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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지팡이를 사용하는 무술.19세기 유럽의 신사들은 정장의 일부로서 외출할 때 항상 지팡이를 소지했다. 당시의 부실한 야간 조명환경이나 도시인구의 지나친 비대화 등 복합적인 요인들에서 비롯된 불안정한 치안상태로 인해서 야간은 물론 대낮에도 어두침침한 도시의 뒷골목에서는 강도 등 목숨에 위협을 받는 일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았다. 옛날 같았으면 신사 계급들은 기본적으로 당대 정장에 필수요소였던 검을 패용하고 다녔기에 전문적인 청부 살인업자가 아닌 다음에야 어설픈 길거리 양아치들 정도는 자신의 칼로 쓱쓱 베어버리면 그만이었지만, 이제 시대는 19세기 중후반, 적어도 대도시권이라면 산업 혁명에 따른 사회적 변화로 정부의 통제는 물론 사회적 인식에도 변화가 생겨 경찰이나 군인 등 제복차림의 공무원이 아닌 다음에야 검이 더이상 "신사라면 당연히 패용하고 다니며 호신용으로도 사용이 가능한 멋진 패션 아이템"이 아니라 현대와 같이 "그냥 위험한 흉기"로 인식이 바뀌어 가는 시대인지라 이에 대안이 될 새로운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따라서 신사들을 위한 새로운 호신술에 대한 수요가 생겨났는데 이 과정에서 신사들이 외출시에 주로 휴대하는 지팡이를 무기로 사용하는 무술이 등장하였다.[1] 19세기의 대표적인 지팡이술로는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노바 스크리마(Nova scrima),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칸 드 콩바(Canne de combat)등이 있으며, 세이버 검술의 대가 앨프리드 허턴 대위도 자신의 검술서 콜드 스틸에서 신사들의 호신을 위한 단봉술과 장봉술을 수록한 바 있다.
19세기의 지팡이술은 모두 사브르 검술의 원리를 차용하여 만들어졌으며, 타격법과 운용, 스텝과 방어에 대한 개념에 이르기까지 세이버 검술과 완전히 같은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강한 타격을 중시하며 칼날이 존재하지 않는 지팡이-목봉의 특성상 필요에 따라 봉 전체를 자유롭게 잡고 막거나 총검처럼 잡고 찌르는 등 봉의 특성을 살린 기법이 함께하며, 이는 가볍고 빨라진 근대 세이버 검술보다는 크게 후려치는 고전 세이버 검술과 더욱 비슷하다. 150cm 정도의 장봉을 양손으로 잡고 사용하기도 하며 이것도 양손으로 쓸 뿐 세이버 검술의 원리에서 벗어나지는 못한다. 특징은 단봉술과 비슷. 따라서 구체적인 기본 이치는 사브르 검술 문서를 참고할 것. 영국에서도 에드워드 윌리엄 바턴라이트(Edward William Barton-Wright)가 바티츠라는 무술을 만들었는데 19세기 말, 일본에서 거주했다가 돌아온 그는 상대방의 관절을 꺾고 목을 조르는 유술에[2] 지팡이와 외투등을 호신도구로 활용하는 기술들을 접목시켜서 바티츠라는 이름으로 보급했으나 현재는 실전되었다.
이와는 별개로, 일본에서는 검도를 주관하는 전일본검도연맹에서 죽도격검인 검도(劍道) 외에도 진검술인 거합도 (居合道), 지팡이술인 장도(杖道)를 가르치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문서 참조.
매체에서의 등장으론 야인시대의 와싱톤, 왕초의 상하이 박, 용과 같이 7의 사와시로 죠가 지팡이술을 사용한다.
19세기를 배경으로 한 셜록 홈즈를 보면, 험한 일을 대비해서 무기를 챙겨야 할 경우 권총을 챙길 때도 있지만 '납을 채운 지팡이'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셜록 홈즈(Fate 시리즈)도 페그오에 실장되었을 시 지팡이를 휘두른다.
대표적인 지팡이술 분파는 아래와 같다.
2. 분류
2.1. 칸 드 콩바(Canne de combat)
기원은 19세기경 프랑스에서 발생하였으며 당대의 사바트 복싱과 함께 신사들의 호신용 무술로써 인기를 얻었고, 경찰들이 단봉으로 범죄자를 때려잡기 위한 기술을 연마하는 데도 사용되었다. 19세기 내내 경찰들에게 주요하게 교육되었으나 나치 점령하를 거치며 퇴화되었으나, 1950~1960년대에 복원이 진행되어 1970년대에 모리스 사리(Maurice Sarry)가 스포츠로써 규격화시키는데 성공했다. 현재는 완전히 스포츠화되어 있으며 원래 존재하던 장봉, 단봉술과 사바트를 접합한 기술 이외에도 쌍단봉술과 같은 특이한 것들도 들어가 있다. 부상 방지를 위해 매우 가벼운 회초리 같은 봉을 사용하고, 전신에는 패딩 슈트를 입으며 펜싱 마스크를 착용한다. 펜싱 마스크에도 타격 방어를 위해 패딩을 곳곳에 대어놓은 것이 특징이다.봉이 가볍고 빠르기 때문에 대련시 움직임이 굉장히 빠르고 경쾌하며, 땅으로 주저앉다가 하늘로 뛰어오르는 등 동작이 매우 격렬하다. 말 그대로 방방 뛰는 수준. 이것은 스포츠화된 현대 칸 드 콩바의 특징이며, 원래는 노바 스크리마와 비슷한 스타일이었다.
