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8 02:30:49

2011년 태국 대홍수

2011 태국 홍수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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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원인3. 피해 경과


파일:2011-10-22 방콕 외곽 홍수.jpg

▲ 물에 잠긴 방콕 외곽

1. 개요

2011년 7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태국에서 일어났던 초 대규모 홍수.[1] 지역적으로는 차오 프라야강 유역이 주로 범람했고 부수적으로 메콩 강 지역 역시 범람했다. 보고된 사망자만 815명, 3백만 이상의 이재민, 465억 달러[2][3]에 달하는 막대한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침수 지역은 58개 지역에 걸쳐 있으며, 면적으로는 600만 헥타르에 달한다. 남한 전체 면적이 천만 헥타르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니 엄청난 피해인 것.

2. 원인

태국은 사실 홍수가 드문 편은 아니다. 열대기후 몬순 기후로 인해 계절적 폭우(문자 그대로의 폭우)가 있어 홍수에 취약한데, 거기에 지형적 원인까지 겹쳐서 우기 때마다 매번 물난리를 겪는다. 홍수를 일으키는 지형적 원인 중의 하나가 차오 프라야강이다. 태국 북부에서 흘러 내려온 강들이 이 차오 프라야강에 합쳐지게 되어 우기 시에 홍수의 위험성이 커진다.

게다가 하필 강 주변으로 우타이타이, 앙통, 아유타야, 파툼타니, 논타부리, 방콕, 사뭇파칸 등의 큰 도시들이 있어 홍수시 피해가 커지게 된다. 그리고 방콕의 경우 평야지대인데다가 해발 고도도 2미터 밖에 안되는데, 바다까지 근처에 있어 바닷물이 차오르는 만조는 홍수를 더 악화시킨다. 그리고 태국의 지형은 평평한 편인데, 이 때문에 상류와 하류의 경사차이가 작아 강물이 매우 천천히 흐른다. 홍수가 나면 금방 복구되지도 않는다는 뜻. 이런 취약한 환경 때문에 1년 전인 2010년에도 10월 초~11월 중순에 걸친 홍수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232명의 사망자와 최소 16억 달러에 이르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파일:2011-10 태국 공장 침수.jpg

▲ 침수된 공장

3. 피해 경과

농촌 지역의 침수로 인해 의 국제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고 하며, 외국 기업이 입주한 공단 지역도 침수가 되어 국제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 HDD 생산의 상당량을 점유하고 있는 태국의 홍수로 하드디스크 가격이 거의 갑절로 뛰었고, 이로 인해 완성품 PC 가격 인상까지 점쳐지고 있다. # PC 이외에도 니콘, 소니 등의 카메라와 HDD를 사용하는 캠코더 등 전반적인 IT 기기 생산 라인들이 큰 피해를 보았다. #

자동차 공장도 침수되어 일본 자동차 업계가 피해를 입고 있다. 혼다의 경우 해외 공장 중 중국을 제외하면 가장 큰 공장이 침수되어 가동이 중단되는 피해를 입었다. #

10월 26일에는 태국 최대의 국내선 공항인 돈므앙 공항이 침수로 인해 폐쇄됐다. 방콕시는 26일 하루에만 40억 톤의 물이 도시에 도달한다고 밝혀, 침수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27일, 마침내 방콕모든 시민들에 대한 대피 권고가 내려졌다. 인구 1,000만에 달하는 거대 도시, 그것도 한 나라의 수도에 사는 모든 시민들에게 대피하라는 권고가 나오는 일은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렵다. 사태가 마무리되어도 피해가 얼마나 클지 지금으로서는 짐작조차 어려운 상태다. #

농장에서 쓸려 나온 악어 방콕 시내를 활보할 판. 도로에서야 악어가 별 힘 못 쓰겠지만 방콕은 당시 물바다였다. #

태국 홍수로 인해 피해를 입는 국내 기업도 있지만 오히려 반사 이익을 얻는 국내 기업도 있다고. #1, #2

10월 28일, 급기야 왕궁까지 침수되기 시작했으며, 태국 정부는 일부 도로를 파헤쳐 수로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

