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9:21:00

탬파베이 레이스/2021년/9~10월/9월 6일

1. 개요2. 경기 전 상황3. 경기 내용
3.1. 선발 라인업3.2. 박스 스코어3.3. 경기 진행 상황
3.3.1. 1~3회: 경기는 보스턴쪽으로 기울고3.3.2. 4회: 판도를 바꾼 히 드랍 더 볼3.3.3. 5~7회: 장군멍군3.3.4. 8~9회: 동점을 만드는 레이스3.3.5. 10회: 역전극의 완성
4. 평가5. 경기 후6. 여담7. 관련 문서

1. 개요

2021년 9월 6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 보스턴 레드삭스의 시즌 17번째 맞대결을 다루는 문서. 본래 탬파베이 레이스/2021년/9~10월 문서의 문단에 작성되어 있었으나, 내용이 길어져 별도 문서로 분리되었다.

2. 경기 전 상황

탬파베이 레이스는 6월의 하락세를 딛고 7월부터 반등, 트레이드 데드라인 즈음에 지구 1위를 탈환하더니 8월에는 한 달간 21승을 기록하며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 선두 자리에서 격차를 점점 더 벌려나가고 있었다. 9월 6일 경기 전 기준 지구 2위 뉴욕 양키스와의 승차는 7.5경기차. 하지만 동부지구 라이벌인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가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라 레이스 입장에서는 아직 안심할 수 없었고, 여기에 9월 들어 초반 5경기에서 2승 3패로 다소 주춤하는 출발을 하면서 분위기가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특히나 전날 홈에서 미네소타 트윈스를 상대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내주며 분위기가 한 풀 꺾인 상황.

보스턴 레드삭스는 시즌 전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시즌 초반부터 지구 선두로 치고나가며 대반전을 이뤄내는 듯 했다. 하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8승 7패로 주춤하더니, 7월 마지막주 탬파베이 레이스 원정 3연전을 스윕당하며 지구 선두를 내주고 말았다. 하락세는 지속되어 8월 한달간 12승 16패를 기록해 월간 승률이 올 해 처음 5할 아래로 주저앉았고, 동시기 밑에서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는 뉴욕 양키스에 밀려 지구 2위와 와일드카드 선두 자리도 내준 상황. 여기에 8월 말부터 선수단 내에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악재가 터져 주전 선수 여러명이 IL에 올라 투타 양면에서 큰 공백이 발생했다. 하지만 보스턴은 이런 악재를 극복하고 9월 들어 4연승을 질주하며 다시금 분위기를 끌어올렸지만, 전날 홈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상대로 패해 연승이 끊기며 찜찜한 상태로 레이스를 만나게 되었다.

양 팀간 상대전적은 9승 7패로 레이스가 약간 우세하지만, 바로 전 주에 양 팀이 맞붙은 레이스 홈 4연전에서는 양 팀이 2승씩 나눠가지며 치열하게 맞붙은데다 보스턴이 2패 후 2승을 기록하며 분위기를 살리는 등, 양 팀은 호각세를 형성하고 있었다. 특히나 3연전 선발 가운데 두 명이 직전 시리즈에서 레이스를 상대로 호투한 크리스 세일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라 보스턴이 해볼만하다는 분위기. 하지만 레이스도 부상으로 빠져있던 선수들이 속속 복귀한데다 보스턴과의 3연전에서 최지만 맷 위슬러가 돌아올 예정이라 충분히 기대를 걸 구석이 있었다.

3. 경기 내용

3.1. 선발 라인업

탬파베이 레이스 타순 보스턴 레드삭스
포지션 선수명 선수명 포지션
우익수 랜디 아로사레나 1 테일러 모터 2루수
유격수 완더 프랑코 2 카일 슈와버 지명타자
지명타자 넬슨 크루즈 3 헌터 렌프로 우익수
3루수 얀디 디아스 4 J.D. 마르티네즈 좌익수
1루수 조던 루플로 5 라파엘 데버스 3루수
중견수 마누엘 마고 6 바비 달벡 1루수
좌익수 오스틴 메도우스 7 알렉스 버두고 중견수
포수 프란시스코 메히아 8 크리스티안 바스케스 포수
2루수 테일러 월스 9 조나단 아라우즈 유격수

레이스는 좌완 크리스 세일을 저격하기 위해 우타자 위주의 타선으로 플래툰을 돌렸고, 이에 따라 마누엘 마고, 조던 루플로, 테일러 월스가 선발에 포진하며 브랜든 라우, 조이 웬들, 케빈 키어마이어가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한편 포수로 마이크 주니노가 아닌 프란시스코 메히아가 나섰는데, 최근 주니노가 심각한 타격 침체에 빠진 상황이라 주니노를 벤치로 뺀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은 대체적으로 주전급 가용 자원을 전부 포진한 라인업을 들고 나왔는데, 한 가지 특징이라면 클레임으로 영입한 테일러 모터를 1번타자로 선발 기용했다. 보스턴 이적 후 첫 선발 경기에서 1번타자라는 중책을 맡게된 셈.

