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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넓은 의미의 저항문학은 문학적 산물을 통해 지배적 이념에 저항하는 사회정치학적 활동[1]을 뜻한다.부당한 권력에 대한 반대를 뜻하는 저항과 문학의 합성으로 이루어진 저항문학은 부조리로 인한 억압에 대한 반대의지를 문학적으로 표명하는 방식에서 탄생한다.
본 문서에서는 일제강점기와 군사정권을 전후하여 압제가 존재한 시기의 민중들의 저항의지를 문학으로 표명한 대한민국의 저항문학, 그 중에서도 저항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2. 시대적 배경과 경향성
일제강점기 저항시-
배경
주권이 상실되고, 일본의 억압을 받던 일제강점기는 우리 민족에게 치욕과 수난의 시대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독립운동이 치열하게 일어났고, 특히 지식인을 중심으로 근대적 가치의 확산과 민족주의의 고양을 식민지 시대 극복의 핵심 가치로 본 사회 문화 운동 ( 애국계몽운동)이 펼쳐졌다. 문학은 이러한 사회 운동 수단의 하나로 애국 계몽 사상의 확장에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근대 계몽사상과 민족주의적 현실 인식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 것이다. 나아가 사상의 확산 뿐만 아니라, 직접적으로 일제에 대한 적극적인 저항의 의지를 내세우기도 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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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성
1920년대 3.1운동 이후 더욱 뜨거워진 독립에 대한 열정에, 한국의 시인들은 강한 검열 속에서도 민족 의식과 조국 사랑을 담은 저항시를 지속적으로 발표한다. 그러한 당대 저항시에는 자유와 희망에 대한 강렬한 염원을 반영해, 사회적 억압을 문학적으로 승화하고 민족적 자긍심과 독립 의식을 고취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당대 저항시는 적극적 경향과 소극적 경향의 두 관점으로 분석이 가능하다. [3][4] -
적극적 경향의 저항시
적극적인 경향의 저항시는 단순히 저항의 언어적 표현에 그치지 않고, 직접적으로 독립 의지와 민족주의를 강조하며 삶을 위해 싸우려는 결단의 감정이 포함하고 있다. 강한 검열 속에서 생명의 희생을 불사하더라도 투쟁하고자 하는 확고한 저항의 자세와, 강렬한 어조를 살펴볼 수 있다.
그 대표적 예시로 이상화(시인)-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가 있다. 평범한 언어들의 나열 속에는 불타는 조국애와, 일제의 억압에 항거하는 절규와 단단한 적개심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
소극적 경향의 저항시
소극적인 경향의 저항시는 일제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비판과 저항의 의도가 약하게 나타나는 대신, 현실의 고통과 비참함을 서정적인 어조로 묘사하며 민족적 슬픔을 고발하는 데 중점을 둔다. 억압 속의 생존과 고통을 중심으로 비참한 현실을 묘사하려 했으나, 적극적인 저항의 외적 표현은 다소 부족하다.
대표적 예시로 윤동주- 쉽게 씌어진 시가 있다. 자기 성찰적이고 고백적인 어조 속에는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하게, 일제의 억압 속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화자의 암울함과 부끄러움이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일부 시인들은 검열을 피해 한국어가 아닌 일본어로 글을 쓰는 우회적 글쓰기 방식을 택하기도 했다. [5] 우리나라의 다수 무명시인들은 비록 생경하고 숙련되지 못한 일본어를 사용하더라도, 억압에 대한 저항의 감정을 문학작품을 통해 발산하고 이를 일본 노농지에 발표하며 각자의 방식대로 저항을 이어나갔다.
그 예시로 강문석-「우리들은 피오니-르」(われらはピオニール)가 있다. 1929년 일본 프로레타리아 시집에 게재된 작품으로, 이후 그의 작품은 다시 등장하지 않았다. 피오니-르는 1922년 창설된 소비에트 러시아의 공산주의 소년단명으로, 배움 없는 노동자들이 일본에서 펼칠 항거의 방법으로 '피오니-르'라며 알고 있는 낱말을 통해 가슴에서 분출하는 분노를 꾸밈없이 발산하는 방법을 택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군사정권 시기 저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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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5.16 군사정변을 기점으로 문민정부에 이르기까지 존재했던 대한민국 군사정권 시기 민주화에 대한 우리 국민의 열망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방면에서 치열하게 표현되었다.
