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de man of Cerne Abbas
1. 개요
영국 남서부 도싯(Dorset) 주 도체스터 북부의 케른 아바스(Cerne Abbas) 마을 인근 들판에 위치한 언덕그림(hill figure). 흔히 케른의 루드 맨, 케른 아바스의 거인 등으로 불리고 있다. 문화유산 보호 비영리단체인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에서 관리중.2. 상세
경사진 잔디 들판을 배경으로 하여 55m × 51m 사이즈의 크기를 갖고 있으며, 사각형 프레임 안쪽에 다시 위쪽이 좁은 육각형 프레임이 있고 그 안쪽에 벌거벗은 한 남성이 몽둥이를 들고 있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이 그림은 잔디를 벗겨낸 후 그 자리에 초크(백악)를 채워넣는 방식으로 그 윤곽선을 만들었으며, 윤곽선의 깊이는 60cm 정도에 달한다. 어쩌면 평범한 지역 문화재일 수 있었던 이 그림이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끈 이유는... 하필이면 이 남성이 잔뜩 발기해 있는 망측한 모습으로 그려졌기 때문. 음경의 길이가 11m로서 그림의 머리 사이즈와 비슷하다. 일명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남근" 이라고도 불리기도 한다고. #언뜻 생각하기에 상당히 고대에까지 거슬러올라가는 원시 인류의 유적일 것 같지만, 정작 역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이 그림에 관련된 가장 오래 된 문헌은 고작 1694년이라고 한다. 그 이후로 지속적으로 유지보수를 하면서 그림의 일부는 수정하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흔히 영국의 고대 유물 및 유적에 관해 자주 엮이는 켈틱, 로마 유산은 커녕 중세와도 큰 관련이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 그림에서 대체 누구를 묘사하는 것인지는 여러 가설이 있다. 초기에는 별다른 근거 없이 당연히 색슨 족의 전통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여겼지만 이후 여기에 로마의 허큘레스가 섞인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지지를 받았다. 또 다른 가설로는 이것이 올리버 크롬웰을 정치적으로 풍자하기 위해 일부러 만든 일종의 예술 작품이라는 것. 이 관점에 따르면 크롬웰이 종종 정적들로부터 영국의 헤라클레스라는 식으로 조롱을 받았다는 점도 이와 상통한다고 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이 인물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아직까지는 미스터리.
민속학적으로도 연구가치가 상당한데 실제로 잠을 자고 있던 거인이 살해당한 후 주민들이 그 시체의 윤곽선을 따라 마지막 모습을 그렸다는 전설, 불임으로 고통 받고 있는 부부를 위한 치유의 의식을 치르는 장소라는 전설 등도 함께 확인되었다.
어쨌거나 이 그림은 현대에는 이 동네의 잘 알려진 관광지가 되어, 토지 소유주와 국가 기관의 합작으로 "Giant's View" 라는 투어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오늘날에도 유지보수는 25년 간격으로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여담이지만 이때 유지보수를 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들을 보면 유독 그림의 고간 부분에서 정성껏 그림을 보수하는 모습들이 많다.[1] 그림의 임팩트가 상당하다 보니 길거리 표지판에도 비슷한 낙서가 그려지기도 하는 모양. 인근 양조장에서 생산하는 맥주에 이 거인의 모습을 라벨로 붙이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높으신 분들의 검열에 의해 무산되었다는 얘기도 있다. ##
2020년에 수행된 과학적 조사에서는 선사 시대의 유적도, 중세 이후의 것도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 그림이 그려진 지층의 가장 깊숙한 면이 대략 700년에서 1100년 사이의 것으로 추정되었기 때문. 그렇다면 루드 맨은 노르만 왕조가 잉글랜드를 정복하기 전, 색슨 시대의 후반기에 세워진 셈이 된다.
3. 미디어에서
- 2007년에는 심슨 더 무비의 개봉을 앞두고 도넛을 들고 있는 호머 심슨의 모습이 루드 맨 왼편에 그려지기도 했다. 반달리즘이 아니냐며 불쾌해하는 사람들도 있었던 모양이지만, 생분해성 수성 페인트를 쓴 거라서 비만 한 번 오면 곧바로 다 씻겨나갈 거라는 해명이 이어졌다.
4. 관련 문서
[1]
구글에 검색해 보면 유독 고간을 잔뜩 클로즈업한 사진들도 많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