3.2. 박스 스코어

파일:MLB 로고.svg 9월 6일 13:10(ET) / 펜웨이 파크 / TB vs BOS
선발 1 2 3 4 5 6 7 8 9 10 R H E
TB 라이언 야브로 1 0 0 4 0 1 1 1 1 2 11 19 1
BOS 크리스 세일 1 6 0 0 0 1 1 0 0 1 10 14 4
W: 콜린 맥휴(6-1) / L: 개럿 휘틀록(7-3)
HLD: 조시 테일러(15), 애덤 오타비노(20), 오스틴 데이비스(3)
9월 6일 탬파베이 레이스 타자 성적
<rowcolor=#092c5c> 타순 선수명 포지션 타석 타수 안타 홈런 타점 득점 4사구 삼진
1 랜디 아로사레나 우익수 좌익수 6 6 2 0 1 2 0 3
2 완더 프랑코 유격수 6 6 4 0 0 3 0 0
3 넬슨 크루즈 지명타자 6 6 3 1 3 3 0 2
4 얀디 디아스 3루수 1루수 5 5 3 0 0 0 0 1
브랜든 라우대타 1루수 1 1 1 0 1 0 0 0
5 조던 루플로 1루수 4 3 2 0 1 0 1 1
조이 웬들대수비 3루수 2 1 0 0 0 0 1 0
6 마누엘 마고 중견수 우익수 6 6 1 0 0 0 0 1
7 오스틴 메도우스 좌익수 5 5 1 1 1 1 0 1
케빈 키어마이어대수비 중견수 1 1 0 0 0 0 0 0
8 프란시스코 메히아 포수 3 3 0 0 0 0 0 0
마이크 주니노대타 포수 2 2 1 0 1 0 1
9 테일러 월스 2루수 5 5 1 0 0 1 0 2
총합 52 50 19 2 7 11 2 12
9월 6일 탬파베이 레이스 투수 성적
<rowcolor=#092c5c> 선수명 이닝 실점 자책점 피안타 피홈런 4사구 탈삼진 ERA 비고
라이언 야브로 2 7 7 8 0 3 1 31.50
숀 암스트롱 2 0 0 1 0 0 2 0
애덤 콘리 1 0 0 0 0 0 2 0
JT 샤그와 1 1 1 2 2 0 0 9.00
J.P. 파이어라이젠 1 1 1 1 1 0 1 9.00
데이비드 로버트슨 1 0 0 0 0 1 3 0
콜린 맥휴 2 1 0 2 0 2 1 0 W
9월 6일 보스턴 레드삭스 타자 성적
<rowcolor=#fff> 타순 선수명 포지션 타석 타수 안타 홈런 타점 득점 4사구 삼진
1 테일러 모터 2루수 5 5 2 0 1 2 0 2
호세 이글레시아스대수비 유격수 1 1 1 0 1 0 0 0
2 카일 슈와버 지명타자 6 4 1 0 0 2 2 3
3 헌터 렌프로 우익수 6 5 3 0 2 1 1 0
4 J.D. 마르티네즈 좌익수 6 5 1 0 1 1 1 1
5 라파엘 데버스 3루수 6 4 2 0 1 1 2 2
6 바비 달벡 1루수 4 3 1 0 2 0 1 0
트래비스 쇼대타 - 1 1 1 0 0 0 0 0
프란치 코데로대주자 1루수 0 0 0 0 0 0 0 0
케빈 플라웨키대타 - 1 1 0 0 0 0 0 0
7 알렉스 버두고 중견수 5 3 0 0 1 0 1 1
8 크리스티안 바스케스 포수 5 5 1 0 0 1 0 1
9 조나단 아라우즈 유격수 2루수 5 5 1 1 1 2 0 0
총합 51 42 14 1 10 10 8 10
9월 6일 보스턴 레드삭스 투수 성적
<rowcolor=#fff> 선수명 이닝 실점 자책점 피안타 피홈런 4사구 탈삼진 ERA 비고
크리스 세일 3⅔ 5 1 10 0 1 6 2.45
개럿 리차즈 2⅓ 1 1 3 0 0 3 3.86
조시 테일러 1 0 1 0 0 0 0 H
애덤 오타비노 1 1 2 1 0 1 13.50 H
오스틴 데이비스 0 0 0 0 0 0 0 H
개럿 휘틀록 1⅓ 3 2 3 1 0 2 13.50 L, BS
스티븐 곤잘베스 0 0 0 0 1 0 0

3.3. 경기 진행 상황


경기 하이라이트

MLB.com 박스스코어
MLB.com 경기 하이라이트 및 클립 영상

3.3.1. 1~3회: 경기는 보스턴쪽으로 기울고

선취점을 만든 쪽은 레이스였다. 1회 초, 1사 후 완더 프랑코가 중전 3루타로 출루하며 연속 출루 기록을 36경기로 늘림과 함께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고, 넬슨 크루즈가 중전 안타로 프랑코를 불러들이며 레이스가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얀디 디아스가 3루쪽 내야안타로 출루해 1사 1, 2루가 된 가운데 조던 루플로는 삼진, 마누엘 마고가 다시 한번 3루쪽 내야안타로 출루해 2사 만루가 되었지만 오스틴 메도우스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1회 말, 보스턴이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1사 후 카일 슈와버의 안타에 이어 헌터 렌프로가 그린 몬스터 최상단을 맞고 나오는 단타(...)로 1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고, J.D. 마르티네즈가 깔끔한 중전안타로 슈와버를 불러들여 동점을 만들었다. 야브로는 라파엘 데버스를 삼진으로 처리한 후 바비 달벡에게 볼넷을 허용해 2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알렉스 버두고를 투수 땅볼로 처리하고 공 31개만에 간신히 1회를 마무리했다.

2회 초는 삼자범퇴로 빠르게 끝난 가운데, 2회 말이 되자 보스턴의 타선이 대폭발했다. 선두타자 크리스티안 바스케스가 펜스 직격 단타로 출루한 뒤 조나단 아라우즈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테일러 모터에게 좌중간 펜스 직격 2루타를 맞고 여기에 마누엘 마고의 아쉬운 펜스 플레이가 겹치며 1루 주자 바스케스가 홈인, 1:2로 역전을 허용했다. 여기에 라이언 야브로 카일 슈와버를 상대로 커브 제구가 안되며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고, 헌터 렌프로에게 그린 몬스터 최상단을 직격하는 1타점 2루타를 맞으며 스코어는 1:3까지 벌어졌다. 거의 넘어갈 뻔한 타구였으나 리플레이를 돌려본 결과 렌프로의 타구는 아슬아슬하게 그린 몬스터 최상단의 홈런 경계선 바로 밑에 맞고 떨어졌고, 레이스 벤치에서는 2루 태그 상황에서 렌프로의 발이 떨어졌는지에 대해 챌린지를 요청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레이스 벤치는 J.D. 마르티네즈를 거르고 만루 작전을 사용, 라파엘 데버스를 상대했으나, 데버스가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전 1타점 적시타로 연결하며 보스턴이 한 점을 더 달아났다. 이어 바비 달벡이 좌익선상 2루타를 때려내며 스코어는 1:6이 되었으며, 알렉스 버두고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데버스를 불러들였다. 그리고 타순이 한 바퀴 돌아 다시 타석에 들어선 바스케스를 3루 땅볼로 처리하며 길었던 2회가 간신히 마무리되었다. 2회 종료 시점에서 스코어는 1:7.

