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02 20:07:21

이복현/금융감독원장 활동 및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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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취임식3. 활동
3.1. 취임 100일3.2. 조직경영3.3. 레고랜드 사태 대응3.4. 금융회사 지배구조 관련3.5. 보험사 유상증자 권고 3.6. 다시 온 관치의 시대3.7. 잦은 개입과 정책 변경에 따른 금융 시장 왜곡3.8. 은행의 공적 기능 강조 및 상생금융 동참 유도3.9. 해외 투자설명회 참석3.10. 금융비리 및 금융사고에 대한 엄정 대응3.11. 8조원대 수상한 외환 송금3.12.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3.13. 태영건설의 자구책 비판

1. 개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취임 이후 행보와 평가.

2. 취임식

2022년 6월 7일 오후, 금융감독원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 이복현 원장의 취임으로 금융감독원 설립 이래 첫 번째 검사 출신의 최연소 금융감독원장이 나왔다.[1]

취임사 전문 [ 펼치기 · 접기 ]
|| <취임사>

금융감독원 임직원 여러분,
대단히 반갑습니다.

그간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묵묵히 각자의 역할을 해주신 여러분들께 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아울러, 훌륭한 리더십으로 금융감독원을 이끌어주신 정은보 전임 원장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어렵고 중요한 시기에 금융감독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든든한 여러분을 믿고, 여러분의 지원과 조언을 밑거름 삼아 제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이 자리를 빌려 여러분께 몇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이는 금융감독원장으로서 저 자신에게 새기고자 하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첫째,
“금융시장의 선진화와 안정 도모”에 우선을 두어야 하겠습니다.
과거에는 익숙하지 않았던 개념인 메타버스, 빅테크, 가상자산 등은 이미 일상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이에 수반하는 금융시장 변화는 현실이 된 상태입니다. 시장의 선진화와 민간의 혁신을 저해하는 요소는 없는지 차분히 점검하여 제도적 측면뿐만 아니라, 제도 외적인 측면에서의 규제도 함께 살피고 걷어내야 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시장의 효율성 확보와 원활한 자본 형성에 기여해야 합니다.
규제가 불가피한 영역에 있어서는 합리성과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여 예측 가능성을 부여함으로써 시장 참여자들의 혼란을 줄여야 할 것입니다.
한편, 금융기관의 건전성 제고를 통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은 감독기구 본연의 역할입니다.
규제 완화에 중점을 두되 금융시장의 안정을 지키는 역할에 부족함이 없는지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특히, 늘어난 가계 부채와 불안정한 물가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가중된 만큼 은행, 보험, 자본시장 등 각 업권의 특성을 고려한 섬세한 접근이 필요할 것입니다.

둘째,
“금융소비자 보호”에 소홀함이 없어야 합니다.
피해 입고, 소외된 금융소비자가 없는지 세심히 살펴야 하겠습니다.
최근의 어려운 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그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부서나 업무의 구분을 막론하고 각자의 분야에서 금융소비자에 대한 애정을 갖고,소비자 보호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종전과 같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합니다. 불공정거래 행위 근절은 시장 질서에 대한 참여자들의 신뢰를 제고시켜 종국적으로는 금융시장 활성화의 토대가 될 것입니다.

셋째,
우리 모두 의견을 주고받음에 있어서 주저함을 잠시 내려놓으면 좋겠습니다.
소통에 장애가 되는 상하 간의 경직된 문화와 부서 간 배타적 장벽을 없애도록 노력합시다. 금융기관 및 금융소비자와의 원활한 소통과 의견 수렴은 규제 완화와 시장 안정이라는 목표 달성에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현장과의 교류를 통해 문제를 조기 감지하여 적절히 대응함으로써 피해와 불안 확산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더해, 함께 일하는 부처, 유관기관과의 관계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금융시장 선진화와 안정, 금융소비자 보호 등의 핵심 목표는 감독원의 독자적 대응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견해가 다른 부분이 있다면 시각 차이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공통분모를 도출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다양한 금융부문의 이슈가 국경을 넘나드는 현실을 고려할 때, 해외 감독 당국과의 의견 교환과 조율 역시 필수적입니다. 저 자신이 제일 먼저 귀를 열고, 들으려 노력하겠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저는 오늘 금융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로 구성된 우수한 조직의 일원이 된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여러분의 뛰어난 능력에 걸맞게 서로를 존중하고 협력하는 근무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구성원 개개인이 더욱 큰 만족감을 느끼며 근무할 수 있는 직장이 될 수 있도록 저 자신이 먼저 노력하겠습니다.
대내외 상황이 쉽지는 않지만, 여러분과 함께라면 저도,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듭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6월 7일
금융감독원 원장 이 복 현 ||

