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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신이 없다고 말하기 전에

차마 신이 없다고 말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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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dddddd,#010101><colcolor=#373a3c,#dddddd> 장르 개신교 서적
작가 박영덕
출판사 IVP
발매일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20○○. ○○. ○○.
쪽수 ○○
ISBN ○○

1. 개요2. 비판
2.1. 무신론 및 진화론 비방2.2. 부실한 논리의 기독교 제안2.3. 타종교 무시2.4. 편협한 기독교적 시각
3. 결론4.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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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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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1993년) 만화판(2011년)

박영덕 목사가 지은 기독교 관련 서적이다. 초판은 꽤 오래전인 1993년 출판되었으며, 개정판은 2009년에, 만화판은 2011년에 출판되었다. 제목에서 보이듯 무신론을 부정하고 유신론을 옹호하며 종교들 중 기독교를 옹호하는 서적이다. 그외 기독교에 대한 변론이나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기독교인들에게 조언하는 내용도 있다. 박영덕 목사 본인이 한 동명의 설교도 있는데 내용은 책과 동일하다.

2. 비판

기독교 근본주의자 입장에서 쓴 근시안적이고 편협한 부분이 상당수인 기독교 근본주의적 서적이다. 가령 진화론에 대해서는 유신론적 진화론자들을 간과하거나, 무신론을 마치 교만함이나 자기세뇌로 깔보는 시각을 보여준다. 타 종교에 대해서도 은근히 폄하하는 기독교 우월의식을 볼 수 있다. 진화론을 비판하는 논리도 오래전 창조설이나 지적설계론의 것을 답습하고 있기 때문에 진작에 논파당한 것들이 많다.

2.1. 무신론 및 진화론 비방

책 1장의 주요 주장은 무신론과 유신론 중에 유신론이 옳으며, 유신론 종교들 중 기독교가 가장 적절하다는 것이다. 크고 다양한 우주 만물과 복잡 정교한 생명체들이 '우연히' 생겨날 수 없으니 창조주가 있는 것이며 그래서 진화론이 틀렸다고 한다. 진화론을 잠수함이 바닷속에서 알아서 뭉쳐져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로 비유하면서 진화론이 터무니없는 억지라고 까는데 이는 비유부터가 잘못된 것이다.[1]

또한 유신론적 진화론에서 보이듯 진화론은 유/무신론과 상관이 없으며, 진화론이 틀렸다고 유신론이 무조건 옳게 되는 것도 아니다.[2] 게다가 창조주가 있어야 한다는 논리도 자기 모순이나 다름없다. 그 창조주에게도 적용되는 논리이기 때문이다. 복잡한 피조물보다 더 복잡해야할 창조주도 '그냥' 존재한다면 피조물도 안그래야 할 이유가 없다.

다음 장에서도 다시 진화론을 비방하는 부분이 있다. 진화가 과거에 일어났음은 가정에 불과하다, 실험적 증명은 불가능하다, 물질로 생명체를 합성하는 실험은 앞으로 과학이 발전해도 불가능할 것이다 등의 주장들이 이어진다. 매우 자신만만하게 단언하니 그 근거가 무엇일지 궁금할 정도이다. 생명의 기원은 과학계가 아직 명확한 설명을 못하고 있지만, 여러 자연현상들이 차례차례 과학으로 설명되었듯 이것도 계속 밝혀지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 마지막엔 과학이 증거에 기반한들 그 증거도 믿음에 기반한다며 진화론-창조론 대립은 결국 무신론-유신론 신앙 간 대립이라는 궤변을 한다.[3] 저자가 진화론을 헛소리로 치부하고 있기에 무신론이라는 '신앙'이 아니고서야 진화론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전에 생물학자의 자문이나 최소한 진화생물학 책 한권이라도 읽어보긴 했는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저자의 말마따나 진화론이 엉터리임이 그렇게 쉽게 증명된다면, 상식적으로 그 수많은 과학자들이 바보나 고집불통들이라서 진화론을 믿겠는가? 이에 대해 저자는 과학자들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무신론자들이라 그렇다고 참 편리하게 넘겨버린다. 그리고 진화론에 대해 '우연히' 운운하는데, 이는 진화론에 무지한 기독교인이 가지는 전형적인 오해이다. 이 대목에 대한 반박은 진화생물학/비방에 대한 반박을 참고하면 좋다.