레이스는 3회 초 선두타자 완더 프랑코가 안타로 출루하고 2사 후 조던 루플로가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마누엘 마고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추격의 득점을 만드는데는 실패, 흐름을 비트는데 실패했다. 레이스는 3회 말이 되면서 숀 암스트롱을 마운드에 올려 라이언 야브로를 조기 강판시켰고, 암스트롱은 3회 말을 삼자범퇴로 정리했다.

여기까지 분위기는 보스턴에게 완전히 넘어갔고, 야브로가 조기강판된 레이스는 진지하게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투수 운용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1] 그러나...

3.3.2. 4회: 판도를 바꾼 히 드랍 더 볼

4회 초, 경기 분위기가 급격히 뒤바뀌기 시작했다. 크리스 세일이 2사를 무난히 잡으며 이닝을 정리하는 듯 했는데, 테일러 월스가 3루수 강습 안타로 출루하더니 랜디 아로사레나 완더 프랑코가 연속 우전 안타로 출루해 단숨에 2사 만루를 만들었다. 그나마 보스턴 입장에서 다행이었던 점은 프랑코의 안타 때 헌터 렌프로가 강력한 홈 송구로 2루 주자 월스를 3루에 묶어두며 일단 실점을 억제했다는 점. 하지만 만루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넬슨 크루즈가 타석에 들어서게 되었다. 크루즈는 0-2 카운트로 불리하게 시작했지만 파울 두 개를 커트하며 2-2 카운트로 끌고갔고, 세일의 7구를 퍼올려 중견수쪽 깊숙한 타구를 만들었다. 하지만 힘이 온전히 실리지 못해 알렉스 버두고가 외야 깊숙한 위치에서 처리가 가능한 타구였는데...

버두고가 공을 떨어뜨렸다.

낮 경기라는 시간대적 특징 때문에 크루즈의 타구가 햇빛 사이로 들어간 것이 원인이었다. 타구는 버두고의 글러브에 맞고 떨어졌고, 2사라서 스타트를 끊은 주자들은 전부 홈까지 내달렸다. 타자 주자 크루즈는 2루를 돌아 3루까지 달렸다. 버두고는 공을 주워 중계 플레이를 위해 빠르게 송구했다. 크루즈의 발이 느리지만 그래도 3루에 그럭저럭 들어갈 수 있어보이는 상황이었는데, 버두고의 송구를 잡은 2루수 테일러 모터가 굳이 3루에서 승부를 보려고 강하게 송구를 했다가 3루수 키를 넘기는 악송구를 범해 덕아웃으로 공이 들어가버렸다. 결국 크루즈도 유유히 홈인, 스코어는 5:7이 되었다. 당초 기록은 크루즈의 3타점 3루타 + 2루수 송구 실책이었으나, 이후 크루즈의 타구도 버두고의 포구 실책으로 정정되며 인사이드 더 파크 여관이 되었다.졸지에 3타점 사라진 크루즈만 불쌍하다

레이스는 이어 타석에 들어선 얀디 디아스가 다시 한 번 3루 강습 안타를 때려내며 출루했고, 조던 루플로도 3루쪽 느린 땅볼이 내야 안타가 되며 2사 1, 2루 상황을 만들었다. 결국 알렉스 코라 감독은 세일을 내리고 개럿 리차즈를 투입했으며, 리차즈를 상대하게 된 마누엘 마고는 초구를 받아쳐 잘 맞은 라이너 타구를 날렸으나, 중견수 알렉스 버두고의 호수비에 걸리며 추가득점 없이 이닝이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4회의 빅이닝으로 어느새 두 팀의 점수차는 두 점차로 줄어들었고, 보스턴에게 완전히 넘어간 것 같던 경기 양상은 버두고의 실책으로 더 이상 예측할 수 없게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보스턴이 4회 말 공격에 나섰고, 2사 후 라파엘 데버스가 안타로 출루했으나 바비 달벡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이닝이 종료되었다.

3.3.3. 5~7회: 장군멍군

5회 초는 개럿 리차즈가, 5회 말은 애덤 콘리가 상대 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우며 빠르게 이닝이 종료되었다.이날 가장 평화로운 이닝이었다

하지만 6회 초, 투구수가 다소 많아진 개럿 리차즈를 상대로 1사 후 완더 프랑코가 중전 안타로 출루했고, 넬슨 크루즈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얀디 디아스가 우전 안타를 치며 레이스가 2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진 순서는 조던 루플로의 차례였는데, 케빈 캐시 감독은 여기서 대타를 쓰지 않고 우투수를 상대로 조던 루플로로 밀고 가는 선택을 했다. 그리고 루플로는 리차즈의 4구를 받아쳐 깔끔한 좌전 안타를 작렬, 2루 주자 프랑코가 홈을 밟으며 캐시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이 적시타로 이제 스코어는 6:7.

