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01-16 06:40:07

아가멤논(신화 속 양치기 노예가 되었다)



1. 개요2. 특징3. 작중 행적4. 평가

1. 개요

신화 속 양치기 노예가 되었다의 등장인물. 원 역사의 아가멤논. 미케네의 국왕이자 메넬라오스의 친형.

2. 특징

왕으로서의 지략 및 정세 판단력이 상당한데다 본인의 무력도 아카이아의 영웅들과 대등한 걸로 나온다. 외모는 회백색 머리를 지냈으며 몸 곳곳에 여러 흉터가 나있는 미중년으로 묘사되었다.

국왕으로서의 능력과는 별개로 작가 공인 가스라이팅의 대가이자 가정폭력범이다.[1] 그의 동생인 메넬라오스가 숭앙하고 두려워하는 존재는 신들이 아니라 아가멤논이고, 그렇게 유도한 장본인이며 이에 아테나와 제우스도 혀를 내두른다. 메넬라오스는 자살 충동을 느껴도 아가멤논의 허락 없이 죽는 것은 상상도 못할 정도이다. 동생을 대할 때 어떤 눈빛과 손짓이 그를 겁먹게 하고, 안도하게 하는지 잘 알며 그 하나하나를 전부 계산해서 행한다. 메넬라오스가 3살일 때 그를 곤봉으로 죽기 직전까지 폭행하고, 그가 숨기려 했던 강아지는 패 죽인 적도 있다.[2]

자신의 동생을 꼭두각시로 만들어버리고 배우자한테도 갖은 폭력을 가한 인간쓰레기지만 자식들만은 진심으로 사랑한다. 다만 고민 끝에 트로이아를 멸망시키리라는 예언을 가진 파리스를 불러들인 것과 같이 비슷한 정치적인 성향을 갖고 있으나 결국 가족이 우선이었던 프라이모스와는 달리, 파리스가 본 바에 따르면 자식도 매우 중요하나[3] 어디까지나 자신의 최우선은 가문으로 가족 중 한 명이 희생되는 게 불가피하다 판단[4]되면 그대로 실행할 사람이다. 또한 클리타임네스트라가 말하길, 자식들을 아끼는 것은 그들이 위협이 되지 않아서이다. 아내인 클리타임네스트라나 동생인 메넬라오스는 철저히 도구로만 보는 것은, 그들이 아가멤논을 위협 가능한 위치에 있어서라는 것이다. 이렇게 아가멤논 본인의 인성이 뒤틀리게 된 연유는 어렸을 적에 아버지 아트레우스의 만행들을 겪고 그가 살해당한 후에 동생과 함께 스파르타로 추방당하면서 여러 시련을 겪은 탓에 '오직 강자로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살아남는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라고 작중에서 그의 독백으로 묘사된다.

3. 작중 행적

62화에서 밀수선을 통해 안탄드로스산 강철검을 입수하고 트로이아에 엄청난 제철 기술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게 되는 모습으로 첫 등장을 한다. 그 후 원전처럼 메넬라오스와 헬레네 간의 혼인을 성사시키는 것과 더불어 자신한테 접촉해온 히타이트 측과 타협을 보가면서 트로이아를 은밀하게 견제하려는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동시에 파리스의 재능과 위치를 파악하고 파리스와 혼사를 추진하기로 결심하는데, 110~111화에서는 이피게네이아를 데이포보스에게 시집보내는 한편[5] 트라키아 전역에 일어난 분쟁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등 트로이아와 지속적인 친교를 유지하려 한다. 118화에서는 파리스로부터 이피게네이아를 해협의 여왕으로 만들어 줄 테니 군사와 자금을 달라는 제안을 받고 이를 수락했으며, 정말로 119화에서 사위 데이포보스를 지원했다. 처음에는 이피게네이아와 파리스를 결혼시키지 못해서 실망했지만, 데이포보스와 이피게네이아가 파리스에게 해협을 선물받게 된 걸 계기로 데이포보스가 왕실에서 많은 기대를 받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120화에서는 이피게네이아와 재회하는 동시에 파리스와 대면한다.

