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10 00:58:35

유미르 프리츠/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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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프리츠 왕에 대한 사랑?
2.1. 엘런↔미카사 관계와의 비교
3.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
3.1. 다른 인물들과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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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만화 진격의 거인의 등장인물 유미르 프리츠에 대한 평가 및 비판점을 서술한 문서.

2. 프리츠 왕에 대한 사랑?

모든 에르디아인들의 시조에 걸맞는 막강한 힘과 존재감을 드러낸 존재지만 작중에서 손꼽힐 정도로 끔찍하고 비참한 과거와 서사로 많은 동정을 샀었다. 근데 마지막 화인 139화에서 엘런의 입을 통해 '프리츠 왕을 사랑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캐릭터로서의 평가가 많이 깎인 상태다.

앞서 서술한 유미르의 행적에 대해, 대지의 악마가 유미르의 정신을 지배했다는 가설이 많은 지지를 받았다. 증식하는 성질에 의해 생명은 강해지고 똑똑해져 오늘날까지 살아남았다는 식의 지크의 깨달음과 거인의 힘을 생각하면 현재(작중 시점)의 대지의 악마는 먼 옛날(유미르 생전)보다 월등히 진화된 존재일 가능성이 높지만, 공식적으로 해명된 건 없으며 행적은 물론, 탄생 배경도 다 밝혀지지 않았다. 대지의 악마는 작품 내외에서 유미르와 엘런의 절대적인 편으로 잠정 결론이 나서 논외 대상이었기에[1] 유미르가 불쌍하고 가엾다기보다도 그냥 멍청하고 어리석은 호구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점에서는 유미르가 어린 시절부터 노예로서만 살아온 탓에 수동적인 사고방식이 뿌리깊게 박혀 있었다는 추측이 제기되었다. 돼지를 풀어준 것처럼 자유를 원하는 마음 자체는 품고 있었으나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고 부려먹히기만 한 탓에 사랑과 자유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프리츠 왕이 처음으로 유미르를 (도구로서지만) 필요로 했고 유미르는 생애 처음으로 누군가가 자신을 필요로 한 것이 충격적이고, 프리츠 왕의 속내를 파악할 만큼 제대로 정신이 성숙한 것도 아니라서 프리츠 왕의 (도구를 대하는) 관심을 사랑으로 오인했고, 처음으로 받아본 사랑이 기뻐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추측이다.[2] # 오죽하면 시조 유미르는 극단적인 마조히즘, 하이브리스토필리아[3], 피해망상, 스톡홀름 증후군 환자가 아니냐는 해석이 완결 후 시점에도 계속 제기된다.

다만 유미르의 마음 속엔 프리츠 왕을 향한 사랑이 전부가 아니며 프리츠 왕에 대한 사랑을 느끼면서 동시에 자유를 향해 계속 괴로워했다는 묘사가 나온다. 이는 현재 프리츠 왕에게 순종하는 행위나 그의 온갖 살육 행위가 유미르의 마음에 안 들었다고 해석하기 충분한 내용이다.

유미르의 마음을 몰라서 숙명의 대립 관계인 예거 형제마저 유미르에 대해 공통으로 의문을 품었다. 당연히 프리츠 수준의 쓰레기는 아니었지만 그 어린 나이에 심각한 막장 부모였던 그리샤와 다이나 부부를 가차없이 고발한 전적이 있는 지크 예거는, 계획 실패 후 완전히 해탈한 채로 그 강한 힘을 갖고도 왜 프리츠를 거스르지 않았는지 이유를 찾느라 긴 세월 동안 좌표에서 고뇌했다. 매 순간 자유를 향한 원초적 갈망으로 들끊는 엘런마저 '시조 유미르는 프리츠 왕을 사랑했고, 자유를 향해 계속 괴로워했다'라는 것만 알아낼 수 밖에 없었다. 이유를 묻는 아르민에게 "글쎄, 그건 시조 유미르만이 알고 있겠지."라며 결론을 내리는 걸 아예 포기했을 정도. 맨 처음 유미르의 과거를 알고 극도로 분노한 모습[4]과 대조적으로 현세를 초탈하다시피 한 반응을 보인다. 일단 엘런과 지크가 유미르가 거인의 힘을 얻었을 때를 언급할 때 대지의 악마를 일절 언급 안 한 것을 상기해야 한다.

