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12 19:17:02

윌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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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슨병
Wilson's Disease
국제질병분류기호
(ICD-10)
E83.0
의학주제표목
(MeSH)
D006527
진료과 소아과, 내과, 안과
관련 증상 급성간염, 용혈성빈혈, 신경병증 등
관련 질병 간경변, 간부전, 우울증
산정특례 코드 V119 (의료비 지원)
예후 40세 미만 (치료하지 않을 경우)
발병 빈도 약 30,000명당 1명

Wilson Disease

파일:external/www.niddk.nih.gov/Kayser-Fleischer_Ring_WDA.jpg

1. 개요2. 원인3. 증상4. 진단5. 치료6. 징병검사7. 관련 창작물

1. 개요

체내의 구리(copper)의 물질대사에 장애가 생겨, , , 안구, 신장 등의 기관에 구리가 축적되면서 발생하는 상염색체 열성의 유전병을 뜻한다.[1] 새뮤얼 윌슨이 발견했다.

2. 원인

13번 염색체에 있는 ATP7B[2]라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해, 구리를 간에서 담즙(bile)과 세룰로플라즈민(ceruloplasmin)이라는 단백질로 배출시키지 못하고, 이로 인해 구리는 간 세포 안에 축적되어 세포를 괴사시키게 된다. 세포가 괴사하면서 축적된 구리는 혈장(plasma)으로 배출케 되어 신장, 각막에 전달되고 축적되면서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단,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5살에서 35살 이내에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대사성 유전질환이며, 발병률은 전 세계적으로 보통 3만 명당 1명 꼴이다. 보인자를 보유한 사람은 전 인구의 약 1%로, 흔한 유전병이다. 서양인보다는 동양인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예를 들어 영국은 5만 명당 1명 꼴이지만, 중국 일본의 경우 1만 명당 1명 꼴이며, 2008년 한국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발병률은 약 30,778명당 1명이고 보인자 수는 88명당 1명꼴이다.[3]

치료받지 않으면 평균 수명은 40세 정도이다. 그러나 조기 발견과 치료를 통해 정상인과 같은 수준의 수명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윌슨병 환자가 주로 사망하는 원인은 축적된 구리로 인한 전격성 간염[4]과 악화된 간경변이 대표적이다.

의외로 많은 윌슨병 환자들이 최종적으로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꽤 긴 시간의 지연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심하면 수 년 뒤에야 확진 판정이 나오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우리나라의 경우, 산정특례제도상 희귀병으로 지정되어 있으며(코드 V119), 그렇기에 국가에서 90%의 치료비를 지원해준다. 요즘은 아예 태아가 윌슨병에 대해 보인자인지 발현자인지에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있는 키트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대사성 유전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혈액검사에서 하는 보편적인 전해질 검사 항목 중 구리가 없는 것이 아쉬울 따름.

정말 드물지만 스스로 돌연변이가 우연히 발생했는데 그게 하필 윌슨병 유전자에 발생해 윌슨병이 일어나는 '산발성 윌슨병'(Sporadic Wilson's disease)도 있다. 이건 매우 희귀한 경우.

인디 밴드 노이즈가든, 언니네 이발관의 베이시스트 이상문을 죽음으로 몰고 간 병이기도 하다. 그는 2003년, 고작 33세에 윌슨병으로 사망했다.[5]

3. 증상

15세를 기준으로, 15세 이전에 증상이 나타난다면 간 질환이 많고, 15세 이후에 나타난다면 신경 질환이 많다. 대표적인 증상들은 다음과 같으며, 증상의 스펙트럼이 예상 외로 매우 넓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구리가 각막에 축적되면서, Kayser-Fleischer Ring(카이저-플라이셔 고리; 줄여서 K-F 고리)이라는 특이한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데세메트막(Descemet's membrane)에서부터 구리가 축적되어 각막과 공막의 경계부(림버스; limbus)에 특징적인 색깔의 막이 보이는 증상이다.[7] 처음에는 12시 방향에 막이 초승달처럼 생기기 시작하고, 침착되는 양이 많아지면 6시 방향에 추가로 생기며 더 많아지면 완전히 림버스를 원으로 감싸게 된다. 이 색깔은 보통 다음의 색깔 중 하나로 나타난다. 신경성 윌슨병 환자의 70% 이상이 눈에 이 고리가 보이고, 간 질환성이라면 30~60%가 보인다. 가끔 무증상 상태에서 초기 증상이 이것인 경우도 있다.
  • 흔히 황록색(greenish yellow), 금색(golden yellow), 암녹색~암녹갈색(dark green~greenish brown), 회색~회갈색(grey~grey brown)[8]
  • 때로는: 루비색(ruby red), 밝은 녹색(bright green) 또는 군청색(ultramarine), 암갈색(dark brown)

