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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닥터가 어디까지 폭주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에피소드
닥터후의 2009년 11월 15일에 방영한 가을 스페셜 에피소드. 10대 닥터의 마지막 2부작 에피소드 < 시간의 종말(The End Of Time)> 바로 전의 사건.
2. 예고편
3. 출연진
- 10대 닥터 - 데이비드 테넌트 ( 김승준)
- 아델레이드 브룩 - 린지 던컨 ( 주희)
- 에드 골드 - 피터 오브라이언 ( 김세한)[1]
- 미아 베넷 - 젬마 찬 ( 최정현)
- 유리 케렌스키 - 알렉산더 미키치
- 매기 케인 - 샤론 던컨브루스터 ( 민지)[2]
- 앤디 스톤 - 앨런 루스코
- 쿡 스비틴 - 타랙 ( 김관진)[3]
- 마이클 골든스미스 - 로만 ( 남도형)[4]
4. 줄거리
화성에 놀러온 닥터는 최초의 화성 식민지 개척자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들을 만나던 그 날 그들은 모두 기지 건물[5]이 폭발해서 사망할 운명이었다. 이것은 폼페이의 폭발처럼 역사상 고정된 사건이었기 때문에 닥터는 이에 관여할 수 없었고 그냥 떠나려고 한다.[6] 하지만 식민지 내에서 갑자기 이상한 현상이 벌어져 대원들이 입가가 갈라지고 물을 줄줄 흘리는 좀비 같은 존재가 된다. 그들이 뿌리는 물에 닿기만 해도 그들처럼 변하게 되는 상황. 닥터는 그들이 죽어야 대장인 아델레이드 브룩의 손녀 수지 폰타나 브룩이 할머니를 보고 싶어해서 최초의 우주 비행사가 된다는 걸 알기에 그냥 그들이 죽게 내버려두고 떠나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이 마지막 타임로드라는 걸 생각하고 스스로를 승리한 타임로드(Time Lord Victorious)라고 선언하며 시간과 역사에 대한 타임로드의 중립성을 깨버리고 하나 남은 타임로드인 자신이 법칙을 지배할 수 있다며 남은 생존자들을 살리려고 한다.
닥터후 뉴 시즌 4 에피소드 10 < Midnight> 편처럼 적의 정체가 확실치 않은, 호러 스타일의 에피소드로 닥터후 올드 시즌에서 등장했던 화성의 ' 아이스 워리어'들이 이 에피소드의 적을 봉인했던 걸로만 추정될 뿐 정확한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7] 또한 어떤 면에선 Midnight 편처럼 닥터가 패배한 작품. 자신이 마지막 타임로드이니 시간도 자기가 마음대로 하겠다고 선언한 닥터는 자신이 죽어야 손녀가 우주 비행사가 되고 이로서 인류가 우주 진출을 하게 되니 역사가 바뀐 게 아니냐고 추궁하는 아델레이드의 항변을 무시하고 결국 아델레이드는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자살한다. (다만 아델레이드와 함께 살아 남은 다른 2명은 자살하지 않고 살아남는다.) 이로써 역사는 살짝만 바뀌게 되어 아델레이드의 손녀는 영웅적인 할머니의 유지를 이어받아 우주에 진출하는 것으로 수정되었다.[8] 이로 인해 닥터는 자신이 너무 지나쳤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죽음이 다가옴을 예감한다.
5. 해석
닥터후의 장르적 정체성이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 에피소드.시간을 여행하는 닥터에겐 이미 모든 역사들이 과거인 셈이기 때문에 우주의 인류 역사 중에서도 개입을 하지 말아야 하는 역사들이 있을 수 밖에 없고, 뉴 시즌 기준으로 처음으로 등장한 닥터가 개입하지 않으려 하는 정해진 미래의 역사다. 그간 시청자들이 가지고 있었을 의문, 미래 역사는 고정된 역사가 없는가에 대한 해답인 셈이다.
