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미국의 작가 어슐러 K. 르 귄이 창작한 어스시라는 가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소설들을 총칭해서 부르는 이름으로 영어로는 'Earthsea Cycle'이라고 한다. 5편의 장권과 단편집 한개 그외 다수의 단편들로 구성되어있으며, 그중 본편이라 할 수 있는 5편의 장편과 단편집 한개를 황금가지에서 발간했다.원래는 '어스시의 마법사', '아투안의 무덤', '머나먼 바닷가'로 구성된 삼부작이었으나, 3권 발매로부터 20년 후 1990년에 르귄 작가가 4권 '테하누'를 발간하고, 이어서 2001년 단편-설정집 '어스시의 이야기들'과 함께 5권이자 본편의 끝인 '또 다른 바람'을 출간했다. 이후에도 여러 단편이 나오던 중 2018년 르귄 작가가 생전 마지막으로 집필한 단편 'Firelight'가 Paris Review에 게재되며 어스시 연대기는 끝을 맞았다.
게드를 중심으로 한 삼부작과 4권 테하누로 시작되는 후기작 간의 분위기 차가 큰 탓에 이 둘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일부 팬들의 주장이 있다. 이유는 정통 하이 판타지인 삼부작에 비해 후기작들은 여성주의 영향과 함께 현실을 반영한 로우 판타지 성격이 강해지기 때문이다[1] 그러나, 위같은 논쟁과 무관계하게 둘 다 좋아하거나, 오히려 후기작을 더 좋아하는 팬들도 많으니 결국은 개인 취향 문제.
르귄 작가가 직접 그린 작품의 배경인 어스시의 세계 지도[2] |
특이점으로는 삼부작의 주인공이자 연대기의 핵심 인물인 게드가 아메리카 원주민, 즉 홍인으로 묘사 된다는 점이다. 이는 비단 게드만이 아니라 등장인물 대다수가 그러며, 이외에도 흑인, 오스트로네시아[3] 등 다양한 인종이 등장한다. 작가의 인종인 백인도 등장하는데, 주연인 테나나 마지막 권에 나오는 공주 말고는 별 비중이 없다.
20세기 후반과 2천년대 초까지는 나니아 연대기, 반지의 제왕과 함께 세계 3대 판타지 문학으로 거론되고는 했으나, 영화화되어 성공하거나, 적어도 이름만큼은 널리 알린 두 작품과 달리 둘 다 실패한 탓에 현대에서는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2004년 <어스시(Earthsea)>라는 제목의 TV 영화로 만들어졌지만, 1, 2권의 내용을 억지로 묶으려다 엉망이 됐다는 평을 들으며 비평과 흥행 모두 망했다. 2006년에는 이웃집 토토로를 보고 감명을 받은 르귄 작가가 스튜디오 지브리에 한해서 영화화를 허락한 덕에 3권과 4권을 하나로 묶은 게드전기가 제작되었으나, 작가의 작품관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데다가 영화 자체도 완성도가 매우 낮아 팬과 작가 모두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4][5]
여담으로 황금가지판의 번역 수준은 평범한 편이다. 명사 번역같은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제하고 전반적인 번역의 수준을 보았을 때에 조금은 딱딱한 직역체가 주를 이루지만, 이해를 저하시킬 정도의 번역은 없으며 일부 비문이나 오타가 종종 있지만 그것 또한 심하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다.