가끔씩 정상적인 경우인 보통의 각막테두리 고리(limbal ring; "림벌 링")와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 구별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정상적인 각막테두리 고리: 고리의 두께(thickness)가 360도의 어느 방향이든 상관없이 거의 일정하다. 그리고 종종 홍채 특유의 종주근 조직이 각막테두리 고리까지 뻗어있는 경우도 많다. 또한 "Vogt의 울타리"라 불리는 줄기세포 구조가 선명하게 보이는데, 12시 방향과 6시 방향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또한 사람마다 고리의 두께가 제각각인 경우가 많고, 아예 없는 것부터 시작해서 매우 선명한 색깔로 보이는 경우까지 매우 다양하다. 흔히 매력 포인트 중 하나로 본다.
  • 노인환(arcus senilis): 콜레스테롤이 침착돼서 생기는 것으로, 보통 60세 이상의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흔히 보인다. 하얀색 또는 회색의 고리가 공막과 각막의 경계부 내부에서 생긴다. 또한 각막 테두리와 약간의 간격을 가지는 "Vogt의 밝은 간격선"을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이것이 보인다면 정상이지만, 젊은 사람인데 노인환이 보인다면 그건 고지혈증, 특히 유전성 고지혈증이므로 병원에 가서 의사의 진료를 받자. 여기까지는 각막과 공막의 경계선이 전체적인 두께의 차이가 일부 있어도 뚜렷이 나타난다.
  • 그냥 플라이셔 고리(Fleischer ring): 철의 축적으로 인해 생긴다. 그리고 고리가 생기는 위치가 각막 테두리가 아니고, 각막 안쪽에 엷게 생긴다. 주로 원추각막(Keratoconus)일 때 보이는 특징적인 증상이다. 황색에서 암갈색을 띤다. 카이저-플라이셔 고리와 제일 많이 헷갈리는 것 중 하나이다. 심지어 의사들도 가끔씩 헷갈릴 정도. 이것은 원추각막을 치료하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 카이저-플라이셔 고리(Kayser-Fleischer ring): 막이 데세메트막에서부터 생기므로 림버스 위에 바로 생긴다. 이후 각막테두리 고리의 일부 또는 전체를 덮어버린다. 빛을 비추었을 때 그 특유의 금속 질감이 보인다. 특히, 초기일 때는 각막테두리 고리의 겉보기 두께가 일정하지 않은 부분이 생기게 된다. 생기는 순서는 12시 방향 초승달->6시 방향 초승달->전체 고리이다. 또한 얇은 두께의 limbus 선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특히 초기에 생기는 카이저-플라이셔 고리는 오직 세극등 검사를 통해서만 볼 수 있다. 맨눈으로 봤을 때 카이저-플라이셔 고리가 단번에 보인다면 그건 이미 윌슨병이 상당히 진행되었다는 뜻이므로 즉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자.
    파일:Kayser-Fleischer_ring.jpg
    위의 그림은 카이저-플라이셔 고리이다. 각막테두리 고리를 덮어버렸고 맨 바깥쪽의 경계선도 잘 드러나지 않는다.

정리하면, 주로 많이 나타나는 건 간질환 계열 또는 신경질환 계열이지만, 워낙에 증상의 스펙트럼이 드럽게 넓어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증상으로 발견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발 저림과 발에 땀이 나는 '불타는 발 증후군'[9] 때문에 병원에 갔는데 알고 보니 윌슨병이어서 사례 보고된 경우가 있다. 그리고 인후통, 두통, 근육통을 보인 후 결국 전격성 간염으로 악화되어 사망한 13세 어린이의 부검 결과, 윌슨병 판정을 받은 경우도 있다. # 또한, 낮에 졸림이 매우 심한 주간졸림증에 시달려서 병원에 갔는데 그게 윌슨병이었던 사례도 있다( 2013년 한국에서 보고; 46세 여성 #). 하여튼 별의 별 증상이 있다.