하지만 보스턴도 만만치 않아서 6회 말이 되자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레이스는 한 점차까지 좁혀지자 더 이상의 실점을 막기 위해 JT 샤그와를 올렸는데, 선두타자 테일러 모터가 샤그와의 5구째를 퍼올려 가운데 담장을 직격하는 장타를 때렸다. 중견수 마누엘 마고가 끝까지 쫓아갔지만 점프 캐치에 실패했고, 처리가 지연되는 사이 모터는 3루까지 안착하며 보스턴은 시작부터 무사 3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카일 슈와버를 상대로 레이스 배터리는 정면 승부를 피하다가 결국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1,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헌터 렌프로가 초구를 냅다 받아쳐 전진수비 시프트가 결려있던 유격수 옆을 총알같이 뚫는 좌전 안타로 모터를 불러들였다. 스코어는 6:8이 되며 다시 두 점차. 보스턴은 기세를 몰아 추가 득점을 노렸으나 샤그와가 J.D. 마르티네즈를 병살타로 처리하며 찬물을 끼얹었고, 라파엘 데버스를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낸 뒤 2사 1, 3루에서 바비 달벡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더 이상 실점하지 않았다.

7회 초, 레이스는 다시금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바뀐 투수 조시 테일러를 상대로 1사 이후 프란시스코 메히아의 타석에 마이크 주니노가 대타로 들어왔고,[2] 주니노는 테일러의 2구를 받아쳐 그린 몬스터를 직격하는 장타를 때려냈다. 주니노는 1루를 돌아 2루까지 내달렸지만, 좌익수 J.D. 마르티네즈가 완벽한 펜스플레이에 이어 정확한 송구를 2루로 보내며 주니노는 그대로 2루에서 횡사...하는 듯 했는데, 2루수 테일러 모터가 제이디의 송구를 떨어뜨리며(...) 주니노가 2루에서 살았다. 기록은 주니노의 안타 + 모터의 실책으로 원 히트 원 에러. 이후 테일러 월스가 느린 유격수 땅볼로 아웃되는 사이 주니노는 3루로 진루해 2사 3루가 되었고, 알렉스 코라 감독은 랜디 아로사레나를 상대하기 위해 애덤 오타비노를 곧바로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아로사레나는 오타비노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이와세 슬라이더 받아치는 김현수마냥절묘히 받아쳐 중전 안타를 작렬, 주니노가 홈을 밟아 스코어는 7:8이 되어 다시 한 점차가 되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완더 프랑코도 잘 맞은 타구를 만들었으나 아쉽게도 유격수 정면으로 가는 직선타가 되어 이닝이 끝났다.

그러나 레이스가 한 걸음 쫓아가자 보스턴도 한 걸음 달아났다. 7회 말, 레이스는 샤그와에 이어 J.P. 파이어라이젠을 올리며 또 다시 필승조를 투입해 추가 실점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파이어라이젠은 기대에 부응하듯 두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쉽게 2사를 잡았다. 그러나 조나단 아라우즈를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7구째 슬라이더가 몸쪽 애매한 코스에 말려 들어가는 실투가 되었고, 이걸 놓치지 않은 아라우즈는 이 공을 제대로 퍼올려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아라우즈의 시즌 3호 홈런. 스코어는 7:9가 되어 보스턴이 다시 두 점차로 도망가는, 장군멍군의 치고받는 상황이 이어졌다.

3.3.4. 8~9회: 동점을 만드는 레이스

보스턴은 계속해서 레이스의 추격을 뿌리쳤고, 레이스는 이에 지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8회 초, 선두타자 넬슨 크루즈가 이러한 분위기를 깨버리는 한방을 작렬했다. 슬라이더를 노리고 있던 크루즈는 애덤 오타비노의 5구째 슬라이더가 몸쪽 애매한 코스로 들어오자 그대로 잡아당겼고, 크루즈가 퍼올린 타구는 까마득하게 날아가 그린 몬스터를 지나 펜웨이 파크 바깥으로 떨어졌다. 크루즈의 시즌 28호 홈런으로, 비거리는 무려 445ft에 달하는 대형 홈런이었다. 점수는 8:9가 되어 다시 한 점차로 좁혀졌고, 레이스는 추격의 동력을 잃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그러자 보스턴도 곧바로 대응해 애덤 오타비노 얀디 디아스까지만 상대하게 한 뒤 바로 마운드에서 내렸고, 오스틴 데이비스를 투입해 두 타자를 빠르게 정리하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8회 말, 레이스는 데이비드 로버트슨을 마운드에 올리며 또 한 명의 필승조를 투입했다. 그리고 로버트슨은 헌터 렌프로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카일 슈와버, J.D. 마르티네즈, 라파엘 데버스를 전부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깔끔하게 틀어막았다. 6~7회에 이어졌던 양 팀의 주고받는 스코어링 패턴이 3이닝만에 깨진 셈.

9회 초, 보스턴은 현재 팀 불펜진 최고의 믿을맨이자 올 해 아메리칸 리그 신인왕 후보 중 한명인 개럿 휘틀록을 마운드에 올렸다. 선두타자는 오스틴 메도우스 메도우스는 2볼을 먼저 얻은 뒤 파울과 헛스윙으로 2-2 카운트로 밀렸으나, 파울 두 번을 치고 풀 카운트를 만들었다. 7구째를 메도우스가 커트했고, 휘틀록은 8구를 준비했다. 그리고...


휘틀록은 98마일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바깥쪽 높은 코스로 질러넣었으나, 공이 생각보다 높게 안 들어가면서 패스트볼을 노리고 있던 메도우스의 존에 딱 걸리게 되었다. 메도우스는 공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으로 향하는 큰 타구를 만들었고, 중견수 알렉스 버두고가 끝까지 쫓아가 점프 캐치를 시도했으나 포구에 실패, 메도우스의 타구는 담장을 직격하고 튀어나왔다. 여기에 버두고가 공의 위치를 잃어버리며 유격수 호세 이글레시아스가 급하게 커버를 나갔고, 메도우스는 빠르게 3루까지 진루했다. 그런데 이글레시아스가 공을 한 번에 잡지 못하고 한 번 더듬으면서 틈을 줬고, 그 사이 메도우스는 3루를 돌아 홈으로 내달렸다. 이글레시아스는 바로 중계플레이를 시작했으나, 메도우스가 송구보다 좀 더 빨리 홈에 도착하며 동점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완성, 스코어는 9:9 동점이 되었다. 메도우스의 시즌 24호 홈런이자, 레이스의 올 시즌 3번째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3] 무안타를 기록중이던 메도우스는 마지막 타석에서 본인의 클러치 능력을 120% 발휘하며 결정적인 동점 홈런을 만들어냈고, 휘틀록은 공 8개로 블론을 저지르고 말았다. 다만 후속 타자들은 삼진-삼진-땅볼로 물러서며 더 이상의 득점 없이 이닝이 종료되었다.

