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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스라마스
1. 개요
2006년경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리지널 시절 한국서버에서 발생했다던 소문.당시 한국 와우의 레이드를 이끌었고, 준 세계급 공격대였던 초즌(The Chosen)을 공중분해시켜 버린 대사건으로 알려졌다. 아이템 분배 문제로 공대가 분해되는 일은 간혹 있었지만, 초즌은 와우 최초의 공격대 우두머리를 세계 최초로 킬한 공대라는 점에서[1] 주목 받았다.
2. 배경
'이상의 종말 사건'이라 불리는 이유는 이 사건이 오리지널 말기 낙스라마스의 골렘 지구의 두 번째 우두머리 '그라불루스'가 주던 주문력 둔기 '이상의 종말(The End of Dreams)'에서 비롯했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당시 이상의 종말의 옵션은 다음과 같다.
이상의 종말 영웅 획득 시 귀속 고유 아이템 주장비 둔기 공격력 45-121 속도 1.90 체력 +13 지능 +13 착용 효과: 모든 주문 및 효과에 의한 피해와 치유량이 최대 95만큼 증가합니다. 착용 효과: 표범, 광포한 곰, 곰 변신 상태일 때 전투력이 305만큼 증가합니다. 착용 효과: 매 5초마다 5의 마나가 회복됩니다. |
게임 컨텐츠가 늘어나고 파워 인플레도 꾸준히 진행된 현 시점에서 이상의 종말은 약한 아이템으로 보일지 몰라도, 당시에는 캐스터용 최고급 무기 중 하나로 통했다. '모든 주문 및 효과...'는 이후에 '주문력'으로 바뀌었다 지능으로 통합되어 사라진 주문 강화 능력인데, 여기 붙은 95란 증가량은 한손무기 중에서 최강[2]이었다. 그리고 변신 전투력 305는 시궁창스럽던 오리지널 시절의 드루이드를 힐노예 인생에서 해방시켜 줄 수 있는 끝내주는 옵션이었다.[3] 낙스라마스 한손무기/보조장비 하나의 능력치 합이 40이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 전투력 300은 힘 150 혹은 민첩 305에 상당하는 값이다. 더군다나 이 시기는 드루이드의 야성 특성이 대폭 개선되고 네임드 유저였던 무쏘(덤프)의 뒤를 이어 클로라는 유저로 야드가 재조명받은 시기이기도 해서, 필드 녹용이 드랍하는 야수의 분노 망치와 더불어 드루이드 유저들이 눈에 불을 켜고 먹으려는 아이템이기도 했다.
일단 드루이드 전용 옵션이 붙었기 때문에 와우 유저들 사이에서는 이상의 종말은 일단은 드루이드의 것이라는 불문율이 있었다. 그런데, 이 변신 전투력을 제하고 다른 스탯만 따지더라도 도검을 못 쓰는 캐스터 딜러인 암흑 사제, 정기 주술사
3. 전개
초즌이 그라불루스를 잡자, 이상의 종말이 나왔다. 당연히 초즌의 드루이드들은 앞다투어 포인트를 부르기 시작했는데, 한 주술사가 더 높은 포인트를 부르고 이상의 종말을 획득했다. 당황한 드루이드들은 주술사에게 이상의 종말은 드루이드의 것이라며 설득하려고 했지만, 주술사는 억울하면 드루이드들도 포인트를 내고 먹으라며 무시했다고 알려져있다. 이 글에는 해당 주술사의 입장도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다. 개인 스펙을 올리기 위해 다른 레이드 던전을 가고 싶었지만, 초즌은 낙스라마스 공략만 노리고 다른 던전은 돌지 않았다. 2진은 따로 하위 던전을 돌면 되지 않나라고 할 수 있으나 그마저도 2진은 1진이 트라이할 때 다른 공대 용병을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1진을 위해 외부버프나 혈장 버프 준비 등 서포팅을 하는 구조였다. 공대의 사정과 더불어 대접받는 1진과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받는 2진으로 나뉜 서열 시스템은 평균적인 스펙을 올릴 기회를 주지 않았고, 그렇다고 다른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억눌린 불만, 욕구와 더불어 포인트는 한없이 쌓여만 가는데, 마침 원래 노리던 아이템의 상위호환에 가까운 이상의 종말이 나와 버린 것이다. 결론은 레이드 포인트제의 단점이 곪다못해 터진 것.결국 화가 난 드루이드들은 레이드에 불참하겠다며 단체로 파업을 선언한 후, 전원이 게임을 접었다. 당시의 낙스라마스는 아이템이나 공략 상태가 수준급인 유저들이 40명이나 필요한 최고 난이도 레이드 던전이었기에, 힐 하나 버프 하나로도 난이도가 어마어마한 차이를 보였다. 2군 멤버들은 여러 모로 1군 멤버들에 비해 딸려서 데려갈 수도 없었다. 초즌의 공대장은 드루이드들을 회유하려고 했지만 실패했고, 초즌 공대는 그대로 망해 버렸다.