2. 작품 목록
어스시 연대기 Earthsea Cyc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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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 어스시 전집 | ||
어스시의 마법사 A Wizard of Earthsea |
아투안의 무덤 The Tombs of Atuan |
머나먼 바닷가 The Farthest Shore |
테하누 Tehanu: The Last Book of Earthsea |
어스시의 이야기들 (단편집) Tales from Earthsea |
또 다른 바람 The Other Wind |
단편 | ||
〈해제의 주문 The Word of Unbinding〉 (1964) ⒬ 〈이름의 법칙 The Rule of Names〉 (1964) ⒬ 〈오드렌의 딸 The Daughter of Odren〉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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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믹스 | ||
《
게드전기: 어스시의 전설》 (2006, 애니메이션) 《Earthsea》 (미니 드라마) |
3. 등장인물
3.1. 현재
3.1.1. 주연
3.1.2. 조연
3.1.2.1.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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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언/에이할
게드의 스승. - 들콩/에스타리올
- 톱풀/케스트[6]
-
소리온
로크의 소환사이자 현자이며 게드의 친구. 3권 머나만 바닷가에서 첫 등장하는데 마법 실종 사건 조사에 자신이 아닌 아렌을 데려간 게드의 결정에 불만을 품고, 그를 뒤따라 죽음의 세계까지 가지만 그대로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7] 이후 단편집인 어스시의 이야기에서 악역으로 재등장하는데 이는 소리온은 게드나 아렌처럼 정당한 방법이 아닌, 금기인 사자 소환 마술로 그 자신을 현세로 소환해 부활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과거 자신이 맞서겠다며 길길 나섰던 거미와 다를 것 없는 존재로 전락해버렸다.
돌아온 이후에는 부활 과정의 부작용인지 게드가 은퇴하고 공석이 된 대현자 자리를 노리고 로크의 학생과 다른 현자들을 불러모아 자신의 패거리를 만들어 각종 행패를 부린다. 대표적으로는 레반넨(아렌)의 즉위식에 대현자가 참관하지 않았으니 무효라며[8] 어스시 세계에 분란을 일으킨다. 그러던 중 로크에 마법을 배우러 온 여성인 이리안과 맞서 로크 언덕에서 결투를 벌이는데, 로크 언덕이 가지는 특수성과 이리안의 힘에 의해 그냥 시체가 되어버린다.
이런 추한 말년의 행적과는 별개로 과거에는 게드와 함께 힘을 합쳐서 소환사 자리를 탐내 금기를 어기고 살아있는 인간을 소환한 현자 이리오스와 싸운 적도 있고, 게드의 최측근으로 행동하면서 마법 실종 사건 조사 때는 게드로부터 로크 섬의 운영을 위임 받기도 하는 등 근본은 좋은 영웅에 가까운 인물이지만 말년 운이 제대로 꼬였다.
3.1.2.2. 그외
- 거미
3.2. 과거
-
모레드
인라드의 왕, 현자 왕 모레드. 원래는 후계자가 아닌 마법을 배워 본가를 보좌하던 방계 출신이지만, 본가가 단절된 탓에 왕위를 이었다. 해브너로 그곳의 일을 보러 갔다가 돌아오던 길에 들린 솔레아 섬의 엘파란과 결혼했으나, '지팡이의 군주'라는 강력한 현자가 엘파란을 내놓지 않으면 세고이의 말을 철회해 섬을 바다 밑으로 되돌리겠다고 협박했다. 모레드와 엘파란은 지팡이의 군주에게 한동안은 맞섰으나 그가 너무나 강력한 탓에 모레드는 인라드에 남은 이들을 이끌어 맞서고, 엘파란은 아들 세리아드와 함께 솔레아에 은거한다. 그러던 어느날 엘파란의 동생이 지팡이의 군주에게 세뇌당해 한 거짓말에 속아 그가 파놓은 함정에 빠져 죽을 위기에 처한다. 그러나, 난전 속에서 내린 빗물이 먼지에 지팡이의 군주의 참 이름을 써준 덕에 그에게 맞섰고 그와 함께 공멸한다.
-
엘파란
솔레아 섬의 영주, 대표이자 모레드의 왕비. 현명한 마법사(마녀)로 인라드로 돌아가던 모레드와 만나 사랑에 빠져 결혼하고 인라드로 가서 아들 세리아드를 낳는다. 그러나 '지팡이의 군주'가 자신의 청혼을 거절하고 모레드와 결혼한 것의 대가라며 공격해오자 한동안은 맞서다가 결국은 세리아드와 함께 솔레아로 도망쳐 은거한다. 이후 지팡이의 군주가 동생을 죽이고, 모레드와 공멸하면서 일으킨 파도가 솔레아로 오자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아들을 물에 뜨는 요람에 태운 뒤 자신은 그대로 섬과 함께 수장된다.
