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22 22:52:13

아그네스 랜돌프

파일:아그네스 랜돌프.jpg
[1]
성명 아그네스 랜돌프
Agnes Randolph
생몰년도 1312년 ~ 1369년
출생지 스코틀랜드 왕국 모레이 백작령
사망지 스코틀랜드 왕국 마치 백작령
아버지 토머스 랜돌프
어머니 이사벨라 스튜어트
형제 토머스, 존, 이사벨라
남편 패트릭 5세 드 던바
직위 던바 백작부인

1. 개요2.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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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스코틀랜드 왕국의 귀부인. 백년전쟁 시기 잉글랜드군의 침략으로부터 던바 성을 지켜낸 것으로 유명한 여인이다.

2. 생애

1312년경 초대 모레이 백작 토머스 랜돌프와 본킬의 존 스튜어트[2]의 딸인 이사벨라 스튜어트의 딸로 출생했다. 형제로 토머스[3], 존[4], 이사벨라[5]가 있었다.그녀는 검은 눈, 검은 머리, 어두운 피부색 때문에 "검은 아그네스"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1324년 12살의 나이에 던바 및 마치 백작이자 배릭 총독인 패트릭 5세 드 던바와 결혼했다. 1332년 에드워드 발리올이 잉글랜드 귀족들의 지원에 힘입어 스코틀랜드 국왕이 되었을 때, 남편 패트릭 5세는 이에 맞서 싸웠다. 그러나 1333년 7월 할리든 힐 전투에서 잉글랜드군에게 패배한 뒤 항복해야 했고, 다른 스코틀랜드 귀족들과 함께 에드워드 발리올 왕에게 경의를 표했다. 하지만 그는 1334년에 스코틀랜드 반란군의 편에 서서 에드워드 발리올과 잉글랜드군에 맞서 싸웠다.

1338년 1월, 패트릭이 다른 곳에서 군사 활동을 벌이는 동안, 초대 솔즈베리 백작 윌리엄 몬타구가 지휘하는 잉글랜드군이 던바 성을 포위했다. 당시 아그네스는 하인 및 여러 전사와 함께 던바 성을 지키고 있었다. 몇몇 사료에는 솔즈베리 백작이 20,000명에 달하는 대군을 이끌었다고 적혀 있지만, 학자들은 명백한 과장으로 간주하며 수천 명을 넘지 않았을 거라 추정한다. 다만 던바 성에 남아있던 수비대를 압도하는 숫자였던 것만은 분명하다. 전승에 따르면, 아그네스는 던바 성을 포위한 뒤 항복을 요구한 잉글랜드 사령부에게 아래의 답장을 보냈다고 한다.
"나는 스코틀랜드 국왕의 은혜로 내 성에 살고 있으며, 그 대가로 고기와 돈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내 집이 나를 지켜주는 한, 나도 내 집을 지킬 겁니다."

이후 잉글랜드군이 투석기를 사용해 거대한 돌과 납 공을 성벽에 발사했고, '암퇘지'라는 별명을 붙인 거대한 공성탑을 성벽에 바짝 대려 했다. 이에 아그네스는 윌리엄 몬타구에게 "암퇘지가 곧 분만할 테니 돌봐라"라고 소리친 뒤, 수비대에게 적군이 성벽에 발사했던 모든 돌과 납 공을 모아서 공성탑에 던지라고 명령했다. 그 결과, 공성 탑은 산산조각났고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이 몰살당했다. 전승에 따르면, 그녀는 잉글랜드군을 조롱하기 위해 하녀들에게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힌 뒤 적군이 지켜보는 가운데 벽과 탑에 적의 포탄이 남긴 흔적을 헝겊으로 조심스럽게 닦으라고 명령했다고 한다.

정면 공세로 던바를 공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은 윌리엄 몬타구는 계책으로 던바를 공략하기로 했다. 그는 스코틀랜드 전사 한 명에게 뇌물을 줘서 밤에 성문을 열게 했다. 그러나 전사는 곧 아그네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이후 몬타구가 선두에 서서 열린 성문 안으로 들어갔을 때, 아그네스는 그를 가두기 위해 성문을 내리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잉글랜드 전사 한 명이 성문을 양손으로 들어서 몬타구가 무사히 빠져나갈 때까지 버텼다. 전승에 따르면, 아그네스는 도망치는 몬타구를 향해 이렇게 조롱했다고 한다.
"몬타구여! 나는 당신이 점심을 먹으러 우리에게 올 것이라 생각했소. 그리고 이와 동시에 이 성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거라 생각했소!"

이후 잉글랜드군은 어느 시점에서 아그네스의 형제인 존 랜돌프를 체포했다. 그들은 존의 목에 밧줄을 묶은 뒤 성 앞에 보여서 만약 항복하지 않으면 그녀 앞에서 존을 교수형에 처하겠다고 협박했다. 그러자 그녀는 존이 죽으면 자신이 그의 재산을 상속받으므로 그의 죽음은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렇듯 그녀가 끝까지 버티자, 윌리엄 몬타구는 갤리선을 사용하여 육지뿐만 아니라 바다에서도 성을 완전히 차단해 굶겨 죽이려 했다. 그러나 1338년 7월, 알락산더르 램지가 이끄는 스코틀랜드 분견대가 해상 봉쇄를 뚫고 던바 성에 물자를 제공했다. 결국 몬타구는 7월 10일에 던바 포위를 풀고 잉글랜드로 철수했다. 잉글랜드 왕실은 던바 공략에 실패하면서 6,000 파운드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아그네스는 1369년경에 사망했다고 전해지며, 남편과의 사이에서 자식을 낳지 못했다. 패트릭 5세와 아그네스의 유산은 패트릭 5세의 사촌인 돈캐스터의 존 드 던바와 아그네스의 여동생인 이사벨라의 아들인 조지 1세 드 던바에게 넘겨졌다.


[1] 1906년 어린이 역사책 <스코틀랜드 이야기>에 수록된 그림 [2] 윌리엄 월레스의 동지로서 잉글랜드 국왕 에드워드 1세의 침략에 맞서 싸운 인물이다. [3] ? 1332 ~ 제2대 모레이 백작, 스코틀랜드 호국경 [4] 1306 ~ 1346, 제3대 모레이 백작 [5] 돈캐스터의 존 드 던바의 아내. 그들 사이에서 제10대 던바 및 마치 백작 조지 1세 드 던바가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