유미르의 여태까지의 모든 행동 동기가 사실 '프리츠 왕을 사랑했다.'라는 단순한 대사로 퉁쳐놓고 작품이 끝나버렸기에 더욱 이해하기 힘들다. 프리츠 왕에게 순종했다는 것도 결국 미지의 존재인 대지의 악마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유미르의 백성인 엘런의 해석이지, 엘런과 지크가 본 유미르의 과거가 정말 다 진실인지,[5] 사랑의 감정이 유미르의 진의인지는 그녀의 심리 묘사를 통해서라도 나오지 않고, 또 대지의 악마가 자신의 힘으로 유미르의 백성들이 자신을 의심하는 상황을 조용히 피할 가능성도 있어서 확실히 결론 짓기도 어렵다. 이래저래 부실한 대사 처리와 지나치게 간략한 언급과 묘사 생략, 엉성한 급전개와 더불어 결말이 욕 먹는 원인 중 하나가 되고 말았다.[6] 그래서 유미르 프리츠의 존재 자체가 엘런과 미카사의 운명 같은 세카이계적인 사랑 구도를 뒷받침하기 위한 철저한 플롯 장치로서의 역할만 하고 끝난 도구적인 캐릭터로도 볼 수 있는 셈.[7]

2.1. 엘런↔미카사 관계와의 비교

작중 묘사로 봐선 유미르 본인은 미카사 ↔ 엘런의 관계를 자신 → 프리츠 관계에 이입하여 보는 듯한데 실상은 정반대다.
  • 미카사 ↔ 엘런
    미카사와 엘런은 동갑내기의 소년소녀에, 엘런은 동양인의 피를 노린 인신매매범들에게 부모가 살해당하고 암시장에 팔려갈 위기에 처한 미카사를 구해준 은인이자 미카사에게 따스한 머플러와 돌아갈 집을 마련해주었다. 미카사도 엘런을 통해 살아갈 힘과 삶의 의지를 얻었기에 대등한 가족 내지는 연인 관계가 될 만한 탄탄한 빌드업이 깔려 있다. 그 후에도 서로가 서로를 여러번 구해주기도 한다. [8] 또한 "난 너에게 뭐지?"라는 질문을 했을 때, 미카사가 가족이 아닌 연인 내지 다른 대답을 했을 경우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미카사와 도피하여 남은 생애를 미카사와 단 둘이서 함께 보내고 싶어할 정도로 엘런은 미카사를 사랑한다.
    이처럼 미카사 ↔ 엘런의 관계성은 당위성이라고 할 만한 점들이 많다.
  • 유미르 → 프리츠
    유미르와 프리츠는 나이 차도 할아버지와 손녀 수준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순수한 피해자와 가해자, 나아가 불구대천의 원수지간이다. 프리츠는 처음부터 끝까지 유미르를 고통스럽게 죽을 만큼 괴롭혔고 그녀의 힘을 마음껏 이용해먹었다. 그녀의 부모를 죽였고, 혀를 잘라 노예로 부렸고, 돼지를 풀었다는 죄목으로 사냥당하게 하고, 거인의 힘을 얻은 뒤부터는 더욱 치밀하게 부려먹었으며 애 낳는 도구로 이용해먹고 끝내는 날아오는 창에 몸을 던져 자길 위해 죽을 때조차 그녀를 노예라고 불렀다. 또한 그녀가 죽자 일말의 망설임 없이 그녀를 인육으로 만들어 세 딸들에게 먹였다. 프리츠는 뿌리부터 썩었고, 일말의 장점과 인간미조차 찾아볼 수 없으며 유미르가 죽은 후엔 세 딸들에게 거인의 힘을 계승한답시고 마구잡이로 유미르의 토막낸 시체를 먹인, 한 마디로 진격의 거인 세계관에서 찾기 힘든 절대 악, 최악의 쓰레기 그 자체이다.