115화에서는 이피게네이아에게 자신이 원수(탄탈로스 2세)를 물리치고 네 어머니(클리타임네스트라)를 구했다는 거짓말을 했다. 118화에서는 메넬라오스가 스파르타의 왕이 된 뒤로, 스파르타는 미케네의 속국이나 다름 없는 신세로 전락했음이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스파르타에서 메넬라오스의 입지가 좁은 걸 알면서도 메넬라오스에게 가문이 잘돼야 한다는 명목을 내세우며 스파르타 귀족들을 숙청하라고 명령한다.

한편으로는 아카이아의 왕중왕으로서 살라미스에 볼모로 잡혀있던 프리아모스의 누나인 헤시오네를 송환하는 등[6] 인간의 감정적인 면모를 이해하지 못하는 동생 메넬라오스와는 달리 이를 충분히 숙지하고 이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자신의 계획과는 별개로 극중에서 갑작스럽게 퇴장하게 되는데, 트로이아와 친분을 맺는 행위로 인해 히타이트 측에 위험인물로 간주받아[7] 파리스와 더불어 히타이트 주술사들의 저주의 대상이 되버린 것이다. 파리스는 다행히도 세크나크테가 선물해 준 반지가 저주를 막아줘 무사했지만, 아가멤논은 그 저주가 직격으로 먹혀 마카온[8]의 치료조차 먹히지 않아 최대 1년의 시한부가 되었다. 이전엔 건강하고 늠름했던 그의 모습이 순식간에 피골이 상접된 반송장같은 상태로 변모할 정도.

이에 헤시오네의 송환식에서 일부러 약을 먹고 쓰러진 파리스[9]를 미케네로 부르는데, 거기서 둘이 나눈 대화에서 파리스를 두려워했다는 것이 밝혀진다. 기존의 트로이아의 인물들은 프라이모스의 영향하에 있고, 프라이모스는 자신의 고결함에 따라오는 명예 덕분에 현재의 지위에 있을 수 있어 그 움직임과 약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안탄드로스를 발전시켜 급부상한 파리스는 이를 알 수 없으면서도 강대한 세력을 지닌 사실에 두려움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파리스가 그런 세력을 이룬 것이 원전에선 트로이아를 침략하는 아카이아 연합의 총대장이었던 아가멤논을 두려워했기 때문임을 생각하면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이후 결국 원전과는 달리 트로이아 전쟁에 총사령관으로 참전하지 못한채 사망해버린다.[10] 사후 신들이 히타이트로부터의 저주를 막아주지 못한 것의 보답으로 목성 근처의 별로 만들어 주었는데, 독자들은 하늘에서 메넬라오스가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아카이아 전역에 적대적인 히타이트와 직접적으로 친분을 맺으면서 트로이 전쟁을 강제로 일으키는 걸 보면서 고통받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물론 메넬라오스가 그런 돌발행위를 하는 원인은 본인이 메넬라오스를 학대하여 인간성을 짓밟았기 때문이니 그야말로 자업자득. 이후 벌어진 트로이 전쟁에서 메넬라오스가 트로이아조차 버리는 프리아모스의 결단에 낚여 역으로 트로이 도시 안에 갇히게 되었고, 모든 보급을 오로지 약탈로만 버텨온 운영의 약점을 공략당해버린 나머지 사실상 패배해 아카이아의 위세가 꺾여버린 동시에 아가멤논의 꿈도 산산조각이 나버린다. 아폴론의 도움으로 인간성을 회복하고 아가멤논을 죽인 진정한 배후를 깨달은 메넬라오스는 이후 히타이트 전쟁에서 최후의 지원군으로 합류해 수필룰리우마 2세를 쓰려트려 원수를 갚았지만, 그도 치명상을 입어 운명을 달리하고 만다.

그 모든 것을 별이 되어 지켜보던 아가멤논은 히타이트 전쟁이 트로이아의 승리로 끝난 이후 방문한 제우스에게 동생에게 용서받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나, 제우스는 마지막까지도 제 동생의 구원이 아닌 자기자신의 영혼에 대한 구원과 용서를 청한다며 분노한다. 제우스는 그에게 용서없는 침묵 속 영원한 유배를 명하며, 그렇게 '하늘의 싸늘한 점으로 박제'되는 결말을 맞이한다. 여러모로 같은 회차에서 헬레네가 자신을 편히 원망할 수 있게끔 추하게 죽었다고 말해달라 파리스에게 부탁하던 제 동생과는 대조적인 모습과 결말을 맞이했다. 이를 두고 독자들 역시 두 형제를 비교하며 아가멤논을 까거나 메넬라오스에 대해 동정을 표했다.