방콕 북부와 동/서부, 차오 프라야강 인근으로 침수가 확대되었다. 태국 정부는 만조가 있는 29일 오후부터 31일까지가 침수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태국 정부는 상류에서 유입되는 강물을 빨리 바다로 배출하기 위해 방콕 동북부의 빠툼타니주 탄야부리의 일부 도로를 파헤쳐 수로로 전환했다. #

10월 30일 만조라는 최대 위기를 넘기고 조금씩 물이 줄기 시작했다. #

최악의 사태는 면했지만 11월 초에도 물은 빠지지 않았다. 이 와중에 총리는 수해 현장을 돌면서 민심을 달래려다가 도리어 욕만 먹고 있는 중. 보트 타고 돌아다녔기 때문. #

11월 22일부터 방콕 주변의 대부분 지역에서 물이 빠지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제는 설령 제방이 무너진다 하더라도 문제가 없을 정도라는 것. 그러나 북부의 일부 지역은 12월까지 침수 상태가 진행되었다. #

시민들 사이에선 마실 물을 미리 준비해두기 위해 생수 사재기가 벌어져 슈퍼나 마트에 가도 생수 코너가 텅텅 비어있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심지어 에비앙이나 볼빅 등 고급 생수들마저도 품귀 현상이 일어날 정도였으니...

당시 국내에서는 KIA 타이거즈가 가는 곳마다 기가 막히게 우천취소가 안 되는 불운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KIA 선수단 니네가 태국 가서 봉사활동 하면 홍수 피해가 조금이라도 줄지 않겠냐는 우스갯소리도 나돌았다.

3.1.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SSD 산업 영향

정말로 물 들어와서 노 저은 SSD 생산 업체들.
태국 홍수가 IT 업계에는 있어서 HDD 기반으로 돌아가던 시장이 홍수 이후 하드의 막강한 경쟁자인 SSD 플래시 메모리 기반으로 돌아서는 데 결정타를 먹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게이트를 포함한 상당수 하드 디스크 생산 공장이 있던 지역도 수해를 입으면서 공장 가동이 중단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충분한 재고가 있었던 몇몇 업체들은 HDD 가격의 급상승이 호재로 작용하여 오히려 영업 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를 거뒀지만 높아진 HDD 가격 때문에 결국 시장의 흐름이 완전히 SSD로 돌아섰음을 생각하면 경영적으로 매우 잘못된 판단이라 할 수 있다. 규모의 경제와도 유관한 일이다.