다만 엘런과 미카사의 관계와 유미르와 프리츠의 관계는 전체적으로 보면 다르지만 특정 부분만 보면 유사하다. 사랑하는 사람의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막지 못함이나,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죽여야 한다고 생각할 때 본인은 여전히 그 사람을 사랑하여 죽일 수 없는 것이 비슷하다. 그러나 최후에 미카사는 악인이 되어버린 엘런을 어떻게든 지켜야 한다는 미련을 버리고 그를 자신의 손으로 죽임으로써[9], 프리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그에게 집착하던 유미르를 성불시킬 수 있었다.

3.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

생전의 한을 풀고 미카사의 해답을 보고 싶다는 욕망에 매달려 엘런의 세계 멸망 계획에 동참하여 땅울림의 발동권을 주고 전 세계 인류 80%를 학살한 최악의 공범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이미 오래 전에 죽은 아홉 거인의 계승자들을 불러내 꼭두각시로 부리는 고인능욕과 자신의 후손들을 학살하는 중범죄를 저지르는 등, 애꿎은 후손들을 자신의 목적을 이루는 데 이용해먹기도 했다. 그리고 좌표 안에서 거인의 힘으로 인해 고통 받으면서도 처절하게 싸워야 했던 후손들의 참담한 실태를 무책임하게 방관하기만 했다.

영겁의 세월을 좌표에서 살면서 친부란 작자에 의해 강제로 어머니를 먹는 패륜을 저지르고 후손들에게 먹혀 계승당한 소중한 딸들의 비참한 인생, 그리고 후손들의 삶을 꾸준히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뭔가 깨닫거나 배운 점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특히 최근에 태어난 후손들 중 자신과 똑같은 이름[10]을 부여받은 소녀 유미르와 직계 후손 히스토리아를 좌표를 통해 지켜보면서 점점 뭔가를 느끼고 깨달아가는 서사도 충분히 개연성이 있었다. 그러나 유미르는 2000년 이상의 긴 시간 동안 학습 능력도 없었는지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았다. 그런 주제에 자길 구해줘야 할 사람은 왜 꼭 굳이 2000년 후의 미카사여야 하는 것인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살아 생전이라면 모를까 이미 죽은 지 2000년째나 흐른 현 시점에선 도무지 옹호의 여지가 없다.

또한 땅울림 발동 이후부터 그 어떤 컷이나 장면에서도 유미르가 땅울림으로 붕괴된 수많은 나라들과 시체들을 바라보며 어떤 감정과 생각을 품고 있는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천천히 으스러져 죽어가던 램지 앞에서 멀리 모습만 보였지만 표정과 진의는 알 수 없다. '인연'을 바라고 있다는 아르민의 애매모호한 해석과 지크와 엘런의 설명을 통해 자기 자신이 아닌 주변인들에 의한 해석으로 이뤄지는 게 전부라 유미르에 대해 알 수 있는 정보가 극히 제한적인 것도 있거니와, 미카사와 엘런이 보여준 해답에 대리만족을 채워놓곤 미카사의 위로에 눈물을 흘리며 성불만 하고 끝이다.

그녀에게 선택받은 먼 미래의 후손인 미카사는 유미르를 향해 "당신의 사랑은 긴 악몽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죽은 사람들의 목숨은 돌아오지 않는다."라며 사연이 뭐든 간에 2000년의 긴 시간 동안 프리츠를 도와 거인을 만들고 에르디아 제국과 칼 프리츠, 엘런을 도운 그녀의 악행을 확실하게 비판하는 듯한 장면이 추가본에 나왔다. 그때도 유미르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미카사의 신랄한 지적에 어떤 반박도 못하고 초대 프리츠를 향한 창을 대신 맞지 않고 살아남아 딸들을 끌어안는 상상을 하며 씁쓸함과 괴로움이 동반된 표정을 지었다. 미카사의 말마따나 맹목적인 사랑이라는 긴 악몽과 자유를 향한 고뇌를 헤맨 끝에 대지의 악마와 프리츠의 명령에 한 치의 저항과 의심 없이 복종하여 딸들과 에르디아인들, 나아가 세계를 괴롭히고 거대한 비극을 초래했다는 사실을 후회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에 학살에 대한 일말의 죄책감도 없었다고 보는 건 무리가 있다. 하지만 그렇게 회한과 죄책감에 잠긴 듯한 모습을 보여줘놓고서 편히 쉬라는 미카사의 말 고작 한 마디에 미련 없이 짐을 내려놓고 성불한다. 이 모습은 2000년간 후손들의 비극을 외면하고 전 세계를 끔찍한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놓은 학살자의 결말에 걸맞지 않는다.[11]