-
에레삭베
마하리온 왕의 궁정 마법사. 바다 전승을 사용해 실라이스의 샘물을 조종해서 카르그의 침략자들을 홍수로 쓸어내고, 해를 멈춰 하루를 5시간이나 늘린 현자 '불의 주인'과 싸워 이기기도 했다. 이후 에레삭베는 카르그와의 화평을 위해 모레드의 고리를 선물하러 가지만, 카르그의 실권을 쥔 사제장 인타신과 싸우게 된다. 과정은 불분명하나 결과적으로는 인타신에게 패배해 고리가 부러지고, 절반은 인타신이 남은 절반은 에레삭베를 치료한 카르그의 공주에게 주어진다. 내지로 돌아간 에레삭베는 인간들을 공격하던 용 오름과 싸워 함께 죽는다.
4. 평가
《어스시 연대기》의 수상 기록 | |||||
{{{#!folding [ 펼치기 · 접기 ] |
역대 네뷸러상 시상식 | ||||
최우수 장편 | |||||
제25회 (1989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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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1990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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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1991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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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앤 스카보로프 《The Healer's W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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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슐러 K. 르 귄 《테하누: 어스시의 마지막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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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스완윅 《Stations of the Tid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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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로커스상 시상식 | ||||
판타지 장편 부문 | ||||
제20회 (1990년) |
→ |
제21회 (1991년) |
→ |
제22회 (1992년) |
오슨 스콧 카드 《Prentice Alvin》 |
→ |
어슐러 K. 르 귄 《테하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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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리 S. 테퍼 《Beauty》 |
중편 부문 | ||||
제31회 (2001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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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회 (2002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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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회 (2003년) |
루셔스 셰퍼드 〈빛나는 초록 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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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슐러 K. 르 귄 〈찾은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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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미에빌 《The Ta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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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슐러 K. 르 귄의 대표작이자 가장 대중적인 소설 연작으로 시대의 흐름과 가치관에 따라서 평가가 변하기도 하지만, 대체로는 하이 판타지계의 대표적인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80년대에 발간된 세계관의 토대가 된 3부작은 전형적인 영웅물로서 평단과 대중에게서 고르게 고평가 받았다. 이전까지 SF의 거물로서 이름을 날리던 르 귄이었기에 SF적 요소가 어느정도 가미 될 것이라는 세간의 기대와 달리 이를 배제하면서도 톨킨으로 대표되는 기성 판타지 세계관에서 탈피해 독자적인 노선을 가는 데에 성공하면서 세계의 독자와 비평가들에게 반지의 제왕과 나니아의 뒤를 잇는 3대 판타지 소설로 평가되고는 했다.
특이점으로는 기존의 영웅담의 권선징악이라는 틀을 깨고 선과 악의 2분법이 아닌, 선 안에도 악이 있고 악 안에도 선이 있다는 식의 이 전까지의 영웅담과는 다른 새로운 관점을 성공적으로 선보였다. 미야자키 하야오도 그 점에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훗날 게드전기를 만들기 위해 작가와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모든 작품이 어스시의 세계에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90년대, 3권 발매 이후 심경 변화를 겪으면서 페미니즘에 대한 작가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4권 테하누를 시작으로 후기작들은 페미니즘의 영향이 작품에 짙게 묻어나온다. 비평계에서는 기존의 어스시 삼부작 이상으로 호평했고 결국 네뷸러상까지 수상을 받았다. 독자들의 경우는 호평하는 측과 페미니즘 선전물이 되었다고 혹평하는 편으로 갈렸다.