이러한 열망의 표현 방식으로 당대 민중시 혹은 참여문학을 살펴볼 수 있는데, 1980년대 민중시는 지배계층에 대한 피지배계층의 저항이라는 특징을 함유하고 있다.[6] 그러한 점에서 본 문서는 당대 민중시의 일부를 저항시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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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성
1980년대 민중시는 정치적 권력에 대한 저항 과정에서 얻은 인식을 행동의 촉구로 이끄려는 경향을 낳는다. 당대는 민중의 의식이 성장하면서 파시즘적 권력의 실체를 새롭게 인식하고, 폭압적 권력의 실체인 독재권력, 자본, 외세에 대한 저항의 수위를 높여간 시기다. 이러한 당대의 저항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주체들은 권력에 대항하는 내적 에너지를 충전하면서 동시에 외적으로는 자신의 세계관에 동조하는 세력의 확보가 절실하였다. 따라서 당시의 민중시는 현실적인 사회운동에서 비롯한 인식을 노래하는 동시에 독자의 행동을 촉구하며 시의 현장성을 강화하였다.[7]
대표적 예시로 김지하- 타는 목마름으로가 있다. 화자는 폭력 앞에 수없이 무너지는 육체와 정신 속에서도 끝내 민주주의를 향한 자신의 신념을 놓치 않으려는 처절한 몸부림을 직접적이며 단호하고 높은 어조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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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급의식의 피력
저항시의 또 다른 대표적 특성은 억압 속 누구나 작품의 창작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계급이나 신분에 관계없이 그 누구든 발화 주체로서 자신의 언어를 표현할 수 있는 방식으로 문학이 활용되었고, 그 대표적 예시로 전태일의 노동운동 이후 당대 노동계급의 고통과 분노를 노래한 노동자들의 저항시를 살펴볼 수 있다.
박노해-[노동의 새벽]을 살펴보면 직접 노동 현장에서 겪은 현장의 모습을 구어체를 통해 생생하게 표현하며 정치의식을 표현하고 있다. 열악한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적 태도가 담긴 시를 통해 노동계급의 단결 투쟁을 이끌고자 하는 행동성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3. 시대별 대표 문인과 대표작
일제강점기 [8]윤동주[9] : 길, 자화상, 눈 오는 지도, 또 다른 고향, 흰 그림자, 쉽게 씌어진 시, 서시 등
이상화[10]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말세의 희탄, 빈촌의 밤, 역촌 등
한용운 : 당신을 보았습니다, 님의 침묵 등
이육사 : 절정, 광야, 청포도 등
민주화 및 노동운동
문병란 : 부활의 노래, 직녀에게 등
송기숙 : 암태도, 녹두장군 등
김준태 :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 등
김지하 :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등
박노해 : 노동의 새벽, 참된 시작 등
4. 의의 및 고찰
역사적 배경에 관계없이 저항문학은 모두 단순한 작가의 시대 고발과 감정 표현을 넘어 독자들의 적극적인 행동을 위한 정신적 기반을 마련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또한 문학은 하나의 수단으로서 억압 속에서의 연대를 강조하며 독자들의 각성을 이끄는 동시에, 당대의 역사적 증언으로서도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뿐만 아니라 신분에 관계없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기에 문학은 억압받는 자들 모두의 도피처가 될 수 있어 그 가치가 매우 크며, 부조리와 부당한 세계에 대한 인식을 구체적인 행동의 촉구로 이끌 수 있는 힘을 가진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1]
DeShazer, Mary K. (1994). 《A Poetics of Resistance: Women Writing in El Salvador, South Africa, and the United States》 (영어). University of Michigan Press. 9쪽. ISBN 978-0-472-06563-9. "resistance literature".
[2]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3]
송영목, 1920년대 저항시에 대한 고찰.
[4]
하지만 두 시를 분류하는 기준은 개인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5]
오영진, 日帝 강점기 한국 근대시의 한 특성
[6]
노철, 1980년대 민중시의 서정 연구, 전남대학교, 2023(KCI_FI001020212),2쪽.
[7]
노철, 1980년대 민중시의 서정 연구, 전남대학교, 2023(KCI_FI001020212),6쪽.
[8]
국가유산진흥원 국유정담 - 2015.08 일제강점기의 저항시인들
[9]
김진희, 윤동주의 저항시 이해와 교육 방안 연구
[10]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