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016년 3월 27일 일본 도쿄도 나카노구에서 일어난 사건. 2014년에 명문대 졸업생 테라우치 카부(寺内樺風, 23세)가 중학교 1학년 여중생을 납치한 뒤 2년간 감금,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해 일본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다.2. 사건의 전개
실종 당시인 2014년데 만들어진 영상.
피해자인 여중생은 사이타마현 아사카시에서 2014년 3월 10일 오후 4시경 하교길에 어떠한 남성과 대화하는 것을 근처 주민이 마지막으로 목격한 후 휴대전화와 지갑도 소지하지 않은 채 2년간 행방불명된 상태였다. 피해자는 그 날 눈 앞에 나타난 테라우치 용의자로부터 "아빠와 엄마가 이혼하게 되었다. 변호사가 보호해줄테니 차에 타라"는 말과 함께 억지로 차에 실려 눈까지 안대로 가려진 채 용의자의 자택 맨션에 감금되고 말았다.
실종 당일 피해자의 자택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온 피해자의 모친이 "집도 학교도 당분간 쉬고싶어 친구네 집에 있을테니 찾지마세요"라는 딸의 직필 메모를 발견했으며 수 일 뒤 자택에 피해자의 이름으로 "건강히 잘 지내고 있어요. 걱정끼쳐서 죄송합니다"라는 편지가 도착했다.[1]
피해자가 2년간 용의자의 집에서 감금당하다가 2016년 3월 27일 휴대전화를 사러 아키하바라에 간 남성의 감시를 피해 JR 히가시나카노역 앞 공중전화로 경찰에 신고하면서 납치 행각의 전말이 밝혀졌다.
2.1. 용의자
여중생을 납치한 테라우치 카부는 명문대로 꼽히는 치바대학을 2016년 졸업하고 4월부터 신주쿠에 있는 소방 설비 회사에 취직이 내정되어 있었다. 거주하던 맨션은 대학에서 불과 50M밖에 떨어지지 않았으며 이 곳에서 2년간 여중생을 감금했고 2월까지 치바에서 살다가 나카노의 아파트로 이사했다.
대학생 시절엔 항공 분야에 관심이 깊어 ' 파일럿'이란 별명까지 붙을 정도였다. 실제로 그는 미국의 파일럿 양성 학교에서 2013년 9월 세스나 조종 면허를 취득했다. 용의자의 부친은 창업 59년이 된 방범 용품 회사의 사장이며 경제적으로 꽤 유복하게 산 것으로 추정된다. 아버지가 경영하는 회사의 방범 용품을 악용하여 피해자를 감금했을 가능성이 크다.
일견 히키코모리가 저지른 범죄라고 생각될 수 있으나 학창 시절 동급생들과 지인들에 의하면 성격은 건실하고 똑똑했다고 하며 보통 사람 같은 평범한 존재였다고 한다. 반면 고등학교 시절엔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에 열광하는 애니메이션 오타쿠였다고 한다.
용의자가 살던 맨션은 1985년에 지어진 오래된 건물로 방음 시설이 없었지만 옆집에 살던 이웃들은 여성의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았으며 특별히 이상한 점은 없었다고 얘기했으며 납치 당시 용의자가 피해자 본인의 이름을 풀네임으로 불렀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어떻게 피해자의 신상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하였다. 용의자의 증언에 따르면 중학생 시절부터 여자아이를 납치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사건 이전에 인터넷으로 소녀를 유괴하기에 적합한 장소를 찾던 중 '너무 도시적이지도 않고 시골스럽지도 않은' 아사카시를 타겟 장소로 정하고 혼자 집으로 가는 피해자를 유괴했다. 충동적인 범행은 아니며 사전에 철저히 계획된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로 '카부(樺風)'라는 이름은 일본에서도 매우 희귀한 이름이기 때문에 DQN 네임이라며 까였다.