이러한 넓은 증상 스펙트럼이 오진을 유발해서 최종적으로 윌슨병 진단받기까지 지연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4. 진단

윌슨병이 의심될 경우 가장 먼저 체내 세룰로플라즈민(ceruloplasmin)의 수치를 검사하게 된다. 윌슨병 환자의 경우 구리가 배출되어 세룰로플라즈민과 결합하지 못하기 때문에, 비(非)환우보다 수치가 낮게 나타나게 된다(<0.2). 이 저하된 세룰로플라즈민 수치는 윌슨병 환자의 85~95%에서 보이므로 진단적 가치가 높다. 또한 혈청에 있는 전체 구리의 양 역시 비(非)환우에 비해 낮은 경우가 많다. 대부분이 소변으로 배설되기 때문.

그 외, 간수치 검사를 통해 아미노기전이효소(aminotransferase)의 수치가 증가하거나, 간에서 생산되는 알부민 및 응혈인자(clotting factor)의 수치가 낮게 나타나게 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간생검(liver biopsy)을 실시하기도 하는데, 윌슨병 환자의 경우 간 세포에 구리 수치가 높게 나타나게 된다. 생검시 간 조직 1g당 구리가 0.25mg 이상이면 윌슨병이다.

또는 24시간 소변검사를 통해 소변으로 나오는 구리의 양을 검사하기도 한다. 하루 소변을 통해 나오는 구리의 양이 0.1mg이 넘으면 윌슨병이며 보통 이보다 훨씬 많이 나오는데, 1.0mg 이상인 경우가 많다.

참고로 윌슨병으로 진단될 경우, 환자의 일촌관계에 있는 가족들 모두에게 검사를 권하게 된다. 이는 윌슨병이 유전병이라 가족력이 있거나 보인자인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 대충 부•모와 형제•자매까지라 생각하면 된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은 절차로 진행된다.
  1. 문진 및 임상진단: 증상을 조사한다.
  2. 눈을 세극등(slit lamp)으로 검사했을 때: 카이저-플레이셔 고리가 보이는가? 보인다면 색깔은 무엇인가?[10]
  3. 체내 혈청구리 검사: 혈액검사로 실시. 세룰로플라즈민 수치가 0.2 미만인가? 혈청 구리의 양이 정상보다 낮은가?
  4. 24시간 소변검사: 필요시 페니실라민 1g 투여 후 검사 실시. 구리 배출량이 0.1mg/일 이상인가?
  5. 유전자 검사: ATP7B 유전자 서열에 변이가 발견되었는가?
  6. 간 조직 검사: 간 조직에서 검출된 구리의 양이 0.25mg/g 이상인가?
  7. 위의 검사 결과, 조건들을 만족하는 검사 요소가
    1. 2개 이상 또는 ATP7B 변이 발견[11]: 윌슨병 최종 확진, 치료 시작. 또한 한국의 경우, 산정특례등록 실시.
    2. 1개 이하 및 ATP7B 변이 없음: 다른 질병 가능성으로 보고 재검사.

정 궁금하다면 병원에서 건강검진차 또는 일반적인 혈액검사를 할 때 전해질 검사 항목에 추가로 구리도 검사해달라고 요청하면 병원에서 해준다. 단, 해당 병원에서 검사할 수 없는 경우라면 외부에 의뢰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린다.

5. 치료

위의 여러 진단을 통해 최종적으로 윌슨병으로 진단되면, 먼저 D-페니실라민(d-penicillamine)[12]을 통해 체내에 있는 과도한 양의 구리를 배출시키고 축적된 구리를 해독시킨다. 또한 이때 아연(zinc)도 투여하게 되는데, 아연은 구리의 신체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구리의 수치를 낮출 수 있다. 그후 꾸준히 체내 혈청 구리와 세룰로플라즈민 수치 및 소변의 구리 농도를 측정해 병의 차도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여기서 아연은 주로 아세트산 아연(zinc acetate) 형태로 처방된다(Galzin이라는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페니실라민은 비타민 B6( 피리독신)의 흡수를 방해하므로 매일 25mg의 피리독신을 추가로 보충해야 한다.