구원자로서의 닥터와 관찰자로서의 닥터의 신념이 서로 충돌하는 에피소드로서 두 신념이 서로 견제하고 있을 때 닥터가 완성된다는 걸 매우 잘 표현하였다. 잔인하더라도 역사적으로 바뀌지 말아야 할 순간에 개입을 함으로써 닥터 스스로 관찰자로서의 선을 지나치게 넘게 되었고, 그 결과 한 인간에게 삶보다도 매우 무거운 책임감을 떠안게 만들어 버렸다. 닥터는 마지막 살아남은 승리자라 지칭하며 자신이 다 짊어지는 듯이 이야기 했지만 결국 그 책임감을 떠안고 역사를 만들어 가야 하는 건 닥터가 아닌 일개 한 인간이었기 때문. 결과적으로 닥터가 목숨을 구한 행위는 죽음보다도 더 무서운 살아서 역사의 중압감을 고스란히 떠안게 만드는 폭력으로 직결되었다.
내 가족이 변하면 역사가 바뀔 수 있어요.
인류의 미래요. 아무도 그런 힘을 가져선 안 돼요.
소소한 사람들요? 미아나 유리같은 사람들?
그건 누가 정해요? 당신이 정하나요?
당신을 막을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이건 잘못됐어요. 닥터 당신이 누구든 상관없어요.
승리의 타임로드라니, 잘못된 거예요.[9]
인류의 미래요. 아무도 그런 힘을 가져선 안 돼요.
소소한 사람들요? 미아나 유리같은 사람들?
그건 누가 정해요? 당신이 정하나요?
당신을 막을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이건 잘못됐어요. 닥터 당신이 누구든 상관없어요.
승리의 타임로드라니, 잘못된 거예요.[9]
이는 닥터에게 죽음보다도 무서운 폭력을 당하게 된 아델레이드 마지막 대사로 잘 표현된다.[10]
닥터는 여지껏 침략자들에게도 자비를 베푸는 둥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을 했으나 사실 판단하는 그 자체로 닥터는 이미 자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었고, 지속적으로 선을 넘는 일들을 해왔다고 봐도 좋다. 닥터는 결과적으로 모든 인간사에 개입을 하게 됐고, 실제로 대단한 성과를 이루는 그지만 결국 닥터가 나타나지 않았을 때는 인류의 선택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지구를 침략한 시코락스의 함선을 파괴하여 다음 침략을 예방하려 한 해리엇 존스나 지구를 이용하여 우주를 파괴하려 했던 달렉에 대항하여 인류 종말이라는 선택을 하려고 했던 마사 존스처럼 힘이 닥터와는 달리 제한적인 인류의 선택은 닥터가 실망하기 매우 좋은 형태일 수밖에 없다. 닥터만이 우주의 전 문명들 입장에서나 신과 같은 입장에 서 있는 것뿐이지 다른 문명들과 대등, 혹은 하등한 관계에 놓여있는 인류는 닥터와 같은 관점에서 선택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
결국 인류의 역사는 온전히 인류의 것이며, 지구가 자유 의지를 가진 인류의 선택이란 점에 있어서 해리엇 존스의 선택 역시 닥터가 존중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해 닥터는 해리엇 존스를 실각시키는 데에 직접적인 영향을 가하게 됐고, 지구를 타임로드의 새로운 전장 행성으로 개조하려 했던 해롤드 색슨의 총리 위촉을 재촉하는 결과만 낳았다.
따라서 아델레이드가 만약 닥터의 권유대로 생존을 선택했다면, 그로 인해서 역사가 뒤틀리지 않았다면 오히려 닥터는 마스터같은 인물이 되었을 수도 있고 인류의 지배자를 자처했을 수도 있다. 인류가 적극적인 대항을 하지 못하도록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세하더라도 이상할 게 없으니까. 하지만 아델레이드는 자살을 선택함으로써 역사를 바꾸지 않았고, 닥터가 선을 명확하게 넘었다는 사실을 전달하여 닥터가 스스로의 존재 의의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만들게 된다. 어찌보면 단순히 인류의 역사를 바꾸지 않은 것 그 이상으로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이 에피소드의 정말 재미있는 부분은, 아델레이드와 선원들 모두 절박하게 생존하고자 사력을 다 했고 닥터가 마음을 바꿔 선원들을 구하게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도록 연출했다는 점이다.[11] 따라서 닥터가 결국 선원들을 구하러 나설 땐 일종의 카타르시스도 느껴지지만 그 끝에 남는 건 영웅적 고민과 책임이니 서사적 완성도도 굉장한 편. 또한 구원자로서의 닥터와 관찰자로서의 닥터의 선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데, 아델레이드의 구원은 분명히 선을 넘는 행위였지만, 그렇다 해서 닥터가 구원자로서의 행위가 모두 잘못되었다고 하지도 않았다는 게 중요하다. 기존 역사와 달리 생존한 생존자들은 역사에 어떤 위해도 끼치지 않았기 때문.