3. 활동

22년 6월, 이복현 원장이 취임할 당시 금융관련 직접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직무 적합도’에 대한 의구심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특히 검찰 재직시절 윤석열 사단이었다는 이유만으로 선임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이 원장은 검사 출신 특유의 빠른 상황파악과 조직 장악력을 바탕으로 이복현號 금감원을 이끌어 나가도록 빠른 레이스를 이어 나갔다.

3.1. 취임 100일

22년 9월 14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100일을 맞았다. 이복현에 대한 평가가 곳곳에서 나오는 가운데, 짧은 시간 내에 업계의 현안 파악, 잠재 리스크에 대한 주의 환기, 국민적 쟁점에 대한 아젠다(Agenda) 세팅 등에서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원장은 항상 90도로 허리를 숙여 겸손한 태도로 인사하고 명함을 주면서 필요할 때는 언제든 연락하시라는 말도 덧붙인다고 한다. 이 원장을 만나본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나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들은 입을 모아 '"겸손하고 예의바르다"'는 [2] 평을 내놓는다. “검사 출신은 딱딱하고 무서울 것이란 선입견을 갖고 만났는데 생각보다 자주, 잘 웃어서 놀랐다”는 후기도 있다. #

취임 100일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 이원장은 "정부의 일원으로서 국민께서 평가해주셔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지금은 금감원 업무만 잘하고 싶은 마음이다. 잘 해야 한다"'며 "지금은 어떻게 봐주실지 확신이 안 선다. 성과가 나고 국민들이 인정해주셔야 한다. 조금만 더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

3.2. 조직경영

이 원장이 취임한 이후, 금감원은 2017년부터 5년 여간 매주 화요일에 진행했던 정례회의 일정을 실무부서의 의견을 [3]반영해 바꿨다. [4]그러나 회의 진행일은 바뀐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원상복귀 됐다. 이전 방식이 더 편하다는 직원들의 의견을 이 원장이 수용하면서다. #

이 원장은 세대교체의 일환으로 팀장급 5명을 부국장을 건너뛰고 국장 자리에 앉히는 인사를 단행했다. 1970년대생 국장들을 배치하고 공채 중심 인사를 실시하면서 그동안 연공서열 위주로 이뤄지던 인사 관행에서 벗어나 인사 적체를 해소하면서 긴장감도 갖도록 한 것이다. [5] # #
이 원장은 이번 수시인사를 통해 조직 내 '긴장감'과 '능력주의' 신호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속도감을 바라는 원장의 가벼운 발걸음을 강조하는 인사인 동시에 내년 정기인사까지 염두에 둔 그림의 일부라는 의미다. #

3.3. 레고랜드 사태 대응

2022년 9월 28일 김진태 강원도지사"강원중도개발공사(GJC)가 BNK투자증권에서 빌린 2050억원을 대신 갚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GJC에 대해 법원에 기업회생 신청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발언한 뒤 강원도에서 채무보증한 유동화 SPC "아이원제일차"의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6]이 같은 해 10월 4일 부도가 났다.[7]

증권사들은 강원도가 채무보증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문제가 된 2050억원 규모의 ABCP로 인해 발생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 현황을 10월 7일경 금융감독원에 보고했고 #, 금융당국은 12일 회사채와 기업어음 한도를 기존 6조원에서 8조원으로 늘려 대응했다. 그로부터 약 1주 뒤인 20일 정부는 단기자금시장 불안 완화책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뒤 23일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50조+a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