수해로 인해 물량 공급이 중단되고 HDD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은 2011년 당시 막 태동하기 시작한 SSD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나중에 삼성전자 OCZ, 인텔, SanDisk,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의 SSD 제조 업체들이 가격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이 접근할 수 있을 정도의 가격 마지노선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 어느 정도 규모와 기술력을 갖춘 플래시 메모리 제조사들이 앞다투어 SSD 사업에 뛰어들면서 컨트롤러나 ECC 등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가 그야말로 폭증했다. 삼성전자는 아예 HDD 사업부를 시게이트로 팔아버리면서 확보한 자금에다 추가적으로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고 3D 낸드와 TLC를 적극 도입하여 128 GB 모델의 가격을 거의 절반 가까이 후려치는 기염을 뱉었다(...). 삼성이 앞장서서 TLC를 도입하면서 MLC 메모리보다 낮은 성능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되었지만 어차피 TLC 낸드 기반의 SSD라도 HDD보다는 월등한 성능을 내주었기 때문에 라이트 유저층은 오히려 가성비가 좋다고 환영했고. 3D 낸드와 컨트롤러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삼성전자의 TLC 낸드가 과부하 테스트 정도를 제외하면 오히려 타 제조사의 MLC 낸드 성능을 압도하는 상황이 되면서 SSD 시장에서 삼성의 위치가 확고해졌다. 지금도 삼성의 SSD는 250 GB 제품 기준으로 TLC 주제에 어지간한 MLC 제품들보다도 더 높은 150TBW 수준의 내구성을 보장한다. 국내 소매 시장에서는 소셜 커머스 업체 등을 통해 재고 털어내기도 연이어 성공하며 SSD가 헤비 유저들만의 것이 아닌 일반 유저들도 사용할 수 있는 디바이스라는 인식을 형성하게 되어 64 GB 미만이 주류이던 이 시장에 128 GB대 상품을 대세로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HDD 가격은 홍수사태가 끝난 2012년을 넘어 2013년까지 안정되지 않았는데, 이 시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도로 반도체 치킨게임이 벌어져서 플래시 메모리 가격은 오히려 급락했다. 삼성과 SK하이닉스의 경쟁에서 출발했는데 도중에 1~2위 독주체제를 굳히자는 합의가 이루어졌는지 정말로 규모의 경제가 안되는 회사들은 꿈도 못꿀 가격으로 메모리반도체 가격을 후려쳤다. 역사상 반도체가 가장 저렴한 시기라는 평가가 쏟아졌을 정도. 이 시기를 견디지 못하고 일본의 엘피다 메모리가 파산했으며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엘피다 메모리를 인수하며 2위 자리를 노렸지만 역시 견디지 못하고 3위경쟁 수준으로 떨어져 나갔다. 이 시기에 이제 막 태동하던 중국의 반도체 회사들은 시작도 못해보고 죄다 고사해버렸다(...). 그래서 SSD의 가격은 2013년 종반 기준으로 128 GB 모델이 라이트 유저들의 심리적 한계선인 20만원대를 깨고 10만원 중종반의 가격대에 안착하면서 HDD 사업은 완전히 하락세로 돌아서게 되었다. 그리고 6년 후에 기어이 2만원대까지 뚫렸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도 홍수의 여파를 겪었지만, 광학 IT 제품 라인과 HDD 생산 라인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 캠코더(특히 소니 핸디캠) 업계가 당시 굉장히 난감한 상황을 겪었다. 당시 보급형 캠코더들에 HDD를 탑재하며 고용량을 꾀하던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이 때 주력 캠코더의 경우 128 GB HDD를 탑재한 핸디캠이 70만원대에서 50만원대로 하락하던 중이었고, 플래시 메모리를 탑재한 핸디캠의 경우 비슷한 가격에 32 GB대의 용량을 탑재하고 있었다. 홍수가 일어나면서 HDD 캠코더가 시장에서 아예 사라져 버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까지 캠코더 시장은 방송용 일반용을 통틀어서 소니 핸디캠(방송용은 NXCAM)이 거의 독점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었는데, 이 사건 이후로 후발주자 업체들과 스마트폰 업체들 때문에 소니 제품의 점유율은 큰 타격을 입었다 이 혼란이 지난 후 2015년 고프로 위주의 이동성 캠코더, 와이파이 기능이 있는 스마트 캠코더, 외장 메모리 또는 내장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하는 일반 캠코더들이 반사이익을 보며 시장을 점령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래도 거의 독점적이었던 소니의 점유율이 많이 떨어졌으나 전세계 1위는 유지하고 있으며, 2015년 종반기에는 다시 반전에 성공하여 소니의 점유율이 이전의 수준으로 만회했다. 단, 외국과 달리 익스트림 엑티비티 촬영용보다는 V로그 촬영 중심의 라이트 유저가 많은 국내 액션캠 시장에서는 가성비 때문에 고프로와 소니 모두 중국 SJCAM에게 밀린 듯하다.
[1] 이 시기는 태국 기후로 몬순 시즌에 해당한다. [2] 당시 태국의 GDP가 3708억 달러였다. 즉, 태국은 이 홍수로 GDP의 1/8에 달하는 엄청난 피해를 입은 셈. [3] 이는 2008년 미얀마에 불어온 사이클론 나르기스가 입힌 재산피해(129억 달러. 이는 당시 미얀마 GDP의 절반을 넘는 거액이었다)의 4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다만 미얀마는 태국보다도 훨씬 경제 상태가 열악한 최빈국이라 잃을 재산도 없던 거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