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하고 차거움과 동시에 매우 매력적인 표정을 가지고 있는 귀부인이다. 롤랜드 가의 안주인. 병약하여 거의 방에 누워만 있으며, 몸도 몸이거니와 가식적인 귀족의 생리를 싫어해서 밖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다. 남편인 아더 롤랜드를 몹시 경멸하는데, 그 이유는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아더가 청혼하면서 순진하게 지참금을 언급하자 빚더미에 올라있던 가족들이 그녀를 사실상 팔아넘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남 윌리엄 롤랜드만은 몹시 아끼며 항상 곁에 두고 있다. 그가 아더와 가장 닮은 자식인데도... 윌리엄과 처음 만났을 때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그를 보고 불쾌해하며 기분나쁜 아이라고 생각했다.
아더의 애정행각을 알지만 신경쓰지 않고 있는데 이는 질투보다도 무서운 무관심. 그래서 백작은 어머니가 다른 아이들을 한 집에서 버젓이 키우고 있다. 애 낳는 것이 고통스럽다고 창녀를 대신 사서 넣어줄 정도니 이건 뭐...
첩의 자식들(로렌스)을 정성껏 간호하는 등 저택의 안주인다운 모습을 보일 때도 있지만 본인이 낳은 자식들에게는(윌리엄 제외) 무관심하며 모종의 사건 전까지는 집안의 재무관리나 사교, 자선사업을 완전히 방치하기도 한다. 딱 잘라 평가하기 어려운 캐릭터.
허니 로즈 시점에선 이미 고인이다. 목을 매고 자살했다고 알려져 있으나, 목을 맨게 자살인건지 모르고스 롤랜드의 교살 인지는 본편인 언더 더 로즈가 더 진행 되어야 나올듯.
라이너스 킹에게 어머니 그레이스 킹을 죽인 범인 후보로 의심당해 기가 막혀하며 뺨을 때리고 화를 냈다. 그녀는 도리어 그레이스 자살 당시 추락하는 그녀와 눈이 마주친 바람에 큰 충격을 받아 안 좋던 건강이 더 나빠졌던 것. 하지만 라이너스가 방학 때 선물로 가져온 엽서의 풍경을 보며 좋아하기는 한다.
허니 로즈에서 윌리엄의 입을 통해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안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남편을 용서하고 그를 사랑하고 있었으나, 이미 남편인 아더 옆에 여러 여자들이 자신을 대체하고 있었고, 이에 질투와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남편에게 무관심하게 대했던 자신의 태도가 부른 자업자득의 결과라고 생각해서 속으로만 앓고 있었던 것.
4권에서는 과거에 어린 시절부터 그녀의 산책 시중을 들어주던 남자 하인이 있었고(가족들에 의해 불리는 이름은 '그것'[1]), 정략결혼에 절망해 결혼식날 전 이 하인에게 찾아가 자신을 안으라 했던 것을 빌미로 오빠에게 돈을 뜯기고 있다는 게 밝혀졌다. 이 하인은 거절했으며 자신이 안나를 좋아한 건 맞지만 이런 안나가 아닌 고고한 안나를 좋아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언더 더 로즈 6권에서 마가렛을 인정하는 말을 한 이후에 아더와 대화하면서 그녀를 해고하라는 말을 한것이 원인이 되어 아더에게 당신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 5번째 아이인 딸이 죽은 이후로 더 이상 예전같은 감정은 없어졌다, 그레이스나 마가렛을 당신 대신으로 여긴 적 없다, 하지만 당신을 아이들의 어머니이자 롤랜드의 일원으로서는 소중히 생각한다는 고백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으며 그를 위선자라고 부른다.
7권에서는 자신의 입지가 불안해진 안나가 실질적으로 아더의 첩인 스탠리를 해고하게 되며, 그로 인해 아더 롤랜드가 스탠리 일가와 함께 도피여행을 떠나면서 결정적으로 롤랜드의 안주인이라는 자신의 입지가 위태로운 것을 인지하고 아더의 행방을 물으며 윌리엄 롤랜드를 구타하고, 경제력 확보를 목적으로 하인들을 대량 해고하거나 마가렛이 자신의 자리를 빼앗는 악몽을 꾸는 등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그녀에게 매년 엄청난 돈[2]이 지급되고 있었다는 게 밝혀졌다.
또한 아서가 마가렛에게 했던 말에 의하면 먼저 배신한 건 안나, 그레고리는 내 아이가 아니다라는데....[3]
8권에서 안나와 아더 사이의 흑역사가 밝혀진다. 신혼 초 안나와 친해지고 싶어하는 아더의 노력을 안나가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폭언과 폭력을 휘둘렀던 것. 사교 활동이나 가계부 작성같은 안주인으로서의 의무도 거부했다. 아이들에게도 무관심했으며 아더가 부모처럼 여기는 데일 백작 부부에게도 무례한 태도를 보이고 남편만 남기고 멋대로 마차를 타고 가버릴 뿐만 아니라 아예 짐까지 싸서 당시 아더의 의학 공부 때문에 지내던 런던에서 알버트만 남기고 롤랜드로 돌아가버리는
9권에서는 환영을 보기 시작 했는데, 자살한 그레이스 킹이 나타나 불난데 부채질을 하거나, 레이첼 브레넌이 아더 롤랜드나 아이들을 유혹하는 모습에 시달리고 있다.[스포일러] 레이첼 브레넌이 아더 롤랜드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고 착각해[5], 아이들과 다른 사용인들 앞에서 브레넌을 아더와 동침한 창녀라고 욕하며 롤랜드를 떠나라며 구타했고, 윌리엄은 옆에서 이 의심을 열심히 부채질 했다.(...)