동점을 만든 레이스는 9회 말 콜린 맥휴를 투입하며 완전한 총력전을 펼쳤다. 그러나 보스턴은 바비 달벡의 타석에 대타 트래비스 쇼를 투입했는데, 쇼의 살짝 먹힌 타구가 좌익선상에 떨어지고 파울지역 관중석으로 들어가며 인정 2루타가 되어 보스턴이 끝내기 기회를 잡았다. 레이스 벤치는 알렉스 버두고를 자동 고의4구로 거르고, 무사 1, 2루에서 크리스티안 바스케스와의 승부를 택했다. 초구에 스윙을 한 번 돌려본 바스케스는 맥휴의 2구째에 번트를 댔는데, 번트 타구가 포수 머리 위로 뜨면서 파울 지역에서 잡히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그나마 주자들은 움직이지 않아 바스케스 혼자 아웃되었으나, 순식간에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번트 실패가 되어버렸다. 이어 조나단 아라우즈가 타석에 들어섰고, 보스턴 팬들은 지난 8월 27일 클리블랜드 원정에서의 쓰리런을 떠올리며 아라우즈에게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아라우즈의 빠른 땅볼 타구는 3루수 조이 웬들의 정면으로 향했고, 결국 정석적인 5-4-3 병살타가 되었다. 보스턴의 끝내기 기회는 너무나도 허무하게 날아가버렸고, 경기는 연장 승부치기로 이어졌다.

3.3.5. 10회: 역전극의 완성

10회 초, 보스턴은 개럿 휘틀록을 계속해서 마운드에 올렸다. 발 빠른 랜디 아로사레나가 2루에 나가있고, 선두타자는 4안타 경기를 하고 있던 완더 프랑코라 레이스 팬들은 역전에 대한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프랑코는 몸쪽 초구에 체크 스윙을 하던게 그만 배트에 공이 맞고 투수 앞으로 데굴데굴 굴러가버렸고, 투수 휘틀록은 빠르게 1루로 송구해 프랑코를 아웃시켰다. 너무 갑작스럽게 벌어진 인플레이에 타구도 투수한테 빠르게 흘러가서 2루주자 아로사레나가 3루로 진루하지도 못하는, 최악의 타석이 되고 만 것. 보스턴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반대로 레이스는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분위기가 넘어갈뻔한 상황에서 넬슨 크루즈가 해결사로 나섰다. 크루즈는 휘틀록의 초구 바깥쪽 싱커를 그대로 받아쳤고, 잘맞은 타구는 1루수 옆을 뚫고 지나가는 우전 안타가 되었다. 빠른 타구였지만 발빠른 아로사레나는 홈으로 빠르게 쇄도했고, 우익수 헌터 렌프로는 다이렉트로 홈으로 송구했으나 송구가 다소 높게 뜨면서 포수 크리스티안 바스케스가 점프해서 잡아야 하는 공이 되어 아로사레나는 그대로 홈인, 스코어는 10:9가 되며 레이스가 경기에서 처음으로 리드를 잡았다. 여기에 렌프로가 홈으로 송구하는 사이 크루즈가 과감하게 2루 진루를 시도했는데, 때마침 렌프로의 홈 송구도 높게 떠서 바스케스가 점프 캐치를 하느라 시간이 더 걸렸고, 바스케스가 착지 후 바로 2루로 송구하다보니 밸런스가 흔들려 2루 송구도 옆으로 조금 빗나갔다. 2루 베이스 앞에 있던 유격수 호세 이글레시아스가 송구를 점프해서 잡은 뒤 곧바로 공중에서 태그를 시도했으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던 크루즈의 몸이 이글레시아스의 글러브 아래로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가며 세이프가 되었다. 만약 슬라이딩을 안 했거나 벤트 레그 슬라이딩으로 들어갔다면 태그에 걸려 아웃되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크루즈의 과감한 베이스러닝에 이은 적절한 슬라이딩이 2루 진루를 만들어냈다. 공식 기록으로는 렌프로의 홈 송구 실책에 의한 크루즈의 2루 진루로 기록되었다.

그리고 이 베이스 러닝은 곧바로 결실을 맺었다. 크루즈의 안타에 이은 진루로 1사 2루가 된 가운데, 레이스는 3안타를 기록하던 얀디 디아스의 타석에서 이날 선발에서 빠져있던 브랜든 라우를 대타로 투입하는 승부수를 뒀다. 통산 보스턴을 상대로 OPS 1.196을 기록하며 보스턴 킬러로 자리매김하던 라우는, 이 날도 그 명성에 걸맞게 휘틀록의 3구를 잡아당겨 시프트를 무력화시키는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크루즈는 빠르게 홈으로 내달렸고, 렌프로가 다시 한 번 홈으로 송구했으나 크루즈가 한 발 먼저 홈 플레이트에 손바닥을 찍었다. 스코어는 11:9로 레이스가 리드를 한 점 추가했고, 렌프로의 홈 송구를 포수 바스케스가 살짝 흘리는 사이 라우도 2루까지 내달리며 1사 2루 상황이 지속되었다. 결국 보스턴 벤치는 휘틀록을 내리고 스티븐 곤잘베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곤살베스는 영점이 다소 안 잡히며 조이 웬들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고 1사 1, 2루 상황을 만들었으나, 마누엘 마고를 유격수쪽 빠른 땅볼 타구로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유격수 호세 이글레시아스가 글러브에서 공을 빼다가 공을 한 번 저글링했고, 빠르게 수습해 1루 주자는 2루에서 잡아냈지만 타자주자 마고는 1루를 밟는데 성공했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으로 케빈 키어마이어까지 타석이 이어졌는데, 키어마이어의 땅볼 타구는 당겨치기 시프트로 인해 유격수에게 걸리면서 아웃, 10회 초가 마무리되었다.