페니실라민의 부작용 발생률이 20~30%로, 꽤 높은 편인데, 페니실라민의 부작용으로는 미각 상실이나 미각 이상, 구토, 설사, 간 독성, 신경병증, 백혈구 혈소판 수치 감소 등이 있다. 만약, D-페니실라민에 대해 부작용이 있을 경우에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트리엔틴(trientine)으로 바꿔서 치료를 하게 된다.

약은 사실상 평생 복용해야 하며, 증상이 거의 정상에 가까운 상태로 호전되었다고 하여 절대 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1~2년 이내에 간에 비가역적인 손상이 온다. 이렇게 된 경우, 간 이식을 해야 하며 그 비용은 더 올라간다. 그러니 윌슨병으로 진단되어 처방을 받았다면 반드시 의사와 약사의 지시에 따르자. 약효가 본격적으로 발생하기까지는 최장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므로,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고 계속 복용하자.

식이요법으로는 저구리 식단(low copper diet)과 아연이 풍부한 음식이 강력히 권장되며, 증상의 정도에 따라 일일 구리 총 섭취량을 1.0~2.0mg 정도로 제한하게 된다. 구리가 많이 함유된 음식(예를 들어 버섯, 토마토, 바나나, 견과류, 초콜릿, 말린 채소 등)의 섭취를 하지 않거나 크게 줄이는 것으로 완화할 수 있다.

만일 치료법으로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거나 급성 간염이 발생할 경우, 간 이식(liver transplantation)을 통해 완치해야 한다. 물론 이런 경우 면역억제제 복용도 해야 한다.

6. 징병검사

2015년 10월 19일, 국방부령 제872호 징병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에 의하면, 별표 2항목의 70번 째에 이 병과 혈색소침착증(hemochromatosis)을 묶어 합병증이 없는 경우에는 5급을,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6급을 부여하도록 되어있다.

7. 관련 창작물


[1] 열성 유전이지만 이형접합으로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 환자 중에 30%는 이형접합( 보인자)이다. [2] 이 유전자의 공식적인 이름이 대놓고 '윌슨병 유전자'(Wilson's disease gene)이다. [3] 논문명: Estimation of Wilson's disease incidence and carrier frequency in the Korean population by screening ATP7B major mutations in newborn filter papers using the SYBR green intercalator method based on the amplification refractory mutation system., 발표일: 2008년 9월 12일. # [4] 이건 치사율이 70%까지 올라가는데, 치료법이 사실상 간 이식을 제외하면 거의 답이 없는 간염이다. [5] 노이즈가든 시절부터 이석원에게 누구보다 큰 도움을 주던 밴드의 정신적 지주이자 은인이었기 때문에 이석원은 크나큰 충격을 받았고, 4집 순간을 믿어요가 이상문에게 헌정하는 앨범으로, 같은 앨범의 마지막 트랙 '천국의 나날들'이 헌정곡으로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6]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윌슨병 환자가 비(非)환우에 비해 불면증과 낮 시간의 졸림, 피로, 하지불안증후군 등에 더 자주 시달린다고 한다. # 이유 없이 지속적인 불면증이나 과도한 졸림에 시달린다면 병원에 가서 검사해보자. 특히 윌슨병 가족력이 있다면 병원에 반드시 가야 한다. [7] 시력을 저하시키지는 않는다. [8] 이 경우, 흰자위와 구분하기 쉽지 않으며, 특히 갈색 눈을 가진 사람이 윌슨병 환자일 경우 더더욱 그러하다. 이로 인해 그냥 넘겨버릴 수 있어서,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경험이 많은 안과 전문의의 진단이 필수적이다. [9] burning feet syndrome. 흔히 '수족열증'이라 부른다. [10] 단, 일부 윌슨병 환자에서 카이저-플레이셔 고리가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11] 증상이 없어도 ATP7B 변이가 발견되면 무증상 윌슨병으로 보고, 치료를 시작한다. [12] 페니실린(우리가 잘 아는 그 항생제 맞다.)을 가수분해하여 얻는 아미노산. 아미노산 중 하나이지만 이게 과도한 구리에 대해 킬레이트(chelate)효과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