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07 13:13:16

헬턴트 영지



1. 개요2. 드래곤 라자 이후3. 숨겨진 먼치킨

1. 개요

드래곤 라자의 주요 인물들의 출신 영지다. 후치 네드발, 샌슨 퍼시발, 칼 헬턴트, 제미니 스마인타그의 고향이며, 작품 시작 시점에는 장님 마법사 타이번이 눌러앉았다. 마을 분위기는 마음씨 좋은 영주와 유쾌한 주민들이란 컨셉으로 겉보기에는 매우 즐거운 듯하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야심있는 사람은 누구도 여기를 노리지 않으며, 폭정을 하려고 하면 영지가 텅 비면서 완전히 던전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마음씨 좋은 영주만이 살아남을 수 있으며, 수시로 몬스터가 쳐들어오는 마당에 이웃들과 사이가 안 좋다면 목숨을 단 며칠도 부지할 수 없으며, 실제로도 도둑이 영업하기에는 너무 위험한 지역이란 언급이 나올 정도로 위험해서 항시 서로 친하게 지내면서 협력을 해야 하며, 몬스터의 습격으로 죽어간 사람들을 잠시라도 잊기 위해서 억지로라도 전체 주민이 유쾌할 필요가 있다는 슬픈 내막이 있다.

바이서스 왕국의 가장 서쪽 변두리 깡촌 영지다. 이 곳을 벗어나서 서쪽으로 가면 개척지 수준의 마을 몇 개만 있다고 한다. 즉 미개척지인 서부로 진출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교통의 요지. 덕분에 개척사업이 시작되면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유통도 나름대로 잘 되는지 국왕조차 함부로 못 마신다는 귀한 와인인 뮤러카인 사보네를 마을 술집 창고에 모셔둘 정도다.

이처럼 나름 교통의 요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깡촌으로 남아 있는 이유는, 50년 전부터 옆집이라 할 수 있는 회색산맥에 블랙 드래곤 아무르타트가 둥지를 틀었기 때문이다. 아무르타트 본인이 직접 와서 행패를 부리는 건 아니지만, 그 마성에 붙잡혀 떠나지 못하는 몬스터들이 마을로 내려오기 때문에 치안이 너무나 불안정하다. 웬만한 RPG나 판타지에서 평균 이상으로 강력하다고 묘사되는 늑대인간, 트롤, 미노타우르스 같은 몬스터들이 심심치 않게 마을에 쳐들어오고, 마을 주민과 경비대들은 이런 몬스터들의 공격을 막는 데 바빠 발전을 생각할 여지가 없다. 작중에서는 미노타우르스[1]가 한 마리도 아니고 열두 마리나 나오고, 타이번이 어떻게 된 동네냐고 경악하는 장면이 있다.[2] 즉 헬턴트 영지는 작중 최강의 대마법사조차도 놀랄 정도로 강력한 몬스터들이 일상적으로 튀어나오고, 사람들은 이에 대항해 버텨나가고 있는 눈물겨운 동네.

영주도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눈물나는 노력으로 여러 번에 걸쳐 토벌대를 보냈지만 번번이 작살났고, 영주의 아들 알반스 헬턴트마저 전사했다. 1권에서는 어떻게 로비를 했는지 왕의 드래곤인 캇셀프라임을 불러왔지만, 캇셀프라임조차 아무르타트에게 패배하고 만다. 이것이 무려 9번째 아무르타트 토벌전.

이런 치명적인 외부적 요인 때문에 왕국의 다른 귀족이나 외부인들도 굳이 이 영지를 노리지는 않고 있으며, 덕분에 사람 좋은 헬턴트 자작같은 인물도 배신 같은 걱정 없이 선정을 펼칠 수 있다. 또한 외부의 위협이 너무나 강력한 덕분에 주민 내부의 결속이 매우 단단하다. 야심있는 사람은 누구도 여기를 노리지 않으며, 폭정을 하려고 하면 영지가 텅 비면서 완전히 던전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마음씨 좋은 영주만이 살아남을 수 있으며, 수시로 몬스터가 쳐들어오는 마당에 이웃들과 사이가 안 좋다면 목숨을 단 며칠도 부지할 수 없으며, 실제로도 도둑이 영업하기에는 너무 위험한 지역이란 언급이 나올 정도로 위험해서 항시 서로 친하게 지내면서 협력을 해야 하며, 몬스터의 습격으로 죽어간 사람들을 잠시라도 잊기 위해서 억지로라도 전체 주민이 유쾌할 필요가 있다는 슬픈 내막이 있다.