2.2. 감금부터 탈출까지
피해자인 여중생의 증언에 의하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며 용의자가 외출할 때엔 잠금장치로 방에 감금되었고 전화도 사용할 수 없었다고 한다. 실종 직후 자택에 보낸 편지는 용의자의 협박에 의해 강제로 쓰였다. 2년간 방 안에만 감금된 것은 아니며 용의자와 함께 외출을 할 때도 있었지만 무서워서 도망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탈출 당일엔 잠금장치를 잠그지 않고 나간 용의자가 늦게 돌아올 것 같았기 때문에 두려웠지만 도망쳐 나왔다고 한다.탈출 직후 피해자는 공중전화로 모친에게 전화했는데 "어디에 있어? 누구와 있어?"하는 모친의 물음에 "혼자 있다."고 대답하였고 당장 경찰에 신고하라는 모친의 말에 경찰에 신고 후 보호 조치되었다. 사건 이후 피해자가 안정을 취했기 때문에 감금 기간 동안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는 한동안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새롭게 알려진 정보를 통해 피해자는 줄곧 "아무도 널 찾지 않는다."는 용의자의 세뇌에 의해 빠져나올 의지를 상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넌 버려졌다"는 용의자의 세뇌에 "처음엔 그런 일이 없다고 생각했으나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어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진술했지만 탈출 2일 전 인터넷으로 자신의 이름을 쳐 보다가 재학 중이던 중학교의 졸업식 소식과 함께 가족들도 줄곧 자신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도망쳐야겠다는 결심을 세웠다고 한다. 집 안을 청소 중일 때 발견한 현금 500엔을 탈출할 때 쓰기 위해 몰래 숨겨 두었다고 한다.
피해자의 가족들은 기자회견으로 2년 만에 보는 딸을 눈물로 맞았으며 "반드시 돌아올 거라 생각했는데 드디어 이 날이 왔다."고 큰 기쁨을 나타냈다. 부친은 "도망칠 기회는 이제껏 있었을지 모르나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가족을 만나고 싶다는 일념으로 행동을 실행한 게 바로 어제였다. 큰 용기를 내주었다."고 이야기하였으며 마지막으로 "딸은 '아빠와 엄마가 (날 찾는) 전단지를 뿌렸던 거 알고 있었어'라고 대답했으며 딸이 도망칠 용기를 준 것도 보도 덕분.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답했다.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선 새롭게 밝혀진 증언에 대해 여러 가지 의문점이 제기되었는데 먼저 피해자는 전화는 안 되지만 인터넷은 가능한 환경이었고 부모가 자신을 찾는 걸 알고 있었다는 점, 용의자의 집에 택배 배달 기사가 방문했을 때 피해자가 웃는 얼굴로 맞이했다는 점, 잠금장치를 달았다는 말과 다르게 방 외부에선 잠금장치를 건 흔적이 없었다는 점과 새로 이사한 나카노의 아파트는 안에서 금방 열수 있는 오토 록이 달려 있었다는 점, 그리고 2년 만에 부모님과 재회한 피해자가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며 가족들을 맞았다는 점이 의문으로 제기되었다. 물론 이건 네티즌들의 흔한 망상으로, 범죄 피해자의 태도가 본인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이미지[2]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리는 억측에 지나지 않는다. 어찌 됐건 생면부지의 남자에 의해 소녀 납치, 감금이라는 범죄행위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2.3. 용의자 체포
연행되는 테라우치 용의자.
피해자를 보호한 후 용의자인 테라우치 카부를 지명수배하였고 28일 새벽 시즈오카현 이토시내에서 피투성이의 남성이 걸어가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체포했다. 새벽 3시경 도로 옆에서 손을 들고 있는 남성을 신문배달 기사가 발견하고 단순한 히치하이커라고 생각하며 다가갔는데 전신이 피로 얼룩져 있어 교통사고를 당했냐고 물으니 "경찰을 불러주세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용의자는 자살할 생각으로 대형 커터칼로 목을 그었으나 죽지 않았다고 설명했으며 중상을 입어 신변 확보 후 병원에 입원되었다. 31일 오전 경찰은 미성년자 유괴 혐의로 시즈오카의 병원에 입원해 회복 중이던 테라우치를 체포했다. 혐의에 대해 용의자는 "틀린 부분은 없습니다. 변명할 말은 없습니다."라고 인정했으며 피해자 여학생과 사건 전 어떠한 면식도 없었음을 진술했다.
테라우치가 졸업한 치바대학 측은 3월 28일 기자회견에서 "본교 학생이 이같은 사건을 저질러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히면서 용의자의 졸업을 취소하는 처분을 내렸지만 일본 네티즌들은 그건 오바라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