2.2. 부실한 논리의 기독교 제안

여튼 이 세상을 창조한 신은 존재하니 신이 자신을 드러내고 싶다면 종교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라 제시한다. 문제는 수많은 종교 중 어느 것을 믿느냐 인데 신이 자신을 계시하고 싶다면 접근성이 좋은 거대 종교를 통할 것이란다. 극소수만이 믿는 종교가 참이라면 어차피 자신을 드러낼 의도가 없다는 뜻이니까. 그래서 5대 종교들을 비교하는데 불교 유교는 신을 안다루니 넘기고, 힌두교 범신론에 가까우니 우리가 찾는 신과는 다르다고 또 넘어간다. 이슬람교는 같은 아브라함계 종교이니 어떻게 말할까 싶은데 이쪽은 인간이 신이 정한 율법을 얼마나 준수하느냐에 따라 구원이 결정되므로 기독교와는 전혀 다르다고 주장한다. 기독교는 처음부터 신이 창조주라고 명확히 밝히니 신과 만나보려면 그나마 가능성이 높을 기독교를 알아보자는 것이 요지이다.

하지만 기독교도 한때 소수 종교였다는 점에서 위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기독교가 거대 종교라는 것도 지금의 일이지 그 이전에는 그저 유럽 및 중동 근처에서만 교세가 있었다. 기독교가 전 세계로 퍼진 것은 15세기 즈음부터 유럽 열강들의 정복 및 식민지화를 거치면서 이루어진 일이다. 기독교의 전신이자 구약시대의 유대교는 말할 것도 없이 약소민족인 유대인들만 믿었던 종교이다. 위의 논리대로라면 유럽 식민주의 제국주의가 나타나기 전까진 신이 자신을 드러내기 싫었다는 말이 된다. 신이 정말로 자신을 드러내고 싶었다면 전세계적으로 기독교같은 종교들이 발원했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다못해 유일신교 비스무리한 신앙이 인류 보편적이었어야 하지 않을까? 어째서 아브라함에게만, 이스라엘에서만 계시를 내렸나? 이런데도 기독교의 신이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존재라고 볼 수 있을까?

또한 신에 대한 관점도 다분히 기독교적이라 편협하다. 저자가 말하는 신이란 이 세계의 창조주이자, 자신을 드러내고자 종교를 이용하며, 구원 등을 이유로 믿어야만 하는 존재인데 이에 부합하는 신은 기독교의 야훼이다. 애초에 기독교적 신을 상정하고 종교들을 비교하니 당연히 기독교가 가장 적합할 수 밖에 없다.

2.3. 타종교 무시

5대 종교간 비교에서도 타 종교에 대한 무시가 은근히 드러난다. 힌두교는 동물인 도 신으로 모신다던가 이슬람교는 율법에 집착해 사람을 규범의 노예로 만든다는 식으로 약간 비하한다. 3장에서는 불교의 정신 수양은 기독교의 예수 숭배와 다르게 아무 쓸모없는 미련한 행동으로 묘사한다. 책에는 안나오지만 개요 문단의 설교 영상에서는 저자가 가톨릭도 무시하는 발언을 한다.[4] 같은 기독교인 가톨릭도 이렇게 무시하는 걸로 봐서는 그냥 저자가 타 종교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사람이다.

2.4. 편협한 기독교적 시각

책의 취지는 비기독교인에게 기독교를 추천하려는 것이겠지만 막상 기독교적 시각에서 쓰여있다보니 비기독교인 입장에선 공감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기독교에 대한 오해를 해명하는 2장이 그런데, 궤변으로 점철된 1장보다야 낫지만 역시 문제가 좀 있는 편.