레이스는 콜린 맥휴를 그대로 10회 말에도 마운드에 올렸고, 보스턴은 조나단 아라우즈가 2루에 나간 가운데 호세 이글레시아스부터 이닝을 시작했다. 그런데 맥휴가 초구를 던지기도 전에 3루쪽으로 견제모션만 취하면서 곧바로 보크 판정을 받았다.[4] 아라우즈는 공짜로 3루로 진루, 이어 이글레시아스가 우익수쪽으로 총알같은 타구를 때려내며 아라우즈를 불러들이고 스코어는 11:10이 되어 다시 한 점차로 좁혀졌다. 타구가 워낙 빨라 아라우즈가 2루에서 스타트했다면 홈 쇄도를 못 했을지도 모르는 타구였기 때문에 보크가 더욱 아쉬워지는 순간. 맥휴는 카일 슈와버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헌터 렌프로를 상대했는데, 렌프로의 타구가 3루쪽으로 향하는 총알같은 땅볼 타구가 되었고, 3루수 조이 웬들이 한 번에 포구에 실패, 흐른 공을 빠르게 잡아 1루로 송구했으나 간 발의 차로 세이프가 되었다. 레이스가 챌린지를 신청했으나 원심은 유지되고, 웬들의 실책으로 기록되었다. 1사 1, 2루 상황에서 보스턴은 J.D. 마르티네즈가 타석에 들어섰으나, 맥휴는 JD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2아웃째를 만들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라파엘 데버스를 상대로는 정면 승부를 피하다가 볼넷을 줬고, 보스턴은 9회에 대주자로 나갔던 프란치 코데로의 타석에 케빈 플라웨키를 대타로 쓰며 마지막 승부수를 걸었다. 하지만 맥휴의 5구를 받아친 플라웨키의 타구는 유격수쪽 힘없는 땅볼이 되었고, 유격수 완더 프랑코가 잡아 빠르게 1루로 송구, 아웃을 잡아내며 장장 4시간 56분간 이어진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4. 평가

양 팀 모두 타선이 폭발하며 난타전이 진행된 가운데 수비와 주루에서의 디테일이 양 팀의 승패를 갈랐다.

4.1. 탬파베이 레이스

레이스는 선발 라이언 야브로가 속절없이 무너지며 불리하게 경기를 시작했으나, 타선이 근성을 발휘해 야금야금 쫓아간 끝에 경기 막바지에 승부를 뒤집고 승리를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1:7로 밀리던 경기는 4회 초에 분위기가 뒤바뀌기 시작했고, 이후 매 이닝 한 점씩 꾸준히 뽑아내며 투수진이 버티는 사이 동점을 만들 수 있었고, 그 기세를 몰아 연장에서도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와 함께 두 점을 뽑아내며 승리를 따냈다.

타선은 무려 장단 19안타를 때려내며 상대 마운드를 두들겼는데, 비록 기록 정정으로 3타점 3루타가 날아갔음에도 6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하고 10회에는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추가점에 크게 공헌한 넬슨 크루즈를 필두로, 6타수 4안타로 커리어 첫 4안타 경기를 한 완더 프랑코, 그간의 타격부진을 털어내고 3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으로 활약한 조던 루플로, 리드오프로 6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해 멀티히트에 타점도 올린 랜디 아로사레나, 비록 득점이나 타점은 없지만 5타수 3안타로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얀디 디아스 등이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다. 여기에 경기 내내 침묵하다가 9회 초 결정적인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으로 클러치 상황에 강함을 증명한 오스틴 메도우스나, 선발에서는 빠졌으나 결정적인 상황에서 대타로 나와 보스턴 킬러의 명성을 발휘한 브랜든 라우, 그간의 타격 부진을 깨고 오랜만에 호쾌한 장타를 만들어 추격의 점수에 공헌한 마이크 주니노 등도 임팩트를 남겼다.

투수진은 선발 라이언 야브로가 2이닝 8피안타 3사사구 7실점이라는 시즌 최악의 피칭으로 경기를 터뜨리는 듯 했으나, 이어 올라온 숀 암스트롱 애덤 콘리가 5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틀어막으며 추격조의 역할을 120% 소화해냈다. 필승조라고 올린 JT 샤그와 J.P. 파이어라이젠이 모두 실점을 범하며 레이스 팬들의 속을 쓰리게 했지만, 데이비드 로버트슨이 노련미를 보여주며 8회 말을 깔끔히 틀어막으며 분위기를 다잡는데 성공했다. 특히나 로버트슨의 3K 호투는 그 전까지 꾸준히 도망가던 보스턴의 흐름을 끊고 경기를 종국에는 레이스의 분위기로 끌고오는 연결점이 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9회에 올라온 콜린 맥휴는 두 이닝 연속으로 득점권 위기를 맞이했으나 위기 관리 능력을 십분 발휘해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수비의 경우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이었고, 기록된 실책도 조이 웬들의 실책 하나 뿐이었지만 그마저도 타구가 워낙 빠른 강습 타구였던 점을 감안하면 참작의 여지가 있다. 다만 마누엘 마고가 중견수 자리에서 너무 적극적으로 플레이하다가 펜스 플레이 미스를 범해 상대의 추가 진루를 허용하며 팬들이 케빈 키어마이어를 찾게 만든 것이 약간의 흠. 하지만 마고가 처리해야 했던 타구들이 쉬운 타구도 아니었고, 이날 낮경기의 영향으로 경기 중후반까지 외야수들이 햇빛을 바라보며 경기해야 했던 점도 감안해야 한다. 주루의 경우 10회 초 넬슨 크루즈의 나이를 잊은 주루플레이가 호평받을만 했다. 상대의 홈 송구때 과감하게 2루를 파 진루에 성공하고, 덕분에 브랜든 라우의 안타때 추가점을 바로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다만 레이스는 이 날도 투수 7명이 등판하며 전날 미네소타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으로 불펜진을 많이 소모했는데, 하필 다음 경기가 드루 래스머센을 시작으로 사실상의 불펜 데이로 치러지는 경기라는 점이 문제. 이미 JT 샤그와, 애덤 콘리, J.P. 파이어라이젠, 데이비드 로버트슨이 연투를 해 내일 또 나오면 3연투가 되며, 숀 암스트롱 콜린 맥휴는 3연투는 아니지만 오늘 투구수가 많았어서 연투가 쉽지 않아보인다.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로운 구원 투수는 피트 페어뱅크스, 앤드루 키트릿지, 데이비드 헤스 정도에 불과한지라, 로스터에 조정이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페어뱅크스와 키트릿지를 아끼고 오늘 경기를 잡은 것은 다행스러운 점이다.

