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Giles.버피 더 뱀파이어 슬레이어의 등장인물로 배우는 앤서니 헤드.
슬레이어를 감시하고 지원하는 조직인 왓처 협회(Watcher council) 소속의 인물로 등장은 시즌 1 첫 에피소드. 서니데일로 이사를 온 버피 서머즈의 담당 왓쳐가 되면서 인연이 이어진다.
등장하는 대다수의 왓쳐들이 그렇듯 영국인이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자면 버피를 제외한 왓쳐 및 슬레이어들처럼 영국인이지만. 도대체 지옥의 문이 둘이나 있는 미국을 비워두고 영국을 중심으로 이러한 세력이 구축되어 있는 이유는 알 수 없다.
영국에서 살던 시절엔 박물관 등지에서 일을 했다고 한다. 실제로 영국에서의 추천으로 서니데일의 박물관에서 일정 업무를 도와주기도 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것저것 아는 것 많은 재미있는 사서.[1]
서니데일에서의 최초의 직업은 고등학교 사서로 버피와 만난 것도 이 시기다. 본인이 직접 이 직업을 택했는데 그 이유는 학생과의 접촉을 최소한도로 줄일 수 있었기 때문. 말을 꺼내는 순간 살짝 더듬는 버릇이 있다. 물론 너드 기믹이 흐려지는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없어진다.
2. 성격
영국인 캐릭터답게 심심하면 차를 마시고, 고서를 뒤져서 정보를 찾는가하면, 컴퓨터와 같은 첨단기기에는 영 잼병이다. ...심지어는 후반부 시즌이 되어도 휴대전화가 없다.최전방에서 항상 싸워야 하는 슬레이어에 대비되는 캐릭터가 바로 지원 및 조사담당의 왓쳐였기에 그에 따라 상대적으로 소심하고, 원리원칙주의자인 캐릭터로 시작되었다. 심지어는 왓쳐의 교육을 한 번도 받지 않은 풋사과 버피가 단번에 뱀파이어를 구분해 낼 때 이리저리 당황할 정도로 경험이 적었다. 이처럼 처음에는 실전을 적게 겪은 온실 속의 화초같은 이미지였다. 슬레이어의 임무을 이유로 버피의 사생활을 제한하려다가도 그녀의 강력한 어필에 하는 수 없이 허락해하는 식이었다.
...시즌 1 초반까지는.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사정이 바뀌었다. 후기 시즌에 돌입하면서 보다 많은 일을 겪게 되고, 많은 설정이 덧붙여지며 단순히 슬레이어의 극단에 위치한 존재만으로 규정할 수 없게 된 것.
극단적인 원칙주의자들로 이루어진 왓쳐 협회에 대비되는 유해진 성격과 임기응변 등의 성격을 가지게 되었고, 다양한 연인들과 함께하며 로맨스적 성향이 강해졌으며, 적당한 선에서 버피 및 스쿠비 갱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그들 집단에 대한 아버지와도 같은 모습을 취하게 되었다. 이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스쿠비 갱이 전원 아버지가 부재한다는 사실이다.[2]
젊은 시절에는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다가 반항기에 접어들어 런던으로 가서 난봉꾼 생활을 한 적도 있다. 이때 흑마법에 심취한 나머지 아이곤이라는 고대의 데몬을 되살렸고 그 과정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죽기도 했다. 작중 등장한 젊은 시절의 사진은 가죽 재킷에 가죽 장갑을 낀 채 할리 데이비슨에 올라탄 락스타 같은 모습. 그야말로 쿨한 반항아였다. 게다가 별명은 리퍼였다. 악마의 음악도 꽤나 많이 들었던 듯. 오늘 날 점잖은 그의 모습은 전적으로 이러한 과거에 대한 반작용 때문인 듯.
그럼에도 막나가는 성질은 여전하다. 단지 표출되지 않을 뿐. 시즌 2에서 연인을 잃은 직후 복수를 위해 엔젤러스를 단신으로 습격하기도 했고, 어중간한 뱀파이어의 목은 검으로 뎅겅 날려 버린다.
왓쳐로서의 정체성을 벗어난 이후 보여준 일련의 모습들로 왓쳐라는 근원적인 한계를 벗어나 '루퍼트 자일스'라는 캐릭터를 확립할 수 있었다.
3. 능력치
동시대 활동했던 왓쳐 가운데 가장 자기 일을 잘 해낸 인물이다. 실제로 자기 일은 확실히 해내는 편이다. 버피 등이 문제가 닥치면 스스럼없이 도움을 요청할 정도. 최후까지 버피의 신뢰를 받은 것은 루퍼트 자일스라는 사람이었지 결코 왓쳐 협회는 아니었다.초창기엔 전적으로 왓쳐의 역할만을 수행했다. 그에 따라 자연스레 자료 조사와 해결책 제시, 그리고 잔소리(...) 정도만이 그의 능력치의 전부였지만 이 또한 다양한 설정의 추가와 시즌의 진행을 통해 달라졌다.
먼저 왓쳐의 임무의 대다수라 할 수 있는 자료 조사는 PC조사의 경우는 윌로우, 고서 조사의 경우는 자일스가 주도하는 것으로 반분되었다. 또한 마법적인 작용의 경우도 초창기엔 자일스가 주도했으나 후반부엔 윌로우로 중심이 이동되었다. 이러한 업무의 축소 대신 검술이나 다른 여타의 주술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며 후반 시즌엔 뱀파이어의 목을 뎅겅 날려버릴 정도가 되었다.