* '하나님이 계시다면 왜 악인을 그대로 두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저자의 대답이 대표적이다. 절대선인 하나님 눈에는 아무리 선한 사람도 부족해 보이며 도토리 키재기라서 그렇다는 것이다. 사람들 소망대로 악인들을 전부 없애면 지구상에 남은 인간이 없을 거라는 말은 덤. 이는 선인과 악인을 동급으로 취급하며 인간이 가진 선함과 그것을 행하려는 노력을 무시하는 대답으로 보이기 쉽다. 하나님 눈에는 다 똑같다는 말도 하나님은 배려와 세심함이 없는 신이라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 '교회 나가는 나쁜 사람과 교회에 나가지는 않지만 착한 사람 중에 누가 구원받나?'라는 질문은 기독교를 잘못 이해하여 나온 것이라는 입장이다. 기독교의 핵심은 '선한 자를 구원한다'가 아닌 '죄인을 구원한다'이기 때문이다. 또한 악인이 되는데는 환경적인 요소를 무시할 수 없기에, 선인은 천국 가고 악인은 지옥 가는 것이 오히려 불평등하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는 논지에서 조금 벗어난 대답인데, 저 질문의 '교회 나가는 나쁜 사람'은 '교회를 나가면서도 나쁜 짓을 계속 하는 사람'을 뜻하지 '나빴지만 교회 나가 회개한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 그리고 앞의 질문과 마찬가지로 선인악인 모두 그놈이 그놈이라는 논리로 깔아뭉개고 있다. 환경적인 요소 때문에 선인천국 악인지옥이 불공평하다면 천국지옥처럼 극단적인 2분법적 처벌이 아닌 인간의 형법처럼 그 사람의 처지를 반영하고 죄에 따라 달라지는 처벌이 더 합리적이지 않냐는 의문이 나올 수 있다.
  • '복음이 들어오기 전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나'에 대한 대답은 '잘 모른다'이다. 사실 기독교인에게는 정석적인 답변이다. 성경에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지옥에 간다 안 간다 명확히 말하는 것이 되려 비성경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아무튼 하나님은 공정하신 분이니 알아서 잘 처리하셨을 것이며 당신들은 구원 받고 안받고가 명확하니 믿기나 하라'는 것인데, 대답을 회피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물론 '지옥에 간다'든 '지옥에 안 간다'든 어떤 대답이건 문제가 생기긴 한다.[5] 하지만 저 '잘 모른다'도 사실상 '간다면 억울할 테니 안 갔을 것이다'를 내포하는 대답이라 결국 '안 간다'나 다름없다.

3. 결론

결론은 "그냥 예수 믿으세요!" 저자가 근본주의자인 이상 자신의 방식의 문제점을 느끼진 못할 것이다. 성소수자를 안 다룬 게 다행일 지경. 그나마 마지막 장에서 나오는 저자의 개인사와 인생관에 대해서는 나름 감동적인 편이다.

4. 기타

기독교 창조좀비 서적인 신의 발자국과 함께 공군교육사령부의 교회에서 무료 배포하는 서적이다. 자유시간에 무료하게 지내야 하는 훈련병들이 그나마 읽어볼 수 있는 책들이지만 두 책 다 논리가 부실하다보니 진지하게 믿는 사람은 없다. 훈련병 생활관에는 굴러다니는 수준이며 자대로 배치받아도 거기서 가끔 볼 수 있다.


[1] 진화론이라기보단 오히려 창조주가 빠진 창조설이나 지적설계자가 빠진 지적설계론에 더 가깝다. 마지막에는 잠수함 속에서 갑자기 엔진이 생겨났다는 설명으로 끝나는데 이게 진화론에 대한 비유인지 창조설에 대한 비유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2] 진화론이 틀렸으니 창조주가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 창조주가 신이라는 보장이 없다. [3] 정작 1장에선 믿음에는 증거가 필요하다는 모순된 발언이 나온다. 그리고 저자가 제시하는 기독교가 진짜인 증거는 그저 성경뿐이다. [4] (27분 55초경) '가톨릭 교인들은 (믿는 사람이 아니라) 선한 자들이 구원받는다고 착각한다' 또는 '신부님과 수녀님들이 예배는 경건하게 드려도 성경은 많이 안 읽는 것 같다' 등. 전자의 발언은 개신교인들도 흔히 착각하는 것이라고 언급하긴 했으나 후자는 그저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5] 전자는 어지간한 꼴통 개독이나 사이비 이단이 아니고서야 나오기 힘들고 공감받기도 어렵다. 후자는 '그러면 왜 알려줘서 지옥에 갈 가능성을 만드느냐'라는 반문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