또 하나 우려스러운 점은 파울 타구에 어깨를 맞고 대타로 교체된 프란시스코 메히아의 몸 상태인데, 다행히도 치료를 받고 나서는 통증이 크게 완화되었다고 한다. 정밀 검진을 받아봐야 확실히 알겠지만 큰 부상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

극적인 역전승으로 레이스는 전날 패배로 꺾인 분위기를 다시 한껏 끌어올릴 수 있었으며, 때마침 뉴욕 양키스 류현진의 호투와 마커스 시미언의 원맨쇼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에게 완파당하며 양키스와의 승차도 8.5경기차로 벌렸다.

4.2. 보스턴 레드삭스

초반부터 상대 선발을 두들기며 일찌감치 점수차를 벌렸고, 이후 상대 불펜진을 상대로도 추가점을 만드는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불펜의 붕괴와 수비진의 실책 퍼레이드로 레이스의 추격을 허용했고, 9~10회에 찾아온 기회조차 허망하게 날려먹으면서 다 잡은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타선의 활약은 좋았다. 이날 보스턴 유니폼을 입고 처음 선발로 나온 테일러 모터는 5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리드오프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고, 헌터 렌프로는 작년까지 한솥밥을 먹던 동료들을 상대로 장타력을 맘껏 뽐내며 5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라파엘 데버스는 존재 자체로 상대 투수진에게 부담을 주고 4타수 2안타 1타점 2볼넷을 기록했으며, 카일 슈와버는 안타는 하나뿐이었지만 볼넷과 사구로 3출루 경기를 하며 밥상을 깔아주는 역할을 잘 수행해냈다.

하지만 2회의 빅 이닝 이후 보스턴 타선은 찬스를 잘 살려내지 못하며 제때제때 달아나지 못했다. 물론 6회와 7회 한 점씩 뽑아내며 달아나긴 했으나, 7회는 조나단 아라우즈의 솔로 홈런 한 방으로 점수를 뺀 것이고, 6회의 상황은 보스턴에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보스턴은 6회 말 선두타자 3루타와 연이은 볼넷으로 무사 1, 3루라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고, 헌터 렌프로의 적시타가 터지며 한 점을 뽑고 무사 1, 2루 기회를 이어갔다. 하지만 J.D. 마르티네즈가 병살타를 치면서 찬물을 끼얹었고, 결국 추가점을 뽑지 못하고 이닝이 끝났다. 9회부터는 더욱 심각한데, 9회 말 무사 1, 2루를 만들어 끝내기 기회를 만들었지만, 크리스티안 바스케스가 어이없는 번트 미스로 아웃카운트 하나를 늘리며 분위기가 급격히 꺾였다. 그리고 조나단 아라우즈가 병살타로 이닝을 끝내버리며 흐름은 레이스에게 완전히 넘어가고 말았다. 10회에는 보크, 안타, 실책으로 1사 1, 2루를 만들어 동점을 이룰 찬스를 잡았으나, 또 다시 J.D. 마르티네즈가 뜬공으로 물러나며 아웃카운트를 늘렸고, 끝내 득점에 실패하며 패배를 떠안게 되었다. 참고로 보스턴은 2회까지 8안타 3사사구를 얻어냈는데, 이를 다르게 말하면 3회부터 10회까지는 8이닝동안 6안타를 때리는데 그쳤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투수진의 경우 크리스 세일은 1회와 4회에 집중타를 맞으며 무려 10피안타를 기록했으며, 그나마 4회의 대량실점이 전부 비자책으로 처리되어 ERA는 나빠지지 않았지만 구위가 정상적이지 않은 모습을 노출했다. 또한 세일에 이어 등판한 불펜진들도 대부분 불안했는데, 불펜 전환 후 0점대 ERA를 기록하던 개럿 리차즈나 현 시점 팀 내 최고의 믿을맨인 개럿 휘틀록이 모두 실점을 기록한 점은 안그래도 코로나19 확산으로 불펜진에 구멍이 심각하게 뚫린 보스턴에게는 너무나도 뼈아팠다. 특히나 휘틀록은 아직 마무리 투수의 중압감이 버거운건지 공 8개만에 블론을 저지르고 승부치기에서는 속절없이 무너지며 걱정거리를 하나 늘렸다.