10권에서 자신이 아더나 스탠리, 모르고스에게서 조발성치매[6]란 말을 듣지만 부정한다. 당초 10년에 걸쳐 이혼하기로 한 것이 여러 이유(상습적인 윌리엄 구타, 브레넌에의 사죄 거절 등)로 앞당겨지면서 모르고스 롤랜드와의 말싸움 끝에 착란상태로 숲속으로 들어간다. 숲 속에서 환각과 뒤섞인 회상으로 그레고리 임신의 전말을 유추할 수 있게 되었다. 결혼 전 자기를 안으라고 찾아갔던 시종[7]을 다시 만나게 되지만 반가워하는 안나와는 달리 그는 당신(안나)때문에 주인집 딸을 건드린 파렴치한으로 몰려 소개장도 받지 못하고 해고되었다, 안나가 어릴 적 휘두른 나뭇가지 때문에 생긴 얼굴의 흉터때문에 일자리도 구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으며 자신을 고용해준 하몬드가 아니었으면 자기는 길바닥에서 죽었을 거고, 내 인생에서 사라져 달란 식으로 말하자 격노한 안나는 옆에 굴러다니던 돌로 그의 안구 부분을 강타한다. 상처로 그가 의식을 잃은 사이 안나는 그를 강간하고 그때 임신된 것이 그레고리인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회상과 함께 착란상태로 숲속을 헤매던 안나는 환각 속에서 시종을 밀쳐 바위에 머리를 부딛히게 만든다.[8] 그가 절벽 아래에서 뇌수를 흘리며 죽어가자 또 아더 롤랜드가 절벽 위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환각을 보는데, 이제 끝났다. 이제 이혼으로 모자라 살인자로 몰리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절벽 위의 남자는 아더가 아니라 윌리엄임을 알게되고 급기야 '착한 윌리엄이 저 남자를 절벽에서 밀쳐 죽였다! 저 아이는 내가 아는 윌리엄이 아니다'라 생각하며 도망가는 것으로 10권은 끝난다. 브레넌을 폭행하려는 자신에게 저항하는 빈센트로부터 들은 독설에 충격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사실 결혼을 결정한 건 안나 본인의 의사였다. 가족들이 강요한 건 맞지만 죽어도 싫다고 안나가 계속 저항하자 결국 어머니가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면 안나가 직접 가서 거절하라고, 그녀가 직접 거절하면 자기들도 더 이상 아무 말도 안 하겠다고 했는데 막상 가보니 자신들이 사는 곳과는 달리 호화로운 롤랜드 저택을 보고 가난이 싫어서 자기가 결혼한다고 한 것이다.
그리고 라이너스와 로렌스 형제에게 잘해준 이유가 밝혀지는데 딸을 잃고 그레이스에게 의지했던 때의 보답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고 그레이스 사망에 자신이 기여한 것[9]에 대한 죄책감이 섞여 있었던 것. 그녀는 안주인 대역을 그레이스가 잘해주자 그녀에게 의지하면서도 열등감을 느꼈다.
[1]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아픈 어머니를 모시고 있었다. 얼굴에는 흉터가 나 있는데 이 흉터는 안나가 어린 시절에 그를 재미로 때려서 생긴 것이다.
[2]
3000기니. 저택 하나를 한 해동안 관리할 수 있는 금액
[3]
아더와 안나는 흑발인데 그레고리는 금발이다. 안나의 형제들도 금발이니 이것만 가지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결정적으로 윌리엄을 낳은 이후 아더와 안나 사이에 관계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안나가 그레고리를 임신한 것이 결정타.
[스포일러]
연재분에서는 이 증상이 더욱 심각해졌으며, 이성을 잃고 윌리엄에게 화풀이를 하다가 아더한테 걸렸다.
[5]
사실 진짜 상대는
윌리엄 롤랜드
[6]
조발성치매는 조현병의 옛 진단명이다.
[7]
10권에서 산지기 하몬드의 사위이자 리틀하몬드(아이작과 동년배.)의 아버지란 게 밝혀진다. 그의 아내는 다친 그를 간호해주다가 그와 눈이 맞아 사고를 쳐서 임신해 결혼한 사이인데 그가 안나에게 괴롭힘당한 사실을 알고 있다. 아더와 모르고스는 그가 그레고리의 친아버지란 걸 알고 있다.
[8]
환각과 현실이 구별 없이 반복되는 이 화의 특성상 안나가 밀친 것인지 윌리엄이 밀친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9]
1권에서 라이너스와 친하게 지내다가 이후 죽은 시녀가 그레이스를 모셨는데 그녀의 거부에도 그녀가 원하는 술, 약을 제공하라고, 그러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