안타깝게도 21세기에 들어서는 다른 3대 판타지 소설과 달리 미디어믹스가 실패하면서 대중적 인지도가 낮아졌다. 실패 이유로는 많은 분석이 있지만, 정통 영웅-신화물인 반지의 제왕이나 기독교적 우화 색채를 띈 나니아 연대기처럼 확고한 주제가 있는 두 작품과 달리 어스시 연대기는 인간 삶과 갈등을 야기하는 드라마의 성격이 강하며 읽는 독자의 성향에 따라서 해석이 갈리기 때문이다.[9]
여러 호평과 혹평을 넘나드는 비평을 받고 있지만 르 귄이 죽고 난 뒤 인 2018년 이후의 평가는 르 귄의 하이 판타지의 정수, 특히 1권부터 3권까지는 이견이 없는 최고의 영웅물 트릴로지 특히 르 귄이 SF작가로서 역량을 보여준 헤인 연대기나 서부 해안 연대기들이 비하면 SF적인 요소들을 배제하고 본인의 하이 판타지적인 요소들을 아낌없이 쏟아부은 걸작 시리즈로서 고평가를 받고있다.
재밌게도 반지의 제왕 그리고 반지의 제왕 설정을 많이 차용한 후대의 많은 판타지 작품들은 단일 대륙에서 육로로 여행하면서 모험을 하는 반면에, 섬이 많은 어스시 시리즈에서는 당연히 배를 타고 많이 다닌다. 이 때문에 항해가 작중 내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10] 3권에서 아렌 왕자도 대현자 게드에게 받은 가르침 중 항해술이 대부분이다.
5. 세계관 개략
5.1. 마법사/마술사
여자 마술사들은 마녀라 불리며 로크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금지되고, 이들이 사용하는 술법은 비천한 마녀술로 간주된다. 드물게 상급 마법이라 할 만한 것을 쓰는 자들도 있지만 대개 아이 받기, 치료, 수맥 찾기, 사랑의 묘약 등 옛 힘에서 비롯된 기술을 사용한다.일반적으로 마술사라 하는 건 남자 마술사로, 진정한 언어에 대해서도 조금 알고 비천한 술법과 상급 기예를 모두 알고 있다. 학생이 지팡이를 스승에게서 받지 못한다면 마술사로 끝나게 되고, 지팡이를 받으면 어엿한 마법사가 된다.
일반적으로 마술 하면 생각하는 연금술이나 사자 소생 및 기타 생각 해 볼 법한 마술도 할 수는 있지만, 매우 위험하고 금기시 된다.
5.2. 로크 학당
로크의 아홉 스승이란 날씨를 제어하는 풍향사, 환각을 만들어내는 기예사, 치유 기술을 사용하는 약초사, 질료와 형상을 변화시키는 변화사, 산 자와 죽은 자의 영혼을 부르는 소환사, 진정한 언어를 가르치는 명명사, 내재의 숲에 살며 의미와 의도를 탐구하는 조형사, 노래로 보존된 주문들을 보존하고 가르치는 찬미사, 대학당의 들어옴과 떠남을 관장하는 수문사가 있다. 원래는 찬미사 대신 탐색사가 있었다.5.3. 어스시의 역사
태초에 '세고이'라고 불리는 창조주가 진정한 이름을 불러 바다에서 섬들을 끌어올렸다고 전해진다. 이 이름은 세상 만물에 각각 하나씩 있으며[11] 태초의 말로 지어졌다.
사람의 경우 태어나서는 아명으로 불리지만 10대 초~중반에 일종의 성인식을 치르면서 그 이름을 '뺏기고' 새로 진정한 이름을 받게 되며 평소에는 '나무딸기' 나 '새매' 등의 별명으로 불린다. 위 인물 목록의 '/' 앞쪽이 통상의 명칭이고 뒷쪽이 진정한 이름으로 이 이름은 당연히 소중한 사람 외에는 아무에게도 알려줘서는 안 되고, 대부분은 본인과 이름을 지어준 마술사나 마녀 정도만이 안다고 한다.
