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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플라스크(flask)는 자연과학 실험실에서 자주 쓰이는 실험기구 중 하나이다. 위 사진은 여러 가지 플라스크와 비커를 함께 찍은 사진으로, 왼쪽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 기구는 플라스크가 아니라 비커에 속한다. 주로 가열이나 교반을 위해 액체나 고체를 담기 위해 쓰는 기구로, 비커와 기능은 비슷하지만 형태적으로 큰 차이점이 존재한다. 그리고 형태에 따라 용도도 세부적으로 분류된다.2. 특징
정의상 용기에 기다란 목이 달린 것이 바로 플라스크인데, 이 정의가 매우 광범위해서 대강 주둥이만 달려 있으면 전부 플라스크라고 부른다. 정의를 보면 알겠지만 비커와는 형태적으로 매우 다른 실험 기구다. 비록 플라스크와 비커 모두 물질을 담고 가열하고 섞고 흔드는 용도로 쓰이기는 하지만 비커는 옆면이 수직이며 바닥면과 윗면(뚫린 면)의 모양과 크기가 같다. 그에 비해 플라스크는 몸통이 둥글거나 S자형으로 생긴 것도 있고 종류가 매우 많고 특별한 용도로만 사용되는 플라스크도 존재한다. 그래서 보통 백과사전에는 '플라스크'라는 표제어를 두지 않고 '삼각 플라스크', '메스 플라스크'처럼 종류별로 표제어를 따로 둔다.일부 플라스크는 테플론이나 철로 만든 것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이 유리로 만들어진다. 그 중에서도 일반 유리와는 다르게 반응성이 약하고 강도가 조금 더 강한 경질유리로 만들어진다. 일반 유리보다는 강하다고 하지만 유리는 유리인지라 쉽게 깨지기 때문에 안전에 유의하는 것이 좋고 비커 항목에도 나와 있지만 유리로 된 기구는 초강산[1]이나 불산 등에 녹을 수도 있다.
3. 종류
플라스크는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고 쓸 수 있는 만큼 종류도 매우 많지만 여기서는 실험실에서 자주 쓰이는 플라스크 종류에 대해 설명한다.3.1. 둥근 플라스크
Round bottom flask (RBF)
이름 그대로 둥근 모양의 플라스크로, 몸통이 둥근 형태를 하고 있다. 종류에 따라서는 바닥 면이 편평해서 쓰러지지 않고 세울 수 있게 된 것도 있고 바닥면도 둥글어서 뭔가로 잡아줘야 하는 것도 있다. [2] 또한 주둥이가 한 개가 아니라 세 개, 다섯 개, 열 개 등 원하는 만큼 붙어있는 것도 있다. 다시 말하지만 모양이 어떻게 돼먹었든 그냥 주둥이만 달려있는 기구면 다 플라스크라고 한다. 영어로는 바닥이 둥근 것, 바닥이 둥글면서 주둥이가 하나인 것, 바닥이 편평한데 목이 하나인 것, 바닥이 편평하면서 목이 세 개 인 것 등을 모두 다른 용어로 부른다. 연구실에서는 보통 주둥이의 개수를 neck으로 부르며, 2구 둥근플라스크는 2-neck 또는 투넥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통 액체를 가열 또는 냉각할 때 쓰인다. 특히 가열하면서 나오는 증기를 포집해야 하거나 균일하게 열을 가해야 할 경우에 많이 쓴다. 모양이 둥글어서 건드리면 쓰러지기 쉬우므로 대부분 목 부분을 집게로 집어 놓거나 전용 스탠드에 세워서 보관한다. 액체의 교반(섞기)용으로는 아래의 삼각 플라스크가 더 많이 쓰인다. [3]
3.2. 부피 플라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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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플라스크' 또는 '용량플라스크'라고도 불리며, 바닥이 평편하고 주둥이가 매우 긴 플라스크로, 특정 용량(Volume)만 측정하기 위해 존재하는 플라스크이다. 예를 들어 위 사진에 나온 1,000 mL 플라스크는 오직 1,000 mL의 액체만을 담기 위해 만들어진 플라스크이다. 표기된 눈금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측정하나 싶은데, 플라스크의 목 부분에 흰색 또는 검은색으로 그어진 부분까지 액체를 부어 주면 아주 정확히 1,000 mL가 담기게 된다. 비이커나 기타 플라스크에도 용량표시가 되어있는데, 굳이 이 부피 플라스크를 사용하는 이유는 오차때문. 일반적인 용기의 오차가 ±10 mL이상 인데 반해, 부피 플라스크는 기본적으로 ±0.5 mL의 아주 정확한 오차를 가진다.[4] 덕분에 연구실에서는 몰 농도를 맞추는 등, 농도 조절에 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특정 몰 수의 용질을 넣고 용매를 그어진 선까지 부어 원하는 몰 농도를 맞추는데 사용한다.[5]
이 플라스크를 사용할 때는 몇 가지 주의점이 있다.
1. 부피플라스크에 시료를 넣을때는 반드시 적당한 용량의 용매 → 용질 → 나머지 용매 순으로 넣는다.