4. 평가

자신의 동생과 함께 원전보다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경우이면서도 작중 트로이 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만악의 근원격인 인물로 평가받는데, 자신의 친동생인 메넬라오스를 강자가 되야한다는 명목 아래 온갖 비인간적인 폭행 및 가스라이팅을 시전해 인간성을 손상시킴으로서 자신의 뜻에 따라 그리스 전역을 가로지르는 대제국을 만들겠다는 그릇된 야심에 집착하게 만들어 원전과는 다르게 정당치 않은 명분과 함께 전쟁을 일으켜버리는 나비효과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비록 작중에서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인 아트레우스가 벌인 가정폭행이나 만행들에 휩쓸려 온갖 고생을 하는 바람에 그의 인격이 부정적으로 변해버렸다는 서술도 나왔지만, 친가족을 포함한 타인들을 그들의 의도는 철저히 무시한채 자신의 의도에 맞게 조종해온 행위들은 본인의 의지로 행한데다 그의 주변인들을 고통스럽게 만들었을 뿐더러 종국에는 자신의 목숨까지 앗아가게 만들어버렸다.

원전에서 기록된 수려한 외모와 의외로 가공할만한 무력에 더하여 치졸함이나 찌질한 행위는 보이기는커녕 필요에 따라 자신을 낮추거나 이웃국가의 전황을 정확하게 맞추는 고도의 언변과 처세술을 행하는 정치력까지도 가진 인물로 상향을 받아 묘사됐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본인의 인성은 원전보다도 악화되어 유년시절에 일어난 골육상잔의 여파로 인해 그릇된 약육강식의 논리에 사로잡혀 자신의 친족을 감정적으로 다루어서 장깃말로서만 사용하게 된 냉혈한으로 변한 것으로 재해석되었다. 얼핏 보면 무력/지력/재력도 골고루 갖춘데다 트로이아 측에 우호적인 친분을 맺으면서도 그들을 간접적으로 견제하는 방안도 은밀히 준비하는 등 트로이 전쟁 및 히타이트 간의 분쟁에 대비하던 파리스한테 위협적인 적대수가 될수 있었던 그가 갑작스런 최후를 맞이한 계기는 역설적인데, 본인이 집중적으로 주시하던 트로이아로 인해서가 아니라 바로 히타이트 측이 기습적으로 가한 신적인 저주로 인해서였다. 그가 작중 중반부에서 트로이아를 포섭하기 위해 행해온 여러가지 행동들[11]이 당시 파리스로 인해 강성해지는 트로이아를 경계한 히타이트 측을 필요이상으로 자극해버린 바람에 신적인 수단을 써서라도 자신을 시한부 신세로 만들어버린 것. 어떻게 보면 그동안 타인들을 효과적으로 자신이 통제할수 있는 범위에 넣고 그들과 이해관계를 맺어가며 행동하던 그가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면서 자신한테 위협거리가 될 국가를 방심케 만들려는 계획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타인이 자신의 행동에 보일 반응이나 자신한테 가할수 있는 위협이 자신의 예상을 훨씬 넘을수 있단 가능성을 미처 생각하지 못해 파국을 맞이한 거나 다름없다.

작중 내내 타인을 조종해가며 계획을 꾸며온 그가 오히려 자신의 예상이나 의지하고는 다르게 외국의 개입으로 인하여 온몸이 썩어버려 산송장이 되버린 고통 속에 시달리다 죽게되고, 사후엔 하늘의 별로 승천하게 됐지만 자신의 모든 것이 파탄나버리는 광경[12]을 아무런 행동도 할수 없는 채 영원히 지켜보고야만 하는 운명을 맞게 된 전개는 그야말로 인과응보적인 결말로 볼수 있다.