금감원 금융위를 감사하는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는 이와 같은 금융당국의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융당국이 로드맵을 갖고 여러 경우의 수를 갖고 있고 어제 발표한 내용들은 그중에 일부를 발표한 것인데 그 시기가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에 대해서 저도 금융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3년 기준 레고랜드 사태의 금융충격은 진화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3.4. 금융회사 지배구조 관련

이 원장은 14일 KB·신한·우리 등 8개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2년여 만에 간담회를 갖고 금융사 지배 구조의 핵심축인 이사회와 경영진의 구성 및 선임과 관련해 “전문성과 도덕성을 겸비한 유능한 경영진의 선임이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권한이자 책무”라며 “최고경영자(CEO)가 합리적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선임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

이 원장은 금융사의 대표(CEO) 리스크 관리는 "금감원의 책무"라는 입장도 함께 밝히면서 금융지주 회장 인선에 당국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질문엔 “예전과 같은 권위주의 시대의 개입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은 기본적으로 규제산업인데 금융사의 카운터파트로서 CEO가 훌륭한 분인지, 리스크가 있는 분인지 (금감원이) 안 보는 것도 이상하다”며 “CEO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는 건 저희의 책무이지 재량이 아니다”고 밝혔다. #

사기업의 인사에 정부가 개입할 권리가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당국은 특히 펀드 사태에 직·간접적으로 책임이 있거나(손태승[8]· 조용병), 개인적 비리 의혹( 김지완)을 받는 경우 물러나는 게 옳다는 기본 인식을 숨기지 않고 있다. 아울러 이 원장은 작년 말 신한 조 회장의 3연임 포기에 대해 "본인의 성과에 대한 공과 소비자 보호 실패에 대한 과에 대한 자평을 하면서 후배들에게 거취를 양보해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 회장이 후보 사퇴 발표 후 "사모펀드 사태로 직원들 징계도 많이 받고 회사도 나갔다. 나도 제재심에서 주의를 받았지만, 사모펀드와 관련해 총괄적으로 책임을 지고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배경을 설명한 데 대해 간접적으로 공감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회사 대표 가운데 한 명은 "사내외 이사에 막강한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금융지주 회장이 연임까지는 몰라도 3연임, 4연임[9]을 시도하는 것 자체에 금융당국이 기본적으로 분명한 문제 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3.5. 보험사 유상증자 권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보험사 CEO와 만난 자리에서 고강도 자본 건전성 관리를 예고하며, 자본확충 방법으로 유상증자를 우선으로 고려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 원장의 이러한 요구가 비현실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서울 광화문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금감원장-보험사 CEO 간담회'에서 보험사들의 재무 건정성 관리를 주문하면서 자본확충 시 유상증자 등을 우선해달라고 요구했다.
최근 경제·금융 상황을 고려할 때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므로 금리 급등, 환율 상승 등에 따른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관리에 힘써달라”며 “위기 시 재무적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보험사의 자본력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 자본확충 시에는 유상증자 등을 통한 기본자본 확충을 우선 고려해달라. 금감원도 다양한 금리 가정을 토대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는 등 보험사의 자본 적정성에 대한 상시 점검을 강화하고 조치도 원칙대로 하겠다. 태풍이 불기 전에 이미 부러지거나 흔들린 나뭇가지를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을 수 있다. 업계 요청에 협조할 부분은 하겠지만 조치가 필요하다면 금융위원회 위원 한 명으로서 강력하게 피력할 것이다.

이 원장의 발언에 보험회사는 보험업계가 5조원을 상회하는 자본확충에 나섰지만 가장 질 좋은 자본으로 평가받는 유상증자 비중은 15% 미만에 그쳐 향후 금융비용 부담이 급증할 것을 우려하는 시각이 늘고 있다. 대부분 보험사가 자본확충에 나서면서 유상증자보다는 후순위채와 영구채 등 자본성 증권에 의존했다는 것이다. 자본성증권의 경우 건전성 리스크를 줄이는 가장 간편한 방법이지만 증자와 달리 금융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점은 부담이다.