물론, 개인사적인 부분을 보면 프리츠에게 끝까지 사랑받지 못하고 노예 취급 받은 채 쓸쓸히 죽은 것도 모자라 시체가 갈기갈기 토막난 채로 프리츠의 명령을 받은 딸들에게 잡아먹힌 것만으로 굉장히 안타깝고 비참하다. 한편 이 역시 유미르가 프리츠는 몰라도 본인 스스로의 자유와 사랑하는 세 딸들[12]을 생각해서라도 끝까지 삶의 의지를 놓지 않고 버텼다면 프리츠는 유미르의 시체에 손대는 일조차 못했을 것이고, 딸들이 어머니의 시체를 잡아먹는 끔찍한 패륜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을 테니, 어떻게 보면 유미르 본인의 자업자득적인 면도 있다.

3.1. 다른 인물들과의 비교

당장 유미르의 후손들인 마레 전사대와 조사병단, 의용병을 아우르는 연합, 심지어 히즈루국 아즈마비토 키요미까지 대부분의 인물들은 적어도 자신들의 업보에 대한 죄책감과 책임감을 보여주며 이를 만회하려는 처절한 노력을 보여줬지만, 조상이자 이들의 신인 유미르는 그런 묘사조차 없다. 대사가 없는 캐릭터인 이상 누구의 설명도 아닌 오직 유미르 자신의 최소한의 심리 묘사로 확실한 설명을 보충해야 할 부분이었다.

139화의 학살 미화 논란이 있는 엘런마저 아르민과의 마지막 대화에서 미래의 기억으로 본 미카사가 초래하는 결과에 도달한다는 목표 하에 저지른 수없이 많은 악행들을 고백하며 죄책감을 품고 괴로워하는 묘사가 분명히 나왔다. 아르민에게 미카사와 모두와 함께 살고 싶다는 마지막 염원을 고백하면서도 이미 자신은 용서받을 리가 없다며 거인들이 밟고 지나가 평평한 폐허가 되어버린 곳으로 데려가기도 했다. 조부모를 포함해 땅울림으로 죽어나가는 사람들의 끔찍한 비명과 아비규환을 내려다보지도 않고 억지로 외면한 채 거인의 연기로 뒤덮인 대지를 구름으로 뒤덮인 하늘로 미화하고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도피하며 이것이 진정한 자유라고 쾌락을 느꼈으나 어른의 모습으로 돌아오자 처참하게 짓밟힌 대지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자신은 살아서 동료들과 함께 자유의 꿈과 행복을 누릴 자격조차 없고 죽어 마땅한 자로 본인을 격하시키는 등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것을 알고 그에 죄책감을 느낀다.