소위 말하는 진명이 어스시에서는 현실인 격. 따라서 이름의 관리에 정말로 주의해야 한다. 진명의 힘이 얼마나 강력하냐면 예시로 과거 자신을 '지팡이의 군주'라고 자칭하던 사악한 마법사가 "솔레아"라는 섬 하나의 모든 사물, 즉 모래알 하나의 진명까지 전부 파악한 뒤 진명으로 명령을 내려서 창세 이전으로, 즉 바다 밑으로 가라앉혀버린 적도 있었다. 전투와 마법력 전부 비교도 안되는 드래곤조차 자신의 진명을 알고있는 인간 게드의 반협박에 굴해 인간의 섬들을 습격하지않겠다고 맹세를 했을 정도다.
마법은 군도 사회에서 매우 유용한 기술이자 동시에 일종의 종교처럼 받아들여진다. 로크의 마법사들은 분명 유용한 기술과 지식을 지녔지만 규율에 의해 사용이 제한되며, 사용된다 하더라도 대부분은 마을 대표나 영주, 대공을 위해서 행해지는 등 실제 역사의 종교 집단의 사제들과 비슷한 역할과 지위를 지닌다. 반면 마술사나 마녀같은 비공인 마법사들은 대개 처우가 낮은 편이며 그중에서도 마녀들은 실제 하는 일에 비해서[12] 매우 낮은 사회적 인식과 차별을 받는다. 심지어 마술사의 경우 실력만 있다면 로크로 가서 마법사가 될 수도 있지만, 마녀는 아예 마법사가 될 수 없다고 정해져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로크 대학당의 기반을 다진 이들은 다름아닌 '손'이라는 반 해적, 폭군 저항 집단을 이끌던 마녀들이였다는 것인데 이는 세월이 흐르면서 학당의 교칙이 점점 교조화되가면서 여성을 배척하는 방향으로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어스시의 세계는 전승 시가와 춤을 중시하는 문화를 지녔는데, 이는 폴리네시아 전통 문화에서 따온 것으로 추측된다.
그외에 군도에 속하면서도 군도 사회와는 전혀 다른 독자적인 사회를 가진 이들로 북동쪽에 있는 카르그 4군도에 사는 카르그인들이 있다. 이들은 백인종으로 묘사되는데 군도와는 종교도 문화도 매우 다르며, 대체로 문명수준은 군도에 비해 뒤떨어지고, 싸움과 약탈을 일삼는 바이킹 정도의 사회로 묘사된다.
북쪽에는 호겐 대륙이 있으나 전혀 언급이 안 된다[13]. 이에 대해선 작가의 다른 시리즈인 서부 해안 연대기 또한 세계의 다른 부분은 언급이 안 되니 어쩌면 같은 세계임을 의미하는 떡밥이란 해석이 있다. 그 경우 서부 해안은 호겐 대륙의 서편, 군도의 북서편이 되는데 가능성은 낮으며 현재로선 작가가 이에 대한 언급을 따로 하지 않는 한 확인할 수 없다.
해브너에서 봤을 때 서쪽의 바다는 주로 용들이 사는데 이 용들은 불을 뿜고 날아다니며 물에 빠지면 죽는다. 또한 이들은 태초의 말을 사용한다.[14] 이 용들은 대개 인간과 그 문명을 만나면 일단 파괴하고 보지만 어떤 경우에는 인간에게 먼저 말을 걸 때도 있다. 이렇게 용이 먼저 말을 거는 인간을 '용주(龍主)' 라고 하며 뭔가 대단한 사람으로 취급한다. 알려진 용주는 에레삭베나 게드 정도.
태초의 마법에 의해 끌어올려진 만큼 각 섬들에는 마법의 힘이 어린 곳이 있는데 이 땅의 어두운 마력은 로크의 마법사들에게는 사악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알고 보면 정작 로크 마법사들의 마법 기반은 로크 섬의 마력으로 로크에서 멀어질수록 이들의 마법이 잘 안 먹힌다. 어스시 시리즈의 초반에는 그것이 당연한 진리로 여겨졌으나[15] 후반으로 갈수록 그에 대한 의문이 부풀려진다. 사실 후반부로 갈수록 초반에 나온 이야기의 반전[16]이 나오기에 독자들이 후반부 책들을 읽으면서도 신선한 충격을 받는다.
