 실체적인 언급이 거의 없는 데다가 학술 논문으로 보기에는 기록된 내용들 사이에 시간적, 논리적 불일치가 너무 많다는 후배 학자들의 비판이 잇달으면서 돈 후앙은 실존 인물이 아니며, 그의 가르침도 실제 필드워크의 결과물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창작물에 가깝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1] 현지 식물을 이용한 환각 물질 제조법 등에 대한 내용은 대부분 실제 필드워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지만, 형이상학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기존의 신비주의나 오컬트의 교의를 짜깁기했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비판과는 별도로, 카스타네다의 시적이고 함축적인 문장을 통해 서술되는 돈 후앙의 가르침을 순수하게 문학적이거나 미학적인 견지에서 높게 평가하거나, 실제적인 수행 기록이 아닌 노(老) 인디언 현자의 실존주의적인 "삶의 교훈" 으로 받아들이는 평자나 독자들도 일정 비율 존재한다.4. 가르침
(카스타네다 본인의 주장에 의하면) 그의 책들은 몇천 년 전부터 현대의 돈 후앙까지 면면히 이어져내려온 고대 멕시코 샤먼들의 은비학적 지식을 충실하게 기술한 것으로, 곧잘 샤머니즘과 연관지워진다. 그러나 시리즈 4권에 해당하는 《Tales of Power》(1974)에서 돈 후앙은 실제로는 전형적인 북아메리카의 원주민 샤먼이 아닌 현대적, 서구적 의미에서의 오컬트 수행 그룹의 리더였으며, 카스타네다의 인류학 필드워크의 대상이 되는 것을 승낙한 것도 훗날 그를 자기 수행 그룹의 후계자로 받아들이기 위한 방편에 불과했다는 사실[2]을 밝힌 후로는 순수하게 오컬트적인 수행과 판타지의 차원이동물을 방불케 하는 내용이 주종을 이룬다.따라서 이 시리즈의 '샤머니즘'은 무당이 접신한다거나, 빙의된다던가, 굿을 한다던가하는 내용의 한국적인 무속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며, 후술할 "모든 물질은 에너지"라는 돈 후앙의 주장에서 알 수 있듯이 분석적이고 마법적인 오컬트의 비의에 가깝다.카를로스 카스타네다의 모든 책을 공통적으로 관통하는 돈 후앙의 가르침의 핵심은 우주의 "에너지적 진실(energetic truth)"과, 인간의 인식 체계를 규정하는 "조합점(assemblage point)"의 조작으로 귀결된다. 고대 톨텍의 샤먼들은 우주를 육체의 눈이 아닌 스스로의 에너지 감각을 통해 직접 투시하는 (돈 후앙은 이것을 바라보는(look) 것이 아닌 '보는(see)' 행위라고 표현했다) 방법을 터득함으로써 그들을 둘러싼 전 우주가 모든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무한하게 많고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실(thread) 형태의 에너지 장(場)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들 역시 에너지의 실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특히 인간의 에너지 실들은 실제 육체보다 큰, 구(球)나 달걀 모양을 한 반짝이는 에너지의 장으로 보인다고 한다.
인간을 위시한 모든 생물은 무한하게 뻗어나가는 우주 에너지의 일부를 자기 자신의 에너지 장에 선별적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해당 에너지를 인식하는데,[3] 한정된 수의 에너지들이 실 다발처럼 한데 모여(조합되어) 해당 생물의 에너지 장과 연결됨으로써 인식이 성립하는 특정 지점을 조합점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생물의 에너지 조합점의 위치가 바뀌면, 그것이 받아들이고, 조합하는 우주 에너지의 종류도 변한다. 바꿔 말해서, 조합점의 위치는 해당 생물이 '현실'이라고 인식하는 세계 내지는 우주를 규정하고, 만들어낸다. 조합점의 위치나 구성은 종(種)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유동적이다. 이를테면 인간과 동물은 기본 조합점의 위치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만, 같은 인간끼리는 대체로 견갑골 뒤로 몇 뼘 떨어진 에너지 장의 '표면'에 머물러 있다. [4] 반면 깊은 수면 상태에 빠졌거나, 정신적으로 "미친" 사람의 경우 이 조합점의 위치는 크게 변화한다. (전자의 경우는 잠에서 깨면 물론 원래 위치로 돌아온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도 조합점은 완전히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미세하게 움직인다. 인류의 에너지 장의 보편적인 형태와 조합점의 위치 역시 세월이 흐르며 점진적으로 변화해왔는데, 이 때문에 현대인과 고대인은 의식의 양태(modality of awareness)나 사고방식 자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고 돈 후앙은 설명한다.