예를 들어, 황산의 농도를 조절할때, 황산을 먼저 넣고 나머지를 물로 채우게 되면, 격한 반응을 일으키며 부피 플라스크가 파손되거나 검은 반응물이 넘칠 수 있다.
2. 발열 반응이 일어나는 용질을 용해시킬때는 각별히 주의한다.
수산화나트륨의 경우 물과 반응하여 강한 발열반응을 일으키는데, 심한 경우 플라스크를 잡고있는 손이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조금씩 넣고 감당 가능한 온도가 될때까지 기다린 후, 추가해서 넣는 방법으로 온도를 제어하여야 한다. 또한 온도변화로 인한 열팽창은 정확한 농도 제어에 방해가 되므로, 반드시 용기에 표기된 기준 온도까지 내려온 후(사진의 플라스크는 섭씨 25도)의 용액 부피를 기준으로 몰농도가 결정된다.
3. 제조된 용액(특히 산)은 장시간 보관하지 않는다.
뚜껑이 함께 딸려오는 경우가 많아 용액을 크게 만들고 장시간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산 계열의 용액을 보관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뚜껑부분에 염이 발생해 뚜껑이 굳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부피 플라스크에 용액을 장기간 보관하는 것은 추천되지 않는다.
4. 표기된 선을 넘었다면 과감하게 포기한다.
표시선 위쪽으로 넘어간 용액의 농도는 절대 알 수 없으므로, 비우고 새로 만드는 것이 추천된다. 또한 비운 플라스크는 반드시 세척하여 완전 건조 후에 사용하여야 정확한 농도의 용액을 제조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의 발달로 Sigma-Aldrich 홈페이지 등에서 용액 농도 계산기를 제공하고 있으니, 복잡한 계산 없이 부피플라스크 하나만 있다면 정확하고 간단하게 몰/몰랄 농도 조절이 가능하다
무한도전 인생극장 Yes or No에 등장한 마라도 호리병 짜장면에 사용된 호리병이 바로 이 부피 플라스크이다. 그렇다보니 복불복 당첨된 정형돈은 부피 플라스크를 극혐했다.
3.3. 삼각 플라스크
Erlenmeyer flask
보통 플라스크라고 하면 떠올리는 형태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플라스크이다. 둥근 플라스크와 마찬가지로 몸통이 삼각형[6]인 플라스크다. 다만 옆면에 눈금이 그려져 있어 부피 측정이 가능하기도 하다. 부피 측정용으로 만든 건 아니고 그냥 급할 때 쓸 수 있을 정도일 뿐 부정확하므로 가능하면 안 쓰는 게 좋다. 모양이 삼각형이라는 점만 빼면 비커와 아주 비슷하다. 그냥 비커의 윗면이 좁아진 거라 보면 된다. 덕분에 용액을 떨어뜨려도 주변에 튀지 않는 장점이 있다. 눈금 있는 것도 그렇고 심지어 용도도 가열 및 교반용이라는 걸 보면 그냥 모양 다른 비커라고 해도 된다. 그래서인지 일부 백과사전에는 이를 삼각 비커라고 해설하기도 하는데 위에서 서술했든 비커는 원통 형태의 기구를 말한다. 정의 상 플라스크에 속하는 기구라고 하는 게 맞다.
가열용으로는 둥근 플라스크가 더 낫지만 가열하면서 교반을 같이 해야 할 경우에는 삼각 플라스크를 쓰는데 이유는 자기장으로 법랑 재질의 교반기를 회전시키면서 가열을 함께 할 수 있는 실험실용 핫플레이트의 존재 때문이다. 하지만 장시간 고열을 가하면 둥근 플라스크보다 더 잘 깨진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증발시켜서 기체를 포집하는 용도로는 상당히 부적절하다. 단 상온에서 서서히 증발시키면서 기체를 포집하는 경우에는 더 안정적으로 잘 서 있으므로 이건 삼각 플라스크가 더 낫다.
영문 명칭의 Erlenmeyer는 독일의 화학자 및 해당 삼각 플라스크 발명자의 이름이다. 그래서 영어로 삼각 플라스크를 발명자의 이름을 따서 에를렌마이어 플라스크라고 한다.
3.4. 증류 플라스크
증류 플라스크는 이름 그대로 증류를 위해 만들어진 플라스크다. 증류 방법은 다양하기 때문에 모양도 다양한데 위 그림처럼 주둥이가 아래로 꺾인 것이 대부분이고 주둥이는 직선이지만 옆쪽에 구멍이 뚫린 것도 있으며 심지어 S자형도 존재한다. 파스퇴르가 미생물의 발생 원리를 증명할 때 이 S자형 플라스크를 썼다. 그 때는 이런 플라스크가 없었기 때문에 직접 만들어서 썼다. 간단한 증류 실험의 경우 굳이 복잡하게 목이 거꾸로 달린 증류 플라스크 쓸 필요 없이 옆면에 구멍 뚫린 걸 쓴다. 증류를 위해 목이 얇은 경우가 많으므로 깨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