군도는 유사 이후로 하나의 왕이 통치하였지만 에레삭베[17]라는 대마법사가 평화의 룬이 새겨진 유일한 팔찌를 친선 목적으로 카르그에 선물하러 갔다가 쪼개먹고 잃어버린 뒤로[18] 왕가가 끊겨버렸다. 혈통은 남았지만...[19]
이후 군도는 수많은 야심가들과 공경들, 해적들의 발호가 끊이지 않으며 3권까지도 그 경향이 있게 된다. 몇백 년을 이랬으니 징하다.
자연스럽게 군도의 사람들은 눈마새에서 북부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왕을 평화와 안정과 번영의 상징, 하나의 구세주로 여기며 마음속으로 갈구하게 된다. 그 경향 속에서 각지의 마술사들과 마녀들이 알음알음 모여 로크 섬에 마법학교를 세우고 학생들을 기르며 세계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게 된다.[20] 로크 섬과 마법학교는 원래 현명하고 평화적인 마녀들이 세운 곳이었다.[21]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마법학교를 남자들이 차지했고 여성의 출입을 금지했다. 여자는 마법사가 될 수 없다는 둥[22] 또한 당시에는 없었으나 수백년 후 로크의 마법사들끼리 작당해 왕 대리라고 할 수 있는 대마법사 직위까지 만들게 된다.
게드의 시대에 이르면 로크 섬의 마법학교는 왕의 정부를 대신해 군도 중앙의 질서와 평화를 어느 정도 유지하는 상당히 대단한 조직이 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공경, 영주 등의 귀인들에게 봉사할 마법사들을 파견하거나 큰 문제가 생긴 섬에 마법사를 보내거나 하는 식의 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게드 항목에 약간 나와있는 대로 게드는 결국 에레삭베의 고리[23]를 되찾아 복원하고 평화의 룬을 재발견하며 군도에 새 왕을 찾아준다. 후대의 기록을 보면 새로운 왕이 나타났기 때문인지 몰라도 게드가 대현자가 아니게 된 이후로 새로운 대현자는 나타나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게드의 업적 중 제일 대단한 것은 '거미'라는 마법사가 불멸을 추구하며 스스로를 언데드로 만들어버림으로서 열려진 문[24]을 게드 본인의 마법력을 전부 희생하면서 닫아버려서 세계에서 사라지던 마법의 힘을 되돌린 것이다. 이 마법 자체가 세계를 이루는 도 비슷한 것이고 사람들의 인성과도 연관이 있기에 마법이 '담장 너머의 세계'[25] 로 빨려나가자 사람들의 마법에 대한 믿음과 인성이 상당히 타격을 받는다. 어떤 의미로든 게드는 본인의 희생으로 세계의 질서를 새로 바로잡은 자인 것이다.
여기까지가 3권까지의 내용이다.
4권 테하누는 마법력을 잃은 게드가 곤트 섬으로 돌아온 이후 이야기인데 이야기 시작 시점이 3권 끝부분이고 테나 시점이라 후반부까진 게드가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간단히 말해 마법을 잃은 마법사와 과부와 불구자가 한 가족을 이루고 살아가기 시작했는데 마법을 가진 남자들과 충돌해 갈등을 일으킨다.
초반에 막 즉위할 예정인 아렌/레반넨의 사자가 게드를 즉위식에 데리러 왔다가 만나지 못하고 돌아가며 중반엔 왕이 된지 얼마 안 된 아렌/레반넨이 테나를 만나러 곤트로 향하다가 우연히 테나와 테하누를 만난다. 마지막엔 왕이 질서를 세우면서 잘못을 범하는 자를 멸하거나 가둘 때 왕이 멸하지 못하는 것을 용이 멸한 걸로 끝났다.