조합점의 조작이란 스스로의 조합점의 위치를 자동차 기어를 넣듯이 자유자재로 바꿈으로써 다른 세계를 인식/생성하고, 그 안으로 "진입"해서 활동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것에 성공한다면 육체의 죽음 이후에도 자각의식(awareness)을 유지한 채로 모든 가능성의 우주를 의미하는 무한(Infinity) 속으로 진입할 수 있다고 한다.[5] 조합점 조작 기술을 확립하기에 앞서 고대의 톨텍 샤먼들은 에너지를 직접 '보는(see)' 방법을 통해 인간의 조합점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경우들을 관찰했다. 예를 들면 갓난애는 조합점이 고정되지 않고 상당히 자유롭게 움직였으며 나이가 든 뒤에야 차차 고정되기 시작한다. 성인의 경우에는 극도의 고통이나 배고픔을 느끼거나, 심각한 병에 걸리거나, 혹은 강력한 환각 물질을 흡입했을 때 조합점의 위치가 극적으로 변화했다.[6]
조합점의 위치 이동이 모든 생물에게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꿈을 꿀 때였다. 인식 자체가 극단적으로 변하는 꿈(무의식) 속에서는 현실 세계에서는 비논리적이었던 것이 지극히 타당하게 느껴진다는 점에 주목한 고대의 샤먼들은 꿈속에서 자기가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그 꿈을 컨트롤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법을 터득하게 되면 결국 현실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모든 현실은 상술한 인식 과정에 의해 생성되며, 컨트롤된 자각몽은 인식 체계 자체를 변화시킴으로써 샤먼들의 궁극적인 목표인 실재하는 "다른 세계"들로 진입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돈 후앙의 세계에서는 꿈 속에서 겪는 일들, 환각물질을 통해 경험하는 일들도 (수행에 의해 제대로 컨트롤할 수 있을 때라는 단서가 붙지만) 우리가 현실이라고 믿는 것과 같은 정도로 실재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럴 경우 서구적인 주객 관계나 객관성은 의미를 잃으며, "꿈이 힘을 가진 순간 그것은 바로 현실이 된다." 바꿔 말해서, 사람의 조합점이 까마귀의 조합점으로 움직인다면 까마귀로 변신하고, 늙은 사람도 조합점을 젊은 사람의 그것으로 옮기면 젊어진다는 식이다.
따라서 돈 후앙이 카스타네다에게 전수해 준 '꿈꾸기(dreaming)' 기술은 주로 꿈의 의식적인 컨트롤을 통해 조합점의 위치를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그렇게 위치를 바꾼 조합점이 생성한 "다른" 세계로 들어간 샤먼이 그 안에서 자아를 잃지 않고 주체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조합점을 그 위치에 고정(fixate)해 놓음으로써 그 세계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수행자는 전사나 사냥꾼이 사냥감을 살금살금 추적하는 모습에서 비롯된 표현인 스토킹(stalking) 기술을 연마하고, 완전히 체화할 것을 요구받는다. 스토킹은 꿈꾸기와는 달리 수행자로서의 행동 강령 내지는 어릿광대를 연상시키는 의도적인 우행(controlled folly)의 형태를 취할 때가 많지만, 그 진정한 목적은 패턴화된 행동에 의해 수행자의 무의식적인 에너지 배분(配分)을 의식적으로 조작함으로써 조합점의 위치를 고정하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스토킹은 꿈꾸기와는 상호 보완관계에 있는 필수적인 수행 테크닉으로 간주된다.
