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 소각자

ㅡ모든 인연의 끝에는, 또 다른 시작이 있다.

당신에게도 그랬다.
어릴 적 강도 살인을 당해 한 순간에 부모님을 모두 잃었지만,
성당의 사람들이 가족이 되어 주었고, 그는 그렇게 새로운 인생을 살아왔다.
비록 풍족하지는 않아도, 이 정도로도 내 삶은 충분히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ㅡ또 다른 끝을, 맞이하게 되기 전까지는.

인생을 또 한 번 뒤흔드는 잔혹한 사건을 겪으며 만나게 된 성가인이라는 여자.
그저 낡아빠진 문이라고 생각했던 곳을 열어젖히자
눈앞에 펼쳐져 있던 정체불명의 쓰레기의 산 앞에서, 그녀는 당신에게 말했다.

그가 이곳 쓰레기장 의 관리인이라는 사실을.
이것 역시도... 어떠한 인연의 시작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