6. 기타
- 어법상으로 안 맞는 듯한 이 에피소드의 제목 The Waters of Mars는 일종의 아나그램으로 철자순을 재배열하면 < 마스터의 전쟁(Wars Of The Master)>이 된다. 즉 <시간의 종말(End Of Time)> 2부작의 예고편 역할을 하는 제목이었던 셈. 이는 ' 시간의 틈'으로 시즌 전체가 대표되는 다음 시즌(뉴 시즌 5)으로도 이어진다.
- 더빙판에서는 닥터가 "장인정신이 빛나는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라고요!"라는 발언을 했다. 물론 이 대사는 원판에는 없었던 오리지널 대사로 '번안'이다. 원판에서는 '리버풀산 철강'임을 언급했다. 다만 작중에 '한국' 요소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기지를 버리고 떠날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닥터가 비춰지는 장면 오른쪽 뒷면 벽에 태극기가 붙어 있다.
- 본작에 등장하는 생명체는 공식 명칭이 플러드인데 둘 다 고대의 존재에게 봉인당했다는 것과 상대를 감염시켜서 전염시킨다는 점에서 같은 이름을 가진 헤일로 시리즈의 플러드와 설정이 많이 유사하다. 실제로 이게 헤일로 팬들에게 소소하게 화재가 되었을 정도. 이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한국의 SF 드라마 고요의 바다가 이 에피소드와의 지나친 유사성을 지적 받기도 했다.
[1]
시즌 8에서 거스를 맡는다.
[2]
시즌 8에서
미시를 맡는다.
[3]
시즌 3에서 라자로스 교수를 맡았다.
[4]
이후
로리 윌리엄스를 맡는다.
[5]
기지 건물의 이름은
보위 베이스 원 (Bowie Base One)이다.
[6]
한 가족이라도 구했던 폼페이때와 달리 이들의 사망 모두가 고정된 사건이었다. 닥터도 이 정도로 사건이 고정된 시간대로 오는 일은 그리 없다며 미안하다고 했을 정도.
[7]
그나마 추측가능한건 정수필터가 망가져서 땜빵한후 퍼지기 시작했으니 기생충이나 바이러스로 추측가능하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작품내에서 추측한거지, 닥터도 모른다. 정확히는 "뭐가 됐든 난 여기있으면 안 된다."라면서 소극적으로 도와준후 벗어났으니 관심이 없었다. 딱 한가지 묘사된건 고대 화성어에 반응한것을 보면 꽤 먼 과거부터 존재했던 모양.
[8]
죽어야 할 사람을 살림으로써 과거를 바꾸려 했던 것은 결국 실패하지만, 그 노력으로 인해 세세한 부분이 바뀌었다는 점은
9대 닥터 시즌의
Father's Day 에피소드와 유사하다.
[9]
원문은 "Timelord victorious is wrong." 왓챠 기준 "승리한 타임로드라니 잘못됐다구요"라고 번역되어 있지만 ~ous가 붙으므로 단순히 승리 했다는 과거형이 아니다. 왓챠 기준 번역대로면 타임로드의 역사 자체를 부정하는 느낌이기 때문에 다른 의미가 된다. 원문의 Timelord victorious 의 뉘앙스는 늘상 승리를 보장하는 타임로드 느낌이며 이래야 닥터의 불완전성이 늘 승리로 귀결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라는 본래 의미를 살릴 수 있다.
[10]
동시에 그동안 닥터의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각했지는 보여주는 대사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헤어지고 다시는 볼 수 없는 컴패니언들과 자기를 위해서 죽거나 구하지 못한 생명들에 대한 미안함이 닥터에 엄청난 고통이 되어서 이번에는 암묵적 룰을 위반하고 자기가 마음대로 하겠다는 결심이 나올 정도다.
[11]
특히 아델레이드는 닥터가 마지못해 떠나려 할 때 에어록을 잠그고 닥터에게 결과를 추궁하고는, 왜 도와주지 않냐고 따지다가, 끝내 어쩔 수 없이 에어록의 잠금을 해제해 주면서 닥터에게 원망섞인 소리까지 한다. 그래놓고는 정작 구해줬더니 아델레이드는 닥터가 역사를 바꾼 사실을 규탄하면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닥터의 멘탈에 제대로 일격을 날린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