올해 들어 보험사들이 발행한 후순위채의 경우 대부분이 5% 안팎에서 발행금리가 결정됐다. 후순위채 대비 신용등급이 낮은 신종자본증권의 경우엔 6%에 달하는 수준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연간 1.5%포인트(p)가량 이자 비용 부담이 늘었다.

이렇다 보니 금감원의 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 또한 "새 제도 도입에 대비해 계량영향평가를 지속 실시해 자본여력이 낮은 보험사에 대해서는 유상증자 등을 유도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3.6. 다시 온 관치의 시대

금융지주 회장 인사와 관련해 권력 주변에서 쏟아져 나온 ‘말’은 관치 금융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금융지주를 향해 “CEO 선임이 합리적인 경영 승계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이 직접 은행지주 이사회를 향해 경영진 선임과 관련한 발언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우리금융지주 회장 인사를 앞두고 이러한 압박은 더욱 거세졌다. 이 원장은 손 회장이 징계를 받은 시점에서 제기된 효력 정지 가처분 및 징계 무효 행정 소송 가능성에 대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혀 이를 사전에 차단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이 원장의 입에서 시작된 관치 금융 논란은 농협금융지주 인사에서 정점을 이뤘다. 이석준 신임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과 2차관, 미래부 1차관에 이어 박근혜 정부 당시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정통 경제 관료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 초기 좌장을 맡아 초반 정책 작업에 관여한 이력도 있다.

또다시 '관치금융'의 서막이 오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먼저 금융 당국이 금융지주 이사회 운영에 본격적으로 관여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엄연한 사기업인데도 정부에서 은행을 공공재라고 정의하며 당국이 사외이사 평가체계, 경영승계 표준안 등을 마련하고 주주환원 정책에도 간섭하는 등 금융회사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과도하게 금융권 인사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다. 최근 선임된 금융권 수장 대다수가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의 '금융인맥'이라는 점에서 이런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

3.7. 잦은 개입과 정책 변경에 따른 금융 시장 왜곡

은행들이 막대한 이자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었던 데에는 번번이 시장에 개입해 '금리 왜곡'을 야기한 정부의 책임도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2년전 부동산·주식시장 호황 등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은행 여신 담당자들을 하루가 멀다 하고 호출해 대출 총량관리를 강화할 것을 압박했다. 이에 은행들은 우대금리를 낮추고 가산금리는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끌어올려 대출 문턱을 높였다.

기준금리 인상에 정부의 대출관리 압박까지 더해지자 은행 대출금리는 가파르게 치솟았다. 2021년 초 연 2~3%대에 불과했던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그해 말 상단이 5%를 넘었으며, 지난해 상반기엔 6%, 7%선을 잇달아 돌파하는 등 비정상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후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심화되자 정부는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동시에 예대금리차 확대를 경고했고, 이에 은행들은 서둘러 예금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인위적인 예금금리 인상은 또다시 시장에 역효과를 가져왔다. 수신금리가 오르자 은행 조달비용이 늘어나면서 다시 대출금리가 상승 압박을 받게 된 것이다. 은행은 은행채를 발행하거나 예적금을 유치해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예금금리가 오르면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도 덩달아 상승하게 된다.

그러다가 지난해 하반기 자금시장 경색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은행 예적금에 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가 가속화되자 정부는 은행권에 수신경쟁 자제를 당부했고 이후 예금금리는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예금금리 인하가 대출금리 인하에 반영되는데 시차가 발생했고, 그사이 주담대 상단은 올 초 결국 연 8%대를 넘어섰다.