심지어 세상의 인정과 사랑을 받고 싶어 살육병기로서 키워진 유미르의 머나먼 후손들인 라이너 브라운, 애니 레온하트, 가비 브라운, 피크 핑거, 나아가 전사대의 가족들은 어제 오늘에야 정신 차리고 최소한의 후회와 반성, 책임감을 갖고 자신들의 손으로 만든 업보의 연쇄를 끊기 위해 노력했다. 이들과 달리 레벨리오 출신은 아니지만 마레의 어느 이름 없는 부랑자이자 동명이인 캐릭터인 유미르는 순진한 유년기부터 시조 유미르를 숭배하는 사이비 종교의 어른들에 의해 '유미르'의 이름을 부여받고 세뇌당해 그저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으로 스스로 에르디아의 여신 유미르라 자칭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마레에 의한 낙원행이었으며, 기적적으로 인간으로 돌아오고 나선 좌표에서 전생의 삶을 되돌아보고 자유로운 삶을 살고자 했다. 전사대와 조사병단의 유미르는 탐욕과 무지에 물든 마레의 어른들의 극심한 세뇌로 망가졌지만, 이후에 진실을 깨닫고 반성하거나 적어도 자신이 잘못했다는 걸 자각하고 이를 지양하려는 타당성 있는 사연이 있다. 유미르의 백성이 아닌 순수 마레인이자 중년 이상의 어른인 테오 마가트 원수와 뮬러 장관마저 사죄와 화해의 길을 택했을 정도다.

반면 유미르는 단 한사코 자신의 악행으로 인해 희생당한 사람들을 향한 일말의 책임감이나 죄책감을 드러내는 묘사가 없다. 전사대처럼 딱히 세뇌당했다는 묘사 없이 에르디아 부족의 침공 이전에 부모가 멀쩡히 살아 있었고[13], 평범한 부족민 마을의 소녀로 살았다는 묘사가 나왔다. 생전의 과거도 유미르의 시점에서 묘사되어 끔찍하고 비극적으로 묘사된 것뿐이지, 유미르도 노예로 살면서 자신과 비슷한 피해자들이 프리츠에게 고통받는 모습을 봐오면서 제대로 알지는 못하더라도 마음 속으로 뭔가 느끼는 바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유미르는 애초에 사랑이라는 걸 주지도 않은 프리츠 같은 악인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욕심에 얽매여, 거인의 힘이라는 인생 단 한 번뿐인 기적과 구원을 얻은 뒤에도 프리츠를 죽이고 자유를 얻을 기회마저 헌신짝 내다버리고는 묵묵히 충성한 것도 모자라 마레를 비롯해 수많은 나라들을 상대로 잔인한 대학살을 일으켰다. 그리고 본인과 비슷한 피지배층 노예와 피해자들을 잔뜩 만들어내고 이를 외면하기만 했다. 즉, 프리츠 왕의 추악함을 알고 있음에도 끝내 그에게 순종하기를 택해 악행을 도운 것도 모자라 사후에는 그 이상한 논리의 사랑을 향한 집착으로 2000년이나 되는 세월을 우려먹은 셈이다.

당장 실제 역사 속 고대 사회에서도 거인의 힘 같은 초월적인 능력이 없어도 주인에게 반란을 일으켜 승리를 쟁취한 인류사의 수많은 이야기들이 널려 있다. 고대의 스파르타쿠스 같은 사례와 유미르와 비슷하게 가족을 잃고 혀를 잘려 고통과 핍박에 시달린 노예들의 처지들, 유미르와 그에게 비롯된 아홉 거인들 때문에 소중한 가족과 조국을 잃고 끔찍하게 죽임당하고 강간당하거나 전리품이나 포로로 전락한 피해자들도 많다. 따라서 거인의 힘을 얻고 본격적으로 프리츠의 세계정복과 학살을 도운 이후의 유미르는 무조건 시대와 환경에 고통받은 불쌍한 피해자라고 동정표를 실어주긴 힘들다. 상기된 빈약한 개연성과 심리 묘사 부족과 맞물려 유미르는 국내와 해외 막론하고 첫 등장 당시와 결말 시점의 평가가 가장 안 좋은 쪽으로 역전된 호불호 갈리는 캐릭터가 되고 말았다.