5권 어스시의 또다른 이야기들은 단편 모음집이다. 1권보다 이전 이야기, 3권 이전의 이야기, 4권 이후 6권 직전의 시대의 주요한 이야기를 모은 것이다. 3권 이전 이야기에선 게드가 후반에 잠깐 등장한다.
6권 또다른 바람에선 3권 이후 서쪽의 용들 중 일부가 어스시 군도에 사는 인간들을 몰아내려고 여러 차례 습격을 해 고초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담장 너머의 세계' 가 변화하려는 듯한 조짐을 보인다.
아렌/레반넨이 즉위한 후로 서쪽의 용들과 동쪽의 카르그 제국에게서 어스시 군도를 지켜내고 노력하는데 6권 시점에선 카르그 제국이 나름 두 나라 사이의 평화를 원하는 아렌/레반넨의 요구를 받아들이겠다는 표시로 고왕의 딸인 왕녀와 결혼할 것을 요구했다. 이 때문에 6권에서의 아렌/레반넨은 용의 습격의 원인을 알아내고서 해결해야 하고 카르그 제국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거 때문에 골치가 아픈 상태였다.
6권에서 게드는 조언으로 일종의 길라잡이를 해주는 정도로만 활약하고 대부분의 활약은 테나, 테하누, 아렌/레반넨 등이 한다. 마지막엔 어스시 군도 지역에 있던 용들 모두 서쪽으로 떠나며 아렌/레반넨과 왕녀는 결혼하게 된다.
여기서 '담장 너머의 세계' 가 가진 비밀이 밝혀지는데 결과적으로 3권에서 게드가 한 일은 헛일이 되어버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거미가 한 것은 세상에 상처를 내서 용과 인간이 각자 가지기로 한 것을 모두 없애버릴 뻔 한 것이고, 주인공들이 한 일은 바람이 오가지 못하도록 바람길을 막던 벽을 허문 것이다. 비유해 설명하자면 주인공들은 강이 흘러가는 것을 억지로 막던 댐을 무너뜨린거고, 거미는 물이 쌓인 인공 호수 바닥에 구멍을 뚫어 지구의 핵으로 물을 쏟아부어 모조리 증발시켜버리려던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판타지에서 자주 보이는 '야만인들의 전설이 사실은 진실의 실마리' 라는 패턴이 쓰이는데 이 야만인들이 호전적이고 눈 파랗고 피부 하얀 북구인 같은 사람들이라는 점을 떠올려 보면 미묘한 느낌이 드는 부분.
[1]
초인, 신선처럼 묘사되던 게드와 마법사들의 인간적 한계가 드러나고, 기존의 세계관이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재해석 된다.
[2]
영어로는 'Earthsea'인데 이것을 황금가지에서 한 것처럼 '어스시'라고 음차해야 하는지, 아니면 '땅바다'라고 번역해야 하는지에 관해서 논쟁이 있다.
[3]
말레이인, 필리핀인 그리고 대만 원주민 그외에 많은 인종이 이 부류에 속한다.
[4]
르귄 작가는 영화에 대해 “좋은 영화지만, 이건 내 책이 아니다. (이 영화를 내 작품의 영상화로 인정할 수 없다는 뜻)”는 평을 남겼는데, 이를 호평으로 오해한 지브리가 홍보에 사용하자 조목조목 비판하는 글을 본인 블로그에 게재하는 일이 있었다.
[5]
사실 과거에
미야자키 하야오 본인이 직접 르귄에게 연락해 '당신의 책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싶다'고 청했으나, 당시 애니메이션에 관해 회의적인 입장을 가진(디즈니식 '아동용 카툰'으로 만들어질 것을 우려했다고) 르귄이 거절한 탓에 제작되지 못했다. 후일 르귄 작가가 허락했을 때는 역으로 하야오가 어스시의 영화화에 관해 흥미를 잃은지 오래였고(어스시 자체는 여전히 좋아하지만, 어스시를 읽으면서 느낀 철학이나 감상을 이미 다른 작품에 모두 써버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때문에 기획은 표류하다가 그의 아들
미야자키 고로가 떠맡게 되었다.