작중에서 묘사되는 장면을 예로 들면, 수시로 쳐들어오는 몬스터들 때문에 희생자들이 계속 발생하자 영주가 보상 정책을 실시하는데, 유족에게 땅을 주고 이 땅을 영주가 다시 사들이는 식이다.[3] 하지만 이렇게 하면 자기 땅을 자기가 줬다가 사는 것을 반복하게 되므로 부유한 자도 파산할 수밖에 없는데, 영주님에겐 금화 한 닢 없는 줄 누구나 다 알기에 주민들은 어떤 땅을 얼마나 받든 그 자리에서 1퍼셀에 헬턴트 성의 집사에게 되팔아버린다. 물론 영주는 노발대발하지만 내 땅을 내 맘대로 가격 붙여서 팔겠다는데야 못하게 막을 수도 없다고.

또한 항상 몬스터에 시달리다보니 마을 사람들이 강단이 좋다고 한다. 작중에서 늘 강조하는 '헬턴트식'도 대강 치환하면 으로 볼 수 있겠다. 작중 언급으로는 "네가 날 죽이는 것 말고 더 뭘 하겠냐? 하지만 내 목숨은 내 것이고, 내 마음대로 종말 처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네가 날 죽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해서 죽는 것이니 넌 사실 날 죽일 수조차도 없다. 멋대로 해봐! 라는 식의 배짱 말이다."라고 표현되어 있다.[4]
일반 주민들도 깡으로 뭉친 판에 당연한 일이겠지만 경비대원들은 모두 덩치가 좋은데, 힘 없고 왜소하면 살아남지 못하고, 운이 좋든 어쨌든 살아남다 보면 훈련과 전투 때문에 근육이 엄청 붙는다. 그러다 보니 근육 때문에 다들 보디빌더가 되어버려서 일반 사이즈의 옷이 맞지 않아 경비대원들의 의복은 모두 영주 지급품이다. 또한 도금 롱소드 같이 일반 마을에는 어울리지 않는 특수장비가 있는데, 이는 사람이 사는 마을에 물리공격이 안 먹히는 상위 몬스터가 자주 출현하는 잔혹한 현실을 이겨내기 위한 꼼수다.[5] 원래는 축복받은 은을 통째로 사용해 만들어야 하지만, 그렇게 하다가는 바로 파산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코팅만 하는 것이라는 사연이 있다. 그나마도 알려진 것만 4자루밖에 안 되는 기막힌 상황이다. 상식적으로 이 정도로는 제대로 된 성능이 안 나오겠지만, 경비대원들의 스펙이 너무 괴물이라 그걸로도 충분히 잘 싸운다고 한다. 덕분에 후치 일행은 여정 도중 심심치않게 동네 경비대원들이 얼마나 뛰어난 인재들인지 새삼 깨닫곤 한다.

마을의 특성상 툭하면 터지는 몬스터들의 습격 때문에 유언을 단순명료하게 전하는 풍습이 있다.[6] 갑작스런 비명횡사로 인한 각종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막고, 당사자가 죽는 마당에 마음이라도 편하게 해주려는 배려인 듯 하다. 다만 전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의 심정은…

2. 드래곤 라자 이후

최종권에서 후치의 설득에 의해 아무르타트가 극서로 떠나게 되면서 헬턴트는 이제 던전급 마을에서 평범하고 평화로운 마을로 서서히 돌아오게 되었다. 일단 더 이상 몬스터가 근방에 집결하지 않고, 일단 있는 몬스터들도 그 동안 아무르타트의 영향력 때문에 억지로 모인 것이라 곧 사방으로 흩어지거나 떠날 것이므로 몇 년이 흐르면 마을이 정상화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위에서 말했듯이 지리적인 장점이 아주 큰 지역이기에 이전보다 더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후치는 제미니에게 코가 꿰인 채로 살겠지 여러 영웅들과 함께 전설에 남을 모험을 하며 세상을 구한 후치였지만, 이 헬턴트의 평화야말로 그의 마법의 가을이 가져다 준 가장 큰 마법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영원의 숲에서 네리아가 후치에게 모든 일이 정리되면 너네 고향에 정착해도 되냐고 반 농담조로 물었고 후치도 그의 아버지를 남편 삼고 그를 아들 삼겠다는 말같은 것은 난리를 쳤지만 정착 자체는 반대하지 않은 걸로 봐선 퓨처워커 이후 네리아와 그녀에게 코 꿰인 또 다른 한명도 그 곳에 와 터를 잡았을 가능성도 있다.