4. 여파
이 사건 이후 거의 모든 와우 팬사이트에서 주술사가 잘못했다, 드루들이 잘못했다, 이상의 종말은 다른 클래스도 가져갈 수 있어야 한다 등의 화두를 놓고 수많은 논쟁이 일어났다.참으로 허망한 것은 얼마 후 등장한 확장팩 불타는 성전에서 블리자드가 큰 폭으로 템렙 인플레이션을 일으켰고 이상의 종말 따위는 씹어먹을 아이템들을 고작 렙업 퀘스트 보상으로 제공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확팩이 등장하고 나서 이 사건은 별 화두가 되지도 못했고 이상의 종말도 금세 잊혀졌다. 곧 쓸모 없어질 아이템 하나 때문에 오랫동안 함께한 공격대가 와해된 모습은 당사자들에게나 지켜보던 사람들에게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초즌 공대원들에게는 함께 꾼 좋은 꿈들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었을 것이다. 하필 아이템의 이름이 End of Dreams 라는 것도 소름끼치는 부분.
많은 시간이 흘러 2019년 여름에 와우 클래식이 나온 이후, 와우 인벤에서는 와우 바닐라 시절의 이슈에 대해서 설문조사
5. 클래식에서
클래식 출시 당시엔 이미 오리지널에 대한 분석이 많이 진행된 상황이었고 각자의 역할에 가장 최적화된 BIS(best in slot) 아이템 목록이 정립되었는데, 이상의 종말은 조드, 야드(탱/딜 둘다), 보기, 암사, 정술의 BIS라는 결론이 나왔다.[6] 그리고 이상의 종말은 분명 회드에게 좋은 아이템이긴 할테지만 순수히 힐의 역할로만 봤을 때는 이상의 종말보다 더 나은 아이템들이 여럿이라는 분석이 나왔다.클래식 와우헤드 기준으로 회드의 BIS는 뒤틀린 황천 망치 등의 아이템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상의 종말은 회드 BIS 선택지에 없다. 더욱 재밌는 것은, 조드나 야드에게도 엄밀히 말해 이상의 종말이 BIS는 아니라는 것이다. BIS 목록을 보면 조드에게는 이상의 종말보다 더 좋은 선택지가 충분히 있고 딜야드에게도 안퀴라즈 사원에서 구할 수 있는 축복받은 퀴라지 전투망치가 이상의 종말에 버금갈 정도로 좋은 무기라 크게 아쉬울 게 없다. 딜야드는 오리지널 당시 징기/고술 다음으로 형편없는 스킬세팅 탓에 야수 전투력 305(이상의 종말) 와 280(퀴라지 전투망치)의 차이는 거의 없는것과 같았다. 게다가 탱야드는 방어력 때문에라도 이상의 종말보단 퀴라지 전투망치를 더 선호하게 된다. 즉, PVE를 기준으로 본다면 통념과는 달리 이상의 종말은 드루이드보다는 다른 직업에게 더 쓸만하다!
문제는 BIS 목록이 증명하듯이 이상의 종말은 분명히 여러 직업에 골고루 유용하다는 것이다. 와우 클래식은 기사든 전사든 BIS템이라면 천이나 가죽을 집는게 아무렇지 않은 분위기이다. 당장 드루이드만 해도 BIS를 이유로 오리지널 때보다 더 다양한 아이템을 당당하게 입찰할 수 있다. 이상의 종말만 예외로 쳐달라는건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리고 한국의 경우 포인트 공대보단 골드 경매가 더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착용만 가능하다면 직업에 상관없이 골드 많은 사람이 먹는데 아무도 문제삼지 않을 것이다.