한편, 수행자에게 충분한 '에너지'가 없으면 조합점을 의도적으로 움직일 수가 없으므로, 수행 과정에서는 곧잘 금욕적이고 철저한 수행이나 특정한 호흡법, 운동 따위를 통해 에너지를 '비축(save)'할 필요가 생겨난다. 이 가르침은 카스타네다 말년에 텐서그리티(Tensegrity)라는 이름으로 상표 등록되었고, 《Magical Passes》(1998)라는 제목의 책으로도 출간되었다.
5. 저서
The Teachings of Don Juan: A Yaqui Way of Knowledge, 1968.(돈 후앙의 가르침, 김상훈 옮김, 정신세계사)
A Separate Reality: Further Conversations with Don Juan, 1971. (초인수업, 김상훈 옮김, 정신세계사)
Journey to Ixtlan: The Lessons of Don Juan, 1972. (익스틀란으로 가는 길, 김상훈 옮김, 정신세계사)
위의 세 권은 《돈 후앙 3부작》 내지 《초기 3부작》이라고 불린다.
Tales of Power, 1974.
The Second Ring of Power, 1977.
The Eagle's Gift, 1981.
The Fire From Within, 1984.
The Power of Silence: Further Lessons of Don Juan, 1987.
The Art of Dreaming, 1993.(자각몽, 또 다른 현실의 문, 추미란 옮김, 정신세계사)
Magical Passes: The Practical Wisdom of the Shamans of Ancient Mexico, 1998.
The Wheel of Time: Shamans of Ancient Mexico, Their Thoughts About Life, Death and the Universe, 1998.
The Active Side of Infinity, 1999.
[1]
그 결과, 1980년대 이래 카스타네다의 책들은 도서관의 인류학 서가에서 사라졌으며, 대부분 논픽션이 아닌 '픽션'으로 분류된다.
[2]
훗날 돈 후앙이 술회한 바에 의하면 고속버스 정류장에서 카스타네다를 처음 만나 그의 특이한 에너지 구성(configuration)을 직접 본(see) 순간, 언젠가는 반드시 찾아올 예정이었던 자신의 후계자임을 "알았다"고 한다. 참고로 수행자끼리의 우주적 인연(因緣)에 관련된 이런 식의 일화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흔히 찾아볼 수 있다.
[3]
바꿔 말해서, 인간이 받아들이고, 인식할 수 있는 우주 에너지 장의 종류는 유한하다.
[4]
샤먼들은 에너지를 조작함으로써 타인의 조합점의 위치를 바꿀 수 있는데, 돈 후앙은 카스타네다가 도제 수업을 위해 찾아올 때마다 제자의 조합점을 의도적으로 "때리는" 방법으로 평상시와는 약간 다른 위치로 이동시킨 후 카스타네다가 "비일상적(nonordinary)"이라고 표현한 자각의식 상태에서 가르침의 일부를 전수했고, 카스타네다가 로스앤젤레스로 돌아갈 무렵이 되면 원래 위치로 되돌려놓았다고 한다. 그 결과 기억 결락과
플래시백 등에 시달리던 카스타네다는 도제 수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까지 하는데, 자력으로 그 위치까지 조합점을 움직임으로써 당시의 기억을 되살리고, 상이한 의식 상태들을 통합하는 것은 돈 후앙이 후계자로 점찍은 카스타네다에게 남기고 간 일종의 "숙제"였다고 한다.
[5]
에너지로 이루어진 우주는 기본적으로 포식적(predatory)인 성질을 가진 탓에, 인간이 죽으면 그 에너지 장을 이루던 실들이 풀려나며 우주에 재흡수된다. 그러나 수행자가 생전에 일정한 에너지 패턴을 구축하는 방법을 통해 "또 하나의 몸"을 만들어낸다면, 육체의 죽음 후에도 그 몸을 통해 자각의식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은 고대 인도 철학이나
신선 수행과 관련된 도교의 특정 가르침과도 일맥상통한다.
[6]
사실 돈 후앙이 제자인 카스타네다에게 전수한 초기의 수행법은 환각 식물의 섭취를 통해 조합점의 위치를 강제로 변경함으로써, "서구인의 합리적 관점에 찌든" 제자의 선입견을 타파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카스타네다의 조합점이 어느 정도 "헐거워진" 뒤에는 환각물질 섭취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치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