이러한 모습은 시즌 6이 되며 절정에 달하는데, 일찍이 존재하지도 못했던 엄청난 마력을 가진 대마녀 다크 매직 윌로우에 맞서는 조커가 바로 이 양반이었다.[3]
또한 간간히 보여주는 노래와 연주는 수준급. 배우인 앤서니 헤드가 노래를 잘 불러서기도 하다. 뮤지컬 에피소드에서 이 점이 특히 부각된다.
즉, 후반부 시즌이 되면 못하는 게 없어진다. 시즌 1과 시즌 6, 시즌 7을 비교해보면 엄청난 괴리감에 당황하게 될지도. 어떤 의미로는 전형적인 성장형 캐릭터에 해당한다.
4. 에피소드에서의 역할
가장 먼저 이 캐릭터의 특징을 들자면 다른 캐릭터와 달리 어른이라는 점이다. 특히 자신의 운명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인 슬레이어와는 달리, 그에게 있어 왓쳐는 임무와 직업에 해당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어른으로서의 모습을 보다 더 부각시킬 수 있었다.이러한 모습이 가장 많이 어필된 것은 왓쳐 협회에서 해고당하고, 학교 도서관이 폭발한 이후 실업자로서 중년의 위기를 겪을 때다. 쓸쓸한 어른의 사정이 보다 많이 드러난 것은 잰더와 함께 이 일 저 일에 집적거리다 버피와 윌로우에게 한소리 듣기까지 할 때. 이전엔 왓쳐로서의 위엄이 있었다면서 제대로 자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더군다나 이 시기엔 데몬의 출현방식이 이전과 확연히 달라지는 바람에 왓쳐로서의 정체성도 투미해지기까지 했으니. 다만, 이후 마법상점을 운영하며 나름대로 재기에 성공한다.
또한 버피들에게선 볼 수 없는 잔혹함을 보여주는 인물이기도 하다. 주위 사람의 눈을 돌린 채 포로의 손가락을 꺾어 버리며 정보를 털어놓게 하는가 하면, 정보를 몽땅 알아낸 뒤엔 목을 그대로 그어 버리기도 한다. 이처럼 고문도 서슴없이 저지르는데다 버피 세계에서 거의 최초로 인간에 의한 살인의 주체라는 측면에서 여러가지 의미의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4]
이러한 반동에서 나온 에피소드도 존재한다. 작중 마법으로 인해 모든 어른들이 20년 전 젊은 시절로 돌아갔을 때, 10대 시절의 반항아 기질이 폭발한 적이 있다. 함께 반항아 시절로 돌아간 버피의 어머니 조이스와 내친 김에 성관계까지 가진 적이 있다.[5] 제정신 차리고 나서는 두 사람 다 민망해했지만. 이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하는 기미가 있는가 싶었는데 별 거 없이 끝났다.[6]
또한 스쿠비 갱에 대해 작용했던 도덕적 구속력이 바로 이 인물이다. 타라의 등장까지는 단순히 잔소리일 뿐이었지만, 도덕적 잣대인 타라의 등장과 함께 그들 행동에 대한 도덕적 상한선과 하한선이 바로 이 인물이었다.
5. 애정 관계
십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중심이 되었던 초창기, 대학생활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던 중간, 버피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철저히 진행되었던 후기에도 꾸준히 여성과 엮였다.직장 동료이자 집시 여인이며 외국인인 제니 캘린더, 직장 동료(?)이자 동시에 제자 겸 보호자였던 버피의 어머니 미국인 조이스, 영국인이자 업무와 관련된 흑인 여성 올리비아. 모두 외국인이며, 직장과 관련되어 있다. ...하긴 애초에 영국인이니까 어떠한 기준으로 보면 모두 외국인이긴 하다. 하지만 모두 직장과 관련된 여성이라는 건 틀림없이 어떤 성적 취향이 고려되어 있는 것 같은데...
기껏해야 셋인데 생각보다 많아 보이는 이유는 단순하다. ...흐지부지하면서 제대로 맺어진 경우가 없기 때문. 모든 관계의 끝은 좋지 않았다. 아니, 그 이상이다. ...아예 없던 것처럼 취급되어 버렸다(...)
[1]
단, 재미있다는 기준이 공부벌레로 유명했던 윌로우의 의견이므로 가려들을 필요는 있을 듯.
[2]
부모가 이혼하여 홀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버피, 술고래에 온갖 난잡한 모습은 다 보여주는 막장 아버지를 가진 잰더, 심지어 윌로우의 아버지는 언급만 될 뿐 극중에서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3]
문제는 그 임팩트 있는 재등장의 대가로 해당 시즌에서 거의 자취를 감출 정도로 등장을 줄였다는 점이었지만.
[4]
시즌 5의 빅 배드인 글로리피쿠스가 내제된 이면인 벤을 살해한 사람이 바로 자일스다. 지옥의 신에 내제되어 있었다곤 하지만 벤은 어디까지나 평범한 인간이었다는 점을 주목하자.
[5]
참고로 경찰차 본네트 위에서 두 번(...)
[6]
시즌 5에서 조이스가 사망하고 나서 반항아 시절로 돌아갔을 때 둘이서 노래를 듣던 일을 회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