[1] 현실의 홍해파리처럼 겉모습과 본질이 다른 생물이 있는 만큼 대지의 악마도 충분히 그럴 수도 있고, 대지의 악마가 자신에 대해 거짓 정보를 퍼트리고 있다는 생각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대지의 악마를 장애물이 아닌 듯이 취급하는 등장인물들 때문에 그것이 방해물이 아니라고 결론짓기 쉬웠다. [2] 비슷하게 히스토리아 레이스도 자신에게 한 번도 말을 걸어주지 않은 생모 알마에게 다가가 안겼으나 알마가 그녀를 내동댕이쳤을 때 엄마가 자신에게 처음으로 뭔가를 해줬다는 이유로 기뻐했다는 과거를 말하는 장면이 있다. [3] 악행 혹은 끔찍한 흉악 범죄를 자행하는 대담하고 과감한 성향의 여성/남성 범죄자에게 끌리다 못해 원초적인 성적인 욕망을 느끼고 광분에 가깝게 흥분하는 증후군이자 정신병. 흔히 말하는 나쁜 남자 콤플렉스도 하이브리스토필리아의 유형으로도 볼 수 있다. [4] 상대가 시조 유미르이니 자신을 속박하는 엘런에게서 벗어나 얼마든지 탈출할 수 있는 상태였기에 설득에 필사적인 모습으로도 볼 수 있다. [5] 예거 형제는 유미르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지 못했고 유미르의 과거가 나올 때까지 초대 프리츠 왕의 행적을 전혀 몰랐으며, 거기다 마레와 에르디아, 에르디아 복권파의 역사 왜곡도 있었으니, 둘이 본 유미르의 과거가 어느 정도 거짓일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6] 이사야마 하지메는 완결 이후 결말을 둘러싼 전 세계적인 비판 여론을 인식하고 있다. 작가로서의 본인의 역량과 필력이 부족했던 탓에 결말을 통해 진정으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독자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음을 확실하게 인정했다. [7] 이사야마 하지메와 오랫동안 이사야마와 함께 활동해온 담당 편집자 카와쿠보 신타로 진격의 거인의 전체적인 이야기는 엘런과 미카사의 세카이계라고 발언했다. [8] 적어도 후반부에 엘런이 미카사를 내치는 장면은 미카사를 싫어해서가 아닌, 파라디 섬과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악인이 되어 죽게 될 자신에게 얽매여 있으면 괴롭기만 할 뿐이기 때문에 일부러 모진 말을 한 것이다. [9] 이는 사실 엘런 본인이 원했으며 계획했던 바이기도 하다. [10] 턱 거인 유미르는 말 그대로 유미르 프리츠의 이름을, 히스토리아는 유미르의 동화 속 이름인 '크리스타'라는 가명을 부여받았다. [11] 다만 앞서 말했듯 유미르의 심정은 물론, 그녀를 조종했을 가능성이 있는 대지의 악마에 대해서도 전부 다 밝혀지지가 않았기에 유미르가 자신과 거인의 힘의 존망을 혼자서 좌지우지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을 지녔는지는 의문이다. [12] 심지어 딸들인 마리아, 로제, 시나 세 자매는 프리츠와 달리 어머니 유미르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했으며, 모녀들의 관계는 매우 원만했다. 프리츠를 구하지 않고 마레의 적장에게 죽게 냅뒀을 경우를 떠올리던 유미르의 상상 속에서도 창에 맞아 죽은 프리츠를 유미르가 창에 맞았을 때처럼 울면서 달려가기는커녕 어머니 유미르와 모녀들끼리 부둥켜 앉아 서로 껴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당연히 프리츠의 죽음을 향한 슬픔의 눈물을 흘리는 게 아니라 우리들이 저런 가증스러운 쓰레기로부터 마침내 자유로워져서 정말 다행이라는 안도의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다정하게 위로하고 껴안고 있는 진정한 가족의 모습이다. 세 딸들도 어머니와 자신들을 가족이 아닌 한낱 노예와 도구로 취급하며 필요할 때만 이용해먹는 친부인 프리츠를 토악질이 날 정도로 증오했다고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진격의 스쿨 카스트에서도 유미르와 세 자매는 사이 좋게 현대 복장을 입고 영화관을 나오는 EMA 삼인방이 지나는 거리를 걸으며 상상 이상으로 불행하고 비참했던 본편과 달리 평범하고 행복한 일상을 지내는 모습을 보인다. [13] 이는 139화에서 엘런이 유미르의 부모를 언급하는 부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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