사실 보스턴이 경기를 내준 진짜 원인은 수비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보스턴은 이날 기록된 실책만 4개를 범했고,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를 합치면 그 수는 더 많다. 더구나 이러한 실책들이 거의 다 실점으로 연결되었다는 점이 보스턴에게는 더더욱 뼈아픈 부분. 알렉스 버두고 히 드랍 더 볼과 연이어 나온 테일러 모터의 송구 실책은 4회 초의 4득점으로 이어져 경기 판도를 바꿔놨고, 8회 초 테일러 모터의 포구 실책은 마이크 주니노를 2루에서 살려줘 랜디 아로사레나의 적시타로 이어졌다. 9회 초 오스틴 메도우스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에서는 버두고가 펜스에 부딪힌 뒤 타구를 아예 잃어버리고 호세 이글레시아스가 공을 한 번 더듬는 기록되지 않은 실책들이 있었고, 10회 초 헌터 렌프로의 송구 실책은 넬슨 크루즈의 2루 진루를 허용해 결국 브랜든 라우의 적시타로 이어졌다.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는 10회 초 브랜든 라우의 안타 이후 헌터 렌프로의 홈 송구를 바스케스가 포구하지 못해 라우의 2루 진루를 허용한 것과, 마누엘 마고의 땅볼을 호세 이글레시아스가 송구하다가 한 번 더듬어 병살 연결에 실패하고 아웃카운트를 하나만 늘린 것 정도.

보스턴은 양키스가 패한 가운데 오늘 경기를 잡으면 양키스를 밀어내고 와일드카드 선두 자리를 탈환할 수 있었지만, 끝내 역전패를 당하며 탈환에 실패하고 WC 4위 토론토와의 승차가 3경기차로 줄어들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WC 3위 시애틀 매리너스가 휴스턴에게 완파당해 시애틀과의 승차는 3경기차를 그대로 유지했다.

5. 경기 후

결국 탬파베이 레이스는 불펜진을 보강하기 위해 경기 종료 후 루이스 헤드를 콜업했고, 테일러 월스를 트리플A로 옵션했다.

보스턴 레드삭스 키케 에르난데스 대니 산타나가 IL에서 해제되었고, 프란치 코데로를 트리플A로 옵션하고 테일러 모터 DFA했다.

6. 여담

  • 한편 이 경기는 1회 초부터 심상치 않았는데, 1회 초 조던 루플로의 타석때 루플로의 파울 팁을 매니 곤잘레스 구심이 맞고 큰 충격을 받아 급하게 교체되는 일이 있었다. 대기심이 바로 준비되지 않아서 급한대로 1루심을 보던 래즈 디아즈 심판이 장비를 차고 구심으로 자리를 옮겼고, 2루심을 보던 마이크 이스터브룩 심판이 1루심으로 이동해 잠시 3심제로 경기를 운영했다. 이후 1회 초가 끝나고 존 리브카 심판이 펜웨이 파크로 급하게 호출되어 2루심을 보게 되면서 다시 4심제로 돌아갔다.
  • 이날 탬파베이 레이스 완더 프랑코는 1회 초 3루타 출루로 36경기 연속 출루를 달성했다. 이는 만 20세 이하 메이저리거 가운데 미키 맨틀(1951~52)과 함께 공동 2위 기록이자, 아메리칸 리그 기준으로는 공동 1위 기록. 참고로 역대 1위는 프랭크 로빈슨으로, 1956년 43경기 연속 출루를 기록한 바 있다.
  • 또한 프랑코는 이날 4안타를 기록하며 데뷔 후 첫 4안타 경기를 하게 되었다.
  • 이날 승리로 레이스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보스턴을 상대로 6점차 이상으로 지고있는 경기를 뒤집고 승리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레이스는 보스턴을 상대로 6점차 이상으로 지고있을 경우 69전 전패였다.
  • 넬슨 크루즈의 타구에서 촉발된 4회 초의 4득점은, 1961년 이후 처음으로 한 타석에서 안타 없이 4득점이 발생한 사례라는 특이한 기록으로 남게 되었다.
  • 동점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친 오스틴 메도우스는 이날 경기 후 "Biggest win of the year"라는 말을 남기며 이 경기가 얼마나 치열하고 얼마나 극적이었는지 표현했다.
  • 한편 메도우스는 동점 홈런에 대해 케빈 키어마이어에게도 약간의 공을 돌렸는데, 타석을 앞두고 엄지손가락 보호대가 안보여서 헤매고 있던 메도우스에게 키어마이어가 자신의 보호대를 빌려줘서 평정을 찾고 타석에 임할 수 있었다고.
  • 테일러 모터는 지난 2020년 키움 히어로즈에서의 대실패로 인해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안좋은쪽으로(...) 인지도가 꽤 있었는데, 이날 5타수 2안타로 활약하며 자신의 실력을 보여줬다. 특히나 2루타는 2017년 이후 4년만에 기록했고, 3루타는 메이저 리그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기록한 것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실점으로 이어지는 실책도 두 차례나 범하는 불안한 모습도 노출했다.모지배

7. 관련 문서


[1] 이미 전날 경기에서 레이스는 필승조를 거의 다 소모하고도 미네소타에게 패한지라, 불펜진에 부담이 가해져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야브로가 먼지나게 털리면서 조기강판 당한것. [2] 직전 이닝 J.D. 마르티네즈의 타석에서 메히아가 파울 팁에 우측 어깨를 직격당했다. 일단 수비는 다 소화했지만, 때마침 투수도 좌완 조시 테일러로 바뀐 김에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해 준 것으로 보인다. [3] 레이스는 올해 케빈 키어마이어 브렛 필립스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각각 한 번씩 기록한 적이 있다. [4] 처음에는 단순 실책인줄 알았으나, 후에 밝혀진 바로는 레이스 벤치의 의도적인 보크였다고 한다. 2루 주자가 사인을 확인하고 타자에게 공유하는 것을 차단시키고, 퀵 모션에서의 이점도 얻을 수 있기 때문. 여기에 상대가 이미 사인을 훔친 전적이 있는 보스턴이었기에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 물론 한 점차 상황이라면 폭투의 위험이 있는데다 희생플라이라는 옵션을 상대에게 조공하는 셈이 되는 만큼 시도할 수 없는 전략이지만, 두 점차 상황이기에 레이스 벤치가 과감하게 이 전략을 쓸 수 있었다. 이렇게 보면 브랜든 라우의 쐐기 적시타가 레이스 벤치에도 영향을 준 셈. 결과적으로 이글레시아스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전략 자체는 실패하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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