칸 수련자들이 도그 브라더스 같은 칼리 기반의 풀컨택트 단체에 출전하기도 한다. 이들은 특유의 경쾌한 움직임 탓에 금방 티가 난다. 신체능력 자체는 어떤 단체보다 뛰어나며 스파링때 벽을 타고 달리면서 공격하는 묘기를 보여주기도 한다.
앨프리드 허턴이 자신의 저서 콜드 스틸에서 봉술 파트를 집필할 때 이 칸 전투술을 참고하기도 했다고 한다.
1924 파리 올림픽에서 사바트에 포함되어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바 있다.
2.2. 노바 스크리미아(Nova scrimia)
19세기 후반에 이탈리아에서 지팡이술의 유행을 타고 창시된 그룹. 놀랍게도 당시로부터 지금까지 소멸 없이 19세기의 정서를 그대로 간직한 채로 유지되는 단체이다.신사들의 호신술인 지팡이를 이용한 펜싱을 가장 핵심으로 삼으나, 마부들의 다용도 지팡이였던 150cm의 그레이트 스틱, 스틱술의 맹점을 보완하는 유술기, 뒷골목에서 사용되던 나이프 펜싱과 복싱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 단체에서는 롱소드나 버클러, 레이피어 등을 사용하며 중세 검술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사실 이 단체는 중세 검술과는 전혀 상관이 없고 19세기 후반의 중세검술 복원 유행을 타고 근대검술을 이용하여 중세무기를 쓰는 기법을 창작하고는 중세시대로 단체의 기원을 소급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인터넷 초창기에 SCA헤비컴뱃과 이들 노바스크리마의 중세검 영상이 중세시대의 유럽 검술이라며 소개된 적이 있었다.
19세기 당시에는 16세기 볼로네스 다르디 학파 사이드소드 검술 사료만 발견되어 있었기 때문에 자세의 명칭 등은 다르디 학파의 것을 그대로 적용시켰으나 그 실체는 역시 세이버 검술의 자세와 방어이다.
이들이 발매한 비디오가 유튜브에 올라와 있다. 노바스크리미아 물론 근대 지팡이술 자체가 모두 이와 대동소이하다.
2.3. 조고 도 파우(Jogo do Pau)
포르투갈의 전통 봉술로 알려진 종목. 하지만 역시 19세기에 발생한 지팡이 호신술이다. 기본적인 기술과 전술은 "사우스포 장검술"이다. 창봉술처럼 왼손이 앞으로 가도록 잡은 점이나 지팡이 길이 때문에 당연히 창봉술[3]의 기술도 섞여있을거라 예상하기 쉽지만 그런 거 없다. 심지어 양손검으로도 사용하는 길게 잡는 기술[4]조차 별로 없다. 다른 지팡이술이 90cm정도의 신사용 지팡이를 기본으로 삼는 것과 달리 1.5m의 그레이트스틱을 기본으로 삼는 것이 가장 큰 특징. 다른 단체보다도 격렬하고 위험한 연습을 보여준다.
조고 도 파우의 12반격기를 보여주는 영상.
2.4. 바티츠(Bartitsu)
19세기 말~20세기 초 영국에서 고안된 호신술. 주로 서양식 검술의 영향을 받은 여타 지팡이술과 달리 일본 유술의 영향을 받은 점이 특징적이다. 그래서 지팡이술 외에 맨손격투법도 있다.바티츠 무술 대련 영상.
[1]
소드 스틱이 등장한 것도 이 시기였다. 날붙이(무기)를 지팡이로 쓰느냐 지팡이 자체를 무기로 쓰느냐 정도의 차이. 마찬가지로 케인 건이라고 하는 지팡이총도 비슷한 시기에 등장했다. 당시 영국 내 모든 학교에서는 필수과목 중에 신체단련을 목적으로 스포츠(권투, 펜싱, 축구 등 다소 거칠고 호전적인 부류의)과가 있었다.
[2]
유도의 창시자 카노 지고로에게 유도를 배운 적이 있다고 한다.
[3]
양가창으로 대표되는 위, 아래로 걷어내고 깊게 찌르기 등이 있다.
[4]
검의 손잡이가 아니라 검 날 부분을 잡고 행하는 기술이다. 자신의 기술을 힘있게 밀어넣을 때나 상대의 공격을 받아 얽어넘길 때 주로 사용한다. 일본도 유파에조차 존재하는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