후속작인 그림자 자국에 나오는 신생국 발탄에서는 아무르타트가 발탄의 어머니라 불리며, 운차이 발탄이 실제로 국가를 건설했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이 지역과 뭔가 연관이 있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헬턴트 영지 자체가 바이서스에서 벗어났을 것이라고 보기는 또 뭐한 것이 그림자 자국의 작품 내에서 헬턴트라는 지명이 직접적으로 언급된다. 그걸 생각해보면 헬턴트 서쪽, 즉 이전 아무르타트의 영지가 솔베스이고, 발탄은 그 너머에 있지 않을까 라는 가설도 성립한다.

아들이 없는 헬턴트 남작의 후계자가 누가 되었을지도 미지수다. 헬턴트 영주 가문은 서자인 칼 외에는 후계가 끊겼고 게다가 이후 칼의 행보를 보면 영지로 돌아가서 영주 자리를 승계했다고 보기 힘들다. 독자 중에는 "이웃한 칼라일 영지"를 받아 백작이 된 후치가 가장 승계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 견해도 있었는데, 후치가 헬턴트 남작가와 어떤 인연도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다. 더구나 칼라일 영지와 헬턴트 영지 사이에는 산맥과 강과 도시와 마을이 줄줄이 가로놓여 있다. "이웃"이라고 할 사이가 절대로 아니다.
현실적으로 생각한다면 친척 중에 양자를 들이는 게 일반적이겠지만 헬턴트 남작이 가문의 존속에 그렇게 집착하는 성품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자신이 죽으면 그대로 영지가 왕실로 되돌아가는 길을 선택할 수도 있다.

3. 숨겨진 먼치킨

이 동네, 은근하지만 대놓고 먼치킨이 매우 많다.
  • 양초는 중세시대에는 사치품에 속했는데, 이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장인인 후치 네드발의 아버지가 다른 부업 없이도 자신의 집과 작업장을 소유하며 의식주에도 문제 없이 먹고 살 수 있다. 헬턴트 성에서 남는 지방 등을 무료로 제공한 뒤 만들어진 양초를 매입하여 동물 지방과 갈대심지로 만든 저급 양초는 주민에게 무상으로 지급, 파라핀과 꼰 실로 만든 고급 양초는 타 지역에 수출하는 일종의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 몬스터가 넘치는 동네 형편상 숲 속에 따로 떨어져 사는 것은 자살행위에 가까운 행위지만, 최소한 숲지기인 스마인타그 가족과 칼 헬턴트가 마을 근처 숲에 떨어져 살고 있다. 게다가 제미니는 후치가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면서 매일 저녁에 혼자 마을 외곽을 돌아다녔음에도 멀쩡했다. 물론 아무르타트가 있는 서쪽이 아니라 수도 쪽으로 향하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동쪽에서 살고 있겠지만, 제미니의 집에서 좀 더 깊이 들어간 사바인 계곡 같은 곳에서는 웨어울프가 나오기도 하는 등 아주 안전한 것도 아니다.
  • 마을 대장간에서는 가죽 제품과 철제 무기 및 장비를 제조, 수리하고 있다. 그냥 갑옷도 아니고 전문적인 대장장이들이 달라붙어야 하는 사슬 갑옷까지도 판매용으로 전시하고 있고, 후치가 얻은 바스타드 소드도 뚝딱뚝딱 고쳐 준다. 보통 이 정도 장비는 국가나 대영주가 운영하는 전문적인 대장장이들이나 건드릴 만한 물건이다. 게다가 사슬갑옷 같은 귀중품은 원래 벽에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기름칠 해서 따로 보관소에 놓고 손님이 요청할 때만 보여주는 물건이다. 굳이 이유를 붙여 보자면 헬턴트 영지에는 도둑이 없고, 몬스터와의 전투가 워낙 잦다보니 무장 소모가 심해서 동네 대장간에서도 이런 무장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일 것이다.
  • 성인 남성 3명이 평상복에 쇠스랑, 삽, 괭이를 들고 13마리의 트롤과 붙어서 비록 그들은 전멸했으나 트롤 1마리를 죽였다.[7] 또한 작중 최강의 전사인 샌슨보다 어떤 면에서는 더 뛰어난 부분이 있는 경비대원들도 있다고 한다. 밧줄타기야 샌슨이 워낙 밧줄을 못 탄다고 하니 그렇다 쳐도, 아무르타트 원정 중에 사망한 해리라는 대원은 농담삼아 오우거 취급받는 샌슨보다도 체격이 크고 힘이 셌다고 한다.
  • 샌슨의 전임자인 찰스는 무려 100번의 전투를 치렀고, 영주의 치하를 받은 다음 101번째 전투에서 사망했다고 한다.[8] 게다가 퇴각하면 마을이 침략당하니, 찰스의 전투 기록은 모두 몬스터들과 맞서 싸웠다고 봐도 무방하다. 어지간한 판타지 소설에서조차 전투 회수가 50회가 넘지 않는다는 걸 감안하면 그야말로 초인적인 수치. 연재 당시 작가가 이 부분을 해설하기도 했는데, 생존확률 90%의 전투들로만 놓고 봐도 100회 후 생존 확률은 0.9^100(0.9의100제곱) = 0.0027%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헬턴트 영지가 가장 자랑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어느 대륙 기사단과 비교해도 절대 모자라지 않는 헬턴트 경비대다. 영지의 위치와 형편상 소문이 나지 않았기에 관계자 외에는 잘 모르지만, 말에서 내려서 근접전을 하더라도 대단한 능력을 보이기 때문에 일부 분야에서는 기사단보다 훨씬 우월하며, 말을 타더라도 동등한 능력을 보이는 괴악한 집단이다.
그러나 이런 괴악한 집단조차 성깔 드러운 블랙 드래곤 1마리를 어찌하지 못하고 몬스터만 상대하고 있던 걸 보면, 드래곤 라자 세계관에서 드래곤이 얼마나 넘사벽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작중 취급이 좋지 못하긴 해도 D&D식 능력치로만 따지면 이 작품에서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드래곤. 굉장히 강력한 고룡이라고는 해도 드래곤 한 마리가 날뛰는 것을 일국의 수도, 그것도 기사와 마법과 종교 인프라가 집중된 바이서스 수도에서 어찌하지 못하고 피난짐을 싸고 있을 정도.