객관적으로 보면 정술의 입장에서는 눈치를 보면서까지 이상의 종말을 노려 볼만한 충분한 당위성이 있다. 이상의 종말조차 압도하는 캐스터 최강의 무기는 아티쉬지만 정술은 지팡이 착용 클래스중에서 유일하게 아티쉬 착용이 불가능하다. 이는 라이벌인 성기사가 지팡이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짝을 맞춘 것이다. 이상의 종말보다 좋은 캐스터 한손 무기는 맥스나가 드랍하는 망령의 검뿐인데, 이게 도검이라 주술사는 착용할 수 없다. 아티쉬도 못 쓰고 망령의 검도 못 쓰는데, 이상의 종말도 빼면 남는 무기라고는 네파리안 드랍의 로크아미르 뿐이다. 정술 입장에서는 이상의 종말을 노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유럽이나 북미 서버의 경우 클래식에선 (누군가가 특정 아이템을 찜해두지 않는 이상) 주 스펙과 보조 스펙으로 아이템 배분을 따진다.[8] 따라서 만약 저 상황이 클래식 시점에서 그대로 재현된다면 정술인 해당 유저가 이상의 종말을 '주 스펙'을 근거로 원하는 것에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드루이드들은 조드나 야드라면 몰라도 회드라면 딜러가 아니기 때문에 '보조 스펙'으로 간주되어 오히려 우선권이 정술보다 떨어졌을 것이다.[9] 다만 저 정술 유저도 '주 스펙'에 해당하는 다른 유저들과 주사위로 경쟁을 했어야 할 것이고 쉽게 그냥 가져갈 수는 없었을 것이다. 물론 엄격한 포인트제로 운영되는 공대라면 해당 정술은 당당하게 이상의 종말을 더 높은 포인트로 가져갈 수 있을 것이며 당시처럼 논란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6. 후일 밝혀진 진상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래식이 오픈하고 이전에 와우를 했던 유저들이 다시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당시 초즌 공대에 있던 유저들도 복귀를 했는데 그들의 말에 따르면 이상의종말 때문에 공대가 해체했다는 것은 헛소문이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1, 2위의 게시글에서 당시 이상의종말을 못 먹었던 드루이드 유저의 말에 따르면 본인은 단순히 포인트가 밀려서 못 먹었던 일이었고 당시 본인포함 규칙은 준수하는게 맞다는 의견이 우세했으며, 직후에는 이상의종말을 먹은 주술사에게 양보하면 좋았을텐데 라고 아쉬운 소리를 토로하긴 했지만 친한 동생이라 사실 크게 싸우지는 않았고, 다음에 더 좋은템이 나오면 우선 밀어주기로 하고 당사자들끼리는 좋게 마무리 지었다고 한다. 그리고 사실 이상의종말이 그렇게 드랍률이 극단적으로 낮지 않았기에 못 먹었던 본인과 다른 드루이드들도 바로 다음주에 먹었고 재미 본 기억밖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공대가 무너진 실질적인 이유는 오리지널 시절의 레이드는 사람을 모으기도 힘들었고, 40명 전원이 엄청난 시간[10]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한명, 두명씩 현실로 복귀(?)하면서 공대가 자연스럽게 와해된 것으로 추측된다.
[1]
한국 내에서만 이렇게 인정하는 것일 뿐, 외국에선 초즌의 오닉시아 WFK을 거의 인정하지 않는다.
오닉시아의 둥지 참고.
[2]
95를 가진 다른 장비가 하나 더 있는데, 맥스나가 주는 한손 도검인 '망령의 검'이다. 그쪽은 변신 전투력 대신 주문 적중과 극대화가 붙어 흑마법사와 마법사가 주로 노리는 아이템이었다.
[3]
이보다 높은 야수 전투력옵은 420을 제공하는 양손지팡이
아티쉬라는 점에서 목을 멜 수밖에 없었다. 아티쉬는 드루이드만 착용할 수 있는 아이템도 아닌데 하물며 전설 아이템이니까.
[4]
물론 주문력이나 변신 주문력이 동일하게 달린 아티쉬가 있긴 하지만, 한번 뜨면 끝인 이상의 종말과는 달리 이건 조각도 모으고 연퀘도 진행해야 하며 결정적으로 경쟁 직업이 주술사를 제외한 캐스터 딜러 전원이라는게 문제.
[5]
하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게 이상의 종말은 옵션/재질에서 야드와 캐스터 모두에게 BIS템이다. 옵션만 봐도 드루이드 관련만 제외하면 완전 캐스터용이고 1차 스탯도 지능이 붙어 있다. 그만큼 좋은 아이템이었다는 것이다.
[6]
이상의 종말을 포인트로 가져간 주술사는 정술로 알려졌다.
[7]
오리지널 당시 드루이드 유저들은 아이템 입찰에 눈치를 많이 봤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피해 의식이 있었다. 그리고 BIS 개념도 없었기 때문에 최대의 효율을 추구하기 보다는 어느정도 클래스 특화 내지는 전용 아이템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상의 종말은 드루이드 전용은 아니지만 그래도 드루이드 전용 옵션이 통크게 붙어 있었으니 이상의 종말은 그냥 드루이드를 주자는 불문율이 있었을 것이다.
[8]
막공은 거진 다 저렇고 길드 공대는 포인트제와 엇비슷한 시스템을 겸하기도 한다. 서버에 따라 골드 경매가 주가 되기도 한다.
[9]
일반적으로 와우 오리지널에선 주문 공격력과 치유량 증가로 구분되어 있다. 주문 공격력이 치유량도 증가시키긴 하지만 치유량 증가 옵션은 공격력 템에 비해 치유량을 2배 이상 증가시킨다. 힐러 역할을 극대화 해야 할 회드가 켈투자드 드랍 뒤틀린 황천 망치(=치유량 238) 말고 주문력 95(=치유량 95)를 얻겠다고 하면 당연히 뭐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상의 종말이 회드 BIS 목록에 없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10]
당시 상위 공대들은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예비대원들도 준비해놓고 레이드를 진행하는 경우가 잦았다. 즉 낙스라마스 정도의 컨텐츠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4~50명 가량이 매주 3회 이상, 하루 수 시간을 레이드에만 투자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