다급해진 정부는 부랴부랴 은행권에 대출금리 인하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고, 은행들이 이에 동참하면서 기준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도 대출금리 상단이 연 6%대까지 떨어지는 비정상적인 금리 흐름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렇게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으로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오르락내리락하는 사이 금리 간 변동 시차로 인해 예대금리차가 확대됐고, 이 영향으로 은행 이자이익도 늘어날 수 있었다는 게 은행권 일부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이 금리 인상, 인하 결정을 하는 데엔 정부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며 "고금리 책임을 은행에만 떠넘길 것이 아니라 당국도 업계와 머리를 맞대고 시장논리에 근거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3.8. 은행의 공적 기능 강조 및 상생금융 동참 유도

헌법과 법률 그리고 이에 따른 관련 규정에 따르면 은행의 공적 기능이 분명히 존재한다. 감독당국도 이와 관련한 역할과 권한이 있기 때문에 이에 기초해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급격한 금리 인상 상황에서 은행을 포함한 1금융권의 역할에 대해 다들 주목을 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 자율적인 금리 결정, 기업의 자체적인 원가산정, 이익 등에 영향을 미치고 싶은 생각은 없고 그럴 수도 없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6월 23일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연구기관장들과 간담회를 마치고 은행에 공적 기능이 있다고 언급했다. # 이 언급과 함께 최근의 금리 인상 국면을 지적했기 때문에 은행의 공공성과 자율성(특히 금리산정) 사이에서 여러 의견이 있다.

은행에 공공성을 요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외환위기(IMF) 이후 막대한 자금을 들여 살려 놨다는 것이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외환위기 이후 금융회사, 기업 등의 재기를 위해 투입한 자금 규모는 168조7000억원에 이른다. 이중에서 절반 가량인 86조9000억원이 은행의 회생을 위해 투입됐다. 이 자금에는 '이자'도 부과되지 않는다. #

다른 한편 이 원장의 발언으로 시장의 자율적인 금리산정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예금 금리를 올리거나 대출 금리를 낮추는 방법으로 시장에 영향을 주면 은행에 쌓이는 돈이 적어져 오히려 손실흡수능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는 근 1년 동안 15% 증가해서 2.58%로 올랐다. #

이외에도 코로나19에 따른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대한 상환유예 조치가 2023년 9월에 종료되는 것을 의식해서인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상생금융 프로그램 규모를 보면 여신 기준으로는 135조원, 이자 감면 혜택 기준으로는 9천128억원에 달한다"며 "여전히 실제로는 24조원, 이자 감면 등 혜택액 기준으로는 2천63억원으로 20% 정도만 집행된 상황"이라고 강조하면서 은행의 상생금융 프로그램 집행을 촉구하고, 2금융권 차주들은 1금융권에서 신용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금융권과 함께 상생 프로그램 활성화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3.9. 해외 투자설명회 참석

해외에서의 국내 금융회사 투자가 부진하다는 지적에 따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금융사 CEO들이 해외 자금 조달 여건 개선과 투자유치를 위해 싱가포르에서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금감원은 현지시간으로 9일 싱가포르 팬 퍼시픽 호텔에서 금융권 공동 싱가포르 투자설명회(IR)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복현 원장은 개회사에서 "한국 금융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한국의 금융산업은 견실한 안정성과 건전성‧유동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대내‧외 위험요인 악화에 대비할 수 있는 충분한 회복탄력성을 갖추고 있다", "신기술 역량을 활용한 디지털 플랫폼 활성화와 해외 진출 확대를 통해 외연 확장과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가고 있으며,금감원도 금융사들의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규제‧감독 측면에서 적극 지원하고 해외 당국과 소통도 강화하고 있다", "한국 정부와 금융당국은 글로벌 투자자의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제고하고, 투자자 보호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비거주자의 한국 외환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규제‧감독 행정의 투명성‧일관성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태국 중앙은행(BOT)의 세타풋 수티월트나르풋 총재, 싱가포르 통화감독청(MAS)을 방문해 호헌신 금융감독 담당 부청장,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 마헨드라 시레가 청장 등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금융 고위 관계자들과 면담도 가졌다. 금감원은 올 하반기에도 금융권과 공동으로 해외 IR을 실시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선 SG발 주가 폭락사태 전세사기 등 시급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금감원장이 피감기관인 금융사 CEO들과 함께 해외 출장에 나선 것이 꼭 필요했냐는 지적도 있다. #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간다고 해서 투자를 더 잘하게 해줄 수는 없다"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보단 자리를 빛내주는 역할 정도이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