[1] 원전에서는 그리스 신화의 대신 포세이돈의 계보에 속하고 위협적인 외모 덕에 어지간한 RPG에서도 강력하게 묘사되는 몬스터다. [2] 그래도 근처 동네에 나타날 법한 몬스터만 나타나는 모양이다. 예를 들어 마법사가 만들어내는 키메라나 던전에서 등장하는 가고일 같은 건 안 나온다. [3] 화폐 발행권자인 국왕 외에는 화폐를 함부로 양도할 수 없는 원칙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변두리 촌구석의 영지에서 이러는데 누가 신경이나 쓰겠느냐마는, 고지식한 헬턴트 영주는 이런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는 모양. [4] 드래곤 라자 2008년 개정판 기준 3권 71-72페이지 [5] 실제로 라이칸스로프가 마을 근처에 출몰하여, 샌슨과 경비병들이 이 은도금 롱소드로 족치는 묘사가 나온다. 그리고 전염성이 있다는 라이칸스로프답게, 이들이 죽인 개체는 감염된 마을 주민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6] 트롤 떼가 쳐들어왔을 때 실제로 후치가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려 하는 사내들에게 유언을 묻는데, 구구절절히 묻는 것도 아니고 반사적으로 "남길 말은?"이라고 묻고 이에 사내들도 후치가 장하다는 듯이 웃으며 유언을 남긴다. 이 남자들은 결국 다 죽게 됐는데, 유언을 들은 한 사내의 애인은 우느라 대답도 못했지만, 다른 사내의 가족은 장하다며 고맙다고 인사를 했는데, 꽤나 찡한 장면. 일상에도 미리 죽을 걸 예비해서 지인과 계약을 맺어 친지를 부탁하는 경우도 있는듯 하다. [7] 설정을 많이 가져온 DnD식으로 해보면 저 정도 결과가 나오기 위해선 마을 주민들이 어지간한 베테랑 모험가나 기사급인 레벨 10 정도는 되어야 한다. [8] 샌슨은 3~40회 정도 전투를 치르고 나서 죽음에 다가간다는 듯한 느낌을 받고 세는 걸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