[6]
'송사리' 라는 뜻
[7]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투의 작중 내용과 3권이 해피 엔딩으로 끝난 탓에 결국 돌아갔을 거라고 생각한 팬들에게는 나름의 반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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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온와 그의 패거리는 그것이 퍽 큰일인 양 소란을 떨지만, 원래 로크의 학당은 진정한 왕의 귀환이 있을 때까지만 임시로 그 역할을 맡았음을 망각한 망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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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믹스 실패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영웅 서사의 주인공인 게드가
홍인 설정이었다는 것도 꼽힌다. 2004년에 제작된 드라마도 백인 배우가 게드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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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항해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다른 판타지 소설로 나니아 연대기의 새벽 출정호의 항해 정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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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모래의 경우 모래라는 보편물질의 전체를 일컫는 이름도 있지만 모래알 하나하나의 진명도 있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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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명을 지어주거나, 아이를 받거나, 가축을 치료해주거나, 약을 지어주는 등의 일들은 대부분 마녀들에 의해 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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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크기가 어쩌면 어스시 전체의 크기보다 클지도 모른다고 언급되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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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굉장한 어드밴티지인데 태초의 말은 그 자체로 하나의 마법이며 지혜의 원천이다. 마법의 주 구성요소인 고대어 룬과 주문은 태초의 말로 이뤄지며 무엇보다 인간은 태초의 말로는 거짓말을 할 수 없지만 용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다! 물론 진명에 묶여있는 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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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서 게드는 오스킬 섬의 어두운 마력과 저승에서 나온 자신의 '그림자' 가 같은 성질의 것이라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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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4권 이후 '인간과 용이 태초에 하나의 종이었으나 싸운 후 서로 다른 지역으로 가면서 하나의 종이었음을 잊었다' 라는 것이 밝혀진다. 그에 더해 가장 나이든 용에 대한 호칭이 세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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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eth-Ak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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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되찾는 모험이 2권 아투안의 무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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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에레삭베는 마지막 왕의 친구로 강대한 용과 싸우는 등 한 일이 많아 수많은 위업을 쌓은 영웅으로 숭앙된다. 게드가 자그마치 주인공이고 에레삭베 뒷수습에 더해 세계를 구하는 엄청난 위업을 행했음에도 사람들에게는 에레삭베에 준하는 수준으로 평가받는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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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은 5권의 한 단편에 잘 묘사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읽으면 수문사에 대한 강렬한 애호심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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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마법을 따로 배우는 마법 학교라는 개념은 르 귄이 어스시 연대기를 집필할 당시만 해도 희소한 개념이었다. 그 당시 보편적인 인식은 홀로 오두막에 은둔하는 마법사에게 찾아가 제자가 되어 가르침을 받는 정도.
닐 게이먼의 경우 어스시가 아니었다면
해리 포터 시리즈와 같은 환상 문학은 아예 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 평한 적도 있다. 실제로 시리즈의 첫 장편
어스시의 마법사는 1968년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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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매우 간략하게 서술되어 정확하게 어쩌다가 여성을 배척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는지는 알 수 없으나, 작품의 현실적 묘사를 기반으로 추측컨데 육체적으로 고된 해양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 구도 및 오랜 혼란으로 인한 인구 감소와 수반되는 높은 영아 사망률이 여성을 집에 머물게 하면서 육아를 전담시키는 방향으로 흘러갔다고 가정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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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건 세계 최고의 미녀였다던 엘파란의 팔찌다! 에레삭베가 잃어버려서 그렇게 부를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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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과 이승을 연결하는 문이다. 거미가 스스로를 불멸로 만들어버림으로서 균형이 깨져서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승의 마법의 힘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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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이며 또한 메마르고 마법에 반대되는 음적인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