[1] 217화 '뒤틀림의 근원'에서 서술. [2] 당시 메넬라오스는 눈앞에서 강아지의 내장이 튀어나오는 꼴을 봐야 했다. [3] 111화에서 본인이 말하길 이피게네이아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한쪽 팔과 눈을 모두 바칠 수 있다고 한다. [4] 예를 들어 원전에서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삼았을 때. 118화에서 파리스도 이를 떠올리며 아가멤논이 자식을 아껴봐야 얼마나 아꼈겠냐고 생각했다. [5] 원래는 파리스와 결혼시키려 했는데 파리스에게는 이미 오이노네가 있어서 데이포보스에게 청혼했다. [6] 트로이아와의 동맹을 위한 처사라 해도 상당히 파격적인 조치인 게, 헤시오네는 살라미스의 왕인 텔라몬이 헤라클레스의 동료로서 트로이아를 약탈할 때 손에 넣은 전리품이었기 때문. [7] 이전에 히타이트 측의 사절과 만났을때 현재 히타이트가 처한 상황과 트로이아 지역을 해적질로 견제해달라는 부탁에 대해 현실적이지만 그들을 비꼬는 듯한 취지가 담긴 단평을 내리면서 역으로 히타이트한테 요구를 하는 행위로 인하여 이미 요주의 인물로 찍힌 상태였다. 수필룰리우마 2세한테 보고하는 사절이 '그를 믿는 것보다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게 더 안전하다'는 감상을 남겼을 정도. [8] 아스클레피오스의 아들로서 당시 아카이아 최고의 명의였다. [9] 이는 황금화살에 맞아 헬레네와 사랑에 빠지는 것을 막아내기 위함이었다. [10] 다만 원전에서 트로이 함락 이후에 자신의 아내와 그녀의 불륜 상대한테 갑작스럽게 살해당하는 결말을 맞는 것을 감안하면 그리스 전역의 패자로서의 자리를 이어가려던 자신의 행보가 허망하게 끝나버린 전개가 본작에서 다른 방향으로 일어났단 독자평이 있다. [11] 트로이아 왕가에 자신의 딸을 장가보내 가족의 연을 만들고, 트라키아 지역에 일어난 분쟁에 직접 동맹군으로 참여해 군사적인 지원을 해주었다. 그리고 트로이아 측의 최중요인물 격인 헤시오네를 반환하는 건에서 자신이 스스로 위치를 낮춰가면서 트로이아 측의 요청을 들어달라고 텔라몬을 설득했다. 이러한 트로이아 측에 우호적인 행위들은 대부분 자신이 계산해놓은 바에 따라 실행한 것이지만, 다른 아카이아 측의 국가들한테 논란거리가 되어 자신의 왕중왕으로서의 권위가 흔들린데다 메넬라오스가 자신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트로이아를 보다 효과적으로 견제한다는 마음으로 몰래 히타이트 측과 밀약을 맺는 결과를 낳아버린다. [12] 자신이 죽은 이후에 동생 메넬라오스가 부당한 방법으로 트로이 전쟁을 일으켰지만 패배를 당함으로서 그동안 자신이 지축해놓은 미케네와 스파르타 및 휘하 아카이아 세력의 위세가 꺾어져버렸고, 트로이 전쟁 이후에 벌어진 하티토마키아 종반부에 메넬라오스가 자신의 원수 격인 수필룰리우마 2세를 처단하는 과정에서 치명상을 입은 탓에 사망했다. 이에 더해 자신이 손아귀에 넣으려던 트로이아 세력이 오히려 종전 이후에 역으로 아카이아 국가들을 휘하 세력으로 편입하고 영토를 확장해 본작 완결 이후 몇천년이 넘은 외전 시기에선 우주로까지 진출하는 대제국으로 발전하게 됐다. 그나마 자신이 아끼던 친아들 오레스테스와 친딸 이피게네이아가 전쟁의 여파에서 무사히 벗어남으로서 자신의 핏줄이 존속하게 된건 그의 입장에선 불행 중 다행이겠지만, 자신의 중요 목표 중 하나로서 번영시키고자 했던 미케네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위축된데다 트로이아에 종속되버린 결과를 감안하면 자신의 죗값을 처절하게 돌려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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