3.10. 금융비리 및 금융사고에 대한 엄정 대응

먼저 은행·보험 관련 금융사기 검사에 나섰다. 저축은행에서 각종 서류를 위·변조해 사업자주택담보대출을 한 "작업대출" 일당을 적발했다. 이틀 뒤에는 삼성생명· 교보생명· DB손해보험 등 대형 보험사를 비롯해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 수십 명에 대해 "등록취소","업무정지" 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우리은행 직원 700억원 횡령사건 및 각종 금융회사 직원의 횡령 등 금융사고에 대해 고강도 검사에 착수하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였으며 잇단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하자 고강도 검사에 착수하고 엄정 대응을 천명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자산운용 업계에도 고강도 검사를 예고했다. 이 원장은 8월 9일 임원회의를 통해“자산운용사 경영진의 부적절한 사익추구 의혹과 관련해 경영진 스스로 높은 도덕적 잣대를 가지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고객의 투자자금을 관리·운용하는 자산운용업은 무엇보다 시장 및 투자자 신뢰가 근간이 되어야 하는 산업”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원장은 공매도 거래가 집중된 것으로 알려진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도록 하고 공매도 조사팀을 신설했다.

이 원장은“경영진 스스로 과거보다 훨씬 높아진 도덕적 잣대를 가져야 한다”며“조금이라도 이해 상충 소지가 있거나 직무 관련 정보 이용을 의심받을 수 있는 부적절한 행위를 단념하고 고객자금의 운용관리자로서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주가조작·미공개정보이용·부정거래 등 자본시장 3대 불공정거래에 대해 기존의 형사처벌뿐만 아니라 강력한 경제형벌을 추가로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노력했고, 2023년 6월 해당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 불공정거래에 대해 부당이득의 최대 2배까지 과징금 부과 ▲ 부당이득 산정방식을 위반행위로 얻은 총수익에서 총비용을 공제한 차액으로 법률에 명시 ▲ 불공정거래행위자가 자수·자진신고하거라 타인의 죄에 대해 진술하면 형벌 및 과징금 감면 가능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을 위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법무부· 검찰청 등 여러 정부부처가 심혈을 기울였다. # #

3.11. 8조원대 수상한 외환 송금

금감원은 지난 6월 우리·신한은행에서 비정상적인 외환송금 거래가 이뤄진 점을 포착한 뒤 전체 은행권으로 검사를 확대해 8조원대의 이상 외환거래를 확인했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5개 업체가 460여 차례에 걸쳐 7억 6백만 달러, 우리돈 약 8천 5백억 원을 해외 송금한 걸 확인했다는 내용이 우리은행 내부 조사를 거쳐 일주일 만에 금융감독원에 보고되어 전격 현장 검사에 착수했다. 비슷한 시기 신한은행에서도 이상한 외환거래가 자체 조사에서 포착되었는데, 2개 지점을 통해 1조 3천억 원에 이르는 해외 송금이 이뤄졌다. 주로 중국과 일본으로 보내진 돈이었다.

시중은행 두 곳에서 2조원이 넘는 수상한 외환 거래가 포착되자 금감원은 점검 대상을 은행권 전체로 확대했다. 이 원장의 지시로 다른 은행에서도 유사한 거래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집중 조사에 들어갔다. 금감원 검사가 끝나면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미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거래도 있다. #

금감원은 최근 이례적으로 외환송금 관련 중간브리핑에 나섰다. 검사 중인 건에 대해서 금감원이 중간 브리핑 하는 것은 보기 드문 경우이다. 금감원은 통상 제재가 완료될 때까지 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수개월이 지난 뒤 제재안이 최종 의결되고 나서야 공시를 올리는 게 그간 금감원의 소통방식이었기에 금감원이 침묵하는 동안 시장에선 의혹과 억측이 확산되기도 했다.

