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23 14:05:05

유정천리

1. 개요2. 배경3. 원본 가사4. 개사 버전

1. 개요

有情千里[1]

1959년에 제작된 남홍일의 영화 <유정천리>의 주제가로 발매된 박재홍의 가요. 영화의 주제가로써 발매된 음반이지만 영화 <유정천리>보다 더 큰 인기를 누렸다. 원래는 한국 전쟁에 의해 분단된 가족의 애환을 담은 노래이지만, 아래의 용도로 더 많이 불리고, 더 많이 유명해졌다.

2. 배경

발매 연도는 1959년으로, 당시는 이승만 정부가 집권하고 있을 때였다. 당시 유정천리는 큰 히트를 쳐 1960년에도 큰 인기를 누렸는데 1960년 3월 15일 제4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날이었다.

이승만에 맞설 사실상 유일한 후보였던 조병옥은 1960년 1월 개복수술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는데 그 다음 달인 2월에 돌연 사망했다. 선거 한 달 전에 야당 유력후보가 사망했으니 이승만의 당선은 기정사실이 되었고 제4대 대통령 선거를 통해 정권을 바꾸려던 이들도 이 사실에 절망했다.

이러한 나라의 정국을 <유정천리>의 개사곡으로 표현한 노래가 경상북도 대구시에서 만들어져 실시간으로 급속히 퍼져나갔으며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남았다. 결국 <유정천리>의 유행으로 인해 민심은 더더욱 반정권의 방향으로 돌아갔고 3.15 부정선거를 맞이하게 된 대중은 분노하여 4.19 혁명을 일으켜 이승만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유정천리>가 4.19 혁명의 발발에 큰 기여를 한 셈이다.

하지만 이후에 발매된 4.19 혁명 버전 유정천리가 수록된 음반은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비슷한 배경의 노래로 가수 손인호의 노래 " 비 내리는 호남선"이 있다.

3. 원본 가사

가련다 떠나련다 어린 아들 손을 잡고
감자 심고 수수 심는 두메산골 내 고향에
못 살아도 나는 좋아 외로워도 나는 좋아
눈물 어린 보따리에 황혼빛이 젖어드네

세상을 원망하랴 내 아내를 원망하랴
누이동생 혜숙이야 행복하게 살아다오
가도가도 끝이 없는 인생길은 몇 구비냐
유정천리 꽃이 피네 무정천리 눈이 오네

4. 개사 버전

가련다 떠나련다 해공선생 뒤를 따라
장면 박사 홀로 두고 조박사도 떠나갔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당선길은 몇 굽이냐
자유당에 꽃이 피네 민주당에 비가 오네

세상을 원망하랴 자유당을 원망하랴
춘삼월 십오일에 조기 선거 웬말인가
천리만리 타국땅에 박사죽음 웬말인가
설움 어린 신문 들고 백성들이 울고 있네


[1] 정이 있는 천리(고향, 또는 고향으로 가는 길)이라는 뜻. 반대 뜻으로 무정만리(無情萬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