230118_보도자료(검찰·세관_합동_수조원대_불법_해외송금_사건_중간_수사결과)-서울중앙지검.pdf

3.12.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금융위원회와 함께 은행권 경쟁촉진 및 구조개선, 성과급·퇴직금 등 보수체계, 손실흡수능력 제고,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 고정금리 비중 확대 등 금리체계 개선, 사회공헌 활성화를 6대 과제로 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를 구성했다.

2023년 2월 22일에 있었던 TF 제1차 회의에서 논의된 주요 안건은 "신규은행 추가 인가", "은행·비은행권 간 경쟁 촉진"이었다. 신규은행 추가 인가의 경우 스몰라이센스, 소규모특화은행 도입, 인터넷전문은행· 지방은행· 시중은행 추가 인가, 저축은행의 지방은행 전환,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등 아이디어가 제시됐다.[10] 금융위 김소영 부위원장은 “신규 플레이 진입 과제의 경우 진입하려는 주체가 있는지 여부 등 실효성 측면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유관기관·은행권·민간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TF는 6월 15일까지 실무작업반 회의만 12번을 열었다. TF는 논의 과정에서 실행 가능한 것은 바로 추진했다. 5월말에는 대출 갈아타기를 쉽게 하는 대환대출 인프라가 나왔고,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서비스도 6월 중 도입 예정이다. 손실흡수능력 확대를 위한 경기대응완충자본도 부과하기로 결정하고, 다음달부터 잔액기준·전세대출금리도 공시할 계획이다. TF의 최종 결과는 6월말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

3.13. 태영건설의 자구책 비판

1월 4일 기자간담회에서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채권자와 협력업체 등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지원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점이 우려스럽다며 비판을 가했다. 태영 측에서 제시한 네 가지 자구안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1월 11일에 열릴 1차 채권단 협의회가 아니라, 오는 주말까지 납득 가능한 자구책을 제시할 것을 강하게 요청했다. #


[1] # [2] 이 원장은 여전사 CEO 간담회에서 유동성과 관련된 당부를 할 때도 “'부탁할 게 많아서 미안하다”며 정중하게 말을 꺼냈다. [3] 화요일에 내주 일정 보고를 준비하는 것이 어렵다는 [4] "임원회의는 월요일에 진행하다가 주말에 출근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라 5년 전부터 화요일에 진행했는데, 금요일에 진행한다면 한 주간 보고와 내주 보고를 한 번에 할 수 있어 직원 편의와 업무 효율화에 좋을 것"이라는 것이 당시 실무진의 반응이었다 [5] 금감원 직원 중 승진이 늦은 직원은 정년이 될 때까지 부서장을 못하고 가는 경우가 있었다 [6] 유동화를 목적으로 설립된 특수목적회사(SPC)가 대출채권, 회사채, 정기예금 등 각종 자산을 담보로 하여 발행한 기업어음(CP). [7] 김진태 지사는 별 생각 없이 보증 불이행을 언급했을 수 있지만, 실제로 한 나라의 지방자치단체에서 보증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국가 전체의 신인도에 심각한 악영향을 준다. 국내에서야 정치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어도 외국인들이 보기에는 모라토리움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8] 이 원장은 앞서 지난해 11월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중징계(문책 경고)를 받은 당시 손 회장에 대해 "과거 소송(DLF 제재 관련 취소 소송) 시절과 달리 지금 같은 경우 급격한 시장 변동에 대해 금융당국과 금융기관들이 긴밀하게 협조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아마도 당사자(손 회장)께서 보다 현명한 판단을 내리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9] 금융지주회사 회장은 3연임은 '기본', 4연임은 '선택'이라는 업계 평가도 있다. 임기 3년으로 3연임을 하면 9년 정도인데 금융그룹 회장의 연봉은 9억~18억 가량이다. 은행이나 지주회사 내부에서는 고령의 회장이 10년간 자리를 지키면 후임자 승진이 힘들다는 인사적체에 대한 불만도 있다. [10] 간단히 풀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은행의 수가 적은 과점 체제를 벗어나기 위해 은행의 수를 늘리고 은행 간 경쟁도 유도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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